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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점봉산 한바퀴]용수골-망대암산-점봉산-곰배령-가칠봉-오작골

by 높은산 2005. 10. 28.

[점봉산 한바퀴]
용수골-대선봉(1165.9)-늘미기골합수점-망대암산(1236)-점봉산(1424.2)-작은점봉산(1295)-곰배령
-호랑이코빼기(1214)-챈목-가칠봉(1164.7)-오작골


[도상거리] 약 16.0km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4년 8월 22일 일요일

[날 씨] 흐림, 오전 한때 비.

[산행코스]
곰배골입구(07:35)-(사면산판길)-용수골지계곡/비개골(08:05)-용수골입구(08:12)
-계곡건넘 1(08:15~25)-계곡건넘 2(08:34)-계곡건넘 3(08:38)-와폭(08:45)-계곡건넘 4(08:55)
-늘미기골합수(09:00)-계곡건넘 5(09:04~11)-계곡건넘 6(09:21)-좌지계곡(09:28)
-능선오름3거리(09:35)-능선/대선봉 어깨(10:02)-심마니샘터(10:15~40)-계도문(11:06)
-망대암산(11:14~27)-점봉산(12:05~12)-삼각점봉(12:38)-주목/식사(12:43~13:09)
-작은점봉산(13:21)-곰배령(13:41~53)-봉1(14:03)-봉2/밀양박씨묘(14:12~23)
-출입금지판/호랑이코빼기(14:41)-챈목(14:53)-1190(15:10)-가칠봉(15:20~39)-3거리봉(15:43)
-(우)-갈림봉(15:47)-(좌)-삼거리(15:51)-(우)-지계곡(16:02)-오작골(16:19)-오작골입구(16:26~38)
-곰배골입구(16:55)


[산행시간] 9시간 20분(휴식 및 식사:2시간 22분, 실 산행시간:6시간 58분)

[참여인원] 3인(먼산, 금수강산,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30)-동군포(04:00~10)-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홍천IC-
-홍천/만남의광장휴게소(05:45~06:15)-인제-귀둔/곰배골입구(07:25)

<올 때>
귀둔/곰배골입구(17:25)-현리(17:45~19:15)-(상남,행치,서석 경유)-횡성(20:40~50)-횡성IC
-문막IC-국도-여주IC-용인휴게소(22:17~32)-동군포(22:52~23:00)-일신동(23:30)


[산 행 기]
이번에도 원래는 영춘지맥을 하는 날이지만 여름 폭서기라고 한번 더 연기하자는 제안이다.
해서 아주 오랜만에 점봉산 일주코스를 잡아 본다.
즉 귀둔을 깃점으로 하여 용수골-대선봉-망대암산-점봉산-작은점봉산-곰배령-가칠봉-오작골로
한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용수골이라는 비경의 계곡과 점봉산에서 보는 설악조망, 그리고 작은점봉산
-곰배령-가칠봉으로 이어지는 초원지대가 산행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오래 전에 용수골쪽은 두 번, 점봉산-곰배령 구간은 세 번, 가칠봉쪽은 한 번 찾아본 경험이 있는데
언제 찾더라도 질리지 않는 곳이다.


(용수골의 멋)


(점봉산 대표적 야생화인 투구꽃)

04시 10분, 동군포 출발.
비가 온다는 예보였지만 아직은 구름만 잔뜩 끼어 있을 뿐 비 올 분위기는 아니다. 더구나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시계가 좋기 이런 날씨만 유지된다면 산행을 하기에는 최적의 날씨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해 본다. 그만큼 상큼한 아침이다.
이번 산행의 참여 인원은 먼산님과 금수강산님등 3명 뿐, 모처럼 호젓한 산행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동군포를 출발한다.

05시 45분, 홍천/만남의광장 휴게소.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경유 홍천IC를 빠져 나온 뒤 자주 들르던 해장국집을 찾으니 너무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다른 집도 문 열은 집이 없고...
할 수 없이 설악산 가는 44번 국도변의 한 휴게소가 문을 열었기에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별맛은 없고 그저 끼니를 때울 뿐이다.
국도변의 휴게소, 수없이 지나쳤지만 아직 입맛에 딱 맞는 곳을 한번도 접하지 못한 듯 하다.

