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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지리산

[지리산 도장골]도장골-촛대봉-일출봉-거림능선

by 높은산 2005. 10. 31.

[지리산 도장골]
거림-도장골-촛대봉골-촛대봉능선-촛대봉-연하봉-일출봉능선-도장골/청래골사이능선-거림

[도상거리] 14.0km

[지 도]1/50,000 운봉

[산행일자] 2004년 6월 2일 수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거림주차장(05:05)-길상암(05:11)-이영회아지트(05:38)-도장골(05:48~58)-(계곡 거슬러 오름)
-식사(06:25~55)-(좌측등로)-지계곡 오름길갈림(07:04)-계곡 벗어난 지능오름길(07:15)
-지능(07:35~43)-오래된 묘(07:45)-다시 도장골(07:52)-촛대봉골/연하봉골 갈림(07:57)
-(좌측 촛대봉골)-휴식(08:10~18)-지류갈림(08:27)-(좌)-계곡 좌측오름길(08:35)-지능선(08:55)
-촛대봉능선/삼거리(09:17~39)-암봉(09:54)-초원지대(09:59~10:20)-촛대봉(10:45)
-연하봉이정표(11:42)-일출봉능선분기점(11:48)-일출봉암릉시작(12:01)-암릉끝(12:10)
-식사(12:20~54)-청래골3거리(13:32~42)-(우)-도장골 희미한길(13:51)-청래골,도장골사거리(14:02)
-(직진능선길)-안부(14:25)-급내림길(14:41~46)-거림능선분기(15:00)-암봉(15:19)-끝봉(15:25)
-산표시 삼각점(15:28)-조망바위(15:31)-홍수경보시설안부(15:54)-(우)-거림마을(15:57)
-거림주차장(16:00)


[산행시간] 10시간 55분(휴식 및 식사:2시간 28분, 실 산행시간:8시간 27분)

[참여인원] 2인(아내와 함께)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21:05)-망향휴게소(22:10~20)-덕유산휴게소(23:50~59)-산청휴게소(24:39~44)-단성IC(24:48)
-거림(01:25)

<올 때>
거림(16:30)-(시천, 밤머리재 경유)-산청/식사(17:25~18:05)-산청IC-함양휴게소(18:15~28)
-인삼랜드휴게소(19:15~25)-죽암휴게소(19:50~20:45)-입장휴게소(21:27~22:45)-일신동(23:40)


[산 행 기];
아내와 함께 지리산을 찾은지도 근 10년이 넘을 듯 싶다. 그 전에는 이따금씩 찾곤 했는데...
휴식년제이니 비지정등산로니 하는 말이 없던 시절의 어느 가을날 칠선계곡을 통해 천왕봉을 오른
뒤 연하봉에서 도장골로 하산을 했던 것이 마지막이었으리라.
당시 워낙 가물어서 칠선계곡의 화려한 폭포들도 그저 졸졸졸...
그리고 비경의 기대 속에 내려선 도장골은 상부가 아예 건천이었고, 하류부만 찔끔 물이 흐르고 있
었기에 매우 실망을 했던 기억이다.

이번에 계획된 코스는 거림을 기점으로 그 도장골을 통해 좌측 촛대봉을 오르고, 우측의 연하봉
-일출봉 경유 다시 거림으로 원점회귀를 하는 코스이다. 또는 일출봉 지나 청래골3거리에서 거림쪽
능선길이 불분명하다면 비교적 산길이 뚜렷한 청래골로 하산하는 것으로...
도상거리 약 14km, 장거리에 부담을 느낀다는 아내에게는 이정도의 거리가 적정이라 해야겠다.

21시 05분, 일신동 출발.
아침 5시쯤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원래는 집에서 미리 수면을 취한 뒤 산행시간에 맞추어 밤 12시쯤 출발할 생각이었으나 아내가 좀
일찍 출발하여 현지에서 잠을 좀 자는 편이 낳지 않겠냐고 하기에 저녁 먹고 대충 짐이 정리되는
대로 집을 나선다.

