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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ⅰ]/금남정맥

[금남정맥 5구간]양정고개-계룡산천황봉-쌀개봉-관음봉-수정봉-윗장고개

by 높은산 2005. 11. 7.
[금남정맥 5구간]
양정고개-향적봉분기봉-멘재-513-용천령-계룡산천황봉(845.1)-쌀개봉(829.5)-관음봉(816)
-금잔디고개-수정봉(662)-만학골안부-327-윗장고개(691지방도)

[도상거리] 17km

[지 도] 1/50,000 공주.

[산행일자] 2004년 1월 18일 일요일

[날 씨] 흐린 후 눈.

[산행코스]
양정고개(08:05)-신도과선교(08:10)-엄사초등학교(08:14)-들머리(08:20)-뚜렷한길3거리(08:36)
-송전탑42번/안부4거리(08:38)-제2정문갈림(08:45)-안부4거리(08:56)-350/헬기장(09:02)
-공터(09:13)-안부4거리(09:22)-향적산갈림삼거리(09:28)-460/향적산분기봉(09:40~52)-멘재(10:00)
-513봉/분기봉(10:22)-464/공터(10:39)-안부4거리(10:50)-432봉/조망바위봉(10:59)-용천령(11:06)
-444봉(11:15~22)-신원사3거리/샘(11:25)-천황문(12:02)-천황봉삼거리(12:11)-천황봉(12:24~28)
-천황봉삼거리(12:35)-중계소봉(12:42)-통천문/식사(12:55~13:25)-쌀개봉(13:27)-(우회길)
-우회길합침(13:40)-관음봉고개(13:47)-관음봉(13:52~57)-삼불봉고개(14:48)
-금잔디고개(14:58~15:16)-수정봉(15:25)-바위봉(15:45)-616/마티재분기(15:55)-(우)-467봉(16:16)
-능선분기(16:18)-(좌)-능선분기(16:29)-묘/국립공원표지석(16:40)-만학골안부/군도(16:42~51)
-능선분기(17:02)-(좌)-327/무덤봉(17:10)-안부(17:22)-260봉(17:35)-이동통신시설물(17:43)
-윗장고개/691지방도(17:50)


[산행시간]
9시간 45분(휴식 및 식사:1시간 25분, 실 산행시간:8시간 20분)

[참여인원] 6인(먼산, 날뫼골물소리, 청산, 이사벨라, 벽산,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45)-영등포(03:02)-동군포(04:30~35)-정안휴게소(05:35~06:15)-천안논산고속도로 남공주
IC(이인IC)-마어구삼거리(06:45~55)-윗장도로/691지방도(07:15~20)-양정고개(07:52)

<올 때>
윗장도로(17:55)-양정고개(19:30~20:25)-서대전IC-입장휴게소(21:45~55)-동군포(22:40~45)
-일신동(23:20)


[산 행 기]
이번 양정고개-691지방도구간은 금남정맥 중 대둔산 구간과 함께 또 하나의 백미를 이루고 있는
계룡산 종주구간이다.
지난 주 물한이재-양정고개 구간을 할 해도 눈 없는 겨울이라 푸념을 하였는데 그 사이 두 번이나
눈이 내렸고, 특히 어제 내린 눈은 온 천지가 하얀 세상이 된 듯 올 겨울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
이다. 또한 오늘도 눈 좀 온다는 예보이니 모처럼 설경에 대한 기대를 잔뜩 해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어 평상시에도 위험하다는 쌀개봉능선 통과에 대해 다소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계룡산 천황봉)

04시 35분, 동군포 출발.
물소리님이 오랫만에 참여를 하신다. 그러나 백호님이 지난 구간에 이어 이번에도 사정상 참여를
못 하시고, 한번도 빠짐이 없었던 금수강산님까지 집안행사로 참여를 못 하시니 좀 아쉽다.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5명이 출발을 하게 된다.
그래도 오늘은 현지에서 벽산님외 1인이 특별히 참여하기로 되어 있고, 산행 중 강산에님도 얼굴
한번 마주하기로 했으니 제법 활기가 넘친다 해야겠다.

