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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ⅰ]/호남정맥

[호남정맥 7구간]오정자재-강천산-산성산-광덕산-덕진봉-방축재

by 높은산 2005. 11. 8.
[호남정맥 7구간]
오정자재-510-강천산(583.7)-산성산/연대봉(603)-운대봉(593)-시루봉(515)-광덕산(583.7)
-덕진봉(384)-방축재/24번국도

[도상거리] 약 16.0km

[지 도] 1/50,000 순창

[산행일자] 2004년 7월 17일 토요일

[날 씨] 새벽 비, 흐린 후 오후 한때 비.

[산행코스]
오정자재(10:05)-510(10:40~55)-암봉(11:05)-강천산/깃대봉3거리(11:45)-왕자봉3거리(11:50~12:15)
-(우)-제2강천호수3거리(12:22)-(우)-북문터(13:05)-송낙바위3거리(13:15~14:00)
-산성산/연대봉(14:05)-운대봉(14:10)-북바위(14:15~20)-동문(14:30)-시루봉(14:35)
-안부 헬기장(15:10)-광덕산(15:25~15:50)-358(16:50)-332(17:10)-덕진봉(18:10~30)-방축재(19:10)

[산행시간]
9시간 05분(휴식 및 식사:2시간15분, 실 산행시간:6시간 50분)

[참여인원] 7인(먼산, 날뫼골물소리, 차산, 금수강산, 이사벨라, 서바위,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15)-영등포(03:30~45)-동군포(04:10~15)-망향휴게소(05:05~30)-여산휴게소(06:30~45)
-정읍(07:30~08:10)-(개운치, 쌍치마을, 밤재경유)-오정자재(08:55~09:00)-일목고개(09:30~35)
-오정자재(10:00)

[산 행 기]
오랫만의 호남길이다. 매월 첫째주와 세째주 호남일정으로 되어 있지만 두번씩이나 태풍 디엔무와
민들레가 연속으로 찾아와 일정을 취소하니 이렇게 6주만에 호남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모처럼 연휴일정으로 호남길을 향한다.
연휴일정이기에 그동안 이용하던 25인승 버스 대신 승용차로 출발하기로 한다.

(산성길을 따르는 강천산 구간)

04시 15분, 동군포 출발.
그 첫 날, 이번에도 중부지방은 호우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날씨가 좋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초기에는 전원 참여 할줄 알았는데 3명씩이나 불참을 하게 되고...
다행히 호남지방은 일기예보상 비올 확율이 오전 60%, 오후 40%라고 한다. 그리고 산행 둘째날은
흐린 후 갠다는 예보이니 어느정도 날씨에 기대를 가져도 될 듯 싶다.
어쨌거나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안성쯤 지날 때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강한 빗줄기가 쏟아지
고 있었고, 천안의 금수강산님과 서바위님을 합류하는 망향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도 여전히 비내리
는 기세가 등등하다.
해서 망향휴게소에서 30분 가까히 빗방울이 누그러지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07시 30분, 정읍.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달릴 때까지 이따금 세찬 빗줄기를 내리던 날씨가 호남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날씨는 잔뜩 흐려 있지만 비는 안 내린다.
그리고 내려가면 내려 갈수록 날씨가 호전되는 기미, 정음IC를 빠져 나오니 산행에는 거의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날씨로 변해 있다. 다행이다.

08시 55분, 오정자재.
정읍에서 해장국 한 그릇으로써 아침식사를 하고...
시내를 빠져나가 내장사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잠시 달리면 좌측으로 개운치를 넘는 29번 국도가
갈라진다.
개운치, 호남정맥 4구간이던가 할 때 지나던 구간인데 지나칠 때는 못 느꼈으나 승용차로 오르려니
제법 높은 고갯마루이다.
그렇게 개운치를 넘으면 쌍치면 약간 못 이른 지점에서 29번 국도와 21번 국도가 갈라진다.
여기서 직진의 29번 국도는 천치재 방향이고, 오정자재에 이르기 위해서는 밤재를 경유하는 좌측
쌍치방향의 21번 국도가 약간 가깝다.
이어 용추봉 바로 아래의 밤재를 넘어서면 793지방도로와 만나는 3거리에 이르게 되고, 거기서
우측 793지방도로로 접어들어 잠깐 오르면 비로서 오정자재이다. 정읍에서 약 45분 거리이다.

