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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ⅱ]/팔공기맥

[팔공기맥 3구간]수기령-방가산-화산-감자골-갑령재

by 높은산 2006. 11. 3.

[팔공기맥 3구간]
수기령(908지반도)-방가산(755.8)-살구재-645.9-785.1-화산(828.1)-감자골-722.9-갑령-469.1
-갑령재(28번국도/908지방도3거리)


[도상거리] 약 22.0km

[지 도] 1/50,000 화북

[산행일자] 2006년 7월 9일 일요일

[날 씨]

[산행코스]
수기령(05:30)-묘/4거리(05:45)-능선3거리(05:49)-(좌)-582봉(05:50)-747봉/봉림산분기(06:21~35)
-쌍묘(07:07)-701봉/잡목(07:20)-안부(07:29)-683봉(07:33)-사면갈림(07:51)-742봉/돌탑(07:58)
-바위(08:04)-방가산(08:16~25)-폐헬기장(08:36)-묘(08:43)-쌍묘(08:46)-쌍묘(09:07)-바위(09:22)
-603봉(09:24~42)-690봉/석축(09:55)-봉(10:04)-676봉(10:12)-(좌)-꺾임(10:33)-(좌)
-움막터(10:40)-3거리(10:43)-(좌)-살구재(10:55~11:05)-임도(11:16)-645.9(11:34~39)
-임도(11:50)-화산유격대(12:09)-(좌)-조림기념비(12:14)-임도(12:28)-야전텐트(12:43~13:23)
-야외교육장(13:35)-(좌)-화산메인길(13:50)-화산(13:53~14:02)-밭(14:12)-803봉/돌무더기(14:29)
-임도(14:38)-밭/민가안부(14:43)-임도/밭(14:50)-고냉지밭봉(14:55)-감자골/화산분교(15:05~18)
-임도(15:28)-722.9봉사면(15:34~40)-722.9봉(15:45)-급내림길(15:53)-갑령(16:17~23)-능선(16:33)
-갑령재3거리(16:38)-469.1봉(16:40)-갑령재3거리(16:43)-갑령재(17:05)

[산행시간] 11시간 35분(휴식및 식사:2시간 10분, 실 산행시간:9시간 25분)

[참여인원] 8인(먼산, 캐이, 킬문, 상록수, 이사벨라, 벽산, 신광훈, 높은산)

[교 통] 15인승 승합차

<갈 때>
상동(22:40)-서초구청(23:35)-동군포(24:05~10)-대전TG(01:35)-칠곡휴게소(02:45~03:00)
-도동분기점-와촌휴게소(03:30~04:35)-북영천IC-수기령(05:13)

<올 때>
갑령재(19:05)-와촌IC-칠곡휴게소(20:00~20:05)-대전TG(21:15)-양재IC-서초구청(22:55~23:05)
-상동(23:50)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산 행 기]
팔공기맥 세 번째 발걸음... 이번구간은 보현산과 팔공산을 이어주는 구간으로 700~800m급의
산들로 이어지지만 영천과 군위 등 경북 내륙지방 최대의 오지에 속하는 곳인데다가 시종 원시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강원오지 심산을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지나온 보현산과 가야할 팔공산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는 멋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온종일 빗속에 진행한 관계로 조망은 그저 상상만으로 하게 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화산 충성문)

구간의 전반전에 속하는 방가산과 살구재까지는 시종 울창한 숲길을 이루는 가운데 산길도 희미한
편이어서 능선분기점마다 독도에 매우 신경을 쓰면서 진행을 해야 한다.
후반전 3군사관학교 유격훈련장이 있는 화산일대와 고냉지을 이룬 있는 감자골 일대는 마루금 절반
정도가 임도로 이어지므로 산행시간을 다소 줄일 수 있지만 임도를 벗어나는 곳은 역시 산길이
있는 둥 마는 둥 희미하고 방향전환이 까다로워 독도가 매우 요구되는 곳이다.
아직 많은 팀들이 진행을 하지 않은 탓에 선답자의 표지기는 어쩌다가 하나씩 보이는 정도...


