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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경상도

가야산/월매산-수도산-단지봉-목통령

by 높은산 2005. 11. 5.
[가야산 인근능선]
대덕초교-월매산(1027)-안부임도-수도산(1317.1)-단지봉(1326.7)-좌일곡령-1124.9-목통령
-원황점마을-청천마을-장전리도로

[도상거리] 산행(대덕초교-원황점)19.5km + 도로걷기(원황점-장전리도로)2.5km = 22.0km

[지 도] 1/50,000 무풍, 가야

[산행일자] 2005년 3월 27일 일요일

[날 씨] 오전 맑음, 오후 비.

[산행코스]
대덕초교(06:15)-마을안부/시멘트길(06:20)-분기봉/390(06:34)-(우)-안부(06:39)-3거리(06:50)
-(좌)-안부3거리(07:26)-681.3봉 분기봉/헬기장(07:47~08:11)-월매산(08:38~43)
-930봉(08:58)-조망바위(09:01)-안부임도(09:11~22)-묘2/적송(09:40)-암릉(09:54~10:09)
-주능선(10:35)-주능선봉(10:37)-수도산(10:43~50)-심방안부/4거리(11:18)-안부(11:35)
-고비안부/4거리(11:50~12:06) -단지봉 전안부/식사(12:15~50)-단지봉(13:10~15)
-좌일곡령/4거리(13:40)-1124.9봉(13:49)-봉(14:10)-암봉(14:23)-암봉(14:34)-무덤(14:43)
-안부3거리(14:50) -목통령/4거리(14:55)-임도(15:25)-원황점마을(15:40)
-장전리도로/청천마을입구(16:15)

[산행시간]
10시간 00분(휴식 및 식사:1시간 49분, 실 산행시간:8시간 11분)

[참여인원] 60명 남짓(산가사, 바람팀, 대구산사, 영남알프스, 높은산팀 합동산행)

[교 통] 41인승버스

<갈 때>
교대역(23:40)-대덕초교(03:40)

<올 때>
장전리(16:50)-수도리(17:15~18:25)-교대역(22:25)

[산 행 기]
가야산 인근 능선잇기....
2002년 가야산-두리봉-남산깃대봉-별유산-의상봉-장군봉 종주를 시작으로 매년 이맘때 산가사의
광인님의 주관아래 전국 산꾼들과 함께 가야산 인근 능선잇기라는 명제아래 합동 산행을 하고
있는데 이번이 벌써 4 번째의 모임이다.
2003년에는 비계산-별유산-단지봉-남산제일봉 코스를, 2004년에는 백운동-가야산-형제봉-독용산-
신흥뒷산 코스를 한 바 있다.
이번에는 대덕초등학교를 깃점으로 하여 월매산-수도산-단지봉-목통령-황점리 코스이다.
2월 중순 남남정맥 출발시 마침 광인님을 만나 산행을 같이하게 되었는데 뒷풀이시 가야산 능선
잇기의 이야기가 나오는 과정에서 가야산 인근 능선상에 있는 1000m급 산 중 유일하게 미답으로
남아 있는 월매산을 포함시킬 요량으로 월매산-수도산-단지봉 코스를 제안하니 광인님도 혼쾌히
받아들이고...
비로서 4 번째의 모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수도산에서 보는 단지봉과 가야산)

(가야산쪽의 운해/단지봉에서)

23시 40분, 교대역 출발.
산가사팀, 바람팀, 그리고 본인과 정맥을 같이하고 있는 인원들... 그 외 몇몇 분들도 한두번씩은
안면이 있는 터라 모두 반갑기만 한 얼굴들이다.
40명 약간 안 되는 인원, 41인승 버스 좌석을 거의 채운 채 23시 40분 교대역을 출발했는데 반가운
마음에 몇 잔 건배잔을 돌린 뒤 세상모르게 잠에 빠지다 보니 들머리에는 몇 시에 도착했는지도
모르겠다.
비로서 눈을 뜨고 버스에서 잠깐 내리니 버스는 대덕초등학교 운동장에 세워져 있고, 현지에서
합류하는 영남알프스팀과 대구산사팀들이 이미 도착하여 반갑게 맞이해 준다.
영남알프스팀이 13명, 대구산사팀이 7명이라니 총 60명 약간 안 되는 인원이다.