06시 45분, 마어구 삼거리.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휴게소에서 아침식사, 그 다음 인터첸지인 남공주(이인)IC를 빠져나간 뒤
대전 방향의 32번 국도를 따른다.
금강변을 달리는데 안개가 잔뜩 끼어 강변인지도 모를 지경, 20분 후 우측으로 691지방도가 갈리는
마어구 삼거리에 도착하니 오늘 구간에 동행하시기로 한 벽산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작년 속리산 산행시 뵙고 못 뵈었으니 어언 6개월이 지난 듯 하다. 한 분 더 동행하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혼자 나오게 되었다 하신다.

07시 15분, 윗장고개/691지방도.
그곳에서 691지방도로 접어들어 제법 큰 규모의 고개를 하나 넘고, 그 다음 약간 낮으막한 고개를
또 하나 대하는데 그곳이 오늘구간의 날머리가 되는 곳이다. 고개이름이 없으므로 편의상 고개너머
마을인 윗장마을의 이름을 붙여 윗장고개로 부르기로 한다.
마침 도로 좌측으로 차 몇대 세워 놓을 주차공간이 있어 그곳에 차 1대를 주차시킨 뒤 6명 전체가
차 1대로 옮겨 타고 들머리인 양정고개로 향한다.

07시 52분, 양정고개.
양정고개로 이르기 위해서는 다시 마어구 삼거리로 되돌아 나온 뒤 일단 32번 국도를 따라 유성
방향으로 간다.
그리고 1번 국도가 만나는 곳에서 우회전하여 1번 국도로 접어 들어야 하는데 깜빡 그 분기점을
놓치고, 잠시 유성 방향으로 달리다 되돌려 오기도 한다.
1번 국도로 접어들면 얼마 후 동학사 입구를 지나고, 다시 고갯마루 하나를 넘으면 계룡대 입구도
지나친다. 이어 서대전IC쪽에서 오는 4번 국도와 만나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이내 양정고개에다.
지난구간을 마무리 했던 곳이라 낯익은 기분, 691지방도에서 약 30분 정도 소요된 듯 싶다.
마침 이번구간의 들머리가 되기도 하는 골목도로 초입 우측에 있는 농협건물 모퉁이로 주차할 공간
이 있어 그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행 준비를 한다.

(산행 준비)

08시 05분, 양정고개 출발 산행시작.
집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07시 30분 경에는 산행을 시작할 줄 알았는데 어지어찌 하다보니 30여분
늦은 출발이다.
그래도 도상거리 17km의 운행이니 일몰 전에는 충분히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으리라.
좌측 양정슈퍼와 우측 농협건물 사이에 있는 골목도로로 접어듬으로써 비로서 산행 출발이다.

(마루금으로 이어지는 골목도로)

08시 20분, 산길 들머리.
그 골목도로를 따르면 잠시 후 고가로 찻길이 있는 굴다리를 지나게 되고, 이어 우측으로 나타나는
"신도과선교" 라는 다리를 통해 호남선 철도를 건너게 된다. 초입에서 5분 거리이다.
그렇게 철도를 건너 직진을 하면 도로 우측으로는 비사벌 아파트가, 좌측으로는 엄사초등학교가
있다. 그 도로를 따라 엄사초등학교 정문을 지나면 다시 좌측으로 꺾어 엄사초등학교 뒷담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가 나오는데 그 도로 따라 곧장 가면 비로서 정맥이 다시 산길로 이어지는 들머리를
대하게 된다.
엄사초등학교 담장이 끝나고, 계속 이어지는 도로를 따르다 보니 우측 모퉁이로 광인님이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다는 "가야밥상" 집이 보인다. 20여가지의 맛있는 반찬이 나온다는 그 집, 이따 산행
후 시간이 맞는다면 뒤풀이장소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곳에서 잠시 더 진행을 하면 비로서 산길로 붙는 절개지가 보이고, 절개지 바로 우측 전봇대에
금남정맥이라고 써 놓은 양철푯말도 하나 붙어 있다.
양정고개에서 15분 거리, 딴은 이 초입 찾기가 좀 애매한 편이라 할 수 있는데 비교적 쉽게 찾은
것 같다.