(하산길에서 보는 팔공산 줄기)

24시 10분, 동군포 출발.
일기예보상 비올 확율이 하루종일 90%이다. 태풍까지 올라온다고 하니 비를 피할 방법이 없을 듯,
단단히 우중산행 준비를 하고 우산까지 비상으로 더 챙겨 베낭에 넣는다.
그래도 동군포를 출발할 때는 아직 비올 분위기가 아니어서 내심 일기예보가 빗나갔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송경환님이 사정상 참여를 못하고 대신 이번구간부터 착실히 합류를 하겠다는 신광훈님이 참여...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8인의 출발이다.

03시 30분, 와촌휴게소.
동군포 출발 3시간 20분 후 대구포항 고속도로상의 와촌 휴게소이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으나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분위기이다. 아니 이미 한 바탕 쏟아졌는지 땅이 축축하다.
기사님은 내려오면서 비 쏟아지는 곳도 있고, 그친 곳도 있고... 각 지역마다 날씨변화가 꽤나
심했다고 한다.
원래는 산행 중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였으나 혹시라도 비 맞으면서 할까 봐 조금 이른 시각이지만
이곳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일부는 매식으로...
갓바위 조망대라는 표식이 있으나 시야가 전혀 트이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05시 13분, 수기령.
북영천IC를 빠져나와 청송 방면 35번 국도를 따라 영천시 화남면 경유 화북면 상송리에 이른 뒤
35번 국도를 벗어나 좌측 908지방도를 잠깐 오르면 구간 들머리인 수기령이다.
와촌 휴게소에서 40분 남짓 지난 시각... 영천시 화북면과 군위면 고로면의 경계로 고로면을 상징
하는 커다란 표지석이 반긴다.
아직도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어차피 비 맞으면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래도 출발부터 비 맞는
것과 출발하고 난 뒤 비 맞는 것은 기분 상 많은 차이가 있다.


(수기령)

05시 30분, 수기령 출발 산행시작.
그러나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분위기이므로 미리 우중산행 복장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예 비옷으로 갈아 입고 베낭카바도 씌운다. 카메라도 비닐로 몇 겹 감싸고...
그렇게 또 한 구간 발걸음이 시작된다.

05시 50분, 582봉.
초입 뚜렷한 산길... 표지기를 보고 들어서니 이내 산길이 끊어진다. 다시 나와 우측으로 뚜렷하게
난 산길로 들어서니 그 길 또한 그대로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대신 날등으로는 희미한 족적만
보일 뿐이다.
적당히 희미한 족적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제법 급 오름이다. 그래도 얼마간 치고 오르니 어느
정도 뚜렷한 산길이 형성되어 있다.
15분 후 오래된 묘 하나가 있는 4거리에 도착한다. 묘지길인지 좌우 사면족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대로 희미한 산길을 헤치면서 4분쯤 더 오르니 비로서 급 오름이 끝나는 능선3거리... 우측에서
올라온 뚜렷한 산길을 만나 이제부터는 비교적 산길이 잘 나 있는 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역방향 진행시 수기령쪽 능선잡기가 매우 애매하다는 생각...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1분 더
진행하면 582봉이다.

06시 21분, 747봉/봉림산 분기.
582봉 이후로는 울창한 숲을 이룬 가운데 비교적 편안한 능선길이다. 단지 가스가 잔뜩 낀 상태...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아 다소의 아쉬움을 느낀다.
얼마쯤 진행했을까?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봉림산 분기봉인 747봉을 오르는 모양인데
가스 때문에 주변이 안 보여 얼마나 높게 올라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렇게 747봉을 오른다. 582봉에서 31분 소요... 입산주라도 한 잔씩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데
비로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14분 휴식.


