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니고개-작은가마봉(924.7)-신흥동안부-1044-1076.4-소뿔산(1080)-1122.7-가마봉(1191.5)-문내치
-백암산(1099)-935.6-451지방도
[도상거리] 21.0km
[지 도] 1/50,000 어론
[산행일자] 2004년 5월 30일 일요일
[날 씨] 맑음 후 흐림, 오전 안개
[산행코스]
거니고개(07:50)-분기봉(08:18~28)-(좌)-군사시설보호구역표지석(08:39)-조망바위(08:50)
-작은가마봉(09:06~17)-안부(09:38)-봉(09:42)-신흥동안부4거리(09:44)-1044봉(10:20~42)
-분기봉(10:47)-안부4거리(10:50)-1076.4봉/삼각점(11:00)-암봉(11:07~17)-안부4거리(11:25)
-바위(11:37)-소뿔산/1080(11:48)-산죽안부(11:55)-1060봉(12:05)-안부(12:10)
-1122.7봉/시설물(12:25~13:21)-능선분기갈림길(13:34)-(좌 내리막)-옛임도안부(14:03~22)
-1000봉(14:35)-광암리임도(14:44)-조망바위봉/1100봉(15:10~17)-가마봉3거리(15:35~39)
-가마봉(15:47~16:00)-가마봉3거리(16:08)-싸리재골안부(16:45)-조망바위(17:10)-문내치(17:17~27)
-백암산3거리(18:00)-백암산(18:05)-백암산3거리(18:10~19)-억새공터(18:40)-가득봉분기(18:47)
-(우)-분기봉(19:10)-(좌)-분기봉(19:27~35)-송전탑132번(19:55)-임도분기점(20:03~13)
-(우 희미한능선)-분기점(20:23~30)-451지방도/상남,내촌경계점(20:40)
[산행시간] 12시간 50분(휴식 및 식사:3시간 16분, 실 산행시간:9시간 34분)
[참여인원] 8인(먼산, 금수강산, 이사벨라, 전배균, 캐이, 권태진, 김은희,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50)-영등포(04:08~18)-동군포(04:40~45)-홍천(06:20~07:05)-철정3거리(07:25~30)
-거니고개(07:46)
<올 때>
451지방도(20:58)-(히치)-철정3거리(21:27~22:25)-동군포(24:35~40)-일신동(01:10)
[산 행 기]
이번구간은 소뿔산, 가마봉, 백암산 등 1000m 급 산들이 강원오지지역을 따라 연결되는 구간이라
영춘지맥 중에서 가장 백미구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상거리가 약 22km인데다가 능선의 굴곡도 꽤나 심한 편이라 하루 산행으로는 다소 벅찬
구간, 지난 구간시 신흥동 안부까지만 진행했더라도 부담을 많이 덜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거니고개에서 작은가마봉-소뿔산-가마봉까지, 그리고 가마봉-백암산까지 각각
한 번씩 진행해 본 경험이 있어 독도에 대한 부담은 없다.
백암산에서 451지방도까지만 초행길이 되는 셈이다.
(능선상의 야생화 1)
04시 45분, 동군포 출발.
별도 연락을 취하지 않고도 약속한 시간에
만나기로 한 장소에 이르면 정확하게 일행들이 반가운
얼굴로 모습을 들어 낸다. 이제 영춘지맥도 중반전으로 돌입하고 있기에 일행 모두들
하나의 습관
처럼 무언의 약속이 된 것이다.
이번에는 먼산님의 차로 출발을 한다.
06시 20분, 홍천.
안개가
유난히 짙게 끼어 있다. 안개가 끼면 비는 절대 안 온다는 하지만 그래도 오지산행을 하면
서 조망하나 못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망감이
든다.
그렇게 홍천에 도착하여 서울출발팀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는 해장국집으로 가니 서울출발팀들이
벌써 도착하여 식사를 주문하고 있는
중이다.
07시 46분, 거니고개.
약 40여분 아침식사시간을 보내고 홍천을 출발, 20분 달리니 오늘 들머리와 날머리
도로가 갈리는
철정 삼거리이다.
여기서 날머리에 차 한대를 대고 와야 하나 그러러면 왕복 약 1시간 정도는 족히 소요될 듯,
오늘
구간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1시간의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너무 아까운 일이다.
