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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강원도

[오대산 노인봉일주]백마봉능선-노인봉-소황병산-천마봉능선

by 높은산 2005. 10. 31.

[오대산 노인봉일주]
소금강주차장-백마봉능선-백마봉(1094.1)-노인봉(1388)-소황병산-매봉전봉-천마봉능선-아미산성
-구룡폭포-금강사-매표소-소금강주차장


[도상거리] 약 23.5km

[지 도] 1/50,000 연곡.

[산행일자] 2003년 9월 28일 일요일

[날 씨] 구름많음, 시계 괜찮은 편.

[산행코스]
소금강주차장(08:15)-서울민박집공터(08:19)-강릉함씨묘(08:25)-주능선(08:36)
-안부휴식(08:45~56)-바위(08:59)-안부(09:10)-146번표시삼거리/좌지능갈림(09:26)
-페인트표시삼거리/우지능갈림(09:32)-사면(09:45~57)-주능봉(10:14)-안부3거리(10:26~11:13)
-공터(11:46)-백마봉(11:48~12:12)-1094/능선분기(12:25)-(좌)-바위봉(12:42~57)
-1158봉/작은공터봉/식사(13:13~54)-(좌)-안부(14:14)-1233/노인봉보이는봉(14:37)-(좌)
-전망바위(14:46~55)-메인등산로(14:56)-대피소갈림(15:05)-노인봉(15:13~39)
-노인봉대피소(15:46)-안개자니골갈림(16:22)-소황병산(16:50~17:00)-샘(17:18)-계곡(17:27)
-초지안부(17:57)-매봉전봉/시설물봉(18:20)-풍고암(19:42)-아미산성(20:14)-산성끝(20:42)
-구룡폭포상단(21:00~21:05)-구룡폭포초입/메인등산로(21:11)-금강사(21:35)-관리통제소(21:51)
-매표소(21:58)-소금강주차장(22:02)


[산행시간]13시간 47분(휴식 및 식사: 3시간 22분, 실 산행시간: 10시간 25분 )

[참여인원] 4인 (먼산, 백호, 이사벨라,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3:30)-동군포(03:55~04:00)-소사휴게소(05:15~35)-강릉휴게소(06:20~33)
-현남IC-연곡(07:03~33)-소금강주차장(07:53)

<올 때> 소금강주차장(23:00)-소사휴게소(24:30~40)-용인휴게소(01:40~45)-동군포(02:05~10)
-(구로경유)-일신동(02:55)


[산 행 기]
노인봉 일주코스, 소금강을 중심으로 좌우능선을 한 바퀴 도는 코스이다.
애초의 계획은 좌측능선인 천마능선을 먼저 오르고 우측능선인 백마능선으로 잡았으나 역 코스로
계획을 바꾼다.
딴은 두 능선을 잇는 산행거리가 도상거리 약 23.5km나 되기에 당일산행으로는 빡빡한 일정,
만일 중간에 포기한다면 아직 미답의 백마능선보다는 그래도 아주 오래 전 한번 답사한 바 있는
천마능선을 포기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 탓이다.

04시 00분, 동군포 출발.
이번 산행인원은 본인을 포함 먼산님, 백호님, 이사벨라님 등 4명, 비교적 단촐한 인원이다.
대관령-진고개 구간의 대간을 하신다는 물소리님 포함 5명, 이른 새벽 동군포를 출발한다.

07시 53분, 소금강 주차장.
고속도로 중간중간 안개가 잔뜩 끼었으나 날씨는 괜찮을 것 같다.
물소리님을 횡계에 내려 주어야 하는 탓에 진부에서 안 빠지고 그냥 주문진(현남)까지 개통된
영동고속도로를 끝까지 달린다.
현남 IC를 빠져 나와 잠시 착각, 연곡은 강릉방향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좀더 올라가야 연곡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잠시 달리다가 차를 되돌려 내려오니 10여분은 손해를 본 듯 하다.
연곡에 이르러 아침식사하고 소금강 주차장 도착하니 07시 53분이다.
늦어도 07시경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진부에서 진고개 넘어오는 길보다 약 40~50분은
더 소요되는 것 같다.