07시 25분, 귀둔 곰배골 입구.
계속하여 설악산 국도를 따르고... 인제에 이르러 내린천을 끼고 현리 방향으로 방향을 바꾼다.
지난 주 설악산 산행을 마치고 귀경시도 이 도로를 달렸는데 이틀 전인가 태풍 메기의 영향인지
내린천의 수량은 그때보다 무척 많이 흐르고 있다.
얼마쯤 달리니 좌측으로 갈라진 도로 쪽으로 귀둔 이정표가 나타나고...
비로서 귀둔에 도착하니 이곳을 접한지도 어언 6년쯤 되는 듯 싶다.
그래도 분위기는 그대로 남아 있는 기분, 저 앞으로 가야할 점봉산-가칠봉 능선이 능선상은 온통
구름에 덮인 채 펼쳐져 있다.
그렇게 마을을 벗어나면 첫 번째 삼거리에 이르는데 여기서는 우측이다.
다시 잠깐 더 들어가면 두번째 삼거리, 용수골은 좌측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러나 용수골에 차량을 대고 나중에 오작골로 하산한다면 차량회수 거리가 만만치 않으므로 그냥
우측의 곰배골로 진입을 하는 것이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이어 세 번째 삼거리인 곰배골과 오작골이 갈라지는 곳을 대하면 여기서 비로서 좌측 곰배골로
들어서서 도로가 끝나는 곳 얼마 못 미처에 위치한 외딴민가 부근에 차를 세우면 된다.
즉 외딴민가를 중심으로 좌측사면으로 나 있는 수레길을 따르면 용수골로 진입을 할 수 있고, 우측
사면으로 나 있는 시멘트 도로를 따르면 오작골로 진입을 할 수 있기에 원점회귀 산행을 경우는
이곳을 깃점으로 삼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 하겠다.


(곰배골 초입)

07시 35분, 출발.
민가 뒤의 수레길로 오르면 요즈음은 거의 사람의 왕래가 없었음을 말하듯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더구나 어제내린 비가 그대로 물기를 품고 있어 금방 바지 가랑이가 촉촉해진다.
그렇게 지능선에 이르니 그제서야 뚜렷한 수레길로 바뀌고 지능선 너머에 있는 지계곡쪽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잠시 후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지계곡에 이르는데 여기서 정면의 지능선을 한번
더 넘어서야 용수골이다.


(용수골로 이어지는 사면 수레길에서)


(마타리)

08시 05분, 용수골지계곡/비개골.
그런데 수레길은 좌측으로 용수골 초입의 마을쪽으로 내려서고, 우측으로 지능선을 넘는 길이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다.
역시 물기를 잔뜩 품고 있는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그래도 용수골로 접근하는 지름길이고,
또한 민가를 안 거치는 길이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선다.
딴은 예전에는 자유롭게 출입을 하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제지를 한다는
정보를 들었던 바 가급적 민가를 안 만나고 들어서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능선을 넘으면 묵밭이 형성되어 있고, 여기서도 좌측으로 용수골 민가쪽으로 뚜렷한 길이
있으나 그 길을 무시하고 물기 머금은 묵밭을 헤치니 이제는 신발까지 질척거리고 있다.
묵밭을 건넌 뒤 잠시 길이 없는 산록을 헤쳐 내려서니 작은점봉산에서 발원하여 용수골 초입에서
합수를 하는 지계곡, 비개골로 불리는 골짜기이다.
지류임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아주 많은 것을 보면 본류인 용수골의 수량은 얼마나 많을까?
그제와 어제 이틀 사이에 비가 꽤 내린 모양이다.


(지계곡인 비개골)

08시 12분, 용수골 초입.
잠깐 지류를 따라 내려서니 비로서 용수골 본류인데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있어 마땅히 건널만한
곳이 없다. 그만큼 수량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잠시 본류를 거슬러 오르니 건너 설만한 곳이 나타나고...
건너자마자 용수골 마을에서 진입하는 수레길이 나타나고 이어 출입통제 안내판이 즐비하게 서 있다.
메인 등산로 초입인 것이다.
이곳도 설악산 국립공원내에 속하는데 지정등산로가 아니니 자연생태계 보호와 안전사고의 예방을
목적으로 통제한다는 내용이다.
워낙 외진 오지라서 설령 통제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구경하기 힘든 곳인데....