따라서 아예 이곳 철정 삼거리에 회수용 차를 대
놓고 바로 거니고개로 가는 것도 괜챦은 방법일 듯
싶다. 즉 하산 후 히치를 하던가 아니면 노선버스도 몇 차례 있으므로 운이 좋으면 그
버스를 이용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리가 멀어 부득이 중간탈출을 하게 된다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결론 속에
철정 삼거리 한 모퉁이에 차 1대를 주차시킨 뒤 나머지 차에 모두 옮겨 타고는
바로 산행 들머리인 거니고개로 향한다. 그리고 16분 후
거니고개에 도착.
(거니고개)
07시 50분, 거니고개 출발 산행시작.
거니고개는 44번 국도상 홍천군과 인제군의
경계지점에 있는 고갯마루로 "청정조각공원휴게소" 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제는 몇 차례 이곳을 깃점으로 들머리와 날머리를 잡은 곳이기에 매우
낯이 익어
있다.
넓은 주차장 한 모퉁이에 차를 주차시키고 고갯마루의 날등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로 접어듬으로써
이제 또한
구간의 긴 행보가 시작된다. 산길은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산행준비)
08시 19분, 분기봉.
처음부터 급한 오름길이다. 하기야 예전의 경험으로 보아 오늘
구간의 2/3 지점이 되는 가마봉까지
시종 오름길이라는 것 알고 있기에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날씨라도 쾌청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겠지만 아직도 안개가 자욱한 상태에다 바람 한점 없이
무더운 날씨, 몇 걸음 옮기지 않았는데도 이내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
맺힌다.
그렇게 30분 남짓 오르면 비로서 급한 오름길이 한 풀 꺾이면서 첫번째 능선이 분기하는 봉에 이르
게 된다. 옛 참호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마루금, 잠시 쉼을 하며 막초 한잔씩 음미하고 가기로 한다.
10분
휴식.
08시 50분, 조망바위.
잠시 내림길 후 이후부터는 얼마간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지기에 다소 가쁜 숨을 달랠 수가
있다.
지난 구간에도 시종 취나물이 지천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온통 취나무밭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갈길이 멀기에 애써 외면하고 지나치기로 한다.
그런 류의 능선을 11분 진행하면 오래된 "군사시설보호구역" 표지석 하나를 대하고,
다시 11분 더
진행하면 주변이 확 트이는 바위지대를 대하게 된다.
예전에 진행할 때 가리산-매봉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던
곳이었지만 오늘은 안개 때문에 조망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처음 출발할 때보다는 안개가 많이 걷힌 것이 다행이다.
가야할 작은
가마봉이 살짝 보이고, 저 아래 계곡 언저리까지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탓이다.
(주변산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작은가마봉도 보임)
09시 06분, 작은가마봉.
다시 급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한 굽이만 오르면
작은가마봉 정상이려니 했지만 그 한 굽이를
오르면 다시 저만큼에서 봉우리가 버티고 있다.
바위지대에서 16분 오름길을 오른 후에야
비로서 작은가마봉 정상이다.
지도에는 그냥 가마봉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이따가 지나칠 또다른 가마봉과 비교하여 고도가 낮은
가마봉이니
편의상 작은가마봉으로 칭하는 것이다.
숲속의 작은 공터를 차지하고 삼각점이 뽑힌 채 방치되어 있는데 숲이 우거진 탓인지 아니면 아직
안개가 말끔히 걷히지 않은 탓인지 조망이 먼 곳까지는 되지 않는다. 다만 가야할 능선을 어느 정도
가늠할 정도이다.
예전에는
이곳 역시 조망이 제법 괜챦았다는 기억인데... 11분 휴식.
(작은가마봉)
09시 44분, 신흥동 안부4거리.
이제 내리막길, 초입은 우측으로 진행되다가 잠시 후
좌측으로 꺾어진 내림길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20분 내려서니 한 안부, 신흥동 안부쯤이라 생각했지만 양쪽으로 뚜렷한 길이 없으니 그
곳
을 조금 못 미친 것 같다.
다시 낮으막한 봉을 하나 살짝 넘어 6분 후에 대하는 또다른 안부가 바로 신흥동 안부이다.
우측
신흥동마을이나 좌측 속새메기 마을쪽 모두 뚜렷한 하산길이 나 있다.
지난구간의 계획이 원래 이곳까지인데 비가 오는 바람에 거니고개까지만
진행을 했다.
딴은 이곳까지만 진행했더라도 부담이 없었을텐데....
