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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ⅱ]/땅끝기맥

[땅끝기맥 6구간]오소재-노승봉-가련봉-두륜봉-대둔산-닭골재

by 높은산 2006. 5. 23.
[땅끝기맥 6구간]
오소재(827지방도)-두륜산 노송봉(685)-가련봉(703)-두륜봉(630)-대둔산(673.2)-닭골재(13번 국도)

[도상거리] 약 11.0km

[지 도] 1/50,000 완도

[산행일자] 2006년 4월 29일 토요일

[날 씨] 새벽 비 한 차례 이후 흐리고 안개, 오후 늦게 갬

[산행코스]
오소재/약수터(06:30)-오소재/오소재쉼터(06:33)-마루금(06:39)-사면너덜(06:57)-비박바위(07:10)
-너덜지대(07:20~30)-너덜지대 끝(07:42)-통천문(07:47)-노승봉(07:54)-가련봉(08:08)
-만일재(08:32~37)-두륜봉 구름다리(08:48)-두륜봉(08:53~09:13)-대둔산3거리(09:18)
-절벽지대/로프내림(09:26)-위봉3거리(09:36)-헬기장1(09:47)-헬기장2(09:48)-바위(10:05~13)
-암봉(10:33)-대둔산 도솔봉(10:42~11:32)-(우)-대둔산 중계소도로/데이콤(11:46)
-중계소정문/MBC(11:58~12:28)-(팬스 우측으로)-중계소팬스 끝(12:39)-가는줄 바위(12:47)
-조망바위(13:20~26)-법장사3거리(13:28)-(우)-조망바위(13:45~53)-안부4거리(13:57)-암봉 1(14:03)
-암봉 2(14:20)-417봉(14:36~54)-암릉(15:15)-태양사 3거리(15:20)-암릉 좌 우회길(15:21)
-우회길끝/280봉/3거리(15:30)-(우)-안부/철탑125번(15:41)-235봉/산불지대(15:50)
-230봉/226.6분기(16:00~10)-(좌)-145봉 사면(16:25)-철탑55번(16:33)-닭골재(16:35)

[산행시간]
10시간 05분(휴식 및 식사:2시간 45분, 실 산행시간:7시간 20분)

[참여인원] 4인(캐이, 금수강산, 이사벨라,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상동(23:25)-산본역(23:50~55)-망향휴게소(24:45~51)-정읍휴게소(02:19~25)-광산IC-나주, 영암,
경유-해남(04:30~06:05)-오소재/약수터 주차장(06:20)

<올 때>
닭골재(16:42)-택시/13,000원-오소재(16:58~17:14)-강진경유-성전(17:54~18:46)-영암, 나주경유
-광산IC-정읍휴게소(20:27~34)-망향(21:50)-동군포IC-수리산역(23:40)-산본IC-상동(23:10)


[산 행 기]
지난 덕룡-주작산 구간에 이어 이번 두륜산 구간 역시 땅끝기맥의 백미 구간이다.
아니 다음 번 마지막 달마산 구간도 마찬가지로 백미구간이니 이제 땅끝은 그저 즐길 일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천년고찰 대흥사로도 유명한 두륜산은 최고봉인 가련봉(703)을 비롯 노승봉(685). 두륜봉(630),
고계봉(638), 위봉(533), 대둔산(도솔봉, 671.5), 연화봉(613), 혈망봉(379), 향로봉(469)등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하면서 9개의 봉우리가 연이어 솟은 남도의 명산이다. 1979년 12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한다 .
그 중 기맥은 두륜산을 대표하는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대둔산을 지나가므로 두륜산 진면을 구석
구석 음미할 수 있다.

(417봉 직후의 멋진 암릉)

(417봉 오르는 암릉길)

 

23시 55분, 산본역 출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4명의 단촐한 인원... 원래 일요일이 계획된 날짜이나 한 분의 사정으로
토요산행으로 변경을 한다.
그러고 보니 약간의 비 소식이 있다. 일요일은 비가 안 온다는데... 그래도 비올 확율이 새벽에만
60%이고 이후 30%로 5mm미만의 비라는 예보이니 게의치 않고 출발을 한다.

