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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설악골]설악골-범봉안부-마등령-저항령-널협이골

by 높은산 2005. 11. 2.

[2005 설악단풍]
설악동-비선대-설악골-범봉안부-1275-나한봉-마등령-마등봉-저항봉-저항령-널협이골-용대리

[도상거리] 약 18.0km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5년 10월 8일 토요일

[날 씨] 흐림.

[산행코스]
설악동매표소(05:15)-비선대(05:51~06:08)-설악골입구(06:18)-반석/식사(06:30~07:07)
-석주길초입바위(07:31)-좌우골합수점(07:48~57)-(좌골)-1275/범봉갈림(08:22~38)
-낙석지대(08:43~55)-범봉안부(09:22~39)-공룡능선주능(10:02~20)-일반등산로(10:28)
-1275/희운각3.0/마등령2.1km(10:48)-사태골안부/희운각3.4/마등령1.7km(11:05~11:22)
-로프 1(11:34)-희운각4.0/마등령1.1km 이정표봉(11:43)-로프 2(12:00)-나한봉이정표(12:09)
-나한봉(12:12)-마등령(12:26)-비선대3거리(12:33~40)-마등봉/식사(12:50~13:32)-안부(13:52)
-암봉(14:35~56)-저항봉(15:22)-저항령(15:45~16:00)-저항샘(16:08)-길골갈림(16:18)
-능선봉(16:50~17:00)-안널협이(17:15)-지계곡(17:36)-지계곡(17:50~17:58)-중간널협이(18:14)
-산길(18:29)-절벽/폭포(19:34)-능선(20:30~40)-바깥널협이(20:56~21:03)-절벽/폭포(21:35~22:53)
-비닐움막(23:45)-절골능선(24:40)-절골(24:55)-용대리(01:15)


[산행시간] 20시간=설악동~저항령 10시간 45분(휴식 및 식사:3시간 48분, 실 산행시간:6시간 57분)
+ 저항령~용대리 9시간 15분(휴식시간 포함)


[참여인원] 8인 (먼산, 청산, 금수강산, 서바위, 전배균, 이사벨라, O2, 높은산)

[교 통] 15인승 승합차

<갈 때>
상동(23:15)-동군포(23:50~24:45)-설악동(04:15)

<올 때>
용대리(01:20)-한계3거리/민예단지(01:50~02:30)-동군포(04:50)-상동(05:30)


[산 행 기]
2005 설악단풍 한 코스 잡아본다. 한창 단풍의 절정기를 맞이하여 일요일보다는 그래도 토요일이
약간 한가할 듯...
낙동을 같이하고 있는 먼산, 청산, 금수강산, 서바위, 전배균, 이사벨라님 외에 최근 1대간9정맥
단독종주를 끝낸 O2님이 새롭게 합류를 하신다. 향후 땅끝도 동행하기로 되어 있다.


(범봉과 천화대릿지)


(1275봉)


(사태골 조망)

04시 15분, 설악동.
잠깐 눈을 붙였는가 했는데 벌써 설악동이다. 동군포에서 3시간 30분이 소요된 04시 15분이다.
기사님의 말에 의하면 새로 구입한 GPS에 최단거리 진행을 입력했더니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
도로로 들어선 뒤 횡성IC를 빠져나가 횡성, 서석, 내면, 구룡령, 양양을 경유했다고 한다.
아직 산행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좀 더 눈을 붙이기로 한다.
오늘 코스로 잡은 설악골, 어느 정도 날이 밝은 뒤에나 들어서기로 한 탓이다.

05시 15분, 설악동 출발 산행시작.
무박 산행팀들이 모두 빠져 나갔는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비싼 입장료(3400원/1인) 지불하고
비로서 산행을 시작한다.
아직 날이 밝은 상태는 아니지만 길도 넓고 어느 정도 어둠이 가신 상태라 랜턴까지는 켜지 않아도
될 듯....
아침나절까지 비가 온다고 했는데 활짝 걷힌 하늘을 보니 발걸음이 한결 가뿐하다.


(설악동 매표소)

05시 51분, 비선대.
36분 후 비선대이다. 예전에는 산장으로 사용했던 건물.. 지금은 휴게소 겸 매점이다. 하기야
이쪽 비선대, 설악 다닐 초창기인 80년대에만 다녔을 뿐 찾은지가 15년쯤은 되지 않았나 싶다.
곧 설악골 초입이므로 다른 일행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행장도 추스리면서 잠깐 휴식을 취해
본다. 17분 휴식.