(오정자재)

10시 05분, 오정자재 출발 산행시작.
다시 차량회수를 위해 오늘 날머리로 잡은 일목고개에 차를 대 놓고 오니 또 1시간이 흘러 버려
산행을 시작할 때는 벌써 10시가 넘어선 시각, 예상보다 꽤 많이 늦은 출발이다.
애초는 서흥고개까지 계획을 했다가 시간이 다소 늦어 일목고개까지로 수정을 하고 그 곳에 차를
대 놓고 왔다.
그러나 일목고개 역시 생각보다 제법 먼 거리이기에 해지기 전에 도착을 하게 될지 좀 부담스럽다.
어쨌든 부지런히 운행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비가 완전히 그쳤다는 것만으로 발걸음은 아주
가볍다.

(유순한 산길)

10시 40분, 510봉/삼각점.
좌측 둔덕으로 오르면 표지기들과 함께 뚜렷한 산길이 나타난다.
주변이 목장이었는지 오래된 철책과 함께 전기 위험이라는 푯말도 자주 나타나고...
그래도 산길은 호젓하고 편안하다.
커다란 송전탑 옆을 지나 얼마간 오르면 마루금길은 약 420봉 직전에서 사면을 따라 우측으로 꺾어
내려선다.
그리고 잠깐 안부로 내려섰다가 한 굽이 급한 오름길을 극복하면 삼각점(순창 405-1991재설)이 있
는 510봉이다.
여기서 마루금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고... 잠깐 지난 바위절벽 위의 조망대에 서면 저 건너편으
로 가야할 강천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15분 휴식.

(510봉 삼각점)

(510봉에서 보는 강천산)

11시 05분, 암봉.
잠시 내려서면 암봉이 하나 마루금길을 가로막고 있다. 중간정도까지는 바위면을 잡고 올라 서서
좌측으로 휘돌아 진행하게끔 되어 있는데 좌측으로 수십길 절벽을 이루고 있어 딴은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로 잡고 딛일 곳이 있기에 오르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그래도 비가 온 다음이라 매우
미끄러우므로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암봉을 올라서면 지나온 추월산 줄기가 일부는 구름을 덮은 채 시야에 들어오기도 한다.

(암봉 오름길)

(암봉)

(암봉을 차지한 푸른 이끼풀들)

11시 45분, 강천산주능선/깃대봉3거리.
암봉을 내려서는데는 별 문제가 없고... 그렇게 암봉을 지나치면 시종 편안한 산길이다.
잠시 후 좌측 원자실, 우측 분통으로 산길이 있는 안부를 지나고 오름길이 시작되는데도 그다지
굴곡이 심하지 않아 전혀 힘듦 없이 진행을 할 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강천산 주능선과 만나게 되고, 그곳부터는 강천산의 메인 등산로에 속하게
되므로 더욱 산길이 뚜렷하다.
좌측은 강천산 제2봉이 되는 깃대봉, 즉 예전 발행된 지형도에 광덕산으로 표기된 571.9봉을 경유
매표소로 하산하는 길이고 마루금은 우측 길이다.
"←깃대봉/병풍바위(공원입구) 3000m, ↓담양(분통마을) 1500m, →왕자봉/형제봉 2000m"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왕자봉 방향으로 가면 된다.

(강천산 주능선의 첫 이정표)

(주능선의 뚜렷한 길)

11시 50분, 왕자봉3거리.
다시 5분 정도 가면 "←깃대봉/병풍바위/공원관리소 2500m, ↑강천제2호수 1500m, →왕자봉 200m"
라는 이정표와 함께 삼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는 우측방향이 마루금, 강천산 제1봉인 왕자봉(583.7)은 마루금을 살짝 벗어나 있는 것이다.
왕자봉을 잠깐 다녀온다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건너다 보이는 왕자봉이 별볼일 없이 생겨 보이는지
몰라도 가자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포기한다.
딴은 깃대봉, 왕자봉, 형제봉군의 강천산과 연대봉, 운대봉, 시루봉 군의 산성산, 그리고 남쪽에
위치한 광덕산을 통틀어 강천산으로 불리우고 있기에 그 중 가장 고도가 높은 산성산 연대봉(606)
이 강천산의 최고봉일 수도 있다. 25분 휴식.

