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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곰골]백담주차장-백담사-곰골-마등령-오세암-백담사

by 높은산 2005. 10. 28.

[설악산 곰골]
백담사입구-백담사-곰골-마등령-오세암-수렴동삼거리-영시암-곰골입구-백담사

[도상거리] 약 20.0km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4년 8월 15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백담주차장(04:40)-수교(05:20)-구 버스타는곳(05:25~32)-강교(05:37)-원교(05:58)
-일주문(06:01)-백담사(06:04~14)-백담산장(06:22)-흑선동입구(06:28)-길골입구(06:35)
-귀때기골입구(06:39)-곰골입구(06:50~07:13)-지류1(07:25)-(옛마을터)-지류2/계곡건넘(07:30)
-와폭/식사(07:50~08:36)-폭포(08:46)-계곡건넘(09:05~18)-계곡Y갈림(09:21)-(우)-휴식(09:40~50)
-휴식(10:12~25)-계곡Y갈림(10:36)-(우)-휴식(10:45~11:37)-건천(11:52)-계곡Y갈림(11:57~12:17)
-(좌)-마등령샘/식사(13:05~14:02)-마등령(14:09~19)-오세암(14:55~15:30)-고개(15:35)
-마지막고개(15:55)-샘터(16:05)-수렴동3거리(16:15)-영시암(16:21)-곰골입구(16:43~50)
-귀때기골입구(17:01)-길골입구(17:05)-흑선동입구(17:12)-백담산장(17:18)-백담사(17:25)

[산행시간] 12시간 45분(휴식 및 식사:5시간 03분, 실 산행시간:7시간 42분)

[참여인원] 8인(먼산, 금수강산, 이사벨라, 최미란, 높은산 외 3인)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23:00)-산본역(23:25)-동군포(23:30~50)-문막휴게소(24:45~01:00)-만종분기점-홍천IC
-화양강휴게소(01:50~02:20)-백담사주차장(03:20)

<올 때>
백담사(18:00)-(버스 2000원/1인)-백담매표소(18:13)-백담주차장(18:20~18:40)-인제(19:05~25)
-현리(20:00~21:00)-횡성(22:40~55)-횡성IC-용인휴게소(24:20~30)-동군포(24:50~01:00)
-(철산교 경유)-일신동(01:50)


[산 행 기]
원래는 호남하는 날인데 또 한번 정맥을 외도하고 설악길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계획은 여름철 계곡산행이라는 명목아래 곰골과 널협이골을 잇는 산행, 그러나 결과는 의외로 원시
의 멋이 그대로 남아있는 곰골의 호젓한 분위기에 반해 그야말로 널널로 진행하다 보니 시간관계상
곰골만 진행하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널협이골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했다.


(유유한 수렴동 계곡)


(곰골의 멋)

23시 50분, 동군포 출발.
일행은 정맥을 같이 하고 계시는 먼산, 이사벨라, 금수강산님 외에 오랜만에 최미란님과 지방에서
3명이 합류를 하여 총 8명의 인원이다.
그 중 먼산님은 미리 들어가셨기에 백담산장에서 합류를 하기로 하고, 지방분들은 중간 화양강
휴게소쯤에서 만나기로 한다.
비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쾌청한 날씨, 설악은 항상 날씨와 인연이 좋아 오늘도 그렇게 좋은 날씨로
우리를 맞이해 줄 모양이다.
나머지 일행들 동군포에 모여 본인의 차로 옮겨 타고 비로서 설악을 향해 시동을 건다.

03시 20분, 백담주차장.
중간 화양강 휴게소에서 지방분들을 만나 30분 정도 정담을 나누다 보니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03시 20분이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 별들이 반짝이고 있어 오늘도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곧바로 출발을 할까도 했지만 밤새 한잠도 못 자고 달려 온 터라 잠시나마 눈을 붙이고 나서 출발을
하기로 한다.

04시 40분, 백담주차장 출발 산행시작.
잠깐 잔다고 했지만 눈을 뜨고 나니 어언 1시간도 훨씬 넘게 잔 듯 하다.
서둘러 출발 준비를 한다. 결국은 늦어도 04시경에는 출발을 한다고 했으나 예정보다 40분 가량
늦은 출발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백담매표소는 예외없이 매표를 하고 있다.
1인당 3200원, 금수강산님이 기지를 발휘하여 1인분 할인을 받기도 한다.

