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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ⅱ]/영춘지맥

[영춘지맥 7구간]451지방도-행치-응봉산-하뱃재

by 높은산 2005. 11. 10.
[영춘지맥 7구간]
451지방도-행치-667.1-883.9-응봉산(1103.3)-아미산분기봉-998-1075.2-하뱃재

[도상거리] 약 16.5km

[지 도] 1/50,000 어론, 현리, 봉평

[산행일자] 2004년 6월 27일 일요일

[날 씨] 흐린 후 오후 비.

[산행코스]
451지방도/내촌 상남경계(08:25)-703봉분기(08:40)-(우)행치(08:55~09:00)-614봉(09:10)
-물넘이(09:18)-능선분기(09:30~35)-(우)-677.1봉/삼각점(09:53)-능선분기(09:58~10:08)-(우)
-883.9/삼각점(10:50~11:07)-옛HEL봉1(11:17)-옛HEL봉2(11:26)-공터봉(11:35)
-응봉산(11:50~12:00)-(우)-안부/식사(12:15~55)-아미산능선분기(13:15)-(좌)-998봉(13:25)
-안부(13:31)-970봉(13:38)-안부(13:49)-1050봉/능선분기(13:59)-(우)-1065봉(14:05~25)
-1089봉(14:40)-1100봉/암봉/능선분기(14:58)-(우)-안부(15:07)-1090봉/능선분기(15:17~30)
-(좌)-안부(15:51)-1070봉/분기봉(16:25)-(우)-분기점(16:35)-(우)-1075.2/삼각점(17:30~35)
-(좌)-분기점(17:50)-(우)-벌목능선(18:02)-하뱃재(18:20)


[산행시간]
09시간 55분(휴식 및 식사:2시간 05분, 실 산행시간:7시간 50분)

[참여인원] 7인(먼산, 금수강산, 이사벨라, 캐이, 권태진, 김은희,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50)-영등포(04:08~18)-동군포(04:40~45)-문막휴게소(05:40~50)-횡성(06:08~06:40)
-하뱃재(07:40~50)-451지방도(08:16)

<올 때>
하뱃재(18:55)-서석/식사및 차량회수(19:10~21:00)-(횡성)-여주휴게소(21:15~30)-동군포(24:15~20)
-(금천경유)-일신동01:10)


[산 행 기]
이제 영춘지맥도 총 16구간 계획 중 7번째 발걸음이니 중반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구간 역시 홍천군 서석면, 내면등 강원도 최고의 오지지역을 지나가고, 해발 1100m가 넘는
응봉산(1103.3)을 비롯하여 시종 1000m급 봉우리들을 연이어 진행하기에 장쾌한 맛까지 겸비한
영춘지맥의 백미구간이다.
지난 초겨울 강원오지산행으로써 고양산-아미산-각근치를 거쳐 영춘지맥에 이른 뒤 응봉산-물넘이
로 진행한 바 있어 구간의 일부는 음미를 해 본 상태이다.

(전형적인 강원오지 육산구간)

04시 45분, 동군포 출발.
그 동안 멤버를 이루었던 전배균님이 미국 장기출장으로 당분간 참여를 못 하게 되고, 이제 동군포
에서 출발인원은 본인을 비롯하여 먼산, 금수강산, 이사벨라님 등 4명이다.
한명이 빠졌는데도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고 시종 궂은 날이었으나 그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이루면서 오늘은 비
안 온다는 예보이니 다행이다. 결국은 예상치 않게 오후내내 내린 장대비를 흠뻑 맞았지만...
본인의 차로 옮겨 타고 동군포를 출발한다.