(엄사초등학교 뒷담을 지나 골목길 좀 더 진행하면 저 뒤로 마루금 들머리가 보임)

(들머리)

(산길로 오름)

08시 36분, 뚜렷한길 3거리.
절개지를 오르면 그런데로 산길이 뚜렷한 편, 어제 내린 눈길을 내고 벌써 지나간 사람도 많은 듯
발자국도 선명하므로 그저 그 발자국만 따라 오르면 될 것이다.
그런 길 따라 16분 오르니 우측에서 산책로 수준의 뚜렷한 길이 올라와 이제부터는 완전 산책을
나온 기분이다.
그래도 반들반들 다져진 눈길, 잠시 한눈이라도 팔다가는 미끄러져 넘어지기 딱 좋은 눈길이다.
두번씩이나 된통 넘어지고 난 후에야 정신 바짝 차리고 진행을 한다.

(호젓한 분위기의 마루금 능선)

09시 02분, 350봉 헬기장/만인4거리갈림.
잠시 후 송전탑(NO.42)아래 담양전씨묘가 있는 곳을 지나면 안부4거리를 대하고, 오름길로 접어들
면 7분 후 우측으로 제2정문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대한다.
이후에도 갈림길이 자주 나타나지만 시종 일직선 방향의 오름길만 택하면 되므로 진행에는 큰 무리
가 없다. 다만 역으로 내려설 때는 그 갈림길마다 일일히 진행방향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제2정문 갈림길에서 다시 11분 진행하면 또 하나의 안부 4거리를 대하고, 6분 오름길을 극복하면
좌측 저 건너로 향적산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넓은 헬기장을 대하게 된다. 특히 눈꽃과 조화를 이루
고 있어 한결 멋진 조망이다. 이곳에도 좌측으로 만안4거리라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있는데
마루금은 능선의 굴곡이 거의 없는 우측으로 진행을 한다.

(헬기장에서 본 향적산)

09시 22분, 마지막 안부4거리.
또 11분 가면 넓은 공터 하나를 대하고 잠시 후 내림길이 시작된다. 딴은 반질반질한 눈길에서는
내림길이 더 애를 먹는 것 같다. 잠깐 균형이라도 놓칠 새라면 그대로 미끄러지기 쉽상, 되도록
사람이 덜 지나간 쪽을 택해 9분 내려서니 이제 향적산 분기봉인 460봉을 향해 마지막 급 오름길만
남겨두고 있는 4거리 안부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경고판과 함께 "향한리2.9km, 513고지2.8km, 330고지2.1km, 부대0.4km"라
고 이정표가 있다.

(마지막 안부4거리)

09시 28분, 향적산 갈림길.
급 오름길을 대하니 귀챦다고 아이젠 안 찬 것이 후회될 정도, 길이 아주 미끄럽다. 그래도 460봉
이 얼마 안 남았기에 그곳에서 쉼을 하면서 착용하겠다고 기우뚱 기우뚱 오름길을 극복한다.
그렇게 6분 오르면 좌측으로 향적산 이정표가 보이는데 아마 사면을 따라 향적산으로 이어지는
길인 것 같다.
우측 오름길로 올라선다.

(계룡산 천황봉이 보임)

09시 40분, 460봉/향적산 분기봉.
12분 더 급한 오름길을 극복하면 비로서 460봉, 즉 천황봉-향적산을 잇는 주능선상이다.
460봉은 "513고지 1.3km, 향적산 1.0km" 라고 이정표와 함께 시야가 확 트이는 바위지대를 이루고
있어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특히 가야할 천왕봉과 좌측으로 펼쳐진 논산벌 평야지대는 운해까
지 살짝 끼어 있어 더 없는 멋을 자랑하고 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벌써 막초 한잔씩 돌리고 있다. 이른바 곰발톱표 막걸리, 대전의 곰발톱님이
자기영역을 지난다고 특별히 전달해 준 막초이다. 동행을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어쨌든 멋진 조망과 함께 그런 사연있는 막초를 음미하니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금방 빈병이 되
고 만다. 12분 휴식.

