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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강원도

고양산-아미산-각근치-응봉산-물넘이

by 높은산 2005. 11. 1.
[강원오지능선잇기]
수하리-고양산(675.2)-삼형제봉-아미산(960.5)-987-1009.2-각근치-영춘지맥능선-응봉산(1103.3)
-883.9-물넘이/도상거리 약 17km

[지 도] 1: 50,000 지형도. 청일, 어론

[산행일자] 2003년 12월 11일 목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수하리/응골축제민박집(07:40)-내촌천건넘(07:44~07:55)-묘지2지나능선길(08:00)-묘(08:07)
-바위지대시작(08:13)-암봉(08:22~30)-봉(08:35)-안부(08:42)-안부(08:58)-고양산(09:10~21)
-안부이정표(09:30)-안부십자로(09:47)-봉(10:10)-새집이정표(10:12)-봉(10:17)
-삼형제봉(10:38~47)-아미산(11:02)-옛돌담흔적(11:33)-987(11:39)-1009.2/삼각점(12:10~19)
-분기점/길확인(12:24~39)-곧은골안부(12:52)-바위지대/식사(13:00~29)-능선분기봉/960(13:44)
-전위봉/980(14:15)-각근치(14:31)-영춘지맥능선(14:38~43)-안부3거리(14:58)-옛참호(15:07)
-응봉산(15:22~40)-공터봉/1010(15:52)-오래된헬기장(16:02)-옛헬기장(16:08)-883.9/삼각점(16:16)
-봉(16:38)-지능분기(16:54)-봉(17:09)-물넘이수레길(17:28)-444지방도(17:30)


[산행시간]
9시간 50분(휴식 및 식사:1시간 55분, 실 산행시간:7시간 55분)

[참여인원] 2 人 (문창환,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4:00)-중부 만남의광장(04:45~05:15)-(중부, 영동고속도로)-여주휴게소(05:40~06:10)
-(영동 중앙고속도로)-횡성IC-(횡성/청일/서석경유)-수하리/응골축제민막(07:30)

<올 때>
물넘이(17:35)-(히치)-응골축제민박(17:50~55)-횡성(18:45~19:50)-횡성IC-(중앙,영동,중부고속
도로)-중부만남의광장(21:10~30)-일신동(22:30)


[산 행 기]
오지능선 잇기, 이따금씩 사람의 발길이 뜸한...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그 흔적이 없는 능선을
따라 온종일 걷고 나면 특유의 상큼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특히 강원도에는 그러한 오지능선을 이을 대상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이번에는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 내촌천변에서 시작하여 고양산(675.2)-아미산(960.5)을 오른 뒤
계속하여 서석면-내면의 면계를 따라 이어지는 영춘지맥으로 연결하여 응봉산(1103.3)도 넘고,
행치까지 잇는 코스이다.
그 중 아미산만 단독으로 일부 산악회에서 찾을 뿐, 나머지는 모두 알려지지 않은 청정오지 지역
들이다. 본인역시 예전에 아미산은 한번 다녀온 경험이 있다.
모처럼 평일 시간을 내고, 이런류의 산행을 즐겨 하시는 문창환님과 발을 마추어 보기로 한다.

05시 15분,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출발.
봄철 거니고개-매봉-가리산 산행 후 만남이니 벌써 6개월이 넘은 것 같다.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 이르니 문창환님이 특유의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그리고 이번에는 부득이 손수 운전하시겠다고... 덕분에 큰 차로 편안하게 간다.

07시 30분, 서석면 수하리 응골축제민박집 앞.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호법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 들어 여주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한다.
다시 만종분기점에서 홍천방향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횡성IC를 빠져 나온 후 횡성-갑천-청일
경유 서석으로 가는 길이 들머리까지 지름길이다.
먼드래재를 넘노라니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한강기맥의 파노라마가 스치기도 한다.
서석에서 좌회전하여 잠시 달리면 56번국도와 444지방도가 갈라진다.
여기서 내촌천을 낀 우측 444 지방도로쪽으로 간다. 수하리 방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내촌천 건너
제법 규모를 갖추며 펼쳐진 산이 고양산 줄기이다.
잠시 더 달리면 도로가 한굽이 휘돌게 되는데 좌측으로 "응골축제 콘도형민박" 이라는 간판의 민박
집이 한 곳 보인다.
바로 이 곳이 고양산 줄기가 비로서 내촌천에 그 여맥을 갈아 앉히는 지점,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민박집 앞에서 본 들머리)