07시 40분, 하뱃재.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문막휴게소에서 10분 휴식, 다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선 다음
횡성IC를 빠져 나온다.
그리고 횡성시내의 한 음식점을 찾고 아침식사시간 30여분 소요, 그러다 보니 06시 40분이다.
서울 출발팀들과 날머리인 하뱃재에서 07시 20분경 만나기로 했는데 다소 늦을 것 같다.
이어 갑천-청일-먼드래재-서석 경유 율전삼거리에 위치한 하뱃재까지는 꼭 1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20분 늦은 것,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권태진님 부부, 캐이님이 그래도 내색않고 반갑게 맞이
해 주고 있다.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와 내면 율전리의 경계지점인 하뱃재는 서석방향은 가파른 고갯마루인데 반해
내면쪽은 펑퍼짐한 구릉지대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08시 16분, 451지방도.
서석, 상남, 창촌방향 도로삼거리의 한 모퉁이에 본인의 차를 주차시켜 놓고 7명 모두 권태진님의
차로 옮겨 탄다. 그리고 산행 들머리인 451지방도상 내촌면과 상남면의 경계지점을 향하여 출발.
상남방면의 31번 국도를 타게 되는데 중간 고사리재라는 높은 고개도 하나 넘고...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비로서 451지방도와 만난 뒤 좌회전하여 내촌 방향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 덧 아홉고개 오름길이
시작되고... 잠시 후 지난 구간 하산을 한 상남면과 내촌면의 경계표시판이 보인다. 하뱃재를 출발
한지 26분 지난 시각이다.
마루금을 이루는 경계지점에는 차를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고, 100여미터쯤 더 올라가니 도로 좌측
으로 공터가 형성되어 있어 그곳에 차를 주차시킨다.

(451지방도상의 들머리)

08시 25분, 내촌/상남경계지점 출발 산행시작.
지난번 어두울 때 내려선 절개지가 제법 가파르다. 전신주 하나와 내촌과 상남면의 경계표시판이
나란히 있는 곳 뒤쪽으로 내려서니 족적과 함께 표지기도 하나 보인다.
그 족적을 따르면 잠시후 비교적 뚜렷한 산길이 형성되어 능선을 따르고 있다.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 호젓한 분위기이다.
다만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수풀이 잔뜩 물기를 머금고 있어 그런 숲을 헤치다 보니 금방 신발이
젖어 든다.

(지난구간 내려선 절개지)

08시 40분, 703봉 분기.
그렇게 15분 후 완만한 오름길을 한번 극복하면 능선이 분기되는 지점, 즉 좌측으로 방향이 틀어지
는 오름길은 703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직진방향의 내리막능선이 행치로 이어지는 능선이리라.
나침반을 대어 보니 방향도 맞다.
그러나 표지기도 없는데다가 산길도 흐릿하고... 다소 접어들기가 망설여진다.
따라서 좌측 오름길 능선을 약간 더 진행한 곳에도 우측으로 갈라지는 능선이 보이기에 혹시 그 곳
이 마루금이 아닌가 확인을 해 보기로 한다. 만사 확인이 최고인 것이다.
확인 결과 그 능선쪽으로는 아예 길 흔적도 없고 이내 능선이 끝나는 분위기이다. 반면 그곳에서
처음 대한 내리막능선을 보면 능선이 잠깐 떨어졌다가 다시 살아나고 있으니 행치로 이어지는 능선
임을 확신할 수 있다.
되돌아 서서 그 내리막 능선으로 접어 든다.

(울창한 능선)

08시 55분, 행치.
잠시 내려서면 능선은 완만해지는 가운데 우측으로는 급사면을 이루면서 시야가 트이는 능선이 잠
깐 이어진다.
그러다가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내림길이 시작되고... 저 아래 도로가 숲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이어 행치가 바로 아래인데 절개지를 이루어 곧장 내려설 수 없고, 우측으로 휘돌아 내려설 수 있
도록 희미한 족적이 보인다.
그렇게 행치 도착, 산행시작 꼭 30분 만이니 생각보다 쉽게 내려선 듯 하다.
인제군 상남면 미교리와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를 잇는 2차선 포장도로로 커다란 오석에 새겨 놓은
마의태자 노래비가 눈길을 끈다.
그리고 도로 건너 좌측의 숲속으로는 커다란 행치령 표지석이 있다.

(행치)

(마의태자 노래비)

(행치령 표지석)

09시 10분, 614봉.
여기서 바로 앞 614봉을 생략하고 그냥 우측으로 도로따라 가면 불과 5분여 후 물넘이에 이를 수
있다. 일행들은 그렇게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번 고양산-아미산-응봉산 할 때 행치까지 목표로 했다가 날이 어두워 물넘이에서 산행
을 마감한 아쉬움이 있어 혼자만이라도 614봉을 넘기로 하고 행치령 표지석 뒤로 가니 희미한 족적
이 보인다.
그렇게 다소 잡목이 방해하는 오름길을 극복하면 길 상태가 좀 나아지고 우측 절개지 아래로 행치
도로도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그렇게 10분 후 능선상 가장 높은 봉우리에 도착하니 이곳이 614봉이리라. 특별한 표식은 없다.