04시 30분, 해남.
그러나 성전에 도착할 때부터 갑자기 천둥과 번개까지 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다. 두 시간여 동안 족히 20mm는 내렸을 것이다.
아무튼 04시긴 30분만에 해남 도착, 찜찜한 마음속에 비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차 안에서 1시간여
눈을 붙이니 다행히 빗방울이 잦아들면서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모양이다.
이 골목, 저 골목 뒤진 끝에 24시간 김밥집 하나를 찾고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06시 20분, 오소재.
해남에서는 일단 두륜산 대흥사 이정표를 보고 827지방도로 들어선다. 이어 얼마 후 삼산면에
이르면 직진은 대흥사 방면이 되고. 좌측으로 북일면 이정표와 함께 도로가 갈라지는데 북일면
쪽으로 잠깐 더 달리면 어느덧 오소재 약수터 주차장이다.
해남에서 약 15분 소요... 해남 시내만 해도 시야가 어느 정도 트이기에 날이 곧 걷힐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오소재에 이르니 약간 고도가 높다고 안개로 뒤덮인 채 시계과 불과 몇 m 이내이다.
이번 구간 멋진 조망을 음미한다고 잔뜩 기대를 하였는데 무를 수도 없고.... 영 실망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비가 그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그래도 일기 예보상 오전에는 갠다고 하였기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 보면서 약수터에 들러 수통도
채우는 등 산행 준비를 서두른다.
결국은 산행 후반부에 가서야 겨우 날이 걷힌 상태... 그 이외는 내내 안개속을 헤메고 만 구간이
되고 말았다.

(오소재)

 

06시 30분, 오소재 출발 산행 시작.
약수터를 뒤로 하고 3분 정도 북일면 방향으로 도로따라 오르면 오소재이다. 그러나 오소재에서
바로 마루금으로 붙는 산길이 없고... 북일면 방향으로 1분 더 진행한 곳, '오소재 쉼터'라고
표지석이 있는 작은 공원같은 장소 뒤로 노승봉을 오르는 뚜렷한 산길이 나타난다.
이어 묘지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을 5~6분 오르면 비로서 오소재에서 이어진 마루금을 접하는데
여기서 오소재 방향의 산길을 확인해도 산길이 불분명한 가운데 표지기도 보이지 않으므로 대개의
경우 오소재 쉼터를 들머리로 이용하는 모양이다.

(오소재 쉼터)

 

06시 57분, 사면 너덜.
기맥하는 이들만 지나가는 희미한 산길인줄 알았는데 일반 산행으로도 제법 다녔는지 시종 뚜렷한
길로 이어지고 있어 의외라 할 수 있다. 그래도 물기가 잔뜩 머금은 숲을 스쳐 지나가려니 금방
옷이 젖어버릴 듯... 아예 비옷을 꺼내 입는다.
그렇게 15분쯤 진행했을까? 산길은 날등을 벗어나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혹시 마루금을 벗어난 오심재로 이어지는 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날등쪽은 희미한
길 형태만 보일 뿐 진행한 흔적이 전혀 없으니 사면길을 따를 수밖에...
다행히 잠깐 진행하자 작은 너덜을 이룬 곳이 나타나면서 산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고 다시
날등으로 붙는다.

