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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ⅱ]/한강기맥

[한강기맥 2구간]호령봉-1374-계방산-운두령

by 높은산 2005. 11. 9.
[한강기맥 2구간]
호령봉(1561)-1368.5-1315.2-1265-1344-1326-1282.3-1366-1374-1462.3-계방산(1577.4)-1492-1166
-운두령(1089)/도상거리 16.5km=기맥거리16km+기맥외거리 0.5km


[지 도] 1/50,000 연곡, 도암, 봉평.

[산행일자] 2003년 5월 25일 일요일

[날 씨] 하루종일 비.

[산행코스]
감자밭등(08:32)-호령봉(08:55)-갈림길/바위있는봉(09:17)-바위봉(09:26~32)-1368.5/헬기장(09:33)
-1315.2/헬기장(09:58)-1265/헬기장(10:13)-(좌)-1344/헬기장(10:32)-(약간우측)-1326(10:52)
-1282.3(10:58)-탑동안부(11:30~34)-헬기장(11:42)-1374/새헬기장(11:46)
-방아다리능선헬기장(11:51~12:05)-갈림길(12:30)-좌측능선(12:45~50)-갈림길back(13:05)
-우측능선(13:20~30)-1374/새헬기장 BACK식사(14:15~15:26)-(우)-방아다리안부(16:01~10)
-건설부표지석안부(16:35)-1462.3전/남능선갈림봉(17:10~40)-(우)-전위봉/소계방산 갈림(18:20)
-이승복갈림안부/주목(18:28~32)-계방산(18:45~18:50)-헬기장(19:00)-1492/헬기장(19:10)
-안부(19:50)-1166(20:11)-운두령(20:20)



[산행시간]
11시간 48분(휴식 및 식사/알바포함:5시간 30분, 실 산행시간:6시간 18분)

[참여인원] 7 인(먼산, 금수강산, 김재환, 이사벨라, 바랭이, 연어, 높은산)

[교 통] 승용차

<올 때>
운두령(20:40)-상원사(21:35~45)-운두령(22:32~40)-진부IC(23:00~15)-평창휴게소(23:25~55)
-여주휴게소(24:55~01:05)-동군포(02:40~45)-일신동(03:10)

[산 행 기]

06시경, 기상.
비가 온다. 새벽별의 기대, 아침일출의 기대를 모두 저버리고 새벽 2~3시경인가부터 비가 계속
오고 있다.
장기일기예보상으로는 날씨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가 떠나기 직전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전사이
약간의 비가 온다고 바뀌었던 바 어제 비로봉에서 살짝 내리다 말았으니 오늘은 날씨가 괜챦을 것
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많은 비는 아니나 시종 빗방울을 떨어드리고 있으니 단연 사기가 저하된다.
이른새벽 출발을 미루고 6시경 텐트문을 나서니 빗방울은 많이 수그러들었으나 바람이 거세고
주변에 가스가 꽉 차 있다. 오늘 구간거리도 어제처럼 여유있는 거리, 천천히 출발하기로 한다.

(감자밭등의 아침)

08시 32분, 감자밭등 출발.
아침 해 먹고, 점심용 식사까지 준비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텐트철거하여 짐을 꾸리니 벌써
08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다. 그래도 빗방울이 좀 멎었으니 얼마 있으면 갤 것 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그나저나 설령 비가 오더라도 시야가 트였으면 좋으련만 가스가 아침 텐트문을 나설
때보다 더 낀 것 같으니 최소 호령봉에서의 조망은 없을 듯 하다.
08시 32분. 어쨌든 출발이다. 젖은 텐트를 들러메니 베낭무게가 어제보다 훨씬 무겁다.

08시 55분, 호령봉.
다시 호령봉을 오른다. 비에 젖은 잡목사이로 난 길을 헤집고 오르니 금방 바지가 촉촉하고,
신발에도 벌써부터 바지가랑이를 타고 물이 스며들 기미이다. 가파른 오름길이지만 땀이 전혀 안
나고 오히려 한기까지 느낀다.
23분 후 비로서 호령봉에 오르니 가스가 주위를 감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어제 뿌연
운무속에서 가야할 능선을 봐 둔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추워서 쉼도 없이 그냥 출발을 한다.