06시 15분, 대덕초교 출발 산행시작.
시계를 보니 5시쯤, 그러나 아직은 캄캄한 밤이다.
애초는 이시간쯤에 출발을 하기로 했으나 월매산은 아직껏 넷상이나 기타 다른 잡지에 한번도
소개가 된 적이 없는 미답산이라 들머리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어둠 속에서 들머리 찾기가 쉬울
것 같지가 않다. 딴은 앞산이 월매산 방향인지 뒷산이 월매산 방향인지도 모를 정도...
나침반을 맞추어 본 후에야 교정 뒤쪽이 월매산 방향임을 알 수 있었다.
해서 아침식사를 먼저 하고 날이 밝는대로 출발하기로 합의를 하고는 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써
적당히 아침을 때운다.
그러는 사이 날이 훤히 밝은 상태이고... 비로서 여장을 챙기고는 산행을 시작한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정 좌측 모퉁이로 이어진 산록으로 들어서면 '생각의 오솔길'이라는 푯말과
함께 산책로가 능선으로 이어진다. 딴은 워낙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그저 무대뽀로 치고 오른다는
각오까지 했는데 잘 다듬어진 산길을 만나니 완전 의외라 할 수 있다.

(대덕초교)

(반가운 만남)

06시 34분, 분기봉/390봉.
그러한 산책로길을 5분 진행하면 시멘트길이 가로지르는 마을안부이다. 우측으로 정곡마을이 마주
평화롭게 내려다 보인다.
여기서 능선으로는 산길이 없고 좌측의 밭 사이로 사면길이 이어지는데 그 사면길을 잠시 따르면
산길은 제법 급한 오름길을 이루면서 다시 능선으로 붙는다.
그러한 오름길을 10여분 오르면 능선이 분기하는 약 390m쯤 되는 봉우리, 여기서 월매산은 우측
능선이다. 30번 국도쪽으로 떨어지게끔 되어 있는 직진쪽도 산길이 뚜렷하므로 유의를 해야 할
지점이다.
새벽에만 해도 제법 쌀쌀하던 날씨였으나 잠깐 급 오름길을 극복하고 나니 제법 땀이 쏟아진다.
겉옷을 벗어 베낭에 넣고는 우측 능선길로 접어 든다.

(정곡마을)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

06시 50분, 3거리.
이후로는 울창한 수림을 이룬 가운데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산길로 의외로 좋아
발걸음이 매우 가볍다.
그러는 가운데 수림사이로나마 월매산 정상이 저 위로 보이고 우측 저 건너편으로는 대덕산-덕산재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대단줄기도 뚜렷하다. 단지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 나타날 듯 나타날 듯
하면서도 안 나타나는 것이 흠이라 해야겠다.
5분 후 안부를 지나면서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진다.
다시 5분여 후 우측으로 사면길이 나타나는데 무시하고 좌측 날등으로 오르는 길을 택한다.
그러면 잠시 후 솔밭골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능선분기봉에 이르지만 산길은 자연스럽게 우측
으로 이어진다.
이후 5분 남짓 더 진행하면 3거리를 이룬 능선분기점을 대하는데 직진쪽 능선이 정면의 월매산을
향하고 있어 그리로 진행할 확률도 다분한 지점이다.
그러나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확인하면 금방 좌측길이 맞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지도를 보면 월매산까지는 좌측으로 거의 활 모양을 하면서 능선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직진능선은 기동마을로 흐르는 계곡에서 맥을 다하는 능선이고 그쪽 길을 따르면 당연히 계곡으로
떨어질 것이다. 아니면 조금 전의 분기봉을 오를 때 사면으로 난 길과 연결이 된 길인지도
모르겠다.

(호젓한 숲길)

07시 47분, 헬기장.
아무튼 좌측 능선길을 택하면 계속해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는데 급한 오름길은 아니지만 시종
은근한 오름길로만 이어지기에 다소 힘에 붙이기도 한다.
따라서 시야라도 트이는 곳이 나타나면 한번 쉼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마땅히 그러한 장소가
나타나지 않으니 그저 묵묵히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그러는 사이 능선이 우측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이제는 월매산 정상이 한 굽이 건너로 한층 가깝게 올려다 보여 금방 정상에 이를 듯 한 기분,
내심은 월매산 정상까지 뽑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생긴다.
그러나 얼마 후 우측 기동마을계곡 쪽으로 산길이 있는 안부3거리를 지나면서 급경사의 오름길을
변하니 이제는 쉼을 위한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월매산 정상이 아무리 가깝게 보여도 아직 한 시간 가량은 더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다시 20분 정도 급경사를 극복하니 비로서 쉼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넓은 헬기장이 나타난다.
우측으로 삼각점이 표기된 681.3봉쪽 지능선이 분기되는 곳, 월매산 정상을 약 0.8km 정도 남겨둔
해발 약 800m 정도 되는 지점이다.
당연하다는 듯 베낭을 내린다. 산행을 시작하고 1시간 30분여 쉼 없이 달려온 탓에 모두들 지침이
누적된 것이다.
그래도 한 잔의 건배잔을 돌리고 나면 어느 사이 그 지침은 말끔하게 사라진다. 긴 산행을 할 때
습관이자 행복이다. 후미가 다 올라설 때까지 느긋한 휴식을 취해 본다. 24분 휴식.

