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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귀때기골]귀때기골-귀청-도둑바위골-한계령

by 높은산 2005. 10. 28.

[설악산 귀때기골]
백담매표소-백담사-귀때기골-삼중푹포-쉰길폭포-귀때기청봉(1580)-한계3거리-도둑바위골-한계령

[도상거리] 17.0km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4년 6월 13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백담매표소(03:50)-수교(04:30)-순환버스정거장(04:33~40)-강교(04:43)-백담사1.5km(04:56)
-원교(05:08)-백담사일주문(05:10)-백담사(05:12~26)-백담산장(05:33)-길골초입(05:45)
-귀때기골초입(05:48)-1박팀합류(05:50~08:05)-작은귀때기골갈림(08:22)-(우)-비박바위(08:35~43)
-작은폭포(08:50)-반석(09:15~24)-삼중폭포하단(09:40~10:00)-삼중폭포상단/계곡Y갈림(10:15~25)
-(좌)-쉰길폭포(10:55~11:37)-(좌 너덜오름)-휴식(12:11~31)-귀청북지능(12:37)-조망봉(12:43)
-안부/식사(12:47~13:32)-칼날릿지(13:52)-너덜봉(14:00~14:05)-서북주능(14:24)
-귀때기청봉(14:28~43)-너덜지대휴식(14:53~15:05)-너덜지대끝/백운동갈림(15:23)
-안부(15:31)-한계3거리(15:33)-도둑바위골 계곡시작(15:41)-계곡Y갈림(15:52~16:04)
-도둑바위골 초입(16:37~51)-한계령도로(16:52)-한계령(17:00)


[산행시간] 13시간 10분(휴식 및 식사:6시간 08분, 실 산행시간:7시간 02분)

[참여인원] 13인=무박팀 5인(청산, 날뫼골물소리, 전배균, 최미란, 높은산)+1박팀/귀때기골
합류 2인(금수강산, 인치성)+1박팀/음지골 산행 6인(권태진, 먼산, 산인, 단풍, 윤더덕, 김은희)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23:00)-산본역(23:25~30)-문막휴게소(24:35~53)-망향휴게소(01:00~01:10)
-화양강휴게소(01:43~50)-민예단지삼거리(02:34~45)-백담주차장(03:00)

<올 때>
한계령(17:10)-민예단지삼거리(17:30~40)-가리산입구(19:00~20:20)-용두/차차차휴게소(21:20~45)
-군포(23:50)-일신동(24:20)


[산 행 기]
모처럼의 설악길이다.
전부터 한번 시도하려 했던 귀때기골을 통하여 귀청으로 오르는 코스이다. 희미한 족적 속에
워낙 협곡을 이루어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든든한 동행자들이 있기에...
거기에다가 비올확율 0%라는 쾌청한 날씨속에 출발을 하게 되니 발걸음이 아주 가볍다.


(귀때기골의 웅장함)

애초는 영춘지맥을 하는 날인데 권태진님과 먼산님이 주측이 되어 1박2일의 일정으로
설악 외도를 한번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결국은 첫날은 백운동 둘째 날은 귀때기골을 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1박2일팀에 합류를 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겨 결국 1박2일팀과 무박팀으로 나누어
산행을 하는 것으로 변경을 한다.

즉 무박팀은 당일새벽 04시쯤 백담매표소를 출발하여 첫 날 예정대로 백운동을 하고 귀때기골
초입에서 야영을 하는 1박2일팀과 06시 전후에 접선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단지 무박팀이 전원 귀때기골로 진행을 할 예정인데 반해 1박2일팀은 짐의 부담 때문에 일부만
귀때기골을 따르고 나머지는 산길이 좀 순한 흑선동-음지골 코스를 하는 것으로...
권태진, 먼산, 금수강산, 산인, 단풍, 윤더덕, 김은희, 인치성님등 8인은 1박2일팀이고,
본인을 비롯하여 청산, 날뫼골물소리, 전배균, 최미란님등 5인이 무박팀이다.

