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 솔봉]
후곡약수-738.4-솔봉(1122.4)-소재골좌측능선-1178-886.1-685.6-666-인북천/원통체육공원아래
[도상거리] 약 21.0km
[지 도] 1/50,000 지형도 인제
[산행일자] 2012년 9월 16일 일요일
[날 씨] 흐림/오후 4시 조금 지나서부터 비
[산행코스]
후곡약수(06:31)-산길(06:37)-주능선(06:45)-광치골좌측능(07:16)-738.4봉(07:20~31)-안부(07:33)
-우지능/광치골갈림1(07:45)-우지능(08:02)-광치골갈림2(08:04)-좌지능/헬기장(08:07~17)
-좌지능/생태식물원갈림(08:49)-솔봉(09:04~27)-헬기장(09:32)-도솔기맥주능(09:36)
-임도안부(10:01)-(임도)-소재골좌측능초입(10:33)-1145봉(10:47~11:08)-1176봉/식사(11:49~12:49)
-1074봉(13:08)-좌지능(13:21)-우지능(13:34)-886.1봉(13:59~14:10)-841봉(14:32)-우지능(14:37)
-814봉(14:57)-좌지능(15:25)-701봉(15:34~59)-우지능(16:11)-719봉(16:20)-689봉/헬기장(16:35)
-안부(16:45)-696봉(17:00)-685.6봉(17:03)-임도안부(17:14~28)-(임도)-임도고개(17:58)
-헬기장(17:59)-666봉(18:14)-분기봉(18:32)-급사면내림끝(19:00)-인북천(19:32)-인북천건넘(19:40)
[산행시간] 13시간 09분(휴식 외:2시간 55분, 실 산행시간:10시간 14분)
[참여인원] 5인(먼산, 캐이, 정대장, 우일신,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상동(03:00)-산본문화회관(03:25~35)-삼패4거리(05:00~05)-춘천고속도로/화도IC-46국도-양구
-후곡약수(05:40)
<올 때>
원통체육공원(19:50~20:35)-원통(20:40~21:45)-44번국도-동홍천IC-춘천고속도로-삼패4거리(23:10)
-산본(23:40)-상동(24:05)
(선행지도)
[산 행 기]
초가을을 맞이하여 모처럼 대암산 코스를 잡는다. 이전 도솔기맥으로 한 번, 인제군 서화면을
깃점으로 한 원점회귀형 코스로써 한 번 찾은 바 있는데 아무래도 최전방 민통선 지역에 위치한
탓에 진행할 때마다 제약이 따르곤 했다.
반면 이번에는 일반등로로 조성된 곳을 들머리로 잡으니 그런 부담감은 갖지 않아도 된다.
광치계곡, 후곡약수, 생태식물원 등 일반등로 중 후곡약수를 출발하여 솔봉에 이른 뒤 솔봉과
대암산의 중간지점인 1218봉에서 원통 방향으로 내려서는 남동쪽 지능선을 끝까지 이어보는 것...
지능선 길이만 14km에 이르는 등 도상거리 총 21.0km의 산행이 되어 당일로써 조금은 빡빡한
일정이다.
(솔봉에서 본 사명산)
(솔봉에서 본 두밀령)
솔봉까지는 이정표와 함께 산길이 잘 정비된 일반등로로 이어지고... 1218봉까지도 비록 민통선
지역이지만 도솔기맥 마루금에 해당되어 비교적 족적이 뚜렷한 편이다.
반면 원통으로 향하는 지능선은 거의 인적없이 산길이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고 있어 시종
독도와 함께 개척산행으로 진행해야 한다.
(원통으로 향하는 지능선)
(원통으로 향하는 지능선)
05시 40분, 후곡약수.
배후령 터널의 개통으로 산본을 경유했는데도 집에서 후곡약수까지 2시간 30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주차장 바로 옆으로 쇠맛나는 후곡약수가 위치한 채 반긴다.
조선말엽인 1880년께 이곳은 초원이 풍부하여 한우를 방목했는데 위장병을 앓던 소가 다래덤불이
무성한 계곡에서 물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저녁이 되어 우사에 넣었더니 다음 날 소의 설사가
멎어 이를 신기하게 여긴 주인이 소가 마시던 샘물을 마셔보고 약수임을 알게 되었다고...
