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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 [ⅲ]/한강기맥의 지맥

[계방지맥 4구간]벽파령-청옥산-삿갓봉-멧둔재-918.8-밤재

by 높은산 2005. 11. 10.
[계방지맥 4구간]
벽파령-청옥산(1277.5)-삿갓봉(1055)-멧둔재-918.8-밤재

[도상거리] 접근 1.0km + 기맥 17.0km = 18.0km

[지 도] 1/50,000 정선, 평창.

[산행일자] 2004년 1월 4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벽파령오름임도(07:30)-차단기(07:38)-벽파령(08:04)-송전탑/임도(08:08~16)-남병산갈림(08:52)
-청옥산(09:10~32)-용수골이정표삼거리(10:04~12)-청옥산2.7km이정표봉(10:32)-지동리안부(10:38)
-바위(10:41)-삿갓봉(10:59~11:16)-능선분기(11:24)-(좌)-옛임도(11:29)-임도끝(11:33)
-자진구비안부/다시옛임도(11:48)-벌목지대끝/식사(12:01~38)-860.8/능선분기봉/철망(13:02)
-산마을안부/철망끝(13:10)-급경사오름봉/820(13:40)-능선분기봉/850/분지(13:45)-수직굴(13:46)
-안부수직굴(14:04)-863.8능선분기(14:11~22)-(직진)-910봉(14:28)-분지안부(14:31)
-능선분기봉/900봉(14:40)-(우)-능선분기(14:45)-(우 송림내리막)-산불감시초소(14:54)
-멧둔재(14:56~15:03)-이동통신시설물(15:04)-정상2.5km이정표(15:19)-삼방산분기봉(15:37)
-918.8/211번송전탑(15:45~51)-봉1(16:10)-봉2(16:18)-안부(16:25)-중앙봉(16:34)-(좌)
-급내리막안부(16:46)-바위(16:52)-봉(17:06~18)-분기봉/암봉(17:25)-급내리막끝(17:43)
-함몰지대(17:50)-안부(18:10)-봉(18:20)-안부(18:32)-밤재(18:38)


[산행시간]
11시간 08분(휴식 및 식사:2시간 08분, 실 산행시간:9시간 00분)

[참여인원] 4인(먼산, 금수강산, 이사벨라,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45)-영등포(04:00~05)-동군포(04:30~35)-(영동고속도로)-여주휴게소(05:15~45)-장평IC
-대화(06:55~07:10)-(트럭/30,000원)-하안미리/벽파령임도 차단기직전(07:30)

<올 때>
밤재(18:43)-(봉고 히치)-마차리(18:55~19:00)-(시내버스 3000원/4인)-문곡리3거리(19:03~55)
-(직행버스 3200원/1인)-대화(20:45~55)-장평(21:10~22:00)-장평IC-용인휴게소(23:15~23)
-동군포(23:43~50)-(영등포경유)-일신동(24:38)


[산 행 기]
이번구간 역시 해발 1277m 청옥산과 해발 1055m의 삿갓봉 등 1000미터급 산 두 곳이 기다리고 있는
오지의 산줄기이다. 이 후 삿갓봉을 지나면 해발 1000m 이하의 야산으로 이어지는데 멧둔재에서
삼방산이 분기하는 봉에서만 잠시 표지기를 대할 뿐 나머지구간에서는 표지기는 물론 산길조차 불
투명한... 그야말로 찾아가는 찾아가는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오지구간이라 할 수 있다.

(오지의 계방지맥)

04시 35분, 동군포 출발.
실질적인 새해 첫 산행, 날씨가 아주 쾌청하고 거기에다가 전혀 춥지도 않은... 말그대로 축복받은
날씨이다. 최근들어 날씨에 관한 한 시종 행운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정예멤버인 먼산님, 이사벨라님, 금수강산님만이 참여하는 단촐한 산행이다. 작년 한해동
안 내낸 멋진 호흡을 맞추었기에 이제는 척하면 바로 느낄 정도로 정예멤버화 된 것 같다.
먼산님의 차로 옮겨타고 또 하나의 오지구간을 기대해 보며 동군포를 출발한다.

06시 55분, 대화.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영동고속도로 장평IC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평창방면 31번 국도를 따라
10여분 달리면 대화이다.
2~3구간을 할 때 차량회수에 도움을 받았던 던지골 마을분, 오늘은 산행 들머리인 벽파령까지 도움
을 받기로 미리 부탁을 해 놓은 상태이다.
그 마을분과 만나기로 되어 있는 대화터미널, 예전에 바로 저 위치쯤 된 것 같은데 없다.
왔다갔다 하다가 그 터미널 못 찾고, 할 수 없이 파출소 옆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놓고는 그곳으로
오도록 연락을 취한다.
나중에 확인하니 터미널은 새로 생긴 외곽도로쪽으로 옮겨져 있다.