07시 40분, 민박집앞 출발 산행시작.
민박집 앞마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이제 산행 출발이다.
일단 내촌천을 건너야 하는데 도로 옆 내촌천 변으로 약 3m 정도의 높이로 시멘트 축대가 쌓여
있기에 바로 내려설 수 없다. 따라서 좌측으로 잠깐 도로를 따라 가다가 축대가 없는 곳을 통하여
내려서야 한다.

(민박집 앞을 흐르는 내촌천)

07시 55분, 내촌천 건넘.
그런데 또 내촌천 건너는 것이 문제, 마땅히 징검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본인은 그래도 그 중 멀찍한 간격나마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바윗돌을 골라 점프하듯이 하면서
무사히 건넜는데, 뒤이어 오시던 문창환님이 그만 그 바윗돌에 미끄러지면서 산행시작도 하기 전에
신발을 모두 적시고 말았으니... 딴은 이슬에 잔뜩 젖은 풀밭 헤친 셈 쳐야겠다.
10여분 실랑이 속에 그렇게 내촌천을 건넌다.

(내촌천을 건넘)

08시 00분, 능선.
내린천을 건너 수초를 헤집고 밭떼기로 올라서면 밭떼기 뒤로 식목을 해 놓은 둔덕이 이어진다.
그 둔덕을 오르면 우측으로 묘 2기가 있고, 그곳에서도 우측으로 붙으면 어느정도 족적이 있는
능선이 시작되고 있다. 제데로 들머리를 찾은 셈이다.

(뒤돌아본 내촌천과 민박집)

08시 22분, 암봉.
이제 이 능선길을 따른다면 고양산도 이를 것이고, 아미산도, 응봉산도 이을 것이다. 그런 생각과
함께 낙엽이 푹신한 능선길을 한 굽이 오르면 묘 1기가 나타나고, 잠시 더 진행하면 커다란 바위
지대가 능선을 가로막고 있다.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을 한 바위지대, 그래도 우측으로 휘돌아 오르면 겨우 그 바위지대 위로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연이어 규모가 더 큰 암봉이 가로막고 있으니... 의외의 멋진 풍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쪽이 다 수직절벽을 하고 있어 오를 수 없는 암봉이고, 우측으로 바짝 사면을 끼고 진행
해야 한다.
처마 밑에 잠시 자리잠고 쉼을 취하며 서석일대를 바라보면 내촌천과 함께 너무나 평화로운 정경이
다. 그 뒤로 펼쳐지는 장쾌한 한강기맥 줄기, 또다른 추억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8분 휴식.

(암봉 1)

(암봉 2)

(암봉에서 보는 서석면 일대)

08시 42분, 안부.
그렇게 암봉을 뒤로 하고 5분 오르면 약간 더 높은 봉에 이르게 되고, 그 봉을 지나면 급경사 내림
길로 바뀐다. 그 내림길을 7분 내려서면 안부, 즉 좌측(북쪽)도 내촌천이고, 우측(남쪽)도 내촌천
인 잘룩이 안부이다.
그러나 양쪽으로 길상태가 없다. 만일 수하리 구둔치마을에서 시작하였다면 고생좀 하며 능선에
붙었을 것이고, 또한 멋진 바위지대도 못 보았으니 응골민박집 들머리를 잘 선택한 것 같다.

09시 10분, 고양산.
다시 16분 후 또 하나의 안부형태를 지나고, 12분 더 오르면 비로서 고양산 정상이다. 표식없는 삼
각점과 함께 "정상 해발 675m, 하산로 1.5km 소요시간 1시간" 이라고 새로 설치된 이정표도 있다.
남쪽 용두안 쪽 하산로를 말함인데 아마도 서석면에서 아미산과 함께 새로 등산로를 정비해 놓은
모양이다.
이곳 고양산에도 시야가 확트여 우선은 남쪽으로 구목령-덕고산-운무산-수리봉으로 이어지는 한강
기맥 줄기조망이 압권이다.
또한 북쪽의 백암산 줄기도 아주 장쾌하게 조망된다.
잠시 둘러 앉아 한잔의 술을 주고받으며 그 멋진 풍경속에 도취해 본다. 11분 휴식.