그 후 지금까지 위장병에 특효가 있는 약수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일단 약수 한 모금 음미한 뒤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아침식사를 먼저 한 뒤 출발하기로 한다.
(후곡약수)
(후곡약수)
(후곡약수)
(후곡약수 안내문)
06시 31분, 후곡약수 출발 산행시작.
'양구10년 장생길'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솔봉 5.7km, 도솔산 17km' 이정표를 뒤로하고 잘 정비된
등산로로 들어서면 초입으로 정자가 몇 개 자리한 잔디밭 광장이 자리하고 있고 산길은 광장을
가로지른 뒤 좌측 모퉁이로 이어진다.
여기서 등산로 안내판이나 이정표에는 솔봉을 지나 용늪, 대암산, 도솔산까지도 개방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는 솔봉까지만 개방된 상태임을 주지할 일이다.
가파른 오름의 산길을 7~8분 진행하면 어느 덧 주능선이다. 등로가 계곡으로 연결되는 있는 줄
알았는데 가장 짧은 지능선으로 이어져 생각보다 쉽게 주능에 붙은 셈이다.
(요즈음 패션?)
(등산로 안내판)
(이정표)
(초입 잔디 광장)
(산길 시작)
(어느 덧 주능선)
07시 20분, 738.4봉.
산길은 아주 편안하게 잘 나 있는 상태... 한 차례 급오름으로 이어지는데 산길이 워낙 좋아서인지
급오름이란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30분 후 광치골 좌측능선이 합류하는 지점에 도착하니 초입으로 조그마한 바위가 하나 자리할 뿐
족적이 없어 만약 그 쪽을 들머리로 택했으면 제법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나무 사이로 멀리 가리산이 시야에 들어와 한 커트 당겨보고는 3~4분 더 진행하면 등로 옆으로
오래된 삼각점이 보이는 738.4봉이다. 잠깐 다리쉼과 함께 막초 한 잔씩 음미한다. 11분 휴식.
(산길)
(산길)
(광치골 좌측능선 합류점)
(멀리 홍천 가리산)
(738.4봉)
08시 07분, 헬기장.
2분 후 통나무 쉼터가 마련된 안부를 지나고... 밋밋한 오름으로 바뀌면서 10여분 오르면 우측
지능선이 갈리는 봉우리인데 그제서야 '광치휴양림 2km'로 된 이정표와 함께 광치골에서 이어진
주등로가 올라와 합류한다.
이어 17분 후 다시 한번 우측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봉우리를 넘고... 봉우리를 막 지나니
'광치휴양림 3.2km' 이정표와 함께 이번에는 지계곡을 통한 광치골 주등로가 올라서고 있다.
즉 광치골쪽으로는 두 곳의 주등로가 조성된 셈이다.
3분 더 진행하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면서 쉼터용 통나무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다리쉼을 한다.
좌측 지석리 방향으로 제법 긴 지능선이 갈리는 봉우리이다. 10분 휴식.
(쉼터 안부)
(광치골 주등로 1)
(좌측 건너 성골지맥)
(두밀령-수리봉)
(광치골 주등로 2)
(헬기장)
08시 49분, 생태식물원 갈림.
한동안 굴곡없이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지다가 한 차례 급오름을 오르면 좌측으로 긴 지능선이
갈리면서 생태식물원에서 올라오는 주등로가 합류한다. 헬기장에서 32분 소요...
'생태식물원 1.8km, 광치휴양림 4.8km, 후곡약수 5.0km'의 이정표가 보이는 바 솔봉까지 가장
거리가 짧은 코스이다.
한편 솔봉까지는 0.6km로 되어 있으니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할 것이다.
(괴목)
(생태식물원 갈림)
(안내판)
(안내 현수막)
09시 04분, 솔봉.
15분 후 팔각정까지 세워져 있는 솔봉이 도착한다. 정자 위로 오르니 서북쪽으로 탁 트인 조망...
사명산을 비롯 두밀령을 중심으로 한 성골지맥이 모두 펼쳐지면서 그 뒤로는 백석산-어은산 라인과
일산-재안산-흰바위산 라인이 겹쳐진 채 장쾌한 하늘금을 이루고 있다.
