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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박산행]용대리-황철봉-마등령-공룡-대청-관터골

by 높은산 2005. 10. 28.

[설악산 박산행]
용대리-황철봉-저항령(1박)-마등령-공룡능선-대청-관터골-오색/관대마을(도상거리 약 26km)

[지 도] 1:50,000 지형도, 설악

[산행일자] 2002년 8월 2일 금요일~ 8월 3일 토요일

[산행코스]

<첫 날> 백담매표소-황철봉-저항령(도상거리 약10km) 날씨-> 흐린 후 갬

백담매표소(09:25)-절골초입(09:40~47)-능선초입(09:52)-널협이능선(10:28~41)
-사면길3거리(11:07~38)-바깥널협이(11:45)-상류(11:58~12:10)-880봉 전 지능선(12:33~43)
-880봉 넘어 안부(12:55~13:05)-920봉/능선분기1(13:15)-985.8봉/삼각점/능선분기2(13:37~50)
-능선분기3(13:55)-안부(14:08~21)-봉(14:28)-급사면오름끝(14:55~16:30)-좌 능선분기(16:46)
-우 능선분기(16:58)-황철봉너덜1(17:35~18:10)-황철봉너덜2(18:35)-황철봉/남봉(18;38~43)
-저항령(19:10)

(산행시간) 10시간 5분(휴식및 식사: 4시간 15분, 실 산행시간: 5시간 50분)

<둘째 날> 저항령-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청-관터골-관대(도상거리 약16km) 날씨->비 후 갬.

저항령(06:40)-저항봉(07:05~15)-휴식(08;20~30)-마등봉(09:10~15)-마등령(09:23~57)
-나한봉(10:15~26)-2봉(10:40~55)-희운각4km/마등령1.1km이정표(11:19)-사태골(11:42)
-1275(12:00~28)-가야동갈림(12:50)-신선암 보이는봉(13:22~30)-휴식(13:57~14:30)
-신선암직전봉(14:40~48)-(우회길)-무네미고개(15:15)-희운각(15:20~16;18)-휴식(17:05~09)
-소청(17:25~32)-중청대피소(17:50~18:00)-대청(18:15~20)-헬기장(18:28)-봉(18:45)
-휴식(19:20~30)-관터골상류건넘(19:55~20~05)-지능고개(20:21)-휴식(20:55~21:00)
-각두골/관터골합수(21:55~22:20)-입산금지푯말(22:36)-관터골초입/관대마을/각두골민박집(22:55)

(산행시간) 16시간 15분(휴식 및 식사: 4시간 55분, 실 산행시간 11시간 20분)

[참여인원] 6인(밤도깨비, 날뫼골물소리, 먼산, 계양산, 송비,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일신동(04:00)-용인IC-곤지암-양평-홍천-화양강휴게소-용대리(08:20)((237.6km))

<올 때>차량회수 용대리-관대((279km))
관대(02:55)-양양-주문진 현남IC-강릉휴게소-소사휴게소-만종분기점-횡성IC-용두-양평-XX음식점
-팔당대교-상일IC-외곽순환-평촌-일신동(10:45)((635.1km))


[산 행 기]



<산행 첫 날>
모처럼의 1박 2일로 계획된 설악길, 원래 계획된코스는 용대리를 출발 백담매표소-널협이골-저항령
-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청(1박)-서북주능-안산삼거리-음지골-용대리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였다.
그러나 출발시부터 여러 변수가 생김으로서 첫날을 저항령에서 접어야 했고,
결국 그 다음날 대청에서 관터골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이번산행의 일행은 6명이다.
안양에서 출발하는 밤도깨비님이 승용차에는 날뫼골물소리님, 먼산님, 송비님이 동행하기로 하고,
인천에서는 본인의 승용차에 계양산님이 동행한다.
여주휴게소에서 다섯시쯤 만나기로 했다.

04시 00분, 집 출발.
외곽순환도로를 거쳐 신갈안산 고속도로까지는 한점의 막힘이 없었으나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이른 새벽인데도 차량이 줄을 잇기 시작, 마성터널 초입부터는 아예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바햐흐로 휴가시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새벽부터 정체가 극심할 줄이야...
안양에서 사당동을 들러 출발한다는 밤도깨비님 일행, 영동을 타려 하다가 정체시그날 때문에
팔당경유 6번국도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며 홍천쯤에서 만나자는 연락이다.
결국 용인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곤지암 경유 양평으로 나오니 약 1시간쯤 시간을 까먹은 듯 하다.
6번 국도는 그런데로 차량소통이 원할하다.
단지 홍천을 지나 4차선도로가 끝나고 2차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약 20분 가량 정체가 있었다.
밤도깨비님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화양강휴게소에 도착하니 07시 05분, 정상적으로 진행했더라면
이미 백담사 입구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어쨌든 용대리 백담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보다 약 1시간 20분 정도 늦은 08시 20분,
일단은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한 식당을 찾아 나선다.