어쨌든 우측 신흥동 마을, 마루금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또한 도로도 포장이 된 것 같으니
만일 다른 분들이 진행할 시는 홍천고개-신흥동 안부로 잡을 것을 권유하는 바이다.
그래야
451지방도까지 부담없는 진행이 될 것이다.
(원시의 숲실)
10시 20분, 1044봉.
이후 다시 오르막길, 1044봉까지 약 250미터 가량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제법 긴 오름길이다.
잠시 오르면 능선이 분기하는 860봉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잠시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지다가 이내 급한 오르막으로 변하게 되는데 그래도 울창한 원시
림 분위기가 하도 좋아 힘든지
모르게 오르는 것 같다.
신흥동 안부를 뒤로 한지 36분 후 비로서 오름길이 끝나는 1044봉이다.
별 특징없이 그저 펑퍼짐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울창한 원시림 숲이 오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기분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간식시간을 갖는다. 22분
휴식.
(1044봉 오름길)
11시 00분, 1076.4봉.
1044봉을 뒤로 하고 5분 가면 또 하나의
능선분기봉, 우측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불과 3분 진행하면 양쪽으로 소로가 연결되는 안부4거리를 대하는데 취나물이 무궁무진하다.
다시
오름길로 변하여 10분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공터와 함께 어론 24번(1989 재성)삼각점이
있는 1076.4봉이다.
예전에
진행할 때는 설악산 주능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곳인데 오늘은 시계가 그리 좋지 않아 저 뒤
가마봉까지만...
그런데 소뿔산
다음의 봉우리, 즉 소뿔산보다 고도가 높아 실제 소뿔산 정상이라 할 수 있는 1122.7봉에
전에 없이 커다란 철탑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이니 황당한 기분이다.
저런 시설물들이 굳이 이 오지의 산에까지 들어서야 할 이유가 있었나? 특히 저 봉우리는 능선상 멋진
암봉미와 함께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었던 기억인데...
아무튼 이따 가서 웬 시설물인지 확인을 해야겠다. 쉼 없이 1076.4봉을
지나친다.
(1076.4봉)
11시 07봉, 암봉.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능선상 보기 드물게 암봉도 하나
만나고.. 암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는
묘미가 제격이다.
더구나 바람까지 시원스럽게 불고 있으니 자연적으로 발걸음을 멈추고
잠깐만 쉼을 하고 가기로 한다.
10분 휴식.
(암봉)
11시 48분, 소뿔산.
암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빽빽한 산죽지대가 이어진다. 그래도
능선을 따라 잡목을 제거해 놓아 진행
의 어려움은 없다.
8분 후 또 하나의 안부4거리를 지나고, 다시 12분 오르면 소뿔산의
오름길이 좌측으로 꺾이는 능선분기점
인데 육산의 한 가운데 무슨 흔들바위인냥 커다란 바위하나가 버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곳에서
11분 더 오르면 지도에 소뿔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1080봉, 소뿔의 형상을 닮아 소뿔산이라 한
다지만 그런 형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그저 주변이 울창한 수림을 한 가운데 잡목만 무성하게 자라
있을 뿐이다. 딴은 그 다음의 1122.7봉이 실제 소뿔산이
아닐까?
(산죽길)
(흔들바위같은 커다란 바위하나)
(계속 이어지는 산죽길)
(소뿔산)
12시 05분, 1060봉.
어쨌든 지도상 소뿔산에서는 능선이 분기하는데
마루금은 뚜렷한 길이 나 있는 좌측이 아니라 약간 덜
뚜렷한 우측능선길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표지기까지 좌측에 매달려
있어 혼동을 주지만 나침반을 맞추어 보면 우측을 가르치고 있다.
잠시 내려서니 산죽이 키를 넘는 펑퍼짐한 지대를 대하게 되는데 산길마저
없어지니 다시 한번 나침반의
방향을 확인해 본다. 그러나 여전히 방향은 맞는다.
따라서 그대로 진행하니 6~7분 후 안부를 만나고
이후 오름길부터는 다시 뚜렷한 산길이 형성되고 있어
이제는 안심하고 능선길을 진행해도 된다.
10분 오르면 능선이 좌측으로 꺾이는
1060봉이다.
(그곳까지 이어진 도로)
12시 25분, 1122.7봉.
