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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경상도

영남알프스/옹강산-문복산-상운산-쌍두봉

by 높은산 2005. 11. 2.

[영남알프스 북부능선잇기]
오진리-346.7-말등바위-옹강산(832)-문복산북릉(835.9)-문복산(1013.5)-964-894.8(낙동주능)-운문령
-귀바위-상운산(1114)-쌍두봉(1042)-쌍두2봉-쌍두1봉-삼계리(천문사)/도상거리 약23km

[위 치] 경북 청도군 운문면, 경주시 산내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지 도] 1/50,000 동곡, 언양

[산행일자] 2003년 2월 9일 일요일

[날 씨] 맑고 따뜻함

[산행코스]
오진리 오진1교/상수원 감시초소(05:30)-묘있는 초입(05:36~47)-주등산로(06:02~06)-삼각점(06:24)
-436.7/삼각점(06:34)/-(운해시작)-첫로프암봉(06:55~07:03)-릿지(07:45~50)-말등바위(08:05~10)
-옹강산 전위봉(08:27~48)-옹강산(08:52~57)-(급경사내림길)-삼계리치(09:19~23)-안부(09:28)
-(급경사오름)-능선1봉(09:43~10:00)-능선2봉(10:05)-능선3봉(10:23)-능선4봉(10:28)-안부/오래된묘(10:36)
-우회길갈림(10:38)-문복산북능/835.9(10:47)-우회길만남(10:50)-공터/약 850봉/식사(11:00~45)
-암봉앞우회길갈림(12:00)-암봉(12:08)-우회길만남(12:16)-동골능선길만남(12:27)-문복산(12:35~40)
-헬기장 봉/능선갈림(12:43)-(좌측)-950.2(13:10)-능선분기/964봉(13:33)-804.8/낙동정맥(13:55)
-운문령(14:25~45)-(임도)-석남사갈림(15:01)-(능선지름길)-기지국탑/임도능선갈림(15:15)
-(우측능선길)-능선분기봉(15:38)-귀바위(15:45~48)-상운산(15:55~16:20)-헬기장1(16:42)-헬기장2(16:58)
-쌍두봉/헬기장3(17:08~12)-쌍두2봉(17:29)-쌍두1봉(17:45~50)-무덤봉/마지막봉(18:12)-천문사앞(18:40)

[산행시간] 13시간 10분(휴식 및 기타:3시간 10분, 실 산행 시간:10시간 00분)

[참여인원] 밤도깨비, 백호, 일사구이, 이사벨라, 금수강산, 강산에, 육호, 김규수, 호연지기, 높은산 등
10명 (그리고 상운산에서 강촌님 합류)

[교 통] 열차 및 승합차

<갈 때>영등포역(22:42)-(무궁화호)-동대구역(02:40~03:45)-(승합차)-오진리(05:15))

<올 때>삼계리(18:45)-(승합차+승용차 각 1대)-청도역(19:35~39)-(무궁화호)-영등포역(23:52)

[산 행 기]
영남지방의 지붕이라 할 수 있는 소위 영남알프스는 최고봉 가지산(1240)을 비롯하여 운문산(1189),
천황산(1189),간월산(1083), 신불산(1209), 영추산(1092)이 중심권을 이루며 많은 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거기에 비해 중심권에서 벗어나 있는 고헌산(1033)이나 문복산(1013.5)은 아직도 산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편, 따라서 그만큼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잇점이 있다 하겠다.
이번 산행은 그 중 문복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알프스 북부능선 종주코스를 잡아본다.
즉 운문호 남쪽 언저리에 위치한 오진리를 출발하여 옹강산 가운데능선-옹강산-삼계리치-문복산북릉
-문복산-운문령-상운산-쌍두봉-쌍두1,2봉을 거쳐 삼계리로 하산하는 코스로써 도상거리가 약 23km쯤
되기에 하루산행으로서는 결코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산일일정을 고지한 결과 수도권에서 밤도깨비님, 백호님, 일사구이님, 이사벨라님이...중부권에서
금수강산님, 강산에님, 육호님이...그리고 막판 대구의 김규수님과 호연지기님까지 참여하기로 하여
인원이 총 10명이다. 또한 대구의 강촌님이 막초를 몇 병 준비하여 상운산쯤에서 기다린다고 하니
이래저래 수도권 -중부권-대구권의 합동산행이 된다.
특히 대구의 김규수님이 12인승 승합차까지 준비하였다 하므로 청도역에서 들머리까지의 택시비부담을
덜 수가 있다.(2대 왕복 15만원 이상은 될 듯 싶다.)
열차표는 청도역까지 끊었으나 동대구역에서 내려 대구분들을 만나 동행하기로 한다.

