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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충청도

[소백산 봉우등능선]고수재-봉우등-비로봉-어의곡

by 높은산 2011. 2. 14.
제목 없음 [소백산 봉우등능선]
고수재(59번국도)-고수고개-봉우등(696.1)-매남치-871.2-민백이재-비로봉(1439.5)-어의곡

[도상거리] 약 17.5km = 봉우등능선 12km + 비로봉 경유 어의곡 하산 5.5km

[지 도] 1/50,000 지형도 단양

[산행일자] 2010년 12월 25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고수재(07:22)-432봉(07:46)-고수고개(08:01)-462봉(08:19)-안부웅덩이(08:29)-과수원(08:38)
-봉우등(09:03~16)-633봉(09:33)-쌍묘(09:43)-매남치(09:53)-605갈림봉(10:14)-621봉(10:34)
-612봉(11:02~14)-묘(11:23)-조망바위(11:27)-634봉(11:43)-조망바위(11:57)-조망바위(12:02)
-암봉(12:12)-871.2봉(12:54~13:14)-922봉(13:24)-암봉사면(13:36~44)-민백이재(13:50)
-1001봉(13:57)-우꺾임봉/산죽(14:21)-우꺾임봉/자작나무(15:09)-천동주등로(15:15)-주능(15:23)
-대피소(15:28~16:00)-비로봉(16:09)-어의곡3거리(16:16)-숲길/칼바람끝나는곳(16:21)
-능선/주등로갈림(16:48)-(주등로)-어의곡3.0km/비로봉2.1km(16:52)-계곡(17:18)
-어의곡탐방지원센터(17:58)-어의곡(18:04)


[산행시간]
10시간 42분(휴식 외:1시간 25분, 실 산행시간:9시간 17분)

[참여인원] 3인(캐이, 검룡,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상동(03:00)-영동대교(03:25~35)-중부만남의광장(03:50~04:05)-(중부+영동)-문막휴게소(05:00~20)
-(중앙)-북단양IC-매포(06:05~07:00)-고수재(07:15)

<올 때>
어의곡(18:20)-고수재(18:39~41)-단양(18:45~19:35)-북단양IC-(중앙+영동)-문막휴게소(20:35~50)
-(중부)-만남의광장(21:40)-영동대교(21:57)-상동(22:35)



(산행지도/클릭하면 확대됨)

[산 행 기]
소백산 봉우등능선은 비로봉과 제1연화봉 사이 1409봉에서 서북쪽 방향으로 분기, 민백이재-매남치
-봉우등-고수재를 거쳐 남한강변 도담나루까지 도상거리 약 15km로 이어지는 단맥급 산줄기이다.
거리상으로 보면 하루코스로 적당해 보이지만 산길이 불투명한 가운데 굴곡이 유난히 심하고
거기에다 소백산 지능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바위지대가 중간중간 도사리고 있으므로 생각 외로
시간이 소요된다.


(봉우등능선에서 보는 금수산 줄기)


(봉우등능선에서 보는 삼태산 줄기)


(암릉지대에서 뒤돌아 본 봉우등)

육지 속의 오지마을로 불리는 도담나루 접근 방법이 마땅치 않아 도담나루에서 고수재까지 3km를
생략한 12km를 진행했는데도 꼬박 8시간만에 주능 도착... 그나마 1000m 아래쪽은 아예 눈이 없었고
이후로도 발목 덮는 정도의 눈이였기에 망정이지 만일 러셀까지 하는 진행이었다면 십중팔구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하산 코스는 원래 어의곡 방향 일반등산로를 따르다가 953봉, 829봉, 780봉을 경유하는 능선길로
잡았으나 엄두를 못 낸 채 서둘러 일반등산로 따라 하산함으로써 겨우 18시 20분에 어의곡을
출발하는 버스를 잡을 수 있었다.


(소백산 주등로 직전)


(비로봉)

07시 15분, 고수재.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 소백산 일기예보를 확인한 바 최저기온 -20도, 최고기온 -14도,
거기에 풍속까지 6~7m/s로 되어 있으니 정말 대단하리라. 30년만의 12월 추위라면서 한파 경보가
발령 중이다.
소백산 칼바람을 맞을 걱정 속에 가까운 곳으로 코스로 변경하려다가 한번 맞부딪혀 보기로 하고
강행을 한다. 평소보다 옷을 몇 겹으로 껴 입고 여벌옷까지 준비한 채 점심은 밥 대신 식빵으로
준비를 했다.  
일찌감치 문을 연 매포의 기사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단양을 지나 영춘 방향 59번 국도로 들어
서서 첫 고갯마루가 되는 고수재 도착하니 사진 한 장 찍으면 금방 손이 얼얼할 정도로 한파의
위세를 실감한다. 그나마 바람은 생각보다 그리 세지 않은 것 같아 부담을 덜 수 있다.
차 대 여섯대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는 가운데 한 켠에 차를 주차하고는 산행
행장을 추스린다.