01시 25분, 거림.
망향휴게소, 덕유산휴게소, 산청휴게소... 세 번의 휴게소에서 각각 10분 남짓 휴식을 취하고 거림
마을에 도착하니 01시 25분, 집 출발한지 4시간 20분 소요된 것이다.
그저 계곡 흐르는 소리만 요란할 분 적막강산이다. 평일인데다가 모든 민박집의 불빛도 다 꺼져
있는 탓이다.
민박이라도 할까 했지만 공연히 적막감만 깬다는 기분이 들기에 그냥 의자를 제치고 차에서 눈을
붙이기로 한다. 딴은 3시간 정도만 이용하며 민박비를 투자하기에는 좀 아까운 면도 있다 하겠다.

05시 05분, 거림 출발 산행시작.
워낙 운전이 피곤했는지 깜빡 잠들었다가 눈을 뜨니 04시 40분쯤, 그 사이 날이 훤히 밝아 있다.
요즈음은 일출시간이 05시 약간 넘은 시간이기에...
비로서 눈을 비비고 일어나 산행준비를 한다. 그리고 05시 05분 산행시작, 새벽공기가 무척이나
싱그러운 기분이다.


(거림)

05시 11분, 길상암.
골목길을 통해 잠시 마을을 빠져나가면 이내 거림골과 도장골이 갈라지는 삼거리인데 우측으로
거창하게 증축된 길상암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좌측길은 메인등산로인 거림골로 가는 길이고, 도장골은 우측의 길상암쪽으로 가야 한다.
매표소는 거림골쪽으로 약간 나아간 곳에 있다.
거창한 암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른 새벽이기에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그 적막함을 깨지 않으
려고 덩달아 살금살금 지나가야 할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길상암을 가로지르면 그 뒤로 신작로길이 잠깐 나타나고, 그 신작로길이 끝나는 곳
우측으로 또 하나의 작은 암자가 보인다. 원래 길상암이다.

05시 38분, 이영회부대아지트.
이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데 초입 입산통제판과 함께 철망과 쪽문이 잠겨 있어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러나 좌측으로 살짝 돌아서 들어서게끔 길이 나 있어 별 문제가 없다.
그렇게 해서 비로서 인적없는 산길로 접어 들게 되고...
비로서 뭐라고 할 사람 없는 유유자적의 길이 되는 셈, 오늘은 가급적 아내의 스텝에 보조를 맞춰
천천히 진행하기로 한다.
그렇게 20여분 진행하니 이영회부대아지트 안내판이 나타난다.
남부군 부사령관이었던 이영회 게릴라부대가 이곳을 중심으로 공비활동을 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이 남편을 찾아 입산아여 공비활동을 했던 곳이라 한다.
이처럼 역사상으로 보아 비극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한낱 풀섬에 불과하다.

05시 48분, 도장골.
그 곳을 뒤로 하고 10분 정도 더 들어서니 비로서 도장골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이번에야말로 기대
에 걸맞게 도장골이 그 진수를 마음껏 보여 주는 분위기이다.
풍부한 수량과 함께 수많은 와폭을 형성하며 반석사이를 흐르고 있고, 그 물소리 또한 대화가 안
들릴 정도로 요란하기만 하다.
예전 가뭄 때 진행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아니 예전의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에 딴은 초행
길을 접한 기분이라 해야겠다.
잠시 휴식을 하며 계곡에 손을 담가보지만 금방 손이 시려워 빼야 할 정도로 물 또한 아주 차갑다.
10분 휴식.


(도장골을 만남)

06시 25분, 반석.
그곳에서 계곡을 건너 계곡 좌측으로 산길이 있었다는 기억과 함께 초입을 찾아보니 뚜렷한 산길이
없다. 대신 계곡을 건너지 않고 계곡 우측으로 고로쇠 호스와 함께 희미한 산길이 보이니 일단 그
길로 접어들기로 한다.
그러나 얼마 후 고로쇠 호스가 끝나는 곳에서 산길이 흐지부지 없어지니 할 수 없이 계곡으로 내려
서고, 그곳부터는 차라리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 낮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약간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길을 찾는다고 이리저리 신경쓸 필요도 없고 또한 계곡의 진수를
만끽하며 진행을 할 수 있기에 일부러라도 그런 식의 진행을 택할 수 있는 것이다.
협곡이 아니므로 그런데로 무난한 진행, 작은 폭포나 와폭을 만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이 대는 것이
우선이다.
약 20분 정도 진행을 하니 쉬어가기 좋을 넓은 반석과 함께 와폭이 나타나니 마침 배도 출출하고..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계곡 좌측의 산길을 차고 몇몇 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확인해
보니 뚜렷한 산길, 아까 처음 계곡을 만난 곳에서 계곡을 건너 이어진 모양이다.
식사시간 30분 소요.