능선길은 다시 5분 정도 뚝 떨어졌다가 이제
송진탑이 보였던 1122.7봉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
다. 딴은 어느 곳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도록 툭하면 봉우리가 나타나는 것도
이번 구간의 특징이리라.
15분 오르면 비로서 그 1122.7봉 정상, 그런데 시종 보였던 철탑 이외에도 넓은 도로까지 올라와 있고
관리용 건물도 세워져 있으니 어의가 없을 뿐이다. 그 좋던 암봉을 흔적도 없이 다 깔아 뭉긴 채....
통신시설용인지 아니면 군사
시설용인지 그 용도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저 아직은 완전 마무리가
안 되었는지 거주자는 없고 건물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다.
아무래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쓰레기나 꽁추를 버리지 말 것, 취사금지, 입산금지니 하는 허울 좋은 구호만 떠들어
대는 가운데
이처럼 한번 들어서면 영원히 복구를 할 수 없는 시설물을 하나 둘 허가를 해 주는 것이 우리네
환경정책
이다.
어쨌든 오늘 가야할 거리 중 아직 1/3 조금 더 진행한 것 같은데 벌써 점심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다.
건물
때문에 그늘을 형성한 공터를 차지하고 점심식사 자리를 펼친다. 식사시간 56분 소요.
(철탑 외에 시설 건물까지)
(멋진 바위조망대가 있던 자리)
14시 04분, 옛임도 안부.
1122.7봉을 뒤로 하면 잠시
바위지대을 이리저리 휘돌아 내려서야 하고, 곧 능선이 좌측으로 꺾이는 지점
을 대하는데 직진길이 뚜렷하게 나 있으므로 무심코 직진으로
들어설 수 있는 독도 요 주의지점이다.
우리 역시 직진길로 잠깐 들어섰다가 이내 나침반을 보니 방향이 아니기에 되돌아
왔다.
1122.7봉에서 10여분 지난 지점, 자칫 하다 알바를 할 뻔한 것이다.
어쨌든 좌측으로 방향을 튼 마루금길은
계곡으로 내려설 듯 급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길 상태
는 비교적 뚜렷한 편...
그런 급한 내림길을 15분쯤 내려서면 한
안부를 대하게 되고 다시 낮으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 15분 남
짓 더 진행하면 아마도 예전에는 한 목장지대임인 듯 초원지대를 이룬 가운데
오래된 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에 이르게 된다.
잠시 휴식, 쉼을 하고 있는 가운데 권태진님과 먼산님이 우측 아래로 잠깐 내려가시더니
이내 빈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오신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곡이 형성되고 있다고...
그 안부에서도 19분 휴식, 아직
갈 길이 먼데도 아직은 여유를 부리는 것이다.
(옛 임도안부)
14시 44분, 광암-김부간 임도,
그 안부를 지나 오름길로 접어 들면
잠시 산길이 없어지고 예전 목장용으로 사용했을 듯한 오래된 가시
철망과 함께 잡목이 도사리고 있어 진행이
빡빡하다.
해서 곧장 진행하지 못하고 초입에서는 날등 우측, 그리고 이후부터는 날등 좌측을 택해 치고 오르니
그런데로 오를만
하다.
그렇게 13분 오르면 좌측으로 술구네미고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분기하는 1000봉이고, 우측으로 방
향을 틀어 9분 내려서면
광암리-김부리간 임도가 있는 안부이다.
지프정도 운행될 만한 임도수준의 비포장 도로로 빗물이 고인 곳에 제 세상을 만난 듯 개구리들이 잔뜩
모여 놀고 있다.
(분기봉을 지나)
(광암리-김부리간 임도)
15시 10분, 조망바위봉.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고 있다. 이곳부터
가마봉까지 도상거리 약 2km가 채 안 된다지만 아직도
시종 오름길로만 되어 있어 1시간 이내에 뽑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찌 된
것인지 오늘은 오름길만 있는 기분, 잠시 후 960.5봉을 오르고 이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안부를 지나자마자 또 급경사
오름길로 변한다.
모두들 힘겨운 표정들, 광암-김부간 임도를 출발한지 26분 후 그제서야 급 오름길이 끝나는 모양이다.
비로서
1100봉, 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야가 확 트이는 바위조망봉을 이루고 있으니 다시 여유를 되찾은
기분, 지나온 능선이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일렁거리고 있는 반면 이제 가마봉은 지척이다.
그러나 또 가야할 백암산을 바라보면 아직도 까마득한 거리에 있으므로 심적 부담이 되기도
한다.