05시 25분, 구 버스 타는 곳.
백담사길은 역시 어두운 밤이나 아니면 이른 새벽에 걸어야 제맛을 느낀다. 계곡 흐르는 소리가
정겹고 바람도 선선하다 못해 춥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
약 40분 남짓 걸으니 첫번째 다리인 '수교'가 나타나고, 이어 5분 후 버스 타는 곳이 나타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까지만 버스가 운행되었는데 지금은 백담사까지 운행이 된다 하니
이제 백담사의 호젓함도 옛말이 되어 버리리라.
'백담매표소 4km, 백담사 3km' 지점으로 백담사까지 절반 조금 더 진행한 셈이다. 7분 휴식.


(백담사 가는 길에서 내려다 본 백담계곡)

05시 58분, 원교.
날은 어느새 밝아오기 시작하고...
5분 후 '강교'를 대하는데 옆으로 새롭게 커다란 다리를 공사하고 있다. 이러다가 백담사길도 2차
선으로 확장이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강교를 건너면 백담사길은 계곡을 좌측으로 두고 산허리로 이어지게 된다. 허리에서 내려다 보는
백담계곡은 항상 지날 때마다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딴은 기회가 된다면 길말고 그냥 계곡을 거슬러 한번 진행해 보리라는 생각도 해 본다.
다시 계곡쪽으로 내려서서 다리를 건너니 '원교'이다. 백담계곡이 오늘따라 유난히 싱그러움을
토해 내면서 흐르는 기분이다.
버스 타는 곳에서 26분 지난 시각, 이제는 백담사도 지척이다.


(유유히 흐르는 백담계곡)


(원교에서)

06사 04분, 백담사.
이어 백담사, 이른 새벽의 백담사는 유난히 은은함을 풍기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을 느낀다.
다시 한번 들렸다 가기로 한다.
우리 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는 산사, 원래의 백담사 모습이다. 구석구석 훑어보면서 일일이 그 은은함을
음미해 본다. 10분 휴식.


(백담사 안내판)


(백담사 진입 다리)


(다리 위에서 본 백담계곡)


(백담사)


(시 하나)


(만해 선생비)


(백담사를 나오며 1)


(백담사를 나오며 2)


(주변의 돌탑들)


(뒤돌아본 백담사)

06시 50분, 곰골 초입.
이어 백담산장을 지나고, 우측으로 흑선동계곡 초입 지나고, 좌측으로 길골 초입 지나고, 또 우측으로
귀때기골 초입 지나고...
그 다음 좌측에서 내려서는 계곡, 즉 백담사에서 25분 쯤 지난 시각에 대하는 계곡이 바로 곰골이다.
초입에서 볼 때는 그저 평범하다. 그 안에 원시의 비경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이 안 될 만큼
어찌보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 23분 휴식.


(수렴동계곡)


(귀때기골 초입)


(곰골을 건너는 다리)


(곰골 초입)

07시 30분, 계곡 건넘.
계곡을 우측으로 두고 어느 정도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편안한 길이지만 밤사이 비가 내린
탓인지 잡풀들이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 금방 바지가랑이를 적시기도 한다.
그렇게 8분 진행하면 지류를 하나 만나고....
지류를 건너서니 옛 화전 마을터인 듯 돌담을 위주로 한 집터 흔적들이 널려 있다.
여기서부터 산길이 갑자기 희미해지기에 차라리 계곡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편한 것이 아니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해서 가급적 우측의 계곡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진행하니 다시 뚜렷한 길이 나타나 자연스럽게 계곡
쪽으로 이어지고, 계곡을 건너서게끔 되어 있다. 좌측으로 두 번째 지류가 형성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산길은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무시하고 그냥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다 계곡의 진수를 음미할 수 있고, 또한 산길을 찾는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진행하다가 정 진행이 불가한 곳을 만나면 그 때 가서 산록으로 붙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곰골은 그렇게 규모있는 폭포가 없으므로 시종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해도 진행이 무난할 것
이라는 판단이다.


