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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옥수골]용대3리-옥수골-황철봉-미시령

by 높은산 2005. 10. 28.

[설악산 옥수골]
용대3리-옥수골-985.8-황철남봉-황철봉-황철북봉-미시령(도상거리 약 11 km)

[위 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2년 10월 17일 목요일

[날 씨] 맑음, 아침 안개, 운무로 조망 흐릿함.

[산행코스]
용대3리/시골쉼터 민박집앞(08:10)-마지막집(08:16)-작은 와폭(08:25)-10m폭포(08:34)
-휴식(08:47~55)-작은 12탕(09;02)-계곡Y갈림(09:26~32)-(좌측계곡으로)-우능선초입(09:46)
-우측 지능선(09:55)-휴식(10:05~15)-985.8북능(10:22)-985.8봉/황철봉 서능(10:41~48)
-봉1(10:57)-봉2(11:16)-안부(11:21~37)-급오름끝(11:58~12:05)-좌지능갈림(12:19)
-우지능갈림봉(12:28~34)-황철봉1너덜/식사(13:00~13:38)-황철남봉/대간주능(13:55~14:05)
-황철봉/1381(14:21)-황철북봉/1318.8/설악22번 삼각점봉(14:52~57)-너덜지대(15:05~23)
-너덜끝(15:40)-안부(15:52)-울산바위능선갈림(15:58)-내리막시작(16:10)-미시령(16:35)


[산행시간] 8시간 25분(휴식및 식사: 2시간 10분, 실 산행시간: 6시간 15분)

[참여인원] 2인(아내와 함께)

[교 통]

<갈 때>
일신동(03:40)-(외곽순환)-(양평국도)-홍천 만남의광장휴게소(05:45~06:19)
-내설악광장(07:21~41)-용대3리(08:05)/자동차 운행거리 228km

<올 때>
미시령(16:50)-(택시/7000원)-용대3리/진미식당앞(17:04)-(도보)-시골쉼터민박집(17:10~20)
-홍천-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문막휴게소(19;58~20;04)-용인휴게소(21:00~21:10)
-일신동(22;05)/총 자동차 운행거리 491km


[산 행 기]
호젓한 설악길, 이번 산행의 주체는 옥수골로 한다.
황철봉을 중심으로 내설악쪽으로 호젓한 골짜기가 몇 있는데 모두가 인적이 없음은 물론,
길 상태도 희미하여 아는 사람만이 이따금씩 찾아 나서는 골짜기들이다.
즉 북쪽의 음지박판골과 선바위골, 북서쪽의 옥수골, 서쪽의 널협이골, 그리고 남서쪽에 위치한
길골을 말하는데, 물론 화려한 수렴동이나 탕수동 계곡미에는 뒤진다 할 지라도 이 알려지지 않은
계곡에서는 화려한 계곡에서는 맛볼 수 없는 클래식함이 있다 하겠다.
그야말로 호젓한 분위기면에 있어서는 최적의 코스라는 이야기이다.
단풍철이 끝나기 전에 설악을 한번 가야겠다는 아내의 말, 모처럼 평일 하루를 시간 내어
옥수골-황철봉-미시령 코스를 한번 잡아보기로 한다.


(황철봉에서 보는 조망)

03시 40분, 집 출발.
새벽안개가 낀 날에는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홍천 그리고 설악산...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데, 외곽순환을 타고 팔당대교를 거쳐 양평국도로 진행하니
시계가 불과 몇 미터밖에 안 되는 지독한 안개때문에 꼭 암흑의 세계를 달리는 기분이다.
자연히 속도를 낼 수 없었고, 홍천으로 접어들 때야 비로서 어느 정도 시계가 확보된다.
05시 45분, 겨우 홍천 만남의 광장 도착하니 긴장에서 벗어난 기분, 그러나 졸음이 쏟아지니
약 30분 수면을 취하고 출발한다.
그렇게 해서 07시 21분, 한계령길과 진부령길이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내설악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08시 05분, 옥수골 초입
산행들머리인 용대3리 옥수골 초입은 다시 20분 정도 더 달려야 한다.
즉 미시령과 진부령이 갈라지는 삼거리 약 800m전쯤에 위치한 진미식당에서(시내버스 정류장
이름은 용대3리 옥수골로 되어 있다.) 도로를 벗어나 우측의 1차선시멘트 도로로 진입해야 한다.
그 도로를 따라 북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농가 10여 채 규모로 된 옥수골마을이다.
"시골쉼터 민박" 이라는 상호의 넓은 앞뜰에 차를 주차시킨다.