(고양산)

(고양산 삼각점)

(고양산에서 보는 한강기맥)

(가야할 능선들)

09시 30분, 안부이정표.
조금 급경사 내림길에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등산로를 정비하려고 제법 애를 쓴 흔적
이다. 그런 내림길을 9분 내려서니 안부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곳에도 "←고양산등산로, 아미산등산
로→" 라고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안부이정표)

09시 47분, 안부십자로.
다시 봉우리를 넘어 17분 진행하면 십자로를 형성한 또다른 안부를 대하게 된다. 남쪽 덕밭치와
북쪽 굴현마을을 잇는 십자로 같다. 송림숲이 운치있어 보인다.

(송림숲)

10시 12분, 새집이정표.
그 안부십자로를 지나면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진다. 딴은 이제까지도 시종 오르락 내리락이니
이제는 급경사 오름길에도 다소 적응이 된 것 같다.
그렇게 20여분 또하나의 봉을 극복한 후 2분 더 가면 "아미산 1.0km→ 1시간 20분 소요" 라고
적힌 새집이정표가 나타난다. 아미산에 거의 다 와가는 기분인데 아직도 1시간 20분이라니...
그러나 암만 따져도 그정도는 소요되지 않을 것 같다.
10분 남짓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고양산, 아미산 0.8km→1시간 소요"라고 이정표가 하나 더
나타난다.

(새집이정표)

(능선오름길)

10시 38분, 삼형제봉.
이후 완만한 능선을 15분 쯤 진행하면 아미산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삼형제봉의 바위지대가
가 시작된다. 제법 아찔한 기분의 오름길, 자못 긴장감을 느끼며 바위오름길을 오른다.
그래도 그런데로 잡고 올라설 만한 것이 있기에 잠시 오르면 비로서 삼형제봉, 지나온 능선이 한눈
에 보이고, 좌로 그리고 우로 형성된 내촌천 주변의 크고 작은 산들도 시원하고 보기 좋다.
그리고 가야할 아미산은 지척으로 올려다 보이는데 역시 험준한 바위를 이루고 있어 그 오름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9분 휴식.

(삼형제봉이 나타남)

(삼형제봉)

(지나온 능선)

(삼형제봉에서 본 수하리)

(삼형제봉에서 본 아미산)

10시 58분, 마지막 바위.
삼형제봉을 뒤로 하면 다시 바위오름길, 예전 어느 눈덮인 겨울 아미산쪽에서 역으로 내려선 적이
있는데 잡을 것이 마땅치 않아 아주 애를 먹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바위오름길을 오를 수 있다.
그렇게 바위오름길을 오르면 다시 소나무가 있는 바위를 내려서야 하는데 그곳 내려서기가 약간
까다롭다 할 수 있다.
원래 좌측을 통해 내려서야 하지만 절벽 사이로 잔눈이 깔려 있어 내려서기가 껄끄럽고, 따라서
바위를 넘어 조심스럽게 바위턱을 잡고 내려서니 그런데로 내려설 만 하다.

(바위오름길)

(뒤돌아본 삼형제봉)

(마지막 바위)

11시 02분, 아미산.
그렇게 바위를 내려서면 비로서 바위지대는 끝이 나고, 잠깐 오름길을 더 오르면 묘1기와 함께
새집표지목이 설치되어 있는 아미산 정상이다.
메인 등산로인 우측능선쪽으로는 표지기가 몇 매달려 있지만 가야할 좌측능선쪽으로는 표지기 하나
없이 희미한 산길을 형성하고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쉼없이 그대로 출발을 한다.

