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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경상도

숙성산-미녀봉-오도산-두무산

by 높은산 2005. 11. 2.
[거창 합천의 숨은산 잇기]
기리 학산마을-봉화재-숙성산(907)-미녀봉(930)-오도치-오도산(1134.7) -두산지읍재-두무산(1038.4)
-성기리 하두동마을(도상거리 약 15.5km)


[위 치] 경남 거창군 가조면, 합천군 묘산면, 가야면

[산행일자] 2002년 9월 7일 토요일

[날 씨] 맑음

[지 도] 1/50,000 지형도 "합천"

[산행코스]
기리 학산마을 입구(09:20)-학천사(09:20)-학산마을(09:30)-지능고개(09:40)-개울(09:47)
-봉화재(10:00~10:07)-거창유씨묘(10:11)-첫봉(10:22~10:36)-전망바위봉(11:02~18)
-숙성산 삼각점/898.9(11:32)-숙성산 정상표지석/907(11:35~43)-오래된 헬기장(12:00)
-능선분기/846(12:06)-식사(12:16~13:00)-지실골안부3거리(13:08)-능선분기 3거리/미녀머리봉(13:27~38)
-유방봉(13:53~59)-석강리안부3거리(14:03)-무덤봉/893(14:11)-넓은 헬기장(14:14~21)
-미녀봉/930(14:37~15:00)-안부/오래된 헬기장(15:08)-능선갈림봉(15:18)-오도치(15:31~40)
-오도산 서능/도로(16:10~40)-새천년해맞이기념비(16:48)-오도산/1134.7(16:52~56)-(북쪽 사면)
-북능 희미한길(17:06~11)-봉(17:28)-뚜렷한길(17:49)-두산지읍재(17:55)
-오르막전 안부(18:00~18:11)-두무산 남릉(18:52)-오래된 헬기장(19:00)-두무산/1038.4(19:11~15)
-휴식(19:52~20:02)-암릉시작봉(20:08)-암릉 마지막봉(20:50)-(너덜과잡목 사면)
-88고속도로/성기대교부근(22:04~08)-(고속도로 갓길따라)-상두동입구 수레길(22:28)
-성기리 하두동(22:38)


[산행시간]
13시간18분(휴식시간외:3시간 24분, 실산행시간 9시간 54분)

[인 원] 4人
-인천 : 계양산님, 카라님, 높은산.  -대구 : 이한성님

[교 통] 승용차 (총 자동차 운행거리 694.1km)

<갈 때> 일신동(04:30)-외곽순환고속도로-신갈안산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06:23~50)-88고속도로-가조IC(08:00~05)-성기리 하두동(08:30~45)
-기리 학산마을 입구(09:13)

<올 때> 성기리 하두동(22:50)-가조(23:10~24:40)-기리 학산마을 입구(24:50~52)-가조IC(01:00)
-88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덕유산 휴게소(01:50~02:05)-경부고속도로
-옥산휴게소(03:00~04:00)-천안휴게소(04:20~05:05)-안성휴게소(05:20~45)
-외곽순환고속도로-일신동(06:30)


[산 행 기]
경남 거창군, 합천군은 1000미터급 산들만 20여개 있는 ... 산꾼들의 동경이 되는 곳이다.
특히 대전통영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도권에서도 당일산행이 가능.
예전보다 접근이 매우 수월하다 할 수 있다.
오늘 찾는 산은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묘산면, 가야면의 경계선상에 위치한
숙성산-미녀봉-오두산-두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가조면에서나 아니면 의상봉 능선에 서면 남쪽 88고속도로 건너로
흡사 미녀가 누워 있는 자태를 하고 있는 능선이 보이는데
이 능선이 바로 숙성산 -미녀봉 능선이다.
머리부부터 코, 입술, 목, 가슴부까지는 바위로 되어 있어 아기자기함이 있고,
특히 누워있는 미녀를 밟고 지나가는 행운(?)이 있다고 한다.
계속해서 좌측으로 뾰죽한 봉우리 위에 통신시설이 있는 산이 오도산,
그 옆에 또 하나 쑥 떨어졌다가 바짝 치올린 산이 두무산이다.
두무산에서 88고속도로 방면의 하산길 역시 마지막 암릉이 형성되어 있어 그 멋을 더욱 자랑한다.
도상거리는 약 15.5km 에 불과하지만 바위구간도 있고, 특히 오르내림이 심한 능선에다가
일부구간은 산길을 개척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의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휴식시간 포함 8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예상했으나 실제로 13시간이 넘는 산행이 되었다.
만만한 산행으로 보았다가 아주 무지막지한 산행이 되고 만 것이다.
인천에서 본인을 비롯 계양산님과 카라님이 참여하고, 대구의 이한성 선배님이 현지에서 합류,
일행은 모두 4명이다.