(왕자봉 삼거리)

12시 22분, 강천제2호수3거리.
계속 이어지는 편안한 길을 10여분 이으면 "강천제2호수 1500m"라는 이정표를 대하는 삼거리이다.
여기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인 내리막 쪽, 좌측 오르막은 제2형제봉(505)을 거쳐 강천제2호수로
내려서는 하산길이다.

13시 05분, 북문터.
여기서 산성산까지도 거의 굴곡이 없는 능선길이다. 꼭 산책길을 나서는 기분, 그만큼 편안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식으로 30여분 걸으면 우측으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담양호와 함께 추월산이 멋지게 건너다
보이기도 한다.
이어 산죽길이 시작되고, 잠시 오르면 비로서 금성산성이라 부르는 산성이 나타나고 북문터 안내판
이 있다.
"금성산성의 외성에는 4개소의 문루가 있었는데 이곳은 북문이 있던 자리이다. 북쪽에 치성이 있고
운대봉과 연대봉을 지나 동문과 연결된다. 남쪽으로는 서문과 연결되는데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고
급경사를 이뤄 성곽을 단이지게 쌓았다.
북문은 성곽 전체로 볼 때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외부의 인근마을
(담양군 용면 분동리)과 강천사(전북 순창)로 연결되는 좁은 산길이 있다. 성문 바깥쪽 산길 좌우
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유사시에는 외부로의 퇴각로로 이용되었을 듯 하다. 문루는 문터 위에 드
러난 주초석들로 보아 정면 3칸, 측면 1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4거리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서는 좌측 동문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담양호)

(금성산성의 시작)

(북문의 이정표)

13시 15분,
동문방향의 길로 진행하니 사면 형태의 길, 하늘나리를 비롯한 야생화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기
도 한다.
그런 길을 10분 정도 진행하면 넓은 공터를 이루고 있는 삼거리, 여기서 직직방향으로 "송낙바위
내려가는 길" 이라고 표시된 내림길은 제2강천호수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마루금은 우측으로
바짝 방향을 바꾸는 산성길로 진행을 해야 한다.
벌써 점심시간도 지난 시각,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신발을 벗고, 아니 양말까지 벗어 제치니 만사 부러움이 없는 것 같다. 식사시간 45분 소요.

(하늘말나리)

(등골나물)

(물레나물)

(기린초)

(바위채송화)

(송낙바위3거리)

(가야할 능선)

14시 05분, 산성산/연대봉.
이제부터는 완전 산성을 따라 진행하기에 조망도 아주 시원하다. 가야할 광덕산과 덕진봉을 가늠하
며 5분 오르면 산성산(603m)라는 푯말이 있다.
강천산 군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에 더욱 조망이 뛰어난 듯 하다. 특히 거대한 암봉으로 된 북바위
와 시루봉이 눈길을 끈다.

(산성산)

14시 10분, 운대봉.
잠시 내려서서 산성길을 따르니 의외의 삼각점이 눈에 띈다. "순창 446-1981 재설" 삼각점, 아마도
운대봉인 모양이다.

(산성길)

(운대봉 삼각점)

14시 15분, 북바위.
이어 대하는 북바위, 강천산의 여러 암봉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것 같다. 그 위에 올라서면 당연히
조망도 최고이고... 아니 아찔한 기분까지 든다.
그대로 넘어서는 길이 있나 살펴보니 수십길 절벽을 이루고 있어 내려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내려서기가 불가능하다.
즉 조망을 보기 위해 일부러 오르는 길이고 북바위를 오르기 전 우측으로 우회를 하는 길로 내려
서야 한다.