09시 25분, 백담매표소.
예정보다 약 1시간 30분 가량 늦은 출발이 되는 것 같다.
공원입장료 1300원, 문화재관람료 1300원, 입장료야 어쩔수 없지만 문화재관람료는 좀 너무한 생각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백담사계곡을 건너는 "금교"라는 다리이다.
널협이골은 이 금교를 건너기전 좌측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철창문이 굳게 닫혀있어 진입할 수가 없다.
그러나 금교를 건넌 뒤 좌측 정자같은 건물 아래에 있는 옛다리를 통해 되건너 오면 그 철장문 안이된다.
널협이골은 예전에 두번 찾은 바 있다.
산사면을 따라 널협이골 지류를 세 번 건넌 뒤 길골 상부로 거슬러 오르면 저항령이 되는데,
의외로 산길이 뚜렷하고 편해 저항령까지 서너시간밖에 안 걸리는 길이다.
단지 초입 찾기와 마지막 길골로 접어들 때의 산길이 애매했다는 기억이 있다.
백담사 계곡을 우측으로 끼고 제법 뚜렷한 산길을 10분 남짓 진행하면 좌측으로 작은 골짜기를
만나게 되는데 일명 "절골" 이라 칭하고 있다.

09시 40분, 절골초입.
이곳만 들어서도 적막강산에 들어선 느낌이다.
특히 우측 백담계곡이 그야말로 절경을 이루는 곳, 잠시 휴식을 가지며 그 진수에 취해 보기도 한다.
7분 휴식 후 절골로 향한 산길로 접어든다.
즉 절골을 따르다가 우측의 널협이능선으로 올라붙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맨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제대로 널협이능선으로 붙는 길을 찾아 수월한 진행이 되었다.
그러나 두번째 찾았을 때는 너무 절골 안으로 들어선 탓에 결국 한 지능을 헤치고 오르는...
그만큼 힘겨운 진행이었다는 기억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특히 능선 들머리에 신경이 쓰인다.
절골로 접어들어 약 5분 진행하니 계곡을 건너자마자 우측능선 방향으로 희미한 산길이 하나 이어지는데,
이곳이 들머리라 생각하고 주저없이 그 길로 들어선다.

10시 28분, 널협이능선.
그러나 그 길은 얼마 후 흔적없이 사라진다.
예전에는 능선만 붙으면 그런데로 뚜렷한 길이 이어졌는데...그 동안 워낙 사람이 안 다녀 사라진 것일까?
어쨌든 여기부터는 나침반에 의존해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이리저리 진행하기 편한 곳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 그런데로 족적이 있는 한 지능선을 대하게 된다.
그 지능선을 타켓으로 삼아 급한 오름길을 20분 남짓 오르니 비로서 뚜렷한 길이 이어지는
널협이능선상에 오를 수 있다. 절골을 벗어난지 약 35분쯤 지난 시간이다.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배낭을 내려놓는다.
딴은 비박장비를 포함한 배낭무게때문에 급한 오름길이 꽤나 부담이 된 것이다.
특히 80리터 배낭을 가득 채운 밤도깨비님, 너무 무리를 하시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도 든다.
10여분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물만 남기고 모두 버리자는 말을 한다.
어차피 저항령까지는 중간중간 물을 만나게 되어 있는 탓이다.

11시 07분, 사면길 삼거리.
널협이능선을 접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길이 이어지므로 조금은 부담이 없다.
그런 능선길을 따라 약 25분 진행, 좌측 절골쪽에서 좀더 뚜렷한 산길이 하나 올라온다.
그렇다면 그 길이 주 등산로인가?
그 지점에서 잠시 더 진행하면 우측 바깥널협이로 내려서는 사면길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매우 뚜렷한 길이었다는 기억인데 얼듯 눈에 띄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
이곳에서 후미가 올 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다린다.