(계곡따라 오르며 1)


(계곡따라 오르며 2)



(계곡따라 오르며 3)



(계곡따라 오르며 4)


(한 모덤터)


(반석지대/식사한 지점)

07시 35분, 지능.
뚜렷한 산길을 만났으니 굳이 계곡을 거슬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10분 정도 뚜렷한 산길을 따라 진행을 하니 산길이 갈라지는데 계곡옆을 따르는 우측길보다 계곡을
벗어나는 좌측길이 더 뚜렷하다. 따라서 일단은 뚜렷한 좌측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그 길은 점점 도장골과 멀어지면서 직각방향의 지계곡으로 이어지고 있어 좀 찜찜한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잠시 후 우측으로 희미하긴 하지만 우측으로 갈라진 길쪽으로 표지기가 보이니
이내 뚜렷한 길 버리고 그 희미한 길로 접어든다.
그런데 얼마안가 그 길도 지계곡을 만난 곳에서 흐지부지 없어지고...
결국은 길없는 지계곡을 치고 잠깐 내려서니 도장골 옆에서 다시 뚜렷한 산길을 만나게 된다.
즉 아까 도장골 방향으로 희미하게 갈라졌던 그 길인 모양, 갈림길을 지난지 10분 지난 시각이다.
어쨌든 이제부터는 도장골을 벗어 나지 않겠지 하고 그 뚜렷한 길을 따라 진행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길이 잠시 후 촛대봉으로 향하는 지능선을 따라 급한 오름길로 이어지고 있으
니 또 갈등이다. 나침반 방향도 촛대봉을 정확하게 가르키고 있고...
결국 이렇게 촛대봉으로 오르게끔 되어 있는 것일까?
딴은 촛대봉골과 연하봉골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촛대봉로 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
곳에 있는 와룡폭포의 멋을 즐기고 난 뒤 촛대봉으로 향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좀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그렇게 20분을 오르니 급한 오름길이 한 풀 꺾이는 지점이다. 8분 휴식.


(화사한 꽃)

07시 57분, 촛대봉골/연하봉골 갈림.
그렇게 잠시 휴식을 치하고 계속하여 능선을 오르려는데 산길은 여기부터 능선으로 향하지 않고
산죽이 무성한 우측 사면길로 이어지고 있다. 딴은 능선을 향하는 쪽은 희미한 길이 하나 있고...
그렇다면 다시 도장골로 내려서는 것일까?
그런 사면길은 2분 후 묘 1기를 만나고, 내림길로 변해 결국 5분여 후 다시 도장골로 떨어지고
만다. 도장골을 따라서도 희미한 길이 있는 바 애초 그 길을 찾았어야 했던지 아니면 아예 길을
무시하고 계곡을 치고 올라설 걸 그랬나 보다.
공연히 지능을 오르려고 한 20분 땀만 주욱 흘린 탓이다.
딴은 예전에 연하봉쪽에서 내려 설 때는 거의 건천을 이루었던 바 줄곳 계곡을 따라 내려섰기에
산길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쨌든 숲 사이로 폭포 하나가 내려다 보이는데 그것이 와룡폭포일까?
내려서 볼 생각도 있었지만 아내가 그냥 진행하자고... 잠시 후 반석을 흐르는 폭포(이것이 와룡
폭포일지도 모름)도 그냥 눈요기만 하고 지나치니 이내 계곡이 갈리는 지점이다.
즉 직진의 계곡은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도장골 원류이고 좌측의 계곡은 촛대봉골이다.
산길은 촛대봉쪽이 더 뚜렷하고 그곳으로 표지기도 몇 매달려 있다.