(가스가 차 있는 용수골)

08시 15분, 계곡 건넘 1.
아무튼 용수골로 들어서면 최근 들어 거의 인파가 찾지 않는지 초입에도 여전히 잡풀만 무성하게
자라 있어 웬지 모를 스산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3분 진행하면 첫번째 계곡을 건너는 지점을 대한다.
잡목 속을 완만이 흐르는 계곡, 아직은 평범한 계곡이다.
그래도 수량은 철철철 넘쳐 흐르고 있고, 가스가 잔뜩 낀 계곡 안쪽을 주시하면 뭔가 모를 신비함을
꼭꼭 숨겨 놓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10분 휴식.


(계곡건넘 1)

08시 45분, 와폭.
그러한 분위기 속에 계곡을 건너서면 이내 잡목이 없는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잠시 후 넓직한
암반을 흐르는 와폭과 소를 대함으로서 드디어 용수골의 비경이 시작되고 있다.
이후로도 연이어지는 작은 폭포와 소들, 비록 커다란 폭포는 없지만 가슴속의 답답한 갈증을 한번에
다 토해 낼 듯 풍부한 수량으로 반석을 따라 흐르는 풍경이다.
9분쯤 계곡 좌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은 계곡을 한번 건너 우측으로 잠깐 이어지다가 다시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이어지게끔 되어 있는데 계곡을 건널 때마다 수량이 많아 적당히 건널 곳을 찾느라
두리번거려야 했다.
다시 7분 후, 커다란 소를 형성하면서 멋지게 흘러내리는 와폭을 하나 대하니 계곡은 어느 사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듯 하다.


(맨처음 대하는 와폭과 소)


(그 다음의 와폭)


(반석을 따라 흐르는 용수골)


(작은 폭포와 와폭)


(계곡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09시 00분, 늘미기골 합수.
계속해서 계곡 좌측으로 이어지던 산길은 10분 후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이어지는데 5분 정도 더
진행하면 우측방면에서도 또 하나 계곡이 풍부한 수량을 이루면서 합수하고 있다.
여기서 용수골 주계곡은 직진방향에서 내려오는 계곡이고, 우측 계곡은 작은점봉산과 점봉산 사이
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으로 늘미기골이라 불리는 지계곡이다. 규모는 작지만 쌍폭을 이루면서
요란하게 물줄기를 토해내는 한 폭포가 인상적이다.


(늘미기골)


(늘미기골의 폭포)

09시 04분, 계곡건넘 5.
늘미기골을 따라 이어지는 희미한 등로를 버리고 늘미기골을 건너 주계곡을 따라 나 있는 등로를
4분 더 진행하면 다시 주계곡을 건너서게 되는데 이쯤에도 협곡을 이룬 가운데 멋진 폭포가 전개
되고 있으니 잠시 쉼을 하고 가기로 한다.
딴은 오늘 코스, 거리도 그다지 길지 않고 또한 점봉산만 오른다면 시종 평탄하게 이어지므로 그야
말로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널널하게 움직여도 지장이 없는 코스이다. 7분 휴식.


(다시 폭포)


(이런 류의 폭포가 연속이다)

09시 28분, 좌 지계곡.
다시 계곡 좌측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른다.
예전 기억으로는 이 정도쯤에서 대선봉능선으로 붙었던 것 같아 좌측 능선오름길을 눈 여겨 보며
진행하나 마땅히 오를만한 곳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10분 후 또 한번 계곡을 건너서게끔 되어 있으니 아마도 그 길을 놓치지 않았는지?
만일 그 길을 놓쳤다면 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바로 점봉산으로 오르는 메인코스를 따를 수밖에
없으리라. 딴은 유난히 수량이 많으므로 그렇게 계곡길을 따라도 좋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 속에 6~7분쯤 진행하니 좌측으로 가느다란 지계곡이 하나 갈라지는 지점을 나타나기에
이 지점이 맞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능선 오름길을 찾아 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마땅히 진행한 흔적을 찾지 못하고...


(또 폭포...)


(시종 반석을 흐름)


(마지막 폭포)

09시 35분, 능선오름 3거리.
다시 5~6분 더 진행하니 계곡은 결국 우측으로 약간 방향을 틀어 점봉산쪽으로 이어지기에 대선봉
능선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그런데 그 지점에서 희미한 족적 하나가 계곡을 건너 좌측의 능선오름쪽으로 나 있었고, 혹시나
하고 잠시 올라보니 뚜렷한 산길로 변해 능선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올랐던 길, 그리고 오늘 목표로 한 대선봉 능선 오름길이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의 포기를 했다가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운 것 같다.