펑퍼짐한 형태를 이루면서 좌측 멀리 높게 솟은 산은 화악산이 아닌지?
망원경까지 있기에 얼마전 진행하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비둑고개에서 중단했던 두밀령-수리봉
줄기를 좀 더 자세히 음미해 보기도 한다. 아쉬움이라면 도솔산-대암산은 구름에 가린 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
지도상에는 산이름이 없고 삼각점봉인 1122.4봉으로만 되어 있는 바 삼각점을 이리저리 뒤져
보았으나 정자를 지으면서 없앴는지 결국은 못 찾고 포기를 한다. 23분 휴식.
(솔봉 팔각정)
(정상 안내판)
(소나무와 정상 코팅지)
(망원경까지 갖추어 있고)
(좌측 사명산/ 맨 뒤 화악산/우측 일산-재안산)
(맨 앞 성골지맥)
(좌측 두밀령/우측 수리봉/수리봉 뒤 백석-어은산 라인)
(당겨 본 두밀령)
(당겨 본 수리봉)
(비둑고개 방향)
09시 36분, 도솔기맥 주능.
이제까지의 안내판과 이정표와는 달리 솔봉 이후로는 대암산 용늪지역이라면서 출입불가 푯말이
세워져 있다.
원래 몇 년 전 개방을 한다면서 양구군에서 안내판과 이정표를 세우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는데
이후 환경부 및 군부대와 이견이 있었는지 아직껏 유보된 상태... 다만 출입불가 표시 아래로 사전
출입신청 후 출입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는 바 어떤 절차를 밟아야 정상적인 출입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예전처럼 용늪이나 군부대가 주둔한 1305봉 주변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통제가 없고
산길도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5분 후 넓은 헬기장을 하나 대하고 3~4분 더 진행하면 도솔기맥 마루금을 접하는 약 1140봉이다.
전에 도솔기맥을 진행할 시는 사면 임도를 따랐기에 초행길... 가야할 1218봉이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뒤 대암산과 도솔산은 아직까지 구름 속에 숨은 채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아쉬움이 남는다.
헬기장으로 빽, 북쪽으로 방향잡아 내려서니 산길이 이전보다는 다소 희미해진 느낌이다.
(이어지는 산길)
(저 위가 도솔기맥 주능)
(도솔기맥을 접하는 헬기장)
(1218봉 뒤 대암산은 구름에 가려 안 보인다)
10시 01분, 임도.
한 굽이 급내림을 내려서면 다시 족적이 뚜렷해진다. 딴은 헬기장을 오르기 전 사면으로 향했던
산길일 것이다. 이후로는 강원오지 전형의 펑퍼짐한 육산 형태로써 시종 울창한 숲길로 이어져
마냥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25분 후 우측 사면으로 나란히 이어진 임도를 만나는 안부에 도착한다. 전에 도솔기맥을 진행할 때
따르던 임도이기에 조금은 낯익은 느낌이다.
(산길)
(산길)
(구조대 지점)
(임도)
10시 33분, 소재골 좌측능 초입.
시간이 다소 빠뜻하다는 핑계와 함께 1218봉은 생략... 소재골 좌측능 초입까지 편안하게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임도는 잠깐 좌사면으로 향하다가 우사면으로 방향을 틀고는 1050~11100m 고도를 유지한 채 도솔
기맥 마루금과 나란히 하면서 용늪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간 동네에서 버섯따러 온 트럭을 한 대 만나기도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버섯들이 풍작이라고...
표고 몇 개를 맛 보라고 건네주니 덩달아 표고라도 있을까 주변을 기웃거린다. 다른 버섯은 잘
모르겠으니 그저 표고나 노루궁뎅이만을 눈 여겨봐야 할 듯...
30분 임도를 진행하면 비로서 목표로 한 소재골 좌측능 초입이다. 직전으로도 엇비슷한 지능선이
두어 번 갈리는 바 그 쪽으로 들어서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다. 임도가 U자 형태로 바짝
꺾이는 지점이다.
(한동안 임도따라 진행)
(이질풀)
(소재골 좌측능 초입)
10시 47분, 1145봉.
전혀 산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희미하게나마 족적이 이어지니 어느 정도는 안심이다.