(호령봉에서 미리봐둔 가야할 산길)

09시 26분, 바위봉.
한굽이 내려섰다가 오름길을 오른다. 잡목이 시종 빽빽하여 이미 신발에서는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리고, 바지쪽도 촉촉이 젖어버린 상태이다. 고어텍스 자켓으로 커버하는 상의쪽이야 아직은 덜
하지만 아무리 고어텍스라 해도 이런 상태로는 얼마 가지 못할 듯 하다.
바위지대가 형성되어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나 그저 허공속을 걷는다.
좌측 사면으로 그 바위지대를 통과, 좌측으로 한 갈림길이 나타나니 아마도 동피골로 내려서는
길이 아닌가 주측된다. 호령봉을 출발 후 22분 지난 시각이다.
다시 10분 남짓 더 내려서면 우측으로 조망이 아주 좋을 듯한 바위봉을 대한다. 날씨만 좋다면
가야할 계방산쪽의 모든 전모를 만끽할 수 있을텐데....
그러나 오늘은 그저 허공일 뿐이다. 잠깐 쉬는 동안 그래도 방금전 지나온 바위지대봉이 가스속
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내니 카메라를 얼른 꺼내어 한커트 담아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가스에 가려 버리고... 빗방울은 여전히 부슬부슬 떨어지고 있다.
오늘은 촬영도 포기하고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카메라를 비닐로 싸서 아예 베낭에 집어 넣는다.

(바위봉에서)

09시 58분, 1315.2/헬기장.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아주 오래전(1987년 가을) 구룡령 출발하여 운두령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나홀로 진행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날씨가 너무좋아 원시림이 가득한 산길의 호젓함을 온종일
만끽하면서 그렇게 진행을 했다는 기억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그러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또 한번 그런 원시림을 맞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전혀 개일 기미없는 날씨는 그러한 기대를 모두 저버린 채 그저 허공속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다.
주로 내리막으로 되어 있는 길을 30분 남짓 내려서니 오래된 헬기장이 나타난다. 지도상 1315.2봉
쯤 될 것이다.

(호령봉에서 1315.2까지는 이런식의 빽빽한 잡목길임)

11시 30분, 탑동 안부.
첫 헬기장을 대한 이후로는 잡목의 저항이 적고 산세가 유순하여 진행이 한결 수월해진 것 같다.
다시 15분 진행하면 헬기장 하나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시종 펑퍼짐한 길 주위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걷기는 아주 좋은 길이다. 그저 묵묵히 걷는다.
그렇게 19분 후 다시 헬기장이 하나 나타나고 산길은, 약간 우측으로 꺾인다. 다시 20분 후 우측
으로... 그리고 6분 후 좌측으로...
이런식으로 외길로 되어 있는 산길을 시종 잇다 보니 얼마나 진행을 했는지도 감이 안 잡힌다.
중간중간에 한번씩 지도를 펴 놓고 위치를 확인하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빗속에 온몸이 젖은 상태
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면 한기가 서리니 지도를 보는 일도 대단한 일이다.
춥고 귀챦다는 핑계로 지도는 커녕 아예 나침반도 아직 한번 안 꺼낸 상태이다.
딴은 예전 진행시 별 어려움 없이 진행했기에 그저 그 때의 느낌대로만 진행할 뿐이다.
다시 30분 후 한 안부를 대하니 좌측으로 희미한 소로가 있다.
방아다리 안부인가? 잠시 쉼을 하며 지도를 잠깐 펼치니 벌써 그 만큼 온 듯 하다. 이정도의 속도
라면 이제 계방산 정상에 두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해 본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할 결과 그 곳은 탑동안부쯤 되는 지점, 그렇게 위치를 잘못 판단한 결과 그
이후 엄청난 댓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1315.2봉 이후에는 시종 이런류의 길)