10시 02분, 대선봉 능선.
따라서 당연하다는 듯 계곡길을 버리고 그 능선오름길로 접어든다.
그 길은 조금 전의 좌측 지류쪽으로 잠깐 내려섰다가 그 지류의 우측 지능선을 따라 오르게끔 되어
있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무척 가팔랐다는 기억이지만 그때보다는 한결 부드럽다
는 생각을 해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위가 잔뜩
가스에 뒤덮여 있어 조망이 안 된다는 점이다.
대선봉 능선상에서의 은은한 조망, 망대암산과 점봉산의 장쾌한 조망 과연 오늘 구경을 할 수
있으려는지?
30여분 남짓 진행하니 비로서 대선봉에서 망대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이다.
좌측으로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는 1165.9봉, 예전에 용수골에서 만나 심마니 움막이 있는 안부샘까지
동행을 했던 심마니가 그 봉우리를 대선봉이라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약 300~400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대선봉, 날씨만 좋다면 당연히 들러야 하겠지만
가스가 꽉 차 있어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10시 15분, 심마니 샘터.
그런데 과연 그 심마니 샘터의 움막이 그대로 잘 보전이 되어 있을까?
안부의 아담한 샘터를 차지하고 제법 그럴 듯 하게 지어진 움막, 해서 장시간동안 동행한 심마니와
이런 저런 정담을 나누었던 바 기회가 된다면 꼭 하룻밤 머무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만일 그대로 있다면 빗방울도 간간히 내리니 그 움막을 차지하고 느긋하게 소주 한잔을 하고 가자는
말도 해 본다.
그러한 생각 속에 평평한 능선길을 10여분 따르니 비로서 그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기대한 움막은
없고, 단지 예전의 심마니터임을 말하듯 잡풀이 무성한 공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예전의 샘만
여전히 흐르고 있다. 하기야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래도 못내 아쉬워 공터를 차지하고 소주잔을 나누어 본다. 다행히 가스는 아직 잔뜩 끼어 있지만
비는 그쳐 있었고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듯한 날씨이다. 25분 휴식.


(심마니 샘터)


(샘)

11시 06분, 계도문.
그렇게 심마니 샘터를 뒤로 하고 출발하면 이후 망대암산까지도 순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이따금씩
산죽도 무성하고, 야생화도 즐비하고... 무척 호젓한 분위기이다.
다만 가스가 아직도 걷힐 기미없이 잔뜩 끼어 잇다는 것이 아쉬움, 26여분 진행하니 웬 안내판 하나가
나타나 잠시 발길을 멈춘다.
대민계도문이라는 안내판이다. 이곳 일대의 주목을 몰래 굴취한 현장이라며 이와 흡사한 피해사례
를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는 내용, 그리고 보니 주목 하나가 뽑힌 채 널부러저 있어 안타깝다.


(금강초롱)


(계도문)

11시 14분, 망대암산.
그 계도문이 있는 곳을 지나면서 점차 오름길로 바뀌고...8분 오르면 비로서 대간길과 만나는
망대암산이다.
이제껏 시종 좁은 산길을 따랐을 뿐인데 갑자기 많은 표지기와 함께 넓은 산길을 만나니 비로서
속세로 나온 느낌, 그래도 오늘은 우리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는 산길이다.
우리가 진행한쪽으로는 등산로 아님 푯말이 매달려 있다.
아무튼 바위지대를 이룬 망대암산 정상으로 오르니 가스 때문에 그저 허공뿐.. 어느 곳보다도
장쾌한 설악조망을 즐기는 곳인데 딴은 아쉬운 마음이 생긴다.
잠시 기다려 보지만 가스가 걷힐 기미는 전혀 없으니 저 곳에 대청-중청-끝청-귀청-서북능선이
숨어 있다는 말을 하며 망대암산을 뒤로 한다. 13분 휴식.