04시 30분, 일신동 집앞 출발.
약속시간보다 약 10분 늦은시간 계양산님과 카라님이 나타난다.
어제 늦잠을 자는바람에 조금 늦게 되었다고...
역시 이른 새벽이라 한점의 막힘이 없으므로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다.
대전통영고속고로상의 인삼랜드 휴게소에는 1시간 53분만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20여분 아침식사시간을 갖는다.
다시 1시간 10분 더 달리니 대구의 이선배님과 만나기로 되어 있는 가조IC이다.
남쪽으로 펼쳐진 산줄기를 따라 길게 누워있는 미녀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바로 저 산줄기가 오늘 진행할 산행코스인 것이다.

08시 00분, 가조IC.
약속시간에 정확하게 가조IC에 도착하니 이선배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수해를 입은 88고속도로가 염려되어 일찍 출발했더니 그 사이 복구가 된 탓에 40분 전에 도착하셨다고..
일단은 날머리로 잡은 성기리로 차를 몬다.
가조에서 우회전 합천방향의 997번 지방도로를 따라야 한다.
여기서 약간의 알바(?)
성기리 초입을 지나 구미리까지 갔다가 다시 차를 되돌려 성기리 초입을 찾은 것이다.
초입에서 농로를 따라 형성된 1차선 시멘트도로를 약 0.8km 따르면 성기리 하두동 마을,
여기서도 마땅히 차를 주차할 곳이 없어 10여분 시간을 보낸다.
08시 45분, 비로서 둑방 한 곳의 작은 공터에 차를 한대 주차한 뒤 들머리인 기리 학산마을로 향한다.

09시 13분, 기리 학산마을 초입.
성기리에서 다시 가조로 되돌아 나와 남쪽으로 가천을 따라 나 있는 지산 방면의 도로를 따른다.
그러면 미녀봉의 메인 등산로가 있는 석강리도 지나게 되고,
약 5km 정도 달리면 학산마을 초입입을 알리는 버스 정거장이 있다.
이곳이 바로 숙성산의 산행 들머리이다.
작은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이제 산행준비를 서두르게 된다.

09시 20분, 산행 시작.
늦어도 09시 이전에는 산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는데 좀 늦은 출발이다.
학산마을을 향한 수레길을 오른다.
일차선 시멘트도로, 경사가 약간 급하지만 차를 충분히 몰 수 있는 도로이다.
이왕이면 학산마을에 주차를 할 걸 그랬나보다.
그러나 마을까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그냥 걷기로 한다.
3분 정도 오르면 우측으로 "학천사"라는 작은 절이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
계속해서 오름길로 이어지는 수레길, 7분 더 오르면 농가 10여채로 이루어진 학산마을이다.

09시 30분, 학산마을.
학산마을 도착하니 일단 마을회관건물이 가장 화려한데 앞마당에는 대여섯대 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선까지 그어져 있다.
딴은 다음에 다시 찾으면 당연히 이곳에다 주차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일단 마을회관 뒷 둔덕으로 붙으니 처음부터 잡목이다.
그러나 잠시 헤치면 밭둑으로 이어지며 밭둑 좌측으로 좁은 수레길이 형성되어 있다.
그 길은 숙성산에서 서쪽으로 뻗어있는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학산마을에서 불과 10분 후 그 지능선 고개에 이르게 되고,
여기서 뚜렷한 산길은 예상한데로 지능선을 넘어 사면을 따라 봉화재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각보다 아주 쉽게 들머리를 찾은 것이다.
사면길을 따라 7분 이르면 한 개울을 건너게 되고,
다시 13분 더 오름길을 오르면 드디어 숙성산의 주능선이라 할 수 있는 봉화재에 이르게 된다.