(460봉)

(460봉에서 본 계룡산)

(460봉에서 본 논산벌)

(460봉에서 본 계룡대 일대)

10시 00분, 멘재.
이제는 아이젠도 차고.. 본격적인 눈 산행에 대한 대비를 한다. 고도가 그래도 좀 더 높다고 한층
눈이 많아진 느낌, 온통 눈꽃이 만발한 나무가지 사이로 눈터널 길이 이어진다. 더구나 이제까지는
산책로 수준의 산길이었던 것에 반하여 소위 출입통제지역의 시작, 족적도 한결 뜸하다.
지도에 표기된 멘재는 특별한 특징이 없어 그대로 지나치게 되는데 한 차례의 눈꽃 터널을 빠져
나와 "멘재-천황봉" 출입통제판이 있는 곳 쯤이 멘재가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그 일대에서도
시야가 확 트여 천황봉과 논산벌 조망이 으뜸이다.

(눈길)

(눈꽃)

(멘재)

10시 22분, 513봉/묘.
이후 굴곡없는 오름길, 이따금씩 조망좋은 바위지대도 나타나니 사진이라도 한장 더 찍어둘 량 열
심히 디지털 촛점을 맞추어 본다. 물소리님도 이제는 사진찍는 재미에 빠지셨는지 연신 셔터를 누
르고 있다.
눈이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아직은 흐린 날씨이긴 해도 운해와 더불어 아주 운치있는 조망이 제공
되고 있다. 오늘 내내 이 정도의 날씨만 유지된다면...
어쨌든 사진찍기에 몰두하다 보니 다른 일행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간 모양이다.
그렇게 20여분 진행하니 능선이 분기되는 513봉, 묘 1기와 함께 우측으로 제3정문, 좌측으로 신원
사 이정표가 있는데 마루금은 좌측의 신원사 쪽이다.
이곳 역시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니 정면으로 다가선 천황봉이 한층 가까운 느낌이다.

(뒤돌아본 능선)

(바위지대에서 본 논산벌)

(뒤돌아본 향적산)

(바위사이로 논산벌이)

(513봉에서 본 천황봉)

10시 39분, 464봉/공터.
다시 한 굽이 급하게 내려섰다가 완만한 오름길을 극복하면 넓은 공터가 있는 464봉, 513봉에서
17분 지난 시각이다.
넓은 공터는 아마도 헬기장일 듯... 그러다 살포시 눈이 쌓여있으니 오늘은 그냥 정겨운 공터이다.

(공터에서 본 천황봉)

10시 59분, 432봉/조망바위.
계속해서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딴은 길도 불투명하고, 오르내림도 제법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편안한 산길이 지속되니 생각보다 좀 빠른 진행인 듯 하다.
11분 후 양쪽으로 뚜렷한 등로가 있는 안부4거리를 대한다. 우측은 신도안 수용추쪽으로 내려설
것이고 좌측은 상도리쪽으로 내려설 것이다.
다시 오름길, 완만한데다가 그리 긴 오름길이 아니므로 이제는 그런 오름길이 정겨움마저 든다.
9분 오르니 넓은 바위지대를 이룬 432봉, 바위와 어울려 있는 탓에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보는 것
이나 가야할 천황봉을 올려다 보는 것이나 한층 멋진 조망이다.
무심코 보니 눈 덮인 바위 위에 "높은산님 안전산행 하세요.. 전천후" 라고 써 놓은 글자가 눈에
뛴다. 얼굴은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낯익은 필명이다. 좀 더 일찍 산행을 시작했다면 동행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조망바위에서 본 천황봉)

(조망바위에서 지나온 능선과 향적산)

11시 06분, 용천령.
6~7분 내려서면 또 4거리 안부, 초라한 묘 1기가 눈을 하얗게 뒤집어 쓰고 있으니 더욱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묘 바로 아래 쌓여있는 눈에다 좀 전의 432봉에서 본 동일한 필체로 "용천령"이라
고 써 있는 바 그 곳이 바로 용천령인가 보다.
그 글자가 없었다면 용천령도 모르고 지나갈 뻔 했다.