(망대암산 1)


(망대암산 2)


(망대암산 3)

12시 05분, 점봉산.
이어 점봉산으로 오르는 길도 순한 오름길이다. 특히 키 작은 관목지대를 이루는 가운데 시야가 확
트여 날씨만 쾌청하다면 시종 설악을 즐기면서 오를텐데 오늘은 대신 주변의 야생화나 음미하면서
진행을 할 뿐이다.
유난히 야생화가 즐비한 것 같다. 자고로 여름 점봉산 하면 야생화의 밭이라 하지 않았던가?
주로 투구꽃이 많이 피어 있다. 그리고 이따금 주목도 종종 나타난다.
그렇게 30여분 오르니 비로서 점봉산, 여전히 가스가 꽉 차 있는 가운데 전에 보지 못한 커다란
정상석이 반겨 주고 있다.
그리고 옆에는 뽑혀진 삼각점 하나...
이곳 역시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라 날씨만 좋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설악의 분위기에 빠지는
곳이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그러하니 차가운 바람과 함께 오히려 한기만 돌 뿐이다.
그야말로 여름피서 한 번 톡톡히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너무 추워서 오래 머물러 있지도 못하겠다.
이내 우측의 곰배령길로 접어 든다. 7분 휴식.


(까실쑥부쟁이)


(투구꽃)


(미역취)


(투구꽃)


(주목)


(이질풀)


(수리취)


(금강초롱)


(흰진범)


(용담)


(당귀)


(위와 같이 온통 야생화가 만발한 점봉산 오름길)


(점봉산)


(정상석)


(삼각점)

12시 38분, 삼각점봉.
계속해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의 초원길이다. 시야는 안 트이지만
연속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댈 정도로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이럴 때 시야라도 트여 준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으리라.
그런 소원을 들어 주렴인지 20여분 진행한 후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이르니 어느 사이 가스가
살짝 걷혀 줄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점봉산 주변은 아직도 가스에 잔뜩 가려 있지만 산행을
시작한 용수골 마을도 내려다 보이고...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점봉산 정상도 제 모습을 들어 내리라.


(꽃길로 이어지는 곰배령 가는 길)


(구절초)


(구절초)


(이질풀 군락)


(삼각점봉)

12시 43분, 주목군락.
5분 더 진행하니 낯익은 주목군락이 나타나고... 5월에는 참나물도 주변에 무진장 많은 곳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아늑한 기분이 들어 그곳을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날씨 상태가 더욱 호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날이 걷히기 시작)


(작은점봉산도 들어나기 시작)


(주목)

13시 21분, 작은점봉산.
그러한 바램대로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식사 전보다 시계가 더욱 넓어져 있다. 이제는 작은점봉산도
가스 속에서 벗어나 있고...
한 무리의 단체 등산객이 반대편에서 올라오며 너무나 멋진 풍경이라고 한마디씩 하면서 지나치기
도 한다. 하기야 모든 것을 다 드러낸 풍경보다는 이렇게 보일 듯 말듯 일부만을 들어낸 풍경이 더욱
운치가 있다고 해야겠다.
그저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며 초원길을 10여분 더 진행하니 삼각점이 있는 작은점봉산, 그래도 아직
점봉산은 가스, 아니 구름에 뒤덮여 있다.


(가스에 덮인 점봉산)


(등산객들과 마주침)


(고도가 낮은 곳은 가스가 걷힘)


(곰배령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


(작은점봉산 삼각점)


(뒤돌아본 점봉산)

13시 41분, 곰배령.
이어 산길은 좌측으로 약간 방향을 틀고, 내림길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20분 후 벌써 곰배령에 도착
한다.
그야말로 야생화가 수백 평 군락을 이루고 있는 넓지막한 평원, 예전 귀둔의 한 나물꾼이 어렸을 때
올라와 축구를 하던 곳이었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만큼 넓고 평온한 분위기, 진동리 강선마을쪽에서 올라온 산객들이 한가롭게 앉아 그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딴은 예전에는 귀둔쪽 곰배골이 주등산로였는데 그 쪽이 통제구역으로 지정되고 난 이후로 최근에는
진동리쪽이 메인 등산로가 되어 버린 듯 산길이 반질반질하다.
거기에 비해 뚜렷하던 곰배골 방향의 산길은 최근 들어 거의 이용을 하고 있지 않음을 말하듯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곰배령)


(곰배령)


(화원을 이루는 곰배령)

14시 12분, 밀양박씨묘.
또한 남쪽의 가칠봉 방면의 길도 최근에는 거의 발길이 닿지 않는지 예전보다 산길도 희미하고
불투명한 것 같다.
어쨌든 예정된 코스는 가칠봉을 경유 오작골로 하산하는 것, 정면의 첫 봉우리를 오르면서 뒤돌아
보면 곰배령이 더욱 운치있기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10분 후 첫 봉을 오르면 그곳부터는 울창한 숲길로 이어져 시야가 트이지 않고, 다시 9분 후
두 번째 봉을 넘어서니 봉분은 없는데도 밀양박씨라고 작은 묘비가 세워져 있는 묘지가 있다.
그곳에서 11분 휴식.