07시 10분, 비박바위.
10여분 후 비박하기 안성맞춤인 커다란 바위를 만난다. 암반 위를 차지하고 비를 피하면서 몇 명
누울 수 있게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흔들바위 형상의 바위이다.
전망도 아주 좋을 듯 하지만 오늘은 그저 허공뿐...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차라리 비가 오더라도
약간이나마 시야가 트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비박바위)

 

07시 20분, 너덜지대.
계속해서 10분 진행하면 거대한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물론 설악 황철봉 너덜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생각보다는 규모가 큰 편이다.
안개 때문에 얼마나 넓은 지는 확인할 수 없으니 더욱 규모가 커 보이는 느낌... 이곳 역시 안개만
아니라면 조망이 아주 괜찮을 것이다.
조망대신 너덜이라도 음미하며서 입산주나 한 잔 하기로 하고 한쪽 자리를 잡아본다. 그래도 너덜
주변으로 물기를 잔뜩 머금은 채 활짝 핀 진달래는 유난히 붉은 빛을 자랑하고 있다. 10분 휴식.

(너덜지대)

 

(너덜지대)

 

(활작핀 진달래)

 

07시 47분, 통천문.
그러한 너덜지대는 10여분 이어지는데 워낙 안개가 짙다 보니 방향잡기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처음 너덜군이 갈리는 곳에서는 표지기를 보고 우측 너덜군으로 들어선다. 표지기가 없었다면
방향잡기가 애매한 곳이다.
이후로는 시종 너덜을 적당히 쫓으면서 그저 오름쪽으로만 진행하면 된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너덜지대가 비로서 끝이 나고 잠깐 잡목 사잇길을 오르니 이번에는 커다란
암봉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조심스럽게 우측으로 휘돌아 오르면 암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통천문이 버티어 있는 가운데 굵은
밧줄이 매달려 있다. 노승봉을 오른는 길목이다. 아울러 우측 사면으로도 뚜렷한 산길이 나 있는데
이는 암봉을 우회하는 길이 아니라 오심재로 내려가는 일반등산로 하산길이 아닌지?
여전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오리무중의 안개로 확인은 할 수 없다.

(통천문)

 

(통천문을 오르고)

 

07시 54분, 노승봉.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통천문을 통과한다. 딴은 주변이 아무 것도 안 보이기에 더욱 긴장이 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통천문을 통과하고 5~6분 더 진행하니 허공 속의 암봉 위에 노승봉 정상석이 반긴다.
딴은 16년인가 한번 이곳을 찾았던 바 아직도 조망이 너무 좋은 곳이라는 어렴풋한 기억이 있는데
아무 것도 안 보이니 너무나 아쉬움이라 해야겠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대기 시작해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고 노승봉을 뒤로 한다.

(노승봉)

 

08시 08분, 가련봉.
노승봉을 뒤로 하자마자 다시 전면에는 첨봉같이 유난히 뾰죽 솟은 암봉이 안개속에 흐릿하게
나타난다.
아울러 밧줄이 매달린 바위 내림길... 물기에 젖은 바위들이라 바짝 신경을 쓰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
그렇게 안부에 이르면 '←노승봉 0.12km, →가련봉 0.12km' 이정표가 있는 가운데 산길은 첨봉같이
솟은 암봉은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으로 진행을 하게끔 되어 있다.
이어 바위사이를 조심스럽게 10여분 진행하니 가련봉 정상석이 허공 속을 홀로 차지한 채 반기고
있다. 두륜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날씨만 좋으면 그야말로 주변이 일망무제로 펼쳐질텐데...
그러나 안개는 전혀 걷힐 기미가 없는 가운데 바람에 떠밀려 가련봉도 그대로 지나친다.

(첨봉같은 암봉)

 

(안부 이정표)

 


(가련봉)

 

08시 32분, 만일재.
가련봉 내림길 역시 바위지대를 이루면서 그리 만만치가 않다. 특히 안전시설로써 철판 쪼가리
발판들을 설치해 놓았는데 물기가 잔뜩 머금고 있으니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무심코 철판 모서리에
무릎을 찍힐 소지가 다분하다.
오히려 시설물이 없으면 더 편하게 내려설텐데... 보기에도 영 좋지 않으니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그러한 바위지대에 신경을 쓰다 보니 예상외로 시간이 소요된다. 10여 분이면 족할
거리이지만 24분 후에야 만일재 도착이다.
넓은 헬기장을 이룬 만일재는 지나온 가련봉과 노승봉을 시원하게 뒤돌아 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시계가 10m도 안 되는 안개 속에 금방이라도 유령이 튀어 나올 듯 음산한 분위기를 이룬
채 일행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도 만일재에 도착하기 직전 한 순간이지만 주변이 확 트였던 터라 내심은 곧 걷힐 것이라고
일말의 희망을 가져 본다. 두륜봉에 오르면 시야가 트일까? 5분 휴식.