11시 45분, 바깥널협이.
능선 사면길을 따라 불과 7분 내려서면 널협이골 세 번의 지류 중 첫 번째 지류를 만난다.
일명 바깥널협이로 불리고 있다.
기왕이면 이곳에서 잠시 얼굴을 씻으며 휴식을 취하는 건데...그냥 지류를 따라 이어지는 산길을 오른다.
얼마 후 지류를 벗어나 우측의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능선으로 붙는 길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희미해진 산길이 지류 옆을 따라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약 15분 진행, 길을 찾는다는 핑계로 배낭을 내려놓고 10여분 휴식을 취한다.
스카프를 물에 적시고, 가볍게 세수를 하고...
최소한 그곳쯤에서 우측지능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러나 지능으로 연결되는 길은 없고, 여전이 희미한 길이 지류를 따를 뿐이다.
그동안 사람이 거의 안 다닌 관계로 그 길이 아예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10여분 정도 더 진행, 지류 상류쯤에 이르자 그나마 희미한 산길도 결국 흐지부지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그냥 우측 지능선을 향해 치고 오르는 수 밖에...
약 13분 치고 오르니 지능선, 예상대로 어느 정도 뚜렷한 형태의 산길이 지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12시 33분, 880봉 직전의 지능선.
후미가 올라설 때까지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판단해본다.
여기서 중간널협이로 내려서는 사면길은 능선을 좀 내려서야 할 듯 하지만,
만약 그 길을 찾지 못한다면 이래저래 시간만 더 허비할 듯 싶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대로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가 적당한 곳에서 치고 내려서는 편이 확실할 듯 싶다.
약 10분 휴식 후, 880봉을 향해 오르면 뚜렷한 길은 예상과는 달리 능선을 벗어나 좀 전에 올라섰던
좌측의 바깥널협이 상부쪽으로 이어진다.
북쪽의 옥수골로 이어지는 산길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그 길을 무시하고, 그냥 지능선 날등을 따라 이어지는 희미한 길로 진행을 한다.
그렇게 약5분여 진행하면 880봉.(지형도에 표기는 없고 단지 등고선상 약 880봉임)
즉, 아까 바깥널협이로 내려서기 전 헤어졌던 널협이 주능선을 다시 만난 것이다.
여기서 주능선은 우측으로 꺾이게 되고, 5분여 후 한 안부에 이르게 된다.

12시 55분, 880을 지난 안부.
숲 사이로 저 아래 중간널협이와 안널협이도 내려다보이고 저 건너로 저항령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중건널협이로 치고 내려설 것인가?
아니면 기왕지사 나선김에 황철봉(남봉)까지 그대로 능선잇기를 할 것인가?
의견을 물어보니 대부분 능선잇기 쪽으로 진행하자고 한다.
물론 능선잇기를 한다면 한두 시간 시간이 더 소요될 듯 싶다.
그러나 희미한 산길이나마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고, 특히 본인의 경우에도 미답코스인지라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다. 대 환영이란 이야기이다.
이렇게 해서 생각치도 않은 개척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이미 점심때가 지난 시간이므로 허기도 느끼는바 간단히 간식도 먹으며 참초 한잔씩도 돌려본다.
그곳에서 약 10분간 휴식.

13시 37분, 985.8봉.
안부를 뒤로 하면 자지러진 나무들이 방해하는 오름길이 이어진다.
산길 역시 매우 희미한(아예 없다는 표현이 더 알맞은) 상태,
약 10분쯤 오르면 북쪽 옥수골 방향 지능선이 갈라지는 첫번째 능선분기 지점을 대하게 된다.
지형도 등고선상 약 920봉쯤 되는 곳으로 여기서는 우측으로 방향을 꺾는다.
그러면 낙엽이 풍성한 숲길 내리막이 잠시 이어지다가 다시 오름길로 바뀌는데,
그 오름길은 두번째 지능선이 갈라지는 지점까지 이어진다.
쓰러진 삼각점이 있는 985.8봉으로 북쪽 지능선은 옥수골과 선바위골을 가르는 지능선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다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기도 한다.