03시 50분, 백담매표소 출발 산행시작.
별이 총총하다. 백담주차장에 03시 00분에 도착하여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출발하려 했지만
오랜만에 찾은 백담하늘의 별에 도취한 탓인지 밤새 운전하고 왔는데도 잠이 오지 않고...
30여분 뒤척이다가 그냥 출발하기로 하고 산행 준비를 서두른다. 그리고 03시 50분 출발...
매표소에 관리인이 없어 무료통과 한다고 좋아했는데 잠시 후 순환버스 주차장을 지나 검표하는
건물에 이르자 그 시간인데도 관리인이 나와 매표를 하고 가라 한다.
1인 요금 3200원, 당당히 매표하고 들어선다.

04시 33분, 순환버스 정거장.
이정표상 백담사까지 7km,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예전에는 은은한 오솔길로 되어 있어 꽤나 낭만적인 길이었지만 백담사까지 시멘트포장이 된
이후 중간까지 순환버스도 운행되고 있고, 또한 이따금씩 백담사를 들락이는 차들도 마주치기
때문에 그 낭만을 잃어 버렸다. 그저 지루한 길이 되고 만 것이다.
특히 한낮에는 그 지루함 때문에 백담사 코스를 가급적 피하게 되고, 설사 택하더라도 중간까지는
순환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같이 별이 총총하고 달도 밝은 밤길이라면 옛 낭만을 새삼 되살릴 수 있기에 한번쯤
걸어 오를만 하다.
그믐달에 가까운데도 굳이 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주위가 훤하고, 거기에 장단을 맞추며
백담계곡을 유유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무척 싱그러움을 느낀다.
그런 기분속에 걷다 보니 어느 덧 수교를 건너고 곧 이어 순환버스 정거장이 보인다.
백담매표소에서 43분 소요, 매표소에서 4km, 백담사까지 3km라 하니 반 조금 더 진행한 셈이다.
낮에는 이곳까지 순환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7분 휴식.


(달빛)

05시 08분, 원교.
잠시 후 두번째 다리인 수교를 건너고 얼마간 더 진행하면 백담길은 계곡을 좌측으로 멀치감치
두고 산허리로 이어진다.
그러다가 16분 후 백담사 1.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고...
예전에는 이쯤에서 백담길을 버리고 능선을 넘어 바로 백담사로 이르는 산길도 있었는데 통제를
하는 까닭에 사람들이 거의 이용을 하지 않아 길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대로 백담길을 10분 더 따르고 우측으로 굽어지니 이제 백담사에 거의 다 온 것 같다.
잠시 후 마지막 다리인 원교를 건너니 그 사이 날이 훤히 밝아 있다.
하기야 요즈음 일출시간이 05시 10분대이다.


(날이 밝은 백담계곡)

05시 12분, 백담사.
불과 2분 더 가면 백담사일주문이 나타나고 우측의 백담계곡 건너편으로 백담사가 보인다.
낮이라면 인파가 붐비련만 아직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유난히 조용하다. 아니 적막감마저
들 정도, 모처럼 백담사 특유의 산사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따라서 그냥 지나치려 하다가 잠시 들렸다 가기로 하고 백담계곡을 가로지르는 수심교를 건넌다.
그렇게 백담사 도착, 전에 비해서는 그래도 건물들도 많이 들어와 있어 좀 화려한 느낌이다.
하기야 백담사를 찾은지도 어언 10년이 넘은 것 같으니...


(수심교)


(백담계곡)


(백담사)


(백담계곡과 돌탑)

05시 33분, 백담산장.
다시 되돌아 나와 오솔길을 5분 남짓 따르니 백담산장이 나타난다.
이곳까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만 승용차를 몰고 들어 올 수 있는 것인지?
좀 전의 백담사에도 승용차 몇 대가 주차해 있었는데 이곳까지 몇 대의 승용차가 주차해 있다.
백담산장을 뒤로 하면 비로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백담산장)

05시 48분, 귀때기골 초입.
전형적인 완만함을 유지하면서 유유히 흐르는 백담계곡, 아직은 이른 시각이라 우리 일행 외에는
인적이 없으니 본래의 아잔함을 느낀다. 단지 예전 찾을 때 보다 수량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흠이라 할까?
그런 백담계곡을 따라 8분 진행하면 좌측으로 길골 초입이 나오고, 다시 3분 더 가면 우측의
백담계곡 건너편으로 커다란 바위 하나가 길게 늘어져 있는 가운데 그 위로 작은 돌탑 세 개가
나란히 쌓여 있는 풍경을 대하게 된다.
바로 그 뒤편이 이번에 찾아 나서기로 한 귀때기골 초입, 딴은 이정표 역할을 단단히 하는 바위라
할 수 있다.