(가련봉 내림길)

 

(가련봉 내림길)

 

(내림길의 안전시설물)

 

(보기도 좋지 않고 오히려 위험한 시설물)

 

(만일재 이정표)

 

(안내판은 쓰러져 있음)

 

(만일재)

 

08시 53분, 두륜봉.
두륜봉은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만일재를 뒤로 하고 8~9분 오르면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길과 두륜봉 오름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우측 두륜봉쪽으로 2~3분 오르면 두륜산의 명물인 자연 구름다리가 나오고. 이어 3~4분
더 오르면 넓은 바위를 차지하고 정상석이 반기는 두륜봉 정상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조망은 하나도 보지 못한다. 잠시 기다려 보지만 안개가 쉽게 걷힐 분위기가 영
아닌 것 같다. 한 켠 차지하고 애궂은 술잔으로써 아쉬움을 대신한다. 20분 휴식.

(구름다리)

 

(구름다리)

 

(두륜봉)

 

09시 26분, 절벽지대.
두륜봉에서 오늘같이 시계가 전혀 없는 날씨 속에서는 대둔산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여기저기
갈림길이 있는 탓이다.
특히 구름다리 위에 있는 3거리에서 남쪽으로 나 있는 진불암 하산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유의할
일이다. 방향이 엇비슷하게 맞아 대둔산길로 착오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예전 두륜산을 찾았을 때
진불암에서 올라왔던 터라 마침 진불암 이정표가 있으니 대둔산길이 아님을 알게 된다.
대둔산길은 구름다리를 좀 더 내려온 후 사면 형태로 갈라지는 3거리에서 남쪽 길을 택해야 한다.
산길이 이제와는 달리 다소 거추장스럽고 희미한 편이다.
그렇게 5분여 진행하니 갑자기 깎아지른 절벽을 내려서야 하는 곳이 나타나 잔뜩 긴장을 한다.
안개속이라 그런지 더욱 공포스런 분위기... 그러나 밧줄이 길게 매달려 있어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내려서니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10여m는 족히 넘을 듯한 절벽지대이다.

(절벽지대)

 

(절벽지대)

 

09시 36분, 위봉 3거리.
이어 다시 한번 짧은 바위지대가 이어지나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하고 이후로는 제법 순한 산길이
이어지니 안개속이지만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그렇게 10분 후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양쪽으로 다 기맥 표지기가 보인다. 가만히 보니 위봉 3거리,
좌측은 위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우측이 마루금이다.
위봉쪽 기맥 표지기는 아마도 구간을 이곳에서 접고 위봉족으로 하산을 한 팀의 표지기가 될 듯...
아무튼 멋진 암봉을 이루고 있다는 위봉을 한 순간만이라도 조망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저
허공일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트이는 듯 하다가 다시 안개속으로)

 

(잠시 편안한 능선)

 

10시 05분, 바위.
위봉 3거리를 뒤로 하고 10여분 거리, 연이어 헬기장이 두 번 나타나는 곳까지는 그런데로 수월한
길로 이어지는데 이후부터는 키를 덮는 산죽길을 한동안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또다른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날씨가 좋을 때라면 어느 정도의 운치도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지만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산죽을 헤치려니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중간중간 빽빽한 진달래나무와 명감나무 덩쿨이
가세를 하니 더욱 헤쳐 나가는데 진을 빼게 한다.
때로는 고개를 팍 숙이고, 때로는 그대로 물기를 흠뻑 받으면서... 그렇게 17분 진행을 하니
날씨가 좋으면 제법 조망이 좋을 듯한 바위 하나가 나타나 바위를 차지하고 잠시 숨을 돌려 본다.
두륜봉에서 대둔산 사이 절반 거리는 진행했을까? 8분 휴식.

