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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지리산

[지리산 왕산능선]밤머리재-왕등재-왕산-필봉-특리교

by 높은산 2005. 10. 31.

[지리산 왕산능선]
밤머리재-동왕등재(935.8)-서왕등재(960)-980-601.3-왕산(923.2)-필봉산(848)-광구계곡-특리교

[도상거리] 약 16km

[지 도] 1/50,000 산청.

[산행일자] 2003년 8월 3일 일요일

[날 씨] 맑은 후 흐림.

[산행코스]
밤머리재(05:25)-헬기장(05:29)-880봉 헬기장(05:53~06:02)-봉1(06:12)-봉2(06:19)-안부(06:34)
-동왕등재/식사(07:00~08:00)-절골/밤밭골안부4거리(08:32)-969봉(08:44)-안부4거리(09:02)
-1050봉(09:17)-서왕등재/960/왕등재늪지(09:25~10:13)-오봉길갈림(10:30)-980봉(10:35)
-(좌)-지능갈림(10:53~11:13)-조망바위(11:30~44)-약 820/능선갈림(11:53)-(좌)-조망바위(12:02)
-임도안부(12:21)-(뚜렷한능선길)-그다음안부/식사(12:25~13:25)-601.3/삼각점봉(13:39)
-산불감시초소봉/720(13:54)-능선갈림길/우측옛수레길쪽으로(14:05)-광산임도안부(14:14~25)
-고령토채취장터안부(14:32)-(급오르막)-전망바위(14:50~15:17)-전위봉(15:35)
-왕산/산청21삼각점(15:45~16:05)-안부(16:22)-필봉(16:35~57)-능선갈림(17:05)-(좌)-안부(17:22)
-(좌측 내리막길)-계곡/폭포(17:41~18:30)-광구계곡폭포/출렁다리(18:35)-특리교(18:40)


[산행시간] 3시간 15분(휴식 및 식사: 5시간 40분, 실 산행시간: 7시간 35분 )

[참여인원] 4인(먼산, 이사벨라, 금수강산,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송내역(23:05)-동군포(23:35~40)-망향휴게소(24:22~24:55)-인삼랜드휴게소(01:55~02:11)
-산청IC(03:10)-밤머리재(03:35)

<올 때>
특리교(18:50)-(히치)-산청(19:00~05)-밤머리재(19:25~30)-산청(19:55~21:00)
-덕유산휴게소(21:40~22:00)-인삼랜드휴게소(22:30~40)-천안휴게소(24:00~35)
-동군포(02:35~40)-(구로)-일신동(03:35)


[산 행 기]
경남 산청을 지나칠 때 산청 뒷쪽으로 유난히 뾰죽하게 솟은 산 하나가 눈길을 끈다. 필봉이다.
붓끝을 닮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로 필봉보다 조금 높은 펑퍼짐한 산이 왕산이다.
왕산과 필봉, 산청에서는 꽤 알려진 산이다.
덕양전-구형왕릉-왕산-필봉-특리교로 이어지는 약 3~4시간짜리 코스가 주 등산로로 잘 정비
되어 있기에 가벼운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부담없는 코스이다.
특히 왕산에 서면 지리산 조망이 아주 좋다고 한다.

그런데 왕산과 필봉, 그 자체가 바로 지리산 줄기이다.
늪지가 있는 지리산 동부능선 서왕등재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능선상에 우뚝 솟아 있는 것이다.
전부터 한번쯤 올라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곳, 허나 두 산만 하기에는 거리가 좀 짧은 느낌이고...
이왕이면 지리산에서 이어보는 코스를 기획해 본다.
밤머리재를 깃점으로 동왕등재-서왕등재-601.3-왕산-필봉-특리교, 이렇게 하면 도상거리 약
16km로 하루산행으로 적정한 거리라 할 수 있다.
단지 서왕등재-왕산까지 약 7km정도를 개척산행을 해야하는 부담을 느끼지만...

