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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지리산

[지리산 기도처잇기]무착대-묘향대-서산대

by 높은산 2005. 12. 25.

[지리산 기도처잇기]
직전마을-무착대-불무장등(1446)-삼도봉(1533.5)-묘향대-중봉(1732)-반야봉(1732)-임걸령-1424
-서산대-피아골-직전마을


[도상거리] 약 16km

<[지 도] 1/50,000 운봉

[산행일자] 2004년 10월 31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직전마을(06:45)-초입/솔봉민박집입구(06:50)-KTF이동탑(06:59)-조망바위 1(07:19~32)
-조망바위 2(08:04)-무착대초입/돌담터(08:16)-무착대(08:27~59)-무착대초입(09:10)
-1348지난 안부(09:23)-불무장등(09:36~54)-삼도봉 직전안부(10:16)-삼도봉(10:24~32)
-용수암5거리(10:37)-묘향대 보이는능선(11:00)-묘향대(11:18~38)-돌탑/식사(11:40~12:25)
-삼거리 1(12:40)-삼거리 2/중봉지능 만나는곳(12:51)-중봉(13:00)-안부헬기장(13:04)
-반야봉(13:08~23)-삼거리(13:38)-노루목(13:43)-임걸령(14:05)-피아골3거리(14:15)
-1424전 안부(14:21)-1424(14:32)-서산대(15:25~52)-피아골산장(16:16)-구계포폭포(16:40~52)
-삼홍소(17:04)-표고막터(17:22)-민가(17:34)-직전마을(17:42)


[산행시간] 10시간 57분(휴식 및 식사:3시간 10분, 실 산행시간:7시간 47분)

[참여인원] 7인(먼산, 금수강산, 날뫼골물소리, 백호, 한울타리, 김재환,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21:05)-동군포(21:30~45)-망향휴게소(22:30~45)-여산휴게소(23:42~50)-남원(01:00~05:15)
-직전마을(06:15)

<올 때>
직전마을(17:53)-남원/광한루앞(19:00~19:50)-이인휴게소(22:35~50)-천안삼거리휴게소(23:30~35)
-동수원(24:30~45)-일신동(01:20)


[산 행 기]
지리산 기도처 10 臺
1.노고단에서 질매재로 가는 길에 있는 문수대.
2.종석대 아래의 우번대.
3.반야봉 중봉 아래의 묘향대.
4.피아골 산장 위의 서산대.
5.불무장등에서 직전마을로 이어지는 능선의 무착대.
6.두류능선 사면의 향운대.
7.법계사 위의 문창대.
8.영신봉 아래의 영신대.
9.장터목 산장 샘터 옆의 향적대.
10.뱀사골에 있다고 할 뿐 아직 장소는 모른다 하는 금강대.

그 중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무착대, 묘향대, 서산대 등 세 곳의 기도처를 찾아 보기로 한다.
피아골 직전마을을 깃점으로 하여 원점회귀를 할 수 있는 도상거리 약 16km의 코스이다.


(용바위에서 본 무착대)


(묘향대)


(서산대)

21시 45분, 동군포 출발.
총 6명의 인원, 차 한대로 출발은 불가하고... 경비부담외에 운전의 부담도 있지만 그냥 2대의
차로 널널하게 움직이기로 한다.
늘 산행에 합류하는 먼산, 물소리, 백호, 금수강산님 이외 아주 오랫만에 한울타리님이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01시 00분, 남원.
애초 들머리에 도착하여 민박을 잡고 잠깐 눈을 붙일 계획이었지만 남원 도착하니 벌써 01시,
아예 여기서 숙박업소를 잡아 눈을 붙이고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는냐 하는 먼산님의 의견이시다.
피아골 단풍축제가 진행되고 있기에 민박이 만원일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
마침 춘양터널을 넘자 마자 한 모텔불빛이 보이니 먼산님의 의견대로 그 모텔로 들어서기로 한다.
10명 정도는 충분히 누울 수 있는 넓은 방, 3만냥의 요금이 비교적 준수하 편이다.
어쨌든 남원에서 들머리인 직전마을까지 한 시간 거리이므로 아침에 약간만 일찍 출발한다면
산행일정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06시 15분, 직전마을.
아예 아침식사까지 마치고 05시 15분, 남원을 출발한다. 구례로 향하는 19번 국도를 따라 밤재를
넘으니 섬진강의 영향 때문인지 안개가 자욱하다.
특히 구례입구에서 섬진강을 끼고 하동으로 향하는 2차선 도로에서는 시계가 불과 몇십m 안밖
이기에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야 한다.
그래도 피아골 입구에서 섬진강을 벗어나면 언제 안개가 끼었냐는 듯 청명한 하늘이다.
연곡사매표소에 도착하니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매표를 하고 있었고, 1인 3200원이나 되는
비싼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어 1차선 시멘트 포장길을 얼마간 더 달리면 낯익은 직전마을이다.
남원에서 정확히 1시간 지난 시각, 첫 민가 공터에 차를 주차시킨다.