(끝물의 동백)

 

(헬기장 1)

 

(헬기장 2)

 

(산죽터널)

 

10시 33분, 암봉.
이후로도 산죽의 기세는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발길을 낚아 챈다. 금수강산님은 낙남 고운동재를
내려설 때가 생각이 난다고... 거의 버금이 가는 수준이다.
그래도 이따금씩 활짝 핀 진달래 군락이 잠시 여유를 찾게 해 주는 느낌이다. 끝물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특유의 붉은 빛을 발하면서 생생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게 20분 정도 진행하니 비로서 산죽지대가 끝나면서 한 암봉을 오르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오리무중을 이루는 안개는 전혀 걷힐 기미가 없다.
애초 이번구간 달마산을 넘으려고 했지만 날씨가 이러하니 닭골재까지만 진행하는 것으로 하고
다소 여유있게 진행하기로 한다.

(그나마 진달래가 위안을 준다)

 

(산죽길이 완전히 끝나는 암봉)

 

10시 42분, 대둔산 도솔봉.
계속해서 9분 진행하니 중계소가 있는 대둔산 일대는 전혀 안 보이고 대신 작은 태양열시설물이
있는 가운데 지도에도 표시없는 도솔봉 표지석이 나타난다.
딴은 대둔산은 중게소 건물이 차지한 관계로 대둔산 정상을 대신하는 모양... 아마도 저 허공 속에
대둔산 중계소가 있을 것이다.
계획을 닭골재까지로 수정한 바 여유가 생긴 탓인지 간식시간 겸 남은 소주잔도 돌리면서 20여분
동안 긴 휴식을 취한다.

(도솔봉)

 

(도솔봉 정상석)

 

11시 46분, 대둔산 중계소 도로.
도솔봉에서는 능선이 양쪽으로 갈라진다.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일 듯 하지만 표지기가 우측으로만
몇 개 매달려 있어 우측으로 진행을 한다.
그런데 점점 방향이 남쪽 아닌 북쪽으로 이어지고 있고, 곧 나타나리라 생각되는 대둔산 중계소
도로도 안 보이니 기분이 묘연하다. 도솔봉에서 좌측 능선을 따랐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10분 남짓 진행해도 도로가 안 보이고 또한 표지기들도 모두 기맥 표지기는 아니기에 결국은
도솔봉으로 되올라 이번에는 좌측능선으로 잠깐 진행을 해 본다.
그러나 좌측은 표지기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잠시 후 길 흔적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절벽지대로
이어질 듯한 기분이다. 전혀 진행한 흔적이 없는 것이다.
다시 도솔봉으로 되돌아 나와 잠깐이라도 시야가 트이길 고대해 보지만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고...
대둔산 중게소 시설물을 바로 앞에 두고도 오리무중의 안개속에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숨박꼭질만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처음 진행한 우측 능선으로 진행을 한다. 설령 마루금은 아니더라도 진행을 하다보면 대둔산
진입도로를 만나게 될 것이고, 그 때 진입도로를 따라 대둔산을 올라도 늦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10분 약간 더 내려서니 잠깐이긴 하지만 안개가 걷히는 가운데 좌측으로 대둔산 시설물들이
시야에 들어와 비로서 감을 잡게 된다.
즉 도솔봉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는 예상대로 대둔산 직전의 전위봉이고 지금 진행하는 능선은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아울러 대둔산 정상 일대가 출입금지지역이라 대개의 경우 연화봉
능선을 따라 진입도로로 내려선 뒤 대둔산으로 오르기에 표지기가 우측 능선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처음 진행했을 때 약간만 더 내려섰으면 도로를 바로 접할 수 있었는데...
예상치 않게 10분여 거리를 40분이나 운행한 셈이 되었지만 뒤늦게나마 감을 되찾은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 것이다.
잠시 후 중계소 진입도로로 내려서니 도로 옆 데이콤 중계소 시설물이 자리잡고 있다.