(614봉을 오르면 내려다 보이는 행치도로)

09시 18분, 물넘이.
614봉에서는 좌측으로 방향을 튼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족적을 어느 정도 따르다가 우측 아래로
전개된 물넘이의 밭단지 중 가장 높은 둔덕을 형성한 곳을 겨냥하고 적당히 치고 내려서야 한다.
산길은 전혀 없고 빽빽한 잡목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 거리가 얼마 되지 않기에...
5분여 치고 내려서니 넓다란 밭이 나오고, 밭사이를 가로 지르면 우측 행치도로에서 좌측 수유동
마을을 잇는 수레길을 만나게 된다. 전에 응봉산쪽에서 진행할 때 막판에 마루금을 놓치고 내려선
지점보다는 얼마간 수유동방향으로 들어간 지점이다.
여기서 정확한 마루금은 어디일까? 워낙 구릉지대를 이루고 있어 지도상으로도 확실하게 그을 수
없어 그저 면경계를 따라 진행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도 마루금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없는 지형으로 좌측 저 위의 민가가 있는 곳이 마루
금 같기도 하고, 우측 바로 옆의 둔덕이 마루금 같기도 하고...
도로따라 진행한 일행들이 저쪽 민가 앞에서 쉼을 하면 그리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대로 수레길 거너편 밭을 가로질러 밭 위로 형성되는 능선으로 붙기로 한다.
민가를 거치던, 바로 올라가던, 우측의 약간 둔덕같이 보이는 곳으로 가던, 밭위의 능선은 마루금
이 확실한 탓이다.

(물넘이 밭으로 내려서서)

09시 30분, 능선분기.
잠시 후 도랑이 나타나 물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나 하고 유심히 보았는데 그냥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이라 여기서도 마루금이 좌측인지 우측인지 확인을 할 수 없다.
어쨌든 밭을 가로질러 낮은 능선으로 붙으면 어느 방향에서 왔던 간에 이제부터는 마루금이다.
능선으로 붙으면 산길은 희미하지만 굴곡이 없이 순한 능선이라 진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렇게 10분 남짓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데 직진은 수유동 방향이고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인
능선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니 민가 앞에서 쉼을 하던 일행들이 올라온다. 5분 휴식.

09시 53분, 677.1봉.
잠시 안부로 내려선 뒤 사면 형태의 오름길을 오르면 우측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능선과 만나게
된다. 전에 응봉산에서 내려설 때 마루금으로 알고 진행한 능선으로 결국 수유동 수레길 초입으로
떨어진 바 있다. 워낙 그쪽 능선이 발달해 있는 반면 마루금 능선은 그저 사면 형태에 불과하므로
반대로 내려설 경우에는 마루금을 놓칠 수 있는 확율이 다분하다 할 수 있다.
그렇게 능선이 합쳐지면 이후로는 당분간 외길 능선, 족적은 아직 희미하지만 그저 날등만 고집하
면 된다.
15분 남짓 지난 시각, 전에 무심코 지나가서 그런지 못 보았던 삼각점도 대한다. 지도상 677.1봉
으로 별다른 표시없이 주변이 낙엽에 묻혀 있다. 아니면 그 표시가 낙엽에 묻혀 있는 것은 아닌지?

(677.1봉)

09시 58분, 능선분기.
5분 더 진행하면 다시 능선이 분기한다. 여기서는 우측, 산길도 한층 뚜렷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올라 설 때는 별 문제없이 우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반대로 내려설 경우 이곳 또한
혼동이 되는 지점이다.
즉 우리가 올라온 능선보다 좌측(내려서는 방향에서 보면 우측)의 능선쪽이 산길이 더 뚜렷하고
능선도 발달되어 있는 탓, 전에 내려설 때도 잠깐 왔다갔다 한 기억이 있다.
잠시 간식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10분 휴식.

(완만한 숲길)

10시 50분, 883.9봉.
이후로 883.9봉까지는 완만한 오름길로 된 외길 능선, 특별히 길이 혼동되는 지점은 없다.
녹색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중간중간 활짝핀 싸리꽃이 운치도 있고... 눈 덮인 지난 겨울과는 아주
색다른 느낌이다.
약 40여 후 능선이 좌측으로 바짝 꺾이는 883.9봉에 오른다.
숲이 무성한 이룬 작은 공터를 차지하고 표시없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17분 휴식.