(설악골 초입)

06시 18분, 설악골 초입.
매점을 뒤로 하고 철다리를 건너서면 우측으로 금강굴-마등령길이 갈라지고... 좌측 천불동으로
들어선다. 이제 다른 팀들은 모두 지나간 상태이고 우리 일행들뿐이다.
이어 잠시 후 토막골이라고 하는 작은 지계곡이 갈라지고, 한 굽이 돌아서면 제법 큰 지계곡을
만나는데 그곳이 바로 오늘 목표로 잡은 설악골이다.
비선대휴게소에서 10분 거리, 초입에 '설악골 해발 390m - 대청봉 7.5km, 비선대 0.5km'라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설악골 초입의 이정표)

06시 30분, 반석지대.
설악골은 천불동에 비교한다면 수량도 그리 풍부하지 않고, 또한 특별히 눈길을 끄는 폭포나 소와
담이 없는... 어떠한 면에서 보면 설악 계곡치고 아주 초라한 편이다.
그러나 계곡 안에서 주변을 보는 웅장함이 바로 설악골의 매력일 것이다.
정면으로는 1275봉을 위주로 한 공룡능선, 좌로는 범봉에서 내려서는 천화대릿지, 우로는 세존봉,
그리고 뒤로는 집선봉-노적봉-칠성봉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암봉들이 솟구친 채 성벽을 이루면서
둘러 쌓여 있는 탓이다.
초입은 일단 계곡 좌측으로 좁은 산길로 이어지다가 잠시 후 계곡을 건넌 후 이후부터는 주로 계곡
우측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단풍의 절정기를 맞이하여 온 설악이 인파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지만 이곳만은 우리들만의 차지...
느긋한 마음으로 설악 단풍을 즐길 수 있다.
12분 후 한 반석지대를 차지하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식사시간 37분 소요.


(반석지대)


(설악골)


(와폭과 소)

07시 31분, 석주길 초입.
이후로도 희미한 산길이 주로 계곡 우측으로 이어진다. 잠시 후 작은 폭포와 서기 계곡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이어 제법 긴 와폭 하나가 눈길을 끈다. 20~30m쯤은 되어 보이는 폭포로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함이 있다.
폭포지대를 지나 얼마간 진행을 하자 산길은 계곡을 건너게끔 되어 있는데 계곡으로 내려서니
커다란 바위에 석주길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천화대릿지의 한 코스 들머리인 셈, 식사를 한 반석지대에서 24분 지난 시각이다.


(뒤로 보이는 노적봉능선)


(설악골 내에서 가장 큰 폭포)


(석주길임을 알리는 표시)

07시 48분, 좌우골 합수점.
석주골 초입부터는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아마도 산길은 계곡 좌측으로 이어지는
듯 모양이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 보니 수량은 적어도 커다란 바위들이 계곡을 수놓고 있어 아주 큰 계곡처럼
보인다. 그러한 바위들을 깡총깡총 뛰면서 진행하는 것도 색다른 묘미라 해야겠다.
17분 후 계곡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집채만한 바위 위로 올라서니 그 위에서 설악좌골과
우골이 갈라진다. 여기서 좌골이 범봉 안부를 통해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이고, 우골은
1275봉을 지난 안부쪽으로 이어지지만 아직껏 진행을 한 정보가 없다. 9분 휴식.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오름)


(물줄기)


(집채만한 바위 위에서 좌골 우골이 합수됨)


(좌골 우골 합수점)

08시 22분, 1275/범봉 갈림.
좌골로 들어선다. 수량이 거의 없는 계곡, 계곡 좌측을 따라 어느 정도 족적을 형성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얼마 후 산길은 계곡으로 떨어져 계곡을 따라 오르게끔 되어 있다. 얼마간 진행을 하니
가느다란 물줄기를 쏟아내는 높이 10여m쯤 되는 와폭이 반긴다. 좌골 내의 유일한 폭포이다.
이어 폭포 위로 오르니 공룡능선이 정면으로 올려다 보이는데 상단부는 가스가 잔뜩 끼어있어
그 전모를 모두 들어내지는 않는다. 아마도 1275봉인 모양이다.
그러나 좌측 범봉이나 뒤돌아 본 세존봉은 한창 절정을 이룬 단풍 속에 기기묘묘한 풍경을 자랑하고
있다.
다시 한 굽이 올라서면 계곡은 Y로 갈라진다. 좌측은 범봉 안부, 우측은 1275 직전 안부쪽으로
이어지는 계곡... 여기서도 좌측 범봉 안부쪽을 따라야 한다.
공룡능선에 걸쳐있던 가스가 아까보다는 아주 많이 걷힌 상태라 이제는 1275봉도 서서히 그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장관이다. 16분 휴식.


