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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산줄기산행[ⅱ]/팔공기맥

[팔공기맥 4구간]갑령재-자주고개-시루봉-팔공산-한티재

by 높은산 2006. 11. 3.

[팔공기맥 4구간]
갑령재(28번국도/908지방도3거리)-297.6-사기정재-388.6-자주고개(985지방도)-332.3-시루봉(726)
-팔공산(1192.9)-동봉(1155)-서봉-파계봉(991.2)-파계재-한티재(908지방도)

[도상거리] 약 21.0km = 기맥 20.0km + 동봉왕복 1.0km

[지 도] 1/50,000 군위

[산행일자] 2006년 7월 23일 일요일

[날 씨] 흐림

[산행코스]
갑령재(05:37)-첫 봉(05:46)-분기봉(05:51)-(좌)-안부십자로(06:01)-봉(06:07)-페묘공터(06:12)
-297.6봉(06:25~38)-안부/쌍묘(06:44)-300봉(06:50)-우꺾임(06:55)-260봉(07:04)-가족묘(07:06)
-사기정재(07:12)-꺾임봉(07:23)-안부(07:33)-성황당안부(07:41)-380봉(08:03)-388.6봉08:18~39)
-분기봉(08:56)-(좌)-안동권묘(09:12)-자주고개(09:13)-능선(09:21)-임도안부4거리(09:29)
-289봉(09:37)-(좌)-안부3거리(09:45)-개간지(09:55)-332.3봉(10:02~19)-석축봉(10:24)
-김녕김묘/안부(10:28)-밀양박묘(10:39)-쌍묘(10:46)-505봉/밀양박묘(10:49)-신시암안부(10:52)
-급너덜지대(11:12~21)-바위지대(11:25)-조망바위봉(11:38~43)-시루봉/식사(11:50~12:17)
-군사도로(12:44~50)-지계곡(13:00)-부대정문직전 헬기장(13:20~37)-부대정문(13:45~50)
-후문(14:03)-비로봉/중계소(14:17)-개구멍(14:22)-정상로 102번(14:30)-동봉(14:40~45)
-정상로 102번(14:52~57)-마루금/106번(15:02)-오도재(15:06)-서봉(15:16~30)
-전망바위봉(16:08~15)-병풍재(16:30)-봉(16:38)-마당재(16:49)-헬기장(16:50)-봉(17:09)
-파계봉/310재설 45.11 건설부(17:15~20)-파계재/정상로165번(17:38)-넓은헬기장(17:44)
-3거리(17:48)-(우)-봉(17:55)-한티성지갈림(18:00)-한티재(18:15)

[산행시간] 12시간 38분(휴식및 식사:2시간 36분, 실 산행시간:10시간 2분)

[참여인원] 8인(먼산, 캐이, 킬문, 상록수, 이사벨라, 청산, 이경세, 높은산)

[교 통] 15인승 승합차

<갈 때>
상동(22:20)-서초구청(23:05~35)-동군포(24:00~15)-칠곡휴게소(02:50~03:00)-도동분기점
-와촌휴게소(03:30~04:35)-와촌IC-갑령재(05:25)

<올 때>
한티재(18:18)-동명(18:50~20:05)-칠곡IC-서초구청(23:05)-상동(23:50)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산 행 기]
이번 구간은 팔공기맥의 가장 하일라이트인 대구의 진산 팔공산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또한 이번
구간을 마치면 기맥도 절반 약간 더 진행을 하게 된다.
그러나 팔공산을 맞이하기 위하여 산객의 발길이 전무한 길을 거의 개척하다시피 올라서야 하므로
팔공기맥 전구간 중 가장 힘겨운 구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선 갑령재에서 자주고개까지는 해발 200~300M의 낮은 산줄기를 이어야 하는데 잡목과 함께
산길이 아주 희미하고 낮은 능선 분기점이 많아 독도가 아주 까다로운 곳이다. 아울러 잔봉들을
무수히 넘어야 하므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자주고개로 내려서기 전의 팔공산 조망)

자주고개에서 팔공산까지는 900m가 넘는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아울러 시루봉
암릉지대를 통과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특히 팔공산 공군부대를 통과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라
할 것이다.
동봉과 서봉 사이의 고속도로같은 일반 등산로를 대한 후에야 비로서 마음을 놓을 수 있고...
한티재까지는 비교적 여유있게 진행을 할 수 있다.