(북바위)

(북바위에 도착)

(뒤돌아본 북바위)

14시 30분, 동문터.
그렇게 북바위를 뒤로 하고 안부로 내려서면 헬기장이 있고, 이어 동문터와 함께 안내판이 나타
난다.
"금성산성의 외성에는 4개소의 문루가 있었는데 이곳은 동문이 있던 자리이다. 측단 상부에는
주초석이 일부 드러나 있어 문루가 정면 3칸, 측면 1칸인 것을 알 수 있다. 협축의 성벽을 따라
형성된 옹성이 있고 그 끝부분에는 높게 쌓인 망대가 있다.
망대는 상부평면이 가로 6.25m, 세로 2.50m의 긴 네모꼴이며 바깥쪽 석벽은 2.7~3.8m 높이로 외곽
의 성벽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돌 쌓는 수법은 성벽과 달리 아랫부분에 점판암 계통의 길다랗고
납작한 돌로 쌓아 올렸으며 자연암반과의 부착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망대 아럇부분에는 강회를
사용하였다. '99년도에 옹성과 성벽을 보수하였으며 다른 문지보다 성벽이 높고 특이한 옹성형태를
가지고 있다."

(동문터가 있는 헬기장 안부)

(동문터의 이정표)

(시루봉이 보임)

14시 35분, 시루봉.
다시 잠깐 오르면 북바위만큼이나 거대한 암봉을 이루고 있는 시루봉 앞, 마루금길은 여기서 시루
봉을 오르지 않고 좌측 사면으로 떨어져야 한다. "←광덕산(선녀봉) 2400m" 푯말이 있다.
딴은 잠깐 올랐다 가도 좋으련만 갈길이 멀다는 핑계아래 광덕산길로 접어 든다. 또한 오르기가
다소 위험해 보이는 이유도 있다.
어쨌든 이것으로써 금성산성과는 작별을 하게 된다.

(시루봉)

15시 10분, 광덕산 전 헬기장.
광덕산은 보기보다는 제법 먼거리이다.
시루봉을 뒤로 하고 잠시 진행하면 광덕산이 잘 보이는 암봉을 대하고 최근 설치된 듯한 철계단을
통해 그 암봉을 내려선다. 기존에는 로프를 통했을 듯, 매달린 로프도 그리 낡은 것은 아니다.
암봉을 내려서면 이후로는 순한 육산길, 그래도 어느정도 오름길 형태의 봉우리 몇개를 넘어서야
하기 때문에 은근히 힘이 부치기도 한다.
그렇게 30여분 진행하면 비로서 광덕산이 전 건너로 보이는 전위봉이다. 이제 한 굽이만 더 극복한
다면 광덕산이리라.
안부로 내려서니 넓은 헬기장과 함께 "←선녀계곡 1500m, →창덕마을 1600m, ↑광덕산 200m,
↓시루봉 2300m"라는 이정표가 있다.

(바위지대)

(새로 생긴 계단)

(뒤돌아본 시루봉)

(광덕산 전 헬기장)

15시 25분, 광덕산.
이어 15분쯤 오르면 광덕산인데 이곳도 중간중간에 최근 설치된 듯한 철계단을 두 번 만난다.
그리고 광덕산 직전, 즉 두번째 철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우측 희미한 내림길 쪽으로 정맥 표지기가
잔뜩 매달려 있는 것을 눈여겨 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광덕산은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데 잠시 후 광덕산에 오르면 직진 방향으로 뚜렷한
길과 함께 표지기들이 잔뜩 매달려 있다. 따라서 방금전의 희미한 갈림길을 보지 않았다면 무심코
그 직진길로 들어설 소지가 다분하다고 해야겠다.
그러나 그 직진길은 신선봉을 거쳐 강천산 매표소로 하산하는 일반 등산로이고, 표기기들 또한
모두 일반산악회 표지기들이다.
예전 지형도에는 지금의 강천산 깃대봉을 광덕산으로 표기해 놓고, 이곳은 그냥 무명봉으로 표기
되어 있어 좀 혼동이 생기기도 하는 곳이다.
그나저나 오늘 목표로한 일목고개까지 이제야 반 정도 진행한 것 같은데 과연 해 지기 전에 도착을
할 수 있을까? 최소 4시간은 잡아야 할 거리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제껏 그런데로 괜챦던 날씨가 한차례 소나기를 뿌릴 듯한 기세로 잔뜩 흐려 있어
부담이다. 정 안 되면 방축재에서 접을 수 밖에 없으리라. 25분 휴식.