06시 45분, 직전마을 출발 산행 시작.
후미차가 안개 때문에 구례입구에서 하동으로 빠지는 길을 놓치고 순천방향으로 가다가 되돌아
왔다 하며 20여분 뒤에나 도착한다.
그리고 어제밤 늦게 현지에서 직접 합류하겠다고 연락이 온 김재환님도 막 도착을 하고...
한강기맥 이후로 실로 오랫만의 동행이다.
아무튼 예정보다 다소 늦은 출발, 이미 날도 훤하게 밝은 상태이다.

06시 59분, KTF이동탑.
일단은 피아골쪽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 5분쯤 진행하면 마을이 막 끝나기 직전의 지점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지류가 갈리는데 그 지류를 건너서자 마자 지류쪽으로 시멘트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시멘트 길이 무착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들머리이다.
좌측 둔덕위로 솔봉민박집(하얀집)이 보이고 그 뒤 능선으로 이동탑도 하나 보이기도 한다.
산길은 솔봉민박집 뒤로 나 있기도 하지만 굳이 그쪽으로 들어설 필요는 없다. 그대로 시멘트길을
따라 9분 오르면 KTF이동탑 앞에 이르게 되고, 민박집 뒤로 이어진 산길도 그곳에서 서로 만나게끔
되어 있다.
이동탑 뒤로 뚜렷한 산길과 함께 표지기들도 보인다.


(이동탑)

07시 19분, 조망바위 1.
급 오름길이다. 비교적 많은 사람이 지나쳤음을 말하듯 족적도 뚜렷하고...
그러나 오늘은 우리일행 뿐이다. 피아골 단풍축제까지 있는 날이라 피아골쪽으로는 수많은 인파가
들어섰지만 이곳으로 들어선 이들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호젓한 길, 막바지의 단풍이 어울리니 낭만까지 있다.
한 차례의 급경사를 극복하면 바위지대도 간간히 나타나기도 하고...
이동탑을 출발한지 약 20분 후 피아골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한 조망바위를 대하게 된다.
단풍의 절정기를 지났다지만 아직까지는 울긋불긋... 내려다 보이는 피아골이 유난히 평화스러운
전경이다. 그 뒤로 왕시리봉 능선이 아침햇살속에 더욱 진한 가을 색갈로 물든인 채 올려다 보이고
있다. 13분 휴식.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피아골)


(피아골 상류와 왕시리봉 능선)

08시 04분, 조망바위 2.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초입보다는 완만한 오름길이지만 내림길이라고는 단 한번도 없는 시종
오름길이라 어찌보면 다소 맥이 빠지는 길이다. 더구나 숲사이로만 이어지고 있어 시야도 안 트이
는 지루한 오름길로만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와중에 숲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좌측 왕시루봉 능선과 우측 불무장등 능선이 약간이나마
청량제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어쨌든 그런 식의 오름길을 30여분 오름길을 극복하면 또 하나의 멋진 바위조망대가 나타나 분위기
를 반전시킨다. 역시 왕시루봉 능선이 아주 웅장하고 멋지게 조망되는 곳이다.


(두번째 조망바위에서)

08시 16분, 무착대 초입.
두번째 조망바위를 뒤로 하면 오름길이 다소 완만해진다.
무착대의 초입이 해발 약 1200미터쯤이라 했던 바 먼산님의 고도계를 확인하니 거의 그 고도에
가깝게 와 있다. 아울러 1348봉도 바로 위로 올려다 보여 이제 무착대 초입에 거의 다 와 간다는
이야기, 좌측으로 산길흔적이 갈라지지 않나 유심히 보면서 오름길을 진행한다.
그렇게 12분 더 오르면 비로서 좌측 사면쪽으로 희미한 산길 하나가 갈라지고 있다.
돌담 흔적이 있는 곳, 고도계를 확인하니 정확히 1200미터를 가르키고 있다. 무착대 초입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무착대 초입의 돌담 흔적)