(좌골)


(좌골의 유일한 폭포)


(뒤돌아본 세존봉)


(좌골을 따라)


(범봉이 보이기 시작)


(협곡의 설악좌골)

08시 43분, 낙석지대.
범봉 안부로 이어지는 좌측 계곡, 아니 수량이 아예 없으니 그저 급사면 오름길이라 해야겠다.
사태지역으로 인해 푸석한 잡석들을 잡고 올라서야 하는데 종종 움직이거나 뽑히는 것들이 있어
잡고 오를 때 매우 조심을 해야 한다. 소위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낙석지대이다.
무심코 한 잡석을 잡고 오르는데 그만 잡석이 뽑히면서 무릎을 강타하여 하마트면 큰 부상을 당할
뻔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다행히 가벼운 타박상으로 응급조치와 함께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청산님이 비상으로 휴대한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니 걷는데는 별 지장이 없는 것 같다. 12분 휴식.


(낙석지대)


(범봉 지능선의 기암들)


(뒤돌아 본 세존봉)


(뒤돌아본 설악골)


(뒤돌아본 설악골과 세존봉 능선)

09시 22분, 범봉 안부.
이후로는 더욱 조심... 가급적 사태면을 따르지 않고 좌우측으로 숲지대의 나뭇가지에 의지하면서
오른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좌측 범봉, 우측 1275봉, 그리고 뒷쪽 세존봉의 풍경이 너무나 멋진
풍경으로 전개되고 있어 설악골을 오른 보람을 만끽할 수 있다.
27분 후 비로서 범봉 안부에 도착한다. 공룡능선에서 천화대릿지로 이어지는 암릉... 여기서 좌측
범봉쪽은 일반워킹코스가 아닌 암벽장비를 갖추어야만 진행이 가능한 릿지 코스이다.
아울러 능선 너머가 잦은바위골로 보조자일만 준비한다면 일반 워킹으로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언제
한번 기회를 만들어 보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거나 범봉 안부에서 보는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껏 오르면서 대한 풍경들을
총 정리하는 셈이라 할까? 17분 휴식.


(범봉 아래)


(세존봉 능선)


(서서히 들어나는 1275)


(법봉 안부가 가까움)


(한층 더 들어난 1275)


(범봉 안부에서 보는 화채봉)


(완전히 들어난 1275)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암릉)

10시 02분, 공룡능선 주능.
우측 공룡능선 주능선쪽으로 날등을 따라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오를 수 없는 바위지대는 주로
좌측 사면으로 우회를 하게끔 되어있다.
한 굽이만 오르면 될 줄 알았는데 또 한 굽이를 더 넘어서야 한다.
23분 후 드디어 공룡능선 주능선.. 운이 좋은지 가스도 말끔히 걷혀 사방으로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망이 전개된다.
올라온 방향으로는 범봉을 위주로 한 천화대릿지, 설악골이 웅장하게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그
뒤로는 울산바위와 속초시내, 동해바다까지 시원하게 펼쳐지고 잇다.
그 우측으로는 화채-대청-중청이... 다시 고개를 돌리면 서북능 아래로 용아와 가야동이 웅장하다.
가야할 방향으로 1275를 비롯한 공룡능선, 마등봉, 저항봉, 황철봉...
특히 공룡능선 일반등산로는 이곳을 우회하게끔 되어 있어 그저 우리들만의 차지이니 더욱 멋진
설악에 빠진 기분이라 해야겠다. 건배잔을 돌리며 마냥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 18분 휴식.


(천화대릿지와 울산바위)


(1275)


(용아와 가야동)


(범봉과 칠성봉능선)


(중청, 대청)


(속초시내와 동해바다)


(천화대릿지가 한 눈으로)

10시 28분, 일반등산로.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산길을 따라 8분 내려서면 비로서 공룡능선 일반등산로이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시즌이 단풍의 절정기라 그런지 인파가 제법 붐빈다. 이제껏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다가 갑자기 많은 사람을 대하니 꼭 속세로 돌아온 느낌...
일요일인 내일은 더욱 붐빌 것이다.