03시 35분, 밤머리재.
휴가 씨즌이라 조금은 정체현상을 예상했으나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한점의 막힘이 없다.
동군포를 출발한지 약 4시간 후 밤머리재에 도착하니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별이
총총거리고 있다. 비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싶다.
이번 산행, 정맥과 기맥산행을 같이하고 있는 일행 중 먼산님, 이사벨라님, 금수강산님 등 4명,
단촐한 인원이지만 호흡이 아주 잘 맞는 인원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좋은 산행이 되리라.

05시 25분, 밤머리재 출발.
약 1시간 30~40분 차안에서 눈을 붙이고 날이 밝아 오자 서서히 출발 준비를 한다.
해가 좀 짧아졌는지 05시쯤이면 아직 어두컴컴하다.
그래도 동쪽으로 웅석봉줄기가 훤하게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 놓고 있다. 기분이 상큼하다.
그러한 새벽기분을 느끼며 비로서 출발을 한다. 시계를 보니 05시 25분이다.


(밤머리재)

05시 53분, 880봉 헬기장.
처음부터 급경사 오름길이다. 그래도 이른 새벽이라 발걸음이 아주 가볍기만 하다.
4분 오르면 헬기장, 그곳에서 보는 웅석봉이 더욱 웅장하다. 사진 한장 찍어 본다.
헬기장을 뒤로하면 급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태극종주의 인기를 반영하듯 작년 초여름에 찾았을 때보다는 산길이 아주 뚜렷한 것 같다.
잡목의 방해가 전혀 없어 반팔차림의 진행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28분 후 비로서 급 오름길이 끝나고, 880봉이다.
봉우리를 넘자마자 헬기장 하나가 있으니 그곳에 베낭을 내리고 잠깐 휴식을 취해 본다.
가야할 동왕등재, 그리고 서왕등재도 시야에 들어온다. 그 뒤 새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도...
그러나 최종목표점이 되는 왕산과 필봉은 잡목에 가려 아직 제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다만 우측 잡목숲 사이로 언득 윤곽이 있으니 그 곳이 왕산과 필봉이리라. 9분 휴식.


(밤머리재 바로위 헬기장에서 본 웅석봉)


(880봉 헬기장)


(헬기장에서 본 왕등재능선)

06시 34분, 안부.
880봉 이후로는 큰 고도차가 없어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뛰어가도 될 듯, 아주 편안한 길이다.
10분 후 한 봉을 넘고, 7분 후 또 한봉을 넘는다.
그 사이 해가 떠올랐는지 아침햇살이 비추고 있다. 딴은 정면에서 해가 뜬다고 생각했으나 뒷축
에서 솟아 올랐다. 그제서야 지도를 보니 동부능선의 진행 자체가 서진 방향이다.
두어봉 넘어서면 등산로는 한동안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내리막이 이어질수록 동왕등재 오름길이
가파르다는 이야기, 그래도 오늘은 웬지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설사 동왕등재 오름길이 가파르다 해도 전혀 부담이 없다. 내리막길을 약 15분 정도 진행하니
이제 동왕등재 오름길이 시작되는 안부이다.


(웅석봉쪽에서 떠오른 해)

07시 00분, 동왕등재.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 나타난다.
얼마 후 웅석봉일대가 멋지게 조망되는 곳을 대하는가 했는데 잠시 더 진행하니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왕산과 필봉이 그 전모가 다 드러내고 있다.
펑퍼짐한 왕산과 그 우측으로 뾰쭉 솟은 필봉, 자못 웅장하면서도 섬세하다.
더우기 오늘 중으로 가야할 봉우리라고 생각하니 아주 기대가 된다. 비록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걷다가 보면 비로서 저곳에 앉아 이곳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멋진 왕산-필봉의 조망을 한번이라도 더 눈여겨 보느라고 바위지대 이후 동왕등재까지
내내 뒤돌아 보면서 진행을 하게 된다.
안부 출발 26분 후 드디어 동왕등재이다. 삼각점은 없어지고 부서진 시멘트 조각에 그래도
"산청 311" 이라는 글자는 아직 남아 있다.
동왕등재에 이르면 이제껏 보아온 웅석봉이나 왕산-필봉 조망 이외에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동부능선의 전모를 모두 조망할 수 있으니 더욱 장쾌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바위지대에서 본 왕산과 필봉)