(시루봉 조망바위에서 보는 팔공산)

24시 15분, 동군포 출발.
원래의 인원 3인 빠지고... 대신 청산님이 맛보기로 참여하여 7인을 채우고 동군포를 출발한다.
현지에서 이번에 처음 뵙는 이경세님이 합류하기로 하여 지난번과 마찬가지 8인의 인원이다.
그래도 비 온다는 예보였다가 오후 늦게 약간의 비만 온다는 예보로 바뀐 탓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4주나 연속으로 비를 맞았는데 모처럼 비 안맞는 산행이 되려는 모양이다.

03시 30분, 와촌 휴게소.
3시간 15분 후 어느 덧 와촌 휴게소이다.
별이 보이고, 그믐달이 보이고, 갓바위 불빛이 보이고... 비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될 것 같으니
마음이 놓인다.
초면의 이경세님이 벌써 나와 기다리며 반갑게 맞이하신다. 개인적으로 종친 형님이 되기도 하는
연세가 지극하신 분인데 팔공산은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지만 팔공기맥 줄기인 북릉은 이번이
초행이라고... 그만큼 대구의 웬만한 산꾼들도 북릉은 접하지 않는 곳이다.
이른 아침식사를 하면서 1시간여 시간을 보낸다.

05시 25분, 갑령재.
와촌IC를 빠져나와 무심코 신녕쪽 아닌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와촌 휴게소를 출발한지 50분
후에야 갑령재에 도착한다. 30분이면 족한 거리인데.... 그래도 05시 30분쯤 산행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니 딱 알맞게 도착한 느낌이다.
갑령재는 28번 국도에서 908지방도가 갈라지는 3거리 지점이다. 서둘러 산행 행장을 추스린다.
한편 갑령재를 향해 오를 때만 해도 동쪽 하늘이 여명으로 완전 붉게 물들고 있어 잔뜩 기대를
했으나 막상 갑령재에 이르니 운무가 다소 낀 상태라 멋진 경치는 아쉽게도 음미할 수 없었다.


(갑령재)

05시 37분, 갑령재 출발 산행시작.
성덕대학 이정판 뒤의 표지기를 보고 절개지로 오르니 산길이 전혀 없는 가운데 잡목만 빼곡하다.
따라서 절개지 사면을 따라 좌측으로 약간 더 진행한 뒤 올라설 수 있는 틈이 없나 살펴 보았지만
역시 산길이 보이지 않아 결국은 잡목을 헤치고 진행할 수밖에 없다. 고행의 서막이라고 할까?
그렇게 한 구간이 시작된다.

06시 01분, 안부 십자로/오림터널.
한 차례 빽빽한 잡목지대를 빠져 나오니 그 위로는 잡목이 없어 다행이다. 희미하게나마 길 흔적도
이어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잠시 오르니 첫 봉우리이다. 갑령재 출발 9분 지난 시각... 여기서는
좌측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이어 5분 후 또 한번의 능선분기봉을 대하는데 건너편 봉우리가 마루금인 것은 알겠지만 이어지는
능선이 직진인지 좌측인지 판단하기가 애매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직진으로 약간 진행하다가 아닌 것 같아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니 제대로 된 마루금이다.
10분 후 건너편 봉우리를 이어지는 안부에 도착한다. 양쪽으로 희미한 길이 가로 지르는 십자로를
이루고 있는데 아마도 중앙선 철길 오림터널이 지나가는 곳쯤이 되지 않을까?

06시 25분, 297.6봉.
이제부터는 그래도 확실한 산길이 마루금 따라 이어지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잡목의 방해가 있긴
해도 갑령재 초입과 비교한다면 아주 양호한 상태... 여유있는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6분 후 안부 직진 능선분기봉에서 건너다 보았던 봉우리이다.
다시 5분 진행하면 폐묘가 있었던 듯 넓은 공터가 나타나는데 비로서 팔공산이 웅장하게 조망되기
시작하니 마음이 설레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까마득하게 솟아 있어 오를 일이 걱정되기도 한다.
계속해서 일직선 방향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13분 더 진행하면 삼각점(군위469 2004복구)
이 반기는 297.6봉... 역시 팔공산이 장쾌하게 조망이 되는 곳이다.
아울러 좌측으로 뾰쭉 솟은 암봉이 마루금상의 시루봉이 아닐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마루금
아닌 팔공산 동쪽 지능선상의 한 봉우리이다.
멋진 조망과 함께 이경세님이 첫 만남으로써 특별히 준비해 오신 독주로써 입산주 한 잔씩 나누어
마신다. 13분 휴식.