(헬기장에서 보는 덕유주능)

08시 38분, 월매산.
다시 한 차례의 급경사길을 극복하면 월매산 정상 직전이 되는데 의외의 암릉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특히 좌측으로 수도산과 가야산쪽 시야가 확 트여 월매산을 찾은 보람을 만끽한다.
바로 앞에 잔설이 덮인 수도산 정상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멀리 가야 영봉도 시야에 들어온다.
언제 보아도 웅장하고 멋진 풍경이다.
잠시 암릉을 빠져나가면 능선이 분기하는 월매산 정상인데 단지 능선상 가장 높은 곳일 뿐 좁은
공터를 이루면서 별다른 특징이나 표식이 없다.
따라서 조금 전 암릉의 한 조망대에서 정상의 기분을 느끼면서 좀 쉼을 할 걸 그랬나 보다.
약 5분간 짧은 쉼을 하고는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좌측 능선길로 접어든다.

(암릉에서 보는 수도산)

(암름에서 멀리 가야산이 보임)

(월매산)

09시 01분, 조망바위.
산길이 불투명할 줄 알았는데 역시 어느정도 족적이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어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일반산객들은 거의 찾지 않는 산임을 말하듯 표지기하나 없는 청정 산길이라
기분도 그만큼 상큼하기만 하다.
약간 내림길로 이어지는 능선은 15분 후 낮으막한 봉을 하나를 넘어선다. 약 930m쯤 되는 봉이다.
그곳에서 추량리와 대리를 잇는 임도 고갯마루로 내려서는 길, 마루금을 긋기조차 애매한 능선으로
이어지기에 독도에 아주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런데 930봉을 지나 3분 진행하니 마침 고갯마루가 살짝 내려다 보이는 조망바위가 나타나 능선의
흐름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수도산으로 오르는 능선은 훤히 드러난다.

(조망바위에서 보는 고갯마루 안부와 수도산 오름능선)

09시 11분, 안부임도.
잠깐 더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곳, 산길은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나 있다. 그렇게 우측 능선을
잠시 따르다가 절개지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사면형태의 능선을 따라 바짝 꺾어
내려서야 한다.
조망바위를 뒤로 한지 10분 지난 시각, 임도가 가로지르는 고갯마루로 정확히 내려선다. 커다란
절개지를 이루고 있지만 경사가 약간 완만한 편이라 절개지면을 따라 그대로 내려서도 별 어려움은
없다. 아무튼 오늘 구간 중 가장 독도가 까다로운 곳인데 무사히 내려서니 기분은 좋다.
죄측 추량리, 우측 대리를 연결하는 임도로 비포장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승용차로도 진입이 가능해
보이는 임도이다.
후미가 내려설 때까지 잠시 쉼을 하기로 한다. 11분 휴식.

(임도)

(뒤돌아본 임도)

09시 40분, 묘2/적송.
이제 수도산 오름길, 고도차 약 500m를 극복해야 하는 오름길이기에 힘 꽤나 써야 할 것이다.
절개지 우측으로 오르면 의외로 뚜렷한 산길이 다시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대덕초교에서 수도산까지는 진행한 정보가 없어 거의 개척산행을 각오
했는데 시종 뚜렷한 산길이니 예상보다는 매우 수월한 진행이다.
또한 수도산 오름길도 급 오름길이라 생각했으나 산길이 뚜렷한 이유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다.
약 20분 남짓 급한 오름길 한 굽이를 극복하니 넓게 조성된 공터에 묘 2기가 차지한 가운데
아주 잘 생긴 수백년생 적송 한 그루가 버티고 있어 잠깐 발길을 멈춘다.
'通政大府 慶州 金公, 婦人 金海 金氏'라는 묘비가 세워져 있는데 그야말로 천혜의 명당자리가
아니가 싶다. 지나온 월매산이 한눈으로 시원스럽게 들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로 덕유줄기와
삼봉산 자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잘 정돈된 묘와 적송)