(바위지대에서 서왕등재쪽 조망)


(바위지대에서 웅석봉쪽 조망)

08시 00분, 동왕등재 출발.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딴은 이번에는 아침식사를 매식하지 않고 도시락을 두개씩 준비
하기로 했다. 먼산님은 항상 반찬이 몇개씩이나 되니 모두들 부폐하는 기분이라고...
잠깐 땀을 흘리고 난 뒤 식사를 하니 밥맛이 아주 좋다. 물론 식사 후 반주로 막초한잔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식사 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약 1시간 지난 후 그제서야 비로서 출발이다.


(동왕등재 정상과 파손된 삼각점)


(동왕등재에서 보는 왕산과 필봉)


(동왕등재에서 보는 동부능선)


(동왕등재에서 보는 남쪽능선)

08시 32분, 절골/밤밭골안부.
동왕등재에서 서왕등재까지도 굴곡이 크게 없는 능선길이다. 식사도 했겠다 이제는 신나게
달려본다. 거의 오름길이 없는 능선길을 32분 진행하니 절골과 밤밭골 사이 안부4거리이다.
벌써 동왕등재부터 서왕등재까지 거의 반 거리는 온 셈이다.


(능선 중간에서 본 동부능선)

09시 25분, 서왕등재/습지.
절골/밤밭골 안부를 지나자 제법 오름길이 이따금씩 이어진다. 산죽도 좀 있는 숲길이다.
12분 후 969봉을 오르니 잠시 숲길에서 벗어나 외고개-새재-새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동왕등재 이후 유일하게 조망이 트이는 지점이라 할까?
다시 18분 내려서면 수철리와 외곡을 잇는 또하나의 안부4거리를 대하게 되고, 이제 서왕등재를
향한 마지막 오름길을 극복해야 한다.
역시 숲길이다. 15분 오르면 오늘 운행 구간중 가장 높은 봉우리라 할 수 있는 서왕등재
직전봉(약 1050), 여기서 왕등재 습지는 좌측 사면을 따라 7~8분 내려서면 된다.
넓다란 습지와 함께 습지를 밟지 않고 건널 수 있는 나무다리가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작년 초여름 하루저녁 비박을 했던 다리이다.


(왕등재 습지)


(습지 다리)


(습지의 꽃창포)


(안내판)

10시 13분, 서왕등재 출발.
"왕등재 습지-왕등재 습지는 지리산 능선동쪽 해발 960m의 고갯마루에 위치한 길이 120m,
폭 50m 정도의 장타원형 습지로 회귀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탄층을 통한 식물의 역사 및
습지 생성요인을 밝힐수 있는 중요한 자연자원입니다.
주요식물은 동의나물, 꽃창포, 사초류, 난초류등이며, 습지식물은 층별로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하 중~략"
커다란 안내푯말 뒤로 습지가 매우 신비하다.
다만 습지 안으로 들어가지 말도록... 이곳 습지는 영구자연휴식년제로 지정되어 있다.
어쨌든 푹 쉬었다 가기로 한다.
딴은 오늘 계획구간, 거리만으로 본다면 40%이상 진행한 것 같으니 그만큼 널널한 기분이다.
널널한 기분에 도취하다 보면 웬 시간이 그리 빨리 가는지? 50분 가까이 시간을 보내고 비로서
왕등재를 뒤로 한다.

10시 20분, 왕산능선 분기점.
일단은 외고개로 향해 사면으로 나 있는 동부능선의 주 등산로를 따라 능선까지 진행을 한다.
약 3분 거리이다. 여기서 왕산으로 가는 길은 좌측으로 방향이 바뀐 등산로쪽이 아니라 정 반대
방향의 우측 오름길이다. 희미하게나마 길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약 4~5분 오르면 비로서 왕산 능선이 분기하는 곳, 여기서 직진방향의 능선이 왕산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그리고 우측 능선은 아까 왕등재습지로 진행했던 1050봉쪽으로 다시 되돌아서는 능선이 되는데
왕등재습지가 사면에 위치한 탓에 만약 왕등재습지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능선마루금을 진행
했다면 바로 이곳으로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쪽으로는 산길이 거의 전무하다.