14시 28분, 급사면 바위오름길 전봉.
985.8봉에서 5분 정도 진행하면 또 하나의 지능선이 북쪽으로 갈라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10분정도 더 진행하면 한 안부에 이르게 되는데,
멧돼지가 파헤친 자욱이 어지럽게 자리잡고 있다.
이제 이 오름길만 오르면 황철봉에 이를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곳이다.
그러나 황철봉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이내 알게 된다.
7~8분 오르면 한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이후로도 바위지대를 이루며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봉우리가 앞에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14시 55분, 급사면 바위오름길 끝 지점.
바위지대 오름길 초입부는 바위지대를 끼고 우측으로 그리고 그 이후로는 좌측으로 올라야 한다.
거의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리다시피 해야 하는 급경사길, 아니 길 상태도 거의 없어 더욱 진을 빼게 한다.
그 바위지대를 오르는데만 27분이 소요, 그래도 바위지대를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므로 다행이다.
좌측 건너로 미시령 넘어 신선봉 줄기가 시야에 들어오기도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후미를 기다리는데 약 30분 가까이 지난 후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지대 좌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우측으로 진행하다가 방향이 이상해 다시 BACK,
그대로 바위지대를 치고 올라섰다고 한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하고 자리를 편다.
딴은 황철봉 정상에서 식사를 한답시고 이제껏 진행했지만 벌써 15시가 넘었다.
이제는 모두 허기를 느낄 때가 된 것이다.
그렇게 30분가량 식사시간을 마치고 출발을 하려는데 밤도깨비님 배낭 옆에 채운 지도케이스가 안 보인단다.
지도케이스, 맵 메터기, 나침반, 설악산 지도 두 장...가격만도 약 10만원어치,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그보다는 그동안 너무나 정들었던 장비들이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바위지대 오름길 전까지 내려서서 뒤져 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또 30분의 시간만 허비한다.
그저 멧돼지에게 선물을 한 셈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곳의 멧돼지들도 그 선물 덕분에 아마도 독도귀신이 되겠지?
(만약 근 시일내에 이 코스 후답하시는 분 계시면 그 지도케이스 한번 열심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그곳에서 머무른 시간은 무려 1시간 35분,
16시 30분, 그 급사면 오름길 끝 지점을 출발하게 된다.

16시 58분, 우측능선 분기지점.
급사면 오름길이 끝나고부터는 산세가 순한 육산형태로 바뀐다.
울창한 원시림을 하고 있는 능선 날등을 따라 멧돼지의 천국인 듯, 파헤친 자리가 아예 밭을 이루고 있다.
그런 길을 따라 16분 진행하면 좌측으로 한 지능선이 분기, 즉 음지박판골로 내려설 수 있는 지점이 된다.
다시 12분 정도 멧돼지길을 따라 진행하면 이번에는 우측의 지능선이 분기되는 지점,
즉 남쪽 길골 방향으로 형성된 지능선이 분기된다.
딴은 이쯤이 황철봉 정상이려니 했는데 아직도 황철봉 정상은 저만치의 거리에 있으니...
생각 이외로 시간이 걸린다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진행방향은 좌측으로 꺾이게 된다.

17시 35분, 황철봉 제1너덜.
좌측으로 꺾인 능선길 역시 한동안 멧돼지길만 요란한 원시림을 이룬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바위지대와 황철봉 특유의 빽빽한 측백나무 숲이 이어지는데, 이곳의 진행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바위에 매달리고, 측백나무 숲을 기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나무를 밟고...
그만큼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 반팔의 팔둑도 난자당하는 곳이다.
어쨌든 그런 지역을 쑤시고 빠져 나오면 황철봉 특유의 거대한 너덜지역을 대하게 된다.
길골 방향 능선분기점에서 37분 소요.
북능, 대청, 화채, 서북능 등 설악의 전모가 모두 드러나니 비로서 설악을 찾은 기분이다.
오늘의 목적지, 처음에는 대청까지로 했지만 나중에는 1275봉으로, 아니 마등령까지로 수정했고,
이제는 저항령까지만 운행하겠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바 각자 한 너덜을 차지하고는
느긋하게 설악 조망을 즐긴다. 자리를 털고 출발하려고 시계를 보니 또 35분의 시간이 지나갔다.

18시 38분, 황철봉(남봉)
제1너덜지역을 통과하는데 10여분 소요, 다시 빽빽한 측백나무숲을 통과해야 한다.
다행이 길 흔적이 어느 정도는 있었고 다만 약 50여미터 구간정도만 측백나무와 씨름하며 통과하면 된다.
어쨌든 제1너덜 지역을 출발한지 25분 후에 제2너덜 지역에 이를 수 있었다.
이 제2너덜의 꼭대기 지점이 바로 대간길과 만나는 황철봉 남봉인 것이다.
제2너덜에 이른 후 3분 후 비로서 황철봉 남봉에 오르게 된다.
이제껏 희미한 표지기 두어 개 본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대간 표지기들이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다.
물론 설악의 전모도 너무나 아름답게 그 모두를 드러내고 있다.
아침 출발시만 해도 찌뿌둥한 날씨가 지금은 활짝 갠 상태, 그만큼 시계도 좋아 행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웬 바람이 그리 세던지? 아예 돌풍이란 표현이 맞을 듯,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는 지경이다.
5분 휴식 후 저항령으로 발길을 돌린다.