(아미산)

(정상표지목)

11시 39분, 987봉.
푹씬한 낙엽위에 잔눈이 조금 쌓여 있는 북사면 내림길이라 매우 미끄럽다. 몇 번 미끄러져 넘어진
다. 그렇게 어렵사리 안부에 이르고 다시 오름길로 바뀌는데 눈이 없으므로 오히려 진행이 한결
수월한 것 같다.
아미산을 출발한지 약 30분 후, 무슨 연유에서 이 오지능선에 지어졌는지 옛 돌담흔적도 하나
지나친다. 그곳에서 오름길을 6분 더 극복하면 지도상 987봉쯤 되는 곳이다.
저 건너로 100.9봉이 보이고 다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돌담흔적)

(1009.2봉이 보임)

12시 10분, 1009.2봉.
지도상 커다란 굴곡은 없어 보이는데도 짧은 급경사의 오르내림이 시종 반복되고 있다. 특히
좌우로 칼날의 급경사를 이루는 진행하기가 아주 거친 능선이다. 아무튼 오름길에서는 오름길을
극복하려 힘이 들고, 내림길에서는 잔눈으로 인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경쓰다보니 또 힘이
들고... 의외로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이따금씩 표지기가 매달려 있어 능선의 흐름을 안내하고 있다.
그렇게 968봉 지난 후 약 30분 지난 시각, 능선이 분기하는 1009.2봉에 도착한다. 지도에 표기된대
로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제껏 어느정도 뚜렷한 길과 표지기는 우측능선쪽으로 나 있다.
그러나 우측능선은 검산리 방향의 계곡쪽으로 하산하는 길, 가야할 능선은 좌측이다. 9분 휴식.

(1009.2봉 삼각점)

12시 52분, 곧은골 안부.
좌측 능선 희미한 길을 잠시 헤치면 능선 우측사면으로 벌목을 해 놓아 진행이 수월하다. 그러나
이것이 함정, 무심코 그 능선을 따라 진행했더니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좌측 저 위로 건너
보인다.
즉 주능선은 1009.2봉에서 좌측능선으로 접어든 후 잠깐 진행하다가 능선을 버리고 다시 좌측으로
꺾어 사면형태로 이어지는 급사면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그 지점을 놓친 것이다.
1009.2봉 근처까지 다시 빽 하여 능선이 이어지는 곳을 살피니 족적이 거의 없는 희미한 산길 하나
가 급경사를 이룬 사면형태의 능선을 따라 안부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15분 알바로 끝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 초입에 표지기 하나 붙이고 급한 내리막길로 접어드니 이곳 역시 잔설 때문에 아주 미끄럽다.
주의를 한다고 했는데도 두번씩이나 연속적으로 넘어지니 푹신한 낙엽만 아니라면 아마 엉덩이에
된통 멍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내리막길을 12분 내려서니 곧은골 안부, 식사라도 할 생각이었으나 잔설이 그대로 있고 바람
도 불고 있다. 따라서 눈이 없는 오름길에서 적당한 곳 찾아 보기로 하고 출발을 한다.

(거칠게 이어지는 능선)

13시 00분, 바위지대.
안부를 뒤로 하고 8분 오르니 바위지대 하나가 능선을 가로막고 있다. 아미산을 지난 후 가장 규모
있는 바위지대이다.
딴은 식사시간이 이미 지났기에 서서히 허기를 느끼니 그 앞의 양지바른 곳 한 군데를 차지하고는
식사하고 가기로 한다.
늦은식사와 함께 반주로 소주잔을 돌리고... 보온물통을 꺼내 커피까지 한잔씩 타서 마시니 새로운
힘이 솟은 기분이다. 아직 갈길이 멀었으니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운행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해
본다. 식사시간 29분 소요, 다시 출발이다.

(바위지대)

13시 44분, 능선분기봉/960.
바위지대 오르기가 부담이 되었으나 우측으로 돌아 조심스럽게 한 굽이만 오르면 그 뒤로는 사면으
로 우회하게끔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바위지대를 통과할 수 있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다시 전형적인 칼날능선, 즉 능선 좌우로 급경사를 이룬 능선이다.
더구나 아까 1009.2봉 이후에는 등로마저 불투명한(아니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임) 능선에
드세게 자란 나무들이 반복해서 몸을 낚아채기도 한다.
그 나무에 걸려 모자라도 떨어 뜨리면 떼루루루... 급사면을 이룬 저 아래까지 굴러 내려가니 모자
를 주우러 갔다 오는데도 1~2분씩 소요된다.
두번씩이나 그런 일을 당하며 15분 진행하니 능선이 분기되는 960봉, 여기서 주능선은 우측으로
방향을 바짝 꺾어 이어진다.