(주차장의 안내판)

08시 15분, 주차장 출발 산행시작.
배낭 꾸리고, 볼일도 보고, 지도도 한번 더 유심히 본 뒤 비로서 출발이다. 주차장에서 바로 우측
백마능선으로 쳐 올려볼까도 생각했으나 산길 흔적이 전혀 없으니...
상가를 지난 후 바로 나타나는 능선을 쳐 올리기로 한다.
2~3분 후 상가 마지막 집에서 혹시 저 능선으로 오르는 길 있냐 물어보니 길도 없고 특히 송이채취
기간이라 그곳에서 움막을 치고 지키는 이들에게 발견되면 욕을 볼 것이니 올라가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송이꾼들이 진행했으니 분명 산길이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 상가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나타나는 서울민막집 공터 위로 진입을 한다.

08시 25분, 강릉함씨묘.
잠시 이어지는 수레길을 따르면 한 민박집인지 아니면 그냥 민가인지 하는 집 직전에서 우측 산
지능선쪽으로 붙는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길이 없어도 치고 올라갈 판인데 희미한 길을 접하니 당연히 그 길로 접어들기로 한다.
초입은 희미하지만 이내 산길이 뚜렷해지고 4~5분 오르면 강릉함씨묘가 있다.

08시 36분, 주능선.
처음에는 묘에서 산길이 끊기는 줄 알았는데 그 묘 뒤로도 여전히 능선쪽으로 그런데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니 제대로 들머리를 찾은 것 같다. 운이 좋다고 할까?
산길 분위기는 송이 주산지임을 말해주는 울창한 송림숲이 꽤나 운치를 자아내는 아주 호젓한
길이다. 길 양쪽으로 비닐끈이 둘러쳐 있는 것으로 보아 송이꾼들이 다닌 길인 것 같다.
그렇게 10분 진행하니 우측 외동마을 쯤에서 시작한 주능선을 접하게 된다.
노인봉까지 이정도의 산길로만 이어진다면 예상외의 손쉬운 진행이 될 것 같다.


(백마능선으로 이어지는 송림길)

08시 45분, 첫 안부.
10여분 진행한 첫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딴은 지도 꺼내 놓고서 어디쯤일까 위치를 판단
하기 위함이다. 주위가 울창한 수림에 가려 안 보이지만 대충 400~500대 고지쯤 왔을 것이라고...
감을 잡을 것 같다. 11분 휴식.

09시 10분, 두번째 안부.
첫 안부를 뒤로 하고 3분 진행하면 제법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를 대하는데 이곳에서 쉴 걸
그랬다 보다.
그러나 또 쉴 수는 없는 일, 능선 저 건너 932봉에서 북동쪽으로 가지를 틀어 진부-연곡간
도로에서 소금강으로 들어서는 초입까지 뻗어있는 또 하나의 능선을 주시하며 다음 휴식은
그 능선과 만나는 932봉쯤에서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렇게 짧막한 바위지대 지나면 다시 빽빽한 숲길, 나무들이 우람하여 전형적인 원시림 분위기를
느낀다. 11분 진행하면 두번재 안부, 우측으로 계곡이 가까운 듯 물 흐르는 소리도 요란하다.


(서서히 나무색깔이 바뀌고 있음)


(원시림을 이룬 백마능선)

09시 26분, 146번표시 삼거리.
두번째 안부부터는 산길이 급한 오름길로 변하는데 산길마저 불투명하여 진행이 다소 더딘 듯
하다. 그래도 외줄기 능선을 이루고 있으므로 설사 길이 끊어진다 해도 능선만을 고수하면 잘못
진행할 우려가 없다.
16분 오르니 좌측 지능선쪽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과 만나는 능선삼거리를 대한다. 아마
금강사쯤에서 올라오는 듯 싶은데 만일 역으로 진행한다면 우리가 올라선 길 쪽으로 산길이 워낙
불투명해 뚜렷한 길이 있는 직진쪽의 그 지능선으로 들어설 확률이 다분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우리가 올라선 쪽으로 누군가 한 나무에 페인트로 146번이라고 써 놓았는데 아마도 길이
혼동되는 지점이기에 표시를 해 둔 것 같다.