(광덕산 정상 이정표)

16시 50분, 358봉.
광덕산을 뒤로 하고 철계단 있는 곳으로 되돌아나와 마루금길로 접어드니 이제까지의 뚜렷한 산길
과는 대조적으로 잡목이 성긴 희미한 길이다.
거기에다가 마침내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니 금방 잡목들이 물기를 머금으면서 바지가랑이를 적
신다. 덩달아 뽀송뽀송하던 신발도 한순간에 질척거리기 시작하고...
잡목속의 급한 내리막을 한 차례 내려서면 잠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가 직진능선을 버리고 우측
내림길 방향으로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다.
그리고 잠시 내려서면 안부,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잡목의 기승이 점점 더 하는 기분이다.
특히나 가시 덩굴이라 반팔로 운행을 하는 것이 곤욕스러울 만큼 양팔이 가시에 난자를 당하고...
덩달아 진행 속도도 느리다.
그러다가 358봉 오름길에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한 표지기에 좌측은 우회길이라고 써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우회길의 유혹을 참고 358봉 오름길로 접어들면 제법 급한 오름길인데다가 잡목의 저항이 더욱 심
하여 우회길로 접어들 것을 하는 후회도 해 본다.
어렵게 358봉 도착하니 벌써 시간은 16시 50분, 빗줄기마저 더욱 거세게 쏟아지고 있으니 이 상황
에서 오늘 일목고개까지 진행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결국은 방축재에서 끊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야영준비까지 했는데 그 야영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17시 10분, 332봉.
358봉에서는 좌측으로 방향을 튼 내림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10분 남짓 가시덩굴이 덮인 길을 뚫고 내려서니 좌측에서 아까 332봉을 우회한 길과 만나고...
약간 길 상태가 좋아진 듯 하다.
다시 332봉을 향한 오름길로 접어들고 10분 남짓 오르면 332봉인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딴은 오전에는 60%의 강수확율이 오후에는 40%로 준다고 한 가운데 오전에는 비교적 날씨가 괜챦
았던 터라 오후에는 맑은 햇살까지 기대했는데... 영 못믿을 것이 요즈음의 일기예보라고 푸념을
해 본다.
그래도 이제 목표를 수정한 방축재까지 도상거리 약 2km 정도를 남겨 두었기에 1시간 정도면 산행
을 끝낼 수 있겠지?

18시 10분, 덕진봉.
그러나 그것마저 오산이었다.
잠시 내림길에서는 빗줄기도 가늘어지고, 그런데로 편안한 길로 이어지기에 금방 덕진봉을 오르고
방축재에 이를 듯한 기분이었는데 덕진봉 오름길로 접어들고부터 또다시 특유의 가시덩굴이 산길을
막고 있어 진행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덕진봉을 약 100여m 남겨둔 지점에서는 능선을 따르던 족적마저 갑자기 끊어지고
말아... 방금 전까지 표지기들을 보았는데도 말이다.
그냥 헤쳐 본다는 생각을 했지만 워낙 가시덤불속이 드센 터라 단 몇 m의 진행도 불가한 형상이다.
다만 몇십 m만 헤친다면 잡목지대를 벗어날 수 있을 듯 한데...
그러다가 좌측으로 어느 정도 족적이 있는 길이 하나 있기에 혹시 잡목이 너무 드세어 사면을 통해
덕진봉을 오르는 길이 아닌가 하고 따라 가 보기로 한다.
그러나 그 길 역시 표지기도 없고 또한 계속 사면 방향으로만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으니 정맥길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우측으로 길흔적만 보이면 따라 올라가 보지만 이내 뚫지 못할 잡목으로 막혀
있기에 공연히 시간만 지나간다.
결국은 덕진봉 방향으로 잡목이 덜 성기는 곳을 찾아 헤치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가급적 능선쪽인 우측으로 목표롤 잡고 어렵게 가시잡목을 빠져 나오니 드디어 능선에 이르고,
그 곳부터는 다시 표지기와 함께 뚜렷한 족적을 만난다. 아마도 아까 족적이 없어진 곳에서 약간
빽을 한 곳에서 족적을 찾았으면 좀 더 쉽게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시 족적을 찾기까지 근 30분 가까히 소요된 듯, 잠시 오르니 울창한 숲을 이룬 가운데
돌탑이 하나 덜렁 있는 덕진봉이다.
그 사이 비는 완전 멈추었지만 빗속의 가시덩굴을 헤치느라 일행들의 몰골들이 말이 아니다.
참초 한잔씩 돌리면서 마음을 진정해 본다. 20분 휴식.