(묘)

09시 54분, 암릉.
묘2를 뒤로 하고부터는 경사도가 약간 누그러진 느낌이다. 잠시 오르면 가지를 여러 갈래를 틀고
거대하게 자란 적송 한 그루가 또 하나 나타나 눈길을 끈다.
그러다가 14분 진행하면 의외의 짧은 암릉이 버티고 있는데 우회길을 버리고 바로 릿지로 올랐더니
시야가 확 트이는 가운데 이제껏 진행한 능선은 물론 덕유산 줄기가 한눈에 펼쳐져 아예 베낭을
내리고 잠시 쉼을 하기로 한다.
이제 주능선도 그리 멀지 않은 듯 하고...
주능선 이후 수도산 단지봉이야 막 뛰어다녀도 될 정도로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으니 서두를 일이
없는 것이다. 15분 휴식.

(또다른 적송)

(암릉 릿지로)

(암릉에서 뒤돌아본 월매산)

(덕유주능이 한눈으로)

10시 37분, 주능선봉.
이후에도 간간히 암릉이 나타나지만 잡목 속의 암릉이라 조망은 확 트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어느 덧 양각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가깝게 보이고...
산길은 주능선봉우리 직전에서 우측사면을 통해 주능선으로 붙게끔 되어 있다.
26분 후 드디어 수도산-양각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도착하니 이제부터는 완전 뚜렷한 산길이다.
다시 2분 더 오르면 구덩이가 파헤쳐져 있는 주능선봉인데 양각산-흰대미산-보해산-금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 있어 그곳을 진행할 당시의 추억이 새삼 새로운 느낌이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아울러 수도산 정상이 이제는 지척이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덕면일대 조망)

(주능선봉이 가까움)

(우측의 양각산)

(북사면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음)

(주능선봉)

(바로앞이 수도산)

10시 43분, 수도산.
5분 후 수도산 정상에 도착한다.
커다란 돌탑과 함께 '무풍 11-1988 재설'이라고 1등 삼각점이 있는 수도산 정상은 언제 찾더라도
막힘없는 조망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우선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산줄기 뒤로 과연 영봉이라는 것을 느끼게시리 멋진 암봉을
이루고 있는 가야산이 조망의 압권이다.
아울러 지나온 월매산 뒤로 펼쳐져 있는 덕유산 줄기, 양각산-흰대미산-보해산-금귀산으로
이어지는 또하나의 멋진 산줄기도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어 그저 마냥 조망에 도취하는 기분이라
할까? 한 모퉁이에 작은 정상석이 한편으로는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7분 휴식.

(수도산)

(1등 삼각점)

(대덕방향 조망)

(단지봉쪽 조망)

(작은 정상석)

(양각산 조망)

(양각산 뒤로 펼쳐진 덕유주능)

(보해산과 금귀산 조망)

11시 18분, 심방안부.
잠시 진행하면 수도암쪽의 산길과 만나는 동봉, 뒤돌아 보는 수도산은 여전히 멋진 풍경이다.
아울러 가야할 단지봉이 너무나 순해 보여 마음도 덩달아 편안해짐을 느낀다.
이곳부터는 찾은지가 벌써 15년도 훨씬 넘은 것 같다.
85년 한번, 88년 한번... 지금이야 수도-가야가 당일능선종주의 전형적인 코스이지만 당시에는
당일 종주는 엄두도 내지 못 하였다. 처음 종주시는 홀로산행으로 1박2일로, 그 다음 종주시는
여러 일행과 2박3일로 진행을 했던 곳이다. 세월은 흘렀지만 아직도 추억이 아련하기만 하다.
동봉을 지나면 시종 내림길이다. 잔설이 녹아 산길이 아주 질퍽하므로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넘어졌다 하면 완전 옷 버리기 쉽상이 되는 것이다.
20여분 내려서니 비로서 안부 4거리를 이루고 있는 심방 안부이다.
우측은 불석-수재-거쳐 중촌리 심방마을로 내려서는 길, '심방 3.5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좌측은 수도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뒤돌아본 수도산/동봉에서)

(동봉에서 보는 단지봉)

(뒤돌아본 동봉)

(가야산 조망)

(심방안부)