(297.6봉)


(297.6봉에서 보는 팔공산)

07시 12분, 사기정재.
297.6봉을 뒤로 하고 하고도 한동안은 순한 능선으로써 일직선 방향으로 이어진다.
6분 후 쌍묘가 있는 안부를 대하고... 잡목이 무성히게 자란 옛 임도 형태의 산길을 6분 더 진행
하면 다시 팔공산이 훤하게 조망되는 약 300봉이다.
이어 5분 후 억새 초지를 이룬 능선분기점에 이르게 되는데 팔공산은 물론 사기정마을도 한 눈에
내려다 보여 마루금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아무튼 여기서는 직진쪽 뚜렷한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바짝 방향을 틀어야 한다. 산길이 거의 없는
능선이지만 표지기 한 장이 마루금임을 안내한다.
감각적으로 능선의 흐름을 눈 여겨 보면서 9분쯤 진행하면 약 260봉을 대하게 되고... 곧 이어
가족묘가 되는 듯 여러기의 묘가 나란히 있는 공터를 대하게 된다.
그 가족묘가 끝나는 곳에서 좌측으로 적당히 잡목을 치고 4~5분 내려서니 사기정재 도로 절개지가
나타나는데 높이 2~3m쯤 되는 절개지인 탓에 내려서기가 다소 애매하다.
나뭇가지와 전봇대를 의지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2차선 포장도로이다. 딴은 가족묘에서 잠깐
더 직진으로 진행하다가 내려섰더라면 절개지를 피할 수 있었으리라.


(자귀나무꽃)


(잡목지대)


(사기정마을과 팔공산)


(가족묘)


(사기정고개)

07시 41분, 성황당 안부.
고갯마루 우측편으로 어느 정도 진행할 만한 산길이 보인다. 약간은 가파른 길이다. 10분쯤 오르니
오름길이 끝나면서 좌측으로 방향이 바뀌는 꺾임봉이다.
계속해서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7~8분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살짝 내려서니 한 안부로 내려
서게 되고... 다시 낮으막한 봉우리를 살짝 넘어서니 이번에는 양쪽으로 어느 정도 뚜렷한 산길이
있는 4거리 안부를 대하게 된다. 성황당 흔적도 보여 예전에는 제법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기정재에서 29분 지난 시각이다.


(도토리같이 생긴 버섯)

08시 18분, 388.6봉.
다시 잠깐 급오름을 극복하니 오름길이 끝나면서 기맥 능선은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이어 도착하는
335봉은 별 특징이 없는 봉우리이고...
다시 오름길로 변하면서 한 차례 오름을 극복하면 약 380봉인데 여기서도 좌측으로 방향을 한번
틀어야 한다.
성황당 안부에서 22분 지난 시각... 아마도 저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삼각점이 표기된 388.6봉이
되는 모양이다.
그 388.6봉에서 쉬기로 하고 6~7분 발길을 옮기면 좌측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봉우리를 대하는데
좌측에서 뚜렷한 산길이 올라와 이제부터는 제대로 된 길이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잠시 후 산길은 다시 없어지고...
잡목을 헤치면서 7~8분 더 진행하니 비로서 잡목속에 삼각점(380재설 98.8 건설부)이 반기는
388.6봉이다. 마루금에서 살짝 비켜 나 있는데 무심코 직진으로 진행을 하다가는 커다란 알바를
할 수 있는 독도 요 주의 지점이다. 마루금은 약간 되돌아 나와 좌측 능선을 택해야 한다.
남은 독주 꺼내 한 잔씩 돌리고 나니 벌써 빈 병이 되고 말았다. 21분 휴식.


(388.6봉 삼각점)

08시 56분, 분기봉.
일단 마루금은 좌측능선을 따라야 하지만 잠시 후 다시한번 능선이 분기하는 곳에서 우측능선으로
내려서야 한다. 무심코 뚜렷한 길 따라 내려서다가 방향이 틀려 사면치고 우측 능선으로 붙는다.
지형이 아주 까다로워 독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지점이다.
곧 안부를 대하고 한 굽이 오르니 비로서 자주고개로 내려서는 능선이 분기하는 능선 분기봉...
좌측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혹시 미리 꺾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어 직진으로 약간 더 진행을 하여 주변을 확인한
뒤에야 분기봉이 맞음을 확신하고 좌측 내림길로 내려선다.