(용천령)

11시 15분, 444봉.
또 한번 오름길 극복하니 능선이 분기하는 444봉,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이곳에서 우측
으로 방향이 바짝 꺾어 오름길로 이어진다.
앞선 일행들이 그 곳에서 쉼을 하고 있으니 덩달아 휴식을 하면서 금잔디고개쯤에서 만나기로
한 강산에님과 통화를 시도해 보기도 한다. 13시 30분~14시쯤이면 도착할 것 같다고...
7분 휴식.

12시 02분, 천황문.
2~3분 내려서면 좌측으로 신원사 방향 하산길 있는 안부3거리, 그 하산길 바로 아래 샘터도 저기
보인다. 그 신원사 삼거리를 지나면 이제 천황봉을 향해 급한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생각보다 그
오름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는 것 같다.
20여분 올라섰는데도 천황봉은 저 만치 거리를 두고 있다. 아니 갑자기 가스가 몰려와 주위 산줄기
들을 하나 둘 감싸기 시작하더니 결국 천황봉마저 감싸 버려 이제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좀 더 오름길을 극복하니 바위지대도 종종 나타나는데 여전히 급한 오름길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가 비로서 오름길이 끝나고 무슨 문바위인냥 양쪽으로 거대한 직벽을 이루는 안부를 대하니
천황봉에 이르기 위한 관문의 의미에서 천황문이라는 말을 써 본다.
444봉에서 꼭 40분 지난 시각이다.

(천황문)

12시 11분, 천황봉 삼거리.
여기서 정면의 직벽 위가 바로 천황봉이다. 그러나 직벽을 따라 곧바로 오르는 길은 없고, 러셀이
된 산길이 좌측 사면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면길 역시 눈쌓인 절벽을 따라 이어지고 있기에 진행이 만만치 않다. 만에 하나 눈길에 넘어지기
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 주위가 잔뜩 가스속에 허공을 이루고 있으니 더욱 긴장
이 되는 것 같다.
9분 후 겨우 그 사면길을 빠져 나오니 비로서 쌀개봉-천황봉 길과 만나는 삼거리, 참호 하나가 있다.
여기서 우측은 천황봉 가는 길이고 좌측은 천황봉을 생략한 채 바로 쌀개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 잠깐 나아간 공터에서 바라보니 천황봉 시설물이 가스속에 희미하게 올려다 보인다.

(가스속에 천황봉 시설물)

12시 24분, 천황봉.
천황봉에 들렀다 가기로 한다. 예전 출입금지지역이었으나 현재 개방을 위해 시설물들을 철거작업
을 하고 있는 중, 콘도라까지 올라 와 있다.
따라서 원칙상으로는 아직도 출입이 안 되는 곳이지만 묵시적으로 봐 준다고, 그리고 정상에 새로
만든 천단 표지석과 천단의 유래를 적어놓은 기념비가 볼만하다고...
일전에 한번 올라보았다는 벽산님의 말이다.
10여분 후 천황봉 정상에 이른다. 막판 눈이 덮여 미끄러운 바윗길 오르느라 좀 애를 먹었다지만
어쨌든 계룡산 구간 통과하면서 천단 표지석을 대한 것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예전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라고 한다.
바위지대 아래 천단의 유래와 함께 군시설과 통신시설을 이전하고 천황봉의 옛 모습을 복원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기념비도 읽어본다.
오전처럼 시야가 확 트였다면 멋진 조망과 함께 더 없는 행운이 되었을텐데... 허공 속의 정상이
딴은 아쉽다.
이제 유래비 내용대로 시설물 철거가 끝나고 완전히 복원이 된다면 눈치 안 보고 마음놓고 찾을 수
있으리라. 그 때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

(천황봉 정상에 있는 천단석)

(천황봉의 산제단석)

(천단의 유래비)