(고수재)


(산행들머리)


(주차 공터)

07시 22분, 고수재 출발 산행시작.
도로 옹벽을 넘어 능선으로 붙음으로써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은 희미한 족적이 이어지는 정도...
한 굽이 오르면 묘 1기가 나타나면서 첫 봉우리인 432봉까지 아주 가파른 오름으로 이어진다.
24분 후 능선이 432봉에 도착한다. 능선이 양쪽으로 갈리면서 시야는 트이지 않으나 나무 사이로
가야할 능선을 가늠할 수 있다.


(432봉)

08시 01분, 고수고개.
급내림으로 떨어지는 좌측 능선으로 들어선다. 여전히 산길이 불투명하고 간간히 바위지대가 자리한
능선... 보기에는 중간에 우측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고수고개로 떨어지는 마루금 같지만 고수고개에
이를 때까지 내내 좌측 59번 국도와 나란히 하면서 일직선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마루금이다.
막판 잡목지대까지 한 차례 헤친 뒤 고수고개에 도착하니 칡넝쿨을 비롯한 잡목들이 뒤덮인 넓은
공터를 이룬 가운데 좌측으로 삼태산 줄기가, 우측으로는 양방산이 모습을 들어낸다.


(고수고개)


(좌측 삼태산 줄기)


(우측 양방산과 살짝 보이는 슬금산)


(당겨 본 양방산)

08시 19분, 462봉.
다시 급오름이 시작된다. 여름철 잡목기라면 잡목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보이나 잡목기가 이니기에
특별히 잡목의 방해는 받지 않는다.
15분쯤 급오름을 극복하면 비로서 급오름이 끝이 나고... 좌측 사면으로 성터 흔적이 보이는 가운데
밋밋해진 오름길을 3~4분 더 진행하면 빽빽한 송림숲을 이룬 462봉이다. 나무 사이로 금수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뒤돌아 본 고수고개)


(좌측사면 성터흔적)


(632봉)


(나무 사이로 보이는 금수산)

08시 38분, 과수원.
462봉 이후 봉우등까지는 별다른 굴곡없이 밋밋한 오름으로 이어져 여유와 함께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10분 후 여름철 농수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인지 웅덩이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 이어 송림숲으로 된
밋밋한 능선을 8~9분 오르면 좌측 사면으로 과수원이 자리잡고 있는데 모처럼 시야가 탁 트이면서
마침 과수원을 가로지르는 임도가 형성되어 있으니 날등을 벗어나 임도로 내려선다.
단양시내를 굽이도는 남한강이 한 눈에 펼쳐지면서 그 뒤로 천주봉-금수산-동산으로 이어지는
금수지맥이 하늘금을 이루고 있고 멀리 월악산까지 가늠이 된다.
우측으로는 삼태산능선 전체와 용산봉능선 끝자락이 보이는 조망... 어쨌거나 봉우등능선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 중 한 곳이다. 
 


(물 웅덩이)


(송림 오름길)


(과수원 사면)


(삼태산 줄기)


(갑산 줄기)


(금수산 줄기)


(당겨본 금수산)

09시 03분, 봉우등.
과수원 임도를 가로지르면 이내 마루금을 접하게 되고... 잠깐 더 임도로 이어지다가 다시 산길이
시작되는데 초입으로 간이건물 한 채가 자리한 가운데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 우측으로 돌아 산길로
올라선다.
곧 산길을 접하니 좌측 사면으로 무슨 용도인지 그물막이 보이기도 하고... 다시 송림숲으로 바뀐
유순한 산길을 20분 진행하면 비로서 통신탑이 나오면서 통신탑을 휘돌아 오르니 넓지막한 공터를
차지하고 정상표시판과 오래된 삼각점(303재설, 77.6건설부)이 반기는 봉우등 정상이다.
지나온 방향으로는 조망이 막혀 있지만 가야할 방향으로는 시야가 한 점 막힘없이 트이면서 가야할
능선은 물론 소백산 주능 전체가 역광의 햇살로써 장쾌하게 펼쳐진다.  
바람을 피해 막초 한잔 하고 가기로 하는데 날씨가 워낙 추워서인지 그만 샤벳이 된 상태라 입맛만
다신 채 소주로 대신한다. 13분 휴식.


