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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음지골]구만2교-음지골-안산-갈직촌

by 높은산 2005. 10. 28.

[설악산 음지골]
용대리 구만2교-음지골-1241-1369-안산(1430.4)-한계리 갈직촌

[도상거리] 약 15km

[위 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날 씨] 아침 안개, 구름 많음. 시계 아주 좋음.

[산행코스]
구만2교(07:50)-(음지골)-폭포(08:32~42)-좌골/우골 갈림(08:47)-(사이능선)-급오름끝(09:09~21)
-휴식(09:47~59)-주능선(10:30~53)-1241(11:08~13)-아니오니골 갈림(11:30~38)
-1369(11:58)-안부(12:07)-십이선녀탕 갈림(12:24~38)-안산3거리(12:44)-장수대갈림(12:46)
-대한민국봉(12:52~13:00)-안부/식사(13:14~54)-안산직전고개(14:10~15)-안산(14:23~30)
-한계고성3거리(14:34)-십이선녀탕 3거리(14:40~46)-치마바위골능선분기(15:15~28)
-(좌측 지능선)-휴식(15:42~51)-조망대(16:00~30)-송림지대(16:41)-묘(16:43)-묘(16:48)
-우내리막(17:00)-계곡옆 묵밭(17:06)-농가(17:10~14)-옥녀봉기도원(17:18)-아스팔트(17:21)
-갈직촌/내설악쉼터 민박집(17:30)


[산행시간] 9시간 40분(휴식및 식사: 3시간 20분, 실 산행시간: 6시간 20분)

[참여인원] 5인( 먼산, 금수강산, 일사구이, 무명, 높은산)

[교 통]

<갈 때>
일신동(03:25)-중부 만남의광장(04:10~40)-화양강휴게소(05:50~55)-민예박물관(06:50~07:00)
-백담사입구/식사(07:15~40)-구만2교(07:45)

<올 때>
갈직촌(17:45)-구만2교(18:20~25)-용대리 황태마을/식사(18:35~19:35)-화양강휴게소(20:50~21:10)
-양평프라자휴게소(22:20~30)-동서울만남의 광장(23:10)-일신동(24:30)


[산 행 기]
설악 단풍의 절정기, 이맘때쯤이면 누구나 설악을 한번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기 마련이다.
그만큼 설악은 단풍산행에 있어서는 압도적이고, 단풍하면 설악이라고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휴일에는 수많은 단풍행열 때문에 교통정체현상은 물론, 천불동-대청코스는
인파정체 현상까지 일어나기 일수이다.
따라서 가급적 휴일은 피하도록 하자! 그리고 호젓한 단풍을 즐기기 위해서는 평일이라도 메인코스는
많은 인파가 붐비므로 가급적 메인코스도 피하자!


(안산의 멋)

그렇게 해야만이 비로서 호젓한 설악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원칙하에 일정을 토요일로 정하고, 음지골-안산코스라는 숨은 코스를 기획하게 된다.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설악의 숨은 골짜기 음지골로 들어섬으로서 호젓함을 즐기고,
설악산행의 백미구간이라 할 수 있는 안산의 비경을 즐긴다면 인파가 붐비는 대청보다는 한층 설악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
특히 음지골은 초행길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기대를 해 본다.
이번 산행의 일행은 5명, 먼산님, 일사구이님, 무명님은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제천의 금수강산님은 현지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03시 25분, 집 출발.
산행을 07시경에는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벽일찍 집을 나서는 것이다.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04시 10분, 먼산님과 일사구이님이 벌써 나와 계시다.
그런데 무명님 늦잠을 자서 조금 늦는다는 연락이다.
얼마 후 무명님도 나오시고, 04시 40분, 먼산님의 차로 동승을 한 뒤 만남의 광장을 출발하게 된다.
양평국도로 접어 들면서 안개가 자욱하여 제 속도를 못 내는 것 같다.
금수강산님과 만나기로 되어 있는 한계령관광민예단지 앞에 이르니 06시 50분, 벌써 도착한
금수강산님은 긴잠에 빠져 있다.
나중에 하산 후 차를 회수하기 위해 이곳에 금수강산님의 차를 주차시켜 놓고, 먼산님의 차로
백담사 입구로 이동을 한다.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음지골의 들머리를 찾아 나선다.