11시 46분, 1374봉/새 헬기장.
안부를 뒤로 하고 8분 오르면 또다시 오래된 헬기장이 나타난다. 그리고 4분 후 헬기장 하나를
대하는데 이제껏 오래된 헬기장과는 달리 만든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새 헬기장이다.
이곳이 바로 우측으로 능선이 확 꺾이는 1374봉인데 이때만 해도 이미 1374봉은 물론 방아다리
안부까지 지난 후라고 판단했으니 그대로 뚜렷한 직진길로 들어선다. 딴은 우측으로 꺾이는
주능길이 눈에 띄었더라면 한번쯤 지도를 펼쳐놓고 확인를 했을텐데 그저 직진방향으로 뚜렷한
길이 있고 표지기까지 하나 매달려 있으니 전혀 의식을 하지 못 했다.
즉 여기서부터 방아다리능선으로 잘못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5분 진행하니 또다시 오래된 헬기장이 하나 나타나고, 잠시 그곳에서 쉼을 청한다.
이제는 계방산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 대부분 온몸이 젖은 상태라 벌벌 떨면서 중간에 식사를
하는 것도 못할 짓이니 이곳에서 어느정도 간식으로 배를 채운 뒤 아예 하산하여 식사를 하자는
의견이다. 15분 휴식.

12시 45분, 방아다리좌측능선.
약 20분 남짓 평평하게 이어지는 능선은 이제 서서히 내림길로 이어진다. 그런데 내림길이 생각
보다 좀 길고 급내리막길인 것 같다. 이쯤이면 마지막 계방산 오름길로 이어져야 하는데...
또한 방향도 남서방향이 아닌 남동으로 이어지니 뭔가 잘 못 된 것 같다. 그 때 후미일행 아까
우측으로 갈라지는 뚜렷한 길이 있었다고 한다. 그 길을 놓쳤다는 생각, 주저없이 BACK을 한다.

13시 20분, 방아다리우측능선.
15분 정도 BACK을 하니 일행들이 말하는 갈림길이 아까 진행방향에서 보았을 때 우측으로 나 있고,
표지기도 매달려 있다. 아까 진행할때 사면으로 지나친 까닭에 나만 그 길을 못 모양이다.
이제 한굽이만 잠깐 내려서면 당연히 계방산 오름길이 이어지겠지?
그러나 이 길도 잠시 내려서니 느낌이 이상하다. 점점 고도를 낮주면서 시종 내림길로만 이어지고
진행방향도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틀리다.
고도계를 찬 한 일행에게 물으니 고도가 약 1000미터 약간 넘는다고 하니 계방산과는전혀 다른
곳에서 헤메고 있음을 인식한다. 계방산부근은 모두 1400미터의 고도를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인가? 비로서 지도를 펼치고 현 위치부터 면밀히 따져 본다.
그 때 잠깐 가스가 걷히며 진행하는 쪽에 웬 포장도로가 저 건너로 내려다 보이는데 가만히 보니
방아다리를 넘는 도로같다. 그렇다면 지금 이 능선은 1374봉에서 남쪽 방아다리로 뻗은 능선이라는
이야기, 그렇게 결론짓고 나침반을 맞추니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
그러니까 아까 방아다리안부가 판단한 곳이 탑동안부쯤 되고, 새 헬기장이 있는 곳이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야 하는 1374봉이었던 것이다. 즉 방아다리 안부도 아직 한참 남은 것이다.
그런 것도 전혀 모른 채 이제 계방산이 다 와 가는데 왜 오름길이 안 나타나는가 했으니...
한번 진행한 곳이라고 그저 느낌으로만 진행한 결과 치고는 그야말로 너무 큰 신고식을 치른 셈,
모든 것이 자만의 결과이기에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겠다.
그저 일행들에게 미안할 뿐, 어쨌든 BACK이다.