12시 42분, 중계소봉.
참호있는 삼거리로 되돌아나와 이제 쌀개봉을 향하니 딴은 오늘 구간 중 가장 부담이 되는 구간에
해당하는 곳에 접어 든다고 해야겠다.
눈쌓인 암릉길 통과가 우선 부담이고, 또한 출입금지 지역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도 아직은 바위길이 아닌 평범한 산길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사람들이 몇 지나 갔는
지 러셀도 확실하게 되어 있어 조금은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7분 진행하니 중계소 시설물이 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잠깐 가스가 걷히고 중계소 있는 봉이 보임)

12시 55분, 통천문.
그 봉우리를 뒤로 하고 이어지는 잠시의 암릉길... 눈덮인 암릉길이 자못 긴장이 된다.
물론 평소같으면 그냥 뛰어 다닐 암릉이지만 그저 좌우로 허공속에 절벽을 이루고 있고, 딱 미끄러
지기 알맞을 정도의 눈이 쌓여 있는 탓이다.
거기에다가 눈발까지 날리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악천후의 날씨,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 암릉
길을 빠져 나오면 사진속에서마 자주 보아 낯익은 통천문이다.
일행들이 식사하고 가자고 하니 당연하다는 듯 여장을 푼다.
자연석문으로 눈도 피할 수 있고, 또 바닥에는 눈도 없으니 오늘같이 날씨속에서는 식사하기에 딱
알맞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딴은 금잔디고개에서 강산에님과 조우하여 식사라도 같이 하기로 했지
만 예상치 못한 날씨로 그것은 포기를 하는 것이다. 식사시간 30분 소요.

(통천문 가는 도중의 암릉)

(통천문)

13시 27분, 쌀개봉.
통천문 지나자 마자 바윗길을 오르면 쌀개봉이다.
다른 때 같으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암봉을 이루고 있어 그야말로 주변 조망을 만끽하며
여정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그저 허공 속에 오로지 절벽만 보일 뿐이다.
특히 잠시 후에 이어질 암릉 내림길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잔뜩 긴장감이 들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천황봉-쌀개봉-관음봉으로 진행을 할 때 로프하나만 덩그마니 매달려 있던 직벽
내림길, 눈이 없어도 제법 부담감을 느끼는 곳이다.
그래도 진행한 러셀자국이 있고, 청산님이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보조자일까지 준비를 하였으니...

13시 47분, 관음봉고개.
다행히 그 러셀자국은 암릉길을 우회하여 좌측 사면길로 이어지고 있다. 한 시름 덜은 것이다.
그 우회길은 좌측으로 급히 떨어진 후 사면길로 이어지다가 13분 후 위험한 암를지대를 다 벗어난
지점에서 다시 주능선과 만나게 된다.
뒤돌아 본 암릉지대, 가스가 잔뜩 끼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 곳에서 7분 더 가면 관음봉 고개, 날씨가 워낙 악천후인 때문인지 지키는 사람도 당연히 없다.
유유히 출입지대 선을 넘어서니 비로서 모든 부담감에서 해방이 된 것, 오늘 구간 다 끝내기라도
한 듯 홀가분한 기분이다.

13시 52분, 관음봉.
날씨가 아무리 악천후라도 계룡산 메인등로는 만원을 이루고 있다.
허공속에 오가는 인파들만 마주친다. 더욱 매끄러운 눈길, 아이젠 없으면 포기해야 할 정도이다.
5분 오르니 정자가 있는 관음봉, 관음봉 안내판만 보일 뿐 나머지는 모두 허공이다. 5분 휴식.