(유유한 백담계곡)


(귀때기골 초입의 상징)


(귀때기골로 들어섬)

05시 50분~08시 05분, 1박2일팀 합류.
잠시 귀때기골로 들어서니 1박2일팀들의 아지트가 보인다. 반갑다.
그러나 밤새 너무 재미있는 즐겼는지 한창 꿈나라 중, 결국 흔들어 깨워 조우를 하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해장술도 한 잔씩 건네 보고...
애초는 7시쯤 출발하기로 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처럼 이런 저런 정담을 나누다 보니
벌써 8시가 넘어 가고 있다.
이제는 출발을 해야 할 듯, 1박2일팀 중 금수강산님과 인치성님도 무박팀과 함께 귀때기골에
동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일행들은 음지골로...
하산 후 다시 보자는 말과 함께 자동차 키를 교환하고는 비로서 미지의 귀때기골로 들어선다.


(평범한 귀때기골 초입)

08시 22분, 작은귀때기골 갈림.
초입의 산길은 없다. 아니 희미하게 나 있는 것 같지만 굳이 눈 여겨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은 수량이
예상보다 작아 등로를 무시하고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정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가 불가한 곳이 나타나면 그 때 가서야 좌우에서 산길을 찾아
보는 것으로...
그만큼 초입은 수량이 작고 평범하다. 이런 계곡 안에 쉰길폭포라는 거대한 폭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초입은 오히려 초라한 골짜기에 걸맞은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 17분 진행하니 계곡이 Y로 갈라지는데 바로 좌측이 작은귀때기골, 그 쪽 초입
역시 초라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첫 폭포)

08시 35분, 비박바위.
우측 큰귀때기골로 접어든다. 초입보다는 수량이 제법 많아진 편, 작은 폭포들도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하니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기분이다.
13분 후 커다란 비박바위 두 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곳에 도착하여 잠시 다리쉼을 한다.
천정바위를 이루어 설사 비가와도 까딱없이 하루 밤 비박할 만한 바위들, 한 바위에 서너명씩은
족히 차지할 수 있는 바위가 두 개씩이나 있는 것이다.
이쯤에 축성암터가 있을텐데 그냥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 보니 이미 지나쳤는지 아니면 곧 나타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8분 휴식.


(비박바위)


(와폭을 오름)

09시 15분, 반석지대.
다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른다. 계곡 좌우로 희미한 산길이 있지만 그 길을 따르는 것보다 그냥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 한층 묘미도 있고, 힘도 덜 든다.
수량이 적다는 것이 그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귀때기골은 오르면 오를수록 계곡미가 점점 화려해지는 것이 특징, 따라서 한풀 한풀 그 신비
의 베일을 벗기면서 진행한다는 매력이 있다.
또 하나의 멋진 폭포를 지나고... 넓다란 소들도 몇 번 지나고...
그렇게 30여분 더 오르면 이제부터는 계곡이 줄곳 협곡의 반석지대을 따라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좌우로는 깎아지른 절벽들, 아직까지는 진행에 별다른 장애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어떠한
장애를 만날지 모를 위압적인 분위기이다.
그래도 아직은 모두가 여유있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각자 쉬기 좋은 반석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잠시 간식시간을 갖는다. 9분 휴식.