08시 27분, 무착대.
그 사면길로 들어서니 처음에는 너덜사면만 나타날 뿐 기분에는 영 기도터가 있을 듯한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도 희미한 길이나마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니 설사 헛걸음이 된다 할 지라도
계속 따라가 보기로 한다.
그렇게 짧은 너덜사면 세 곳쯤을 통과하니 1348봉에서 삼홍소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곳 역시 기도터 분위기는 아니고...
그러다가 계속해서 희미하게 내림길로 이어지는 길을 잠깐 더 내려서니 비로서 절벽아래 넓은 터가
자리잡고 있는 기도터가 나타난다. 무착대는 바로 그곳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초입에서 11분 소요되었고, 고도로는 약 20여미터쯤 내려선 듯 하다.
십여미터쯤 되는 절벽아래를 차지하고 수십평 넓이의 공터가 형성되어 있고, 그 외에도 정면으로
용바위라 불리는 멋진 조망바위가 자리잡고 있는 천혜의 기도터이다.
피아골과 왕시리봉 조망이 더욱 그 멋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속에서 본 너와집은 없고 건물 잔해만 어지럽게 쌓여 있으니 너무 아쉬운 마음이다.
약 2년전쯤인가 공단에서 무허가 건물이라 하며 철거했다 한다.
샘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저 고여있는 물일 뿐, 마실 기분이 아니다.
어쨌거나 첫 목표를 이루었으니 느긋한 휴식... 한잔의 막초로서 건배잔을 돌린다.
아울러 일부 일행들은 기도터를 향해 절까지 하면서 소원을 빌어 보기도 한다. 32분 휴식.


(무착대)


(무착대의 샘)


(무착대 좌측둔덕 너머에 있는 바위)


(용바위와 왕시리봉 능선)


(용바위)

09 23분, 1348봉 지난 안부.
바로 1348봉으로 오르는 길은 없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한다.
나올 때도 11분 소요, 그런데 족적따라 나오다 보니 아까 들어선 지점보다 약간 위의 지점으로
나오게 된다. 들머리가 두 곳이라는 이야기이다.
다시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1348봉을 오르는데 산길은 1348봉을 오르지 않고 우측사면으로 우회
하게끔 되어 있다.
무착대 초입을 빠져 나온지 13분 후, 1348봉을 지난 불무장등 직전 안부에 이르게 된다.
이제는 불무장등도 지척이다.

09시 36분, 불무장등.
잠시 오르면 산길은 불무장등 정상을 정면으로 두고 좌측사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산죽을 헤치고 정상으로 바로 올라도 되지만 산죽이 드세게 자라 있기에 그냥 산길따라
불주장등 주능선에 이른 뒤 정상으로 오르는 것이 편안하다.
10분 정도 진행하니 벌써 주능선 삼거리... 즉 삼도봉길, 통꼭봉-황장산 거쳐 화개로 이어지는
불무장등 주능선길, 우리가 올라온 직전마을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여기서 우측 날등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을 따라 2~3분 오르면 불무장등 정상이다.
즉 직전마을길이나 불무장등 주능길은 불무장등 정상을 끼고 양쪽 사면으로 나 있어 대개의 경우
정상을 모른 채 지나치고 있다.
아무튼 정상에 서면 빽빽한 산죽이 둘러쌓인 가운데 작은 공터를 이루고 있어 이름치고 좀 답답한
분위기이다.
또한 희미한 길이 삼거리쪽으로만 이어질 뿐, 화개나 직전방향으로는 나 있지 않아 반대로 진행할
경우에는 삼거리로 되 내려가서 진행을 해야 편안하다.
특히 화개쪽으로 진행을 할 경우에는 직진쪽으로 길은 없어도 표지기가 있기에 무심코 그쪽으로
진행할 확율이 다분한데, 그러나 그쪽으로 진행을 하면 직전방향의 능선으로 내려서게 된다.
화개쪽으로 진행하려면 그저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키를덮는 산죽을 헤치고 내려서는지 아니면
삼거리로 되돌아 간 뒤 불무장등 좌측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야 한다.
어쨌든 답답한 공터를 이루는 불무장등 정상, 그래도 잡목기를 벗어나 있는 관계로 우뚝 솟은
반야봉을 바라보는 멋은 있는 것 같다. 18분 휴식.