10시 35분, 980봉.
희미하나마 그런데로 족적을 유지한 산길이 왕산능선으로 향하고 있다. 만일 이정도의 산길로만
이어진다면 의외로 쉽게 왕산에 이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잠시 후 한 굽이 안부를 지나고, 그러나 그곳부터 산길은 능선날등이 아닌 좌측 사면쪽으로
이어진다. 한바탕 키덮는 산죽숲도 헤쳐야 했다.
그렇게 사면을 짧게 한바퀴 돈 후 이제는 날등으로 붙겠지 했으나 산길은 아예 좌측으로
갈라지는 지능선쪽을 향하고 있다. 방곡리 방면의 능선이다.
뚜렷한 산길은 아마도 방곡리 또는 오봉리 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능선분기점에서 10분 지난 시각, 할 수 없이 뚜렷한 산길을 버리고 잠시 되돌아서서 치고 오르기
편한 곳을 택해 날등으로 치고 오른다.
곧 날등에 이르면 희미한 족적이라도 있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산길은 전혀 없고 잡목만 빽빽
하다. 이제부터 비로서 개척산행을 시작해야 하나 보다.
잡목을 쑤시며 3~4분 후에 도착하는 980봉, 그곳에는 아예 방향감각도 잡을 수 없게시리 잡목이
키를 넘고 있다.

10시 53분, 지능갈림.
지도를 유심히 살피고, 나침반을 대니 좌측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잡목을 헤치면서 980봉을
빠져 나오면 그런데로 능선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잡목때문에 주위의 시야을 볼 수 없어 제대로 능선을 잇고 있는지 아직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느낌상으로는 제대로 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이어가고 있는 기분이다.
나침반의 방향이 맞게 가르키고 있는 탓이다.
그렇게 18분 정도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니 좌측으로 능선형태 하나가 갈라진다.
딴은 980봉에서 약 0.4km정도의 거리, 해발 약 820쯤에서 좌측으로 살짝 꺾인 능선을 잡아야만
왕산능선으로 진행할 수가 있다.
이곳이 그 지점쯤일까? 확실한 결론을 내리고저 잠시 베낭을 내리고 지도를 더 한번 살펴본다.
그러나 이사벨라님의 고도계가 아직 930m를 가르키고 있다고 한다. 왕등재에서 세팅을 해
놓아 맞을 것이라고...
결국 아직 820능선 분기지점에는 못 도착했다고 결론 짓고 그대로 직진 능선을 좀 더 진행하기로
한다. 기분에는 0.4km 내려선 것 같으나 잡목을 헤치고 길을 내면서 진행하느라 그리 진행을
많이 못 한 것이다. 어쨌든 그런저런 핑계를 잡고 또 20분 휴식.

11시 30분, 조망바위.
직진방향의 능선을 잠시 더 내려서면 의외로 길다운 산길이 하나 나타나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으니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행운의 징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15분여 후, 주위 조망이 확 트이는 바위가 나타나고, 가야할 왕산과 필봉도 저 앞으로
나타나니 모든 실마리를 푸는 느낌이다.
이제껏 제대로 잘 내려왔고, 저 아래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진행하면 그 줄기가 바로 왕산
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시야가 확 트이니 저 아래 고령토 채취장도 눈여겨 봐 두어야 할 듯, 왜냐하면 고령토
채취장을 우측으로 두고 좌측능선이 왕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쉴 시간이 안 되었는데도 조망이 좋다는 이유로 14분 휴식.