(388.6봉을 뒤로 하고 송림길)

09시 13분, 자주고개.
계속해서 흐릿한 족적으로 이어지지만 정면으로 팔공산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이므로 마루금의
흐름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고...
시종 일직선 방향으로 15분쯤 내려서니 잘 단장된 안동권씨묘가 나오고 1분 후 2차선 포장도로가
가로지르는 자주고개로 내려선다. 군위군과 영천시의 경계인 985번 지방도이다. 우측으로 군위군
산성면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자주고개로 내려서면서 펼쳐진 팔공산)


(팔공산)


(자주고개)


(자주고개)


09시 29분, 임도안부 4거리.
바로 치고 오르기엔 산길이 없을 뿐 아니라 잡목이 워낙 우거져서 오르지 못하고 좌측으로 잠깐
내려선 밭둑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그러나 밭둑 위로도 마땅히 치고 오를 틈이 없어 결국은 한 곳 선택하여 잡목을 헤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7~8분 빽빽한 잡목을 헤치면 비로서 마루금 능선상... 산길은 희미하지만 다행히 잡목의
방해가 거의 없어 안도를 한다.
8분 후 넓은 초지를 이룬 가운데 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4거리에 이르니 이곳부터는 비교적 산길이
뚜렷하다.


(임도안부 직전에서 보는 팔공산)


(팔공산)


(임도안부)

09시 55분, 개간지.
7~8분 오르면 다시 능선이 분기하는 289봉...여기서는 좌측으로 진행을 한다. 우측으로 더 높은
봉우리가 보이므로 그 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좌측으로 들어서면 이제부터는 거의 일직선 방향이므로 커다란 혼동이 없다.
8분 후 안부4거리 한 곳을 지나 잠시 오르니 억새초지를 이룬 가운데 팔공산 줄기는 물론 지난번
비 맞으면서 아무 것도 못 보면서 지나친 화산 일대도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있어 발걸음을 멈추고
멋진 조망을 음미해 보기도 한다.
억새 초지를 벗어나면 넓은 개간지가 형성되어 있다. 좌측 고추밭, 우측 과수원 사이의 농로길을
따라 진행한다.


(억새지대)


(억새지대에서 보는 팔공산)


(고추밭과 과수원이 있는 개간지)


(팔공산)

10시 02분, 332.3봉.
개간지는 곧 끝나면서 다시 산길로 들어서고... 5~6분 진행하면 오름길에 벌목 공터가 나타나는데
지도상 삼각점봉으로 표기된 332.3봉이다.
그러나 공터를 뒤져도 삼각점이 잡목에 꼭꼭 숨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아예 없는 것인지도
모를 일... 잠시 찾다가 포기하고는 간식과 함께 얼린 맥주 한 잔씩 나누어 마시면서 다리쉼을
청한다. 17분 휴식.


(332.3봉)

10시 49분, 505봉/시루봉 전위봉.
332.5봉을 뒤로 하고 5분 정도 급오름을 극복하니 의미 모를 석축이 있는 봉우리이다. 이후로는
굴곡 없는 능선이 분위기 좋은 적송지대와 함께 한동안 편안하게 이어진다.
5분 후 김녕김씨묘가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이어 11분 후 밀양박씨묘, 7분 후 쌍묘등 묘들도
이따금씩 자리잡고 있다.
쌍묘를 지나 3분 더 진행하면 밀양박씨묘가 있는 505봉... 비로서 정면으로 시루봉이 우뚝 솟은 채
올려다 보이는데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200여m의 고도를 극복해야 하는 급 오름이기에 다소
부담이 된다.


(석축봉)


(505봉)


(505봉에서 보이는 시루봉)

11시 12분, 급 너널지대.
3분 후 양쪽으로 희미한 산길이 있는 신시암 안부를 지나면 비로서 시루봉 급 오름길이 시작된다.
초입에는 그래도 산길이 희미하게 이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저 잡석 너덜을 따르는 불분명한
형태... 그저 진행하기 편한 곳을 택해 오를 수밖에 없다.
한번에 시루봉까지 뽑겠다고 하였지만 결국은 20분 후 시루봉 바위지대가 시작되기 직전의 너덜
지대에서 베낭을 내리고 숨을 고르고 가기로 한다. 워낙 급한 오름길인 탓이다. 어쨌거나 이제
바위지대가 시작되니 급오름은 거의 다 극복한 듯... 곧 시루봉 정상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
9분 휴식.