02시 40분, 동대구역.
백호님, 이사벨라님 영등포역에서 만나 22시 40분 출발 부산행 열차에 오르니 서울역에서 탄
밤도깨비님과 일사구이님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계속해서 천안역에서 금수강산님이, 신탄진역에서 강산에님이, 그리고 구미역에서 육호님이 타면서
인사를 하다 보니 제대로 눈을 붙일 수가 없다. 한 시간도 채 못 잔 같다.
그래도 긴 잠을 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을 보면 당연히 긴 산행의 기대감 때문이리라.
영등포역을 출발한지 4시간 후,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김규수님과 호연지기님이 벌써 나와 기다리신다.
같이서 몇 번밖에 산행을 하지 않았지만 매일 만나던 사람같이 낯이 익고 반가운 분들이다.

05시 15분, 오진1교 건너 상수원 감시초소앞.
동대구역에서 바로 출발하면 너무 이른 산행이 되기 때문에 근처의 한 해장국으로 이동하여 아침식사를
하며 1시간여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03시 45분, 동대구 출발.
오전동안 내리던 비가 수도권에는 오후들어 활짝 개었는데 이곳은 아직도 잔뜩 흐린 상태이고, 거기에다
안개까지 기어 있으니 딴은 오늘 날씨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일기예보상은 날씨가 좋다고 했으니 그것에 기대를 해 보도록 하자.
깜박 잠이 들었는가 했는데 오진리 초입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 사이 한시간 20여분 달려왔으니 생각보다
제법 먼 거리이다. 좌회전하여 오진1교를 건너면 상수원 감시초소가 나타나며 좌측은 오진리, 우측은
소진마을방향의 도로이다.
일단 산행 들머리 앞에 차를 세우려고 좌측 오진리쪽으로 들어섰으나 아직 캄캄한 밤, 안개도 아직
자욱하니 들머리 찾기가 애매하다.
결국 오진리 마을까지 들어갔다가 차를 되돌려 나와 상수원 감시초소앞의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행
준비를 한다.
딴은 다른 곳은 마땅히 주차할 곳도 없고, 한 산행기에 이곳 상수원 감시초소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에
들머리가 있다는 내용을 접한 바 있어 걸어가면서 들머리를 찾기로 한 것이다.

05시 30분, 산행시작.
오진리쪽 좁은 도로를 6분쯤 따라가면 우측 산록으로 붙는 산길 하나가 랜턴불에 드러나는데 표지기가
없다. 들머리 초입에 표지기가 몇개 매달려 있다고 했는데...
다시 2분쯤 도로를 따르니 또 하나의 산길이 나타나는데 이곳 역시 표지기를 유심히 찾아보지만 없고
산길이 사면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1~2분 더 도로를 따르면 도로가 우측으로 굽어지는 곳. 능선초입이 넓다란 공터를 형성하고
있는데 눈이 녹아 질퍽한 진흙을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도 들머리를 찾을 방법이 없다.
물론 날이 밝은 상태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텐데...
그 이후로는 능선을 벗어나 오진리 마을로 들어서는 길이므로 결국은 들머리표지기 찾기를 포기하고
맨 먼저 만난 산길을 따르기로 한다.
어느 길을 따른다 해도 주능선으로 이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06시 02분, 주능선 주 등산로.
10여분 초입 찾기에 시간을 보낸 뒤 맨처음 산록으로 붙는 길로 접어드니 이내 묘 몇 개가 나타나는데
그곳부터 산길이 끊어지고 만다.
다시 내려가 두번째 산길을 택할까도 했지만 그곳 역시 길이 확실히 이어진다고 장담을 할 수 없는 일,
공연히 시간을 허비할 지도 모르기에 그냥 능선 쪽으로 치고 올라서기로 한다.
어쨌든 주능선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고, 그곳에 도착하면 확실한 산길을 만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게 해서 능선방향으로 치고 올라서는데 경사도도 급하고, 특히 어제 내린 비가 촉촉히 젖은 잡목
들을 헤쳐야 하니 산행 초반부터 생각치도 않은 고생을 한다.
그러나 15분쯤 그렇게 치고 오르면 드디어 주능선의 주등산로, 표지기와 함께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아까 질퍽한 공터주변에서 초입을 찾았어야 했나 보다.
비로서 산행의 여유를 되찾는 기분이다. 잠깐 휴식을 취해 본다.