(겨우살이 군락)

14시 15분, 전위봉/980.
분기봉 이후 각근치까지도 지형도만 보면 거의 굴곡이 없는 능선같은데도 짧은 오르내림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어 시간이 의외로 많이 소요된다.
그런 가운데도 겨우살이가 능선을 따라 아예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그야말로 청정 오지의 산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렇게 다시 30분 진행하니 이제 저 아래로 각근치가 내려다 보이고, 그 건너로 영춘지맥 주능선이
가까이 보이는 전위봉, 즉 980봉이다. 여기서는 좌측으로 꺾어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야 한다.

(겨우살이)

(가까이 보이는 응봉산)

14시 31분, 각근치.
980봉에서 각근치까지는 그렇게 또 잡목을 헤치며 내려서야 하는데 각근치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거친 능선이 순해지기 시작한다.
낙엽이 푹신하게 쌓인 안부, 양쪽으로 길은 없지만 만일 내사동이나 검산리쪽으로 내려선다 해도
이제까지의 능선형태와는 달리 완만하기에 충분히 길을 만들어 내려설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지도상 옛 길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얼마쯤 치고 내려선다면 길도 만날 수 있으리라.

(각근치)

14시 38분, 영춘지맥 주능선.
이제는 부드러운 능선길 따라(아니 길이 없으므로 그냥 능선따라) 7분 더 오르면 드디어 하벳재
에서 올라온 영춘지맥 주능선을 대하게 된다.
영월 태화산에서 춘천 춘성대교까지...
작년 박성태님이 영춘지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종주를 한 후 그 이후 몇몇 산꾼들이 암암리에
종주를 했고 또 종주를 하고 있는 중, 몇몇 종주자들의 표지기들이 보인다.
특히 최근 종주중에 있는 억새님의 표지기를 보니 넷상을 통해 종종 인사를 나누고 있는 분이기에
실제 만난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든다. 5분 휴식.

14시 58분, 안부3거리.
응봉산을 향한는 길, 이제까지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부드럽고 펑퍼짐한 능선이다. 그 가운데도
낙엽이 발목을 덮으니 더욱 오지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 같다.
딴은 영춘지맥이라는 말이 나오기 이전만 하더라도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산이었고, 지금도 극히
일부의 산객만이 찾고 있기에 그 오지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15분 내려서면 안부, 좌측의 내사동쪽으로 뚜렷한 산길이 형성되어 있고 일반산악회 표지기도 하나
매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내사동 깃점으로 하여 응봉산만 오르내리는 산행도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낙엽덮인 영춘지맥길)

(응봉산 직전)

15시 22분, 응봉산.
이후 응봉산까지는 약 220미터 정도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시종 오름길이다. 그 오름길이 이내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도 시종 오르막이 또 이어지는... 긴 능선종주의 마지막 고비인 것 같다.
중간에 보이는 옛 참호 하나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어쨌든 25분 정도 오름길을 극복한 후에야 비로서 응봉산 도착, 그렇게 힘들여 오른 정상치고는
좀 초라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의 숲 가운데 작은 공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에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지만 그 삼각점
도 없고....
그래도 영춘지맥상에 있는 1000미터급의 산 중 유일하게 미답지였던 응봉산 정상을 차지하니 기분
만은 아주 상큼하다.
남은 술 모두 꺼내 놓고 자축의 술잔을 돌려 본다. 18분 휴식.