(계곡 건너는 곳)


(아침햇살의 곰골)

07시 50분, 와폭.
아직도 특별한 소나 담, 폭포도 보이지 않는 평범한 계곡이다. 이따금씩 너럭바위가 보일 뿐 그저
자잘한 돌 사이로 완만하게 흐르고 있다.
그래도 정면으로 빛을 발하는 햇살아래 비춘 물살이 유유한 미를 풍긴다.
그렇게 20분 남짓 진행했을까? 좌우로 바위절벽을 이룬 가운데 비로서 와폭 하나가 갈 길을 막고
있다. 넓은 소와 함께 반석지대도 형성되어 있으니 이제부터 곰골의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하는 모양이다.
일단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식사시간 46분 소요.


(너럭바위가 보이고)


(너럭바위와 소)


(그곳의 와폭)


(햇살에 비춘 와폭)

08시 46분, 폭포.
여기서 좌우로 바위협곡을 이루고 있어 보기에는 진행이 꽤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일부
일행들은 우측 둔덕 위로 나 있는 등로로 올라서고...
그러나 생각보다 바위들이 미끄럽지 않기에 잡을 것 적당히 잡아 가며 진행한다면 진행을 못할 것도
없다. 나머지 일행들은 계속하여 계곡을 따르기로 한다.
우선 잡을 것이 충분한 우측 바위면을 잡고 한번 올라섰다 내려서면 와폭 위가 되고, 거기서 와폭을
건너 좌측으로 잠깐 둔덕으로 올랐다가 다시 내려서니 비로서 진행이 까다로운 바위협곡이 끝나는
지점이다.
이후 가장자리로 반석을 이루고 있어 진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렇게 바위협곡을 지나고, 잠시 더 진행하니 이번에는 생각치도 않은 웅장한 폭포 하나가 나타나
다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높이 10여m 정도의 와폭이지만 폭포 아래로 넓직한 탕이 웅장하게 형성되어 있는 폭포로 곰골에서
가장 화려한 폭포가 될 것이다.
우리만 보기 아까워 그냥 등산로 따라 간 일행들에게 내려와 보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못 들었는지
그냥 지나가고 있다.


(와폭을 지나)


(곰골의 절정을 이루는 폭포)


(폭포 위에서 내려다 본 소)


(폭포 위)

09시 05분, 계곡 건넘.
그 폭포를 지나고도 시종 반석지대를 이룬 가운데 작은 폭포와 탕이 연이어지고 있으니 예상 외의
경관을 대하는 듯 하다.
자연히 이제는 곰골의 분위기에 흠뻑 도취한 기분, 폭포를 지나고도 그러한 분위기의 계곡은 20분
가까이 더 지속이 된다.
그러다가 이제껏 계곡 우측으로 이어진 등로가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이르니 등로따라 간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
해서 폭포를 비롯한 멋진 경관을 대했다 전하니 반은 믿는 눈치이고 반은 못 믿겠다는 눈치이다.
아무튼 그들도 이제부터는 등로를 버리고 계곡따라 진행하겠다 한다. 13분 휴식.


(계속해서 이어지는 소와 담)


(와폭)


(반석지대)


(또 폭포와 소가 보이고)


(다시 반석지대가 이어짐)

09시 21분, 계곡 Y갈림(1).
계곡 거슬러 오르기의 요령, 가급적 계곡에 가까운 곳에서 딛을 곳을 확보를 한다. 계곡을 멀리
둔다면 그만큼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소모가 큰 반면 계곡 가까운 곳은 대개 오르내림이 별로 없어
체력소모가 한결 덜 한 탓이다.
그리고 가급적 이리저리 돌지 말고 일직선 방향에서 확보물을 찾는다. 전방을 잘 살피면서 미리
진행을 할 곳을 판단해 두는 것도 요령이다.
아무튼 확보물만 잘 선택하면서 진행을 한다면 등산로 따라 가는 것보다도 오히려 힘도 덜 들고
특히 지루한지 모르게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 해야겠다.
계곡 건너는 지점에서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3분 진행하니 계곡이 Y로 갈라지는 지점을 대한다.
주계곡은 우측, 아마 좌측 지계곡은 저항봉에서 흘러내린 계곡일 듯 싶다. 그러니까 곰골의 절반
정도는 진행한 셈이다.


