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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지리산

[지리산 오공능선]와운-영원령-삼각고지-벽소령-오공산-도촌

by 높은산 2008. 11. 19.

[지리산 오공능선]
와운마을-천년송능선-영원령(1289.5)-중북부능선-별바위등(1400)-삼각고지(1480)-주능선
-형제봉(1453)-벽소령-구벽소령-오공능선-1257봉-오공산(918)-도촌마을


[도상거리]
약 16km  

[지 도]
1/50,000 지형도 운봉

[산행일자] 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날 씨] 오전 흐림, 오후 맑음

[산행코스]
와운마을(06:40)-천년송(06:47)-조망바위(07:42~57)-폐헬기장(07:58)-조망바위(08:11~28)
-중북부능선3거리(08:33)-영원령(08:35~45)-3거리복귀(08:47)-안부3거리(08:56)-1166봉(08:57)
-안부십자/영원재(09:02)-밧줄(09:15)-1261봉(09:30)-능선분기봉(09:39~55)-안부십자(10:21)
-1396봉/조망바위(10:27)-별바위봉(10:35~57)-안부/도솔암3거리(11:01)-음정주등산로(11:24)
-주능선(11:46)-삼각고지(11:51~57)-형제봉전안부/식사(12:10~46)-형제봉(12:58~13:03)
-형제바위(13:07)-벽소령(13:43)-구벽소령(14:07~16)-오공능선초입(14:21)-강우측정기(14:38)
-조망바위(14:55~15:00)-1227봉(15:06)-(우)-폐묘봉(15:18~28)-조망바위(15:33)-비박굴(15:43)
-칼날바위(15:52)-조망바위(15:57~16:02)-조망바위(16:15)-1079봉/능선분기점(16:33)-(우)
-폐묘봉(16:48~54)-지네바위/조망봉(16:56)-청송심씨묘(17:05)-오공산/전주이씨묘군(17:12)
-능선분기/폐묘(17:26)-(좌)-큰바위(17:37)-산길초입/지리산교회(18:05)-도촌마을(18:08)


[산행시간] 11시간 28분(휴식 외:2시간 39분, 실 산행시간:8시간 49분)

[참여인원] 7인(벽산, 먼산, 가난한영혼, 부리부리, 하늘재, 이사벨라, 높은산)

[교 통] 15인 승합차

<갈 때>
송내(22:45)-양재(23:45~24:00)-(경부+대전통영+88)-지리산IC-인월-반선-와운교(04:40~06:30)
-와운마을(06:39)

<올 때>
도촌마을(18:30)-백무동(18:40~20:00)-마천-휴천-생초-생초IC-(대전통영+경부)-양재(23:50~24:15)
-송내(01:00)


[산 행 기]
지리 주능선 삼각고지에서 별바위등(1400)-영원령(1289.5)-삼정산(1226)-실상사까지 도상거리
약 11km의 능선을 흔히 중북부능선으로, 구벽소령-오공산-송알마을까지 도상거리 6km 정도되는
능선을 오공능선 또는 곰달로능선으로 부르고 있다.
한편 와운마을 천년송에서 중부부능선상 영원령(고개가 아니라 봉우리임)까지를 천년송능선으로
부르고 있다.
모처럼 찾는 지리산... 천년송능선-중북부능선-주능선-오공능선 순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코스를
잡는다. 도상거리 16km 정도되는 산행이다.


(오공능선에서 보는 천왕봉)


(중북부능선과 명선봉)


(형제봉에서 보는 천왕봉)

04시 40분, 와운교.
덜컹대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승합차는 반선을 지나 와운마을로 이어지는 뱀사골 사면 도로를
달리고 있다.
낮이라면 관리소 통과가 쉽지 않은 곳인데... 아마도 통과를 못했으면 반선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하므로 1시간여 산행 시간이 늘어났을 것이다.
어쨌거나 뱀사골과 와운골이 갈리는 와운교에 무사히 도착을 하고는 마침 화장실 앞 공터가 있으니
차를 주차시킨 뒤 날 밝을 때까지 잠깐 더 눈을 붙이기로 한다.