09시 32분, 페인트표시 삼거리.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이어지는 산길을 6분 오르면 또 우측지능선이 갈라지는 3거리이다.
여기서는 좌측길이 백마봉 가는 길, 올라설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반대로 내려설 때는 우측
능선쪽으로도 내려서기 쉽상인 지형, 또 독도 난이 구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그 곳에도 우리가 올라온 길쪽에 붉은 페인트로 표식을 해 놓았다.

09시 45분, 사면 지능선.
산길은 잠시 능선을 오르다가 좌측 사면쪽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내 다시 능선으로 되올라 선다는 생각 속에 진행을 했는데 능선과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
약 10분 후 아예 사면을 통해 한 지능선을 넘고 있다. 그냥 길 무시하고 능선쪽으로 치고 올랐어야
했는데...
만약 마루금 산행이라면 당연히 빽을 하여 능선을 고집하련만 오늘은 그런 마루금 산행이 아니므로
지능을 넘어 계속 사면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기로 한다. 아마도 932봉을 넘어선 어디쯤으로 이어질
것 같다.
좌측 지능선쪽으로도 산길이 뚜렷해 나침반 안 맞추면 그 쪽으로도 진행할 소지가 있다.
후미로 약간 뒤처진 백호님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 그러나 곧 도착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도착하지
않아 혹시 사면길에서 그대로 능선을 치고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
12분 후 주능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출발을 한다.

10시 14분, 주능봉.
계속 이어지는 사면길은 곧 주능으로 붙을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사면을 따르고 잠시 후 사태가
난 지계곡도 하나 건너 서게 된다. 그리고 이후로는 산길도 불투명하니 처음부터 사면길을 따르지
않았어야 할 걸 하는 후회를 또 한번하게 된다.
잠시 희미한 길을 헤치니 또 하나의 지능선, 주능선쪽으로 희미한 길이 형성되어 있으니 주저없이
주능선쪽을 향해 올라선다. 딴은 이제 사면길도 끊겨진 상태이다.
조금은 가파른 오름길이지만 5분여만 올라서면 비로소 주능선상 한 봉우리, 즉 932봉을 약간 지난
지점이다.
주능선상에 이르니 생각만큼 뚜렷한 길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진행할 만한 희미한 길이 능선을
잇고 있다.


(주능봉 일대의 원시림)

10시 26분, 안부 3거리.
여기서 백마봉 전 안부로 가는 길은 방향판단을 아주 잘 해야 한다. 능선형태도 불분명한데다가
산길도 거의 없어 조금만 방향을 잘 못 잡아도 엉뚱한 곳으로 내려설 수 있는 지형이다.
특히 우측 건너로 커다란 능선 하나가 지나가기에 혹 그 능선이 주능선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할 수 있다.
그런 류의 능선길, 약 12분 내려서니 비로서 다시 좌측에서 뚜렷한 길이 올라와 백마봉쪽으로도
이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는 안부 3거리이다.

11시 13분, 안부삼거리 출발.
그나저나 백호님이 어떻게 된 것일까? 능선을 직접 치고 올라왔어도 이미 이곳에는 도착했을텐데..
다시 한참 기다려 보아도 나타나지 않는다. 휴대폰도 연결 안 되니 답답하다.
백마봉에 올라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좀더 기다려 보기로 하고, 아예 막초 한병도 꺼내
잔을 돌려 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비로서 휴대폰 신호가 울린다. 지금 932봉에서 안부로 내려가고 있다는 백호님의
연락이다. 아까 사면길 초입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고는 앉아 어느 정도 수습을 하고 뒤따라
갔는데 그 사이 뭔가 홀렸는지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
잠시 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백호님, 얼굴이 그야말로 말이 아니다. 넘어지면서 얼굴을 나무에
부딪히는 바람에 5센치 정도 주욱 긁힌 부상, 거기다 길까지 잃고 헤맸으니...
그래도 그나마 눈 안 다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말로 위로를 해 본다.
잠시 더 앉아 마음을 진정시킨 뒤 비로서 출발을 하며 시계를 보니 안부삼거리에만 47분 머물렀던
것 같다.