(촛대봉골로 들어섬)

08시 27분, 지류갈림.
도장골 본류보다는 현저히 수량이 줄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계곡미는 계속 유지하는 촛대봉골,
뚜렷한 산길도 시종 촛대봉골을 따라 이어진다. 아마도 촛대봉을 향하는 메인길인 모양이다.
약 10여분 후 와폭이 있는 곳에서 8분 쉼을 하고 다시 9분 더 진행하니 계곡이 다시 Y로 갈라진다.
좌측은 촛대봉 남쪽으로, 우측은 촛대봉 동쪽으로 갈라지는 계곡인데 산길은 좌측계곡쪽으로 나
있다.


(지류갈림점)

08시 35분, 계곡 좌측오름길.
좌측계곡을 따라 뚜렷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8분 더 오르니 산길은 비로서 계곡을 벗어나 좌측 지능
선쪽으로 올라붙기 시작한다.
단은 촛대봉 능선가지 고도차 200여미터를 극복해야 하는 급 오름길이다.

08시 55분, 지능선.
그렇게 20분 오르면 지능선을 오르게 되고...
아마 아까 도장골로 다시 내려서기 전 묘 있는 지능선에서 흐릿한 산길을 따라 진행했다면 이곳쯤
으로 붙었으리라 싶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면 그 쪽으로 특별한 길은 없다.


(지능선에서 보는 천왕봉)


(지능선에서 보는 촛대봉)


(다시 천왕봉)

09시 17분, 촛대봉능선/삼거리.
지능선 이후부터는 능선이 약간 완만해진 가운데 산길도 여전히 뚜렷한 외길이다.
간간히 바위지대도 이어지면서 다시 20여분 오르니 비로서 촛대봉 주능선인 모양, 3거리를 대하게
된다.
당연히 촛대봉쪽은 우측길, 그러나 좌측의 약간 덜 뚜렷한 길도 과연 거림으로 이어지는 길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베낭을 내리고 잠깐 진행하니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바위지대를 오를 수 있는
데 그곳에서의 조망이 가히 일품이다.(삼거리에서 1분 거리)
즉 지리산의 모든 봉우리가 한눈에 조망이 되고 있는데 특히나 바위지대와 함께 어울린 조망이기
때문에 더욱 가경이라 해야겠다.
천왕봉, 제석봉, 연하봉과 일출봉능선, 그 뒤로 황금능선.. 그리고 이 능선이 촛대봉능선임을 알리
듯 계속해서 거림까지 시원하게 이어지고 있다.
거림 뒤의 남부능선, 그 뒤 불무장등능선과 왕시루봉능선이 겹겹이 쌓여있고, 노고단과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도 보인다.
또한 가야할 촛대봉이 인상적이지만 곧 올라서야 할 암봉(시루봉)이 더욱 위압적이고 웅장하기만
하다. 뜻하지 않은 멋진 조망속에 장장 20여분 휴식을 취해 본다.


(주능선 바위지대)


(바위지대와 남부능선)


(정면 시루봉과 우측 촛대봉)


(도장골과 올라온 능선/그 뒤능선이 나중에 하산한 능선임)


(천왕봉쪽)


(맨 뒤가 황금능선)


(새싹)

09시 54분, 암봉(시루봉).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10분쯤 오름길을 오르면 조금 전 올려 보았던 바로 그 암봉 밑, 여기서
산길이 Y로 갈라지는데 좌측이 바로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우측은 우회길인 모양이다.
당연히 좌측으로...
이어 암봉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잡고 딛을 곳이 많아 그리 어렵지 않은 오름이다.
그렇게 암봉에 오르면 또 한번의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사방 팔방 그저 어느 방향을 주시해도 멋진 풍경들뿐, 지리산 어느 곳에서나 자주 접하는 천황봉
이나 남부능선이지만 암릉과 어울린 조망은 아마도 주능선에서는 그리 쉽게 맛볼 수 없으리라.
이곳 암봉을 시루봉으로 부르고 있다.


(시루봉)


(시루봉에서 보는 남부능선 1)


(남부능선 2)


(남
부능선 3)


(촛대봉 조망)


(천왕봉 조망)

09시 59분, 초원지대.
그 암봉을 내려서면 이곳일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초원지대속에 빽빽한 철쭉들이 군데군데 무리
를 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도 이따금 바위들이 듬성듬성 놓여있어 조화를 이루고 있고 가만 보니 다른 산에서는
이미 세어버린 곰취들이 한창 먹을만한 정도로 자라 아예 받을 이루고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금
방 베낭을 가득 채울 수 있으리라.
그냥 점심식사때 먹으려고 한 주먹만 뜯어본다.
어쨌든 그곳에서도 분위기가 하도 좋아 또 20여분 휴식.
그야말로 기어간다 해도 10시 이전에는 촛대봉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는데 벌써 10시 20분이다.