07시 30분, 벽파령오름 임도.
잠시 후 던지골 마을 분, 그 트럭몰고 나타나시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연히 알게 되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우리야 들머리접근이 택시보다 편해 좋고, 그 분은 부수입 생겨 좋고, 말 그대로
상부상조하는 셈이라 해야겠다.
부탁해 놓은 당귀까지 한뭉치 건네 받고는 07시 10분 대화 출발, 평창쪽으로 잠시 달리면 좌측으로
하안미리 초입이 나온다.
그 초입에서 약 4km정도 들어가면 백일동 3거리, 여기까지는 포장이 되어 있고 우측으로 향하는
도로가 벽파령으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그 도로도 약 1km 정도는 포장이 되어 있다.
이후로는 승용차의 진입은 어려운 비포장의 임도길, 잠시 후 지난번 하산했던 상수도취수장 건물이
있는 곳도 지나고 갈번지교도 건넌다.
이후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 좀 미친 공터 있는 지점, 차단기 때문에 벽파령까지 올라갈 수
없고, 또 이후 차를 마땅히 돌릴 곳이 없을 것 같으니 이곳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한다.
즉 지난번 하산했던 곳에서 15분 정도 걸어 올라서야 하는 지점쯤 될 것이다.
만일 트럭 안 타고 택시를 이용했다면 포장도로 끝나는 곳밖에 들어설 수 없으므로 25~30분 정도
시간을 번 것 같다.
다른 기회가 된다면 연락주겠다는 말과 함께 사례비를 지불하고는 이제 또 한구간 먼길의 행보를
시작한다.

07시 38분, 차단기.
잠시 임도따라 올라가니 차단기가 있고 임도 좌측으로 벽파령을 오르는 산길이 나타난다. 그래도
지난번에 하산한 길이므로 낯이 익어있는 길이다. 눈이 살짝 덮여 있다.

08시 04분, 벽파령.
예년에 비해 유난히 눈이 없는 겨울, 이곳 일대는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인데도 겨우 발자국
찍을 정도의 적설량이다.
따라서 지그재그 오름길이 아주 미끄럽다. 눈이 좀 더 많던지 아니면 아예 없던지 해야 덜 미끄
러울텐데.. 그저 미끄러지기 딱 좋을 정도의 적설량인 것이다.
기우뚱 기우뚱 거리면서 26분 오르니 비로서 벽파령이다. 지난번 하산할 때는 14분 소요된 것 같
은데... 그래도 뒤돌아보는 하안미리 마을과 그 뒤로 둘러쌓인 산줄기들이 아침햇살과 함께 눈부
시게 아름답다.

(벽파령 오름길)

(벽파령에서 본 아침기운)

(일출)

08시 08분, 송전탑/임도.
이제 청옥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3~4분 오르면 거대한 송전탑과 함께 임도를 대하게 된다. 즉 아까
차단기가 있는 임도길 따라 올라선다면 이곳으로 올라세게끔 되어 있다.
벌써 겉옷을 벗어야 할만큼 포근한 날씨, 잠시 쉼을 하면서 겉옷을 베낭속으로 집어 넣는다.
8분 휴식.

(벽파령임도)

(송전탑)

(임도의 조망)

08시 52분, 남병산갈림 삼거리.
청옥산 오름길, 오름길이라 생각이 안 될 정도로 아주 편안한 오름길이다. 특히 10분 남짓 후 한
굽이를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그저 펑퍼짐한 능선길, 고산의 진수를 느끼는 원시림이 덮인 능선길
이다.
자고로 이 일대가 산나물군락지로써는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든다는 곳인데..
그만큼 순한 능선길을 걸으니 산행이라기보다는 꼭 여행을 하는 듯한 느긋한 기분이다.
더구나 아침햇살과 더불어 눈부시게 상큼한 파란 하늘이 그 여행의 멋을 더욱 만끽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저기 운무와 함께 길게 늘어진 산줄기들이 백두대간 주능선이리라.
시계는 그렇게 백두대간 주능들까지 선면하게 보일만큼 아주 쾌청한 날씨, 이러한 날씨속에 오지의
산줄기를 잇게 되는 것은 분명 행운이라 해야겠다.
36분 진행하니 우측으로 남병산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를 대한다. 아주 오래전
산나물산행으로써 남병산쪽에서 진행했던 기억이 새롭다.
청옥산은 좌측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오름길)

(숲사이로 보이는 가리왕산)

(대간 줄기도 보인다.)