11시 48분, 백마봉.
백마봉 오름길, 이제 고도가 1000미터급에 육박하니 산 색깔이 달라지는 느낌이다. 단풍색깔이
서서히 나타나니 노인봉쯤 도착하면 화려한 단풍을 기대해도 될 법하다.
산길은 그런데로 진행할 만큼 족적도 뚜렷하다. 이따금씩 사면길이 나타나지만 아까 932봉을 넘을
때 한번 크게 당했기에 모두 무시하고 날등만을 따른다.
그렇게 약 30여분 오르면 작은 공터가 나타나고, 곧 이어 고도가 약간 더 높은 길 가운데 삼각점
비슷한 돌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백마봉 정상이다.
몇 년 기대하고 오른 것 치고는 정상이 다른 곳처럼 정상 분위기도 없고 거기에다 나무까지
울창하게 둘러져 있어 조망도 하나 없으니 좀 싱겁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아무도 찾는 이 없는 호젓함이 있기에 그냥 좋다. 모퉁이 한 숲을 차지하고는 느긋한
휴식을 취해 본다. 24분 휴식.


(백마봉 삼각점 비슷한 것)

12시 25분, 1094봉.
좌측 뚜렷한 내림길은 소금강계곡 청심대 쯤으로 하산할 것 같다. 노인봉 방향은 우측 내림길이다.
잠시 내려서면 이제까지의 울창한 수림에 비해 키작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옷가지를
잡아 당긴다. 약 10여분 거리 1094봉까지가 그런류의 길이다.
1094봉에 도착하면 능선이 분기하는데 노인봉길은 좌측 길이다.


(이따금씩 전개되는 적송)


(이따금씩 시야가 트여 멀리 노인봉도 보인다.)

12시 42분, 바위봉.
1094봉부터는 산길이 매우 희미한 편이다. 단지 잡목의 저항을 덜 받아 진행하기에는 큰 부담이
없다 할 수 있다.
그 희미한 산길이 이따금씩 사면으로 이어지지만 무시하고 날등으로 길을 내니 제법 규모를 갖춘
바위봉이 버티고 있어 어느 쪽으로 진행을 할까 잠시 망설여진다.
그러다가 우측으로 오를만한 틈이 보여 비집고 바위봉 위로 어렵게 올라서니 아주 좋은 조망을
제공하고 있어 오른 보람을 느낀다 할 수 있다.
이제껏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은 물론 북쪽으로 늘어서 있는 동대산-두로봉-만월산-응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너무도 장쾌한 정경으로 다가서는 탓이다.
그리고 언제간 한번 가야겠다고 뽑고 있는 능선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만월산-복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두로봉 전 1261.8봉에서 전후치-철갑령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모두 드러나 보이니
또 한번의 느긋한 휴식이다. 15분 휴식.


(바위봉이 나타남)


(바위봉에서 본 대간 조망)


(바위봉에서 본 지나온 능선)


(전후치 능선)


(가야할 능선)

13시 13분, 1158봉/작은 공터봉.
바위봉을 넘어 내려설 때는 곳곳이 잡을 것이 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내려설 수 있다.
10분 남짓 진행하면 우측으로 능선을 벗어나 있는 작은 바위봉 하나를 대하는데, 조금 전의 바위봉
에서 볼 때는 또 한번 좋은 조망을 제공할 것 같아 그 곳쯤에서 식사를 한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막상 와 보니 잡목에 덮여 오르지 못할 바위봉이다. 대신 주변에 한아름이 넘는 적송들이
더욱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도 식사를 하기에는 장소가 너무 좁아 좀 더 진행을 하기로 한다.
계속해서 적송이 운치를 이루는 길을 10분 더 진행하면 작은 공터가 있는 1158봉, 서남쪽으로
웅장하게 올려 보이는 노인봉이 이제는 한층 가까운 것 같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아름다리 적송)


(적송 사이로 조망)