(와운교)

06시 39분, 와운마을.
1시간 정도 눈을 붙인 뒤 아침식사까지 하다 보니 어느 사이 날이 훤히 밝았다.
와운교부터 산행을 시작해도 되겠지만 와운마을까지 아직도 1km 정도 도로를 따라야 하므로 차로
이동하기로 한다.
10분 남짓 더 달리니 와운마을... 도로가 뚫린 탓인지 초입으로 통나무산장이라고 펜션같은 건물이
들어서 있는 등 예전에 보았던 오지마을 분위기가 아니다.
처음 와운마을을 찾을 때만 해도 이곳까지 도로가 들어서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 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 해야겠다.
'천년송입구 200m' 푯말이 있는 나무계단길로 오름으로써 산행을 시작한다.



(와운마을)

(천년송입구)


(와운마을)

06시 47분, 천년송.
천년송 오름길에서 와운마을을 내려다 보니 감나무와 시골집이 몇 보이는 등 일부나마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7분 후 천년송 앞에 도착한다. 천연기념물(제 424호)로 지정될만큼 아주 우람하고 근사하게 생긴
소나무이다.
할머니소나무로도 불린다고 하며 근처에 할아버지소나무도 있다는 안내판 내용... 그리고 보니
약간 위로 소나무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바로 할아버지소나무인 모양이다. 그러나 천년송에 비해
다소 왜소한 편이다.

 

(천년송 할머니소나무)

 

(할아버지소나무)

 


(뒤돌아 본 천년송) 


07시 42분, 조망바위 1.
천년송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영원령까지 장장 600m 가까이 되는 고도를 극복해야
하는 급오름길... 비지정등로인 관계로 산길도 다소 희미한 편이다.
그러나 산길이 유난히 푹신하고 감촉까지 좋아서인지 급오름 치고는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빨간 단풍나무는 한 그루도 보이지 않지만 노랗게 변한 굴참나무숲이 나름대로의 추색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1시간 남짓 고도를 극복하니 영원령도 얼마 남지 않은 듯... 마침 시야가 확 트이는 조망바위를
한 곳 대하고는 바위 위로 올라 조망도 음미하면서 입산주 한 잔씩 나눈다.
엉덩이 형상의 반야봉이 바로 지척... 언제 보아도 정겨운 풍경이다. 명선봉 역시 가깝게 보이고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주능까지 시야에 들어오는데 아직은 날씨가 잔뜩 흐리고 박무까지 다소
낀 상태라 기대만큼 조망은 되지 않고 있다. 15분 휴식.  

 


(첫번째 조망바위)

 


(반야봉)

 

 

(명선봉)


08시 11분, 조망바위 2.
잠깐 더 오르면 폐헬기장이 하나 나타나고 폐헬기장을 잠시 숲길을 빠져나가니 이전 조망바위보다
훨씬 더 멋진 조망이 펼쳐질 듯한 거대한 바위지대가 바로 앞으로 버티고 있다.
우회길이 있지만 그대로 날등으로 진행... 잡고 딛을 만한 곳이 적당히 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
14분 후 아름다리 가지를 튼 소나무 한 그루가 암반을 차지한 가운데 반야봉 방향으로는 수십 길
절벽을 이루고 있는 조망바위에 도착한다.
다른 곳은 몰라도 반야봉쪽으로는 그야말로 천혜의 조망대라 할 만큼 천년송능선에서 가장 백미를
이루는 곳이다. 반야봉 정상은 어느 사이 구름을 얹고 있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묘향대까지도
가늠이 되었을 것이다. 가야 할 별바위봉과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 역시 시원한 풍경이다.
한편 석문까지 마련되어 있어 비박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 나중에 기회가 되면 비박도 한번
해 보자는 말을 하면서 느긋한 휴식을 즐긴다. 17분 휴식.