(아침햇살)

(편안한 능선길)

09시 10분, 청옥산.
잠시 산죽지대를 지나면 다시 펑퍼짐한 능선이 이어진다.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가리왕산이
제법 먼 거리인데도 아주 가깝게 보이는 것, 그만큼 쾌청한 날씨 때문인 것 같다.
18분 후 청옥산에 도착하면 숲으로 덮인 넓은 공터에 삼각점 표시판은 있는데 삼각점은 없다.
눈 때문에 찾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공터를 약간 더 진행하면 그곳에 일명 육백마지기로도 불리우며 곤도래와 청옥이라는 산채가
많아 청옥산으로 불린다는 정상푯말이 있다.
그리고 "지동리 2.3km, 삿갓봉 3.8km, 육백마지기 0.9km" 라는 이정표도 세워져 있는데 나무사이로
보는 정상조망이 좀 답답하여 고냉지밭을 이루고 있어 시야가 확 트이는 육백마지기에 잠깐 들러
주위조망을 본다고 잠깐 나서보나 생각보다 좀 먼 거리인 것 같아 다시 되돌아오기도 한다.
어쨌든 오늘 구간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을 차지했으므로 챙겨온 백세주를 꺼내 건배잔도 한잔씩
돌려 본다.
한편 오늘 광인님이 비행기재를 출발하여 이곳 청옥산으로 이을 예정인바 혹시 마주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면서 통화를 시도해 보나 아쉽게도 휴대폰을 꺼 놓은 상태이다.
22분 머무른 뒤 그냥 청옥산을 뒤로 한다.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그곳에서 가리왕산 조망)

(청옥산 공터)

(정상 안내판)

(정상의 돌무더기)

(정상의 이정표)

09시 40분, 사면길 만남.
이제 삿갓봉 가는 길, 여기서 삿갓봉은 이정표방향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켜 둔다.
즉 이정표방향대로 난 뚜렷한 길로 남쪽 1078.2봉 능선쪽으로 이어진 길이고, 그 길 따라 가다가
고냉지채소밭을 만나는 곳에서 우측 사면을 통해 삿갓봉 능선으로 붙게 되는데 유심히 찾지 않으면
그 길을 못 찾고 그대로 1078.2봉족으로 진행할 우려가 있다.
예전에 처음 청옥산을 찾았을 때 그 우회길 찾으려 한참 서성거렸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그 우회길 초입지점에도 이정표가 설치되었으리라 짐작되지만 어쨌든 그 우회길을 찾았다
해도 마루금을 벗어나 진행하는 격이 된다.
따라서 청옥산에서 삿갓봉으로 능선을 따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산길은 없지만 그냥 우측 방향으로
길을 만들어 진행하면 된다.
산길이 없어도 능선이 워낙 펑퍼짐하므로 진행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잠시 진행하면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날등을 대하고 그 날등따라 다시 잠깐 내려서면 채소밭 경유한
뚜렷한 사면길을 대하게 된다. 청옥산에서 8분 거리, 사면길쪽으로 청옥산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삿갓봉 능선에서 보는 청옥산 1)

(삿갓봉 능선에서 보는 청옥산 2)

10시 04분, 용수골삼거리 이정표.
이후 뚜렷한 길따라 편안하고 유순한 능선이 시종 이어진다. 이런류의 길로만 이어진다면 온종일
걷는다 해도 전혀 힘들다거나 지침이 없을 것이다.
그냥 공짜로 능선을 잇는 기분, 좌측으로 청옥산 남쪽능선 고냉지밭 일대가 시원스럽게 조망이 되
기도 한다.
그리고 정면으로 보이는 운해속의 산줄기는 아마도 소백산 주능선 듯, 그곳까지 뚜렷하게 보이니
날씨한번 너무 좋다는 말을 한번 더 해 본다.
그렇게 20여분 진행하면 능선분기점, "정상 1.6km, 삿갓봉 2.2km, 용수골 0.7km"라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여기서 바로 앞봉 뒤로 삿갓봉이 보이는데, 그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길은 바로 앞봉을 오르
지 않고 이정표 방향인 우측으로 꺾인 사면형태의 내리막 능선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혹시 바로 앞봉에서 우측으로 꺾인 능선이 마루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깐 용수골 방향의 앞봉
을 올라 본 결과 그 앞봉이 지도상 1064봉으로 표기된 봉이고, 마루금은 이정표 방향대로 우측
내리막 능선이 맞음을 확인한다.
내친김에 용수골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까지 가서 확인을 해 본다. 8분 소요.