(747봉)

07시 20분, 701봉.
와중에도 킬문님과 캐이님은 좌측으로 1km조금 넘게 떨어진 봉림산(688.4)을 다녀 오겠다며
그리로 떠나고... 나머지 일행들 우측으로 바짝 꺾인 내림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희미하지만 잡목이 전혀 없는 울창한 수림을 이룬 산세라 분위기 좋고 또한 발걸음이 아주
편안하다. 특히 급한 내림길을 한 차례 내려서면 굴곡이 거의 없이 펑퍼짐한 능선이라 마치 강원
오지 깊은 산중을 거닐고 있는 기분을 느낀다. 단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할 지점이 수시로 나타나므로
능선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특별한 지형지물은 없고... 32분 후 완만한 내림길에 있는 쌍묘를 통과한다. 은방울꽃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이어 13분 더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701봉, 방향은 좌측이다.


(호젓한 숲길)

07시 58분, 742봉.
비가 제법 내리고 있다. 당장 그칠 비도 아니다. 그러나 비 맞을 각오를 하고 출발을 한 탓인지
별로 부담이 없다. 설령 온종일 비가 온다 해도 중간중간 시야만 트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701봉을 지나 좌측 내림길로 들어서면 철쭉나무를 비롯한 잡목숲을 헤쳐야 하므로 다소 진행이
번거롭다. 다행히 9분 후 안부에 이르면 잡목지대가 없어지고... 좌측 용계리 목동마을, 우측
학암리 바위골마을 사이의 안부쯤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울창한 수림길로 변한 능선을 4분 오르면 펑퍼짐한 봉우리를 이루는 가운데 능선이 분기되는
683봉이다. 여기서는 좌측... 직진(약간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발달된 능선이라 그쪽으로
들어서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
이어 편안한 능선길을 18분 진행하면 742봉 직전인데 뚜렷한 산길은 742봉을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우측 사면길을 버리고 희미하게 나 있는 직진의 급 오름길로 진행해야 한다. 마루금은
742봉에서 좌측으로 방향이 꺾이는 탓... 사면길을 따른다면 742봉을 거치지 않고 용계리 방면의
지능선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어쨌거나 직진 급 오름길로 붙어 7분 남짓 오르면 742봉, 의외의 돌탑 하나가 정상을 차지한 채
반겨주고 있다.


(742봉)

08시 16분, 방가산.
742봉에서 좌로 방향을 바꾸면 6분 후 특이한 형상의 바위지대도 하나 만나게 되는데 날이 워낙
어두침침한 가운데 빗속에 촬영을 하려 하니 생각처럼 형상을 표현할 수가 없다.
이어 10여분 완만한 능선을 더 따른 뒤 잠깐 잡목지대를 헤쳐 오르면 빽빽한 잡목공터를 이룬
방가산 정상이다.
잡목 속에서 바닥면이 깨진 삼각점을 확인한다. 그래도 2등 삼각점(화북 23, 1998재설)이다. 그만큼
전망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인데 빗줄기만 쏟아지는 가운데 사방이 그저 허공이니 답답하다.
빗줄기를 피할 겸 숲속으로 들어서서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간식시간을 갖는다. 9분 휴식.


(바위지대)


(방가산)


(방가산 삼각점)

09시 07분, 바른골 안부.
방가산을 뒤로 하면 한동안 완만한 내림길로만 이어져 발걸음은 편안하지만 대신 방향 전환에는
한층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별한 지형지물은 없고... 간간히 묘만 보일 뿐이다.
11분 후 펑퍼짐한 안부... 헬기장 흔적이 있다. 계속해서 7분 후 묘 1기를 지난다. 3분 후 다시
쌍묘가 있는 넓은 공터를 대하는데 그러는 사이 626봉은 지난 모양이다. 정남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시종 내림길로 이어진다.
시종 쏟아지는 빗줄기로 지도까지 젖어버려 그냥 길게 방향만 확인하고 진행하다 보니 544봉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채 21분 후 쌍묘를 다시 한번 만난다. 지도상 바른골 안부쯤 되는 곳이다.