(폐헬기장)

 


(두번째 조망바위)

 


(조망바위의 소나무)


(조망바위의 통천문)


(반야봉)

 

 
(천왕봉)

 


(별바위등과 중북부능선)

  

 
(와운골)


08시 35분, 영원령.
조망바위에서 5분만 더 진행하면 비로서 중북부능선상이다. 여기서 영원령은 삼정산 방향으로
살짝 벗어나 있는데 불과 2분 거리이므로 당연히 다녀와야 할 것이다.
봉우리임에도 고개이름으로 되어 있는 영원령... 넓은 공터 한 켠으로 삼각점(운봉306,1981재설)이
반기는 가운데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조망이 아주 뛰어난 곳이다.
이제까지는 반야봉쪽을 주로 조망했던 것에 반해 천왕봉쪽도 모두 시야에 들어오니 지리산 주능선
전체를 한 눈으로 음미할 수 있는 곳이 되기도 한다.
하산 코스로 잡은 오공능선도 건너편으로 가늠이 되고... 그 외 삼정산을 비롯한 마천면 뒤편
삼봉산 능선까지도 막힘이 없다.
단지 아직은 날씨 때문에 그저 뿌연 조망뿐이라는 것이 아쉬움이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이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어 주능선쯤 도착하면 날씨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10분 휴식.


(영원령 정상)

 


(영원령의 삼각점)

 


(삼정산)

 


(별바위등)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천왕봉)

 

 

(하늘)


09시 02분, 안부십자/영원재.
중부부능선 하면 산죽이 연상될 정도로 대단한 산죽지대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 옛 기억인데
산죽지대 가지치기 작업도 해 놓은 등 의외로 산길이 잘 정리되어 있어 발걸음이 아주 편안하다.
11분 후 좌측 영원사쪽으로 뚜렷한 하산길 하나가 갈라진다.
이어 살짝 오르는 봉우리가 1166봉인 듯 보여지고... 5분 후 좌측 영원사와 우측 와운마을 사이
안부에 도착하니 양쪽으로 다시 한번 뚜렷한 산길이 가로지르면서 십자로를 이루고 있다.
딴은 이곳이 실질적인 영원령(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뒤돌아 본 영원령 조망바위)

 


(영원재 안부십자) 


09시 39분, 능선분기봉.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1261봉까지 150정도 고도를 올려야 할 듯... 그러나 그리 급오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바위지대가 시작되면서 굳이 밧줄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느다란 밧줄지대도
두어번 통과한다.
28분 분 후 1261봉으로 보여지는 듯한 봉우리를 넘고... 9분 후 또다른 봉우리를 오른 뒤 벌써
1335봉에 도착했나 생각했는데 좌측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지점이니 1335봉은 아직 아닌 것 같다.
아마도 1261봉과 1335봉 중간 위치쯤 될 듯...
마침 선두 일행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반주잔을 돌리고 있으니 덩달아 배낭을 내리고 분위기에
합세한다. 16분 휴식.

(밧줄도 보이고)

 


(뒤돌아 본 영원령) 


10시 27분, 1396봉.
다시 출발... 이제부터는 그리 큰 오름은 없는 것 같으니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1335봉은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치고 26분 진행하니 양쪽으로 하산길이 뚜렷한 안부십자로이다.
도솔암과 와운골 방향 하산길일 듯... 나중에 산행 계획할 때 참조하리라.
이어 6분 더 진행하면 지리주능선이 조망되는 조망바위를 한 곳 대하는데 별바위등은 아직 아닌
것 같고... 1396봉쯤 되어 보인다.  

 


(호젓한 산죽길)

 

(1396봉)

 

 
(1396봉에서 보는 천왕봉)


10시 35분, 별바위등.
8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중북부능선상 최고봉인 별바위등이다.
처음에는 소나무도 있고 조망이 아주 좋은 바위지대를 이룬다는 정보와는 달리 별다른 특징이
없기에 별바위등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봉우리 정점을 막 지난 곳에서 등로 좌측으로
소나무가 한 그루가 서 있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고... 바위 위로 올라서니 넓은 반석을 이룬
가운데 천왕봉-음정 방향으로 시야가 막힘 없이 펼쳐지고 있어 비로서 별바위등임을 알게 된다.
지리주능, 창암산, 삼봉산, 삼정산을 너무 멋지게 음미할 수 있는 곳... 중북부능선상 가장
백미지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산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지형이어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22분 휴식.