(소백산 줄기도 보임)

(순한 능선길)

(용수골 삼거리)

10시 32분, 청옥산 2.7km 이정표봉.
내리막 능선으로 접어들면 능선좌측으로 벌목을 해 놓아 주위의 조망이 한결 시원하다. 특히 저 건
너 평창 백덕산이 우뚝 솟아있고 그 뒤 치악산 줄기도 선명하게 주능선 전체를 드러내 놓고 있다.
또한 가야할 삿갓봉, 멧둔재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마루금에서는 이탈해 있지만 평창의 명산으로
꼽히는 삼방산도 모두 보이고 저 멀리 잘룩한 안부가 아마도 오늘 종착점이 되는 밤재가 아닌지?
잠시 내려서서 안부를 지난 뒤 한 봉우리를 넘고 또 한봉우리를 접하면 청옥산 2.7km라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용수골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20분 지난 시각이다.

(백덕산과 치악산 줄기)

(남병산)

(이정표)

10시 38분, 지동리안부.
그 이정표봉을 넘어선 뒤 대하는 안부에 비로서 지동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나 있다.
예전 청옥산을 오를 때 지동리쪽으로 하산로로 택할 때는 얼마 안 되는 거리였다고 기억되는데
청옥산에서 약 한시간이 소요되었으니 아마도 옛날 하산한 길은 다른 길이었는데 오늘 그 길을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친 것 같다.
아무튼 이정표도 세워져 있는 안부, "지동리 2.2km, 정상 3.0km, 삿갓봉 0.8km"로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삿갓봉은 저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 다음에 솟은 봉우리이다.

(지동리안부의 이정표)

10시 41분, 바위.
잠시 오름길을 오르면 육산의 형태에서 보기드문 바위지대도 지나친다. 우측으로 휘돌아 그 바위
지대를 통과하게끔 되어 있다.

(바위지대)

10시 59분, 삿갓봉.
그 바위지대를 지나 짧막한 오름길의 봉우리 하나 오른 뒤 펑퍼짐한 능선 얼마간 잇다가 마지막
오름길을 극복하면 넓은 억새공터와 함께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삿갓봉 정상이다.
깃대삼각점도 있고, "정상 3.8km, 자진구비 2.2km, 용수골 1.4km" 라는 이정표도 있고, 정상의
유래를 간단히 적어놓은 안내판도 있다.
그 모양이 삿갓을 입어 놓은 것 같다 하여 삿갓봉이라 하고 대동여지도에는 두만산이라고도 한다는
내용이다.
아무튼 조망이 시원하니 잠시 쉼을 하면서 그 막힘없는 조망이나 만끽해 보리라.
우선은 지나온 청옥산이 우측 육백마지라고 부르는 고냉지단지와 함께 커다란 고원인 듯 하고,
앞으로 가야할 산줄기들도 모두 조망을 할 수 있다.
그 외 소백산 줄기와 치악산 줄기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행운이 있고, 동쪽 저 멀리 아스라히
이어지는 고산줄기는 아마도 태백산 주능선이 아닐까? 17분 휴식.

(삿갓봉)

(정상안내판)

(청옥산 조망)

11시 24분, 능선분기.
이제까지는 순한 능선속에 중간중간 표지기도 대하는... 비교적 뚜렷한 길 따라 순탄하게 진행을
해 온 것 같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산길도 불투명하고, 능선의 흐름도 유심히 살펴야 하고.. 그야말로 개척산행이
라 할 수 있는 구간의 시작이라 하겠다.
우선 삿갓봉을 뒤로하면 빽빽한 잡목이 가로막고 있는 우측 능선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그래도 잠시 잡목을 헤치면 그런데로 족적을 이룬 산길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발목을 잠길 정도 푹신하게 뒤덮인 낙엽을 가르는 소리가 딴은 상큼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지능선
잇기의 진수인 것이다.
그렇게 8분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곳,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 급 내리막쪽으로 이어지는데
그나마 족적을 이룬 산길은 직진 방향으로 이어지므로 그냥 마루금잡고 적당히 치고 내려가는 수
밖에 없다.

11시 29분, 옛 임도.
잠시 내려서면 좌측사면쪽으로는 벌목지대이다. 잡목이 성기는 곳은 벌목지대와 경계선을 따라
치고내리면 좀 수월한 것 같다. 그렇게 5분 급 내리막을 내려서면 좌측에서 올라온 옛 임도와
만나고 능선도 완만해지니 진행이 잠시 편안해진 것 같다.
그 임도는 능선을 따라 약 4분 정도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내려서 버린다.