(쌍묘)

09시 24분, 603봉.
이어 603봉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오름길 중간쯤부터 시종 뚜렷하던 산길이 흐지부지 없어지면서
잡목이 가로막고 있다. 산길을 놓친 것일까? 그러나 방향이 맞으니 산길이 아예 없는 것이라
단정하고 진행하기 편안한 곳을 찾아 그대로 진행한다. 약간 좌측 사면쪽이 그래도 잡목의 방해가
덜 한 편이다.
그런 식으로 10여분을 오르니 좌측의 지능선을 만나면서 뚜렷한 산길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좀 의아한 것은 방향은 우측 오름길을 가리키고 있으나 좌측 지능선 내림길쪽으로 표지기 한장이
보이는 점... 표지기 무시하고 방향대로 우측 오름길로 오르니 얼마 후 표지기가 보여 좀 전의
표지기는 아마도 헤매면서 잘못 부착된 표지기가 아닐까 주측이 된다.
잠시 후 바위지대가 잠깐 이어지면서 2분 더 오르면 비로서 603봉 정상이다. 앞으로 좀 더 높은
690봉이 기다리고 있다지만 그저 허공 속이니 이곳이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잠시 쉼을 하는데 봉림산을 다녀온 두 분도 도착한다. 분기봉에서 봉림산까지 왕복 꼭 1시간이
걸렸는데 삼각점도 없이 잡목만 무성한 별 볼일 없는 산이라 고생만 하였다고...
어쨌든 1시간 차이인데도 그 새 따라 붙었으니 주력이 대단하신 분들이시다. 18분 휴식.


(숲길)

09시 55분, 690봉.
잠깐 내려섰다가 고도차 100m쯤 가파른 오름길을 극복하면 의미 모를 석축이 둘러쌓인 690봉이다.
603봉에서 13분 소요...

10시 12분, 676봉.
690봉부터 얼마간은 거의 굴곡없이 펑퍼짐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9분 후 밋밋한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8분 더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676봉이다. 기맥길른 좌측 내림길로 이어진다.

10시 55분, 살구재.
한 차례 떨어졌다가 잠시 오르면 완만한 봉우리 직전인데 산길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면길 무시하고 희미한 길을 잠시 오르니 주변이 펑퍼짐한 가운데 직진으로 다른 능선이 분기하고
있어 무심코 그 쪽으로 진행을 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잠시 내려서면 곧 봉우리를 오르기 전 사면길을 만나 산길이 다시 뚜렷해진다.
이어 살구재로 내려서려면 다시한번 좌측 급히 떨어지는 능선을 잡아야 하는데 얼마간 진행을 해도
그 초입은 보이지 않은 채 나침반 방향까지 일치를 하지 않고 시종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있어 혹시
기맥길을 놓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표지기를 하나 대하고 상록수님의 GPS경로도 일치를 한다기에 일단 그대로 진행을 한다.
그러면 얼마 후 움막터를 하나 대하고... 이어 3분 더 내려서니 갑자기 뚜렷한 산길이 형성된
3거리를 만나면서 좌측 사면쪽으로 바짝 꺾인 길로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즉 학성리 방향의 지능선을 약간 따른 후 우회길로써 살구재 내림길이 형성된 것이다.
여기서 직진의 뚜렷한 길은 학성리 방향이고... 좌측 사면길을 잠시 따르니 산길은 다시 날등으로
이어지면서 10여분 후 살구재에 도착한다. 시멘트헬기장이 있다는데 주변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못 찾았는지 없고... 그저 양쪽으로 희미한 소로만 보일 뿐이다. 비는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지만 간식과 함께 술 한잔 마시니 다소 몸이 훈훈해진다. 10분 휴식.


(살구재)

11시 16분, 임도.
살구재를 뒤로 하고 10여분 오르면 비로서 화산 3군사관학교 훈련장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면서
이제부터는 한동안 임도를 따르면 되므로 한결 마음이 느긋해진다.
우산을 쓰고 진행해도 전혀 지장이 없어 길... 비상으로 챙긴 우산을 펼치니 우선 사진 촬영시
비를 피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모처럼 사진을 몇 장 찍어 본다.