(마타리)


(가칠봉 방향 첫 봉 오름길)


(뒤돌아본 곰배령)


(흰마주송이풀)


(촛대승마)


(밀양박씨묘)

14시 41분, 호랑이코배기.
계속해서 울창한 숲길로 이어지는데 예전의 뚜렷한 산길과는 달리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만 난무할
뿐 산길이 예상외로 희미해져 있어 혹시 진행방향이 맞나 하고 잔뜩 긴장을 하면서 진행을 해야 할
판이다.
한때 이 일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산나물이 나는 지역이라 나물꾼들이 지나간 산길이 여기저기로
뚜렷하게 나 있었는데...
그렇게 18분 진행하니 왠 출입금지판이 나타나고, 설악산국립공원에서 탐방로가 아니라고 설치한
안내판인데 산길 초입도 아닌 이렇게 깊은 산중에 세워놓은 뜻은 무엇일까?
그곳을 잠시 지나면 예전에 호랑이코빼기라고 부르던 1214봉쯤 될 듯 싶다. 그러나 예전에는 푯말이
있어 확실한 지점을 판단했지만 지금은 구분할 수 없는 지형이니 그저 호랑이코빼기일 것이라는
추정만 해 본다.


(호랑이코빼기쯤 되는 지점)

14시 53분, 챈목.
다시 능선이 우측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뚜렷한 산길은 날등 약간 우측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무심코 뚜렷한 길을 따르면 오작골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속에 그냥 날등을 따라 진행을 한다.
예전에는 그렇게 호랑이코빼기와 오작골로 바로 연결되는 길도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이내 그 뚜렷한 길은 날등과 만나고 잠시 내려서면 3거리를 이루는 안부를 대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곳이 예전에 하루밤을 보낸 챈목? 즉 안부 좌측 바로 밑에 여러 개의 산채막이 있었고
그곳에서 기거하는 나물꾼의 도움아래 따뜻하게 장작불을 지핀 한 산채막에서 신세를 진 일이
있었다.
그 때는 이정표도 있고 산길도 매우 뚜렷하여 쉽게 판단을 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그 흔적들이
사라지고 나니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분위기상으로는 맞는 듯, 잠시 더 진행하니 그곳이 바로 추억이 있는 챈목이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챈목 부근)


(애기앉은부채)

15시 10분, 1190봉.
아무튼 챈목에서 가칠봉까지 예전에는 무척 뚜렷한 산길이었다는 기억인데 그 쪽 분위기 역시 예전
같지 않다. 곳곳이 잡목이 산길을 막고 있어 계속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게 17분 진행하니 제법 고도가 있는 봉우리가 다가와 바로 가칠봉일 것이라고 오르는데 막상
올라보니 뚜렷하게 정상을 단정 지을 만한 곳이 나타나지 않고 그대로 봉을 넘어서 그 다음 봉우리를
향해 내려선다.
그리고 먼산님이 고도계를 확인하니 가칠봉보다 오히려 높은 1190m쯤을 가리키고 있으니...
지도를 확인한 바 전위봉인 모양이다. 아무튼 예전 분위기와 자꾸 비교를 하다보니 점점 혼동이
생기기도 한다.


(중간의 공터하나)


(가칠봉 가는 길)


(가칠봉 가는 길)

15시 20분, 가칠봉.
그곳에서 10분 더 진행하니 비로서 삼각점이 있는 가칠봉 정상이다. 국립공원표지석도 있고 1500산
순례중이라는 김정길님이 가칠봉 정상이라고 비닐코팅까지 한 표식이 한 나무에 묶여져 있다.
그래도 예전에는 가칠봉에서 점봉산 조망을 즐겼다는 기억인데 반해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있어
조망이 되지 않으니 아직껏 혼동에서 벗어나지 않는 기분이다.
딴은 그 때는 잡목이 없는 봄철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목표를 한 마지막 가칠봉까지 의외로 손쉽게 진행한 듯 하고, 이제 1시간여면 충분히 하산을
할 듯 하니 모처럼 느긋한 쉼을 즐겨 본다. 19분 휴식.