(활짝 핀 싸리숲터널길)

(883.9봉 도착)

(883.9봉의 삼각점)

11시 26분, 두번째 헬기장.
883.9봉을 뒤로 하고도 여전히 오름길이다.
하기야 이번구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응봉산만 극복한다면 거리로는 반 못 되지만 시간으로는
반 이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응봉산 이후로는 비교적 큰 오름길이 없는 탓이다.
어쨌거나 10분 오르면 옛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이고, 9분 더 오르면 또한번 옛 헬기장이 있는 봉우
리를 만난다.
그곳에서 보아도 응봉산은 아직도 많은 오름길을 극복해야 할 듯 커다란 덩치로 앞에 버티고 있다.

(9두번째 헬기장)

11시 50분, 응봉산.
다시 9분 오르면 넓은 공터를 이룬 봉우리를 대하는데 기린초가 한 무더기 환하게 피어 있어 눈길
을 끈다. 그곳에서 15분 더 오름길을 극복해야 비로서 응봉산 정상이다.
그러니까 883.9봉에서 43분 소요, 힘들게 올라선 것 치고는 조망도 안 트이는 조그마한 공터를
이루고 있어 다소 실망이다.
어쨌거나 오늘구간에서 유일하게 산 이름도 가졌고 또한 가장 높은 곳인데...
다만 전에 킬문님과 함께 진행할 때 부착해둔 표지기가 아직도 나란히 팔락이고 있어 그날의 기억
을 생생하게 해 준다. 10분 휴식.

(기린초가 만발한 공터)

(기린초)

(응봉산)

(전에 부착한 응봉산의 표지기)

12시 15분, 안부.
애초에는 응봉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공터는 햇볕 때문에... 그리고 주변은 자리가 좁
아 식사장소로는 마당치 않다. 해서 내사동 하산길이 있는 안부쯤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렇게 응봉산을 뒤로 하고 우측 길로 접어 들면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되는데 전에 반대로 올라설
때 꽤나 힘들게 올랐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은 내림길이니 그저 단숨인 것 같다. 불과 15분만에 안부로 내려서니 우측 내사동 방면
하산길이 뚜렷하고 표지기도 매달려 있다.
어쨌거나 자리가 제법 넓으니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오늘도 권태진님 부부가
변함없이 준비한 삽겹살에 소주 한잔이 별미이다. 식사시간 40분 소요.

13시 15분, 아미산 능선분기.
전형적인 오지의 원시림을 이룬 오름길이 이어지니 자연히 발걸음도 편하다. 전에는 발목까지 덮인
낙엽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류의 능선을 20분 진행하면 비로서 우측으로 아미산 방향의 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봉을 대한
다. 여기까지가 전에 진행해 보았던 곳이고 이제부터는 초행길이 된다.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이 꺾이는데 지도를 보면 시종 굴곡없이 이어지기에 앞으로도 게속 이런 류
의 능선이 될 것이리라는 기대를 가져 본다.

(원시림 능선)

13시 25분, 998봉.
아까 점심식사를 할 때 잠깐 비가 내리는 둥 마는 둥 하여 그냥 지나가는 비이려니 생각했는데
다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소나기인 듯 제법 양이 많다.
그러나 간간히 햇살이 비추고 있는 가운데 내리는... 말 그대로 여우비이니 아직은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다만 연속적으로 요동치는 천둥소리가 마음에 걸린다.
와중에 바짝 마른 숲들이 다시 젖어들고 그런 숲을 헤치면서 진행하려니 금방 바지 가랑이가 젖어
들고, 이러다가 신발까지 젖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10분 후 998봉에 도착한다. 오늘 운행거리의 절반쯤은 진행한 듯 싶다.

(998봉으로 이어지는 길)

14시 05분, 1065봉.
다시 6분 후 안부를 만나고, 그만그만한 오름길을 7분 오르면 970봉이다. 산길은 그렇게 뚜렷하지
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족적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또 11분 내려서면 안부, 그곳을 지나자 제법 급한 오름길이다.
그러나 그리 긴 오름길은 아닌 듯, 정확하게 10분 오르면 급 오름이 끝나면서 능선이 분기하는
1050봉이다.
여기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고... 불과 6분 진행하면 능선이 다시
좌측으로 꺾이는 1065봉이다.
그 사이 쏟아지던 빗줄기도 다소 소강상태를 이루어 이제 비가 다 온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
보기도 한다. 20분 휴식.