19시 10분, 저항령.
황철봉에서 약 25분 후 비로서 저항령에 도착하게 된다.
딴은 계획대로라면 점심때쯤 이곳에 도착하는 것인데...
그러나 의외의 미답코스를 완주하고 저항령에 선 기분은 매우 상큼하기만 하다.
저항령은 본인에 있어서 웬지모를 많은 인연이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오늘로 벌써 대 여섯 번 째, 아마도 그만큼 아늑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탓일 것이다.
거기에다 샘터도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1박의 장소로는 최적의 장소이다.
일단 5분거리의 샘터에서 식수를 잔뜩 받아온다.
모처럼의 여유있는 저녁식사, 그만큼 포식을 하는 기분이다.
특히 밤도깨비님의 커다란 배낭에서는 이것저것 먹을 것이 쉴새 없이 나온다.
멧돼지가 되었던 하루가 언제인냥 자리를 펴고 누우니 멀리 오징어배가 더욱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별마저 밤하늘을 수놓았더라면 더욱 낭만적일텐데..
날씨가 다시 좀 흐려졌는지 별은 듬성듬성만 보이고 있다.
그렇게 저항령의 밤은 깊어만 갔다.

<산행 둘째 날>
계획은 05시 출발, 그러나 눈을 뜨니 시계는 벌써 05시 40분이다.
그래도 침낭을 벗어 제키고 일어나기가 싫은지 모두가 뒤적뒤적 대고만 있다.
딴은 활짝 갠 날씨라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일출을 본다, 아니면 아침공기를 마신다 하며
부선을 떨겠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에다가 가스가 곽 차 있으니 아무래도 사기를 저해하는 느낌이다.
아침식사는 운행하다가 적당한 곳에서 하기로 하고 짐을 꾸린다.

06시 40분, 저항령 출발.
잔뜩 찌푸리던 날씨가 결국은 빗방울을 내리기 시작한다.
집에서 출발시 이번 일요일까지 비소식이 없었는데...
관상대를 탓해 보지만 내리는 비 어쩔 수 없다. 단지 지나가는 비이기를 바랄 뿐이다.
저항봉 너덜오름길을 접어드니 바람도 어제의 황철봉 바람보다 더 센 것 같다.
비바람, 돌풍, 몸이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그런 악천후이다.
그래도 비박중에 안 쏟아진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렇게 위안을 삼아보기도 한다.

07시 05분, 저항봉.
이곳도 날씨만 좋다면 절경을 자랑하건만, 오늘은 아무 것도 안 보이고 그저 거센 비바람뿐이다.
마땅히 피할 곳도 없어 그저 몸으로 그것들을 모두 받아 들이는 수밖에 없다.
약 10분 후, 후미들도 모두 올라섰기에 그대로 출발은 한다.
진행방향이 좌측으로 꺾인다.
주로 날등의 우측사면을 따라 진행하게 되는데 그나마 저항봉을 오를 때 보다는
날등에 바람이 막힌 탓인지 바람이 많이 누그러져 있으므로 그런데로 진행할 만 하다.
단지 신발만 젖지 않는다면...
그러나 얼마 있다가 신발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고 만다.

08시 20분, 바위지대 끝나는 지점.
비가 오는 탓인지 진행은 날씨가 좋을 때 보다 한결 빠른 기분이다.
저항봉에서 약 1시간여 지났을까? 바위지대가 끝나고 잠시 육산 형태가 이어진다.
그동안 기세를 울렸던 빗줄기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은 듯, 이제는 한두 방울씩만 떨어지고 있다.
식사를 하기에는 마땅하지 않은 장소, 잠시 배낭을 내리고 간식을 먹기로 한다.
약 10분 정도의 휴식 후 출발을 하려는데, 갑자기 가스가 걷히고,
설악 본연의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출연을 하기도 한다.
"와~아" 이것이 설악 여름철, 특히 비오는 날에 연출하는 본연의 모습인 것이다.
잠시 마등봉이 보이고, 공룡이 보이고, 그러다가 대청이 보이고, 서북주능도 보인다.
또한 특유의 자태로 드러난 울산바위가 더없이 싱그럽기만 하다.