(별바위등)

 

(별바위등)

 

(별바위등에서 보는 삼정산)

 


(음정마을돠 창암산)

  

(형제봉)

 


(천왕봉)

 
11시 24분, 음정 주등산로.
4분 내려서면 도솔암쪽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있는 3거리... 영원령을 우회한 채 도솔암-영원사
-상무주암으로 이어지는 7암자 순례길이 되는 곳이다.
이어 23분 더 진행하면 음정에서 올라오는 주등산로를 만나 비로서 비지정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산길도 확연하게 구분될 만큼 뚜렷해진다.


(다시 천왕봉)
  

 

(음정 주등산로 3거리)

11시 51분, 삼각고지.
그래도 메인등산로 치고는 매우 한적한 편... 대부분 주능선 탈출로로만 이용되는 탓이리라.
간간히 긴급구조  표시목만 보일 뿐 오늘은 지나치는 등산객이 한 팀도 없다.
22분 후 가히 고속도로라 할 만큼 대로의 산길이 뻥 뚫려 있는 주능선에 도착한다. 처음 주능을
찾을 때만 해도 주능길 전체가 이제껏 진행한 비지정로 수준의 산길이었는데... 그나마 설악
주등산로처럼 아직은 돌계단이 아니니 다행이라 해야겠다.
오늘은 주능선길도 의외라 할 만큼 한산한 편이다. 어쩌다 한두 팀 마주칠 정도...
5분 후 삼각고지에 올라 잠시 다리쉼을 한다. 아직도 날씨가 완전 걷히지 않았는지 펼쳐지는
남부능선과 불무장등 능선이 흐릿하게 조망될 뿐이다. 6분 휴식.  

 

(주능 가는 길)

 

(주능 3거리)

 


(주능길)

 


(삼각고지)

 

 
(삼각고지에서 본 황장산 능선)


12시 10분, 형제봉 전 안부.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기에 마땅한 장소가 나오면 식사를 하자는 의견...
10여분 후 형제봉 전 안부에 도착하니 마침 바람을 피해주는 공터가 나타나면서 남부능선까지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어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식사시간 36분 소요.


(형제봉)

 


(남부능선) 


12시 58분, 형제봉.
12분 후 형제봉을 오른다. 그 사이 날씨가 활짝 걷힌 가운데 천왕봉-영신봉-덕평봉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가야할 오공능선은 물론 우측으로 남부능선까지 한 눈에 펼져지는 풍경... 주능선 상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멋진 조망대이다.
잠시 후 대하는 형제바위를 배경으로 삼으면 천왕봉이 더욱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정표에는
형제바위를 형제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5분 휴식. 
  


(형제봉에서 보는 천왕봉)

 

(남부능선) 

  


(형제바위와 덕평봉)

 

(벽소령을 당겨 봄)

 

(형제바위)

 


(형제바위) 


13시 43분, 벽소령.
벽소령이 빤히 내려다보여 기분에는 금방 벽소령에 이를 것 같지만 아무래도 거리가 있기에 걸릴
시간은 다 걸리는 것 같다.
40분이 지난 뒤에야 비로서 벽소령에 도착한다. 산장이 생긴 이래 처음 찾는 것 같으니 실로 얼마
만에 찾는 것인지? 그래도 오늘은 인파가 한산해서인지 산장과 반듯하게 정리된 주변 등산로
외에는 옛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느낌이다.



(벽소령 내림길)

  

(기암)

 

(벽소령)

  

(벽소령산장)

 

(벽소령산장)


14시 07분, 구벽소령.
편안한 작전도로를 따른다. 아니 그냥 오솔길 수준... 처음부터 끝까지 날등 우측으로 이어지면서
남부능선이 시종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24분 후 작전도로가 끝나는 구벽소령에 도착한다. 넓은 공터를 이루면서 구조대번호 '01-31'번과
'←세석대피소 5.2km, →벽소령대피소 1.1km'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작전도로는 음정쪽으로 이어지지만 비지정으로써 초입을 막아 놓은 상태... 그저 잡풀만
무성하게 자라있을 뿐이다. 9분 휴식. 
 