(소도 종종 나타남)


(반석지대 시작)


(반석지대 따라)

09시 40분, 삼중폭포 하단.
협곡의 반석을 따라 이어지는 물줄기로 10여분 따르니 양쪽으로 수직절벽을 형성한 가운데 높이
20m 정도 와폭이 나타난다.
아마도 삼중폭포가 시작되는 모양, 첫 번째 난관 지역이다.
어떻게 오른 것인가? 루트를 보니 그래도 우측으로 비집고 오르면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우선 바위에 익숙한 청산님이 먼저 통과, 그런데로 잡고 딛을 수 있는 곳이 있으므로 조금
요령만 있으면 무난히 통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바위를 잡고 옆으로 도는 데까지는 진행이 무리 없지만 그 곳에서 폭포 위로 약 2~3미터쯤
내려서는 곳은 웬만한 담력과 바위실력이 아니라면 내려서기가 좀 버거운 곳이다.
약간의 실수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청산님이 준비한 20미터 자일을 설치하고 난 뒤에야 모두가 무사히 첫 난관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올라온 루트가 정석의 루트가 아닌 듯... 우측절벽 약간 더 위로 7~8m쯤 되는 오래
된 밧줄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곳을 통해 폭포 위로 내려서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로프가 날은 상태라 그것을 의지할 수는 없고, 설사 자일을 그 곳에 설치한다 해도 발 딛일 곳이 잘
안보이는 절벽을 이루고 있으므로 오히려 우리가 택한 루트가 수월하지 않을까?
어쨌든 그렇게 하여 첫 폭포를 오르면 그 위로도 수십미터의 와폭들이 연이어 전개되고 있어 그저
황홀하기만 할 따름이다. 통과하는 시간 그리고 휴식시간 포함 약 20분 소요.


(삼중폭포 하단)


(자일 설치)


(자일로 내려선 뒤 계곡을 건너고)


(완만한 지대를 기어 올라야 함)


(폭포 클로즈업)


(기존 루트의 오래된 밧줄)

10시 15분, 삼중폭포 상단.
하단폭포 위에서 완만한 중단폭포는 무리없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 경사 높이 30여m, 60도
경사의 상단을 오르는 것이 문제...
밑에서 보면 폭포 우측면을 통해 폭포중간까지는 진행이 가능해 보이지만 그 위가 어떠한 상황으로
전개될지 의문이다.
일단 청산님이 먼저 오른다. 릿지에 자신이 있는데다가 암벽화까지 준비하여 무난히 오르긴 올랐는데
난이도가 하단폭포보다 훨씬 더 하다고 한다.
중간까지 따라 올라 갔지만 아무래도 일반 등산화이기에 좀 미끄럽고 디딤이 불안하다.
바위에 익숙하지 않은 인치성님은 더욱 초조한 눈빛이다.
결국 되 내려와서 우회길을 찾아보니 우측으로 희미한 족적이 보인다. 즉 우회길이 있는 것이다.
그 우회길은 폭포지대를 벗어나 우측으로 한 굽이 올라섰다가 사면을 통하여 폭포 위로 이어지게끔
되어 있다.
희미한 산길이지만 표지기도 있고, 안전하게 폭포 상단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그 우회길을 통해 모두 삼중폭포 상단에 무사히 도착, 지나온 폭포를 내려다보면 가히 절경은 절경이란
생각을 해 본다. 큰귀때기골의 하일라이트 지역인 셈이다. 10분 휴식.


(이어 중단과 상단이...)


(중단을 오르는 일행들)


(상단을 오르는 청산님)


(상단에 올라)

10시 55분, 쉰길폭포.
삼중폭포 상단에서 계곡은 Y로 갈라진다. 이중 쉰길폭포는 좌측 계곡, 여전히 길 상태가 불투명하여
그냥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그런데 잠시 후 계곡의 물줄기도 사라지고 건천으로 이어지니 의아함도 생긴다. 이 건천 위에 쉰길
폭포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쨌든 지도상의 위치는 맞으니 그대로 진행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따금씩 약간의 물줄기가 보이지만 건천이 주류를 이루는 계곡, 그렇게 30분 남짓 진행하는데
서서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숲 사이로 쉰길폭포가 보인다.
거대한 절벽을 형성하며 상단 50여m, 하단 20여m의 2단 폭포이다.
일단 완경사로 된 하단 폭포로 올라서서 여장을 푸니 그 웅장함이 너무나 압권이다. 그저 모두
넋을 잃고... 더 이상의 부러움이 없는 것이다.
시간이 널널하므로 아예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자고 의견을 내 본다. 아니 그 이상 마냥 머무른다
해도 전혀 지루함이 없을 것이다.
신발을 벗고 탁족을 하니 발이 아릴 정도로 물 또한 차다.
딴은 장마철 수량이 좀 더 많을 때 대한다면 더 없는 장관을 이룰 듯 했다. 위험하여 접근이 좀
어렵겠지만...