(1065봉)

14시 40분, 1089봉.
비교적 긴 휴식을 취하고 1065봉을 출발하려는데 다시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촬영을 포
기하고 카메라를 베낭에 넣어야 할 것이다.
일기예보로는 분명 비 안 온다고 했고 따라서 비에 대한 준비도 전혀 안 한 상태인데...
산길마저 점점 흐릿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이제껏 시야가 트였던 것마저 가스로 뒤덮여 버리니 예기
치 않게 우중산행이 되고 만다.
그렇게 15분 진행하면 어론지도와 현리지도가 겹치는 부위에 형성된 1089봉,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야 하는데 능선잡기가 매우 애매하다. 그저 나침반에 의존할 수 밖에...

14시 58분, 1100봉.
다행히 방향은 제대로 잡은 듯 능선의 골격이 유지되면서 안부에 이르게 되고 다시 1100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1100봉 오름길 역시 제법 급한 오름길, 거기에다가 바위지대까지 이루고 있어 신경을 바짝 쓰면서
진행을 해야 한다.
튿히 막판 바위지대는 곧장 오를 수 없고 우측으로 약간 휘돌아 적당히 잡을 것 잡고 하면서 올라
야 하는... 길 상태도 거의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15분 정도 오르면 비로서 1100봉, 또하나의 능선이 분기하는 곳이다.
아울러 날씨만 좋다면 조망이 제법 좋을 듯 한데 주변이 그저 가스로 꽉 뒤덮려 있으니 그저 아쉬
움 뿐이러 해야겠다.
1100봉에서는 다시 우측으로 바짝 꺾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진행을 한다.

15시 17분, 1090봉.
1100봉을 뒤로 하면 다시 한번 급히 떨어졌다가 떨어진 만큼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지형, 응봉산
만 지나면 별다른 굴곡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듯 의외로 굴곡이 심한 능선을 자주 접하게 된다.
9분 후 양쪽으로 흐릿한 산길이 있는 안부를 대하고, 그곳에서 길같지도 않은 길을 따라 10분 오르
면 능선이 다시 좌측으로 바짝 꺾이는 1090봉이다.
휴식을 취한 1065봉에서 불과 1.5km 내외의 거리인데 50여분이 소요 되었으니 그만큼 굴곡이 심했
다는 이야기이다.
정상은 울창한 숲을 이루는 가운데 삼각점은 아니고 쓰러진 시멘트 기둥이 하나 있다.
비가 다시 멈추었기에 다행이다. 13분 휴식.

(1090봉과 더덕)

15시 51분, 안부.
이제 좌측으로 바짝 꺾인 능선은 한 동안 일직선방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도상으로 보아 큰
굴곡도 없어 보여 좀 더 쉬운 진행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 본다.
그러나 그 능선상에는 이제껏 키큰 나무대신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드세게 자란 작은나무들이
빽빽하게 차지하고 있어 시종 몸을 굽혀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제대로 낼 수가 없다.
그런류의 길을 21분 진행하니 1090봉과 1070봉 중간쯤에 위치한 안부, 그곳에서야 비로서 빽빽한
진달래 숲을 잠시 벗어날 수 있다.

(안부 1)

(안부 2)

16시 25분, 1070봉.
다시 오름길로 변하고...
간간이 바위지대도 이루면서 지나온 즐기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하여 카메라를 다시 꺼낼 때
까지는 좋았는데 잠시 후 천둥소리와 함께 또 빗줄기를 부리기 시작하니 이내 실망이다.
더구나 이번에 내리는 비는 예사비가 아니다. 그야말로 장대비... 금방 마르려 했던 옷가지들이 촉
촉히 젖어들고 한기까지 느낄 지경이다.
거기에다가 능선이 분기하는 1070봉은 왜 그리도 먼지...
어쨌거나 비를 홀딱 맞으면서 30분 정도 진행하니 1070봉이다. 빗속이라 특별한 지형지물을 느끼지
못하고 다만 더 이상 오름길이 안 나타나기에 1070봉으로 판단해 보는 것이다.
여기서 능선이 다시 우측으로 꺾이게 되니 그 길목을 잘 찾아야 할 것이다.
비오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알바까지 한다면 그 보다 더 큰 낭패가 없으리라.