11시 50분, 고비안부.
심방안부에서 고비안부까지는 시종 완만한 오르내림이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17분 후 또하나의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은 양쪽으로 산길이 희미하다.
다시 15분 진행한 후 대하는 안부4거리가 고비안부이다. 우측은 중촌리 고비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좌측은 역시 수도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제 한 굽이만 오르면 단지봉이 더 되지만 일행들이 간식좀 먹고 출발하자고 한다. 딴은 오늘
메뉴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영남알프스 권총무님 회덮밥을 출발시 베낭에 하나 챙겼는데
안주삼아 소주라도 한잔 하자는 의견이니 마다할 일이 없다.
물론 곰발톱표 막걸리도 한 병 챙겼지만 이전에 벌써 다 비운 상태이다.
먼산님이 앞서가지 않았더라면 내친김에 식사를 하고 가련만...
어쨌거나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더욱 술맛이 있다. 금방 빈 병이 된다. 16분 휴식.

(고비안부를 향하면서 보는 단지봉)

12시 15분, 단지봉 전 안부.
이제까지는 날씨가 아주 좋았는데 12시가 막 지나면서부터 일기예보대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뿌리다 말 듯 하였으나 많은 비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내리면서 쉽게 그칠 비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이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하산을 마칠 수 있는 거리이므로 그리 부담은 없다. 이제까지
멋진 조망을 즐긴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을 하니 아쉬움도 없다는 말을 해 본다. 자연스럽게
봄비를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낮으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니 단지봉 직전의 안부인데 마침 앞선 일행들과 함께 먼산님이 식사를
하고 있으니 우리 역시 비가 더 내리기 전에 식사를 할 요량으로 자리를 잡는다.
식사시간 25분 소요. 식사를 막 끝내자 후미 몇 분이 도착하여 먼산님의 마지막 술잔을 한 잔씩
더 돌려 본다.

(단지봉이 한층 가까움)

(단지봉 오름길에 쌓인 눈)

13시 10분, 단지봉.
20분 후 단지봉에 도착한다. 넓은 헬기장과 공터를 이루는 단지봉, 예전 야영을 하며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 곳인데 정상이 너무 넓어 다음에 올 때는 축구공을 하나 가지고 올라 축구를 해도
되겠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만큼 광활하고 넓은 정상이다. 해서 민봉이라고도 부르는... 무심산악회에서 세워 놓은 작은
정상석에는 '민봉 단지봉 1326.7m'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어쨌거나 조망도 그만큼 시원스런 곳이지만 오늘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지나온 수도산마저
이미 가스 속으로 모습을 감춘 상태이다.
대신 가야산쪽은 아직 운해에 휘감겨 있는 가운데 시야에 들어오니 훤히 들어낸 것 보다 한 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느낌이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몇 커트 촬영을 해 본다. 5분 휴식.

(단지봉 오름길에서 뒤돌아본 수도산)

(단지봉이 가까움)

(단지봉)

(정상석)

(단지봉)

13시 40분, 좌일곡령.
단지봉 이후로는 완만한 내림길 내지는 거의 평지길을 이루어 진행이 아주 수월하고 편안하다.
특히 가을에는 억새와 싸리숲의 운치가 대단한 곳이었다는 기억... 그러나 오늘은 가스속에 묻혀
있으니 그저 옛날의 추억이나 상상하면서 걸을 뿐이다.
간간히 암봉을 이루는 1124.9봉이 시야에서 들어왔다가 말았다 하는 사이 25분 진행하니 뚜렷한
안부 4거리를 대한다. 어느 덧 좌일곡령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지도상에는 1124.9봉 직후를 좌일곡령으로 표기되어 있다.

(좌일곡령 가는길)

(운해 속으로)

13시 49분, 1124.9봉,
다시 완만한 오름길로 변하고... 9분 오르면 암봉을 이루고 있는 1124.9봉이다.
단지봉-가야산 능선상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인데 오늘은 그저 허공뿐이다. 예전 조망이 하도 좋아
한참을 머물렀다 간 생각이 난다.