(덕진봉)

19시 05분, 빈 농가.
덕진봉을 뒤로 하면 좌측으로 방향을 튼 길이 표지기와 함께 비교적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어 금방
방축재에 이를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얼마 후 사면형태의 능선으로 바뀌면서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다 보니 다시 산길이 흐지
부지 없어진다. 나침반을 대어 보니 방향도 약간 우측으로 좀 벗어나 있기에 어느 순간에 마루금
을 놓친 듯 싶다. 분명히 좌측으로 갈라지는 길은 못 보았는데...
결국 좌측으로 사면을 따라 마루금인 듯한 능선으로 붙기로 하는데 이곳 또한 가시잡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도 시간이 꽤 소요된다.
그렇게 목표한 능선에 이르렀는데 그 곳에도 길흔적이 없고 가시잡목만 빽빽하다. 그래도 나침반
방향은 어느정도 일치한다.
더 좌측으로 간다 해도 길을 만난다는 확신이 없으므로 그냥 나침반 방향을 마추고 그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답답하다.
아무튼 그런식으로 길을 만들어 내려서다 보니 어느정도의 족적이 있는 길을 만나고 정맥 표지기
두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맞게 내려선 것일까? 아직 확신을 하지 못하면서 그 족적을 따르니 다시 흐지부지 없어지고 말아
또다시 잡목을 헤쳐야만 한다.
그러는 동안 잡목 사이로 민가가 보인다. 비로서 다 내려선 모양이다.
마지막 대나무가 빽빽한 숲을 헤치고 능선을 빠져 나오니 빈 농가가 바로 좌측에 있는 마을길을
만난다. 덕진봉에서 35분 지난 시각, 지도상 영월 마을인 모양이다.

(내려선 지점)

(빈농가)

(마을길)

19시 10분, 방축재.
마을길을 따라 잠깐 거리에 있는 24번 국도로 진행하면서 마을길 양편의 물줄기를 보면 다 우측으
로 흐르고 있어 좌측의 둔덕이 마루금인 모양이다.
아니면 방축마을쪽으로 뻗은 저 커다란 능선이마루금일 수도... 그러나 워낙 가시잡목에 시달린
탓에 그쪽으로 진행을 할 의욕이 전혀 없다.
잠시 후 24번 국도를 접하고, 순창방향으로 1~2분쯤 국도따라 진행하면 담양군 금성면과 순창군
금과면의 경계지점인 방축재이다.
방축재에 이르러 확인하니 고갯마루를 차지하고 있는 금과동산 뒷쪽으로 표지기가 매달려 있고
금과동산과 우측의 방축마을 사이의 논은 우측으로 물줄기를 흘리고 있으므로 정확한 마루금은
방축마을 뒤로 이어지는 커다란 능선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금과동산과 논 사이로 길을 만들어 우리가 하산한 영월마을의 빈 농가까지 진행한 다음
빈 농가 우측의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방축재)

(뒤돌아본 마루금/논 좌측을 따라야 함)

그 후.
출발을 할 때만도 일목고개까지 진행을 한 뒤 그곳에서 야영을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광덕산 이후
의외의 가시잡목이라는 복병을 만나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는 바람에 진행을 이곳 방축재까지만
하는 것으로 만족을 한다.
또한 온 몸이 젖어 버린 상태라 야영도 포기하고 모텔을 하나 잡아 보기로 한다.
잠시 후 콜을 한 금성면 택시가 도착하고, 일목고개에 주차해 놓은 차량도 회수한다.
그리고 순창방향으로 잠시 달리니 변두리에 자리잡은 아담한 모텔 하나가 나타나기에 미련없이
그곳을 숙소로 정하고 여장을 푼다.
아무튼 막판 호남정맥 특유의 잡목에 시달려 진한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강천산군립공원을 통과
하면서 웬만한 조망은 다 즐겼으니 미련은 없는 구간이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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