07시 45분, 용대리 구만2교 .
백담사 입구에서 버스로 한정거장쯤 되돌려 나오면 북천을 건너는 구만교라는 다리입구를 대하게
된다.
이 다리를 건너면 좌회전을 한다. 그리고 다시 백담사 초입 방향으로 나 있는 도로를 잠시 달리면
구만2교라는 다리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음지골 산행의 들머리이다.
즉 구만2교는 음지골을 가로지르는 다리이다.
승용차 두 세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에 차를 세워 놓고는 비로서 산행출발을 준비하게 된다.


(설악단풍)

07시 50분, 산행시작.
음지골 초입은 예상과는 달리 물이 아예 없다. 설마 계곡 전체가 물이 말라 버린 것은 아니겠지?
그런 계곡을 끼고 좌측으로 형성된 수레길을 3~4분 진행하면 계곡 초입으로 들어서는 좁은 산길이
형성된다.
"출입금지-무슨 무슨 수사중"이라는 푯말과 함께 가시철망으로 초입을 막아 놓았는데, 철망 밑으로
통과했거나 아니면 좌측으로 돌아서 통과한 흔적이 있다.
그래도 국립공원에 흔히 있는 출입시 과태료 오십만원~백만원이라는 경고문이 없다는 것이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통과한다.
계곡내로 들어서면 사람의 왕래가 뜸하였음을 말하듯 산길이 잡초에 묻혀있는데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아 잠시 바지가랑이를 적신다.
그러나 얼마 후 잡초길을 벗어나고, 비교적 뚜렷하고 호젓한 산길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또한 초입에 물이 없어 우려를 했지만 계곡 안으로 들어설수록 물줄기도 제법 흐른다. 복류천이었던
것이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계곡이지만 한창 절정을 이룬 단풍과 어울려 설악 특유의 멋을 발휘하고 있다.
전혀 때묻지 않은 그런 청아함이 있는 기분이다.

08시 32분, 작은 폭포.
초입으로 들어선지 얼마 후 계곡을 한번 건너고, 잠시 후 한번 더 계곡을 건너고, 그 이후로 산길은
줄곳 계곡 좌측을 따라 이어진다.
거의 굴곡없이 유순한 산길이기에 그만큼 발걸음이 가볍다.
산냄새가 풀풀 넘쳐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한창 단풍의 절정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설악을
찾았는데도 이곳만큼은 아무도 없이 우리들만의 차지이기 때문이리라.
그 호젓함속에 붉게 물든 단풍들이 마냥 싱싱한 빛깔을 내뿜고 있으니 모두들 감탄사만 되풀이한다.
그렇게 30여분을 진행하면 제법 폭포다운 폭포하나를 대하게 되는데, 역시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
함이 있어 그저 싱싱하기만 하다.
이곳쯤에서 잠시 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작은폭포)

08시 47분, 좌골,우골 갈림지점.
작은 폭포를 조금 지나치면 또 한번 계곡을 건너게 된다.
그리고 약간 산등성이로 붙는 듯 하다가 다시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음지골은 좌골과
우골로 갈라지기 된다.
작은 폭포로부터 15분 거리이다.
여기서 등산로는 좌골, 우골 사이의 능선으로 오르게끔 되어 있다.
물론 예전 월간지에 음지골 소개가 한번 있었는데 그때는 우골을 통해 오르는 코스로 소개되었다.
잔잔한 폭포가 즐비하다고 했으나 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 산길이 없어 주능선까지 그냥 치고 올라
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은 수량이 기대보다 적기에 굳이 길없는 계곡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이능선길로 오르는 메인 코스를 따르기로 한다.