08시 10분, 산행시작.
집에서 나올 때만해도 07시 경에는 산행을 시작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쨌든 예정보다
약 1시간 출발이 늦은 것 같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옥수골 전경은 다른 어느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계곡이다.
그 옥수골을 우측으로 끼고 시멘트길을 따라 6분 진행하면 마지막 농가를 지나치고,
이내 옥수골을 따르는 좁은 산길로 변한다.
그 초입, 이곳에도 "무슨무슨 수사중" 이라며 낡은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으나 다른 곳처럼
가시철망은 없다.
산길은 좌측 산 허리로 오를 듯 하지만 이내 다시 계곡 옆을 따른다.


(아기자기한 옥수골)

08시 34분, 10m 폭포.
산길은 비교적 뚜렷하고 순한 편이다. 지난번 음지골에 비교된다고 할까?
거기에 반해 계곡은 제법 협곡을 이루는 편으로, 작은 소와 폭포들이 즐비하여 직접 계곡을 치고
진행하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
계곡으로 들어선지 약 8~9분 후, 2단으로 된 한 와폭이 눈길을 끌고, 다시 10분 남짓 더 진행하면
높이 약 10m쯤은 되 보이는 직폭이 나타난다.
폭포 및 둥그런 소까지 겸비되어 있어 옥수골 내에서는 가장 폭포다운 폭포이다.
물론 화려한 설악계곡에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호젓한 계곡내에서는 이 정도의 폭포만으로도
아주 볼거리인듯 하다.
단지 절정을 이루던 지난주의 단풍과는 달리 많이 불과 1주도 안 되었는데 단풍이 거의 져 버린
상태라는 것, 딴은 그것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폭포)


(폭포를 뒤로 하며)

09시 02분, 작은 12탕.
산길은 주로 계곡 좌측을 따라 이어진다.
이따금 계곡을 건너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되건너서 계곡 좌측을 잇는 것이다.
08시 47분, 계곡 건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나무가지에 매달린 잎새는 이제 드물고, 그 나뭇잎들은 물위를 둥둥 떠 다닌다.
비로서 계절을 다 하고 저렇게 흐르다가 한곁에서 썩어버릴 것이고..
그러다가 봄이 오면 또다른 새싹들이 계곡을 수놓겠지?
8분 휴식 후, 7분 진행하면 이번에는 규모는 작지만 12탕을 닮은 소와 담들이 연이어진다.
물론 12개는 아니고 너댓개의 담을 이루면서 좁은 협곡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비경이 아니라 그저 호젓하고 아기자기 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하겠다.


(낙엽)


(단풍)

09시 26분, 계곡 Y갈림.
작은 12탕을 지나고 부터는 산길이 점점 희미해진다.
그래도 계곡을 벗어나지 않고, 오로지 계곡 좌측에서 길 흔적을 찾으면 희미하나마 족적이 있다.
그런 식으로 25분 남짓 진행하면 계곡이 Y로 갈라지는 지점, 여기서는 좌측계곡쪽으로 진행한다.
이따금 안내 역할을 하던 올올산악회 표지기 역시 좌측 계곡쪽으로 붙어 있다.
여기부터 산길은 더욱 불투명하고 얼마 후 아예 길 흔적이 사라지고 만다.

09시 55분, 우측 지능선 위.
예전 월간 山지에서 옥수골을 소개할 때 그대로 계곡을 치고 오르면 985.8봉 북능선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나 잡목을 피하면서 계곡을 치고 진행하려니 의외로 굴곡이 심한 것 같다.
따라서 10여분 계곡을 치고 오르다가 결국 우측 지능선쪽으로 올라붙는 것이 더 수월할 듯 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한다.
즉 아까 계곡이 Y로 갈라지는 곳에서 양 계곡 사이의 지능선으로 그리 먼 거리가 아니고,
능선도 대체로 순해 보이기 때문이다.
불과 10분정도만 사면을 치면 그 지능선위로 올라붙을 수가 있고, 예상한대로 산길은 없지만
순한 능선 형태를 이루고 있어 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우측 저 건너로 지난 여름 진행한 황철봉 서능선도 올려다 보인다.