(작전도로)

 


(남부능선 조망)

 


(구벽소령)

 

(구벽소령)


14시 21분, 오공능선 초입.
6~7분 더 진행하면 오공능선 초입이다. 덕평봉 오름길이 시작되기 직전 좌측으로 사면형태를 이룬
능선쪽으로 희미하게나마 산길이 보인다. 잔잔한 산죽숲으로 이어지고 있다.
잠시 후 '곰 출현주의'라는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고... 글쎄다. 곰을 방생한 곳일까?
지리에서는 사람보다 곰이 우선이라는데 현수막을 보니 갑자기 곰 한번 구경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수막) 

(오공능선 초입 산길)


14시 38분, 강우측정기.
초입만 해도 잔잔한 산죽이었으나 얼마간 내려서니 허리까지 차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어깨를 넘고 있다. 이따금씩은 아예 키를 넘기기 일수, 황금능선이나 낙남정맥능선 뺨 치는
수준이라 해야겠다.
그래도 발 밑으로는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니 진행이 별로 어렵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비가 올 때나 눈이 쌓였을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22분 후 사진 속에서 보았던 강우측정기가 나온다. 어느 정도 조망이 터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변으로 산죽만 수북하게 덮고 있을 뿐 나무에 가려 시야는 전혀 트이지 않는다.  

 

(1227봉이 보임)

 


(시종 산죽숲으로)

 

 
(강우측정기)


14시 55분, 조망바위.
허리까지 차는 산죽지대는 강우측정기를 뒤로 하고부터 다소 소강상태이다. 대신 평범한 굴참나무
숲... 간간히 바위지대도 나타나지만 모두 우회를 하게끔 되어 있다.
그러다가 1227봉 직전에 이르렀을 즈음 우측으로 등로를 살짝 벗어난 곳으로 조망이 트일 듯한
바위 하나가 나타나니 혹시나 하면서 배낭을 내려 놓고 잠시 올라서 본다.
그 결과 올라서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펼쳐지는 천왕봉 조망이 너무 좋다.
중봉-천왕봉-영신봉까지 그야말로 한 점 막힘 없이 아주 깨끗하게 조망이 되는 탓이다. 천왕봉을
줌으로 당기니 마치 정상석이 보일 정도... 모처럼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보면서 멋진 조망을
만끽한다. 5분 휴식.

 


(1227봉 직전 조망바위)

 


(지나온 능선)

 


(덕평봉)


(천왕봉)

 

(동부능선) 

 

(당겨 본 천왕봉) 


15시 06분, 1227봉.
거기에 비해 5분 후 도착한 1227봉은 잡목 속에 오공바위로 명명된 바위 하나만 덜렁 보일 뿐
조망도 없을 뿐더러 쉴만한 공간조차 없다.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는데 다음에 적당한 장소가 나오면 쉬기로 하고 그대로 지나친다.
한편 1227봉에서는 능선이 분기하면서 산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좌측은 음정마을 하산길이고
오공능선은 우측이다. 양쪽으로 다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1227봉 오공바위)


15시 18분, 폐묘봉.
12분 후 약 1200고지쯤 되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무덤 1기가 자리한 가운데 넓직한 공터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주변 정리는 잘 되어 있으나 멧돼지가 파헤쳤는지 봉분이 흔적만 남아
있는 폐묘 수준이다. 10분 휴식.

(폐묘봉) 


15시 33분, 조망바위.
오공능선하면 산죽지대-바위지대-무덤지대-급경사내리막 순으로 이어진다고 했는데 이제 본격적인
바위지대가 시작되는지 곳곳이 바위들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희미한 산길은 대부분 바위지대를
이리저리 휘돌면서 이어지고 있다.
와중에 이따금씩 시야가 트이는 조망바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오공능선의 매력이라 할까?
15분 후 그 첫 번째 조망바위... 천왕봉을 중심으로 동부능선과 영신봉까지의 주능선이 한 눈으로
펼쳐지는 등 조망이 너무 좋다.
한신계곡이 골골이 내려다 보이고... 칠선계곡 건너로는 동부능선상 함양독바위와 천상바위까지
뚜렷하게 가늠이 된다. 가야할 능선과 창암산, 그 뒤 삼봉산-법화산도 시원하게 조망이 되고...