(조망바위)


(왕산-필봉이 건너다 보이는 보임)


(그곳에서 또다른 조망)

11시 53분, 820/능선갈림.
조망바위를 뒤로 하고 잠시 바위지대가 연이어진다. 오를만한 곳은 그대로 릿지를 오르고,
오르기 부담스러운 곳은 우회길을 통하고...
그렇게 10분 진행하면 능선이 갈라지는 820봉이다. 여기서 왕산능선은 좌측으로 갈라지는데
희미한 족적은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12시 21분, 임도 고갯마루.
급경사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은 이따금 바위지대를 이루고 있다. 아니 길이 없고 그저 날등의
바위릿지를 내려서야 하는데 내려서는 것도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지만 특히 빽빽한 진달래
가지가 같이 어울려 있어 진행도 엄청 느리다.
겨우겨우 그런 바위지대를 15분 정도 빠져 나오면 잠시 산길이 유순해진다.
그러나 잠시 후 이번에는 빽빽한 산죽이 형성되고, 희미한 산길마저 감춰 버리고 만다.
이러다가 산죽에 갇혀 버리는 것이 아닌지?
안부 임도가 거의 가까히 온 것 같은데 끝까지 고생이다.좌우로 지그재그형으로 진행하며
적당히 산죽지대를 헤치다가 산죽이 바로 안 끝날 듯 하여 좌측으로 횡단을 하여 진행하니
비로서 산죽지대를 빠져 나오고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그 희미한 길따라 잠시 내려서면 비로서 임도를 이루는 고갯마루이다.
"휴~우" 잡목을 헤치느라 팔뚝이 난자를 당했다지만 그래도 목표로 한 고갯마루에 정확히
도착했다는 쾌감이 있다. 이제 독도의 난이구간은 모두 빠져 나온 듯, 마음이 느긋하다.
또한 이곳 임도 고갯마루부터는 확실한 산길이 능선을 잇고 있으니 더욱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내림길 바위지대에서 본 왕산과 필봉)


(빽빽한 산죽)


(임도 고갯마루)

12시 25분, 그 다음 안부,
이제 식사를 해야 할 시간, 적당한 곳 나서면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짧은 봉 하나를 넘어서 안부에 이르니 수림아래 평평한 공터를 형성하고 있다. 4분 거리이다.
이내 자리를 펴고 식사를 한다. 바람이라도 좀 불어 댄다면 더욱 좋으련만 바람한점 없는
날씨가 아쉽다.
굉장히 무더운 여름 날씨이기에 식사를 하고도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기가 싫다.
식사시간 포함 꼭 1시간만에 그 안부를 뒤로 한다.

13시 39분, 601.3봉/삼각점.
지도에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는 봉 거의 다 온 것 같은데...바로 앞 봉 오르니 삼각점이 없다.
역시 지도에만 표기되어 있는 모양이라 단정하고 그대로 지나친다.
산길이 이제는 매우 편안하다는 것에만족할 뿐이다.
그런데 그 다음 봉 오르니 쓰러진 깃대가 있고... 유심히 찾아보니 풀섬에 삼각점이 숨어 있다.
이곳이 바로 601.3봉인 모양 사진하나 찍어 둔다. 식사를 한 안부에서 14분 거리이다.


(뒤돌아본 능선)


(601.3봉 삼각점)

13시 54분,720봉/ 산불감시초소봉.
이후로 그만그만한 봉 두어개를 넘으니 지나온 능선이 훤히 올려다 보이는 바위지대도 대한다.
제법 많은 거리를 거닌 듯 이제는 왕등재쪽이 까막득한 거리이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전형적인 숲길이 이어진다. 키큰나무 숲으로 울창한 수림을 이룬 가운데
파란 초지가 형성된 것이 이색적이다. 억새가 주류를 이루는 그런 숲이다. 호젓하다.
10여분 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720봉에 도착한다. 억새가 절정을 이루고 있고, 이제는 지척인
왕산과 필봉이 더욱 멋진 모습으로 빨리 오라 손짓하고 있다.
산불감시초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듯 억새에 반쯤은 묻힌 상태이다. 그래도 잘 정리한다면
하루저녁 비박을 한 만한 장소이다.