(쉰길폭포가 보임)


(쉰길폭포 등장)


(쉰길폭포)

11시 37분, 쉰길폭포 출발.
그렇게 40여분 쉰길폭포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나서 쉰길폭포를 등지게 되는데 그래도 웬지 아쉬움
이 남는다. 그만큼 더 머무르고 싶음 때문이다.
상단을 오른다는 생각도 해 봤지만 포기하기로 한다.
즉 상단에서 밑으로 내려 설 경우는 자일을 걸고 내려설 수 있지만 상단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누군
가 선등을 하여 자일을 걸어주어야 하는데 중간 턱바위를 오르기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 탓이다.
그 이후로도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겠고...
일단 청산님이 그 턱바위 밑까지 올라가 보았으나 장난이 아닐 것 같다 하니 결국은 좌측 사면을
따라 귀청 북지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기로 결정한다.
그러다가 혹시 상단으로 연결 가능한 곳이 나타나면 그 쪽으로나마 상단으로 연결해 본다는 생각도
했지만 사면오름길로 접어드니 그 쪽으로는 절벽지대를 이루고 있어 섣불리 접근을 할 수 없는
지형이다.

12시 11분, 귀청 북지능 약간 못 미친 지점.
좌측 사면오름길, 아니 길이라고 하기에는 뭐 하고 그저 족적이 있는 둥 마는 둥 그런 길이다.
당연히 표지기도 없다.
거기에다가 걸을 때마다 잡석들이 흘러내려 낙석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곳, 시종 빽빽한 잡목을 이루
는 급오름이기 때문에 마땅히 쉴 곳도 안 나타난다.
그저 감각적으로 능선방향으로 적당히 길을 만들어 가다보면 이따금씩 뚜렷한 족적을 대하니 귀청
북지능으로 붙는 메인루트는 맞는 모양이다.
그렇게 40여분 진행, 비로서 능선 방향으로 하늘이 보이니 이제 능선에 거의 다 온 느낌이 든다.
좁긴 하지만 모처럼 앉아 있을만한 공간이 나타나니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고 배낭을 내린다.
20분 휴식.

12시 37분, 귀청북지능.
그곳에서 6분 더 오르면 비로서 귀청 북지능선이다.
좌측으로 바위지대를 끼고 올라선 지점, 숲 사이로 내설악의 풍경도 보이고... 산길도 지금보다는
훨씬 뚜렷하다. 표지기도 하나 보인다.

12시 47분, 안부/식사.
5분 후 서북능도 잘 조망되는 한 봉우리를 지난다. 그리고 잠시 내려서면 어느 정도 자리를 펼칠
만한 공터가 있는 안부, 비로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아까 쉰길폭포에서 아예 식사를 하고 가려다가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좀 더 진행하다가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쉰길폭포 이후 줄 곳 식사자리를 펼칠 만한 곳을 못 대했기에 예까지 오다 보니
딴은 모두들 허기를 느낀다고 한다. 식사시간 45분 소요.


(서북능이 보임)