(계속해서 소들의 연속)


(또 폭포)


(이런 폭포도)

10시 36분, 계곡 Y갈림(2).
어쨌거나 이후로도 규모는 작지만 폭포와 소, 담을 갖춘 원시의 비경이 이어지기에 전혀 지루한지
모르고 진행을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틈만 나면 쉼을 하는 널널산행이 되고 만다.
20여분 가다 10여분 쉬고, 또 20여분 가다 10여분 쉬고...
그러한 가운데 저 위로 마등봉이 올려다 보이기 시작하고, 또 한번 계곡이 Y로 갈라지는 지점을
대하 게 된다. 계곡 Y갈림(1) 지점에서 1시간 15분 지난 시각, 중간 쉼 시간을 제외한다면 약 50분
정도 걸었을 것이다.
여기서도 주계곡은 우측, 좌측은 1249.5봉에서 발원한 지계곡일 것이다. 지계곡쪽으로도 길다란
와폭이 형성되어 있다.


(이런 폭포도)


(그리고 소)


(이런 소의 연속)


(협곡으로 이어지는 곰골)


(그러한 가운데 또다시 소)


(소)


(계곡 갈라지는 곳 1)


(계곡 갈라지는 곳 2)

10시 45분~11시 37분, 휴식.
우측 주계곡쪽으로 들어서면 아직도 협곡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작은 폭포와 소들의 연속이다.
잠시 후 아주 넓직한 소를 대하게 되는데 일행 중 한 분이 알탕이라도 하고 가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오니 모두들 좋다고 한다.
따라서 일부는 그 넓직한 소에서, 일부는 작은 폭포에서, 그리고 여성 분들은 저 위 안보이는 곳의
담에서...
잠깐이지만 그러한 알탕까지 즐기고 나니 몸도 날아갈 듯 개운하다. 내친 김에 근사한 곳 차지하고
술잔까지 돌리면서 마냥 한가로움에 빠져 본다.
말 그대로 신선놀음, 곰골은 그러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원시의 멋이 넘친다. 장장 1시간 가까운
휴식이 되었다.


(이후도 반석과 소가 반복되고)


(폭포도 반복되고)


(또 넓직한 소)


(알탕한 폭포)

11시 57분, 계곡 Y갈림(3).
그렇게 장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계곡을 거스르면 물줄기는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그러한 가운데도 협곡을 이룬 가운데 폭포들이 종종 나타나 가는 길을 막아서고 있다.
그러다가 15분 후 건천이 시작되어 이제는 계곡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진행하면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하고, 계곡이 다시한번 Y로 갈리는 지점을 대한다.
이제까지는 계곡이 갈리면 무조건 우측이었는데 이번에는 좌측이 주계곡이다. 즉 지도상 계곡이
좌측으로 한번 꺾어지는 곳인데 양쪽으로 흐르는 수량이 엇비슷하므로 방향판단을 잘 해야 할 지점
이라 해야겠다.
여기서도 20분 휴식, 너무나 여유를 부리게 되니 아마도 널협이골 진행을 포기해야 할 듯 싶다.


(잠시 건천으로 이어지다가)


(또 폭포가 나옴)

13시 05분, 마등령샘.
이제 마등령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과 함께 좌측 계곡으로 접어들면 물줄기는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도 한동안 더 이어진다.
그리고 희미한 족적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그렇게 45분 진행하면 비로서 어느 정도의 족적을 갖춘 등로가 형성되고 3분 더 진행하니 낯이 익은
마등령샘이다.
언제 퍼 마셔도 감칠맛이다. 아니 이번에는 곰골을 거슬러 올라셨기에 더욱 물 맛이 찬 것 같다.
아예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차디찬 샘물에 밥 말아 먹는 맛도 별미이다.
식사시간 57분 소요.


(마등령샘)

14시 09분, 마등령.
샘터를 뒤로 하고 7분 오르면 비로서 마등령, 천불동 방면 조망이 잘 보이는 전망대로 다가서서
오랜만에 그 쪽 조망을 만끽해 본다.
대청은 안 보이지만 화채봉-칠선봉-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능, 범봉으로 이어지는 천화대 릿지가
모두 들어나 설악의 멋을 자랑하고 있다.
애초 계획은 마등령에 최소 12시경에 도착하여 저항령-널협이골로 진행하는 것이지만 곰골의 멋에
빠져 너무 여유를 부린 탓에 벌써 14시가 넘었으니 그 쪽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이다.
그 쪽을 택하면 여기서부터 최소 여섯 시간은 잡아야 하므로 너무 늦은 하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곰골의 비경을 구석구석 음미했기에 아쉬움이 전혀 없다.
10분 휴식 후 그냥 오세암길로 접어 든다.