(뒤돌아본 청옥산)

11시 48분, 자진구비안부.
따라서 다시 길 없는 능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래도 능선이 완만하고 좌측이 벌목지대를 이루는
가운데 뒤 돌아보면 지나온 삿갓봉이 제법 우람하게 솟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쭉쭉 뻗은 장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또다른 운치를 느끼게 한다.
그렇게 15분 진행, 한 굽이를 넘어 안부에 도착하니 또다시 옛임도가 능선을 가로지르고 있다.
자진구비 안부이다. 여기서는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잠깐 따르다가 적당한 곳에서
그 임도를 버리고 다시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

(송림숲)

12시 01분, 벌목지대끝.
여름 잡목기에는 잡목의 저항이 대단하리라. 그러나 지금은 잡목이 위력을 잃고 있는 계절, 그런데
로 진행할 만 하다. 정 진행이 불가할 곳은 계속 이어지는 벌목지대의 경계선을 따르면 된다.
그렇게 또 한굽이를 넘어 13분 진행하니 벌목지대가 끝나고 이제부터는 울창한 숲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이 되는데 오히려 벌목지대보다 잡목이 덜한 느낌이다.
양지바른 풀섬 한 군데 나타나니 점심식사하고 가자고 한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 것이다.
졸음이 쏟아질 만큼 아주 따뜻한 날씨, 만일 시간여유만 있다면 식사 후 낮잠이라도 한잠 자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해 본다.
그러나 이제 절반 쯤 진행한 듯..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30여분의 식사시간을 마치고는 이내
출발이다.

(벌목지대능선)

(끝없는 능선)

13시 02분, 860.8/철망시작.
다시 편안한 능선길을 걷는다. 이따금씩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본 청옥산과 삿갓봉, 제법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솟아 있다.
약 25분 진행, 지도에 삼각점이 표기된 봉우리 약간 못 이른 지점인데 여기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인 능선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무슨 용도인지 사유지에서 설치놓은 듯 한 철망이 가야할 능선쪽으로 설치되어 있다.
철망 기둥역할을 하는 한 나무에 의지하여 그 철망을 넘어선다.

(다시 편안한 능선길)

(뒤돌아본 청옥산 1)

(뒤돌아본 청옥산 2)

(철망이 있는 능선분기봉)

13시 10분, 산마을 안부/철망끝.
철망을 넘은 뒤 우측으로 꺾어 내리막 능선 따르니 철망도 그 능선따라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8분 내려서면 안부, 지도를 보니 우측마을이 "산마을'이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산마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시리 양쪽으로 산길이 없는 평범한 안부에 불과하다.
여기서 다시 철망을 넘어서야 한다. 딴은 860.8봉 분기점에서 굳이 철망을 넘지 않아도 된 것이다.

13시 40분, 급경사오름봉/820.
그 산마을 안부를 뒤로하면 굴곡이 심한 봉우리들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좌우로 급사면을
이루고 있는 능선이다.
특히 10여분 후 우측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봉을 지난 후 올라야 하는 마지막 오름길봉은 그 경사도
가 아주 대단하다. 정면으로는 직벽의 바위까지 도사리고 있어 좌측으로 휘돌아 올라야 하는데
양손을 다 쓰면서 나뭇가지에 매달리기도 하고 그나마 잡을 나뭇가지가 없는 곳에서는 조심스럽게
기어 올라야 하는, 자연적으로 시간도 많이 소모된다.
아무튼 산마루안부로부터 도상거리 0.7~0.8km밖에 안 되는데 꼬박 30분이 소요되었으니...
그래도 그 급경사 오름봉을 다 오르고 나면 이후로는 한동안 완만한 능선을 유지하고 있다.

13시 45분, 능선분기봉/850/분지 및 수직굴.
다시 완만한 능선을 5분 가면 능선분기봉, 여기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어야 하는데 가만히 보니
그 우측능선 분지를 이루고 있는 특이한 지형이다. 30여평 되어 보이는 제법 규모가 큰 분지에는
참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 있는데 아마도 이곳일대가 석회암 지질층이라 움푹 주저 앉은 것이
아닐까?
또한 분지 좌측능선으로 잠시 진행하니 수직굴도 하나 대하게 되는데 돌을 하나 떨어뜨려 보니
끝없이 떨어지는 것 같다.
혹시라도 멋모르고 진행하다 빠지기라도 한다면 바로 황천행? 겁난다. 아마도 산짐승 몇마리가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분지/좌로도 능선, 우로도 능선)

(수직굴)

14시 11분, 863.8봉 능선분기지점.
어쨌든 분지 이후로는 능선길이 유순하여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또한 좌측으로 시야가 확 트이니
비행기에서 청옥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이 능선 못지 않음 장쾌함으로 이어지고 있는 기분이다.
그렇게 20분 진행, 한 안부에 이르니 그곳에도 아까 분지옆에서 본 것 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수직
굴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그 안부에서 7분 더 가면 우측으로 863.8봉쪽 능선이 분기하는 지점, 딴은 우측능선이 더 펑퍼짐하고
능선골격을 이루고 있으므로 그쪽이 멧둔재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착각을 할 수 있다. 독도 요주의
지점이다.
잠시 쉼을 하며 다시한번 지도를 놓고 현위치를 파악해 본다. 11분 휴식.