(설악골)


(대청, 중청)


(화채)


(범봉)

10시 48분, 1275봉.
한 굽이 내려섰다가 사태면을 1275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인파 때문에 종종 정체가 되어 마음대로
쭉쭉 진행을 할 수가 없다. 20분 후 '희운각3.0, 마등령2.1km' 이정표가 있는 1275봉 좌측사면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여기서 등로를 벗어나 우측 바윗길을 한 굽이 오르면 1275봉 정상에 이를 수 있는데 그곳 역시
아까 공룡능선 주능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사방이 트여 아주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멋진 조망을 즐긴 상태에서 예전 몇 번 올라 본 경험도 있고, 또한 인파가 붐빈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그래도 1275봉이 처음이라는 일부 일행들은 정상을 다녀 온다고...


(1275에서 보는 가야동)


(1275봉에서 뒤돌아 본 능선)


(가야할 능선)


(무명봉과 나한봉)

11시 05분, 사태골 안부.
15분여 내려서면 '희운각3.4, 마등령1.7km' 이정표가 있는 사태골 안부... 즉 우측 설악골쪽으로
사태지역을 형성하여 사태골로 불리는 곳으로 공룡능선 중 또 하나의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1박을 했던 옛 추억이 있는 곳이라 지나칠 때마다 그 추억을
음미하곤 한다.
여전히 설악골을 비롯, 그 뒤 세존봉과 울산바위 조망이 감동적이다. 이곳에서 내려선다면 설악
우골로 내려설 수 있을텐데 진행이 가능해 보이기도 하고 불가능한 것 같기도 하고...
1275봉을 들렸다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17분 휴식.


(사태골 안부)


(세존봉 조망)


(설악골 조망)


(당겨본 울산바위)

11시 43분, 무명봉.
이제 마등령까지는 커다란 암봉 두 곳을 더 넘어서야 한다. 그 첫 번째 무명봉 오르는 길...
뒤돌아보는 1275봉 등 공룡조망이 너무도 좋다.
12분 지행하니 바위 직벽을 내려서야 하는 곳이 나오는데 새로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수월하게
내려설 수 있다.
이어 9분 더 오르면 '희운각4.0, 마등령1.1km' 이정표가 있는 무명 암봉이다. 이제 나한봉 하나만
더 넘어서면 마등령이 될 것이다.


(로프가 설치된 직벽 내림길)


(마등봉과 세존봉)


(울산바위)


(뒤돌아본 공룡)

12시 12분, 나한봉.
나한봉 오름길,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산객들이 교차되어 더욱 정체가 심한 느낌이다. 특히 10여분
후 마지막 나한봉 오름길이 되는 로프지역에서는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팀들을 만나 더욱
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아무튼 그렇게 로프지역을 통과하고 10분 정도 더 진행하면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가 되는
나한봉... 이제껏 진행한 공룡을 뒤돌아 보는 멋이 일품이다. 아울러 서북주능이 한 눈에 조망이
되어 진한 설악의 감동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다.


(서북능 조망)


(귀청과 구곡담)


(세존봉)

12시 26분, 마등령.
14분 내려서면 마등령... 역시 많은 인파가 붐비고 있다.
어쨌거나 이곳에서도 공룡쪽 조망을 다시 한번 음미를 할 수 있다. 범봉, 화채, 대청 등 이제는
모두 아주 낯익은 풍경들이다. 대청쪽은 그 사이 가스에 가려 중턱까지만 보인다.


(마등령과 마등봉)


(마등령에서 뒤돌아본 공룡)


(마등령)

12시 33분, 비선대3거리.
6~7분 오르면 비선대쪽 하산길이 갈리는 3거리이다. 그리고 직진은 북릉으로 표현되는 대간길...
아직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있어 대간꾼들만이 암암리에 찾고 있다.
오늘 계획된 저항령계곡, 역시 북릉길을 택해야 한다. 후미가 다 도착할 때까지 잠시 쉼을 하기로
한다. 7분 휴식.


(갑자기 가스가 몰려옴/마등봉 오름길)

12시 50분, 마등봉.
북릉길로 접어드니 갑자기 가스가 몰려와 금방 주변이 허공이다. 마치 휴식년제지역으로 들어서는
것을 숨겨나 주려는 듯이...
어쨌거나 다시 인파 속을 빠져나온 듯 호젓한 분위기... 10분 오르니 표시없는 삼각점이 있는
마등봉이다. 이곳 역시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지만 갑자기 몰려든 가스 때문에 지금은 그저 사방이
허공 속의 무인지경일 뿐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이사벨라님께서 특별히 청국장까지 준비해 오셨다고
한다. 식사시간 42분 소요.