7분 휴식.
(뒤돌아본 소뿔산)
(가야할 가마봉)
15시 35분, 가마봉 3거리.
조망바위봉을 뒤로 하면 능선은 완만하지만 바위지대를
이룬 능선을 따라 때로는 날등으로, 때로는 우회
로 진행하기에 여전히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그런 식으로 15분 가량 바위지대를
지나면 마지막 오름길이 시작되고, 10여분 그 오름길을 극복하면
비로서 백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마루금에서 좌측으로 살짝 비켜 나
있는 가마봉길의 3거리이다.
약 300여 미터 비켜 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가마봉을 들를 것인가 말 것인가?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갈등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가마봉만은 다녀 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예전에 두
번씩이나 찾았던 바 그 때마다 조망이 아주 좋았다는 기억이고 특히나 이번 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이라는 상징이 있기 때문이다.
4분
휴식한 뒤 베낭은 삼거리에 모아 둔 채 가마봉을 향한다.
(가마봉 얼굴바위)
15시 46분, 가마봉.
오름길에서 본 가마봉 우측( 남동쪽)면 절벽지대는
영락없는 사람의 옆 얼굴 형상이다. 우뚝한 주먹코를
비롯하여 눈, 입, 이마 형상이 뚜렷하게 그어져 있다.
숲 사이로 간간히 나타나는
그런 바위를 바라보며 8분 오르면 비로서 가마봉 정상이다.
표기된 삼각점은 없지만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공터를 이룬
가운데 남동쪽으로 약 7~8 보
걸음을 옮기면 아래로 수십 길 절벽을 이룬 채 사람의 옆 얼굴 형상의 바위 위에 올라서게 되는데 특히
그곳에서의 조망이 아주 압권이라 하겠다.
가야할 백암산, 그리고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 옆에 나란히 솟아 있는 가득봉이 절벽을
사이에
두고 바라봐서 그런지 더욱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절벽 아래를 차지한 솔봉계곡도 오지의 깊은 계곡임을 느끼게시리 심산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딴은 전에 왔을 때는 설악산 풍경까지 한 눈에 조망이 되곤 했는데...
그만큼 쾌청한 날씨였다면 더 이상의
바람이 없었으리라.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전경이 하도 좋아 모든 것 잊고 그저 느긋한 쉼만을 즐길 뿐이다.
만일 시간
여유만 있다면 한잠 누웠다 가고 싶을 정도로 오늘 구간의 가장 인상적인 곳, 모두들 그냥
지나쳤으면 후회했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12분 휴식.
(가마봉 정상공터)
(얼굴바위 위에서 본 백암산)
(솔봉계곡)
16시 45분, 싸리재골 안부.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온 뒤 이제 백암산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는데 이제까지의 가파른 오름길
에 비해 펑퍼짐하고 순한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발걸음이 편하다.
그런 가운데 산길이
워낙 펑퍼짐하기에 언제 1071.6봉은 넘었는지 모르겠고, 가마봉을 출발한지 약 45분
후 비교적 깊은 안부 하나를 대하니
좌측이 자포대 우측이 싸리재골이 되는 안부이다.
(편안한 능선길)
17시 17분, 문내치.
그리고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니 이내 1090봉을 넘어
내림길로 이어지며 아주 오래 전 가마봉-백암
산 할 시 중간에 멋진 조망을 즐기던 바위가 내림길 우측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시간이
없지만 잠깐 그 바위를 올라 웅장한 백암산의 멋을 즐겨 보기도 하고...
그곳에서 7분 더 내려서면 문내치이다. 임도가 있었다는 기억인데
착각이었나? 양쪽으로 좁은 소로만
형성되어 있는 안부이다.
여기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광암리로 탈출하자는 의견과 끝까지 강행을
하자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기야 이곳부터 오늘 종착점인 451지방도까지 아직도 도상거리 약 6.5km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쉬지
않고 간다 해도 2시간 30분~3시간 거, 자연히 야간 산행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광암리로 탈출을 하는 것도 그
거리가 엇비슷해 만만치 않고, 더구나 오지마을인 그곳에서 저녁
늦게 차량수배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또한 여기서 구간을 마치면
다음구간 운행이 어정쩡하게 된다는 것이 더욱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설사 야간 산행으로 이어지는 무리가 따른다 해도 강행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 탈출하려는
의견들을 설득시키고 결국은 끝까지 강행을 하는 것으로 합의를 한다.10분 휴식.