06시 34분, 436.7봉.
송림과 어울려져 있는 호젓한 산길이다. 아직 날이 새지 않아 분위기를 느끼지는 않지만 낮에 운행
한다면 꽤나 운치가 있을 듯 싶다.
그런 분위기의 산길은 급한 경사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굴곡을 유지하며 시종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약 20분 남짓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이르게 된다.
이 봉우리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 있으나 굳이 우회길을 택할 필요는 없다.
지형도상 436.7봉이라 생각했으나 잠시 내리막 후 한바탕 오름길을 극복하면 또 하나의 삼각점 봉을
대하게 된다. 첫 봉우리에서 10분 거리, 이곳이 바로 436.7봉이다.


 

(운해속에 서쪽능선/ 가지-운문산)

(운해속의 동쪽능선)

06시 55분, 첫 로프 암봉.
436.7봉을 지나면서 운해가 시작된다. 즉 안개속을 빠져 나오니 하늘은 파랗고 산 아래로는 바다처럼
운해가 깔려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예상치 못한 멋진 산행의 시작, 너무나 절경이다.
산행 출발시만 해도 잔뜩 안개낀 날씨 때문에 발걸음이 매우 무거웠는데 그 안개가 바로 운해였던
것이다.
20분 남짓 후 바위지대까지 시작되니 그 절경은 더욱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첫 로프를 잡고 오른 바위봉에서 우측으로 보는 가지산-운문산-억산-구만산 줄기, 바다에 둥실 떠 있는
하나의 섬같이 보인다.
좌측에 있는 산줄기들도 모두 섬에 솟은 산들이다.
갑자기 다도해에 온 느낌, 딴은 하늘에 오른 느낌도 든다.

(지나온 능선)

(가야할 옹강산 정상)

08시 45분, 릿지.
바위지대는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한 바위를 오를 적마다 좌우로 깔려있는 운해를 감상하느라 아무래도
발길이 더딘 느낌이다. 사진에 관해서는 가히 프로에 가까운 호연지기님, 커다란 카메라를 꺼내더니
아예 한군데 차지하고 작품하나 건지겠다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본인도, 육호님도, 일사구이님도 틈만나면 셔터를 누르니 꼭 사진 경연대회를 벌이는 것 같다.
그런 풍경은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멋을 발하고 있다.
약 40분 후 짧은 릿지가 나타나는데 우회길이 있지만 그대로 릿지를 오른다. 릿지위에서 내려다보는
운해가 더욱 가경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위가 살짝 얼어붙어 있어 매우 미끄러우므로 딴은 신경을 바짝 쓰며 진행해야 한다.

(운해속에 떠 있는 운문-억산-구만산)

(운해속의 동쪽능선)

08시 05분, 말등바위.
바위지대의 절정은 릿지지대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말등바위에서 끝이 난다.
꼭 말안장을 닮은 듯한 바위릿지, 여기서도 바위면이 얼어붙어 있어 미끄러우므로 자못 조심을 해야
한다.
이곳 말등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전경, 운해의 모습이 한층 더 그 멋을 자랑하고 있다.
5분간 휴식을 취하며 귤 한쪽 먹어보기도 한다.

(말등바위)

08시 27분, 옹강산 전위봉.
말등바위를 뒤로 하면 바위지대가 끝이 나고 급한 오르막길로 변하면서 옹강산 오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으므로 잠깐만 땀을 쏟으면 된다. 그렇게 17분 오르니 옹강산 정상이라
착각되는 전위봉, 즉 오리골 정상으로 향하는 북능이 분기하는 곳이다. 작은 돌탑까지 있어 정상이라고
생각되지만 정상은 여기서 5분 남짓한 거리를 두고 저 앞에 솟아있는 봉우리이다.
아무튼 후미가 합류할 때까지 간식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특히 육호님이 준비한 배즙과 매실주가
청량제 할을 하는 듯 했다.
약 20분 정도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능선상의 빙화)