(마등봉)

13시 32분, 마등봉 출발.
마등봉에서 어느 정도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는 직진길은 세존봉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이따금
대간꾼들이 잘 못 들어서서 형성된 길인 듯 싶다.
만약 그 능선으로 끝까지 산길이 이어진다는 것을 확신한다면 애초 계획된 저항령계곡으로 진행을
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늦어 핑계김에 당연히 그 능선을 택하겠지만 이제껏 진행하면서 유심히 살핀
결과 중간중간 암릉지대를 이루고 있었기에 섣불리 들어설 용기가 없다.
일단 저항령으로 가기로 한다. 그곳에서 시간을 봐서 계획대로 저항령계곡을 따르던지 아니면 다른
하산길을 택하기로....


(마등봉 내림길의 잔너덜지대)

13시 52분, 안부.
마등봉을 약간 되돌아 내려서면 좌측으로 잔너덜을 이루면서 저항령을 향한 북릉길이 이어진다.
식사를 하는 동안 잠깐 가스가 걷혔다 사라졌기에 내심은 출발을 할 때쯤이면 다시 가스가 걷히길
기대했는데 아직도 가스가 전혀 걷힐 기미가 없이 허공을 이루고 있다.
아니 가는 빗방울까지 떨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분명 오전 중 갠다는 예보였는데 어째 오전에는
날씨가 좋다가 오후 들어 빗방울까지 내리는 등 예보가 거꾸로 되고 있으니...
그래도 젖을 정도의 비는 아닌 듯, 잔너덜 지대를 내려서면 호젓하고 편안한 내림길이 한동안
이어져 발걸음이 가볍다. 설악이면서도 설악이 아닌 분위기라 해야겠다.
20분 후 완만한 내림길이 끝나는 안부이다. 저항령까지 1/3정도는 진행했을 듯 싶다.

14시 35분, 암봉.
잠시 뿌리던 빗방울이 멈춰 다행이다. 가스도 약간 걷혀 내설악쪽이 잠깐 시야에 들어온다.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모양이다.
얼마쯤 진행을 하니 너덜지대가 전개된다. 물기를 머금고 있어 너덜이 생각보다 매우 미끄럽다.
다행히 너덜을 잠깐 밟은 뒤 산길은 너덜지대를 벗어나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다.
이어 오른 암봉, 갑자가 가스가 순식간에 걷히면서 저 앞으로 저항령 전 암봉과 저항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지나온 마등봉도 보이고... 설악의 오묘한 멋이다. 안부를 지난지 43분 지난 시각이다.
저항령까지 한번에 뽑아 보겠다는 생각을 접고 잠시 조망을 즐기면서 쉼을 청한다.
저항령까지는 아직 40~50분은 더 소요될 듯 보이는 탓이다. 21분 휴식.


(중간암봉에서 본 저항봉릿지)


(마등봉 방향을 뒤돌아 봄)

15시 22분, 저항봉.
약간 내려서기가 껄끄러운 암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산길은 잠깐 날등 우측 사면을 따르다가
이내 날등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다. 이어 나타나는 암봉은 좌측 아래로 한참 휘돌면서 우회를
하게끔 되어 있다.
그렇게 암봉을 지나면 이제 저항봉 오름길, 너덜지대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너덜 우측으로 산길이
보인다.
26분 후 암봉을 이룬 저항봉이다. 역시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인데 다시 가스가 잔뜩 끼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허공을 이루고 있다.


(저항봉 직전 너덜지대)


(저항봉 오름길)


(저항봉)


(저항봉)