(505봉에서 신시암안부 내림길)

11시 38분, 조망바위봉.
4분쯤 급오름을 치고 오르니 비로서 시루봉 바위지대가 가로막고 있는데 우측으로 야간 진행하니
바위사이의 틈으로 밧줄이 보인다. 마치 통천문을 빠져나가는 형태이다.
여기서는 설령 밧줄이 없더라도 그런데로 오를 수 있는 곳인데 밧줄까지 있으니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그렇게 한 굽이를 오르고...
이어지는 바위지대도 우측으로 표지기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오르니 좌측으로는 오금이 저릴 정도로
수직절벽을 이룬 가운데 넓은 마당바위를 이룬 조망바위봉이다.
특히 수직절벽을 이룬 좌측(동쪽)의 팔공산 동릉 조망이 압권이다. 지나온 화산 일대도 시원하게
시야에 펼쳐지고... 아마도 이번 구간의 가장 백미지대가 아닌지?
처음에는 이곳이 시루봉 정상인줄 알았으나 시루봉은 한 굽이 더 올라서야 한다. 5분 휴식.


(조망바위에서 보는 팔공산)


(팔공산 지능선)


(지난구간 진행한 화산 일대)

11시 50분, 시루봉.
우측으로 조심스럽게 방향을 잡으니 높이 4~5m쯤 되는 수직절벽을 내려서야 하는데 다행히 밧줄이
매달려 있어 별 어려움없이 내려선다. 만약 밧줄이 없으면 내려서기가 아주 까다로운 곳이다.
그러한 절벽지대를 통과하면 이후는 별다른 난관지대는 없다.
17분 후 시루봉에 도착한다. 정상부가 넓은 마당바위라도 형성되어 있으리라 기대를 했지만 울창한
숲을 이룬 채 시루봉 푯말과 함께 오래된 묘 1기가 방치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숲 주변으로는 모두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고 절벽 가까이 다가서니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 눈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아울러 산성인지 석축 형태가 쌓여 있는 것이 보이기도 하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쪽으로 약간 진행한 석축 옆 바위턱에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그나 저나 절벽지대를 내려서는 길이 있을까? 식사시간 27분 소요.


(수직절벽 내림길)


(수직절벽 내림길)


(시루봉)


(시루봉에서 본 팔공산)


(시루봉에서 보는 마루금)


(성터흔적)

12시 44분, 군사도로.
석축을 넘어서니 다행히 절벽 내림길에 밧줄이 매달려 있어 별 어려움 없이 시루봉 바위지대를 빠져
나온다. 딴은 밧줄이 없더라도 확보지점을 확인하면서 주의를 하면 무난히 내려설 수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험준한 시루봉을 무사히 통과하고 이제부터는 비교적 편안한 산길로 이어지니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완만한 오름길을 27분 극복하면 우측 동산리쪽에서 올라온 군사도로를 만나게
된다. 팔공산 정상을 차지한 공군부대로 이어지는 포장도로이다. 마침 넓은 헬기장까지 자리잡고
있어 잠시 쉼을 하면서 어렵게 지나온 시루봉을 음미해 본다. 이곳에서 보면 뾰쭉 솟은 시루봉
암봉... 이름 그대로 시루를 엎어 놓은 형상이다. 6분 휴식.


(시루봉 내림길)


(군사도로를 만남)


(뒤돌아본 시루봉)


(군사도로를 따라)

13시 20분, 공군부대 정문직전 헬기장.
여기서 마루금은 군사도로 좌측의 능선이지만 산길이 전혀 보이지 않기에 그냥 군사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일단 정문에 도착하여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판단하기로 하고...
10분 후 지계곡을 하나 만난다. 계속해서 산수국등 야생화가 즐비한 도로를 20분 더 진행하니
비로서 저 앞으로 부대정문이 자리잡고 있는 헬기장이다. 잠시 베낭을 내리고 쉼을 하면서 부대를
과연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토론을 벌인다. 부대를 끼고 양쪽 팬스 모두
잡목과 절벽지대를 이루고 있어 판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부대 안으로 통과하는 것이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좌측으로 통과하기로
결론을 내려 본다.
그럴 경우 워낙 바위지대에다가 잡목이 심하여 최소한 2시간은 걸린다 하는데... 17분 휴식.