09시 09분, 급오름 끝지점(해발 약 900m)
음지골을 뒤로 하고 사이능선으로 붙으니 초입은 매우 급 오름길이다. 산길은 여전히 뚜렷한 상태,
주로 우골과 평행을 이루면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한창 빨갛게 물들은 단풍의 분위기 탓인지 전혀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약 20분 정도 급한 오름길을 극복하면 비로서 급 오름길이 한 풀 꺾인다. 해발 약 900m쯤 되는
곳으로 이곳 일대가 아마도 단풍의 최절정을 이루는 듯, 그저 사방이 울긋불긋할 뿐이다.
잠시 간식을 먹고 출발하기로 하고 잠시 자리를 펴니 일행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그만큼 주변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이다. 이곳에서 12분 휴식.


(능선의 단풍)

09시 47분, 해발 약 1000m쯤 지점.
급오름길이 끝나면 전형적인 원시림 길이다. 쭉쭉 벋은 울창한 나무들, 멋들어진 장송들, 저기있는
장송하나가 만약 시내 한 복판에 있다면 완전 명물이 되겠지?
이따금씩 아무 곳에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모두가 작품일 것 같다.
그렇게 25분 정도 진행하니 해발 약 1000m쯤 되는 지점, 이제는 주능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주능선까지 최소한 3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매우 수월한 오름이다.
진행도 예상보다 빠르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핑계를 대며 또 한번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10시 30분, 주능선.
해발 1000m지점 이후로도 한동안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급한 오름길로 되어 있다.
분위기는 시종 매한가지, 숲 사이로 언듯언듯 황철봉과 저항봉 줄기도 보인다. 그리고 공룡도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그렇게 30분 후, 비로서 주능선에 이르게 된다.
좌측 1097.1봉을 거쳐 백담계곡방향으로 뻗은 주능선방향으로는 산길이 나 있지 않았다.
동쪽이 시야가 확 트이는 한 바위 위를 차지하고 휴식을 취한다.
서북주능, 귀청, 중청, 공룡능선. 북주능, 모두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그 안으로, 널협이골, 길골, 곰골, 가야동, 수렴동, 용아능, 구곡담, 귀데기골, 흑선동이 모두 내려다
보이니 너무나 환상적이다.
그 절경 속에 한 통 밖에 준비하지 못한 막초잔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20여분 휴식 후 10시 53분,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주능선에서)

11시 30분, 아니오니골 갈림안부.
주능선길은 이제까지의 길 상태보다 희미한 편이다.
그러나 날등만 쫓는다면 큰 무리없이 진행을 할 수가 있다.
음지골 우골을 통해 오르는 길을 찾아보나 산길이 없고, 1241봉을 향해 오름짓을 한다.
1241봉 직전의 한 바위지대, 내설악 전체는 물론 미시령넘어 신선봉, 마산, 진부령까지, 아니 향로봉을
위시로 한 매봉산까지의 소위 향로산맥아라 불리우는 능선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으니
일행들을 잠시 멈추게 하고는 하나하나 그 이름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이름을 대고, 눈으로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머리속에는 온통 설악으로만 꽉 찬 느낌이다.
곧 1241봉을 오르고, 흐릿한 산길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을 17~8분정도 내려서면 우측 아니오니골에서
희미한 산길 하나가 올라오는 안부를 대하게 된다.
기회가 되면 저 아니오니골도 한번 찾아 보리라!