10시 00분, 봉화재.
남쪽 상현리 방향의 산길은 불투명하고 뚜렷한 산길은 동쪽 숙성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빛바랜 한 표지기도 매달려 있어 숙성산까지는 그래도 제법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겠다는 생각이다.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은 후 능선 오름길로 접어 든다.
4분 후, 거창유씨묘도 지나친다.
다시 11분 오르면 첫 봉우리, 등산로 상태는 비교적 뚜렷하나 워낙 사람의 발길이 뜸하기 때문에
벌써 거미줄이 얼굴부근에 뒤범벅이다.
저 건너로 숙성산 전 봉우리가 가파르게 올려다 보이고 있다.
첫봉에서는 약 14분 휴식을 취한다.

10시 36분, 첫봉 출발.
잠시 내리막길을 따르다가 묘 있는 곳부터 우측의 희미한 갈림길을 뒤로 하고
바짝 쳐올리는 오름길이 시작된다.
새벽 집을 나설대만 해도 바람이 제법 세게 불었는데 지금은 바람한점 없다.
땀이 주루루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게 26분 오르면 남쪽 조망이 아주 멋지게 조망되는 바위봉에 오르게 된다.
두번째 봉으로 숙성산 전위봉에 해당하는 봉우리이다.

11시 02분, 숙성산 전 전망바위봉.
오름길에서 약간의 알바를 하여 좀 늦는다는 후미의 계양산님과 카라님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남쪽 합천호의 조망이 너무나 좋다.
그 뒤의 바위봉이 황매산인가?
시계가 너무 좋아 오도산쯤 오르면 지리자락, 덕유자락, 가야자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는 기대감.
그만큼 오늘진행하는 산줄기는 이 거대한 산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조망 하나만은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약 15분 가까히 기다리니 후미가 올라온다.
묘잇는 갈림길에서 잠깐 우측길로 잘못 들어섰다는 이야기.
11시 18분, 그 전망바위봉을 뒤로한다.

11시 35분, 숙성산(907m)
전망바위봉에서 14분 진행하면 지도상의 숙성산 정상인 898.9봉이다.
1981년 재설한 합천 311번 삼각점이 있는데 조망이 그리 좋치 않아 그대로 지나친다.
그러나 3분 남짓 더 진행하면 실제의 정상을 대하게 된다.
작은 너덜을 이루는 곳에 "숙성산 907m" 라는 작은 정상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비로서 조망이 확 트이면서 가야할 오도산이 우뚝 올려다 보이고 있다.
정상푯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한 커트씩 찍어본다.

11시 43분, 숙성산 출발.
그렇게 8분 휴식 후 숙성산 정상을 출발한다.
동쪽 방향 산길, 처음에는 그런데로 산길이 뚜렷하나 10여분 후부터는 희미한 산길로 이어진다.
특히 안부의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 오름길에서는 아예 산길이 없는...
잠시지만 잡목을 헤쳐야 하는 구간도 있다.
그러다가 능선이 분기되는 846봉부터 다시 그런데로 족적이 있는 산길이 시작된다.
숙성산으로부터 약 20여분 지난 시각이다.
이곳 846봉에서는 좌측으로 꺾이는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독도 요 주의 지점)
소나무가 주류를 이루는 내리막길, 붉은 페인트로 "송이입찰지역"이라고 쓰여있는 작은 바위들도
이따금씩 보인다.

12시 16분, 내리막길 한곳에서 점심식사.
846봉에서 약 10분 내려선 지점, 적당히 자리잡고 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오늘 운행구간의 1/4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조출히 준비한 각자의 반찬들을 모으니 그런데로 진수성찬,
식사 후 막초라도 한잔 주욱 들이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출발시 깜박 잊고 준비를 못 했기에 전부터 베낭에 남아 있던 참초 한잔으로 그 아쉬움을 달랜다.
약 40여분의 식사시간, 이제 배를 채웠으니 몇시간은 가볍게 진행할 수 있으리라.
13시 00분, 다시 베낭을 정리하고 그곳을 출발한다.

13시 08분, 안부 3거리.
식사를 한 곳에서 8분 더 내려서면 안부 3거리, 우측 오도산 자연휴양림쪽에서 올라온
뚜렷한 등산로를 접하게 되고, 미녀봉 오름길 역시 아주 뚜렷하게 나 있다.
즉 미녀봉의 메인 등산로를 접한 셈이다.
그러나 서쪽 기리방면으로 내려서는 산길은 제대로 나 있지 않았다.
아무튼 미녀봉 오름길, 약 200여m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지만 산길이 매우 뚜렷하기에 큰 부담은 없다.