(관음봉)

(관음봉 안내판)

14시 48분, 삼불봉고개.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 소위 자연성능으로 불리는 계룡산의 백미구간이다.
80년대에는 그 멋에 반해 그래도 계룡산을 자주 찾은 편이었다. 그러다 90년대 들어 미답산 주로
찾아 나서다 보니 계룡산 찾은지도 어언 10여년이 훨씬 넘은 것 같다.
따라서 오랫만에 그 멋에 빠져 본다는 기대를 했는데 결국 오늘 본 건 허공속의 계단 뿐이 아닌지?
와중에 많은 인파들이 줄이어 지나가기에 단연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40여분 지나쳤을까? 마루금길이 좌측 금잔디고개쪽으로 꺾이지만 그래도 삼불봉을 들렀다 가야겠다
고 직진방향의 삼불봉 가는길로 간다.
즉 삼불봉은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어 나타나는 삼불봉 오름길을 대하니 출입금지 줄이 쳐져 있고, 아울러 러셀도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오늘같이 시야도 한 트이는 날 러셀을 하며 삼불봉 오를 마음은 없고, 그냥 우회길로
가니 이내 삼불봉고개이다. 딴은 마루금과는 제법 떨어진 지점, 삼불봉도 우회길로 지나쳤으니
차라리 아까 마루금 갈리는 곳에서 삼불봉을 포기하고 바로 금잔디고개로 갈 걸 그랬나 보다.

(가스속의 자연성능)

14시 58분, 금잔디고개.
좌측으로 꺾어 사면길 따라 금잔디고개로 간다. 딴은 동학사-갑사간 메인 등산로이다. 10분 후
두 번째 지능선을 넘어서니 금잔디고개이다.
넓은 공터를 이루고 있어 조망이 확 트이는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가스가 꽉 차 있어 그냥 답답하
다. 눈발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아직도 갈길이 까마득한 느낌이다.
그래도 한병 남은 곰발톱님 막걸리를 비우기 위해 등나무 쉼터 아래 잠시 여정을 푼다. 18분 휴식.

(금잔디고개)

(금잔디고개의 이정표)

15시 25분, 수정봉.
잠깐 오름길을 극복하면 수정봉, 이곳 역시 날씨만 좋다면 지나온 자연성능을 멋지게 음미해 볼
텐데... 시계가 제로이다. 그래도 가스속에 눈덮인 노송들이 운치가 있는 것 같다.


(수정봉)

15시 55분, 616봉/마티재분기.
계속해서 구재-마티재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니 뚜렷한 산길과 함께 러셀도 잘 되어 있다.
그러다가 10여분 진행하면 그 뚜렷한 길은 우측으로 급히 내려서게 되고, 좌측으로 러셀은 안 되어
있지만 그런데로 길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혹시 이곳이 구재-마티재로 이어지는 본 능선을 벗어나 만학골 안부로 이어지는 정맥 분기점?
그렇게 생각하고 잠깐 좌측길 따라 내려서 보는데 표지기가 전혀 안 보이니... 분기점이 아닌 모
양이다.
빽을 할까 하다가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나기에 그 길을 따르니 잠시 후 다시 본 능선으로
붙게 되고, 정맥 표지기들도 대한다. 즉 아직 분기점에 못 왔다는 이야기이다.
얼마간 더 진행하니 바위봉을 하나 넘게 되고, 다시 10분 가량 더 진행한 후에 비로서 정맥분기점
이 나타난다.
양쪽으로 뚜렷한 삼거리를 이루는 지점인데 우측 내림길쪽으로는 마티재라고 써 놓은 표지기가
붙어 있고 좌측길쪽으로는 정맥표지기들이 잔뜩 붙어 있다.
아울러 오늘 진행한 듯 발자국도 선명하니 그 발자국만 따라가도 될 듯 싶다.

(수정봉을 뒤로 하고)