(가칠봉)


(가칠봉 삼각점)

15시 51분, 오작골 하산길 삼거리.
계속해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4분 따르면 직진 방향인 서쪽능선과 우측 방향인 오작골쪽으로
향하는 지능선으로 산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봉을 대한다.
여기서 우측 능선으로 접어 들어 급경사로 이어지는 내림길을 불과 4분 더 내려서면 다시 능선이
갈라지는데 직진쪽 오작골로 바로 떨어지는 능선쪽으로는 산길이 희미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튼
능선쪽으로 뚜렷한 산길이 나 있다.
해서 좌측 능선쪽으로... 딴은 직진 쪽 능선쪽으로 택해도 될 듯 하지만 길이 희미하니 공연히 잡목속에
갇힐 염려가 있는 탓이다.
그렇게 좌측 능선으로 접어들어 다시 4분 진행하니 다시 삼거리가 나타나고,우측 오작골 방향의
산길도 뚜렷하다.
따라서 그 길을 따라 오작골로 내려서기로 한다.

16시 02분, 지계곡.
그 길을 따르면 급경사로 내려서게 되는데 길이 워낙 푹신한 편이라 그저 뜀박질하듯 깡총깡총..
금방 고도가 낮아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11분 내려서니 지계곡 두개가 서로 합쳐지는 지점을 대하게 된다. 즉 두 지계곡 사이의 능선을
따라 내려선 것이다. 처음 내려설 때만 해도 바로 오작골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려서니 오작골로
이어지는 지계곡이다. 그래도 여전히 산길은 뚜렷하다.


(지계곡 만남)


(지계곡 1)


(지계곡 2)

16시 19분, 오작골.
비가 많이 온 탓에 수량도 제법 풍부하고 잠시 내려서니 와폭까지 흘러 내려 분위기를 돋군다.
그러한 지계곡을 17분 따라 내려서니 비로서 오작골 주계곡. 산길이 더욱 뚜렷하고 수량 또한 더욱
풍부하다.


(오작골)

16시 26분, 오작골 입구.
그렇게 오작골을 대하고, 편안한 산길을 따라 불과 7분 더 내려서니 오작골 등산로가 시작되는
입구이다. 이곳 역시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모양, 각종 출입금지임을 알리는 안내판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그러나 제지를 할 시설이나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저 적막하기만 하다.
마침 옆에 물을 끌어 올이는 수리시설이 있어 그곳에서 대충 세면을 하면서 잠깐 휴식을 취한다.
12분 휴식.


(오작골의 편안한 등로)


(오작골 초입)


(오작골 초입 옆에 있는 민가)

16시 55분, 곰배골 입구.
여기서 신작로길을 따라 오작골 마을로 잠시 내려서다가 우측으로 한 밭둑을 넘어서면 곰배골
초입으로 이어지는 신작로길을 접할 수가 있다.
즉 오작골과 곰배골 사이의 지능선을 넘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그 길을 따라 15분 정도 진행하면 비로서 아침 산행을 출발한 곰배골 마지막 민가 바로 위 지점이
된다.
차는 민가 바로 아래에 세워 두었지만 이곳에는 주차선까지 그어진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런 줄 알았으면 여기에다 차를 주차시키고 출발할 걸 그랬나 보다.
잠깐 거리에 있는 차를 금수강산님이 내려가서 끌고 오는 동안 다리 밑으로 내려가서 대충 몸을
씻고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개운함을 느낀다.


(밭 뒤로 보이는 작은 점봉산)


(오작골 마을로 내려가다가 우측의 밭둑을 가로 질러야 함)


(산행이 끝나는 곰배골 다리)

그 후.
현리로 나와 저녁식사를 마치니 1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지난 주 설악산행 때보다 꼭 두 시간 빠른
것 같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현리-상남-행치-서석-횡성 경유하여 고속도로로 붙으니 막힘은 거의 없었고...
동군포에 도착하니 22시 52분, 근래 들어 제법 이른 시간에 도착한 듯 하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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