(1124.9봉이 시야에 들어 옴)

(1124.9봉에서 뒤돌아본 단지봉)

14시 34분, 마지막 봉.
바위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특징없는 능선이 시종 이어지는데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주위가 아무 것도 안 보이는 탓이다.
약 30분 진행하니 한 봉우리를 오른다. 그리고 내림길로 이어져 이제 곧 목통령인가 했지만 다시
오름길로 바뀌고 ...
13분 후 안 암봉을 대하게 되니 잠깐 가스가 트이면서 우측으로 용암리 일대가 내려다 보이기에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목통령은 아직 좀 더 진행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다시 11분 진행하니 비로서 목통령으로 내려서기 전의 마지막 봉우리가 되는 듯, 역시 암봉을
이룬 봉우리인데 그곳을 지나자 방향이 좌측으로 약간 바뀌면서 내림길이 시작된다.

(마지막 봉 직전에서 잠깐 시야가 트임)

14시 55분, 목통령.
그렇게 9분 내려서니 무덤하나를 만나게 된다. 이어 7분쯤 내려서면 우측 하개금쪽으로 표지기와
함께 뚜렷한 하산길이 있는 안부인데 가야 할 좌측 황점쪽으로는 산길이 불투명하다.
다시 낮은 봉을 넘어 5분 더 진행하니 또다른 안부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아마도 목통령이
될 것이다. 지도상에는 좀 더 진행한 오름길에 목통령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그곳은 고갯마루가
아닌 탓이다.
어쨌거나 이곳에도 우측 상개금쪽으로는 하산길이 잘 나 있지만 황점리쪽은 족적이 별로이다.
그래도 방금 전의 안부보다는 한결 길상태가 괜챦은 편이고 빛바랜 표지기가 두어 개 보이니 여기서
황점리로 하산하기로 한다.

(황정리 하산길)

15시 25분, 임도.
그러나 얼마쯤 내려서니 물이 작게 흐르는 계곡을 만나면서 길 흔적이 끊어지고 결국은 잡목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골 따라 진행해야 하는 형국이 된다.
잡목기가 아니라 큰 부담이 없지만 만일 여름 잡목기라면 꼼짝없이 잡목에 갇히고 말 분위기이다.
어렵게 30분 뚫고 나오니 계곡을 따라 의외의 임도가 형성되어 있고, 그 임도로 내려섬으로써
비로서 잡목계곡을 다 빠져 나온 듯 여유를 되찾는다.

(임도)

(임도따라)

15시 40분, 원황점마을.
이후로는 임도따라 내려서면 된다. 내려설수록 계곡이 제법 깊고 좌측 사면 골짜기로 얼어붙은
폭포들도 몇 보여 색다른 분위기도 제공해 주고 있다.
아울러 안개속에 쭉쭉 뻗어있는 낙엽송이 아주 운치를 느끼게 하는 분위기...
15분쯤 내려서면 원황점이라는 커다란 표지석과 함께 평화롭게 전개된 마을이 나타난다.

(운해속의 산록과 폭포)

(임도주변 계곡)

(봄을 알리는 버들강아지)

(시멘트길로 바뀜)

(윗황점 도착후 뒤돌아본 계곡)

(윗황점 마을)

16시 15분, 장전리/청천마을 입구 버스정거장.
이로써 산행은 끝났지만 도로가 좁아 대형버스로는 진입이 불가하다고 하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장전리까지 약 2.5km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1차선 포장도로로써 승합차틑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도로이고 웬만하면 대형버스도 진입이 가능해
보였지만 못 들어 온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산행을 연장하는 셈 치고 도로따라 걷는데 생각보다 제법 먼 거리이다.
약 35분 정도 도로따라 나온 후에야 비로써 장전리의 2차선 큰 도로를 만나니 저 아래의 다리앞에
세워져 있는 버스가 보인다. 청천마을 입구 표지석이 있는 버스정거장 앞이다.

(장전리도로에 이름)

(청천마을표지석)

그 후.
이어 버스로 비 때문에 중간 탈출을 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수도리로 이동을 하고는 한 마을
회관을 빌려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지난 해에 이어 역시 영남알프스 권총무님의 회덮밥이 뒤풀이의 하일라이트이다.
곰발톱표 막걸리 역시 이제는 전국적인 상표가 되어 있고... 그 맛을 그리면서 그렇게 한 해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대비하지 않은 봄비를 맞고 처음에는 몸은 덜덜덜 떨렸지만 푸짐한 회덮밥에 건배잔을
돌리면서 산꾼들의 정을 듬뿍 나누다 보니 어느 사이 몸도 훈훈해지는 기분이다.
1년 후 또다른 가야산 줄기에서 만날 것을 기대해 보며 이제는 아쉬운 이별을 할 시간이다.
내년에는 가야 남동능선인 가야산-가령-가산-북두산-모로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어떠할지?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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