14시 15분. 다시 1374봉.
약 45분 되돌아 올라서니 다시 새 헬기장이 있는 1374봉, 우측(북서쪽)으로 길을 찾아 보니 초입이
풀섬에 가려 있기는 하나 어느정도 길 형태를 유지한 산길이 당연하다는 듯 내림길로 이어지고
있다. 2시간 30분만에 다시 주능길을 접한 셈이다.
아무리 춥더라도 이제는 허기가 지니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이제 계방산까지는 1시간
이 아니라 최소 2시간 30분~3시간 거리이므로...
라면을 끓이고 아침 미리 준비한 밥으로써 허기를 때우는데도 온 몸이 떨린다. 자켓속의 웃옷도
이미 젖어버렸기 때문이다. 비상용으로 준비한 웃옷을 갈아입고, 커피한잔 마시고, 그리고 소주도
한잔 마시니 그런데로 견딜만 하다.

15시 26분, 1374봉 출발.
다시 출발이다. 예상대로라면 어느정도 하산도 했을 시간인데... 아직도 하산가지는 최소 4시간은
잡아야 할 듯 하다, 꽤나 늦은하산이 될 것 같다.
그래도 허기도 채우고 모든 것이 정상이 되었으니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보도록 하자.
만의 하나 또다시 길을 놓칠 수도 있으므로 이제부터는 좀 귀챦더라도 나침반도 목에 걸고, 지도를
면밀히 보면서 진행을 하기로 한다.

16시 01분, 방아다리안부.
1374봉을 뒤로 하니 급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고도차 약 180미터쯤 내려서야 하는 까닭이다.
애초부터 이렇게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하며 진행했다면 아까 탑동안부를 방아다리안부라고 잘 못
판단할 일도 없었고, 당연히 방아다리능선으로 접어들 일도 없었을텐데... 어쨌든 모두가 자업자득
이었음을 절실히 느끼는 바이다.
급한 내리막을 한번 내려서고 잠시 완만한 봉우리를 올랐다가 다시 내림길을 끝내면 좌우측으로
등로가 뚜렷한 진짜 방아다리 안부이다. 1374봉에서 35분 지난 시각, 잠시 쉼을 하면서 지도를
보고 가야할 등고선을 또 한번 머리속에 담아 보기도 한다. 9분 휴식.

17시 10분, 1462.3전 남능선갈림봉.
큰 고도차 없는 길을 25분 진행하면 또다른 안부를 대하게 된다. 건설부표지석이 있다.
이후로는 조금 급한 오름길, 1462.3봉까지 약 300미터 정도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베낭탓인지 모두들 걸음걸이가 터벅터벅하다. 약 35분 후 비로서 오름길이 완만해지고
좌우로 산길이 갈리는 갈림길을 대하게 되는데 좌측으로 산길이 뚜렷하고, 두어개의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그러나 나침반을 대어보니 그대로 직진방향이다. 만약 좌측으로 꺾이는 길이 잠시 후 다시 직진
쪽으로 방향으로 튼다면 맞을 것이나 그대로 좌측으로만 튼다면 그 길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산길이 좀 희미한 우측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잠시 확인해보니 좌측길은 방향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계속 좌측길로 내려서고 있다. 그런데 앞선 일행들 그 사이 좌측길을 내리달려 빽을
외쳐도 올라오지 않는다. 결국 베낭을 내리고 잠시 뛰어내려가 외치니 그제서야 반응이 오고
비로서 되올라 오고 있다. 너무 떨어져 다시 올라오고 있다는 이야기, 이래저래 또 30분의 시간이
지나고 만다. 그 길은 바로 속사치-백적산-잠두산-백석산-가리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분기점,
언젠가는 한번 밟아야 할 길이다.

18시 20분, 전위봉/소계방산 갈림.
조금은 희미한 우측길로 들어서면 오름길로 이어지고 이내 산길도 다시 뚜렷해진다. 나침반의
방향도 정확하니 제길인 셈이다. 그나저나 개일듯 개일듯 한 날씨, 아직도 가스속에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이다.
5분여 오르면 1462.3봉일 듯, 다시 산길은 평평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그런상태로 15분
남짓 진행, 이제 내리막이 이어지나 아직도 한 봉우리를 더 넘어서야 계방산 직전인 이승복생가
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있는 안부에 도착할 것이다.
어느정도 내림길이었다가 다시 오름길로 변한다. 20분 후 비로서 소계방산이 갈라지는 전위봉에
이른 듯 싶다.
예전 계방산에서 소계방산을 거쳐 을수골로 진행을 할 때 이곳 쯤에서 희미한 길을 찾아 내려
섰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안 보이니 그길을 찾을 길 없고, 다만 느낌으로서만 그 봉쯤 되리라
판단해 보는 것이다.