(1070봉 오름길의 적송/장대비 내리기 직전)

16시 35분, 분기점.
다행히 우측 급사면의 희미한 족적을 잠시 내려서니 능선의 골격이 형성되고 뚜렷한 산길이 이어
진다. 나침반 방향도 일치하여 제대로 내려서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약 4~5분 진행하고 나서 나침반 방향을 다시한번 확인하니 진행방향보다 좌측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즉 북동쪽 가마소방면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접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마루금인 남동쪽 능선은 어디에서 놓친 것일까? 분명 1070봉을 내려설 때는 방향이 맞았
는데...
다행히 약간 되돌아 오니 남동쪽 사면으로 희미한 산길이 보이고 표지기도 보인다.
비오는 와중에 워낙 산길이 불투명해 못보고 그냥 지나친 것이다.

17시 30분, 1075.2봉.
그렇게 사면길을 잠시 진행하면 비로서 그곳 또한 뚜렷하게 능선의 골격이 형성되고 산길도 어느
정도 뚜렷하다. 그리고 방향도 정확하고...
비교적 순한 능선으로 이어지므로 이제 금방 1075.2봉에 도착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간벌을 한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빠른 진행이 되지 못한다.
거기에다가 1075.2봉은 왜 그리도 안 나타나는지?
가스속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나타나기에 그것이 바로 1075.2봉일 것이라고 올라보면 다시 그 앞
으로 더 높은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고...
그 봉을 오르면 또 그 앞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솟아 있고...
그러기를 서너차례 지난 후에야 비로서 1075.2봉, 분기점에서 30~40분이면 될 줄 알았는데 55분씩
이나 소요되었다.
마루금은 1075.2봉 직전에서 좌측으로 갈라지지만 삼각점을 확인하려 잠깐 들르니 표시없는 삼각
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는 관계로 촬영은 포기한다. 5분 휴식.

17시 50분, 분기점.
이제 하뱃재까지 도상거리 2km가 채 안 되고 주로 내림길로 되어 있으므로 30~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으리라.
산길도 뚜렷하고 유순하다. 그렇게 15분 진행하면 이쯤에서 직진 능선을 버리고 우측으로 급사면을
치고 내려서야 하는데 산길이 전혀 없다.
그래도 방향은 우측 사면쪽이니까... 그대로 한 사면을 선택하여 적당히 치고 내려서기로 한다.

18시 02분, 벌목능선.
그렇게 10분 남짓 급경사를 치고 내려서니 바로 좌측의 능선이 능선의 골격을 이루기 시작한다.
바로 저 능선이 마루금이리라 생각하고 잠시 사면을 따라 그 능선으로 접어드니 벌목을 이룬 능선,
마루금이 맞다.
다만 산길이 없고 벌목을 한 나무들이 듬성듬성 방치되어 있어 진행이 불편하나 잠깐 급경사를 치
고 내려서면 방화선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또한 아래로 하뱃재와 함께 아침 세워놓은 차도 보이고...
아울러 비까지 그쳐 주변에 깔린 운해와 더불어 하뱃재가 한층 싱그러움을 느낀다.

(벌목능선에서 내려다본 율목리)

(방화선능선이 이어짐)

(적송군락도 잠시 나타나고)

(적송군락)

18시 20분, 하뱃재.
잠시 그런 방화선길을 따르다가 좌측의 밭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밭을 가로지르면 외딴 민가와 함
께 신작로길이 하뱃재까지 이어진다.
그 신작로길을 10분 남짓 따르면 비로서 하뱃재, 뒤돌아본 산줄기가 비가 내리고 난 다음인지 더욱
상큼하게 올려다 보이고 있다.
독도가 아주 난애한 구간인데도 별다른 알바 없이 산행시작 9시간 55분만에 무사히 목표점에 이른
것이다.
모두들 비에 젖은 몰골들이 말이 아니지만 마음만은 아주 포만감을 느끼는 것 같다.

(밭으로 내려서고)

(신작로길에서 뒤돌아본 마루금/벌목지대)

(하뱃재)

(하뱃재에서 뒤돌아본 능선)

그 후.
하뱃재에 위치한 율전초등학교로 들어가 그 곳 식수대를 이용하여 대충 몸을 추스리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으니 언제 비 맞았냐는 등 이제는 몸도 가볍기만 하다.
좁은 승용차지만 7명이 꾹꾹 눌러탄 뒤 서석으로 나와 한 식당을 차지하고 뒤풀이시간을 갖는동안
캐이님과 금수강산님이 행치도로를 이용하여 들머리에 세워 놓았던 차량을 회수해 온다.
다음은 드디어 한강기맥의 추억을 느꼈던 구목령 구간, 더구나 1박 2일로 하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니 더욱 기대가 된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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