08시 52분, 옹강산.
전위봉에서 4분 이르면 옹강산 정상이다. 그 사이의 길, 잠깐이지만 눈도 제법 쌓여 있고 히 얼음꽃(눈꽃
아니라 어제 내린 비가 얼어붙어 빙화를 이룬 풍경)이 분위기를 돋군다.
옹강산 정상에 이르면 정상표지판은 없고 대신 이정 표지목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
"오진↓, 소진→, 삼계리재↑" 나무를 깎아 만들었는데 다른 곳과는 좀 색다른 인상을 풍긴다.
그리고 넓은 공터를 형성하고 있는데 여름철 잡목기에는 조망이 좋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지금은
나무가지 사이로 여전히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풍경이다.
이정표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한방 박아보기도 한다.

(옹강산 정상의 이정표)

09시 19분, 삼계리재.
옹강산에서 우측능선을 따르면 소진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삼계리재 방향은 약간 좌측으로 틀어진
직진 방향의 길로서 매우 급경사를 이루며 내려서도록 되어 있다.
대단한 내리막길이다. 도상거리 약 1km정도밖에 안 되는데 약 400m가까운 고도를 내려서야 하니
이제껏 극복한 고도차를 단번에 다 까먹는 기분을 느낀다.
그렇게 22분 내려서니 삼계리재, 고도가 낮으니까 이곳은 안개터널을 이루고 있다.
그 안개터널 사이로 역광의 아침햇살이 비추고 있으니 그 또한 비경이다.
그 속에 앙증스런 이정 표시목 하나, 옹강산 정상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의 형상이다.
"심원사←, 문복산↑, 삼계리→, 옹강산↓, ". 4분 휴식을 취한다.

(삼계리재 안개)

(삼계리재 표지목)

09시 43분, 오름능선 봉.
고도차를 그만큼 까먹었으니 다시 급경사 오름길을 올라야 할 일이 부담이다. 5분 진행하면 또 하나의
안부, 여기서부터 급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급한 오름길이 그다지 길지가 않다.
약 15분 더 오르면 능선상 첫번째 봉, 여기가지가 급한 오름길이고, 이후로부터는 완만하게 오르기에
부담을 수가 있다.
우측으로 상고대에 뒤덮여 있는 문복산 정상이 올려다 장쾌하게 올려다 보인다. 저 상고대가 녹기 전에
빨리 올라야 할텐데...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요망사항일 뿐, 좌측으로 한바퀴 휘돌아 문복산 북능을 경유하여 올라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두시간은 더 소요될 것이다.
아무튼 또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후미에서 뭐라도 좀 먹고 가자고 한다.
딴은 새벽(아니 한밤중)에 아침식사를 한터라 허기를 느낄 시간이 된 것이다.
자리를 잡고 떡으로서 요기를 한다. 이번에는 밤도깨비님의 곡주 한잔이 청량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17분 휴식.

(옹강산을 뒤돌아봄)

10시 47분, 문복산 북능선봉/835.9
능선 1봉 이후의 오름길은 큰 경사도가 없기에 진행에 큰 부담이 없다. 5분 후에 2봉, 다시 18분 후에
3봉을 오른다. 그리고 다시 5분 후에 4봉에 이르게 되는데 시종 좌우로 깔려 있는 운해를 감상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혀 지루함이 없다.
4봉을 뒤로 하고 8분 내려서면 오래된 묘가 있는 안부에 이르게 된다.
그 안부를 지나면 갈림길을 대하게 되는데 우측길은 문복산 북능선봉(835.9)을 사면으로 우회하여
북능선으로 로 붙는 길이고, 직진길은 그대로 북능선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사면쪽 길이 표지기도 잔뜩 매달려 있고 길 상태도 뚜렷하지만 그대로 북능선봉을 향하는 길로 접어든다.
북능선봉을 거쳐간다 해도 그리 먼 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능선봉까지는 갈림길에서 불과 9분거리, 비로서 문복산 주능에 이른 셈인데 주능선 동쪽까지 운해에
쌓여 있는 것을 대하니 오늘 날씨는 과연 복받은 날씨라고 또 한번 되내여 본다.