13시 27분, 미녀 머리봉.
안부3거리에서 20분 남짓 오르면 미녀봉의 머리에 해당되는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
비로서 미녀와 만나게 되는 셈이다.
능선삼거리를 이루는 곳으로 좌측은 석강리 방면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미녀의 몸을 밟으며 미녀봉으로 향하는 길을 우측길이다.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그 생김새를 살펴보지만 가조벌판에서 바라본 것과는 달리
미녀같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든다.
그러나 건너편으로 바위를 이루며 솟아있는 유방봉은 이곳에서 보아도 흡사 젖꼭지같은 모양이다.

13시 53분, 유방봉.
미녀머리봉부터 유방봉까지가 미녀봉 산행의 하일라이트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눈섭, 코, 입술, 턱, 유방 등 기기묘묘한 바위지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머리봉을 뒤로하면 코와 입술을 지나 턱 부위로 내려설때는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는
세미클라이밍 지역이다.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유방봉이 우뚝 솟아 있고, 이리저리 바위를 휘집고 오르면 비로서 유방봉이다.
얼굴봉으로부터 약 15분 소요.
그러나 오리지날 젖꼭지를 형성한 바위는 등로에서 약간 이탈하여 있기 때문에 직접 만저 볼수는 없고,
그저 바라보게만 되어 있다.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그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는것으로만 만족을 한다.
미녀의 연인이었다는 장군봉이 가조벌판 뒤로 우뚝 솟아 있고,
의상봉과 비계산 조망도 너무나 좋아 잠시 그 조망에 도취해 보기도 한다.

14시 11분, 893봉.
유방봉에서 바위지대를 4분 내려서면 좌측 석강리에서 방면의 뚜렷한 등산로를 접하는 안부3거리이다.
이곳에서 일단 바위지대가 끝나고, 육산을 이룬 오름길이 시작된다.
그 오름길을 8분 오르면 묘1기가 있는 봉우리를 대하게 되는데 893봉이다.
한 굽이 넘어 미녀봉 정상이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14시 37분, 미녀봉(930).
893봉에서 2~3분 진행하면 넓은 헬기장을 만난다.
약간 앞서간 이선배님과 계양산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곳에서 덩달아 앉아 과일하나 깎아 먹으면서 7~8분 휴식.
다시 커다란 경사가 없는 길을 16분 진행하니 비로서 작은 정상 표지석이 반기는 미녀봉 정상이다.
미녀봉정상은 숲을 이루고 있어 조망은 없다.
그러나 모처럼 시원한 바람이 부니 쉬어가기는 안성맞춤이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별로라는 말과 함께 잠시 눈을 붙이고 가면 어떻겠냐 하며 이선배님이 제안을 하니
모두다 환영의 답변이다.
어차피 예정보다 늦은 진행, 시간에 구애받지말고 그저 널널하게 진행하자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게 20여분 취침 내지 휴식시간 후 15시 정각 미녀봉을 출발하게 된다.

15시 31분, 오도치.
잠시 휴식때문인지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조금은 급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바짝 치올린 저 앞의 오두산을 오를 일이 부담이 되는데 점점 내리막이 되니...
약 8분 내려서니 오래된 헬기장이 있는 안부이다.
이곳을 지나고도 잠시 한 굽이 더 내려선뒤 다시 오르막길로 변한다.
그렇게 10분 오름길을 극복하면 능선이 분기되는 봉우리,
이곳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어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13분 급한 내리막길을 따르면 비로서 오도치이다.
오도치에 이르면 남쪽 지실골 자연휴양림 방면의 하산길, 북쪽 수포대방면의 하산길이 뚜렷하다.
그리고 바짝 치올린 오도산 오름길도 생각보다 뚜렷한 등로를 형성하고 있다.