(촛대봉)


(검종덩굴)


(초원지대에서 뒤돌아본 시루봉)

10시 45분, 촛대봉.
이후 그런 분위기는 촛대봉까지 시종 이어진다. 딴은 산길은 이리저리 나 있지만 그 길 무시하고
그냥 촛대봉을 정면으로 하여 날등으로만 진행을 하면 된다.
25분 후 비로서 촛대봉 정상, 시종 호젓한 길만 따르다가 뻥 뚫린 주능선 등산로를 접하니 갑자기
꿈에서 깬 기분...
연하봉까지는 그런 대로를 따라 진행을 해야 한다.


(촛대봉을 오르며 1)


(촛대봉을 오르며 2)


(촛대봉을 오르며 3)


(촛대봉을 오르며 4)


(
촛대봉을 오르며 5)


(촛대봉을 오르며 6)


(세석산장이 보임)


(촛대봉)


(촛대봉이정표)

11시 42분, 연하봉이정표.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도 거의 없지만 워낙 대로를 이루고 있어 호젓한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딴은 이곳 주능선을 접한지도 벌서 10년도 넘은 것같다. 그 때만 해도 비교적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곤 했는데 이제는 나무계단, 철계단, 금줄 등으로 다듬어져 있어 전혀 예전 맛이 아니다.
그래서 애써 주능선을 피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예전 손을 잡아 주워야 오르던 바위지대도 철계단이 있고...
약 1시간 약간 안 된 시각 연하봉이정표가 있는 봉에 도착한다.
일출봉능선이 분기하는 곳, 즉 지형도에 표기된 연화봉 약간 못 미친 지점이다.


(주능선)


(중북부능선)


(연하봉 가는길)


(연하봉 이정표)


(연하봉 주변1)


(주변 2)

11시 48분, 연하봉/일출봉능선분기점.
약 6분 더 오르니 지형도상의 연하봉, 즉 좌측으로 장터목 내리막길과 우측으로 일출봉능선이 분기
하는 곳이다.
여기서 주능선을 벗어나 일출봉능선으로 접어 듬으로써 다시 호젓한 산길이 시작된다.
작년 이맘 때 청래골로 한번 지나가 본 곳이기에 낯이 익고, 따라서 쉽게 그 들머리를 찾는다.


(천왕봉쪽으로/ 우측이 분기점임)


(고사목 1)


(고사목 2)

12시 01분, 일출봉암릉시작.
초원지대로 된 능선길을 13분 진행하면 드디어 일출봉암릉이 시작되고 우회길을 피하여 그대로 암
봉으로 올라 선다.
역시 분위기가 좋다. 특히 천왕봉 조망과 촛대봉-연하봉 사이의 능선을 바라보는 것이 일품, 다만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는 그늘이 없기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내 발걸음을 돌린다.
오전에는 바람도 시원했는데 한낮에 접어들고부터 바람도 없으니...
암봉들은 이후 약 10분 남짓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몇몇은 그대로 올라보기도 하고 몇몇은 우회로
지나치기도 하고...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모든 암봉을 날등으로 지나쳐도 무리가 없다. 작년에 처음 접했을 때는 그렇
게 진행을 했으니까.


(일출봉 1)


(일출봉 2)


(일출봉 3)


(일출봉 4)


(
연하봉쪽 주능선)


(천왕봉)

12시 20분, 내리막 그늘.
그렇게 일출봉의 향연도 끝이 나고, 이제 급한 내림길이 시작된다. 빽빽한 숲 사이의 내리막길인데
여기서 우측 사면쪽 길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행여나 그냥 도장골쪽으로 떨어지는 길로 이어지는
탓이다. 따라서 가급적 날등쪽으로 붙어 길을 찾으면 줄곳 뚜렷한 길이 이어지고 있다.
약 10분 정도 내려선 지점, 그늘을 이룬 가운데 완만한 풀밭을 한 곳 대하니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식사시간 34분 소요.