14시 14분, 안부.
약 40분간의 식사시간을 보내고 1158봉에서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그 사이 가스가 차 있어 이제는
노인봉이 전혀 안 보인다.
1158봉에서는 직진길이 더 뚜렷하기 때문에 만일 아까 1158봉에 도착했을 때 좌측으로 전개되었던
노인봉을 못 보았다면 무심코 직진길로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그 길은 송천약수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노인봉 길은 좌측으로 꺾인 길로 진행해야 한다.
산길이 좀 희미한 편, 그런데로 이어지는 족적을 따라 10여분 진행하면 또 하나의 능선분기점을
대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우측으로 꺾어 내려서야 한다.
딴은 분기점 직전에서 족적이 우측 사면쪽으로 나 있어 그 족적을 따라도 될 것이다.
10분 남짓 내려서니 지도에 소금강과 송천약수를 잇는 소로가 표시되어 있는 안부, 여기부터는
이제까지에 비해 뚜렷한 산길이 시작되고 있다.


(단풍)

14시 37분, 1233봉.
약 200미터 가까이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다. 그래도 비교적 뚜렷한
산길이 분위기 좋게 울창한 수림 사이로 이어지니 부담이 없다.
딴은 오를수록 산의 색깔이 더욱 울긋불긋 해지기에 더욱 기분이 나는 것이다.
또한 잔뜩 끼었던 가스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기에 빨리 노인봉 도착하여 화려한 조망을 보고
싶다.
약 20여분 후 1233봉에 도착하니 이곳쯤부터는 단풍이 한창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사이로 보이는 노인봉이 아주 멋지게 보인다.
특히나 이곳에서 보니 노인봉 북쪽사면이 제법 규모를 갖춘 암릉을 형성하고 있어 더욱 보기 좋다.


(1233봉의 단풍)

14시 46분, 전망바위.
1233봉 또한 능선분기점인데 노인봉은 좌측 방향이다. 약 8분쯤 진행하니 우측으로 시야가 확
트일 것 같은 바위가 보여 잠시 길을 버리고 그 바위 위로 올라서 보기도 한다.
생각한대로 너무 조망이 좋은 바위이다.
암릉과 어울려 화려하게 단장된 단풍이 노인봉 북사면을 수놓고 있다.
거기에다가 가스가 조화까지 어울리고 있으니...
저 아래에 깔려 있는 가스가 어느새 능선전체를 감추었다가 다시 순식간에 모두 드러내는 자연의
조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냥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었기에...
사진 속이나마 그 조화를 담아보고는 또 출발을 한다. 9분 휴식.


(전망바위에서 1)


(전망바위에서 2)


(전망바위에서 3)


(전망바위에서 4)


(전망바위에서 5)


(전망바위에서 6)

14시 56분, 메인 등산로.
저 앞의 암릉 오른 후에야 메인 등산로 접한다고 생각했으나 전망바위 지나자마자 불과 1분
지나자 메인등산로이다.
'노인봉 대피소 0.7km, 노인봉 1.1km, 무릉계 8.3km' 라는 이정표와 함께 고속도로같이 펑 뚫린
길을 대하니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는 기분이다.
바로 앞 암릉지대 좌측사면으로 그 메인등산로가 이어지기에 메인등산로 버리고 암릉으로 잠깐
붙어 보지만 진행한 흔적이 전혀 없고 암릉 또한 위압적이다.
할 수 없이 메인 등산로 따라 간다.


(메인등산로 이정표)


(메인등산로 접하고 우측 암릉에 잠깐 올라 1)


(메인등산로 접하고 우측 암릉에 잠깐 올라 2)

15시 13분, 노인봉.
그렇게 7~8분 메인등산로 따라 가다가 좌측 사면에 위치한 노인봉 대피소 방향으로 꺾일 즈음
노인봉 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하나 보이니 당연하다는 듯 그 길로 붙는다.
그런데 그 희미한 길 얼마 후 한 바위 아래쯤에서 끊어지고 빽빽한 잡목이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바로 위 바위가 노인봉이라 생각하고는 잠깐 빽빽한 잡목을 쑤시면서 바위 위로 올라서니
지나온 능선이 아주 멋지게 조망되고 있다.
그 바위에서 노인봉 정상까지는 불과 20~30미터 거리, 올라온 방향으로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휘돌아 나오면 커다란 노인봉 정상석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평소 주말같으면 많은 인원이 붐비는 노인봉인데 시간이 너무 지난 탓인지 오늘은 웬일로 우리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다.
한적하게 정상의 여흥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 하겠다.
특히 지나온 능선쪽으로는 어느 사이 가스가 모두 걷힌 상태, 다시 한번 뒤돌아보면 그 순간순간이
기억에 다시 새록새록하고 오랜 기억으로 남아 있을 듯 하다. 26분 휴식.