(다시 산길이 시작되고)


(산길 초입에서 본 삼태산 줄기)


(당겨본 삼태산)


(초입 견공들)


(봉우등 오름길)


(봉우등 통신탑)


(봉우등)


(봉우등)


(봉우등 삼각점)


(가야할 능선과 소백산 주능)

09시 53분, 매남치.
한 차례 급내림을 내려서면 한동안은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17분 후 둔덕봉을 대하니 633봉을
지나고 있는 모양이다.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잠깐 진행하면 다시 급내림이 시작된다. 지도를 보니 매남치까지 200m 가까이
고도를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어 기껏 오른 오름을 다 까먹는 셈... 다소 억울한 생각이 든다.
좌측으로 용산봉이 간간히 시야에 들어오는 가운데 10분 내려서면 쌍묘를 대하고...    
10분 더 내려서면 비로서 시멘트길이 가로지르는 매남치가 나오면서 급내림길은 끝이 난다.
'대대5길'로 표기된 푯말이 보이는 가운데 승용차는 충분히 지날 수 있는 도로이다.


(이어지는 산길)


(쌍묘)


(숲 사이로 보이는 용산봉)


(매남치)

10시 34분, 621봉.
매남치를 뒤로 하면 까먹은 고도를 고스란히 되올려야 하는 급오름을 극복해야 한다.
산길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이리저리 잡목을 헤쳐야 더욱 힘겨운 오름...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605갈림봉까지 꼬박 20분이 소요되었다.
이어지는 621봉까지도 바로 올라서면 별 것 아니겠지만 또 한차례 급내림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되올려야 하는 식이니 맥이 빠진다.
621봉까지도 다시 20분 소요... 매남치에서 불과 1km로 채 안 되는 거리인데 40분만에 도착하고는
대단한 굴곡이라고 푸념을 한다.


(이어지는 오름길)


(뒤돌아 본 봉우등)


(605 갈림봉)


(621봉에서 보는 용산봉)

11시 02분, 612봉.
그나마 612봉 이후로는 크게 고도를 떨어뜨렸다가 되올리는 곳은 없어 한 숨을 돌리는데 어쨌거나
1400대의 소백산 주능선까지는 아직 800m의 고도를 더 극복해야 하니 만만치 않은 산행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28분 후 612봉 직전 바람을 피해 사면을 차지하고는 간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힘을 비축한다.
날씨가 워낙 추우니 오래 머무는 것도 고역이다. 12분 휴식.


(이어지는 산길)


(천동리 뒤 슬금산 능선)


(당겨 본 천동리)

11시 43분, 634봉.
잠시 후 612봉에 도착하니 능선이 분기하는 가운데 좌측으로 살짝 방향을 꺾는다. 이후 634봉까지는
별다른 굴곡없이 이어지므로 다소나마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진행할 수 있다.  
9분 후 반반함 묘 1기를 지난다. 2~3분 후에는 좌측으로 수직절벽을 이루면서 모처럼 시야가 탁
트이는 조망바위를 대하니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가야할 능선과 건너편 용산봉에서 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음미한다.
이어 잔봉 두어 봉우리를 넘고 20분쯤 진행하면 비로서 급오름이 시작되는 634봉... 소백산 주능에
도착할 때까지 장장 800m 고도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나마 내리막은 거의 없어 그저 오름길로만
이어지면서 오르락내리락 까먹을 곳은 없는 듯 하니 조금은 덜 부담이 된다.


(묘 1기와 가야할 능선)


(수직절벽을 이룬 조망바위)


(용산봉)


(민봉)


(양방산)


(당겨 본 양방산)


(뒤돌아 본 봉우등)


(634봉)

12시 12분, 암봉.
살짝 내려섰다가 비로서 오름길로 들어서는데 초반부터 바위능선으로 이어지니 지난번 슬금산 능선
분위기가 연상되어 잔뜩 긴장을 한다.
그러나 막상 진행하면 크게 진행이 크게 까다로운 곳은 없다. 모두 날등으로 진행해도 될 정도...
중간 중간 멋진 조망바위도 자리하고 있어 오히려 밋밋한 능선보다 잔 재미를 느낀다.
15분 후 우측으로 자리한 조망바위를 차지하고 몇 개월 전 진행한 슬금산 능선을 음미한다.
5분 더 진행하면 이번에는 좌측으로 조망바위가 자리하면서 지나온 능선쪽으로 모처럼 봉우등이
전모를 들어내고 옆으로는 용산봉-구봉팔문-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어지는 암능을 10분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무명봉에 도착하면서 암능은 끝이
난다. 