(잠시 시야가 트이면서 중계소 시설물이 나타남)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게소 진입도로)

 

11시 58분, 중계소 정문.
좌측 마루금 방향으로 10여분 도로를 따라 오르니 중계소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좌로 목포MBC
표시가 있고 정문 기둥에는 KT 대둔산중계소 표시가 보이지마 다시 오리무중의 안개 속이라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하기 힘들다.
그러는 사이 벌써 점심 시간... 정문 앞 도로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꺼낸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거의 닭골재까지는 못 갔더라도 대둔산과 닭골재 중간 정도는 진행을 했을텐데...
식사시간 30분 소요.

(중계소 정문)

 

(정문기둥)

 

12시 39분, 중계소팬스 끝.
팬스 우측으로 진행을 한다. 표지기도 보이고 그런데로 진행할 만한 족적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족적은 한 때 터진 철망 안으로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11분 진행하니 비로서 도솔봉에서 벗어났던 마루금이다. 이제 중계소 팬스를 버리고 우측
마루금 능선으로 진행하면 된다.
여기서 좌측으로 마루금 따라 도솔봉으로 직접 이어지는 길이 있는지 유심히 살피지만 그저 중계소
팬스만 거창할 뿐 표지기도 보이지 않고 족적이 희미하니 대개의 경우 중계소 정문쪽으로 우회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계소 팬스 따라)

 

(중계소 팬스따라)

 

(다시 마루금을 접하는 곳의 중계소 시설물)

 

12시 47분, 가는줄 바위.
이후 기맥능선은 다소 험난한 바위지대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제부터는 거의 기맥 종주자들만 다닌
길이기에 산길도 희미하고 바위들도 인공시설물이 없기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8분 후 대하는 절벽 내림길이 그 중 가장 긴장이 되는 곳이다. 가는 줄이 매달려 있지만 줄이 워낙
가늘어 의지하기에는 좀 불안하고 그저 스텝을 확실이 봐 가면서 내려서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긴장감 속에 무사히 절벽지대를 내려선다.

(암릉지대가 이어짐)

 

(가는줄이 매달린 곳)

 

13시 20분, 조망바위 1.
이후로도 시종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바위지대의 연속이다. 아마도 땅끝기맥 구간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이 아닐까? 한두 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시종 아슬아슬한 바위지대를 내려서야 하니 또다른
난관지대가 나타나지 않을까 시종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렇게 30여분 내려선 후에야 비로서 어려운 바위지대는 다 끝이 난 듯... 한 조망바위를 차지하고
잠시 한숨을 돌려 본다. 아울러 오리무중이던 안개도 제법 걷혀 희미하긴 하지만 주변 풍경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이제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말을 해 보면서 여유를 되찾는다.
아직 417봉을 오르는 바위지대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6분 휴식.

(시종 진행이 가다로운 암릉길)

 

(동해저수지)

 

13시 45분, 조망바위 2.
2분 더 내려서니 산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표지기가 없으면 직진으로 내려설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곳이다. 그러나 그 길은 법장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기맥길은 우측으로 바짝 꺾인 사면
형태의 길로 진행해야 한다.
이제 기맥길은 바위지대를 벗어난 탓인지 한결 부드러운 느낌... 잡목의 방해도 거의 없는 길이다.
17분 진행하니 417봉을 오르는 암릉이 아주 멋지게 올려다 보이는 한 조망바위를 대한다.
빠르게 걷히는 날씨 탓에 이제는 주변이 모두 시야에 들어오는 상태... 좌측 동해저수지 제방 둑,
커다란 공룡 두 마리를 새겨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그 뒤로 위봉 능선이 아직은 구름 속이긴 해도
비로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8분 휴식.