(지능선 위)

10시 41분, 985.8봉/뽑혀진 삼각점.
산길인가? 아닌가?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 그대로 능선 날등을 쫓아 이어가면 된다.
10분 남짓 진행하면 완만하던 지능선은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워밍업하는 마음으로 10분간 휴식을 취한 뒤 급경사로 변한 지능선을 7분 오르면 985.8봉 북능선과
만나게 되고 다시 능선이 완만해진다.
985.8봉 역시 산길이 없지만 능선이 순하여 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다.
그냥 울창한 원시림, 단지 낙엽이 다 떨어진 상태라 주위가 훤히 트인다.
985.8봉 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 약 20분 남짓 오르면 비로서 황철봉 서능선상이 되는 985.8봉이다.
이곳부터는 지난여름 산행시 한번 접해본 곳, 뽑혀진 삼각점(방향 표시도 없는 그저 시멘트 기둥)이
있는 곳이다.
날씨만 쾌청하면 설악주능이 모두 조망되는 곳, 그러나 오늘 날씨 하늘은 구름한점 없는 듯한데
안개가 뿌옇게 낀 상태라 시계가 별로이다.
그런 까닭에 설악주능은 물론 안 보이고, 그저 가야할 황철봉만 실루엣처럼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7분 휴식 후 985.8봉을 출발한다.

11시 21분, 급오름 지역 전 안부.
표지기 하나 매달아 놓고는 남동 방향으로 꺾여 내림길로 접어든다.
산길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 그래도 여기부터는 한번 진행해 본 길이라 매우 낯이 익어 있다.
짧은 내리막 후, 한 봉을 오른다. 985.8봉부터 10분 거리이다.
여기서 진행방향은 좌측, 다시 짧은 내리막을 한번 진행한 후 또 다른 봉우리를 오른다.
이번에는 첫 봉에서 20분 남짓한 거리이다.
이 두번째 봉우리에서도 역시 좌측으로 진행한다.
그곳에서 5분 내려서면 안부, 이제 황철봉을 향하는 가장 급경사의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간식도 먹으며 약 15분 휴식을 취한다.


(너덜의 멋)

11시 58분, 급 오름 끝.
바위지대를 낀 급 오름길이다.
지난 여름에는 바위지대 좌측으로 올랐는데 이번에는 우측으로 난 희미한 길로 진행해 본다.
좌측으로 오르는 것 보다 약간 수월한 듯, 그러나 두손까지 사용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20분 남짓 오르면 비로서 바위지대 급 오름길이 끝나는 지점.
"휴~우" 하는 안도감이 든다. 딴은 가장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곳을 지나친 때문이다.
한편 985.8봉에서 이곳까지가 지난번 산행시 한 일행분이 나침반, 맵메타. 지도 및 지도케이스를
잃어버린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혹시 그것들이 있나 진행하면서 시종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지만 역시 없다.
딴은 아무리 사람이 안 찾는 곳이라 해도 그 때 못보던 올올산악회 표지기도 띄엄띄엄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동안 몇몇 팀 정도는 지나쳤으리라.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 멧돼지가 물어갔을 것이라고....


(설악의 참모습)

12시 28분, 저항령 방향 지능갈림봉.
급 오름 끝 지점 이후에도 잠시 완만한 오름이 계속 이어진다.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놀라 앞을 보니 산객 한 팀이 내려오고 있다.
마등령에서 1박을 한 뒤 옥수골로 하산을 한다는 4명의 일행, 오늘 산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산객이다.
"반갑습니다!" 오지의 코스에서 마주친 산객이기에 형식적이 아닌 실제로 반가움을 느낀다.
그들과 헤어지고, 계속하여 족적이 희미한 오름길을 오른다.
그렇게 약 15분 남짓 오르면 좌측 능선(선바위골과 음지박판골을 가르는 능선)과 만나게 되고,
이제 큰 오름길은 끝이 난 것 같다.
우측 방향으로 꺾인 완만한 능선을 10분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저항령 방향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을 대하게 된다. 여기서 5분간 휴식.