(노인봉 직전 바위에서 1)


(노인봉 직전 바위에서 2)


(노인봉 직전 바위에서 3)


(노인봉 정상석)

15시 46분, 노인봉 대피소.
이제 천마봉 능선은 시간관계상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니 백마봉 오를 때 이미 백호님의 부상을
핑계삼아 천마봉능선을 포기하기로 일행들과 이미 합의를 했고 따라서 그 이후로 비교적 널널한
진행을 했다.
소금강을 향해 하산길에 나선다.
대피소에서 메인등산로 따라 내려선다면 2시간 반쯤이면 하산할 듯, 일몰시간 전후가 될 것 같다.
그런데 대관령-진고개구간을 무사히 끝내신 물소리님의 전화, 이왕 내친 김에 소금강구경도
해야겠다고 다시 노인봉을 향해 올라가니 천천히 진행해 달라는 내용이다.
그러고 나니 시간도 맞출 겸 대피소에서 바로 내려가는 고속도로같은 메인 등산로보다는 좀 더
호젓한 길따라 내려서기로 한다. 즉 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가다가 안개자니골 갈림 조금
못 미처에서 너등이라 불리는 좌측 지능따라 낙영폭포 바로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말함이다.
80년대에는 대피소에서 직접 하산하는 길 못지 않게 제법 많은 이들이 이용하던 산길이었지만
요즈음은 거의 이용하지 않아 그냥 잊혀진 산길이 되어 버렸다. 6분 내려서니 노인봉 대피소이다.


(대간능선)

16시 22분, 안개자니골 갈림.
대피소 들르는 것 생략하고 그냥 황병산쪽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로 향한다. 다시 한치 앞도 못 볼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그래도 길이 아주 반들반들하고 거기에다가 굴곡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니
천천히 뛰어가듯 진행해도 되는 대간길이다.
대간이라는 말이 생소할 즈음인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까지 1주일 식량을 메고 찾아다니던
시절과는 영 딴판, 고속도로화가 되는 대간길이 딴은 아쉬움이 있다.
아무튼 너등 하산길 놓치지 않으려고 유심히 보면서 진행을 하는데 특별한 하산로 발견하지 못하고
이미 안개자니골 갈림길을 만난다.
예전의 기억으로는 비교적 뚜렷한 길이었는데 안개때문에 놓친 것인지 아니면 길 자체가 아예
없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빽을 하여 한번 더 찾아 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만일 길 찾다가 시간만 빼앗긴다면 더욱
낭패가 될 것이므로 너등 하산길은 포기하고 그냥 대간길 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소금강계곡쪽 하산길, 요즈음은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소황병산만 넘으면 사문다지계곡
하산길도 있고, 구룡폭포 서쪽 능선길도 있었다.
만일 그 쪽 산길이 아직 뚜렷하다면 당연히 그 길로 내려설 것이고, 그곳마저 불투명하다면 설령
야간산행을 하더라도 애초 계획된 천마봉 능선을 따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거리가 먼 것이 문제지만 천마봉 능선길은 일부 사람들이 최근에도 종종 이용하고 있기에 산길이
아직도 뚜렷하게 남아 있는 탓이다.
딴은 아까 천마능선을 포기했지만 오랜만에 소황병산 초지라도 접하고 싶은 미련이 더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스가 꽉 찬 대간길)

16시 50분, 소황병산.
어느덧 오름길로 변하고 30분 가까이 오르니 소황병산 초지가 시작된다. 대간길 약간 벗어나
저만큼에 소황병산 푯말이 있다.
소황병산에 올라서니 잔뜩 끼었던 안개도 다시 깨끗이 가신 상태, 아마도 소황병산이 우리를
제대로 맞이해 줄 준비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다지만 자리를 잡고 10분 정도 초지조망을 즐기니 소황병산이 처음이라는
먼산님과 백호님 꼭 영화 속의 한 장면같다는 평이시다.