11시 00분, 공터봉/약 850.
북능선봉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3분 진행하면 조금 전 갈림길에서 갈라진 사면길을 접하게
된다. 리고 10분 더 진행하면 넓은 공터를 형성한 무명봉(해발 약 850)을 대하는데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가히 환상적이기만 하다.
특히나 운해와 조화를 이룬 탓에 그 멋은 더 한다 할 수 있다.
가야할 문복산이 이제는 지척으로 우뚝 솟아 있고, 우리가 진행한 옹강산도 아까보다도 더욱 멋지게
운해에 휘돌려 있는 풍경이다.
좌측 고헌산-백운산-소호고개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줄기도 그 안마을 소호리가 운해에 쌓여 있기에
그 장쾌함이 층 돋보이는 느낌이 든다.
문복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일행들은 이곳에서 하고 가자 하니 주저할 리 없다.
한켠을 차지하고, 라면 끓일 사람은 라면 끓이고, 도시락 먹을 사람은 도시락 꺼내고...
약 45분의 점심식사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공터봉에서 본 삼계리계곡)

(공터봉에서 본 문복산)

(공터봉에서 본 고헌산)

12시 08분, 바위봉.
공터봉을 뒤로하고 이제 문복산 오름길, 기분같아서는 잠깐일 듯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꽤 소요된다.
북사면인지라 눈도 제법 쌓여 있다. 오래된 러셀자국 하나, 그 덕에 러셀행위까지는 해도 되지 않지만
이따금 로 발자국을 낼 양이면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이다.
남쪽사면에 눈이 거의 없는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약 10분 진행하니 커다란 바위봉이 버티고 있다. 산길은 우측으로 우회하게끔 되어 있다.
그러다가 잠시 우회길을 더 진행하면 그대로 계속 우회하는 길과 바위봉으로 직접 오르는 길이 갈라진다.
러셀흔적은 우회길로 나 있고, 대개의 표지기도 그 쪽으로 매달려 있다.
그러나 몇몇 표지기는 바위봉 오르는 쪽으로 매달려 있어 우리도 바위쪽길로 접어든다.
가벼운 러셀과 함께 입 절벽지대를 오르는 데가 눈 때문에 조금 애매한 편, 그러나 어느 정도 잡고
올라설 곳이 있어 조심스럽게 오르면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우회길 초입에서 8분 후 그 바위봉 꼭데기에 선다.
역시 조망이 너무 좋은 곳, 오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12시 35분, 문복산.
바위봉으로부터 우회길과 만나는 8분 거리, 짧은 암릉을 형성하나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다시 편안한 길이 시장되고, 정상에서 사람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면 정상도 이제는 그리 멀지 않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산길은 좌측사면으로 한바퀴 돌게 되어 있어 좀처럼 정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11분 진행하면 좌측 동골방명에서 올라오는 능선길을 만난다.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8분 더 오른 후에야 비로서 문복산 정상이다. 넓은 공터를 형성한 정상에는
삼각점(언양 301번)과 함께 청도산악회에서 정상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는데 역시 시야가 확 트여
이제껏 지나온 능선을 모두 들러 볼 수 있다.
특히 아직도 운해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멋진 풍경은 엽서나 달력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적인 조망이다.
몇몇 산객들도 올라와 있고, 또 올라오는 산객도 있다. 이제껏 우리일행 이외는 산객이 전무했는데
문복산은 제법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5분 휴식 후 문복산 출발.

(문복산 정상표지석)

(문복산에서 본 옹강산)

13시 33분, 능선분기/964봉.
문복산 정상에서 3분 진행하면 케언과 함께 헬기장을 이룬 봉우리를 대한다. 이곳이 능선분기점인데
직진 방향의 능선이 더 육중해 무심코 그쪽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운문령으로 가는 능선은
좌측으로 급히 내려서는 선이다.
남향으로 눈이 녹아 질퍽하고 미끄럽다. 만약 미끄러지기도 하는 날엔 옷이 만신창이 될 듯...
나뭇가지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그렇게 17분 내려서면 안부에 이르게 되고 이제는 완만한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950.2봉). 이따금 짧막한 바위들도 나타난다.
휴대폰이 계속 안 터지다가 이곳은 그래도 휴대폰이 터지는 모양, 상운산에서 막초를 들고 기다리겠다는
강촌님과 통화가 된다.
상운산에 거의 다 와가고 있다는 이야기, 우리는 아직도 두 시간여는 있어야 상운산에 오를 수 있을텐데...
964봉을 지나고 다시 20여분 더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되는 964봉에 이를 수 있다.
여기서 운문령길은 좌측으로 굽어지는 내리막길이다.