12시 45분, 측백나무숲 시작.
저항령 방향의 지능에서는 황철봉을 향하여 좌측으로 꺾인 능선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저항령 방향의 능선은 설사 저항령으로 직접 내려선다 해도 특유의 잡목지대를 이루기 때문에
진행에는 많은 무리가 뒤따른다.
아무튼 황철봉을 향하면 특유의 완만하고 펑퍼짐한 능선이 잠시 이어진다.
지난번 멧돼지들이 온통 자리를 헤쳐 놓았던 곳, 그러나 지금은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헤쳐놓은 땅들을
모두 가려 놓았다.
간간히 낙엽을 헤친 족적이 있는데, 그것이 산객의 족적인지? 아니면 멧돼지의 족적인지?
그런 완만한 지대를 지나면 황철봉 일대 특유의 측백나무숲과 바위들이 뒤섞인 능선을 대하게 된다.


(뒤돌아본 능선)

13시 00분, 황철봉 제1너덜.
측백나무 숲능선에서는 날등 우측으로 뚜렷한 족적의 길이 이어져 있다.
지난번에는 날등으로 길을 만들어가며 진행한 탓에 꽤나 고생한 곳, 그러나 이번에는 그 족적덕분에
아주 쉽게 통과한다.
족적은 다시 날등으로 붙고, 안부로 내려선 뒤 좌측으로 약간 진행을 한다.
그러다가 우측방향으로 다시 빽빽한 측백나무지대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그 곳만 통과하면 비로서 거대한 너덜경을 이루고 있는 황철봉 제1너덜지대,
족적을 따르니 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도착한 것 같다.
만약 족적을 놓치면 짧은 거리지만 워낙 저항이 심해 꽤나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므로
가급적 족적을 찾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제1너덜지대는 지나온 능선은 물론 저항봉 뒤로 마등령, 공룡, 중청, 대청, 서북능, 안산 등
설악산 전체가 멋지게 조망이 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직도 안개가 뿌옇게 낀 상태,
멀리 중청, 대청, 서북능, 안산등은 실루엣처럼 희미하게 보이므로 좀 아쉬운 감이 있다.
그래도 저항봉을 위주로 한 풍경들이 과연 설악이구나 하는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식사를 한 뒤 출발하기로 한다.


(너덜)


(너덜)

13시 55분, 황철남봉(약 1360)/대간주능.
약 40분 남짓한 식사시간을 끝내고 너덜경을 오른다. 가급적 좌측의 날등 방향의 너덜을 택해
제1너덜을 다 오르면 다시 20m내외의 짧막한 측백나무숲을 건너서야 한다.
여기서도 주위를 잘 살피면 쉽게 건널 수 있는 족적을 찾을 수가 있다.
그곳을 건너서면 제2너덜이 시작되고, 그대로 직선방향으로 너덜을 타고 오르면
드디어 대간길과 접하는 황철남봉(약1360m)정상이다.
식사를 한 제1너덜에서 17분이 지난 시각이다.
아무튼 황철남봉에 이르면 산행을 다한 기분을 느낀다.
이제까지의 길에 비교한다면 고속도로라 할 만큼 뚜렷한 길도 만났고, 그 뚜렷한 길을 따라
미시령까지 이제 두시간 정도면 충분한 탓이다. 그만큼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조망도 아까 제1너덜에서 본 조망 이외도 동해쪽 조망이 더 추가가 되니 더욱 시원함을 느낀다.


(뒤돌아봄)


(동쪽조망)

14시 52분, 황철북봉(1318.8)
황철남봉을 뒤로 하면 바위지대가 끝이 나고, 한동안 숲길로 이어진다.
15분 후 한 봉우리를 오른다.
실제적인 황철봉 정상(1381)이 되는데 별 특징이 없어 누구든 그대로 지나치고 만다.
조망좋고 황철봉 특유의 너덜이라는 특징을 앞세운 남봉이나 북봉에 그 명성을 빼앗긴 느낌이다.
황철봉을 뒤로 하고 다시 숲길을 30분 정도 진행하면 설악 22번 삼각점(1987년 재설)이 있는
황철북봉, 즉 1318.8봉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 이르면 비로서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데, 특히 지나온 황철남봉을 위시로, 그 뒤 저항릿지,
그리고 동해권 조망이 매우 좋다.
전망이 좋다는 핑계로 5분간 휴식.