13시 52분, 칼날릿지.
잠시 빽빽한 숲으로 이어지던 산길은 어느 사이 귀청 특유의 너덜지대를 따라 이어진다.
따라서 좌우로 설악의 모습을 조망하는 멋이 너무나 좋다. 대청을 위주로 공룡능선, 계속해서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북능, 마산봉, 향로봉... 그 뒤로 금강산 줄기도 보인다.
그리고 용아릉의 멋도 압권이고, 반대로 눈을 돌리면 서북능 뒤로 뾰죽 솟은 안산이 일품이다.
그러한 절정의 조망은 약 20분 남짓 지난 시각에 대하는 소위 칼날릿지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우회길을 버리고 그 칼날바위로 오르면 좌우로 수십 길 절벽을 이루며 약 10여m 정도 길이의 바위
지대가 전개되는데 그 폭이 불과 30cm 정도여서 그야말로 오금을 저리게 한다.
그래도 설악의 모든 풍경이 막힘없이 전개되는 환상의 조망을 제공하므로 웬만하면 날등으로 진행
할 일이다.
어쨌든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서서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좌우가 아찔한 절벽, 그저 말타는
자세로 엉금엉금 기어서 짧은 칼날릿지를 통과한다.
그 칼날릿지를 통과한 후 3~4미터의 절벽지대를 내려서는 것도 좀 애매한데 그래도 자세히 보면
잡고 딛을 만한 곳이 보여 생각보다는 쉽게 내려설 수 있다.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곧 우회길과 만난다.


(너덜지대 시작)


(조망을 즐김/맨 뒤가 귀청)


(공룡능선)


(대청)


(귀청 가는 길)


(칼날 릿지)

14시 05분, 너덜봉.
다시 능선은 잠깐 숲속으로 들어섰다가 너덜로 이어지고 8분 후 귀청 전위봉인 너덜봉을 오르게
된다.
여전히 설악 전체가 다 보이는 멋진 조망이다. 딴은 다른 곳에서 설악을 조망하는 것보다 강렬한
인상을 받는 것은 설악 전체가 다 보인다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산길이 희미하고 인적도 없는 곳에서
보기에 더욱 싱그럽고 멋진 풍경으로 보이는 것이리라. 5분 휴식.


(너덜봉으로)


(너덜봉)


(지나온 능선)


(너덜봉의 멋)


(조망을 즐김/바로 뒤가 이제는 귀청임)


(공룡 조망)


(서북능과 안산 조망)


(능선상 만발한 흰정향나무)

14시 24분, 서북주능.
이제 귀청까지 금방일 듯 하지만 생각보다는 귀청이 쉽게 나타나 주지 않는다.
너덜지대도 끝이 나고 빽빽한 잡목 숲, 그 숲을 따라 희미한 족적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고 있지만
그 족적을 놓치면 안 된다. 족적이 없는 곳에서는 잡목의 저항이 유난히 드세어 한 치 앞도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20분 남짓 족적을 따르다보니 비로서 뻥 뚫린 길, 서북주능 메인 등로를 대한 것이다.
귀청에서 장수대 방향의 안부로 내려서는 중간지점쯤, 메인등로에서 보면 방금 사면을 통해 빠져
나온 길은 영 산길 같지도 않다. 따라서 반대로 진행할 경우 그 초입 찾는 일도 만만하지 않을 듯...
여기서 귀청은 아직 한 굽이 더 올라야 한다.


(서북주능 도착)


(지나온 길을 내려봄)

14시 28분, 귀청.
그러나 워낙 길같지도 않은 길을 뚫고 진행한 터라 뚜렷한 길을 대하니 그냥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오름길이라지만 아예 구보하듯 뛰어 오르니 순식간에 귀청이다.
4분 후 귀청에 오른다. 대승령 6.5km, 한계령갈림길 2km라는 이정표, 딴은 대승령과 대청사이 서북
능선의 꼭 중간지점이기도 하다.
이제껏 보던 조망이외에 남설악쪽 가리봉능선도 보이고 점봉산도 보인다. 또한 저 멀리가 오대산
줄기인 듯.. 그러나 아무래도 아까 인적없는 지능선 너덜지대에서 본 것과는 감흥이 덜 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찾고 흔히 볼 수 있는 설악 조망이 되기 때문이다. 15분 휴식.


(귀청)


(대청 조망)


(가리산과 주걱봉)


(매봉산)

14시 53분, 너덜지대 휴식.
귀청하면 우선 너덜이 생각난다. 물론 황철봉보다는 그 규모가 작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아무튼 너덜길은 늘 정겹다. 특히 설악 너덜은 그저 깡총깡총 뛰어 내려도 별 부담이 없다.
10분 남짓 내려선 지점 한 너덜을 차지하고 또 쉼을 해 본다.
청산님이 캔맥주를 꺼낸다. 한 모금씩밖에 차례는 안 가지만 그래도 시원하다. 아울러 유난히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있다. 12분 휴식.