(응봉산)

15시 52분, 공터봉/1010.
이제 오늘 목표로한 행치까지는 도상거리 약 5km 정도, 일몰 이전에 산행을 마치기 위해서는 부지
런히 움직여야 할 것이다.
우측 능선쪽이 더 큰 능선 줄기를 하고 있지만 영춘지맥능선은 좌측으로 꺾어진 능선이다. 지맥
종주자들의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어 큰 혼동은 되지 않는다.
부드러운 내림길이기에 진행이 한결 수월한 것 같다. 기분 같아서는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행치
까지 금방 다다를 듯 한 기분, 잰걸음으로 12분 내려서면 공터를 형성한 봉에 이르는데 우측 행치
방향으로 지능선 하나가 분기되기도 한다.
보기에는 그 능선이 행치로 이어질 것 같지만 그냥 방내리 수유동까지만 이어지는 지능선이다.
지맥능선은 직진방향으로 곧장 이어진 능선이다.

16시 16분, 883.9봉.
다시 10분 더 진행하면 오래된 헬기장 하나 만나고, 6분 후 또 헬기장 흔적을 하나 더 지나친다.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낙엽이 무성히 쌓인 부드러운 능선길을 8분 더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봉을 대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지도상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는 883.9봉, 능선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바짝 꺾어 행치쪽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일반산악회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직진 방향의 능선은 내사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883.9봉 가는길)

(883.9봉 삼각점)

16시 54분, 지능분기.
그렇게 883.9봉을 지나면 능선이 북사면 내림길이기에 또 잔눈이 쌓여 있어 넘어지지 않기 위하여
신경을 써야 한다.
눈이 없던가 아니면 좀 많던가 하면 그냥 뛰어 내려도 되련만 살짝 깔려 있어 조금만 균형을 잘못
잡아도 그대로 미끄러지기 쉽상이다.
약 40분 남짓 진행하니 능선이 곧장 내려서는 능선과 우측으로 살짝 갔다가 같은 방향으로 내려
서는 능선이 나란히 이어지고 있어 어느 곳이 지맥능선인지 혼동이 되기도 한다.
우측능선으로 갔다가 이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직진능선으로 되돌아 온다.

17시 28분, 물넘이 수레길.
그렇게 직진능선으로 접어들어 어느정도 진행하니 한동안 안 보이던 표지기도 하나 보인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짧은 겨울해는 벌써 뉘엇뉘엇 일몰을 연출하고 있고, 15분 후 다시 한 봉을
넘어서자 지도가 잘 보이지 않을만큼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한다.
지도상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는 667.1봉으로 추정되지만 삼각점은 발견하지 못한다.
이후 우측으로 방내리 마을이 가갑게 보이는데 능선상으로는 산길이 불투명하여 그저 능선형태를
적당히 따라 진행을 한다.
그렇게 15여분 더 진행을하니 이제 차소리가 가깝게 들리기에 곧 행치이려니 생각했는데 행치아닌
수레길이 저 아래로 보인다.
그리고 그 수레길 바로 좌측으로 지방도로가 있다. 내려서서 확인하니 물넘이 수레길이다.

(일몰)

17시 30분, 444지방도.
딴은 그 물넘이수레길을 내려와서 확인하니 막판에 마루금을 벗어나 좌측으로 진행한 것 같다.
즉 마지막 능선분기점쯤에서 길이 없는 우측능선쪽으로 이었어야 하는데... 아무튼 행치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측으로 수레길을 따라 약간 더 간 다음에 능선으로 붙어 바로 앞 봉을 넘으면 된다.
앞봉 그 너머로 절개지 형성이 보이니 그곳이 행치이리라.
그러나 날도 이미 어두워진 상태에서 오늘은 마루금 산행이 아니고 또 내년에 영춘지맥이 계획되어
있으므로 행치로 이어지는 능선만 확인하고는 산행을 여기서 접기로 한다.
2분 후 444지방도로 내려서면 그 초입에 "수유동 물넘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건국샘물 간판, 입산
통제 간판이 보인다.

(물넘이표지석)

그 후.
산행 들머리나 날머리가 모두 444지방도상에 있기에 지나가는 차 아무것이나 잡아도 대개 산행들머
리로 지나친다.
약 5분 후 트럭 한대가 세워 주니 15분 후 산행을 시작한 민박집 앞, 비교적 차량회수도 손 쉽게
한 것 같다.
횡성으로 나와 한 음식점 차지하고는 삽겹살과 함께 맥주 한잔으로서 건배를 하며 다시한번 오지
산행의 진수를 되씹어 본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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