(산수국)


(원추리)


(노루오줌)


(공군부대가 보임)


(직전헬기장에서 보는 공군부대 우측능선)


(그 뒤로 서봉이 보임)


(헬기장에서 본 부대)


(팔공산 서능선 조망)

14시 03분, 부대통과 후문.
꿈을 잘 꾸었는지 여차저차해서 초병의 인솔아래 가장 손쉬운 방법인 부대 안으로 통과하니
불과 13분만에 후문을 빠져 나온다.
부대 안에서 보면 부대 양쪽 모두 팬스를 끼고 진행하기가 불가해 보일 정도... 시간도 시간이지만
좌우 모두 위압적인 바위지대와 잡목을 이루면서 천혜의 요새를 형성하고 있는 탓에 그야말로
엄청난 고생을 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부대통과가 불가할 시는 이곳부터 서봉까지는 포기를 하고 차를 불러 동봉이나 서봉
들머리로 이동한 뒤 동봉부터 다시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든 운 좋게 부대통과를 하니 마치 산행이 모두 끝난 듯 마음이 홀가분하다. 오늘 구간에서
가장 하일라이트를 장식한 기분...


(부대를 통과하고 뒤돌아 봄)


(가야할 비로봉)


(갓바위쪽 동능조망)

14시 17분, 팔공산 비로봉/중계소.
중계소도로를 따라 14분 진행하면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이다. 중계소 시설물들이 복잡하게 자리를
잡고 있지만 관리인과는 마주치지 않은 탓에 별다른 제지는 없다.
그런데 중계소 시설물들에 신경을 쓰다 보니 최고 정상 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딴은 이때만 해도 공군부대가 있는 봉우리가 더 높아 보여 그곳을 비로봉이라고 생각했기에 그저
빨리 출입금지 지역을 빠져 나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정상이라고 인식을 했더라면 모른체
하고 정상지점 확인을 시도해 보았을텐데...


(비로봉에서 보는 동봉)

14시 30분, 정상로 102번.
정상등산로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을 잠시 내려서니 팬스 철문이 잠겨 있어 정상적으로는
나갈 수 없고 대신 옆으로 누워서나 통과할 수 있는 개구멍이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베낭을 먼저 내 보낸 뒤 누운 자세로서 출입금지지역을 무사히
빠져 나온다. 이어 5~6분 더 내려서면 팔공산 종주의 메인 등로... 정상로 102번 푯말이 있다.
이제부터는 팔공산 메인등산로이기에 아무런 부담없이 그저 내달리기만 하면 될 것이다. 베낭 나
두고 마루금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동봉을 다녀 오기로 한다.

14시 40분, 동봉.
10분 거리이다. 동화사 갈림길을 만나고 한 굽이 오르면 철계단이 나타나고... 철계단을 오르면
동봉 정상이다.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이 출입금지지역으로 되어 있는 탓에 팔공산 정상을 대신하는
곳이여서 항상 인파가 붐비고 있다.
어쨌거나 지나온 비로봉과 공군부대를 뒤돌아 보니 감회가 있고 아울러 천혜의 요새임을 다시한번
실감을 한다. 갓바위로 이어지는 동능선도 시원하게 펼쳐지고 있다. 5분 휴식.


(동봉)


(동봉 정상석)


(뒤돌아본 비로봉)


(뒤돌아본 공군부대)


(갓바위로 이어지는 동릉)

15시 06분, 오도재.
다시 정상로 102번으로 복귀하여 잠시 여정을 풀고 5분쯤 진행하면 정상로 106번을 만나면서
비로봉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다. 비로봉으로 흐릿한 산길이 보인다. 팬스 때문에 바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로봉에서 동봉을 들리기로 한바 정상로 102번쪽으로 내려섰기에
비로봉에서 이곳까지의 마루금은 확인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어 4분 내려서면 좌측으로 수태골 하산길 3거리를 이루는 오도재이다.

15시 16분, 서봉.
계속해서 10분 오르면 서봉 정상이다. 좌측으로 살짝 비켜 난 곳에 두 개의 암봉을 이루고 삼성봉과
서봉 정상석이 별도로 있다. 뒤돌아 보면 공군부대, 중계탑이 있는 비로봉, 동봉이 더욱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는 느낌이다. 오후 늦게 약간의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예보가 맞아 덜어지려는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14분 휴식.