(울창한 숲과 초지를 이루는 능선)


(산불감시초소)


(감시초소에서 본 왕산-필봉)

14시 14분, 광산임도 안부.
720봉을 뒤로 하면 내리막길, 역시 울창한 수림속에 호젓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10분쯤 진행하면 우측으로 꺾인 능선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해야 한다. 직진 능선은
그대로 자헤리쪽으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우측으로 꺽인 능선을 따라 옛 수레길이 형성되어 있다. 좌우로 울창한 수림속에 키를 덮는
억새가 아주 운치가 있다. 9분 내려서면 광산길 임도가 형성되어 잇는 안부이다.
지도상 우측으로 고령토채취장, 좌측으로 쌍재로 표기되어 있는 곳, 아마도 고령토 채취를 위해
만들어진 임도인듯 하다.
누군가 한 나무판에 "등산길-왕산정상코스"라고 써 놓은 것을 대하니 이곳에서 왕산까지도
산길이 제대로 있다는 이야기, 안심이다.
또 10여분 휴식을 취하지만 워낙 더운 날씨에다 바람이 없으니 쉰 것 같지도 않다.


(광산임도로 내려서는 길)


(울창한 숲길에 억새까지 무성)


(광산임도 안부)


(임시표시판)


(잠시 휴식 /좌측으로 진행해야 함)

14시 42분, 고령토 채취장터 안부,
광산임도 안부에서 왕산방향으로 두 개의 수레길이 표시판이 형성되어 있는데 좌측 오래된
수레길이 바로 왕산가는 길이다.
바로 앞봉을 좌측으로 휘돌아 진행하게끔 되어 있는 것, 7분 진행하면 그 앞봉을 넘어서 주능
안부로 붙은 뒤 수레길이 끝나게 된다.
이곳도 예전에는 고령토 채취장이었던 모양, 파헤친 흔적이 역력한데 지금은 세월이 흘러 그저
잡풀만 무성하다.
벌써 꽃잎이 시든 달맞이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도라지꽃)


(고령토 채취장터 안부)

14시 50분, 전망바위.
그 안부를 뒤로 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왕산 오름길이 되는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된다. 좌측의
한 능선을 따라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워낙 급경사에다가 무더운 날씨인지라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진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 오름길을 오르려니 아예 비오듯 쏟아진다.
그렇게 20분 오르니 비로서 급 오르막이 한 굽이 꺾이는 기분, 거기다가 뒤돌아 온 능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전망바위를 대하니 당연히 휴식이다. 딴은 왕산 정상에서나 쉼을 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모처럼 바람도 불어대는 곳이니 또 마냥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딴은 한잠 자고 갈 욕심도
생기지만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근 30분 가까이 휴식을 취했나 보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여유만만하다 하겠다.


(조망바위에서 뒤돌아본 능선)


(뒤돌아본 밤머리재와 왕등재능선)


(필봉도 보임)

15시 45분, 왕산,
바로 왕산 나타날 줄 알았는데 바위지대 지나 17분쯤 지나니 전망 좋은 전위봉이다.아직도 한
굽이 더 올라야만이 왕산이 되는 것이다.
10분 더 오르니 비로서 왕산, 정상푯말은 없고 대신 커다란 삼각점(산청 21-1991년 복구)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덕양전을 출발하여 구형왕릉-왕산-필봉-특리로 이어지는 메인등산로를 대한 셈이니
등산로도 아주 뚜렷하고 표지기도 즐비하다. 한동안 속세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기분이다.
어쨌든 이제껏 지나온 줄기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것이 즐거움이다.
저 까마득한 곳에서 진행했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독하긴 독한 모양이다. 왕등재 뒤로 지리산
줄기는 이제 가스 속에 묻혀 보이지 않고, 밤 버리재와 동왕등재는 아주 까마득한 거리에서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아침 출발할 때만 해도 이곳이 까마득하게 보였는데...
20분 휴식 후 왕산을 뒤로 하고 필봉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이제 한 굽이만 더 오르면 왕산)