(암릉이 시작되고)


(첫번째 조망바위에서 보는 슬금산 능선)


(두 번째 조망바위에서 본 봉우등과 용산봉)


(양백산과 봉우등)


(당겨 본 봉우등과 지나온 능선들)


(계속해서 암릉이 연이어지고)


(암봉 정상)


(암봉에서 본 민봉)

12시 54분, 871.2봉.
이후로는 간간히 바위가 보이면서 주로 육산 형태로 된 평범한 능선... 30여분 진행하면 지도상
871.2봉쯤 되는 것 같지만 삼각점은 없고 또한 있을 만한 지형도 아니다.
대신 10분쯤 더 진행하여 우측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약 920고지에 도착하니 작은 공터를 이루면서
817.2봉이란 리본도 매달려 있어 혹시나 삼각점이 있을까 하고 낙엽들을 헤쳐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삼각점은 없었고...
어쨌거나 이미 점심시간이 넘었으니 식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날씨가 워낙 추우니 식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피소에 도착해서 여건이 되면 라면이라도 끓이기로 하고 사면으로 바람을 피해
식빵으로써 간단히 요기를 한다. 20분 휴식. 


(이어지는 산길)


(871.2봉을 대신한 약 920고지)

13시 50분, 민백이재.
10분 후 좌측으로 지능선이 갈리는 922봉 통과... 14분 더 진행하면 암봉이 나오면서 산길은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는데 모처럼 바람한점 없이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고 있어 잠시 자리를 잡고
반주잔 한 잔 걸치는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암봉을 지나 다시 날등을 접하고 잠깐 진행하면 좌우로 희미한 산길이 가로지르는 지점을 대하는데
이곳이 민맥이재가 아닐까 판단을 한다.


(922봉)


(암봉 우회)


(다시 날등을 접하고)


(민백이재)

14시 21분, 우꺾임봉/산죽지대.
서서히 오름길로 바뀌면서 7분 후 1001봉으로 판단되는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자 다시 급오름이
시작된다. 지도를 보니 능선이 우로 꺾이는 약 1160봉까지 약 160m 고도를 극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곳 이후로는 주능까지 밋밋한 오름으로 되어 있어 마지막 급오름이라는 희망과 함께
급오름을 극복한다.
24분 후 비로서 급오름 모두 극복... 좌측으로 지능선이 갈리면서 우측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키작은 산죽 숲으로 이어진다.


(1001봉 부근)


(1160봉 오름길)


(1160봉)

15시 15분, 천동 주등로.
고도가 높아진 탓인지 어느 덧 발목 정도 차는 눈길로 변해 있고... 얼마간의 산죽 숲이 끝나자
바위지대가 간간히 이어지면서 굴참나무가 주류를 이룬 숲길로 바뀌는데 주능선이 가까워진 듯 한결
능선이 유순해졌지만 눈길 헤치면서 진행하려 하니 아무래도 빠른 진행은 되지 못한다.
45분쯤 진행하면 자작나무 숲으로 바뀌면서 능선이 다시한번 우측으로 바짝 방향을 튼다.
마치 귀신이 울부짖기라도 하듯 바람소리가 요란해진 것을 보면 주능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주목지대가 잠깐 펼쳐지는가 싶더니 비로서 저 아래로 목책이 내려다 보인다.
6분 후 목책을 건너 장장 8시간만에 천동 주등로에 도착하게 되는데 반반한 산길이 반갑지만 대신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강풍의 위세때문인지 금방 정신이 얼얼해진다. 


(산죽 능선)


(다시 굴참마무 숲길)


(간간히 바위지대가 나오고)


(자작나무숲 사이로 주능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목 군락지)


(저 아래가 천동 주등로이다)


(천동 주등로)

15시 28분, 대피소.
주등로를 따라 7~8분 후 드디어 주능인데 그곳부터는 바람이 그야말로 몸을 날려보낼 듯한 기세로
불어대고 있어 각오는 했으나 너무 당혹스럽다.
소백산 칼바람의 진수라 할까?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둘러 볼 엄두를 못 낸 채 저
아래로 보이는 대피소로 얼른 몸을 피한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항상 인파로 북적대는 곳이지만 오늘은 우리 일행 뿐이다. 텅 빈 채 차가운 공기만
감돌고 있어 황량함과 함께 마치 딴 세상에 온 느낌...
한 숨 돌린 뒤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캐이님이 라면을 끓이는데 대피소 안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워낙 추워 라면 하나 끓이는 일도 장난이 아니다. 겨우 끓였으나 손이 꽁꽁 얼어 라면 먹는 일
또한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어쨌거나 그렇게나마 끼니를 때우고 나니 조금은 여유가 생긴다. 비상으로 준비한 벙거지까지
뒤집어 쓰는 등 중무장을 하고 대피소 문을 나선다. 식사시간 28분 소요. 