(완만한 오름길)
(조망바위)
(조망바위에서 본 백암산)
18시 00분, 백암산 주능선3거리.
잠시 후 억새공터가 있는 안부를
대하게 되는데 여기가 예전 산판길이었던 실제 문내치인지도 모르겠다.
이후 백암산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계속하여 부드러운 오름길이라 큰 부담은
없다.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족적을 유지한 산길이 끊어질 듯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시종 이어
진다.
그 산길은
백암산 주능선에 이를 즈음 약간 우측의 사면으로 이어지다가 비로서 백암산 주능선과 만나는
3거리에 이르게 되는데 워낙 주변이 펑퍼짐하고
울창한 수림을 이루고 있어 어디쯤에 이른 것인지 착각
이 될 정도이다.
문내치를 출발한지 33분 지난 시각, 나침반을
맞추고 대어 보니 진행방향이 좌측이다.
(문내치 직후의 억새공터)
(백암산 오름길)
18시 05분, 백암산.
여기서 백암산 정상은 마루금을 벗어나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
있는데 정상에 갔다 오자고 하니 아직
갈길이 멀어 그냥 가자고 한다.
그러나 또 언제 올지 모르고 또한 그대로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남기에 결국은 베낭을 나 둔 채 혼자만
이라도 대표로 잠깐 다녀 오기로 하고...
역시 울창하고 평평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불과
5분 진행하니 숲속의 공터를 차지하고 백암산 정상
푯말이 반긴다.
삼거리를 이루는 가운데 마루금 방향으로 "아홉고개 4.1km",
그리고 좌우의 길 먕쪽이 모두 가령폭포쪽
하산길인 듯 "가령폭포 3.5km, 가령폭포 3.8km"라는 이정표도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 찾았을 시 깨어진 삼각점만 있을 뿐 아무런 흔적이 없었는데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모양이다.
삼거리로
되돌아가니 일부 일행은 출발을 했고, 일부 일행은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종착점까지 도상거리 5km 가까이 남아 있으므로 잠시 쉼을 하며
남은 간식을 든든히 먹어 둔다.
(백암산 정상푯말)
(백암산 정상의 이정표)
18시 47분, 가득봉 분기.
여전히 순한 능선을 따라 그런데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약 15분 후 능선이
분기하는 곳부터는 잠시 산길이 아주 희미해지는데 여기서는 우측으로 꺾어
내리막으로 진행해야 한다.
갈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뜻하지 않은 알바까지 한다면 더욱 난처한 지경에 빠지므로 가급적 지도
도
한번 더 보게 되고...
나침반 방향을 유심히 보며 5분여 내려서니 억새가 있는 공터를 대하고, 그 곳을 지나면 가득봉 분기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좌측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가득봉인 것이다.
어쨌든 그곳에서 7분 더 오르면 좌측 가득봉으로 올라서는 능선이
분기하고... 마루금은 우측 내리막길
을 따라야 한다.
(가득봉 분기점 직전의 억새공터)
19시 10분, 분기봉/약 930봉.
내리막길은 얼마 후 우측으로
좀더 방향을 틀어 계속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한 안부를 대하게 된다.
가득봉 분기봉을 이르기 전 보다는 한층 뚜렷해진 산길이 그나마
다행, 표지기도 아주 이따금씩이지만
하나 둘 보이니 제대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완만한 오름길을 얼마간 더 이으니
서남쪽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930봉 꼭대기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좌측으로 꺾인 갈림길이 나타나고 표지기가 그 곳에 매달려
있다.
가득봉 분기점에서 23분 지난 시각이다.
19시 27분, 아홉고개 분기봉/935.6
다시 잠시 후 갈림길이 한번
더 나타나는데 여기서도 좌측 내림길로 진행을 해야 한다. 직진쪽은 골로
빠지는 지능선이다.
그렇게 잠시 내려서면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고, 10분 오르면 이제 아홉고개 분기봉이 될 듯 주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오르게 된다.
그러나 아홉고개 방향의 길은 못
보았고... 시종 뚜렷한 길이 목표로 하고 있는 451지방도쪽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침 앞서간 일행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전
인원이 한자리에 모인 뒤 마지막 간식시간을 갖아 본다.
이제 목표지점까지는 약 2km를 남겨두고 있고... 거기에다 뚜렷한
오름길이 없으므로 안도감과 함께
느긋한 담소를 즐기기도 한다. 8분 휴식.