(또 뒤돌아본 청옥산)

(이곳도 시종 편안한 능선)

14시 40분, 능선분기봉/900봉.
그 분기점을 뒤로 하고 계속 직진방향의 오름길을 6분 오르면 910봉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도 독도
요주의 지점이라 해야 할 것이다.
즉 약간 우측으로 갈라지는 능선도 멧둔재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를 유심히
보면 이내 그 능선이 지능선이고 멧둔재로 이어지는 능선은 좀 더 진행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약간 좌측 방향의 능선, 즉 분지형태로 내려다 보이는 안부를 지나 그 건너편의 능선쪽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3분 후 분지안부로 내려선 뒤 오름길을 잠시 극복하면 계속하여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그리고 7~8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멧둔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분기하는 해발 약 900미터쯤 되는 봉,
우측 멧둔재 방향으로 제법 뚜렷한 길이 이어지고 오래된 표지기이긴 하지만 삿갓봉 이후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표지기도 하나 매달려 있다.

14시 56분, 멧둔재.
이제 한번 더 능선이 분기하는 곳만 조심한다면 멧둔재에 무난히 도착하리라. 5분 쯤 진행하니
그 분기점이 나타나는데 직진능선길은 희미한 길이고 뚜렷한 길은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꺾어 멧둔
재 방향의 내림길로 이어지고 있다. 울창한 송림숲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9분 내려서면 좌측 숲속으로 산불감시초소가 하나 보이고 2분 더 내려서면 임도수준의
비포장도로가 있는 멧둔재이다.
아주 오래전 임계-정선-미탄-평찬 이런식으로 버스를 타 보았는데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허리를
감싸며 흙먼지를 뿜고 오르는 이곳 멧둔재를 지나간 기억이 아련하기도 하다.
이제는 밑으로 터널이 뚫려 그냥 추억의 옛길로만 남아 있는 것이다.
삼방산 오름길 초입으로 삼방산등산로안내석과 함께 "정상 3.2k" 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정상이란 삼방산을 의미한다. 6분 휴식.

(산불초소)

(멧둔재에 도착)

(옛길로 남아있는 멧둔재)

(삼방산 등산로 안내석)

15시 37분, 삼방산 분기봉.
그 이정표따라 삼방산 오름길로 접어들면 잠시 후 이동통신 시설물도 나타난다. 어쨌든 이정표도
있고.. 등산로가 매우 양호한 상태이다. 그러나 가장 미끄러울 정도의 눈이 쌓여 있는 급 오름길을
극복하는 것, 결코 만만치 않은 오름길이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기우뚱 기우뚱대며 나뭇가지를 잡고 올라서다 보니 "정상 2.5km' 라고 이정표
가 또 하나 나타난다. 멧둔재를 뒤로 한 뒤 16분 지난 시각이다.
그곳에서도 18분 더 동일한 오름짓 행위를 해야 비로서 삼방산이 분기하는 삼거리봉에 오를 수가
있다.
우측 삼방산쪽으로 "정상 2.0km"라는 이정표와 함께 표지기가 몇 매달려 있으나 밤재로 이어지는
마루금길은 좌측이다. 다행히 마루금쪽으로도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시설물)

(삼방산 분기봉)

15시 45분, 918.8봉/211번 송전탑.
또한 뚜렷한 산길과 함께 능선의 굴곡도 별로 없으니 의외로 편안한 산길이라 하겠다. 다만 좌우로
는 탈출을 할 수 없을 만큼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사면을 이루고 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만 밤재까지 이어진다면 해떨어지기까지 충분히 밤재에 이를 것이다.
7분 진행하면 잡초가 우거진 넓은 공터에 커다란 송전탑(211번)이 자리잡고 있는 918.8봉을 대하는
데 지도에는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지만 잡초속의 넓은 공터에서 찾을 길이 없다.
아니 실제로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송전탑있는 공터 약간 더 지나면 그곳보다 약간 고도가 높은 능선이 분기하는 봉, 여기서 뚜렷
한 산길은 직진쪽으로 이어지지만 마루금은 좌측으로 급히 떨어지는 능선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산길조차 없는 능선이다.
거기에다 계속 이어지는 능선으로 뾰쭉뾰쭉 봉들이 몇 개 더 솟아 있으니 갈길이 아직도 까마득하
기만 하다. 해떨어지기 전에 하산할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6분 휴식.