16시 10분, 오도산 서능 도로.
오도치에서 10분 남짓 휴식을 취하며 큰 심호흡을 취해 본다.
도상거리 0.5km정도밖에 안되면서 고도차는 300m이상을 극복해야 하는 오름길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일직선 방향의 오름길, 때때로 두 손을 잡고 기어 올라야 하는 곳도 있는 그런 급경사 오르막이다.
그렇게 약 30분 오르니 비로서 오도산 시설물을 위한 도로를 접하게 된다.
도로 위에서 내려다 본 정경,
오도치는 가마득히 저 아래에 있고, 미녀봉도 이제는 멀치감치 떨어져 있다.
그 뒤로 88고속도로와 가조벌판이 시원하고, 의상-장군봉 능선이 너무나 장쾌하게 내려다 보인다.
후미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오름길에는 의외로 약한 카라님은 계양산님의 써포트를 받으며
다시 30분이 지난 후에야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올라온다.
대단한 오름길이었다고...
그러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지나온 능선을 내려다보니 금방 정상의 모습을 되찾은 듯 하다.
16시 40분, 도로를 따라 오도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16시 52분, 오도산(1134.7).
유난히 우뚝 솟아 있는 오도산 정상, 그 정상부에는 통신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지역이고, 따라서 그 도로를 따라 관리소 정문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
도로는 우측으로 한굽이 돌았다가 좌측으로 다시 한굽이 돌게 되어 있다.
바위지대를 깎아 만든 도로, 딴은 그 공사도 어마어마했으리라는 생각이다.
8분 후, "새천년 해맞이 기념비" 라는 표지석도 지나친다.
유난히 뾰죽한 정상부인지라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되므로 일출의 풍경이 장관일 듯 하다.
다시 4분 정도 더 도로를 따라 오르니 관리소 정문이 보이고, 커다란 불독 한마리가 초입을
지키며 노려보고 있다.
곧 관리인이 나오더니 어디로 가느냐고 묻길래 능선을 따라 두무산으로 진행한다고 하니
능선쪽으로는 길이 전혀 없어 무척 고생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아울러 차라리 도로를 따라 되 내려선뒤 동쪽 계곡을통해 오르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쪽 철조망을 따라 능선만 붙는다면 설사 길이 없더라도 진행이 될 듯 싶어 보였고,
결국은 그쪽으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16시 56분, 오도산 출발.
시설물 북쪽 철조망을 따르면 그 사면이 잡석이 깔린 바위면으로 되어 진행이 좀 까다롭다.
슬슬 기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조심스럽게 철조망 사면을 5~6분 진행하면 비로서 두무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접하게 되는데 그곳 역시 산길은 없고 빽빽한 잡목만 도사리고 있어
내심 앞으로의 진행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렇게 2~3분 나뭇가지를 쑤시면서 쳐 내려서면 다행히 희미한 족적이 우측에서 붙어
능선을 따르기 시작한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진행해 볼만하다.
안도의 숨과 함께 5분여 휴식을 취하며 진행할 능선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

17시 49분, 뚜렷한 길 만남.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서는데 그런데로 족적이 끊이지 않으니 진행할 만 하다.
그렇게 17분 내려서니 능선이 분기되는 봉, 그러나 어느쪽으로도 그동안 이어온 족적이 없다.
잠깐 우측으로 내려서 보았으나 그 방향은 두오골로 내려설 듯한 느낌이다.
다시 직진 방향의 능선으로 내려서니 바위지대가 시작되고, 시야가 트이면서 진행할 두산지읍재가
저 아래로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그 직진방향의 바위능선이 주능선인 것이다.
그곳부터는 바위지대를 통과해야 하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나중에는 한 절벽도 나타나니 여기서는 좌측 바위 틈사이로 형성된 좁은 골을 따라 내려선다.
그곳을 빠져 내려서면 좌측에서 생각치도 않은 뚜렷한 산길이 올라와 능선을 따른다.
바위능선을 대한지 약 20분 지난 시각이다.

17시 55분, 두산지읍재.
뚜렷한 산길을 대한니 이제부터는 진행에 전혀 부담이 없다 하겠다.
뛰다시피 하여 5~6분 내려서면 4거리 안부를 이루는 두산지읍재이다.
남쪽은 두오골 경유 산제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북쪽은 수포대 경유 도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제는 또다시 고도차 300m를 극복해야 하는 두무산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다.
5분여 거리에 있는 또다른 안부에서 잠시 쉼을 하며 마지막 두무산 오름길에 대한 힘을 축척한다.
특히 오르막에 약한 카라님 짐을 덜어 내고, 마지막 힘을 내어 보자는 말을 한번 더 해 본다.