(임도)


(임도)

11시 34분, 645.9봉.
임도는 삼각점 표시봉인 645.9봉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게끔 되어 있는데 잠시 임도따라 진행하다가
645.9봉쪽으로 표지기 한 개 매달려 있는 가운데 뚜렷한 산길이 나타나니 먼 거리가 아닌 듯 하여
삼각점 확인 차 그 길로 들어선다.
그런데 초입만 산길이 뚜렷할 뿐... 오를수록 점점 길이 희미해지면서 나중에는 빽빽한 잡목지대를
이룬 숲까지 한 차례 헤치면서 올라야 하므로 시간이 생각보다 꽤 많이 소요된다.
결국 20분 가까이 진행한 끝에 645.9봉에 도착, 고생한 것에 비해 길가에 기둥만 들어난 초라한
삼각점만 보이니 공연히 올라왔다는 생각이 앞선다.
물론 날씨가 좋으면 어느 정도의 조망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그나마 좌측에서 올라온
아주 뚜렷한 산길이 날등따라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5분 휴식.


(645.9봉)


(645.9봉 삼각점)

11시 50분, 임도.
우산을 써도 지장이 없을 듯한 뚜렷한 산길을 11분 진행하니 다시 임도를 만난다. 이제부터는 임도
자체가 마루금이다. 잠깐 진행하니 안전운전이란 표지석이 보인다.


(다시 임도)


(안전운전 표지석)

12시 09분, 화산 유격장 충성문.
비는 전혀 그칠 기미없이 더욱 세차게 쏟아진다. 비에 젖은 모습들... 모두들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러한 가운데 임도는 끝없이 이어진다. 아마도 비오는 날씨가 아니었다면 전혀 햇살을 피할 곳이
없어 땀 꽤나 흘렸을 듯... 어쩌면 비 맞으면서 진행하는 것이 다행이인지도 모르겠다.
19분 후 충성로라는 커다란 표지석이 보이더니 이어 화산유격장으로 들어서는 충성문을 대한다.
'부하들은 강인한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화산유격대' 라고 커다란 현수막이 붙어 있는 출입문,
마치 성문 형상이다. 그러나 비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인지, 원래 없는 것인지 군인들의 모습이나
기타 시설물이 전혀 보이지 않고 적막감만 나돌 뿐이다.


(임도)


(충성로 표지석)


(충성문)

12시 14분, 조림기념비.
충성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임도를 버리고 좌측 산길로 들어선다. 군인들의 행군로인듯 산길이
반반하게 잘 나 있어 여전히 우산쓰고 진행한다.
그렇게 5분 오르니 조림기념비라 적힌 거창한 표지석이 나타난다. 무슨 연유에서 설치를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조림기념비)

12시 28분, 임도.
잠시 후 전면으로 삼각점 표기봉인 785.1봉(지도상에 485.1봉으로 잘 못 표기되어 있는 봉)으로
추측되는 봉우리가 보이지만 뚜렷한 산길은 그냥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어 그냥 사면길로
진행을 한다. 보이는 것도 없는데 애써 산길을 만들면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탓이다.
그렇게 785.1봉을 지나면 얼마간 억새초원지대를 따라 산길이 호젓하게 이어진다. 날씨만 좋으면
조망도 좋고 아주 운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는 좌측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야 한다. 충성문에서
19분 지난 시각이다.


(잠시 산길)


(초원지대)


(초원지대로 이어지는 산길)

12시 43분, 야전텐트.
이후 한동안은 임도 자체가 마루금이다. 만일 뙤약볕이라면 무척이나 지루할 듯한 임도... 그러나
이렇게 빗속에서는 임도가 그리 싫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15분쯤 진행하니 군인들이 훈련시 사용하고 있는 커다란 야전텐트 하나가 보여 문 걷어
젖히고 들어선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도 되어 비 피할 장소를 찾던 중 이러한 곳을 만나니 아주
다행이라 해야겠다.
일행들이 빙 둘러 앉아도 자리가 아주 넉넉하다. 느긋한 마음으로 도시락을 펼친다.
식사시간 40분 소요.