13시 55분, 804.8/낙동정맥.
낙동정맥길과 만나는 804.8봉도 시종 내리막길로서 보기에는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그래도 걸릴 시간은
다 걸리는 것 같다.
804.8봉까지느 964봉에서 22분 소요, 이제 운문령이 저 아래 보이니 이제 곧 운문령에 이르리라.
이곳부터는 낙동정맥길이라 언젠가 정맥길을 이을 때 또 걷게 될 것이다. 아니 오늘 일행 중 강산에님
이나 이사벨라님은 이미 이 길을 걸었던 바 낯이 익는다고 한다.

14시 25분, 운문령.
804.8봉을 뒤로 하고 우측으로 꺾어진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잠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야 한다.
역시 눈이 거의 녹아 있어 질퍽하고 미끄럽다. 차라리 길 아닌 곳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편하다.
급경사 내리막이 끝나면 다시 완만한 길, 곧 운문령에 이를 듯 하지만 아직도 두 굽이는 더 넘어야 한다.
804.8봉을 출발한지 30분 후 비로서 운문령이다.
많은 승용차가 고갯마루에 주차해 있고, 천막을 치고 막초를 파는 집도 몇몇 들어서 있다.
그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으로 나온 것이다. 일단 후미를 기다리며 막초 한병 시켜놓고 딱 한잔씩만
들이키기로 한다. 딴은 상운산에서 강촌님이 막초를 사들고 기다리고 있으므로 좀 참아야 하겠지만...
어쨌든 갈증속에 한잔 마시니 그저 원샷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꿀맛?

(운문령)

15시 15분, 기지국탑/임도,능선갈림.
약 20분 시간을 보내고 이제 상운산을 향해 출발을 한다.
임도길, 눈이 녹아서 질퍽한 논바닥을 이루고 있기에 좀 짜증을 내며 오른다. 약 15분 임도길을 따르면
석남사 림길 이정표를 대하는데 여기서 등산로는 지그재그로 꺾이는 임도길을 버리고 능선으로 직접
오르게끔 되어 있다. 역시 눈이 녹아있어 질퍽거리기는 마찬가지이나 임도길에 비하면 양반이다.
제법 급경사를 이루는 그런 능선길을 15분 오르면 아까 우측으로 갈라졌던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된다.
기지국탑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 지점이다.

15시 45분, 귀바위.
상운산을 오르려면 여기서 다시 좌측으로 갈라진 임도를 버리고 그대로 능선마루금으로 올라야 한다.
또는 약간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 능선 마루금으로 올라도 된다. 즉 이후의 임도길은 상운산을 좌측사면을
따라 회하여 가지산으로 나 있어 만약 그대로 임도를 따르면 상운산을 지나친 지점에서 역방향으로
마루금을 쫓아 운산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때는 시간도 더 소요된다.
아무튼 마루금길로 접어들어 20여분 오르면 상운산 전위봉에 오를 수 있다. 운문령에서 볼 때만 해도
상운산으로 각하기 쉬운 봉우리이다.
그러나 상운산 정상은 귀바위를 지나 건너켠으로 우뚝 솟아 있다. 그리고 상운산에서 우측으로 갈라진
쌍두봉능선도 중하고 우람하게 뻗쳐 있는 느낌이다.
전위봉에서 7분 진행하면 바위조망이 아주 좋은 귀바위에 이르게 된다.

(귀바위)

15시 55분, 상운산.
귀바위에서 10분 남짓 더 진행하면 비로서 상운산이다.
상운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정상표지목이 반긴다. 니 오랜 시간 막초를 준비라고 기다리신 강촌님이 더욱
반갑다. 오뎅까지 준비하시고...너무 고맙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모든 님들이 도착하고, 잠깐이나마 산중 막초파티시간을 갖는다. 역시 감칠맛이다.
그 감칠맛 속에 우리가 온 길을 한바퀴 둘러보는 여유, 저기서부터라니 꽤나 먼길을 달려온 것이다.
그래서 행복하다.
약 25분의 시간을 보내고 16시 20분, 상운산을 출발한다.