19시 00분, 두무산 전 오래된 헬기장.
또다시 급경사 오르막길, 아까 오도치에서 오도산 서능에 오를때와 버금가는 오르막길이다.
이곳도 그냥 곧장 일직선 방향으로 올라야 하는 그런 오름길인 것이다.
역시 오르막길에 카라님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번에는 이선배님과 계양산님을 먼저 보내고 직접 카라님의 써포트가 되어 본다.
오름길에서의 스텝, 보폭 등을 설명하여 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여하튼 카라님은 최선을 다하는 듯 하다.
그러나 진도가 안 나아가니 딴은 답답하다. 이미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데...
결국 40분 진행한 후 비로서 급 오르막이 끝나는 두무산 남릉에 도착할 수 있었고,
10분 더 진행하니 두무산 전 오래된 헬기장을 대하게 된다.
그곳에 도착하니 20여분이나 기다렸다는 이선배님과 계양산님이 박수로 맞이해 주고 있다.

19시 11분, 두무산(1038.4)
헬기장을 뒤로 하고 평평한 길을 10분정도 진행하면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게 되고,
그 너덜만 지나면 비로서 두무산 정상이다.
거창 무심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정상표지석, 작은 사각형의 돌기둥으로 되어 있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기념촬영은 못 하고, 대신 지나온 능선을 되돌아보면 오도산 정상시설물의
불빛이 꽤나 인상적인 풍경이다.
아울러 동쪽 합천, 서쪽 가조의 야경이 제법 운치가 있다. 생각치도 않은 야경까지 감상하게 된 것이다.
뚜렷한 하산길은 성기리 방면의 북쪽 능선을 따라 나 있다.
표지기도 매달려 있으니 당연히 그 길을 따르기로 한다.
딴은 합천터널이 있는 서북쪽 산제치 방향도 생각해 봤지만 급사면으로 떨어졌다가
야트막한 능선을 따라 더더구나 산길을 개척하며 진행해야 하므로
아무래도 야간에 움직인다는 것은 불가해 보였다.
두무산까지 진행목표를 완수했으니 이제부터는 가장 뚜렷한 길을 따라 안전하게 하산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19시 15분, 두무산 출발.
이제는 랜턴을 켜야 할 마큼 어두워졌다.
그러나 계양산님과 카라님은 랜턴도 준비 안된 상태, 딴은 출발시만 하더라도 야간산행까지는
전혀 생각 하지 않은 것이다.
다행이 본인과 이선배님의 랜턴 두개가 있으니 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다고 본다.
아주 뚜렷한 산길은 아니지만 리본들도 간간히 매달려 있고,
능선길 또한 유순하게 이어져 진행이 한결 빠른 것 같다.
특히 카라님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전혀 무리없는 진행이 되는 것이다.
그런식의 큰 경사도 없는 내리막길을 45분 따르니 이제는 88올림픽 도로도 저 아래 보이고,
이제 하산길이 얼마 안 남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앞에 서 버티고 있는 저 봉우리가 마지막 봉우리이리라.
19시 52분, 그 봉 직전에서 잠시 여유를 찾으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20시 08분, 암릉시작봉.
휴식을 취하면서 바라본 봉우리, 그때만 해도 그 봉우리만 넘어서면 곧 하산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곳부터 오늘 산행에 가장 큰 복병이 있었으니...
6분 후 그 봉우리에 도착하니 암릉이 시작되는데 그리 만만한 암릉이 아니었다.
딴은 낮에 진행한다면 이따금 매달린 표지기를 확인하며 그리 어려운 진행은 아니겠지만,
랜턴에 의지하며 계속되는 암릉 내리막길에서 길을 찾아 내려서는 일,
때로는 암릉을 그대로 넘고, 때로는 우회길을 찾아보며 왔다갔다하니 시간이 몇배 더 소요되는 듯 싶다.
도대체 끝나지 않는 암릉, 딴은 88고속도로변의 능선이 아주 끝나는 지점까지 이어지지 않나 걱정이다.
그렇게 40여분 진행하니 비로서 암릉이 거의 끝나는 느낌이 든다.