(이승복생가 갈림길의 주목)

18시 45분, 계방산.
소계방산 갈림봉을 뒤로 하고 8~9분 내려서면 비로서 이승복생가쪽 하산길이 있는 안부에 이른다.
아직도 계방산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이제 마지막 오름길만 극복한다면 계방산이리라.
커다란 주목하나가 그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다.
10여분 후 비로서 계방산 정상이다. 계방산을 몇번 찾았지만 이처럼 어렵게 올라온 적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올랐으면 뭔가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가스는 더욱 꽉 차 버린 상태에다 강한
바람만 불어 쉴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그저 정상의 상징인 돌탑과 "봉평 11- 1990년 재설"이라는 커다란 삼각점을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는데 만족을 한다. 5분 후 이내 정상을 등진다.

(가스속의 계방산)

(계방산에 선 일행들)

(계방산 삼각점)

(이제는 하산)

19시 10분, 1492 헬기장.
편안한 내림길이다. 이제 1시간여면 운두령에 도착하리라. 10분쯤 내려서면 넓은 헬기장을 하나
대하고, 다시 10분 내려서면 또다른 헬기장을 대한다. 1492봉이다. 이후로 내림길은 좌측으로
바뀌고 약간 급한 내리막으로 되어 있다. 주위가 아직 아무것도 안 드러나지만 무조건 뚜렷한 길만
따르면 되므로 길찾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19시 50분, 안부.
긴장이 풀렸는지 졸음이 온다. 완만한 내림길에서는 깜빡 눈이 감기다가도 급경사 내림길에서는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 본다.
그런식으로 약 40분간의 내리막길을 따르면 안부, 이제는 다 왔다는 생각이 들기 쉬우나 아직도
한굽이를 더 넘어서야 한다. 그 사이 날씨가 많이 걷혀 있다. 저쪽 계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줄기
도 다 드러나니 왠지 약을 올리고 있는 기분이다.

20시 20분, 운두령.
안부를 지나 오름길은 단순히 한 굽이가 아니다. 한굽이를 오르면 또다시 올라야 할 봉우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그러니까 마지막까지도 공짜가 없는 셈, 이미 날도 어두워진 상태이다.
그래도 산길이 워낙 뚜렷하니 헤드랜턴까지 꺼낼 필요는 없다.
약 25분 후 비로서 마지막 봉우리인 1166봉을 내려서니 자 이레 운두령이 내려다 보인다.
급경사 나무계단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드디어 운두령, 참으로 어렵게 종점에 이른 것 같다.

그 후.
마침 운두령에서 지프차 뒤에 취사도구까지 설치해 놓고 3개월간의 나홀로 여행을 하신다는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덕분에 그 분의 차로 오대산장까지 들어가 차량을 회수하고, 다시 운두령에
이르니 22시 32분이다. 차량을 회수하러 갔던 본인과 금수강산님은 그 사정을 몰랐지만 약 2시간
동안 젖은 몸으로 추위에 떨었으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진부로 나오니 식당문을 아직껏 연 집도 없고, 할 수 없이 평창휴게소로 가니 그나마 우동과 짬봉
밖에 파는 것이 없다고 한다. 뒤풀이마저 너무 초라한 것이다.
23시 55분, 평창휴게소 출발. 당연히 새벽에 도착하는 늦은 귀경이 되었고,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찐드기 수난까지.....
첫 구간의 여유로움과는 대조로 너무나 확실한 신고를 한 두번째 구간, 만약에 3~4구간 할때에도
비가 온다면 무조건 연기를 해야겠다.

(먼산님이 다음날 생포한 진드기)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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