(야전텐트)

13시 35분, 야외 교육장.
어떻게 된 것이 비가 점점 더 쏟아지는 것 같으니 이왕지사 맞는 비 실컨 쏟아져 보리고 체념을
한다.
야전텐트를 뒤로하고도 줄곳 임도길이 마루금따라 이어진다. 아니 정확하게는 마루금 바로 옆으로
이어져 임도길 자체과 마루금이나 매한가지이다.
다시 한번 야전텐트를 만나고... 막사도 한번 지나친다. 모두 훈련시에만 사용하는 듯 비어 있으니
비 피할만한 곳은 몇 군데 더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12분 진행하면 임도 좌측으로 넓은 야외 교육장이 보이는데 지붕도 있고 간이의자가 마련
되어 있어 이곳에서 식사를 했으면 더 편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화산 임도)


(야전 교육장)

15시 53분, 화산.
여기서 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임도를 버리고 야외교육장 좌측을 통해 뒷 능선으로 붙게끔
되어 있다.
초입 표지기도 보이고 산길도 뚜렷하여 이내 화산이려니 생각했으나 얼마쯤 진행하자 다시 산길이
희미해지고 철망까지 한번 넘어서니 화산가는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렇게 15분 진행하면 갑자기 우측에서 뚜렷한 산길이 올라온다. 즉 주 등산로는 야외교육장에서
임도를 좀 더 진행한 지점에서 들어서게끔 되어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주등산로를 따라 3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화산 정상... 주변에서는 제법 알려진 산이라
거창한 정상석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삼각점(화북 315, 2004재설)과 삼각점 안내문만이 작은
공터를 차지한 가운데 '화산 821.1m' 라 적힌 조그마한 비닐 코팅지가 나무에 매달려있어 정상임을
알려준다.
팔공산이 훤히 보이는 등 조망이 제법 괜찮다고 했지만 오늘은 그저 사방이 허공 뿐.... 9분 휴식.


(화산)


(화산)


(화산 삼각점)


(삼각점 안내문)

14시 12분, 밭.
화산에서는 무심코 직진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 길은
혈암산 경유 신녕으로 하산하는 일반 등산로이고 마루금은 우측(북쪽)으로 방향을 꺾어 산길없는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길은 없지만 그래도 잡목의 방해가 덜 한 편이어서 진행에는 별다른 지장은 없다. 단지 방향
전환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나침반을 맞추고 날등을 가늠하면서 10분 남짓 진행하니 넓은 밭이 전개되면서 울타리를 넘고 밭
가장자리 농로로 내려선다. 밭은 꽤나 넓은 것 같지만 비안개에 가려 제대로 가늠을 할 수 없다.


(밭 옆의 농로)


(밭)

14시 29분, 803봉.
상추밭이 아닌가 싶다. 밭을 가로질러 우측 낮은 능선으로 붙으면 산길은 없고 커다란 웅덩이만
두 번 나타난다. 특이한 지형이다.
주변 산세가 분지형이라는 것은 인식했지만 능선에서 웅덩이까지 만나리라고는 전혀 상상을 하지
못 했다. 만일 야간산행으로 멋 모르고 진행하다가는 웅덩이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웅덩이를 지나치니 비로서 밭과 멀어지면서 우측의 완만한 오름길로 마루금이 이어진다.
803봉 오름길로써 이제는 호젓한 수림을 이룬 채 산길도 어느 정도 뚜렷한 편이다.
얼마쯤 진행하니 돌무더기가 있는 밋밋한 봉우리를 대하는데 아마도 이곳이 803봉이 될 것이다.
이후는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밭 우측의 낮은 능선)


(능선상의 웅덩이 1)


(웅덩이 2)


(803봉)

14시 43분, 밭/민가 안부.
제법 급 내림을 이루고 있다. 산길도 내려설수록 희미해지고 능선의 형태도 불분명하여 마찬가지로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지점이다.
그렇게 9분 내려서면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고...
마루금은 임도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보이는 밭으로 이어지지만 잡목이 많아 잡목기가 아니라면
모를까 바로 접근을 할 수 없다. 대신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잠깐 내려서니 자연스럽게 임도가
밭 위의 마루금으로 이어진다. 5분 남짓한 거리로 좌측 바로 아래 민가도 몇 채 자리잡고 있다.