(황철북봉)

15시 05분, 너덜지대.
황철북봉을 내려서면 다시 너덜지대가 시작되는데, 설악 제1의 광대한 너덜지대이다.
설악너덜 하면 이곳이 단연 최고이고, 그 다음이 귀청, 신선봉일대, 저항봉일대 순이 아닌가 생각된다.
1985년이니까 지금부터 17년 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너무나 인상이 깊어 마냥 너덜을 깡총깡총
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그 이후도 몇 번 더 찾았는데 그때마다 첫인상이 좋은 탓에 이곳에서는 항상 한참을 쉬어가곤 한다.
아내와도 약 10년전쯤 한번 찾아 마냥 시간을 보냈던 곳, 그만큼 설악의 추억이 깃들인 곳이다.
오늘따라 동해쪽에서 발생하여 내설악쪽으로 넘어가다 미시령에 머물고 있는 운해가 인상적이다.
그 운해 위로 우뚝 솟은 신선봉, 너덜과 함께 카메라로 배경을 잡으니 딴은 머 멋진 사진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오늘도 약 20분 휴식을 취하며 너덜의 진수를 만끽해 본다.


(너덜지대)


(미시령과 신선봉)


(운해)

15시 58분, 울산바위능선 갈림.
너덜지대는 15분 정도 더 진행을 해야 한다. 15시 40분, 비로서 너덜지대가 끝나고, 숲길로 바뀐다.
처음엔 잡석을 이루고 있지만 잠시 후면 편안한 숲길이다.
12분 후 천연보호구역 표지석이 있는 안부에 이르게 되고, 다시 6분 오르면 역시 천연보호구역 표지석이
있는 울산바위능선이 갈라지는 능선분기점에 이르게 된다.
우측 희미한 길은 울산바위쪽으로 연결된 능선, 언젠가 저 능선길도 한번 진행해 본다는 생각을 한다.


(역광)


(너덜, 측백, 운해)


(미시령을 넘는 가스)

16시 35분, 미시령.
주 등산로는 울산바위능선 갈림 지점에서 약간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거의 굴곡이 없는 편안한 능선길이다.
그런 길을 12분 진행하면 비로서 내리막길, 저 아래 미시령휴게소에서 틀어놓은 대중가요가 쩡쩡 울린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약 20여분 내려서면 철조망을 쳐져있는 초입을 대하고,
절개지 방향의 철조망 우측으로 휘돌아서서 철조망을 빠져 나오면 관리초소가 있다.
미시령-마등령 구간이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어 출입통제를 할 목적으로 임시 세운 초소인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리인이 거의 상주하지 않는다.
딴은 초소가 있는 자리는 예전 미시령도로가 개통되기 전 두어 번 야영을 했던 곳, 아주 옛날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 미시령도로를 건너고, 화려한 미시령 휴게소를 접하니 비로서 속세로 돌아왔음을 느낀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설악단풍 시즌인 관계로 넓은 주차장이 꽉찰 정도로 인파가 붐비기 때문이다.


(미시령)

17시 10분, 옥수골 초입.
미시령 휴게소에서 차 한잔 마신 뒤 히치를 하려고 하나 여의치 않다.
그럭저럭 10분 지나고, 때마침 빈 택시가 오니 잘 된 일이다.
용대리쪽에서 호출을 받고 넘어가고 있다 한다.
미시령에서 용대3리 옥수골 초입인 진미식당 앞까지는 14분이 소요되고, 미터요금은 7000원이 조금 넘게
나왔는데 7000원만 달란다.
진미식당 앞에서 차를 세워 놓은 옥수골 마을까지는 6~7분 거리이다.
이렇게 해서 모처럼 일몰이 한참 남은 시간에 차를 회수하게 된 것, 딴은 오늘 코스가 그만큼 부담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설악산행치고 너무나 호젓한 산행이라는 평을 해 본다. 아내 역시 아주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다시 온 옥수골 초입)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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