16시 16분, 467봉.
급한 내리막길을 한 굽이 내려섰다가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극복하니 능선이 분기하는 467봉, 이제
눈발이 그치면서 어느 정도 시야가 트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저 아래 갑사주차장도 내려다 보이고, 가야할 만학골 안부와 그 뒤 327봉도 보인다. 그러나 계룡산
주능선쪽은 여전히 가스가 끼어 있으므로 오늘 주능선 감상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16시 42분, 만학골 안부/군도.
467봉을 지나자 마자 대하는 능선분기점, 딴은 이곳에서 만학골 안부까지 1:50,000지형도만 보고는
마루금 긋기가 아주 애매한 곳이다.
지도를 보면 우측 능선이 바로 만학골 안부쪽으로 이어지고 있고 좌측 능선은 갑신수 마을쪽으로
이어지기에 우측 능선이 마루금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심히 지도를 보면 마루금은 좌측 능선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우측으로 분기한 작은 능선을
따라 만학골 안부로 이어진다.
그리고 실제 진행시도 큰 혼동 없이 쉽게 마루금 능선을 찾을 수 있다. 즉 우측 능선쪽으로는 산길
도 나 있지 않은 반면 좌측 능선쪽으로 뚜렷한 산길과 함께 정맥표지기들이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 좌측 능선을 따라 급경사 내림길을 11분 진행하면 우측으로 작은 능선이 이어지고, 그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내림길을 또 11분 진행하면 묘 1기와 함께 국립공원 표지석을 대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절개지가 나타나고 우측을 통해 만학골 안부로 내려설 수 있다.
만학골 안부는 군도인 2차선 포장도로가 가로지르고 있고, 또한 한 모퉁이에 국립공원에서 세워
놓은 야생동물 수렵금지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9분 휴식.

(만학골 안부)

(수렵금지 안내판)

17시 10분, 327봉/무덤봉.
이제 오늘구간의 종착점인 691지방도까지는 도상거리 2km를 조금 더 남겨두고 있다. 1시간 가까히
더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보호 철망까지 설치되어 있는 절개지를 좌측을 통해 오르면 다시 표지기와 함께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11분 오르면 마루금길은 곧장 오르는 길을 버리고 좌측 사면길 형태의 내리막길로 방향
을 꺾어야 한다.
즉 직진 오름길은 마루금을 벗어난 약 280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러다 잠시 후 안부를 대하게 되고 짧은 오름길을 극복하면 지도에 삼각점으로 표기되어 있는 327
봉이다.
만학골 안부에서 19분 거리, 그러나 삼각점은 눈 속에 숨겨져 있는지 찾을 수 없고 다만 긴 막대
기에 깃대 하나가 걸려 있다.
또한 무덤 10여기들이 묻혀 있는 작은 공동묘지를 이루고 있어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다.
저 건너로 아직도 넘어야 할 260봉이 제법 높게 솟아 있다.

(327봉)

17시 35분, 260봉.
급한 내리막길이 미끄럽다. 아까 만학골 안부에서 아이젠을 벗어 버렸는데, 괜히 벗어 버린 모양
이다. 다시 착용하기도 뭣 하고.. 엉거주춤하며 12분 내려서니 안부이다.
이제 마지막 260봉 오름길, 높이가 200미터급인데도 마지막이라고 텃세를 부리려는지 제법 벅찬
오름길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 힘을 쏟으며 13분 후 그 260봉에 오른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다.

(가야할 260봉)

17시 50분, 윗장고개/691지방도.
8분 밋밋한 능선을 이으니 이동통신시설물이 나타난다. 도로를 오가는 차소리도 가까히 들린다.
이제는 다 왔다는 이야기, 이내 급한 내림길이 이어지고 바로 아래가 도로이다.
절개지 형태의 급한 내림길을 이동통신 시설물 전선줄을 잡고서 조심스럽게 도로로 내려서니 기다
렸다는 듯이 다시 눈발이 휘날리고 있다.
담배하나 태울 여유도 없이 차 안으로 들어 선다.

(윗장고개/691지방도)

그 후.
양정고개로 이동하는데 다시 눈이 쏟아지는데다가 도로가 결빙을 이루고 있어 동학사 입구에서
계룡시로 넘어가는 고갯마루를 넘어설 때는 차가 아예 움직이지도 않는다.
결국 1시간 35분만에 겨우 양정고개에 도착하게 된다.
그래도 산행 중 만나기로 했으나 사정이 생겨 못 만난 강산에님을 늦게나마 조우를 하게 되고,
뒷풀이를 위하여 광인님이 적극적으로 추천을 했던 가야밥상집도 차지하니 목적한 것은 다 이룬
셈이다.
귀경시 정체 현상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또한 행운이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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