한 굽이 내려선 뒤 짧은 암릉을 우측으로 휘돌아 오르니 능선이 Y로 갈리는 1145봉... 잠시 자리를
차지하고 막초 한 잔씩 나눈다.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는데 벌써 비가 시작되려는지 가스가 잔뜩 낀 채 다소 음산함마저 느껴지는
분위기이다. 덩달아 기분이 갈아 앉는다. 21분 휴식.
(빵과 똑같이 생긴 버섯)
(바위지대)
(1145봉)
11시 49분, 1176봉.
1145봉에서는 좌측... 이후 1176봉까지는 시종 펑퍼짐한 원시림 숲으로 이어져 소재골 좌측능선상
가장 백미구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가스가 잔뜩 낀 점이 다소의 아쉬움이지만 전혀 사람의 손때가 안 탄 청정능선이기에 노루궁뎅이를
몇 번 만나고, 표고도 푸짐하게 수확하는 행운이 따른 탓이다. 1176봉 주변에서는 더덕까지 몇 수
챙기고...
40분 후 1176봉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때가 다 된 시각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것 같다는
푸념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일부 일행들이 만두라면을 끓이고.... 방금 수확한 노루궁뎅이와 표고가 추가되니 아주 별맛이다.
식사시간 1시간 소요.
(노루궁뎅이)
(산길)
(산길)
(산길)
(1176봉)
13시 08분, 1074봉.
1176봉에서는 우측으로 바짝 방향을 튼 뒤 급사면으로 떨어지는 능선을 따라야 한다.
오리무중 짙은 가스 속이기에 다시 한번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하고 출발... 초입으로 다소 까칠한
바위지대까지 도사리고 있어 더욱 신경이 쓰인다.
10여분 급내림을 내려서면 다시 밋밋한 능선으로 바뀌면서 잠깐 더 진행하면 살짝 오름봉을 이룬
1074봉이다.
(암릉)
(표고)
(산길)
13시 59분, 886.1봉.
13분 후 좌측 소재골 방향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지점... 펑퍼짐한 능선을 벗어나 우측으로 약간
급히 떨어지는 능선으로 내려선다.
10여분 더 진행하면 이번에는 우측 다소골 쪽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지점인데 뚜렷한 산길은 다소골
쪽으로 향하는 반면 약간 좌측인 마루금쪽은 산길 없이 능선의 형태마저 불분명한 채 급하게
떨어지고 있어 무심코 다소골쪽으로 진행할 확율이 다분한 곳이니 주의할 일이다.
한 굽이 급사면 형태를 치고 내려서면 그제서야 능선이 살아나면서 흐릿하게나마 족적도 다시
형성되기 시작한다. 지계곡이 능선 좌측 바로 옆까지 올라와 있는 형태...
25분 후 잡목공터를 차지한 채 오래된 삼각점이 보이는 886.1봉에 도착한다. 아까 1176봉을 지날
때만해도 금방 빗방울이 쏟아질 듯 싶었는데 고도가 낮아진 탓인지 가스가 다소 걷힌 가운데
날씨도 조금 호전이 되어 당장은 비 올 분위기가 아니니 다소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11분 휴식.
(소재골 지능선 갈림)
(다소골 지능선 갈림)
(급사면으로 떨어지는 마루금)
(거목)
(886.1봉)
(삼각점)
14시 57분, 814봉.
886.1봉을 뒤로 하면 한동안은 별다른 굴곡없이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져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속도를 낼 수 있다. 아니 목표로 한 솔정교까지도 내내 그런 식... 아직껏 전체 거리의 절반밖에
진행을 못한 상태이지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해 지기 전 하산이 무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22분 후 별다른 특징이 없는 841봉 통과... 5분 더 진행하니 우측 다소골쪽으로 지능선이 갈리면서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20분 후 짧은 바위군을 이루는 814봉에 도착한다. 나무 사이로 지나온 능선들이 펼쳐지는데
1176봉 일대는 여전히 구름을 잔뜩 덮고 있는 상태이다.
(814봉)
(지나온 능선)
15시 34분, 701봉.