13시 32분, 청래골 3거리.
이후 급경사 내림길은 어느덧 끝나고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수림과 함께 분위기도 괜챦고... 자연적으로 유유한 발걸음이다.
그러다가 산길은 능선을 좌측으로 두고 사면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능선과 분기를 하는 곳이
어디쯤인가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
딴은 1410봉 거쳐 청래골과 중산리 사이능선으로 진행하는 곳이 어디쯤인가 하고 확인하는 중, 작
년에 그쪽을 염두에 두고 시도했다가 사면길로 진행을 하여 청래골3거리를 만나고 그곳에서 1410봉
으로 능선을 따라 진행하려 했으나 워낙 잡목이 드세어 결국은 포기를 했던 탓이다.
그러나 계속 사면길로 이어지는 동안 특별한 길흔적을 보지 못하고 이내 청래골 3거리에 이르게
된다. 다만 중간 한 군데 길도 없는데 표지기가 매달려 있었으니 그쯤에서 올라 붙으면 될 것이라
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어쨌든 38분 후 청래골과 도장골 사이의 능선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는 청래골 하산길과 사이능선
으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한 삼거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사면으로 지나친 1410봉쪽으로는 역시나 길흔적이 없다. 10분 휴식.


(삼거리 직전의 산죽길)

14시 02분, 청래골 도장골 사거리.
작년에는 청래골로 하산을 하였던 바 오늘은 청래골과 도장골 사이능선으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초행길이 되는 셈이다.
딴은 목표로한 거림까지 계속하여 뚜렷하게 산길이 이어진다면  당연히 그 길을 따르겠지만 중간
도장골이나 청래골쪽으로 그 뚜렷한 길이 갈라져 내려선다면 그 길로 하산을 할 수 밖에....
그런 생각속에 사이능선으로 진행을 하니 의외로 산길이 좋고 편안하다.
그렇게 9분 진행하면 우측 도장골로 내려서는 희미한 하산로가 하나 보이고, 다시 10분 더 가니
아까보다는 좀 더 뚜렷한 도장골 하산길이 나타난다.
그 지점에서 서너 발자국 더 옮기면 이제까지의 뚜렷한 산길이 좌측 청래골쪽으로 내려서고 있다.
그리고 계속 직진방향의 사이능선으로도 어느 정도 족적을 갖춘 길, 표지기도 두어개 매달려 있다.
여기서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편안하게 내려서려면 거리가 약간 길긴 하지만 뚜렷한 산길이 있는 청래골로 내려서야 할 것이고,
차량회수의 면을 따진다면 당연히 거림쪽의 직진 능선을 택해야 하는데 끝까지 길이 이어질지
그것이 좀 문제이다.
그러다가 어느정도의 족적과 표지기를 믿고 직진 능선쪽으로 진행하기로 결정을 한다. 아무래도
미답지라는 것과 차량회수의 편리성에 점수를 더 준 것이다.

15시 00분, 거림능선 분기.
그러나 그 선택이 약 2시간 가까이 빽빽한 산죽속에서 고생만 할 줄이야...
결론적으로 거림까지 끊이지 않고 희미한 산길은 이어졌지만 그야말로 키덮는 산죽길을 헤쳐야
했기에 이제껏 희희낙낙하던 분위기를 완전히 깨어 버리는 그런 산길이었다.
특히 이런 분위기에 익숙치 않은 아내의 고생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하겠다.
어쨌든 약 10여분간은 그런데로 족적을 유지하면서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지리산 특유의 산죽길이 시작되는데 키를 넘는 산죽인데다가 인적의 왕래가 드물어 대부
분 쓰러져 있어 그저 몸을 움츠리면서 그 산죽을 헤쳐야 한다.
여기서 빽을 하여 차라리 청래골로 내려섰으면 현명했을텐데 좀 더 진행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계속 강행을 하니 가면 갈수록 산죽의 저항도 드센 것 같다.
이제는 빽을 하기에는 너무 진행한 듯, 그저 길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길 바라면서 묵묵히 산죽
을 헤친다.
당연히 산죽때문에 시야가 전혀 트이지 않으니 얼마만큼 진행이 되었는지도 모를 지경, 약 40분 후
급 내리막길을 내려서는 지점에서 잠깐 쉼을 해 본다.
그 곳에서 15분쯤 더 진행한 곳이 거림쪽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지점이 될 듯, 산길이 거림쪽을
향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다소 안도감이 돈다. 거림까지 약 1km만 더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산죽길)