(서봉에서 본 비로봉과 공군부대)


(비로봉과 동봉)


(삼성봉 표지석)


(서봉 표지석)


16시 08분, 전망바위봉.
우측 급 내림길로 내려선다. 산길은 반듯하게 잘 나 있지만 간간히 바위지대가 도사리고 있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38분 후 전망이 아주 좋은 바위봉 차지하고 다시한번 휴식을 취한다. 이제 동봉쪽은 절반이 구름에
덮여 있는 상태이다. 7분 휴식.


(전망바위봉)


(지나온 서봉과 동봉쪽은 구름에 잔뜩 덮임)

16시 30분, 병풍재.
본격적인 톱날바위 릿지가 시작된다. 때로는 우회도 하고 때로는 릿지를 해 보기도 한다. 릿지를
할 때는 꼭 도봉산 릿지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회길도 잘 나 있으므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면 우회길을 택하면 된다.
마지막 릿지를 조심스럽게 빠져 나오니 한 안부... 이정표에 누군가 작은 글씨로 병풍재라고 적어
놓아 병풍재임을 안다.


(톱날릿지)


(톱날릿지)

17시 15분, 파계봉.
이후로는 바위지대도 한 풀 줄어든 상태... 8분 후 한 봉우리를 오른다.
그런데 파계봉은 어디쯤일까? 예전에 한번 진행을 했다지만 감을 잡을 수 없다.
11분 후 마당재를 지난다.
이후 파계봉이라는 느낌을 받는 몇 번의 봉우리를 대하지만 파계봉임을 알리는 삼각점이 없으니
생각보다 먼 길... 지루한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결국 마당재를 뒤로 한지 26분을 더 진행한 후에야 비로서 삼각점(310재설 재설 78.11 건설부)이
있는 파계봉을 대하게 된다. 삼각점 외 정상석이나 그 외 별다른 표식은 없다. 5분 휴식.


(파계봉으로 착각하기 쉬운 전위봉)


(파계봉 삼각점)

17시 38분, 파계재.
파계봉 이후로는 한결 산길이 순하고 펑퍼짐하여 산행 초반이라면 천천히 뛰어가도 될 정도이다.
18분 후 정상로 165번이 있는 파계재에 도착한다. 처음 주능선을 대했을 때가 정상로 102번이고
약 100m간격으로 설치되었다 하니 6.3km 진행한 것이 맞나?
정상로 푯말 표시는 이곳 파계재가 마지막이다. 갓바위부터 되어 있다 한다.


(파계재)


(파계재 이정표)

18시 15분, 한티재.
파계재부터는 더욱 산길이 좋다. 그야말로 굴곡없는 산책로 수준이어서 이정표상 2.0km가 남았다고
하지만 30분이면 족할 것이다.
6분 후 넓은 헬기장을 지나친다. 이어 3분 더 진행하면 능선 3거리... 한티재는 우측이다.
다시 7분 후 한 봉우리를 넘자 이제부터는 완만한 내림길로써 편안하게 이어진다. 울창한 수림
사이로 중간중간 바위군이 도열하고 있어 분위기도 아주 좋다.
5분 더 진행하니 한티성 이정표가 나타나고.... 이어 차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가운데 좌측
아래로 한티재 오르는 도로가 내려다 보이면서 15분 더 진행하니 비로서 한티재이다.
아주 화려한 휴게소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수십여대의 차량들이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다.


(커다란 헬기장)


(바위군)


(편안하게 이어지는 한티재 내림길)


(한티재)

그 후.
참으로 행운이 따른 구간이라 평을 해 본다. 우선 팔공산 부대를 쉽게 통과한 것이 첫째 행운이고
둘째는 날씨가 비도 안 오고 해도 안 나는... 산행하기 최적의 날씨가 유지되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장 12시간 30분이 넘는 긴 산행으로 이어졌으니 거리에 비해 시간이 아주
많이 소요되는 구간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굴곡이 심하고 산길이 없는 탓일 것이다.
만약 부대팬스를 따랐으면 두 시간은 더 소요되었을 것이므로 하마트면 야간 산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으리라.
아무튼 힘든 구간 무사히 마무리하니 포만감 속에 속이 후련하고 덩달아 기분이 상큼하다.
뒷풀이는 주변이 워낙 관광지대인지라 동명쯤에 나가 하기로 하고 서둘러 한티재를 빠져 나간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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