(주능선에서 보는 단풍)

12시 07분, 1369봉 넘어 안부.
아니오니골 안부에서 8분 쉼을 한 뒤 이제 1369봉을 향해 오른다. 산길이 매우 불투명하다. 아니 이따금씩
끊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날등만 따르면 되므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산세가 순하므로 설사 길이 없어도 큰 장애요소가 없는 그런 육중한 능선이다.
그렇게 약 20분 진행하면 비로서 1369봉에 오르게 되고, 여기서 산길은 우측으로 한번 급이 꺾었다가
진행해야 한다.
여기서 우측의 응봉능선 또한 언제쯤 한번 찾아볼까 생각 중인데 초입 산길이 있나 유심히 살펴보지만
산길흔적이 전혀 없다.
아무튼 1369봉을 뒤로 하고 10분 남짓 내려서면 우측 12선녀탕 방향으로 희미한 산길이 있는 안부를
대하게 된다.


(서북주능 조망)

12시 24분, 십이선녀탕갈림 메인 등로.
안부를 지나면서 저 건너 가야할 안산의 모습도 숲 사이로 보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웅장한 안산,
누구나 기대감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다시 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비로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서는 메인 등로를 대하게 된다.
안부에서 17분 거리, 이제부터는 완전 고속도로라 할 만큼 아주 뚜렷한 등로와 함께
"능선끝쉼터-해발 1360m, 남교리매표소 7.3km/ 대승령 1.3km"라는 이정표가 반기니 비로서 속세(?)로
들어선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약 14분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동안 오늘 처음으로 접하는 한 무리의 산객들이 내려오고 있다.


(남설악)

12시 44분, 안산3거리.
십이선녀탕갈림에서 약 6분 오르면 안산3거리이다.
"안산갈림길-해발 1320m, 남교리 7.6m/ 장수대 3.7km"
조금 전 십이선녀탕갈림이 해발 1360m인데 반해 약간 오름짓을 했는데도 오히려 그보다 낮은 해발 1320m
라고 이정표가 되어 있으니 어느 곳이 잘못 된 것일까?
아무튼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대승령이고, 안산은 우측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전에 찾을 때는 "등산로 아님"푯말이 있어 조금 들어서기가 꺼림직했는데 지금은 그 푯말이 없어 들어서
도 전혀 부담이 없다.
우리일행 말고도 안내산악회 두어팀이 안산쪽을 향하고 있다.


(안산 가는 길)

12시 52분, 대한민국봉.
안산3거리를 뒤로 하고 2분 진행하면 대승폭포 방면에서 대승령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올라오는 지름길
코스와 만나고, 다시 6분만 더 진행하면 대한민국이라는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이다. 이곳에서 안산까지
약 30~40분 산길이 또한 산행의 백미로 누구나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거대하게 치솟은 안산을 위시로 하여 치마바위, 고양이바위로 명명된 기암들이 너무나 멋지기 조망되는
탓이다.
특히나 한창 절정을 이루고 있는 단풍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그야말로 환상적이라는 표현을 써 본다.
그래서 누구든지 설악을 아름답다고 하나보다.
남쪽 건너로 보이는 가리봉-주걱봉-삼형제봉 능선, 동쪽으로 길게 대청을 향해 줄달음 치는 서북주능...
날씨도 기가 막히게 좋으니 너무나 행운이고, 또한 행복이라 할 수 있겠다.


(설악에 빠져)

13시 14분 안부.
이왕이면 그 안산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한다고 장소를 찾아보나 안산을 조망하기 좋은 곳은 바람이 너무
심하여 그저 경치만 감상하고 그대로 내려서다 보니 안부이다.
마침 숲 한가운데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 있으니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편다.
아무튼 대한민국봉에서 이곳 안부까지 약 15분 남짓한 구간, 초여름철 철쭉과 야생화가 만발한 곳이니
또한 그 시기를 이용해서 한번 찾아볼 만한 곳이다.
단풍산행과는 또다른, 야생화와 어울린 기암들을 한번 상상해 보라!
딴은 안산정상에서 우리들만의 호젓한 시간을 갖기 위해 산악회팀이 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식사시간을 갖는다.