15시 45분, 저항령.
방향을 우측으로 꺾어 너덜지대를 내리면 잠시 숲길... 그러다 곧 이어 거대한 너덜지대가 전개되고
있는데 가스가 잔뜩 낀 상태라 방향잡기가 애매하다.
그래도 이따금씩 돌을 쌓아 놓은 것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길 표시인 것 같다.
나침반 방향을 세팅하고 그런 돌탑등을 유심히 살피면서 한동안 진행하니 비로서 너덜지대가
끝나면서 산길이 보인다. 그리고 이내 저항령에 도착한다. 저항봉에서 다른 때 같으면 15분 정도
거리이지만 23분씩이나 소요되었다.
어쨌거나 저항령도 설악에서 가장 많은 밤을 보냈을 정도로 추억이 있는... 언제 찾아도 아늑함과
정겨움이 있다.
이제 계획대로 저항령계곡으로 내려설까 말까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딴은 정상적일 때 설악동까지
약 3시간쯤 소요... 그러나 이렇게 안개가 자욱할 때 너덜지대를 이룬 내림길에서 헤매기라도
한다면 의외의 시간이 소모될 수 있어 너무 늦은 하산이 예상된다. 또한 저항령계곡의 멋은 내려
서면서 울산바위 등 내설악의 조망을 즐기는 것이 매력이라 하는데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지경이니
내려설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결국은 반대쪽 널협이골을 택하기로 하고 설악동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사님에게 용대리로 이동하라
연락을 취한다.
예전 두 번씩이나 올라온 바, 길만 제대로 찾는다면 편안한 산길로 이어지기에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용대리에 도착할 것이다.
딴은 좀 더 쉬운 길골도 있지만 일행들 절반 이상이 얼마 전 함께 진행했던 길이고, 백담사에서
18시쯤 있는 막차시간까지 빠듯하기에 다른 일행들이 초행인 널협이골 하산을 선택한 것...
그러나 이 선택이 장장 9시간이 넘는 하산길이 될 줄이야?


(저항령 내림길 너덜지대)


(길 표시가 되는 작은 돌탑들)


(저항령)

16시 08분, 저항샘.
어쨌든 그러한 결정 속에 15분 휴식을 취하고 널협이골로 발길을 돌리고...
8분 내려서니 저항샘이다. 이처럼 샘터가 가깝고 인적이 거의 없이 아늑한 장소이기에 저항령은
1박의 장소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물 맛이 감칠맛이다.


(널협이골 가는길의 단풍)

16시 18분, 길골 갈림.
이어 10분 내려서니 길골 상류부를 만난다. 이쯤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하나 넘어서면 널협이골
상류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산길이 형성되었다는 기억인데 한 산길이 형성되더니
이내 흐지부지 없어져 그냥 능선쪽으로 치고 오른다. 날등이 그리 멀게 보이지 않는 탓이다.

16시 50분, 능선.
이내 능선으로 오르니 능선 너머 사면쪽으로 희미하게 산길이 보인다. 맞는 길 같다는 느낌, 좀 더
위쪽으로 진행한 일부 일행들을 불러 모아 사면길로 내려선다.
그러나 산길은 이내 끊어지고... 그래도 산세가 순하여 그냥 치고 진행을 해도 진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곧 지류 하나를 건너서니 사면쪽으로 희미한 족적이 이어지니 안널협이라고 판단,
사면길을 진행한다.
그런데 계속 능선을 넘을 생각을 하지 않고 사면길로만 이어져 잠깐 치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방향이 진행할 방향과 완전 좌측으로 90도 꺾인 상태인 가운데 좌측으로 크게 흐르는 물소리를
유심히 살피니 길골인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 널협이골도 도착을 못 하고 길골 북쪽 능선을 따른
셈... 능선 우측으로 형성된 계곡이 널협이골이다. 길골갈림에서 30여분 지난 시간이다.

17시 15분, 안널협이.
잠시 쉼을 하며 일행들을 모은 뒤 일단 능선을 되돌아 올라서 적당한 곳에서 널협이골로 치고
내려선다. 산세가 순하여 산길이 없어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15분 후 지계곡 수준으로 물이
졸졸졸 흐르는 계곡을 건넌다. 비로서 안널협이쯤에 도착한 것으로 판단...

18시 14분, 중간널협이.
계곡을 건너 다시 능선 사면을 따라 진행한다. 산길은 뚜렷하지 않지만 토끼길 수준의 희미한
산길이 사면따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한 지능선을 넘어서니 두번째 지계곡을 만난다. 안널협이에서 20분쯤 지난 시각이다.
이곳을 중간널협이로 판단하고 계곡을 건너 다시 사면길을 따르니 또 한번의 짧은 지능선을 넘어선
뒤 14분 후 또다른 지계곡을 대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을 바같널협이로 판단을 하고 이제
한 굽이만 더 넘어서면 절골이라는 생각과 함께 휴식까지 취하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그러나 그것이 완전 오산... 어쨌거나 랜턴불까지 켜고는 다시 지능선 하나를 넘어서니 16분 후
또 하나의 지계곡을 대하여 비로서 절골에 도착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제 30분 이내에 용대리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안도를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곳이 겨우 중간널협이쯤 되는 곳, 중간널협이와 바깥널협이라 판단한 곳이
그저 안널협이에 형성된 지계곡에 불과한 지류였기 때문이다.