814봉을 지나고도 계속 굴곡없이 유순한 능선... 별다른 지형지물 없이 특징없는 능선으로
이어지다가 18분 진행하면 거대한 적송 두 그루가 나란히 자리한 채 반기니 그나마 이정표 구실을
한다고 해야겠다.
10분 더 진행하면 좌측 소재골 방향 지능선쪽으로 산길이 갈려 내려서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한 굽이 내려선 뒤 짧게 이어지는 오름을 극복하면 작은 구덩이가 보이는 701봉이다.
다리쉼과 함께 후미를 기다리는데 중간에 잠시 알바를 했다면서 20여분이 지난 뒤에야 도착한다.
25분 휴식.
(적송 두 그루)
(산길)
(701봉)
16시 20분, 719봉.
12분 진행하면 우측 다소골쪽으로 지능선이 갈리면서 뚜렷한 산길 또한 그쪽으로 이어지니 일행 중
두 분은 차량회수를 할 겸 마침 잘 되었다면서 그쪽으로 하산을 하겠다고 한다.
여기서 모두 하산을 했으면 비도 거의 안 맞으면서 막판 생고생을 안 했을텐데...
어쨌거나 남은 일행은 완주를 목표로 719봉을 향한 좌측길로 들어선다. 산길이 다소 희미해진
가운데 바로 앞 719봉이 유난히 높은 느낌... 웬 가시철망 뭉치가 한 차례 나타나면서 10분 남짓
급오름을 극복하면 폐참호 흔적이 보이는 719봉이다.
비로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되니 다소 마음이 심란해진다.
(가야할 719봉)
(가시철망 뭉치)
(719봉)
16시 35분, 689봉.
719봉을 막 내려선 지점으로도 무슨 용도인지 가시철망 뭉치가 한 차례 더 보이기도 하고...
다시 유순한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10여분 진행하면 오래된 벙커가 하나 자리하고 있어 예전에는
군사지역이 속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2~3분 더 오르면 넓은 헬기장을 이루고 있는 689봉이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져 배낭카바를 씌운다.
(이어지는 산길)
(벙커를 지나고)
(지나온 능선)
(689봉)
17시 03분, 685.6봉.
그 다음 안부까지는 산길이 사면으로 편안하게 이어지는 덕에 10분만에 안부를 통과하게 되고...
이어 5~6분 짧은 오름길을 극복하면 우측 새말교 방향으로 긴 지능선이 갈리는데 그쪽으로도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니 여차하면 그쪽으로 탈출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바짝 꺾인 채 여전히 오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잠깐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면서 지나온 능선이 한 차례 펼쳐지고... 5분 더 진행하면 넓은 공터를
차지하고 벙커가 하나 보이는 696봉이다.
반면 삼각점이 표기된 685.6봉은 내림길로 들어서서 2~3분 정도 더 진행한 지점... 봉우리 아닌
산길 옆 둔덕으로 오래된 삼각점이 놓여 있어 신경 안 쓰면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면으로 이어지는 산길)
(안부)
(우측은 새말교 방향 지능선)
(헬기장을 지나고)
(지나온 능선)
(696봉)
(685.6봉 삼각점)
17시 14분, 임도 안부.
10분 정도 급내림을 내려서면 날등 바로 아래로 임도가 보이는 안부... 임도로 내려서서 마지막
휴식이라고 하면서 남은 막초와 간식을 모두 비우고는 비옷과 우산을 꺼내 본격적인 우중산행
모드로 바꾼다.
493.3봉 분기봉까지는 임도로 이어지니 임도따라 진행하면 될 것이고, 이후로도 별다른 오름은
없어 보이니 특별한 변수만 없으면 2시간이면 하산하리라는 계산... 그래도 해가 워낙 짧아져
얼마간의 야간산행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14분 휴식.
(저 아래로 임도가 내려 보이고)
(임도)
(본격적인 우장모드로 바꾼다)
17시 58분, 임도고개.
사면 임도길만 장장 30분이 걸었다. 좌측 493.3봉 방향 지능선이 갈리는 봉우리 직전 고개까지
임도가 이어진 탓... 이후 임도는 반대쪽 사면 경유 소재골 방향으로 내려서게끔 되어 있다.
(임도)
(임도)
(임도)
(임도 끝)
18시 32분, 분기봉.