(안산조망 1)


(안산조망 2)

14시 10분, 안산직전고개.
약 40분간의 식사시간을 가졌는데도 산악회팀 후미가 지나가므로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없고,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딴은 시간여유가 있으므로 이왕이면 치마바위골 능선을 타지 말고, 그대로 민예단지까지 이어지는 능선,
즉 완전한 서북능선의 끝 지점까지 이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치마바위골 능선 이후 희미한 길이나마 그 쪽 능선으로 연결된다는 전제이고, 만약 길이 전무하다
면 원래 계획대로 치마바위골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니 당연히 일행들은 OK로 답하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좀 더 서두르기로 한다.
안부에서 너덜 잡석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안산 직전의 고개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안산 정상은 좌측으로 급경사를 이룬 바위지대를 휘집고 7~8분 오르면 된다.
그리고 직진길은 안산을 우회하여 주능으로 나아가는 길이고, 우측능선길은 12선녀탕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5분 후 후미가 다 도착했음을 확인한 뒤 안산을 향해 오른다.


(안산 가는 길)


(안산 가는 길)

14시 23분, 안산.
설악 24번 삼각점이 있는 안산 정상, 사방이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어 마치 하늘에 오른 기분이다.
특히 시야가 확 트이는 날씨 덕택에 설악 전체를 한눈네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아까 대한민국봉에서
안 보이던 점봉산까지 보이니 설악 전체에서 이보다 더 좋은 전망대가 있을까?
일행들 모두 너무나 좋은 산행이라고 말하는 것, 당연지사일 것이다.
새로 목표로 잡은 민예단지까지의 완전한 서북능선도 모두 시야에 들어오고, 길만 어느 정도 있다면
일몰시간 이전에 충분히 하산을 완료할 듯 싶다.
약 7분 정상조망을 즐긴 뒤 이제 안산도 뒤로 하게 된다.


(안산에서의 조망)

14시 40분, 또다른 12선녀탕 3거리.
안산 정상에서 서쪽 능선길을 따라 3분 남짓 내려서면 좀 전의 안산직전에서 우회하는 길과 만난다.
그리고 곧 이어 만나는 안부3거리, 여기서 좌측 급경사 내리막길은 한계고성을 거쳐 옥녀탕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그대로 능선길을 따르니 굴곡없는 편안한 길, 산길도 매우 뚜렷하다.
그렇게 6분 진행하니 또다시 3거리, 아니 엄밀히 4거리이다.
즉 우측의 뚜렷한 내리막길은 또다른 12선녀탕 하산길이고, 좌측 오름길이 주능선길이다. 그리고 직진
방향의 희미한 능선길 역시 12선녀탕 방향으로 내려서는 지능선길이다.
6분 휴식 후 좌측 주능선길로 오른다.


(계속 이어지는 서북주능)

15시 15분, 치마바위골 능선분기.
주능선길은 여전히 뚜렷하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지도상 치마바위골능선이 분기하는 곳 직후의 1257봉도 한층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그렇게 30분 남짓 진행하니 비로서 뚜렷한 길이 좌측으로 갈라진다. 치마바위골 능선이 분기하는 곳이다.
여기서 주능선쪽으로 길을 찾아보지만 전혀 없다.
빽빽한 잡목과 바위지대로 영 진행할 만한 길이 아니다.
혹시 우회를 한 뒤 붙게끔 되어 있나 하고 잠시 내리막길을 진행하니 아예 바위지대를 이루고 있어
만약 진행하려면 능선에서 곧장 잡목을 치고 올라야 할 듯 하다.
뚜렷한 내리막길은 능선에서 90도 꺾여 치마바위골능선을 따라 나 있고, 저 건너 바위봉을 이룬
1257봉이 동경의 대상으로만 건너다 보인다.
결국 민예단지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연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원래 계획대로 치마바위골
능선을 따라 하산하기로 한다.
길이 전혀 없는 능선길 욕심냈다가 일몰 이전에 하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탓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장수대부터 시작하여 일찌감치 안산 찍고, 그러면 좀 가능할 듯 싶다.
아무튼 그쪽을 포기하니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도는 듯 하다.
그야말로 널널산행을 하기로 하고,10여분 휴식을 취한다.