(가야할 능선과 삼봉산-법화산)

 

(동부능선-천왕봉) 

 


(세석)

 


(함양독바위-천상바위)

 

(창암산-법화산) 


15시 43분, 비박굴.
10분 후에는 비박하기 안성맞춤인 통천문 바위까지 하나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오공능선상 백미라 할 수 있는 칼날바위는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혹시
우회를 하면서 그냥 지나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면 곧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박굴)

 

(주변의 암릉) 


15시 52분, 칼날바위.
혹시 저 바위가 칼날바위가 아닌지 두리번거리며 8~9분 진행하니 그제서야 칼날바위가 나온다.
양쪽으로 10여m 절벽을 이룬 채 칼날처럼 생긴 릿지를 10여m 정도 진행해야 하는 곳... 양쪽으로
수직 절벽을 이루고 있어 오금이 저리지만 한편으로는 짜릿한 맛이 있다.
처음에는 그대로 걸어서 통과할만 해 보였지만 몇 걸음 옮기고 나니 자신도 모르게 기마자세로
바뀌면서 한 스텝식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눈이라도 쌓여 있을 경우라면 장난이 아닐 듯...
물론 우회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 경우 빽빽한 산죽 사이로 길을 만들면서 사면을 한참 휘돌아야
할 것이다.
무사히 통과를 한 뒤 주변 조망을 둘러보니 이제까지는 줄곳 천왕봉쪽으로만 시야가 트였던 것에
반해 모처럼 오전에 진행한 중북부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칼날바위)

 

(칼날바위에서 본 영원령-삼정산) 


15시 57분, 조망바위.
잠깐 더 진행하면 산길은 얼마간 우회길 없이 암릉 릿지로 이어지는데 다시 한번 천왕봉을
중심으로 한 주능선과 동부능선이 막힘없이 펼쳐지니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조망을 음미한다.
내려다 보이는 능선마다 골골마다 모두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는 곳들이다. 5분 휴식.

(천왕봉과 한신계곡)

 

(초암능-두류능선) 


16시 15분, 조망바위.
10여분 후 다시 한번 조망바위... 천왕봉쪽 외 지나온 능선들이 한 눈에 펼쳐지는데 보기에는
바위들이 전혀 없을 것처럼 순한 육산 형태이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마냥 쉬었다 갈텐데 너무 여유를 부린 탓에 일몰 전 하산이 빠듯하다.
눈요기로 한 바퀴 휘돌아 보고는 발걸음을 서두른다.


(단풍)

 

(지나온 능선과 덕평봉)

 

(천왕봉에서 세석까지)

 
16시 33분, 1079봉.
이후로도 시종 바위지대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이리저리 희미한 족적을 찾아 나서야 한다.
따라서 생각보다는 진행이 아주 더딘 편...
18분 후 능선이 갈라지면서 산길이 우측 급내림으로 꺾여 내려서고 있으니 이제서야 1079봉을
지나는 모양이다. 특별하게 봉우리 형태를 이루는 곳이 없어 현위치 파악이 다소 애매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시종 바위를 우회함) 


16시 56분, 지네바위/조망봉.
한 차례 급내림을 내려서면 산길은 다시 사면형태로써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직진으로도 희미한
족적이 보이는데 아마도 백무동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일 것이다.
어쨌거나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곧 펑퍼짐한 안부가 나타나고 살짝 오르면 아까 1200대 고지에서
본 묘와 같이 봉분 흔적이 살짝 남은 폐묘가 하나 나타나면서 선두가 휴식 중이다.
덩달아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불과 1분 더 진행하니 넓은 공터에 묘 1기가 자리한 가운데 시야가 확
트이면서 가야할 능선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나 이곳에서 휴식을 하는 것인데 하고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시간이 빠듯해 다시 휴식을 취할 수도 없고...
한켠으로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바... 일명 지네바위라고 하는 바위가 있는데 지네 모양의
바위는 아니고 바위에 지네가 기어오른 형상이 남아있어 지네바위로 부른다고 한다.
아울러 오공산의 지네 오(蜈)자, 지네 공(蚣)자 모두 이곳 지네바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네바위봉)