(불무장등에서 본 반야봉)


(불무장등 주변의 산죽)

10시 16분, 삼도봉 직전 안부.
불무장등부터 삼도봉 직전 안부까지는 커다란 굴곡이 없는 유순한 능선길로 이어져 유난히 편안한
산길이다.
고도가 높아진 까닭에 이제는 나뭇가지들도 모든 나뭇잎를 떨군 채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어 시종
반야봉과 삼도봉을 자라보면서 걸을 수 있고 아울러 계절의 빠른 전환도 실감을 한다.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어느 덧 삼도봉이 바로 앞에 와 있다. 삼도봉 직전 안부에 이른
것, 불무장등을 출발한지 22분 지난 시각이다.


(반야봉과 삼도봉을 바라보며)


(삼도봉 오름길의 절벽지대)

10시 24분, 삼도봉.
이제 삼도봉 오름길, 우측으로 유난히 가파른 절벽을 이루는 가운데 절벽 건너편으로 토끼봉을
조망하는 멋이 일품이다. 당연히 뒤돌아 보는 불무장등도 시원하기만 하다.
삼도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용수암 5거리로 이어지는 좌측 갈림길을 버리고 우측 오름길을 8분
오르면 비로서 삼도봉 정상이다.
주능선은 늘 그렇듯이 수많은 인파가 붐빈다. 오늘 역시 예외는 아닌 듯... 전라남도, 경상남도,
전라북도의 경계기념판에 사진 하나 찍으려고 줄을 서야 할 지경, 그냥 모르는 체 하고 그 인파들
속에 묻힌다.
그래도 주능선이나 지나온 불무장등 능선이나 가야할 반야봉 쪽 조망은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
12분 휴식.


(삼도봉)


(삼도봉에서 본 반야봉)


(삼도봉에서 본 불무장등)


(화개골과 남부능선)

10시 37분, 용수암5거리.
인파속에 묻혀 반야봉 방면으로 5분 진행하면 용수암5거리에 이른다. 즉 반야봉을 거치지 않고
그냥 노고단으로 가는 길,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 묘향대 가는 길, 삼도봉 가는 길, 용수골로
내려서는 길 등 5갈래의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그 중 우측으로 난 묘향대 가는 길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용수암5거리)

11시 18분, 묘향대.
산길이 예전에 비해 아주 뚜렷한 편이다. 좌측 반야봉을 끼고 사면으로만 이어지는 길, 이따금씩
바위 위에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까지 표시하여 놓았다.
그런 식의 길을 20여분 진행하여 한 지능선 둔덕을 넘어서니 건너편 지능선을 넘기 전의 사면을
차지하고 있는 묘향암 건물이 보인다.
다시 16~7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묘향대, 언제 찾더라도 뭔가 모를 이상향의 분위기가 풍긴다.
아담한 묘향암 암자가 그렇고 절벽사이에서 흘러 나오는 석간수가 그렇다. 토끼봉쪽으로 보는
주능선 조망도 좋고...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단체팀들까지 찾는 등 비교적 찾는 이들이 많아 처음 찾았을 시 느꼈던
신기루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전과는 달리 두 분의 스님이 기거하고 있다. 20분 휴식.


(묘향대)


(묘향대에서 보는 토끼봉)


(묘향대 샘)


(묘향암)

11시 40분, 돌탑.
아예 식사까지 하고 가려 했지만 취사를 하면 안 된다는 스님의 말에 묘향대를 벗어나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길로 잠깐 더 진행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돌탑이 하나 쌓여 있고 묘향대 텃밭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도 역시 토끼봉-명선봉까지의 주능선과 영원봉-삼정산으로 이어지는 중북부 능선이 아주
잘 조망되어 시원한 조망과 함께 식사하는 맛이 제격이다. 식사시간 45분 소요.