(멋진 조망)

16시 00분, 안산쪽 조망이 좋은 한 조망대.
잠시 출발을 하니 산악회팀 후미를 만나 좁은 등로에서 그들을 추월하기도 그렇고, 그들이 안 보일때
까지 아예 휴식을 취하고 가는 편이 좋겠다며 자리를 편다.
10여분 휴식 후 다시 10분 남짓 내려서면 안산쪽 조망이 아주좋은 너럭바위를 대한다.
그곳에서는 아예 베낭을 푸른 뒤 먹을 것 모두 꺼내놓고 마냥 휴식을 취한다.
시간도 여유있고, 조망도 기가 막히게 좋기 때문이다.
널널산행의 진수, 약 30분을 아주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니 딴은 이런 산행도 이따금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만큼 뱃속 편한 산행이다.


(절정의 단풍)

17시 10분, 농가.
조망대를 뒤로 하면 잠시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진다. 만약 역으로 산행한다면 땀 꽤나 흘릴 만한 코스인
것이다.
10여분 뛰다시피 내려서면 송림지대가 나타나고 비로서 완만한 능선길이 유지된다.
하늘을 치솟을 듯 쭉쭉 뻗은 장송들이기 때문에 분위기도 너무나 좋다.
4~5분 단위로 묘1기가 있는 곳을 두 번 지나치기도 한다.
등산로는 거의 외길, 어쩌다 한번 갈림길인 듯 나타나기도 하지만 족적이 거의 없으므로 헷깔림이 없다.
두 번째 묘에서 12분 더 진행하면 능선을 벗어나 우측의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6~7분 후 계곡을 우측으로 두고 넓은 묵밭을 대하게 된다.
쇠리방면의 치마바위골로 내려설 줄 알았는데 지도상 갈직촌으로 표기된 마을로 흐르는 계곡쪽으로
메인 등산로가 형성된 것이다.
묵밭에서 수레길을 따라 3~4분 내려서면 한 농가를 대하고, 이제부터는 넓은 신작로길이다.

17시 30분, 갈직촌/내설악쉼터 민박집.
신작로길을 따라 4분 정도 내려서면 우측으로 옥녀봉기도원이 있다. 다시 3분 더 내려서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만나고, 그 도로를 따라 7분 내려서면 내설악쉼터 민박집이 있는 갈직촌이다.
"옥녀봉 기도원 1km", "내설악샘물 1.2km", "석황사 30m"
이렇듯 초입에는 이정표도 여러개 있다.
이렇게 해서 음지골 초입인 구만2굘르 출말한지 9시간 40분만에 산행이 마무리된다.
그야말로 미답의 호젓함에다가 설악특유의 조망과 얼울린 단풍의 절경을 아주 널널한 기분으로 만끽
했으니 긴 산행 후에도 힘들다고 하는 일행이 하나도 없다.

산행 후,
금수강산님이 히치를 하여 승용차로 불과 5분 남짓한 거리의 민예단지에 세워놓은 차를 회수하고,
구만2교에 세워놓은 먼산님의 차를 회수하고,
뒷풀이 장소로는 그곳에서 5분거리의 용대리 황태마을을 향한다.
황태의 원조마을, 서울서 일부러 찾아온다는 그런 황태마을이다.
황태찜 시키고, 동동주 한잔씩 돌리고, 그러는 가운데도 산행중 본 단풍의 절경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그만큼 인상적인 산행, 일행 모두가 동일한 감정이라고 한다.
귀경시 한점 막힘이 없이 씽씽 달릴 수 있었다는 것도 또한 오늘 산행의 행운이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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