(봉 이전까지 유일한 조망/촛대봉 능선조망)


(계속 산죽길)

15시 19분, 암봉.
그러나 산길은 거림쪽으로 내려서는 듯 하다가 다시 사면으로 해서 판기마을쪽 능선으로 이어지니
그만 맥이 탁 빠진다. 그렇다고 거림방향으로 그대로 헤쳐 내려갈 수도 없고... 주변이 워낙 빽빽
한 산죽을 이루고 있기에 길이 아니면 도저히 진행을 하기 힘든 지형이기 때문이다.
판기까지는 약 2km 남았고 또한 차량 회수를 위해 거림까지 2km를 걸어가야 하지만 어쨌든 발밑으
로 이어지는 희미한 산길이 그나마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면 그쪽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19분 더 진행하니 한 암봉 위로 올라서게 되고, 모처럼 시야가 확 트이니 이제 어디쯤 진행을
했는지 판단에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거림마을이 저 뒤쪽 아래로 내려다 보이니 그쪽으로는 하산하기는 틀린 것 같고, 이제
판기마을도 한두 굽이만 더 진행하면 내려설 수 있으리라.


(암봉에서 지나온길을 뒤돌아 봄/촛대봉 능선도 저 멀리에)


(거림마을도 내려다 보임)

15시 25분, 끝봉.
그러한 생각속에 6분 더 진행하면 봉우리로는 마지막 봉우리가 될 듯, 이제부터는 시종 내리막만
남아 있으므로 고생도 거의 다 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이어오던 산길이 직진의 판기마을쪽으로 향하지 않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림
길로 이어진다.
판기마을과 거림마을 중간쯤으로 떨어지는 모양이다.


(내림길의 산 표지석)

15시 31분, 조망바위.
산길이 우측으로 꺾인 이후부터 길 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산죽의 키도 현저히 낮아지니 이제까지
의  길에 비해는 완전 양반이 되는 셈, 비로서 안도감이 든다.
그렇게 3분 내려서면 산표시 삼각점이 하나 보이고...
다시 3분 내려서면 웬 조망바위 하나, 저 아래로 판기와 거림사이의 마을이 가깝게 내려다 보이고
있다. 또한 물소리도 들리기 시작하니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마을이 가깝게 내려다 보임)


(그 뒤 남부능선)

15시 54분, 홍수경보시설안부.
그러나 하산길이 바로 내려서지 않고 우측 사면쪽으로 이어지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예 거림쪽으로
방향이 바뀌어져 있다.
즉 하산로는 애초 목표한대로 거림으로 내려서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아까 거림으로 바로 떨어지는 능선으로 산길이 나 있다면 그나마 좀 빠른 하산이 되었을텐데
산길은 판기쪽으로 한참 갔다가 사면을 통해 다시 거림쪽으로 향하게  나 있어 오히려 판기마을로
바로 내려서는 것보다도 그 거리가 긴 듯 하다.
20여분 그런 사면길 형태의 내림길을 따르면 홍수경보시설이 있는 안부를 대하게 되고, 그제서야
양쪽 마을로 내려서는 넓은 길이 나타난다.


(홍수경보시설)

16시 00분, 거림주차장.
그곳에서 우측길을 따라 3분 내려서면 드디어 민가들이 나타나기에 이곳 마을이름이 뭐냐고 물으
니 뜻밖에 거림이라고 한다.
마을에 닿고도 혹시 판기와 거림 사이에서 약간 거림쪽으로 치우친 마을로 하산한 것 같아 물어 본
것이다. 아무튼 거림마을이라니 다행이다.
마을길을 따라 잠깐 내려서면 주차장쪽으로 가는 차도와 만나는데그 차도를 만나자마자 바로
우측이 거림주차장, 주차해 놓은 차도 저기 보이고 있다.
마지막 진한 고생을 하였지만 그래도 차 있는 곳으로 정확히 하산을 마치니 기분은 상큼하다.
덩달아 아내의 얼굴도 본연의 화색으로 돌아오고 있다.


(내려선 곳)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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