(능선상의 야생화 2)
20시 03분, 임도분기점.
이제부터는 시종 일직선방향의 외길, 산길도 비교적
뚜렷하고 능선도 유순하여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주력이 좋은 권태진님과 캐이님이 차량회수를 조금이라도 빨리 하겠다고 자동차 키를 전달 받은
뒤 쏜살
같이 달아나 버리고 나머지 일행은 느긋한 기분으로...
약 20분 진행하니 소규모 송전탑(NO.132)하나 지나친다. 그리고
어느 사이 산길은 옛 임도 형태의 길로
변해 있다.
그런 임도 형태의 길을 7~8분 더 진행한 뒤 이제 목표지점이 거의 다 되어
간다는 생각 속에 나침반
방향을 보니 뚜렷한 임도길이 점점 좌측으로 틀어지고 있다.
따라서 한발자국 앞서는 일행들을 멈추게 하고는
헤드랜턴까지 꺼내고...
다시 한번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하니 분명 뚜렷한 임도형태의 길을 계속 따르면 마루금을 벗어나게 되고
이쯤에서
우측으로 꺾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마침 우측으로 희미한 능선이 갈리고 있기에 헤드랜턴을 비추어 보니 그곳 안쪽으로 기맥표지기가 하나
매달려 있다.
막판에 알바를 할 뻔한 것, 이제 저 길만 따르면 이내 451지방도 상 목표한 지점이 되리라.
안도감과 함께
10분 쉼을 해 본다.
20시 23분, 능선분기.
그러나 또 한번의 복병이 있다. 헤드랜턴을 비추면서 희미한 능선의 족적을
10여분 내려서면 또 한번
능선이 분기하고 여기서 우측 능선을 택해야 하는데 방금 전 임도 분기점에서 먼저 가겠다고 한 일부
일행들이 좌측 능선을 택하고 저 아래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실수할 소지가 있는
지형이므로 끝까지 나침반과 지도의 지형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들이 되올라 오기까지 다시 7분 휴식을 취한다.
22시
40분, 451지방도/상남, 내촌 경계점.
그렇게 우측 능선을 접하면 방향도 맞고 또한 희미하게나마 어느 정도 족적이 있는 길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451지방도를 다 왔음을 알리듯 자동차 불빛이 오가고 있다.
잠시 후 능선길은 좌측으로 살짝 꺾어 급한 내리막으로
한 굽이를 내려지고, 능선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
로 다 도로이니 이제 곧장 나가기만 하면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지리라.
다시
낮으막한 오름길 하나를 넘어서면 도로가 굽이도는 절개지를 만나게 되고, 조심스럽게 그 절개지를
내려서니 도로 모퉁이에 인제군 상남면과
홍천군 내촌면의 경계표시판이 반기고 있다.
이로써 거니고개를 출발한지 장장 12시간 50분만에 정확한 목표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딴은 이곳의 고갯마루는 아홉고개가 되고 상남과 내촌면의 경계지점인 마루금은 아홉고개인 고갯마루에
서 상남쪽으로 한참 내려서는 지점에
위치하는 관계로 그만큼 미루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비록 야간산행으로까지 이어지는 힘든 산행이었지만 결과가 좋은 탓에 모두들 아주
만족한 표정들이다.
(어둠이 덮인 451지방도)
(군경계 표시판)
그 후.
차량회수때문에 먼저 달려 내려간 권태진님과 캐이님은 어렵게 히치를 하여
철정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연락이고 이제 우리도 히치를 해야 하는데...
끝까지 운이 따르려는지 맨 처음 세운 7인승 지프차, 혼자
운전 중이신 아저씨인데 뒷자석까지 정리하며
여섯 명 모두 한번 타 보라고 하신다.
그렇게 마음씨 좋은 아저씨를 만나 무사히
철정삼거리에 이르게 되고, 두 분도 곧 거니고개에서 차량을
회수하고 돌아온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 대부분 식당들도 문을 다
닫았기에 뒤풀이도 아침식사를 한 홍천의 해장국집
에나 해야 할 판이다.
그러던 차에 금수강산님이 닫은 집 한군데 전화를 연결하니
기꺼이 문을 다시 열겠다고...
긴 산행에 비해 조촐하지만 철정에서는 그래도 유명한 청국장과 소주 한잔으로 뒤풀이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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