(상운산에서 뒤돌아본 옹강산, 문복산)

(상운산-쌍두봉 능선길)

17시 08분, 쌍두봉.
쌍두봉 가는 길, 이제 하산길과 마찬가지이므로 많이 지친 일사구이님도 챙긴다는 핑계를 잡고 후미에
보조를 맞춘다.
약 20분 후 첫 헬기장이 나타나고, 다시 15분 후 두번째 헬기장이 나타나고, 또 10여분 후에 3번째 헬기장
이나타나고, 3번째 헬기장이 1042봉인 쌍두봉이다. (딴은 저 아래 두개의 바위봉을 쌍두봉이라고도 한다.)
쌍두봉에서는 두 갈래길, 좌측능선은 배너미재-지룡산 방향이고, 쌍두 1,2봉을 경유하여 삼계리로
내려가는 길은 직진길이다.

17시 29분, 쌍두2봉.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또한 북사면인 관계로 눈도 제법 쌓여 있어 후미와 보조를 맞추지만 않는다면 막
뛰어내려도 될 성 싶다.
그러다가 바위지대가 시작되고, 유난히 우뚝 솟아 있는 바위봉이 바로 쌍두2봉이다.
쌍두봉에서 20분 거리, 꼭데기로 올라 보면 하늘에 오른 느낌이다.
원래 되돌아 내려와 좌측으로 형성된 우회길을 따라 내려서야 하지만 그대로 넘어서는 길도 있다.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고, 특히 눈까지 쌓여 있어 조금은 껄끄럽지만 그래도 확보를 할 곳이 충분하므로
조심스럽게 한발한발 내려서면 의외로 쉽게 내려설 수가 있다.

(쌍두2봉)

17시 45분, 쌍두1봉.
10여분 후 규모가 2봉에 비해 좀 작은 쌍두1봉을 통과한다. 그곳까지가 바위구간이고 쌍두 2봉을
지나면서 바위구간은 점차 끝이 나게 된다.어느덧 일몰이 가까워지고... 그나 저나 청도역에서 예매한
열차(19시39분 발)를잡을 수 있으려는지? 아직도 가야할 길이 제법 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시 12분, 무덤봉/마지막봉.
바위지대가 끝나고도 당분간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그러다가 잠시 완만한 지대가 나타나 이제는 다
왔구나 생각되는데 삼계리-운문령을 오르는 자동차불빛은 아직도 저 아래 멀치감치 있다.
아직도 30분은 족히 내려서야 할 듯 싶다. 마지막 봉인 듯 한 봉우리를 오르니 오래된 묘1기가 폐허된
채 리잡고 있다.

18시 40분, 삼계리 천문사앞,
묘 있는 봉을 뒤로 하면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만약 오름길로 택한다면 초반에 지쳐버릴 듯한
굉장한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그래도 눈이 녹은 상태가 오래된 듯 땅이 말라 있어 그대로 뛰어내린다.
딴은 열차시간을 놓칠 지경도 되었기 때문이다.
거의 탈진에 가까운 일사구이님, 정신력으로 마지막 힘을 다 내는 듯 하다.
이제는 뒤따라서 덩달아 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30분 후 삼계리 천문사 앞 도착.
먼저 하산한 일행들이 차까지 다 회수하여 놓고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 긴 종주길이
끝난 것이다.

19시 35분, 청도역.
잠시 짬을 돌릴 여유도 없이 김규수님 급히 시동을 건다. 강촌님의 승용차도 있으니 아침 출발시보다는
자리가 넉넉하다. 19시 45분 삼게리 출발, 막힘 없이 달린 덕분에 청도역에 도착하니 열차출발시간 4분
전인 19시 35분, 겨우 열차를 잡게 된 것이다.
딴은 뒤풀이는커녕 이렇게 헤어짐의 인사도 제데로 할 겨를도 없이 헤어짐이 아쉽다. 그러나 운해와
함께 한 긴 산행의 여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리라.
그렇게 김규수님, 호연지기님, 강촌님을 보내고 플랫홈으로 들어서자 잠시 후 열차가 달려온다.
열차에 오른 나머지 일행, 그나마 식당칸 차지하고 캔맥주 하나로서 간단한 하산주를 대신할 수 있었다.
"모든 님들 반가웠고 수고하셨습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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