(밤재방향 능선초입)

(송전탑이 있는 918.8봉)

(비행기재에서 청옥산으로 이어진 능선)

(아직 가야할 능선)

16시 34분, 중앙봉.
급한 내리막 능선, 가급적 날등으로 산길을 만들어 진행을 한다. 아니 양쪽사면이 깎아지른 사면을
이루고 있어 사면으로 진행을 할 수도 없다. 소위 칼날능선이라는 표현을 써 본다.
종종 바위지대도 나타나 긴장감에 휩싸이지만 그런데로 잡고 진행할 만하다.
그렇게 19분 진행하니 한 봉을 오르게 되고, 8분 더 가니 두번째 봉이다. 그 두번째 봉부터 그나마
어느정도 족적이 있는 산길이 있고 능선도 좀 순해진 느낌이다.
다시 7분 후 안부에 이르면 우측에서 올라온 뚜렷한 산길 하나를 대하게 되는데 이 길이 밤재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오름길로 들어선 뒤 잠시 후 그 길은 흐지부지 없어지고.. 그냥 또 날등따라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9분 오르면 세번째 봉에 오르게 되는데 아까 918.8봉에서 바라 보았을 때 능선이 좌측
밤재방향으로 꺾이는 분기봉까지 절반 약간 더 진행한 듯 싶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냥 중앙봉으로
지칭해 본다.

16시 46분, 급내리막 안부.
중앙봉에서 마루금은 좌측의 급내리막 능선쪽, 다시 칼날 능선을 이루고 있으니 또 긴장감이 돈다.
거기에다가 곧장 내려서면 안 되고, 어느 정도 진행하다가 우측의 급사면으로 한번 꺾어야 다음봉
으로 이어지는 안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방향잡기에도 매우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게 6~7분 내려서면 이정도에서 우측으로 꺾어야 할 듯... 능선흐름이 그렇게 보이고 있다.
딴은 희미하게나마 족적도 형성된 느낌을 받는다.
그곳에서 거의 70~80도에 가까운 급사면을 5분쯤 치고 내려서면 비로서 안부이다.
그래도 오늘은 시야가 완전 트이는 날씨이기에 비교적 쉽게 방향을 잡고 내려섰지만 만일 잡목기
라던가 아니면 가스라도 찬 날씨라면 그 방향잡기가 매우 어려운 지형으로 되어 있다.
더구나 다른 곳으로 잘 못 빠진다면 주변 지형이 온통 급사면을 이루고 있어 엄청난 고생을 할 수
있는 곳이다.

17시 06분, 분기봉 전봉.
여전히 칼날능선을 이루고 있는 오름길 역시 만만치 않다. 좌우로 형성된 깎아지른 사면때문에
가급적이면 날등을 따라 진행을 한다.
8분 후 조심스럽게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비로서 좀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10여분 더 진행하면 또하나의 봉우리를 오르게 되는데 저
건너로 뾰죽한 봉우리가 또 솟아 있어 기를 죽이고 있다. 지금 봉우리보다 더 높은 봉이다.
그러나 지도를 확인하니 그 봉은 마루금을 벗어난 봉우리, 다행이다.
즉 바로 앞으로 있는 약간 낮은 봉우리만 오르면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어 밤재로 이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밤재까지 도상거리 약 1.5km 남았으니 40여분이면 족할 듯,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잠시 쉼을 하며 마침 아주 멋지게 시작되는 일몰의 향연에 도취해 보는 시간도 갖는다. 12분 휴식.

(일몰)

17시 25분, 분기봉/암봉.
5~6분 정도 잡목을 헤치면서 한굽이 급히 내려섰다가 오름길 잠깐 오르면 비로서 좌측으로 밤재방
향 능선이 분기하는 곳이고, 좌측으로 1분 더 오르면 암봉을 형성한 그 분기봉 꼭데기이다.
그런데 밤재쪽으로 뚝 떨어지는 능선쪽으로 암벽을 이루고 있어 곧바로 내려설 수가 없고, 좌우를
봐도 70~80도의 급사면을 이루고 있어 내려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딴은 직전의 안부로 되내려가서 좌측으로 우회를 할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을
듯... 생각치도 않은 복병을 만난 것이다.

17시 43분, 급내리막끝.
생각끝에 암봉을 이룬 날등 바로 우측의 사면따라 내려서기로 한다. 비록 70~80도를 이룬 급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나뭇가지를 의지하고 내려선다면 못 내려설 것도 없어 보인다.
설사 내려서다가 정 내려서기가 불가할 것 같으면 그때 가서 직전 안부로 되돌아가 우회하는 방법
을 찾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절개지도 아닌 급경사능선을 내려서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나뭇가지
를 웅켜지고는 뒤로 돌아서서 한발 내리고, 나뭇가지마저 없는 곳에서는 아예 히프를 땅에 대고
살짝 미끄러지듯이 하는 행위.. 어쨌든 여차저차한 방법 다 동원해 가면서 18분 내려서니 비로서
다 내려선 것 같다.
딴은 그래도 날씨도 좋고 또한 양지바른 곳이라 눈이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만일 날씨가 나쁘다던가 눈이라도 있더라면 도저히 내려설 틈이 없어 보이는 그런 급경사 지역,
내려와서 뒤돌아 보니 정말 대단한 지역을 통과했다는 안도의 숨이 절로 나온다.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 보려 했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진 상태라 사진을 찍을 수 없음이
아쉬움이다. 잠시 앉아 신발을 벗고 신발속으로 잔뜩 들어간 나무가지들을 털어낸다.