비로서 임도가 끝나고 초입 헬기장을 지나니 이전과는 달리 산길이 불투명하여 생각보다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되지 않을가 하는 판단이다.
15분 후 666봉으로 추정되는 밋밋한 둔덕봉을 넘는다. 원래 19시까지는 어느 정도 훤하지만 비가
오는 탓인지 벌써 사진촬영이 안 될 만큼 어두컴컴하다. 아직도 최소한 한 시간은 더 진행해야
하는데.... 거기에 산길은 점점 불투명해지고...
17분 후 능선이 Y로 갈리는 지점에 도착하니 조금 앞 서 진행하던 일행이 기다리면서 조금 미련이
있지만 탈출하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렇찮아도 적당히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당연히 OK... 어느 곳을 택한다 해도 20분
내외면 충분히 하산할 수 있을 것이다.
(임도를 뒤로 하고)
(초입 헬기장)
(666봉)
19시 00분, 급사면 내림 끝.
그런데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다고 할까? 지도를 좀 더 살피면서 지형이 완만한 곳을 선택한 뒤
출발했어야 하는데 그저 직진으로만 내려서면 자동적으로 새말교 인근으로 떨어지리라는 판단과
함께 서둘러 주능을 벗어 났는데 결론적으로는 최악의 탈출로를 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산길 만들면서 얼마간 내려서니 예상과는 달리 거의 절벽 수준의 급사면으로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 부터는 잡석과 어우러진 빽빽한 잡목지대로 바뀌고... 이따금 가시잡목까지 몸으로
밀치는 식이 되니 차라리 본 능선으로 진행할 걸 하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되올라 서기에는 너무 내려선 듯... 28분 후 겨우 급사면 내림이 끝나는 지계곡에
도착하고는 한 숨을 돌린다.
(탈출지점에서 마지막 조망)
19시 40분, 인북천 건넘.
그러나 조금만 가면 새말교 부근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여전이 빽빽한 정글을 이룰 뿐 산길
흔적이 전혀 없어 난감하다. 이미 날은 캄캄해진 상태... 예상대로라면 하산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어의 없게도 미지의 잡목 속에 갇혀 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다시 30분 남짓 잡목과 씨름하면서 계곡을 빠져 나가니 그제서야 오래된 임도가 나와 반갑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잠시 후 다소골이라고 생각한 계곡이 가까워지면서
비로서 산행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강 수준의 넓은 계곡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물길 또한 좌로 흘러야 하는데 우로 흐르고 있고...
어쨌거나 허벅지를 넘기는 강물을 10분 가까이 소요하면서 어렵게 도강하게 되는데 경황 중에는
마지막 난관을 어떻게 빠져나갈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무사히 강을 건너고는 그제서야 다소골
아닌 건너편 인북천쪽으로 내려왔음을 알아 차린다.
강을 건너니 도로가 이어지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원통으로 바로 넘어가는 도로이다. 한편 집에
온 뒤 지도를 복기했더니 새말교 방향 지능선 분기점 직전을 새말교 분기점으로 판단한 채 우측
지능선으로 빠진 듯 싶다.
솔정교로 끝까지 진행하고도 남을 시간에 그야말로 생고생과 함께 엉뚱한 인북천까지 건너서는
사연많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인북천)
(인북천을 건넌 지점)
그 후.
마침 지나는 트럭이 한 대를 잡고는 여기가 어디쯤 되느냐를 묻을 뒤 일단은 고갯마루에 위치한
원통체육공원까지 신세를 진다.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먼저 하산한 일행에게 연락하니 예상 밖의 위치인 탓인지 30여분 기다리기도
하고... 중간 탈출한다고 한 바 다소골쪽만 생각했지 반대편 인북천 방향이라고는 전혀 생각치도
않았다고 한다. 비로서 마른 옷으로 갈아 입으니 살맛이다.
체육공원을 내려서자마자 원통시내... 오지팀 단골이라는 갈비집을 뒤풀이장소로 택하고는 모처럼
삼겹으로써 허기진 배를 채운다. 막판 생고생한 일들이 단연 화제이다.
귀경은 거의 정체가 없는 덕에 산본을 경유하고도 집까지 2시간 20분밖에 안 걸렸다. 자정을 막
넘긴 24시 05분이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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