(텃밭 앞의 돌탑)


(중북부능선 조망)

13시 00분, 중봉.
잠시 진행하면 이끼폭포-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나 여기서는 중봉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없고, 이끼폭포쪽으로 잠깐 내려서야 한다.
이윽고 이끼폭포삼거리를 대하고, 여기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능선 우측 사면을 따라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고 있다.
15분 후 한 차례의 급 오름을 극복하니 다시 능선으로 붙게 되는데 여기도 삼거리를 이루며 묘향대
쪽으로 내려서는 뚜렷한 길이 하나 보인다.
그리고 10분 더 진행하면 이끼폭포골 상류에서 올라오는 지능선과 만나는 안부 비슷한 곳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도 묘향대길이 하나 있다. 무명암자를 거치는 길이다.
이렇듯 이끼폭포-중봉간 능선상에서 묘향대로 이어지는 길이 세 곳이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그 중
제일 아래에 있는 길만 어느 정도 뚜렷했지만 지금은 모두 족적이 뚜렷하다.
아무튼 마지막 묘향대삼거리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을 9분 올라서면 넓은 헬기장과 커다란 묘(연안
김씨묘) 하나가 있는 중봉이다.
심마니능선의 초입이기도 한 중봉에서는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 보는 것이 일품, 반야봉과 높이가
엇비슷하다.


(중봉 헬기장)


(무덤)


(지리 주능선 조망)

13시 08분, 반야봉.
이어 4분 진행하면 또 하나의 넓은 헬기장이 있는 안부를 대하고 4분 더 오름길을 극복하면 반야봉
정상, 이제는 반야봉의 상징이 된 돌탑이 반갑게 맞이한다.
반야봉은 지리산 제 2봉이다. 물론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1915) 주변의 중봉(1875), 하봉(1781),
제석봉(1806)보다는 고도가 낮지만 지리산 서부쪽의 지리산을 상징하며 가장 높은 곳에 있기에
누구든 지리산 제 2봉하면 반야봉을 이야기한다. 지리산 어느 곳에서나 조망이 되는데 마치 여인의
엉덩이 형상을 하고 있기에 단번에 반야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반야봉이기에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주능선 조망이 으뜸이고, 그 외에도 노고단, 만복대, 왕시리봉, 불무장등, 삼신봉 등
지리의 모든 능선이 한 눈에 조망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돌탑을 돌면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15분 휴식.


(반야봉)


(돌탑)


(주능선 조망)


(노고단 조망)

14시 05분, 임걸령.
반야봉 이후로는 얼마간 메인등산로를 따라야 하므로 다소 지루함이 있다.
잘 다듬어진 길, 인공시설물, 수많는 인파와 함께...
체질에 맞지는 않지만 어차피 진행을 해야 하므로 되도록이면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한다.
20분 후 노루목 삼거리를 만나고, 다시 20분 후 임걸령을 대한다.
임걸령은 20여년 전 첫 지리산을 찾았을 때 멋모르고 하룻밤을 묵었던 곳이다.
산행 초창기 시절이었던 1980년 초여름, 무작정 지리산 종주를 해 보겠다고 혼자 A형 텐트 하나
달랑 메고 화엄사를 출발했는데 임걸령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저물게 되어 그곳에 텐트를 치고
아무도 없는 지리의 첫 밤을 보낸 것, 그렇게 지리산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주능선에서도 거의 사람을 만나기 못하는 아주 호젓한 분위기를 느꼈는데...
추억을 되새기며 임걸령샘 한 바가지 떠 마셔본다.


(반야봉 내림길)


(임걸령 샘)

14시 32분, 1424봉.
다시 10분 후 피아골 삼거리를 지나고...
6분 후 억새밭을 이룬 가운데 헬기장이 있는 안부를 지나고...
완만한 오름길로 변한 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7분 더 진행하면 돼지평전 약간 못 미친 1424봉이
되는데 이곳에서 피아골 산장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오늘 마지막 목표인 서산대가 위치하고
있다. 노고단 방향으로 10여m 더 나아간 곳에 넓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봉이다.
초입이 아주 희미한 산길이지만 주저 없이 들어선다.


(1424전 안부)


(1424헬기장)


(1424에서 보는 반야봉)