(마등령 이정표)


(돌탑 위의 독수리 고목)


(조망)


(화채능과 천화대릿지)


(권금성 방향)

14시 55분, 오세암.
시종 내림길, 길도 없는 원시의 게곡만을 따르다가 뻥 뚫린 일반 등산로를 따르니 그냥 거저먹기식
의 내림길이다. 그래도 좀 지루함을 느끼니 아무래도 희미한 산길 체질인 모양이다.
36분 후 오세암에 도착하고는 범종이 있는 마루에서 잠시 쉼을 하기로 하는데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는
핑계아래 모두 누워서 한잠 자고 가겠다 한다.
그렇게 해서 오침까지 즐기다 보니 또 30여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딴은 여기서 가야동쪽으로 돌아서 내려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발길은
자연스럽게 바로 내려서는 길로 접어들고 만다. 35분 휴식.


(오세암)


(오세암 약수)


(느긋한 휴식)

16시 15분, 수렴동3거리.
5분 후 좌측 만경대가 자리잡고 있는 고갯마루를 오르면 그 이후로는 시종 편안한 내림길이다.
중간중간 지능선을 몇 번 넘어서기에 약간의 오름길도 있지만 대개 1~2분 정도의 오름길이 된다.
그렇게 20분 진행하면 마지막 지능선을 넘는 고갯마루를 넘게 되고, 10분 내려서면 샘터를 하나
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내 지계곡이 시작되고 10분 더 내려서면 비로서 수렴동길과 만나는 삼거리이다.
예전에는 오세암에서 내려설 때 수렴동대피소쪽으로 내려서는 길과 이곳 삼거리로 내려서는 길 등
두개의 등산로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렴동대피소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폐쇄된 상태이다.


(수렴동길)

16시 21분, 영시암.
다시 6분 진행하면 영시암이다. 예전에는 영시암터였으나 지금은 버젓하게 복원된 영시암이 들어서
있다. 하기야 이곳을 지나친 것도 근 10년 가까이 되는 모양이다.


(영시암)

16시 43분, 곰골초입.
시종 편안한 길을 따라 22분 진행하면 비로서 곰골 초입, 원점회귀한 셈이다. 딴은 애당초 이곳으로
원점회귀를 할 계획이 아니었는데....
아무튼 평범한 초입에 비해 원시의 비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곰골을 확인하고 나니 아침에 볼 때와
는 또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7분 휴식.


(유유한 수렴동계곡)


(다시 곰골 초입)

17시 25분, 백담사.
다시 아침에 지나친 귀때기골 초입, 길골 초입, 흑선동 초입, 백담산장이 연이어 나타나고...
35분 후 비로서 백담사에 도착한다.
시간이 남아 계속해서 백담계곡을 도로를 따르지 않고 그대로 거슬러 내려선다는 생각도 해 보았지
만 막상 백담사까지 약 5분 주기로 계속 들어오는 버스를 보니 그러한 생각이 없어진다.
남들처럼 버스타고 편안하게 내려서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얼마 전부터 이곳까지 버스가 연장하여 들어오는데 여름철의 경우 백담매표소에서 07시부터 19시까
지 운행되고, 다른 계절일 경우는 시간이 좀 바뀐다고 했다.
걸어서 내려가면 약 1시간 10분~20분 정도 소요되는데 비해 버스를 타면 불과 15분도 채 안 걸려
백담매표소에 도착할 수 있다.


(길골 초입)


(흑선동 초입)


(백담사 버스 타는 곳)

그 후.
식사시간 포함 총 휴식시간이 5시간을 넘을만큼 그야말로 널널한 산행이 된 것은 예상외로 전개된
곰골의 비경에 흠뻑 도취한 때문이리라.
따라서 계획된 널협이골을 비록 진행하지 못했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고 아주 만족한 산행이었다.
인제를 지나자 예외없이 극심한 정체현상을 이루고 있어 현리 방향으로 차를 돌리고...
현리의 한 식당을 차지하고는 멋진 하루를 자축하는 뒤풀이 시간도 가져 본다.
이후 상남-행치-서석-횡성-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문막IC-국도-여주IC-동군포 이런 식으로
운행을 했더니 거의 정체없이 달렸는데도 거리가 비교적 멀어서 그런지 동군포에는 24시 50분이
되어서야 도착을 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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