(417봉 암릉조망)

 

14시 03분, 암봉 1.
4분 후 좌측 동해리와 우측 조산리 방면 산길이 뚜렷한 안부 4거리이다. 이어 417봉을 오르는
암릉길이 시작되어 다시 바짝 긴장을 하는데 다행히 최근에 잡목 제거작업이 이루어진 듯 산길을
잘 정비해 놓아 생각보다 수월한 오름길이다.
대개의 바위들은 우회를 하도록 되어 있고, 오를만한 바위만 릿지로써 오르게끔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5분 후 첫 암봉을 오른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이 너무 멋지게 펼쳐져 이제까지의 난관을 보상해
주는 듯한 기분이다.

(첫 암봉에서 보는 417봉)

 

(해남일대)

 

14시 20분, 암봉 2.
이어지는 암릉길, 조망이 확 트이면서 생각보다 쉽게 이어지니 가급적 릿지길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산길은 주로 우회길, 어쩌다가 릿지길이다.
17분 후 두번째 암봉을 오른다. 곧 도착하리라 생각한 417봉은 아직도 저만치 거리이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길)

 

(암릉길)

 

14시 36분, 417봉.
암봉 2에서 16분을 더 진행한 뒤에야 비로서 417봉에 도착한다. 대둔산에서 닭골재 사이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 뒤돌아 보는 대둔산 정상은 아직도 구름으로 뒤덮여 있으니 고도가 높긴
높은 모양이다. 18분 휴식.

(뒤돌아본 능선)

 

(가야할 417봉)

 

(417봉에서 보는 위봉)

 

15시 20분 태양사 3거리.
417봉을 지나고도 간헐적으로 바위지대가 이어지지만 주로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는 바위지대이고
또한 산길이 잘 나 있어 비교적 손 쉬운 진행이 된다.
잠시 후 좌측으로 기암능선이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 채 펼쳐져 있으니 뒤늦게나마 땅끝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느낌이다.
이어 30분 남짓 진행한 암릉지대도 절경이고.... 암릉을 벗어나 5분 내려서면 좌측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나타나는데 바로 태양사 하산길이다.
이제 두세 봉우리 정도만 더 넘으면 비로서 닭골재에 이를 듯...

(417봉 직후의 암릉)

 

(417봉 직후의 암릉)

 

(가야할 능선)

 

(철쭉)

 

(달마산이 보이기 시작함)

 

(멋진 암릉의 연속)

 

15시 30분, 280봉/3거리봉.
태양사 3거리를 뒤로 하면 다시 암릉이 시작되는데 좌측으로 길게 우회를 하게끔 산길이 나 있다.
우회를 하는데만 10분 남짓 소요될 정도..
그렇게 암릉을 지나면 3거리를 이루는 280봉이 되는데 여기서 이제까지의 뚜렷한 산길은 좌측
남창리쪽으로 이어지고 기맥길은 우측 희미한 잡목길로 진행해야 한다.
그래도 달마산이 시야에 들어 오는 등 가야할 기맥길이 한 눈에 보이므로 그 흐름을 잠시 눈여겨
본다. 우선 저 아래 안부에 있는 철탑을 겨냥하면 될 것이다.

(완도가 희미하게 보임)

 

(암릉 사면길)

 

15시 41분, 철탑 125번.
갑자기 길 흔적이 희미한 가운데 잡목마저 아주 빽빽하니 다른 루트가 있나 의심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희미한 가운데도 족적을 느낄 수 있는 길이 이어지고 간혹 표지기도 보이니 맞긴 맞는
모양... 10분 정도 그러한 잡목숲을 헤치고 내려서니 철탑 125번이 있는 안부이다.