(소황병산 1)


(소황병산 2)


(소황병산 3)


(소황병산 4)


(소황병산 5)


(소황병산 6)


(소황병산 7)

17시 27분, 대간길 옆 계곡.
그냥 초원길 따라 매봉쪽으로 진행하다가 천마봉 능선으로 이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제 곧 해가
기울 것이므로 되도록이면 가장 빠른 길로 하산하는 것이 상책일 듯...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사문다지계곡 하산길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시 발걸음을 되돌려 대간 능선길을 따르니 가스가 금방 몰려와 주변 시야를 감추기도 한다.
소황병산에서 잠시나마 가스가 활짝 걷혔던 것은 우리에게 의도적으로 시야를 꼭 한번 보여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초지를 벗어나자 다시 울창한 숲 사이로 이어진 길이 시작된다.
대간 표지기가 즐비한데다가 산길 역시 여전히 반듯하고, 특히 주로 내리막길이라 빠른 속도로
진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15분쯤 사문다지계곡 방향 하산로가 표시된 지점쯤 도착하여 족적을 유심히 찾아 보지만
족적이 전혀 없다. 계속 대간길 따라 진행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결국 잠시 더 내려서니 샘을 만나고, 다시 8~9분 더 진행하니 마루금길은 원칙상 위법이지만
계곡도 살짝 건너게 된다.
그 계곡이 잠시 대간길 옆으로 흐르게 되늗데 지도를 보니 이쯤에서 계곡 따라 간다면 아마도
선녀탕계곡으로 내려설 듯 하다.
따라서 대간길이 계곡을 벗어날 즈음 계곡쪽으로도 희미한 길이 이어지기에 혹시나 하고 잠깐
내려서 보기도 하는데 이내 길 흔적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
선녀탕계곡쪽 하산길 역시 포기한다.

17시 57분, 초지안부.
계곡을 벗어나 10여분 진행하면 우측으로 다시 초지를 대한다. 여기서 안부로 내려서기 전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 어느 정도 족적이 있어 구룡폭포 서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쯤 될 것이라 생각하고
또 잠깐 진행해 보지만 이곳도 이내 족적이 끊어지고 말아 되돌아 나오고 만다.
날이 저물지만 않는다면 한번 길을 만들어 진행해 볼만 하겠지만 곧 날이 저물 것이므로 어두워진
상태에서 길 만들어 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특히 소금강 계곡과 만나는 부분은 대개 절벽을 이루고
있어 잘못 내려섰다가는 오도가도 못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애초 계획한 천마봉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는 방법이 최상책일 듯, 공연히 15분정도 아까운
시간만 허비한 것 같다.
대간길로 되돌아와 잠깐 내려서니 초지안부이다.


(초지 안부에서 본 황병산 1)


(초지 안부에서 본 황병산 2)

18시 20분, 매봉 전봉/이동통신탑.
초지 안부를 지나자 이제 천마봉능선 초입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 지가 걱정이다.
하도 오래 전 진행한 터라 대간능선과 연결된 지점의 기억이 가물가물.. 그저 좌측으로 능선만
나타나면 족적이 있나 유심히 확인하며 진행한다.
그리고 족적이 있으면 따라갔다가 이내 족적이 끊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되돌아 나오는
행위를 두세 차례 더 했을까?
잠시 가스가 걷히면서 다음 봉우리 좌측으로 낯익은 봉우리가 보이니.. 천마봉 능선임이 분명하다.
잠깐 오르면 이동통신탑이 있는 봉, 우측으로 꺾인 대간길 벗어나 좌측의 족적을 잠시 진행하니
표지기도 보인다. 비로서 천마봉 능선인 것이다.