(다시 임도)


(민가도 보임)


(밭을 가로질러)


(뒤돌아본 803봉)

14시 55분, 고냉지밭봉.
마루금은 밭을 가로질러 전면의 산으로 붙어야 한다. 다시 잡목을 헤치지 않을까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면서 잠깐 오르니 또다른 임도가 나타난다. 아울러 그 뒤로 다시 넓은
고냉지밭이 형성되어 있어 자못 이국적인 풍경이다. 날씨만 좋으면 주변은 물론 팔공산 줄기까지
한 눈으로 조망이 될텐데....
민가 안부를 뒤로 하고 12분 후 고냉지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오른다. 여전히 비는 쏟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저 아래로 고로초등학교 화산분교 건물을 비롯한 감자골 민가들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철탑시설물이 있는 722.9봉이 건너다 보여 마루금의 흐름을 눈여겨 본다.


(고냉지밭봉)


(고냉지밭봉)


(내려다 본 감자골)

15시 05분, 감자골/화산분교.
화산초교를 겨냥하면서 좌측으로 밭 둔덕을 따른 뒤 농로로 내려선다. 농로는 고갯마루에 위치한
감자골 마을로 이어지는데 비가 꽤 많이 왔음을 말해 주듯 농로로 개울을 이르면서 흙탕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있다. 아울러 빗줄기는 전혀 그칠 생각없이 더욱 세차게 쏟아진다.
10분 후 화산분교와 민가 몇 채 있는 감자골 마을에 도착한다. 화산분교는 폐교가 된 채 문이 모두
잠겨 있어 들어설 수 없고 대신 화산골프장 추진위원회 현판이 걸려있는 한 민가의 처마를 차지한 채
비를 피하면서 휴식을 취해 본다.
아마도 이 일대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듯...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골프장을 가로질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3분 휴식.


(감자골)


(감자골)


(화산분교)


(화산분교 교적비)


(민가처마 휴식)

15시 28분, 임도.
마지막 민가쪽으로 이어지는 수레길로 들어선 후 잠시 후 민가를 지나면 그곳에서 수레길을 버리고
우측의 잡목 숲으로 치고 오른다.
처음에는 허리까지 차는 잡풀들이 빽빽하여 진행이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밭떼기를 만나게 되어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10분 후 밭떼기를 빠져 나오니 다시 임도가 나타나면서 통신시설물이 있는 722.9봉으로 이어진다.


(722.9봉으로 이어지는 임도)

15시 34분, 722.9봉 사면.
그런데 임도는 722.9봉 직전에서 722.9봉을 생략한 채 좌측 사면으로 바로 진행하게끔 되어 있다.
아울러 722.9봉쪽은 산길이 없고 잡목만 빽빽하니 그냥 임도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그러면 불과 1~2분 후 722.9봉을 지난 마루금을 접하게 되는데 우측으로는 다시 넓은 고냉지밭이
자리한 가운데 모처럼 건너편으로 다음에 진행할 팔공산 자락이 구름에 깔려 있는 풍경이니 환호를
지르면서 잠깐 자리를 잡고 그 풍경을 음미해 본다. 6분 휴식.


(722.9봉 사면의 조망)


(722.9봉 사면의 조망)

15시 45분, 722.9봉.
아울러 722.9봉은 생략할까 하다가 잡목지대이긴 하나 그리 먼 거리가 아니므로 잠깐 다녀 오기로
하고 고냉지밭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선다. 잡풀들이 다소 억센 편이다.
그러나 5분 정도만 헤치면 비로서 722.9봉을 차지할 수 있다. 산불초소와 통신시설물이 있고 바로
밑으로는 통신시설물 관리 붉은 색 지붕의 건물도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바닥이 깨진 삼각점(403
재설 78.8 건설부)도 확인한다.
아울러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조망도 아주 시원하여 생략하지 않고 들른 보람이 느낀다.
광활하게 펼쳐진 고냉지밭이 자못 이국적인 풍경이고 그 뒤 구름 속으로 희미하긴 하지만 팔공산
줄기의 일부가 펼쳐져 있는 탓이다. 만일 날씨가 좋다면 팔공산 전체는 물론 지나온 산줄기까지
그야말로 한 눈으로 조망을 할 수 있을 듯 싶다.