(왕산 정상)


(왕산의 삼각점)


(필봉이 가까움)

16시 35분, 필봉.
산길이 좋아 발걸음이 편하다. 이제는 멀리서만 보던 필봉도 지척의 거리에 있다. 유난히 뾰쭉
솟아 있는 풍경이 붓끝같다 하여 필봉이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이는 여인의 유두끝 같다고...
15분여 내려서면 안부, 이제 바위로 이루어진 마지막 오름길만 극복하면 된다.
멀리서 볼 때는 위압적으로 보이지만 막상 대하니 바위길이 그리 위험하지 않다. 10여분 오르면
비로서 멋진 바위지대를 형성한 필봉 정상, 바위분위기도 좋고 조망 또한 너무나 좋다.
따라서 필봉보다 높은 왕산에도 없는 정상표지석이 있는 모양이다.
이곳에서는 우선 왕산을 뒤돌아 보는 것이 으뜸의 조망, 북봉부터 왕산까지 거의 고도차 없는
능선이 무척 이색적이고 인상적이다. 동쪽 아래 대전-통영 고속로로도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또 22분 휴식,딴은 오늘 휴식시간이 운행시간에 버금가지 않을까? 그야말로 널널한 진행이다.


(필봉)


(필봉에서 본 왕산 1)


(필봉에서 본 왕산 2)


(필봉에서 본 왕산 3)


(필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쪽)

17시 22분, 계곡갈림안부,
일단 동쪽 능선쪽으로 이어지는 메인 등산로를 따른다. 그렇게 8분 진행하면 능선이 갈라지는 곳,
직진(동쪽)능선은 산청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특리 광구계곡쪽은 북쪽으로 방향을 튼 좌측 능선
길이다.
북쪽능선으로 들어선다. 메인 등산로인 듯 표지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짧은 바위지대가 반복되는 북쪽 능선길을 17분 더 내려서면 좌측 광구계곡 족 하산길이 있는
안부이다. 이곳 역시 계곡 하산로쪽으로 표지기가 잔뜩 매달려 있고, 그대로 특리교쪽으로 향하는
능선쪽으로는 표지기 한 개 없고 산길마저 희미하다. 미련없이 계곡 하산로를 따른다.

17시 41분, 계곡건넘/폭포.
10여분 내려서면 계곡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계곡가이다.
그러나 산길은 계곡을 건너지 않고 계속 계곡을 옆에 끼고 이어진다. 계곡쪽은 잡목덩굴을
이루고 있어 접근하기가 곤란하다. 더위에 지친 땀도 씻어내야 하고 갈증도 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10분정도 더 진행하니 비로서 계곡을 건넌다.
폭포다운 폭포도 하나 있다. 기다렸다는 듯 옷을 내 벗어 던지고...장장 50분씩이나 또 시간을
보낸다. 아직도 여유만만하다는 이야기이다.


(계곡 건너는 지점의 폭포)

18시 40분, 특리교.
계곡휴식을 취할 때만 해도 어느 정도 깊은 산중인줄 알았는데 불과 2~3분 내려서면 민가가
나타나고, 이어 왕산쪽 주계곡인 광구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를 건넌다.
좌측으로 보이는 광구폭포가 보기 좋지만 피서인파가 즐비해 그 화려함이 드러나지 않는다.
출렁다리를 넘으면 수레길이 이어지고 불과 5분 후면 100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특리교이다.
특리교 직전 "전통 한방 휴양 관광지 조성공사장" 만 없었더라도 끝까지 호젓한 산행이
되었을텐데...


(출렁다리)


(출렁다리에서 본 광구폭포)


(초입의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조성공사장)


(특리교)

그 후.
히치로 산청까지 나온 후 택시를 이용하여 밤머리재에 세워둔 차량을 회수한다.(택시비 12000원)
그리고 산청의 한 허름한 음식점에서 조촐한 뒤풀이 시간을 가지니 모두들 목적 산행을 뜻한대로
끝낸 후 느끼는 행복감에 젖은 듯 하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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