17시 50분, 함몰지대.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기에 다 낼선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
으니....
7분 후 진행하니 능선이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설산에서나 볼수 있는 크레바스를 형성
하며 땅이 쩍쩍 갈라져 있는 함몰지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주변이 광산지대로 표기되어 있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저 갈라진 틈으로 빠지기라도 한다면 아까 본 수직굴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황천행?
또 겁이 난다. 그래도 사진이라도 찍어 둬야 하는 것인데 어둠때문에 촬영이 불가하니 아쉬움도
있다.

18시 10분, 안부.
완전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런 지형은 한 군데가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밤재
까지 이런 지형이 이어질 줄 모른다는 생각하니 더욱 두려움이 든다.
그러는 가운데 나타나는 함몰지대마다 랜턴불을 비춰보고는 뛰어 넘을만한 곳은 뛰어 넘고, 자신이
없는 곳은 빙 돌아서 진행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있다.
그런 식으로 15분 정도 진행, 비로서 함몰지대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이쯤에서 밤재 방향의 능선이 우측으로 꺾이는 지점, 나침반을 맞추고 우측 방향으로 틀어
잠시 내려선다.
그런데 너무 방향을 틀은 듯 능선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고, 대신 좌측으로 어둠속에서 시커멓게
나마 능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니 그 능선이 밤재로 이어지는 능선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그 능선쪽으로 사면을 치니 생각치도 않은 산길이 그 사면을 따라 이어지며 이내 그 능선
과 만나는 안부에 이르게 된다.
지도에도 소로가 표기되어 있는 안부이다.

18시 20분, 마지막봉.
여기서 우측으로 약간 방향을 바꾸는 능선으로 접어든다. 희미하게나마 산길이 형성되어 있는 오름
길이다.
양쪽이 또 칼날 능선을 하고 있지만 날등 자체는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능선을 중심으로 양쪽 아래로 마을 불빛이 보이기도 하니 불빛 사이로 가는 셈, 나침반 방향도
맞고 지도의 지형과 일치도 하니 밤재로 이어지는 능선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
그렇게 10분 오르면 마지막 봉우리를 대하게 되고 그 이후에는 다시 급내리막 능선이다.

18시 38분, 밤재.
봉우리까지 이어진 희미한 산길이 사라졌지만 이제는 밤재까지 거의 일직선 방향이므로 나침반을
세팅해 놓고 그대로 치고 내려서면 된다.
또한 급경사를 이룬 능선이긴 하나 산세가 이제는 순하여 길이 없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어둠속에서 그저 낙엽가르는 소리만 요란하게 들린다.
그렇게 12분 내려서면 급경사 내리막이 끝나는 안부에 이르게 되고 이후로는 굴곡없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다시 4~5분 진행하면 절개지 아래로 밤재 도로가 보이고...
우측으로 잠깐 잡목을 헤치며 돌아 내려오니 드디어 밤재 고갯마루 위에 이르게 된다.
어둠속에서 "건강생활의 최적지 HAPPY 7 평창군입니다."이라는 긴 간판과 "평창군 미탄면"이라는
안내판이 긴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했음을 축하해 주는 듯 우리를 반기고 있다.

 

 

(어둠이 물든 밤재)

그 후.
밤재에서는 좌측 미탄쪽이나 우측 마차쪽 어느 쪽으로 진행하는 차를 히치해도 된다. 즉 미탄쪽
은 정선에서 마차쪽은 영월에서 평창가는 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잠시 후 마차쪽으로 향하는 봉고차 한대를 히치하여 마차까지 나왔는데 평창행 버스는 마차에는
들어오지 않고 좀 더 나아간 문곡 삼거리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행운이 따르다 보니 곧 영월로 향하는 시내버스가 나와 문곡 삼거리까지도 쉽게 나올 수
있었다.
그곳에서 평창 경유 대화행 버스, 19시 55분 막차밖에 없다니 5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딴은 식사라도 할까 했지만 딱 하나뿐인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 하니.. 할수 없이 가겟집 차지
하고 소주한잔으로서 긴 산행의 축하잔을 돌리기도 한다.
이후 직행버스타고 대화로 나와 차량을 회수하니 20시 55분, 그리고 장평에 나와 늦은 식사를 마
치니 벌써 22시 00분이다.
그래도 늦은시간이라 그랬는지 한점 막힘이 없어 24시 이전에 동군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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