(철탑 안부)

 

15시 50분, 235봉.
철탑안부를 지나면서 산길은 뚜렷해지지만 잡목의 방해는 매한가지이다. 특히 여름철 잡목기라면
그 기세가 대단할 듯...
9분 오르면 235봉, 예전 산불지대인지 고사목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잡목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그래도 시야가 확 트여 달마산이 아주 웅장한 풍경이다. 아울러 쾌청한 상태는 아니지만
완도도 보이고, 아쉬운대로 다도해까지 음미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드디어 대둔산도 안개에서 다 벗어난 듯 중계소 시설물이 시야에
들어 온다.

(225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봄)

 

(달마산 조망)

 

(날이 걷혀 이제는 대둔산이 전체 보임)

 

(대둔산을 줌으로 당겨 봄)

 

16시 00분, 230봉.
이어 10분 더 진행하면 230봉, 우측으로 삼각점 표기가 되어 있는 226.6봉 분기봉이다. 역시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라 저 아래 닭골재가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달마산이 더욱 웅장하게 솟아
있는 풍경이다.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바짝 꺾고 이제 내림길만 진행하면 된다.마지막 봉우리라는 핑계아래
다시 한번 휴식을 하기로 한다. 딴은 날씨 탓에 닭골재까지만 하기로 하였기에 오늘 산행 그야말로
널널 산행이 된 듯... 10분 휴식.

(달마산)

 

(다도해)

 

(닭골재와 달마산)

 

16시 25분, 145봉 사면.
잡목사이를 헤치면서 급한 내림길을 잠깐 내려서니 철 이른 철쭉이 만개한 벌목지대로 이어져
분위기가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어 안부에 이르면 우측으로 개간지가 보이고. 마지막 봉우리인 145봉으로 오르는 산길은 특별히
보이지 않으므로 적당히 치고 오르다가 우측 사면으로 길을 만들어 본다.
즉 145봉은 올랐다가 바로 내려서야 하는 격이 되므로 굳이 오를 필요 없이 사면으로 진행해도
되는 것이다.
사면에 이르니 희미하게나마 산길이 이어진다. 230봉에서 15분 지난 시각이다.

(벌목지대)

 

(벌목지대의 철쭉)

 

(달마산)

 

(뒤돌아 본 230봉)

 

16시 35분, 닭골재.
계속해서 우측 저 아래로 보이는 철탑을 겨냥하고 능선을 진행하면 145봉을 완전 내려선 안부부터
산길이 다시 뚜렷해지고, 8분 후 55번 철탑 앞에 이르게 된다.
이제 바로 아래가 닭골재가 되는 셈, 불과 2분 더 진행하면 2차선 도로로 되어있는 13번 국도상
닭골재이다.
다음에 진행할 달마산 구간 들머리가 아주 뚜렷한 가운데 북평면 도로 표지판이 보이고, 우측으로
이어진 시멘트도로 초입에는 '신 남광석재'라는 표지석이 있다.

(닭골재를 향해)

 

(달마산)

 

(닭골재 직전의 철탑)

 

(닭골재가 내려다 보임)

 

(닭골재)

 

그 후.
북평면 택시를 콜 하니 불과 5분도 안 되어 올라오고 있다. 닭골재 좌측 바로 아래가 북평면
소재지가 되는 탓이다.
그렇게 차량을 회수하고 오소재를 향하니 진행할 때 안개로 하나도 안 보였던 두륜산 암봉들이
속속들이 시야에 들어와 딴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마음 같아서는 1박을 하고 마지막 구간가지 진행을 하고 싶지만 일행들의 사정이 있으니 여기서
아쉬움을 접을 수밖에 없다.
주차장 화장실에서 대충 몸을 씻고 북일면, 신전면, 강진읍 경유 서기산 구간에 뒤풀이를 했던
성전면을 향해 달린다.
아무튼 날씨 탓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구간이지만 토요산행인 탓에 귀경시 한점 막힘이 없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성전 출발 4시간 30분도 채 안 된 23시 10분,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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