(722.9봉)


(722.9봉)


(722.9봉 삼각점)


(722.9봉 조망)


(722.9봉 조망)

16시 17분, 갑령.
다시 임도로 복귀한 뒤 고냉지밭을 잠깐 내려서면 임도가 우측으로 꺾이면서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이 있는 지점을 대하게 되는데 여기서 갑령은 고냉지밭과 임도를 버리고 일직선방향의 숲길로
내려서야 한다.
급 내림길이다. 지도를 보니 갑령까지 400m 가까운 고도차를 내려서게끔 되어 있다. 시종 내림길로
이어지기에 독도가 다소 까다로울 것이라는 판단이었으나 생각보다 산길이 뚜렷한 편이고 방향도
거의 일직선이라 그런지 특별히 혼동이 되는 곳은 없다.
이따금씩 잡목의 방해도 받는 가운데 시종 급한 내림길을 20여분 내려서니 비로서 갑령이다.
울창한 송림숲을 이루는 가운데 양쪽으로 희미한 산길이 보인다. 6분 휴식.


(갑령)

16시 40분, 469.1봉.
이제 마지막 오름길이다. 갑령까지 워낙 급한 내림길을 내려섰기에 다소 긴 오름길을 극복해야
할 줄 알았는데 10분 오르니 벌써 오름길이 다 끝난 듯... 476.9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이다.
드디어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팔공산 자락도 일부이지만 구름 속에서 산뜻하게 모습을 들어내니
절로 감탄사가 나오기로 한다.
계속해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5분 더 진행하니 갑령재로 냐려서는 마루금길 3거리가 나타난다.
우측 초입에 표지기 한 장 매달려 있다.
그 길을 확인해 놓고 그대로 직진으로 2분 더 진행하면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469.1봉...
조망이 없는 잡목의 공터를 이룬 가운데 이리저리 잡목을 헤치면서 숨어 있는 삼각점을 찾아 낸다.


(469.1봉 오름길에서 보는 팔공산 자락)


(469.1봉)


(469.1봉 삼각점)


17시 05분, 갑령재.
다시 3거리로 복귀 갑령재로 내려선다. 급경사를 이룬 가운데 초입은 그런데로 산길이 뚜렷한
편이지만 내려설수록 산길이 희미해지면서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므로 혹시라도 마루금을
놓치지 않을까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도 중간에 갑령재 고갯마루가 되는 28번국도와 908지방도 3거리가 전체 내려다 보이는 곳이
있어 그 곳을 목표로 진행하면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빽빽한 잡목지대까지 헤치면서 20여분 내려서니 비로서 28번국도에서 908지방도가
갈라지는 갑령재이다. 성덕대학 표시판 뒤로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한다.


(갑령재가 내려다 보임)


(갑령재)


(갑령재)


그 후.
뉴갑령휴게소에 대기하고 있는 차를 불러 우측으로 얼마 안 떨어진 휴게소로 이동한 뒤 대충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으니 비로서 산행을 마친 느낌...
온종일 비를 맞은 것이 언제였느냐 싶게시리 날이 걷히고 파란 하늘까지 들어나니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악 조건하에서 무사히 목표구간을 모두 마치니 한결 기분이
개운하기만 하다.
한편 막판에 신광훈님이 대열을 이탈하여 걱정을 했으나 얼마 후 무사히 탈출을 하였다는 연락이
오고... 곧 기사님이 데리고 오니 이제는 모두가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고 할 수 있다.
휴게소 식당을 뒷풀이 장소로 차지하고는 민물매운탕과 함께 급 제조한 더덕주로써 건배잔을
돌리면서 하루종일 빗속에 시달린 몸을 녹인다.
뒷풀이를 마치고 와촌IC를 향할 때는 그 사이 하늘이 말끔하게 걷혀 하루 종일 모습을 감추었던
팔공산 정상이 환하게 들어나니 다음 팔공산 구간이 더욱 기대된다고 해야겠다.


(뉴갑령휴게소)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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