(뒤돌아본 귀청)


(상투바위)


(한계3거리 방향)

15시 33분, 한계3거리.
17~8분 더 너덜길을 내려서니 비로서 너덜도 끝이 난다. 좌측 백운동쪽 희미한 길이 하나 보이는데
금수강산님과 인치성님이 어제 그리로 진행했다고 한다.
다시 7~8분 내려서니 한계3거리 직전 안부, 우측 뚜렷한 길이 있기에 도둑바위골 내려서는 길로
착각하고 잠시 내려섰는데 길이 없어져 다시 되올라 온다.
그리고 2분 더 가면 비로서 한계령 내림길이 있는 3거리, 이곳에서 한계령길 말고도 도둑바위골이
갈라진다. 또한 백운동으로 내려서는 메인길도 이곳에 있기에 엄밀히 말한다면 5거리이다.
한계령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 대신 산길도 편하고 호젓한 도둑바위골을 통해 하산하기로 한다.
도둑 분위기는 전혀 없는 곳인데 왜 도둑바위골이라 부르는지 궁금하다.

15시 41분, 도둑바위골 계곡 시작.
초입 출입금지 푯말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지나친 탓인지 족적이 뚜렷하다.
하기야 요즈음 국립공원 반들반들하게 닦인 메인등로 이외에는 모두가 출입금지 지역이니 개척산행
내지 찾아가는 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본의 아니게 범법자가 되고 만다.
8분 남짓 뛰어 내리니 벌써 계곡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식수를 받을 정도의 수량은 아니다.


(도둑바위골)


(거목 1)


(거목 2)

15시 52분, 계곡 합수점.
다시 10여분 후 우측의 귀청쪽에서 내려선 물줄기와 합수를 한 후에야 비로서 제법 물소리를 내며
계곡답게 흐르고 있다. 귀청쪽 계곡이 수량이 더 많은 탓이다.
딴은 그런 조건이기 때문에 반대로 진행을 할 경우 한계삼거리로 오르는 길을 놓치고 귀청쪽으로
진행을 할 수도 있다. 어제 도둑바위골을 통해 올랐다는 금수강산님과 인치성님도 귀청쪽으로
진행을 하여 막판 고생을 좀 했다 한다.


(수량은 거의 없는 계곡임)

16시 37분, 도둑바위골 초입.
이후 그저 평범한 계곡, 설악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폭포나 소와 담들이 한번도 나타나지 않고
수량도 그리 많지 않아 설악에서 가장 볼품없는 계곡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오름길 한번도 없고 시종 편안한 내림길을 갖추고 있어 주로 탈출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계령으로 바로 내려서는 메인 등로보다 오히려 더 빨리 하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계곡이나마 갖추고 있으니 하산 후 간단히 씻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아무튼 계곡 합수점에서 30여분 더 내려서니 벌써 차 소리가 들리고...
도둑바위골 초입에 다 온 셈이다.


(초입)


(배수로를 통함)

17시 00분, 한계령.
도둑바위골 초입에는 출입금지지역이라 철망이 높게 쳐 있지만 대신 넓은 배수로를 통해 진행하게끔
족적이 이어진다.
그렇게 한계령도로로 나온 뒤 도로 따라 8분 오르면 한계령, 저기 1박2일팀이 주차해 놓은 차량들이
보인다.
백담 매표소를 출발한지 시작한지 약 13시간은 넘었지만 거의 절반 가까이 휴식을 취한 널널산행.
그러면서도 설악의 묘미를 한껏 만끽한 산행이었다.


(한계령도로)


(한계령)


(한계령 휴게소)

그 후.
1박2일팀들도 비슷한 시간에 하산을 마쳤다는 연락이고, 민예단지에 이르니 잠시 후 1박2일팀들이
우리 차를 몰고 민예단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즐거운 뒤풀이는 가리산 휴양림 입구에서...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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