19시 42분, 풍고암.
예상대로 산길이 여전히 뚜렷하고 운치가 있다. 특히 낙낙장송이라 부를만큼 멋진 소나무군이나
이따금씩 나타나는 바위군에서는 노인봉 전체를 들러 볼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어둠이 깔리는 것이 아쉬움이라 하겠다.
이내 랜턴을 켜야 할 만큼 어둠이 깔리고 마는데 야간산행은 전혀 예상을 안 했기에 헤드랜턴도
미처 준비를 못 했다.
따라서 세분 사이에 끼어 내려서려니 아무래도 생각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오름길은 거의 없는 시종 내리막길로 이어지는데 어두워서 주변이 안 보이지만 어느새 천마봉
분기점은 지난 것 같고, 약 1시간 20분 지나 낮 익은 기암하나 접하니 풍고암같다.

20시 14분, 아미산성시작.
그 곳에서 다시 30분쯤 지난 시각, 드디어 아미산성이 시작되니 이제 소금강계곡도 머지않아 접할
것이다. 날이 어둡지만 않다면 아주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곳인데 이렇게 어둠 속에 지나치려 하니
딴은 아쉬움만 든다.
그래도 본인이야 아주 오래 전 한번 접해 보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지만 초행길의 일행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미안해서라도 기회 생기면 다시한번 코스를 잡아야 할 것 같다.

20시 42분, 아미산성끝.
좌우로 절벽을 이루는 가운데 산성을 쌓기 위해 옛 선인들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역시 경치 하나만은 아주 멋진 곳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그저 안전이 최고일 것이다.
조심조심 바윗길 진행하려다 보니 진행이 생각처럼 따라가 주지 않는다.
이왕지사 늦은 하산 되도록 여유를 찾으며 진행하기로 하고 30분 남짓 진행하니 이제 돌탑이
보인다. 아미산성이 끝난 것이다.

21시 00분, 구룡폭포 상단.
잠시 더 내려서면 좌측으로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진다. 역시 바위지대를 곳곳이 이루기 있기에
끝까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우렁차게 흐르는 물소리가 점점 가까워 오고 15분쯤 내려서니 비로서 구룡폭포 상단이다.
아홉개의 폭포와 소가 어울려 더 없는 멋을 자랑하는 구룡폭포, 특히 이곳은 일반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어 호젓하게 그 멋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인데 역시 어둠 속이라 그저 아쉬움뿐이다.
잠깐 앉아 담배 한대 피우며 그 아쉬움을 달래 본다. 5분 휴식.

21시 10분, 구룡폭포 초입/메인등산로.
메인 등산로로 나아가려면 계곡을 건너지 말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찾아야 한다.
낮에는 별 문제 없지만 산길이 희미한 편이라 밤에는 그 길도 놓칠 수 있다.
어쨌든 그 길 따라 5분 내려서면 드디어 소금강 주계곡의 메인 등산로를 접하게 된다.
아직 1시간 가까이 더 진행해야 소금강 주차장 도착하겠지만 이제는 대로를 접했다는 자체로써
산행을 다 마친 기분이다.

22시 02분, 소금강 주차장.
인파가 붐빌 때 지나칠 때는 큰 감흥없이 지나갔지만 이렇게 어두워진 상태에서 아무도 없는
소금강을 지나가니 의외로 멋진 계곡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풍부한 수량 속에 시종 암반 위를 흘러내리면서 무수한 소와 담을 만들어 내고 있어 소금강이라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줄줄이 나타나는 철사다리들을 따라 계곡을 건너서니 이제는 그런 인공시설물들까지도 정겨움을
느낀다. 그 시설물들이 없다면 도저히 건너지 못할 계곡이다.
25분 정도 진행하니 금강사 만나게 되고, 다시 15분쯤 더 내려서니 관리통제소인데 이 늦은 시간
하산하는 것에 대해 이상한 눈빛을 주지만 그래도 특별한 말은 없다.
다시 7분 더 내려서면 매표소 나타나고, 이어 아침 백마능선을 향해 진행했던 민박집 공터도
보이면서 상가가 시작된다.
그렇게 해서 소금강 주차장 도착한 시간은 22시 02분, 장장 13시간 37분이라는 대 장정길이 끝나는
순간이다.
대관령-진고개구간 대간길 마치고, 다시 진고개-소금강 구간까지 했는데도 벌써 3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나? 혼자 노심초사 걱정하고 계시던 물소리님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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