09시 10분, 마등봉.
휴식을 취한 지점부터는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이제 마등봉 오름길만 극복하면 되는 것,
약 30분 진행하니 특유의 너널 오름길로 형성되어 있는 마등령 오름길을 대하게 된다.
황철봉 일대와는 달리 잔 너덜을 이루고 있다.
그런 너덜길을 10분 오르면 비로서 마등봉,
이제껏 진행한 길을 주욱 둘러본다고 하였으나 다시 주변이 가스에 차 있어...
아쉬움으로 잠시의 휴식시간만 갖게 된다.
마등봉에서 마등령으로 내려서는 길은 우측으로 꺾인 길,
직진 방향으로도 뚜렷한 길이 있으므로 그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

09시 23분, 마등령.
마등봉을 뒤로 하고 우측길을 8분 내려서면 비로서 설악동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마등령.
휴식년제를 알리는 입간판이 있으나 예전처럼 철조망은 쳐 있지 않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진 탓인지 메인 등산로에 도착했는데도 인파가 거의 없다.
다시 약간의 비를 뿌리고 있다.그래도 이쯤에서 아침식사를 해야 할 듯 하다.
공터를 차지하고 대충 자리를 잡아, 어제 남은 밥으로서 아침 끼니를 때운다.
"덜덜덜~" 더운 것이 아니라 아예 한기를 느낄 정도이므로 어쩌면 확실한 피서인 듯 싶다.
남은 팩참초 한잔씩 돌리니 그나마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09시 57분, 마등령 출발.
우측 오세암 내리막길을 외면하고 공룡길로 접어든다.
다시 비가 그치고, 그리고 가스도 걷혀 공룡의 전모가 드러나니 모두들 새로운 힘이 나는 모양이다.
약 17분 오르면 나한봉, 앞으로 전개되는 공룡길이 그야말로 장관으로 펼쳐져 있다.
역시 설악 날씨가 우리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다.
금방 가스에 잠겼다가, 다시 금방 전모를 드러내는 그런 전경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쯤에서는 지나온 능선도 모두 제모습을 뽑내고 있다.
"저기 황철봉 직전 바위를 이룬 봉이 아까 통과할 때 비바람 속에 묻혀있던 저항봉입니다."
공룡능선이 처음이라는 계양산님, 두번째라는 날뫼골물소리님, 먼산님, 8년만이라는 밤도깨비님...
모두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기야 이런 날씨 속의 공룡, 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80년대 초 처음 공룡길에 나섰을 때도 이런 류의 풍경때문에 너무나 반한 공룡이었다.
따라서 수시로 틈만 나면 설악을 찾았던 옛 기억이 아련하다.

11시 42분, 사태골 안부.
나한봉을 뒤로 하고 15분 진행하면 두번째 봉우리를 대하게 되고,
다시 25분 정도 진행하면 "마등령1.1km/희운각 1.1km"이정표를 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20분 진행하면 사태골 안부에 이르는데 이곳 또한 옛 추억이 있는 곳이다.
"마등령 1.7km/희운각 3.4km" 의 이정표가 있다.
좌측 설악골로 사태골을 형성하며 좌우로 거대한 바위가 그 위용을 자랑하는 곳으로,
어느 해 여름 설악의 자태에 반하여 한 모퉁이에 작은 텐트를 치고 마냥 설악에 빠졌던 기억이 아련하다.

12시 00분, 1275 사면.
사태골 안부를 지나 1275로 오르는 길은 출입금지푯말이 설치되어 있고, 우회길로서 진행하게끔
되어 있다.
약 18분 후 1275를 넘는 사면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좌측 바윗길을 통하면 1275 정상에도 이를 수 있지만 지금은 비지정 등산로,
오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굳이 1275에 오르지 않고 사면에만 앉아 있어도 공룡의 멋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이제는 하늘의 반쯤은 파란하늘로 바뀌어 있어 비올 걱정을 전혀 안 해도 되니
마음도 그만큼 가볍기만 하다.
그런 이유 탓인지 근 30분 가까이 휴식, 이 지점쯤이 공룡능선의 꼭 중간지점쯤 될 것이다.