19시 34분, 절벽/폭포.
아무튼 15분쯤 계곡을 따라 내려서니 뚜렷한 산길과 함께 표지기도 하나 보여 곧 백담사 주계곡에
이를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산길이 흐지부지 없어지고... 따라서 계곡을 치고 내려서게 되는데 기억 속의
절골보다 수량이 점점 풍부해지면서 계곡이 끝없이 이어지니 절골이 아닌 널협이골 주계곡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할 수 없는 일... 그저 폭포지대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주계곡을 따라 내려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주계곡을 따른다 해도 1시간여면 빠져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게 1시간쯤 진행을 했을까? 점점 협곡으로 변해 가는가 싶더니 결국은 우려한대로 좌우로
절벽을 이룬 가운데 폭포지대가 나타나 갈 길을 막고 있다. 날이 어둡지만 않다면 어떻게든 루트를
찾아 보련만 어둠 속에서 도저히 빠져나갈 틈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물소리만 요란하다.
결국은 우측 산등성이를 넘기로... 그러면 비로서 완만한 계곡인 절골이 될 것이다.

20시 30분, 능선봉.
빽빽한 잡목 속에 거의 서있는 듯한 가파른 오름 능선... 그저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리는 식의
힘겨운 오름길이다. 거기에다가 좌우로 가파른 사면을 이루고 있어 혹시 진행하지 못할 바위지대가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꼼짝없이 산속에 갇힐 지경, 긴장의 연속이다.
다행히 바위지대는 종종 나타났지만 잡고 오를만 했고... 거의 1시간을 오른 끝에 비로서 능선의
정점이 되는 봉우리를 오른다.
벌써 20시 30분,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이미 예정하산을 한참 넘겨 걱정을 하고 있을 기사님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했는데 휴대폰도 터져 앞으로 1시간 후면 하산하게 될 것이라고 통화를 하여 다소
안심을 한다.

20시 56분, 바깥널협이.
적당히 절골이라고 판단한 반대쪽 지계곡으로 치고 내려서는데 가파르긴 하지만 올라선 널협이골
쪽보다 한결 순한 산세를 이루고 있어 생각보다 쉽게 지계곡을 접한다. 능선봉에서 16분 만이다.
계곡이 막 시작되는 지점인지 수량이 아주 적고 주변도 순한 산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침반
방향을 맞추니 절골과 방향도 일치하여 비로서 절골에 도착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것도 다시한번 오판... 결론적으로 널협이골의 지계곡인 바깥널협이인 것이었다.

21시 35분, 절벽/폭포.
처음에는 완만한 산길과 함께 표지기가 보여 이내 백담계곡에 이르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산길이 흐지부지 없어져 계곡을 거슬러 내려서는데 다시 협곡으로 변하고...
30분 후 좌우로 절벽을 이룬 가운데 20여m쯤 되는 폭포가 가로막고 있으니 너무나 난감하다. 이런
규모면 절골은 아니라는 판단... 지도를 살피니 아무래도 다시 널협이골인 것 같다.
즉 1시간여 넘은 능선봉이 바로 널협이골 주계곡과 바깥널협이 사이에 있는 능선봉이고 바깥널협이를
따라 내려선 듯...
아무튼 이곳까지 진행을 하면서도 몇 차례 작은 폭포들을 내려선 바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좌를 보나 우를 보나 내려설 곳이 마땅치 않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일부는 아예 마음 편하게 이곳에서 비박을 한 뒤 날이 밝으면 내려서자는 의견까지 제시를 한다.
그러한 가운데 좌측을 샆피니 그런데로 숲을 형성한 바위지대라 나뭇가지나마 잡고 내려선다면
폭포를 내려설 듯 싶어 시도를 해 본다. 만일 못 내려갈 지경이라면 비박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다래넝쿨이 길게 늘어져 그것에 의지하면서 무사히 폭포를 내려서니 앞으로 또다른 난관이
있다 하더라도 일단은 고비를 넘겼다 하면서 안도의 숨을 내 쉰다.
마침 기사님에게도 내일 아침에 하산을 할 지도 모르겠으니 한숨 잠을 취하라고 연락을 취했다고
하니 여유가 생긴다. 간식시간과 함께 커피까지 한잔씩 끓여 마시기로...
그러는 사이 시간은 쉴새 없이 흘러 벌써 23시가 가까운 시각이다.