15시 10분, 서산대 초입.
그런데 지뢰흔적만 잔뜩 있을 뿐 이내 길은 흐지부지 없어지고 만다. 들머리를 잘 못 찾은 것인가?
그러나 되돌아 가지 않고 우측으로 사면을 잠시 헤치니 어느정도 뚜렷한 산길 하나를 만난다.
즉 헬기장 있는 곳에서 이어진 산길인 듯, 어쨌든 산길을 찾았으니 이제 해발 1100m 고지만 유념
하고 내려서면 될 것이다. 서산대가 1100m 고지 우측 사면에 위치하고 있는 탓이다.
거의 사람이 찾지 않는 옛길인 관계로 산길은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또한 산죽지대도 한 차례 나타나고, 잡목지대도 한 차례 나타나고... 영 산길이 엉망이다.
와중에서도 날등을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 날등쪽으로 길을 내면서 진행을 한다.
그렇게 30여분 내려섰을까? 간간히 바위지대도 나타나 이제 서산대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느낌
이 온다. 고도계를 확인하니 목표로 한 1100m도 거의 다 된 것 같다.
여기서 바위지대가 가로 막아 좌측으로 한 바퀴 휘돌아 내려서야 되는 지점을 대하게 되는데
그 바위지대를 휘돌면 희미한 산길이 다시 날등으로 붙는다.
그곳에서 우측 사면에 서산대가 있을 듯....
그러나 희미한 족적이 이내 끊어져 다시 날등으로 되돌아 나오고 잠깐 더 내려서니 고도계는
정확히 1100m를 가르키며 우측 사면쪽으로 작은 너덜이 형성되어 있다. 서산대 초입인 것이다.
여기서 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방향으로 5분여 길을 만들면 서산대에 이를 수 있다.


(서산대로 이어지는 능선)

15시 25분, 서산대.
그런데 무착대처럼 내려가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사면을 치니 분위기는 금방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도 기도터가 보이지 않는다. 지나친 것 같다.
그럴 즈음 조금 전의 바위지대를 우회하고 만난 날등에서 바로 사면을 치고 찾아 나선 물소리님이
바로 위에서 신호를 보내며 드디어 서산대를 찾았다고 한다.
즉 바위지대을 우회하고 만난 날등에서 내려서는 방향으로 사면을 치고 진행하던지 너덜이 형성된
초입에서 약간 올라서는 방향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초입으로 되돌아 가지 않고 너덜과 바위사이로 한 차례의 잡목을 헤치고 오르니 마치
신기루같이 전혜의 기도터가 나타난다.
비로서 마지막 목표인 서산대에 이른 것, 바위의 규모나 넓은 터로 볼 때 아침에 본 무착대보다
한 수 위의 분위기를 느낀다. 찾기가 가장 어려운 탓도 있다 해야겠다.
샘도 있고, 해우소도 있고, 전망대도 있고... 단지 이곳 역시 철거된지 얼마 안 된 듯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어 아쉬움이다.
어쨌거나 마지막 목표를 달성을 했으니 모두들 흡족한 기분, 남은 술잔 음미하면서 느긋한 쉼을
청해 본다. 27분 휴식.


(서산대)


(서산대)


(서산대 앞 공터)


(서산대 앞의 조망바위)

16시 16분, 피아골 산장.
다시 날등쪽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족적을 따르니 불과 5분 후 너덜이 형성된 초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이제부터 피아골 산장까지는 비교적 산길이 뚜렷하게 이어지는 편, 그렇다고 일반 등산로
처럼 대로가 아니고 어느 정도 족적이 있는 길이라는 이야기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20여분 내려서면 피아골 산장, 피아골 단풍축제인가 한다더니 유난히 인파들이
북적이고 있다.
와중에 길도 아닌 곳 같은데서 내려서는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주목하는 눈치이기에 그저 길을
잘못 들었다 얼버무리며 수많은 인파속으로 묻혀 버린다.


(피아골 메인등산로)

16시 40분, 구계포폭포.
이제부터는 피아골을 따라 내려서는 아주 편안한 일반 등산로... 막바지의 단풍들을 느긋한 마음
으로 즐기면서 내려서면 된다.
딴은 수많은 인파가 짜증도 나지만 목표로 한 세곳의 기도터를 무사히 음미하고 난 터라 마냥
발걸음이 가볍다.
25분 후 대하는 구계포폭포 아래로 내려서서 잠깐 탁족의 시간도 즐겨 본다. 12분 휴식.


(막바지 단풍의 피아골)


(구계포폭포)


(구계포교)

17시 42분, 직전마을.
구계포폭포를 뒤로 하면 12분 후 삼홍소를 지나고... 다시 18분 후 표고막터를 지나고...
이제부터는 넓은 신작로길이다.
10여분 신작로길을 따르면 민가가 시작되고 이어 아침 들어섰던 무착대 들머리가 보이기도 한다.
원점회귀한 셈이다. 5분여 더 내려가면 차를 주차해 놓은 직전 마을, 이미 날이 기울어 어둠이
몰려 오고 있다. 산행을 시작한 후 근 11시간이 지난 시각이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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