20시 50분, 암릉이 거의 끝나는 지점.
암릉만 아니었더라도 이미 하산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직도 고속도로 불빛은 그만그만한 거리에 있다.
그래도 이제 저 아래 안부를 지나 시커멓게 보이는 저 봉우리만 넘는다면...
무엇보다도 암릉이 이제는 거의 끝났기에 뚜렷한 길만 이어진다면 하산까는 20분이면 족할 듯 싶다.
도상거리로 해봐도 불과 0.5km 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희미한 족적을 유지해 오던 산길이 슬며시 자취를 감춘다.
사면 이리저리 불빛을 비쳐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물론 방금전가지 이어오던 표지기도 안 보이고...
그냥 안부로 내려서는 주능선 방향으로 잠깐 나서보나 빽빽한 싸리숲으로 막혀 있어,
약간 순한 숲을 이루는 좌측의 해인농장 방향으로 치고 내려설까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차량회수를 하려면 아무래도 성기리에 조금 가까운 곳으로 진행해보자는 의견,
결국은 가장 까가운 88고속도로변 불빛을 보고 치고 내려서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부터 이제보다도 더욱 무지막지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22시 04분, 88고속도로(성기대교부근)
급한 경사를 이루는 사면을 신나게 치고 내려서니 처음에는 금방 내려설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여기저기 암릉이 형성되고 있어 이리저리 안전한 곳을 찾아 내려서니 시간이 제법 소요된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오도가도 못하는 절벽을 만날 듯한 기분, 따라서 가급적 골을 따라
내려서기로 한다.
그래야 최소한 절벽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급경사를 이룬 골 역시 진행이 만만치 않다.
빽빽한 잡목을 뚫고, 때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으므로 기어서 헤쳐야 하는 지경에도 이른다.
고속도로 불빛이 그리 먼 거리는 아닌 듯 한데 마냥 그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있다.
나중에는 걸어서 운행하는 곳보다 앉아서, 또는 기어서 진행해야 하는 곳이 더 많으니
도대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오밤중에 무슨 특수훈련의 임무를 띤 듯. 그렇게 기고, 쑤시고...
아마도 예전 빨치산 훈련이 이랬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무지막지한 산행이다.
와중에서도 숲이 터진 곳으로 하늘을 보면 무수한 별들이 수를 놓고 있다.
그런 식으로 1시간 14분 진행한 후에야 비로서 88고속도로변에 내려서게 되니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손을 모으고 화이팅을 외치게 된다.
도상거리로는 불과 0.5km도 안 되는 거리였는데....
내려선 곳은 성기대교에서 약간 좌측에 있는 지점이었다.

22시 38분, 성기리 하두동 마을.
이제는 88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진행한다.
이따금씩 질주하는 차량들, 이렇게 오밤중에 갓길을 질주하는 사람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첫 번째 성기대교를 건너고, 다시 두 번째 성기대교를 건너면 비로서 상두동과 하두동 마을을
연결한 시멘트 수레길을 만나게 된다.
갓길을 따른지 20여분이 지난 시각이다.
그곳에서 88고속도로를 벗어나 10분가량 내려서면 아침 주차한 차량이 저기 보이니 너무나
반가운 기분이 든다.
이로써 긴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23시 15분, 가조의 한 추어탕집.
늦은 시각이지만 주류를 파는 집이라 문을 열어 놓은 것 같다.
일단 자리를 차지하고는 맥주부터 한잔씩 건배를 한다.
단숨에 원샷을 하니 긴 산행의 갈증을 금방이라도 씻어낼 듯한 기분이다.
우선 그 상황속에서도 끝까지 완주한 카라님께 찬사를 돌리고,
이 선배님, 계양산님 또한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잡목에 할켜 난자된 팔뚝을 서로 자랑이라도 하듯 내 보이는 것은 아마도 성취에 대한 쾌감이리라!
몸은 엉망이 되었으나 모두들 기분좋은 눈치, 그런 기분 탓인지 추어탕 맛도 아주 꿀맛이다.

그 후.
이왕지사 늦은 것 추어탕 집에서 한숨 눈을 붙이고 난 뒤, 산행 들머리인 학산마을 초입으로
달려 차를 회수하니 24시 50분.
그곳에서 이선배님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새벽 한시에 가조IC를 진입하게 된다.
중간 휴게소에서도 두어차례 취침을 하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아침 06시 30분이었다.
산행을 기획할 때는 그저 8시간 전후의 만만한 산행으로 보았다가 결과는 아주 무지막지한
산행이 되고 만 것.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무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그런 값진 산행이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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