23시 45분, 비닐 움막.
그 폭포가 고비인 듯 그 이후로도 와폭이 시종 형성되지만 그런데로 진행이 가능한 가운데 계곡도
한결 완만해진 상태이다.
아무튼 어둠 속에서 대하지만 예상외의 비경을 이루고 있어 언제 날 밝을 때 다시 한번 찾아 본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몇 굽이를 더 내려섰을까? 이제 백담사계곡과 합류지점도 얼마 안 남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넓은 소를 이룬 가운데 좌우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나타나 도저히 진행할 방법이
없을 듯 또다른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좌를 봐도 절벽, 우를 봐도 절벽 그야말로 뚫고 나갈 곳이 없는 것이다.
결국은 얼마간 빽을 하여 우측 산 허리로 붙으니 의외로 순한 신세가 사면따라 형성이 되고...
얼마간 사면따라 진행을 하니 생각치도 않은 산길이 형성되면서 비닐 움막까지 있어 너무 반갑다.
심마니 움막인 듯... 어쨌거나 이제부터는 이 길 놓치지 않고 줄곳 길을 따르면 될 것이다.

24시 40분, 절골능선.
산길은 계곡과 약간 거리를 두고 사면따라 이어지고 있다. 때때로 산죽지대를 지나치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길을 놓쳐 혹시 계곡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계곡으로 내려서니 계곡소리만
요란할 뿐 수량도 아주 많은 계곡이라 어둠 속에 헤치면서 내려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일단 산길이 없어진 곳까지 빽을 하여 길을 찾아 보기로...그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길이 없어진 곳까지 되돌아 서서 다시 길을 찾으니 산길은 계곡 방향이 아닌 능선오름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널협이골이 험해 절골로 이어지던지 아니면 널협이골 초입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사면을 따라 오름길로 이어지는 길을 한동안 따르니 한 지능선을 만나게 되는데 지능선을 따라
널협이골로 다시 내려서는 길과 계속해서 능선을 넘어 사면오름길로 이어지는 길로 갈라진다.
여기서 다시 널협이골로 내려서면 또다른 난관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판단... 그대로 사면오름길로
진행하기로 한다. 이제는 널협이골을 한참 벗어난 듯 물소리가 멀찌감치 들리고 있다.
계속해서 가파른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오름길을 한 굽이 횡단하면 안부4거리를 이루고 있는
절골 능선... 비로서 용대리 불빛이 보이니 악전고투도 서서히 끝나는 듯 반갑기만 하다.

24시 55분, 절골.
그대로 능선을 넘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림길을 15분 내려서니 그렇게 고대하던 절골이다.
두 번씩이나 절골에 도착한 것이라고 착오를 하여 엄청난 고행을 하게 한 절골, 이제는 확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낯이 익은 느낌이 드는 가운데 산길도 뚜렷하고 편안하게 이어지고 있다.

01시 15분, 용대리.
10분 후 비로서 백담계곡과 합수하면서 용대리쪽으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이어 5분 더 진행하면
백담사계곡을 가로지르는 금교 앞인데 철망 울타리가 쳐 있지만 무사히 내려온 것을 환영이라도
하듯 쪽문이 열려 있다.
쪽문을 나오자마자 백담사 주차장... 우연의 일치인지 산행을 시작한지 정확하게 20시간이 지난
시각이다.
오랜 시간 애타게 기다리던 기사님이 비로서 안심을 했는지 반가운 표정으로, 한편으로는 어의없는
표정으로 일행들을 맞이한다.

그 후.
악전고투의 역경 속에서도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빠져 나왔으니 실로 다행스러운 일... 함께 한
일행들 모두에게 격려와 함께 고마움을 전하는 바이다. 특히 처음으로 산행에 합류한 O2님에게
너무 고생을 시키지 않았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장장 20시간의 산행으로 끝났기에 화려한 뒤풀이라도 해야겠지만 용대리 부근의 음식점은 문을 연
곳이 한 군데도 없었고, 한계3거리로 나오니 그나마 휴게소 두어 군데 문을 열어 논 곳이 있어
그곳에서 간단한 뒤풀이로 긴 산행의 노고를 치하해 본다.
아무튼 절정의 설악 단풍 인상적으로 음미를 했고, 경험하기 힘든 널협이골의 추억을 만들었으니
아주 보람찬 산행이라고 해야겠다. 추후 널협이골만은 다시 찾아 반드시 복수혈전을 해 보자고
의견일치를 보면서 늦은 귀경길을 서두른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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