(주능 도착)


(대피소에서 본 비로봉)


(대피소)


(대피소)

16시 09분, 비로봉.
바람에 떠밀리면서 9분 후 커다란 정상석이 반기는 비로봉에 도착한다. 조망은 사방으로 탁 트이면서
일망무제의 조망으로 펼쳐지는데 조망을 둘러 본다는 것은 언강생심... 미친 듯이 불어대는 칼바람
속에 몸이 휘청거려 맘대로 서 있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정상석이나마 한 커트 남기겠다고 장갑을 벗자마자 순식간에 손가락이 마비가 되니 더럭 겁이 나기도
한다. 영하 20도에 이 정도의 바람이니 체감온도는 영하 30도를 훌쩍 넘을 듯...
겨우 정상석 한 커트 거두고는 도망치듯 비로봉을 빠져 나간다. 


(비로봉)


(정상석)

16시 21분, 숲길.
국망봉 방향 데크길로 들어서자 바람 방향까지 맞바람으로 바뀌니 칼바람이 더욱 위세를 발휘한다.
선 채로 가면 뒤로 밀리고 몸을 거의 엎드린 자세를 취해야만이 겨우 한 걸음 옮길 수 있는 상태...
한 순간이라도 빨리 빠져나간다고 뛰어 보지만 마음만 조급할 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역부족이다.
데크의 고무판까지 들썩거리면서 날릴 정도이니 할 말을 잃는다.
국망봉길이 갈리는 3거리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기까지 불과 10 정도의 거리이지만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비로서 숲길로 들어서니 칼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잔잔해져 그제서야 안도를 하고 마미된
손가락을 비벼댄다. 마치 지옥에서 탈출한 기분... 캐이님은 데크에 걸린 스틱 끝자락이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되었지만 금방 거리임에도 되찾을 엄두를 못 낸 채 포기를 하겠다고 한다.


(숲길이 시작되면서 겨우 한숨을 돌린다)

16시 48분, 능선/주등로 갈림.
날씨는 여전히 차가워도 바람이 없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천당과 지옥 차이... 거기에 오름길 하나
없는 일반등산로로 이어지므로 여유를 되찾은 느낌이다.
다만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빙판을 이룬 점이 다소 부담이 되는데 그래도 얼음 아닌
눈 덮인 곳을 골라 진행하면 별 무리는 없다.
25분 진행하면 일반등산로는 원래 계획된 능선을 벗어나 우측 계곡쪽으로 내려선다. 당연한 듯
일반등산로를 택한다. 거리상으로 보아 18시 20분 버스도 충분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듯...
마비되었던 손가락도 비로서 정상으로 되돌아 온 것 같으니 마음이 놓인다. 


(하산길)


(능선/주등로 갈림지점)


(우측 계곡쪽으로 일반등로가 내려선다)

18시 04분, 어의곡.
곧 '어의곡 3.0km, 비로봉 2.1km' 이정표가 나오고... 다소 부담스런 계단길을 20여분 내려서면 비로서
계곡길이 시작된다.
다시 '어의곡탐방지원센터 1.8km, 비로봉 3.2km' 이정표가 나오면서 다소 지겨운 계곡길을 40분
진행하니 초소 형태의 '어의곡탐방지원센터' 가 나오는데 직원들이 모두 퇴근했는지 아니면 겨울에는
상주를 안 하는지 불꺼진 채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수레길로 변한 산길을 6~7분 더 내려서면 비로서 어의곡마을... 버스 종점은 도로 좌측으로 1~2분만
내려서면 된다.
18시 20분에 출발하는 마지막 버스가 벌써 들어와 대기하면서 종일 맹추위에 맞장 뜬 산객들을
맞이한다. 


(이정표)


(부담스런 계단길)


(계곡길이 시작되고)


(다시 이정표)


(어의곡탐방지원센터)


(어의곡)


(버스 종점)

그 후.
여전히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이지만 소백산 칼바람을 진하게 경험한 탓인지 훈훈함마저 느낀다.
고수재에서 버스를 내려 차량을 회수하고는 단양시내로 이동, 지난 번 슬금산능선 산행시와 동일한
삼선짬뽕으로써 간단하게 뒤풀이를 마친다. 특히 날 추울 때는 제격인 듯 싶다.
귀경시는 역시 강추위 때문인지 차량이 거의 없었고... 출발할 때보다 오히려 한산한 느낌이 드는
가운데 단양 출발 3시간만인 22시 35분, 비교적 이른 시각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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