13시 22분, 신선대가 보이는 봉.
1275를 뒤로 하고 한 굽이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우측 가야동으로 빠지는 길도 나타나지만 여지없이 "등산로 아님"이란 푯말이 있어
잘못 진행할 확률은 거의 없다 하겠다.
다시 한 굽이 급한 오름길을 오르면 희운각 바로 직전에 있는 신선대가 저기 보이는 봉우리를 대하게
된다. 이제는 희운각도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후미가 또 많이 거리를 둔 탓에 그들을 기다린다는 핑계로 10여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14시 40분, 신선대 시작봉.
신선대가 보이기에 얼마 남지 않으려니 하고 30분 가까이 진행했으나 아직도 한 굽이 더 올라야 한다.
그때 한 일행이 갑자기 허기를 느낀다며 뭔가 요기를 하고 가자고 한다.
여기서는 밤도깨비님의 미수가루가 최고 인기, 그만큼 이것저것 잘 챙겨 오신 것이다.
내친 김에 마지막 남은 참초팩 하나도 비우는 등 30여분 휴식을 취했더니 모두들 새로운 기운이 나는 듯,
10분 더 오르면 신선대 시작봉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좌측 바윗길로 접어들어 신선대를 경유할 수도 있지만
요즈음은 거의 우측의 우회길을 이용하는 모양이다.
모든 표지기들이 우측 우회길쪽으로 매달려 있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기에 우리 역시 우측의 우회길로 진행하기로 한다.

15시 20분, 희운각.
우회길은 우측 가야동 방향으로 잠시 내려서다가 좌측으로 한 지능을 넘고,
그곳에서 밧줄지대를 내려서면 사면을 통하여 무네미고개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25분 후 무네미고개, 천불동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꽤나 즐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늘은 의외로 인파가 한산하기만 하다.
어쨌든 이것으로 공룡능선은 끝이 난다.
5분정도 더 진행하면 희운각 대피소를 대할 수가 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미역 햇반, 끓는 물을 부어서 먹기만 하면 되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계양산님의 쌍화차도 한잔씩 돌리고...

16시 09분, 희운각 출발.
예전에는 실제의 대간길인 죽음의 계곡능선을 타고 직접 대청으로 오르는 길을 많이 택했는데..
지금은 그 길이 폐쇄되고, 오로지 소청오름길만 택해야 한다.
초입 급경사 오름길에 철계단도 길게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에도 짧은 철계단 몇 개, 언제 설치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좌우지간 철계단 설치 이후로는
처음이니 이곳이 얼마만이던가?
한번도 쉬지 않고 소청까지 뽑으려 하지만 결국 소청 턱밑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만다.

17시 25분, 소청.
이제 급경사 오름길이 끝났으니 대청까지의 길이 전혀 부담이 없다.
이제껏 진행한 능선이 끝없는 파노라마를 형성하고 있으니 모두들 최고의 기분인 듯 하다.
원래 이곳이 가장 인파가 붐비는 곳인데 의외로 매우 한가하기만 하여 더욱 상큼함을 느낀다.
6~7분 휴식후 이제 대청을 향하면 10분 후 중청 직전에 이르게 되고,
좌측 사면길을 따라 5분여 후 중청대피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15분 오르면 비로서 대청이다.

18시 15분, 대청.
한가한 대청이 좋다. 우리일행 포함 기껏해야 열댓 명 정도이다.
특히 시계가 확 트이는 파란 하늘, 아침 출발시의 돌풍을 동반한 비바람에 비교한다면
너무나 평화로운 산정이다.
지나온 주능선이 한점의 막힘없이 끝까지 보이는 것, 어쩌면 이번 산행 날씨의 운이 너무나 좋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정상푯말 배경으로 사진도 한 장 찍어 보기도 한다.

18시 21분, 대청출발.
서두에서 언급한 바대로 원래 이곳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서북능을 따른 후 음지골로
하산하겠다는 것이 애당초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러 변수로 인하여 이틀째 이 시간에 이곳에 도착하였으니 서북능선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대신 여기서 관터골로 하산하는 것으로 이번 산행을 마무리하려 한다.
관터골 코스, 10여년 전 한번 하산한 적이 있는데 의외로 호젓하고 편안한 하산길이 형성되어 있어
다음에 꼭 다시한번 찾고저 했는데 이제서야 그 기회가 온 것 같다.
즉 오색코스보다는 조금 거리가 길지만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아주 편안한 하산길이었다는 기억이다.
단지 초입 찾기가 좀 애매한 편, 약 4시간 정도면 하산을 마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18시 45분, 관터골 내리막 초입봉.
일단 대청을 뒤로 하고 옛 대청대피소 건물 직전에서 출입금지 줄을 넘는다.
희미한 길을 따라 3~4분 진행하면 화채능선으로 내려서는 길, 화채쪽에는 휴식년제를 알리는
출입금지푯말이 있다.
여기서 화채쪽으로 가지 말고 우측으로 향하는 능선길로 접어든다.
헬기장도 하나 지나치면 아주 희미한 족적이 능선을 따르고 있다.
그렇게 10여분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관모봉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 편의상 관터골 내리막 초입봉
이라고 해야겠다.
여기서 우측능선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데 빽빽한 잡목숲을 이리저리 헤치면 발밑으로 족적이
있는 길을 찾을 수가 있다.
이 희미한 길이 바로 관터골로 내려서는 길이다.