 

(지네바위)

 

(지네바위)

 


(뒤돌아 본 지네바위)


17시 12분, 오공산.
이제 바위지대는 완전히 끝난 듯 유순한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무덤지대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9분 후 모처럼 묘비가 있는 청송심씨묘를 지난다.
이어 7분 더 진행하면 전주이씨묘 등 무덤 몇 기가 자리잡고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처음에는
지네바위가 있는 곳을 오공산으로 생각했으나 나중에 선답자 후기를 보니 모두 이곳을 오공산으로
표기했다. 산길이 한결 좋아진 탓에 30~40분 후면 산행을 마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측 뚜렷한 길로 내려선다.

(오공산)

 


(오공산)

 

(오공산) 


17시 26분, 능선분기/폐묘.
그러나 아직도 간간히 바위지대가 도사리고 있고 산길이 뚜렷해졌다 희미해졌다를 반복하고 있어
생각만큼 편안한 산길은 아니다. 두어 차례 더 만나는 묘 주변만 그런대로 뚜렷한 편....
14분 후 봉분은 거의 무너져내려 폐묘 수준인 반면 자리는 아주 넓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묘가
나타나면서 능선이 갈리는데 지도상 668.7봉쯤 될 듯 싶어 삼각점을 찾아보지만 삼각점은 없다.
여기서 좌측 초입으로 산길이 보여 들어서니 바로 급사면으로 떨어지면서 산길이 이내 희미해진다.
다시 올라와 우측능선쪽을 살펴 본 결과 우측은 아예 산길이 없는 형태... 결국은 희미하게나마
산길이 이어지는 좌측을 택하기로 한다.


(능선분기점 폐묘)

17시 37분, 큰바위.
급사면을 한 굽이 내려서니 다시 족적이 보이면서 표지기도 한 차례 보인다. 제대로 길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족적은 다시 능선 아닌 우측 골짜기 방향 급사면의 잡석지대로 이어지고... 한바탕 잡석을
굴리면서 급사면을 내려서니 좌측 옆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있다.
바위때문에 잡석지대쪽으로 족적이 이어진 모양이다.


(큰바위)

18시 08분, 도촌마을.
이후 얼마간은 그럭저럭 산길이 뚜렷하한 편이다. 시종 쭉쭉 뻗은 낙엽송 숲길로 이어져 제법
운치도 있는데 다만 능선이 아닌 물이 흐르는 것은 아니지만 골짜기 형태를 따라 나 있으므로
과연 끝까지 도촌마을로 이어지는 산길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어쨌거나 어디로 하산을 하던지 뚜렷한 산길을 따르기로 한다.
그렇게 얼마간 내려서면 계곡 형태로 계속 내려설 듯한 산길은 슬며시 우측으로 방향을 틀더니
사면으로 붙어 우측의 한 능선으로 올라서게 되고...
그제서야 도촌마을로 이어지는 산길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즉 668.7봉 좌측 사면으로
이제까지 산길이 이어졌던 것이다. 송림숲길로 변하면서 한 굽이 더 내려서면 과수원이 나오면서
저 아래로 도촌 마을 지리산교회 불빛이 보인다.
큰바위를 뒤로 한지 28분 후 비로서 시멘트길이 시작되는 지리산교회에 도착하고... 2~3분
시멘트 길을 따르면 대기하던 승합차가 반기는 도촌마을이다.
생각보다 하산길이 꽤나 길었다는 푸념 속에 간단히 몸단장을 하고는 백무동으로 이동, 전에 몇
차례 들었던 식당에서 모처럼 닭백숙으로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낙엽송 숲길)

 


(도촌마을 감나무)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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