19시 55분, 관터골 상류건넘.
희미한 길만 찾았다면 이제 문제될 것이 없다. 거의 외길로 형성되어 관터골 상류가지 이어지는
탓이다.
희미한 길은 잠시 후 관목지대를 벗어나자 뚜렷한 길로 바뀌게 된다.
이따금씩 멧돼지가 파헤쳐 놓은 지역이 있으나 오래된 전화선이 산길을 따라 이어지므로
큰 혼동없이 진행할 수가 있다.
오름길이라고는 한번도 없는 그런 길을 1시간 10분 내려섰을까? 계곡을 건너서게 된다.
처음에는 각두골과 관터골이 합수되는 지점이라 생각하고 벌써 다 하산했구나 했는데, 이내 그곳이
관터골 상류 건너는 지점임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이곳에서도 그 합수점까지는 약 2시간 남짓 더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20시 05분, 관터골 상류 출발.
이제는 헤드랜턴을 켜야 할 정도로 어두워졌다.
계곡을 건너 잠시 사면을 따르는 오름길이 시작된다. 고개마루인 듯한 곳까지 약 15분 소요,
이후로는 다시 거의 굴곡없는 산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능선 좌측은 각두골이고, 우측은 관터골이다.
하늘을 향해 치솟을 듯 울창하게 자란 송림 숲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더욱 호젓함을 느낀다.
아마도 낮에 운행했더라면 더 없이 운치를 느낄텐데...
그런 상태의 길은 자그마치 1시간 30분정도 더 유지되다가 비로서 급한 내리막길이 형성되니
물소리가 가깝게 들리고 있다.
이제야 비로서 각두골과 관터골이 합수되는 지점이 가까운 것이다.

21시 55분, 각두골/관터골 합수지점.
이제는 다 왔다고 생각하며 우선 신발부터 벗고 발을 담근다.
젖은 신발로 긴시간 운행한 바 발바닥에서 불이 나는 듯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좌측 각두골쪽 작은 폭포도 기억이 나는 듯 하지만 산길이 어떤 쪽으로 이어지는지 기억이 없다.
일단 계곡 좌측 능선을 탄 것 같다는 어렴풋한 기억때문에 랜턴불을 비춰 보지만 절벽만 형성되어
있을 뿐, 길 흔적이 전혀 없다.
그렇게 20분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계곡을 따라 진행하기로 하는데
합수점을 지나자마자 표지기 하나가 랜턴 불빛에 비추고 있다.
거기서 계곡을 건너면 계곡 좌측으로 등산로가 형성되고 있다.
"휴~우!", 하기야 낮이라면 별 문제 없지만 캄캄한 밤에 길을 만들려면... 보통 일이 아닐 뻔한
것이다.

22시 20분, 합수점 출발.
뚜렷한 길을 찾았으니 "룰~라 룰~라"이다.
산길은 계속 계곡 좌측으로 형성되어 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 이따금 잡목에 묻혀 있기도 하는 그런 길,
16분 내려서니 오래된 출입금지 푯말도 보인다. 다 왔다는 이야기,
그러나 그곳에서도 약 20분 남짓 더 진행해야만이 비로서 지나가는 차량 불빛이 보인다.

22시 55분, 관터골 입구.
차도 옆 관터골 입구에도 역시 출입을 막으려는 철망문이 굳게 닫혀있다.
그러나 좌측으로 휘돌면 철망문을 빠져 나올 수 있다.
06시 40분 저항령 출발하여 장장 16시간 15분 만에 비로서 하산을 마친 것이다.
오색 방향으로 약 50여미터 진행하면 각두골 민박집이라는 건물이 있다.
우선 백숙부터 시켜놓고 대충 몸을 씻으니 이제야 다시 속세로 돌아온 기분을 느낀다.
백담매표소-황철봉 개척산행, 공룡능선의 운해, 그리고 관터골 코스의 호젓함,
비록 초기 계획과는 다른 결과이지만 모처럼의 설악길 아주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 하다.

[ E N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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