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지맥 2]
어각치-봉화산(884.5)-마분치-노루고개(635지방도)-국사봉(756.5)-573.5-싸리재(13번국도)
-고산(875.4)-죽도고개(49번군도)
[도상거리] 약 20.5km
[지 도] 1/50,000 지형도 무주
[산행일자] 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날 씨] 종일 비 오락가락, 안개
[산행코스]
어각치(06:54)-전위봉(07:30)-봉화산(07:53~08:01)-도치(08:20)-777봉(08:24)-임도고개(08:35)
-806봉(08:58)-봉림3거리(09:27)-마분치(09:39~44)-694봉/조항산분기봉(10:06)-벌목지대(10:12)
-바위(10:24)-급사면우꺾임(10:37)-임도(10:51)-노루고개(10:54~11:04)-660봉(11:33)
-반남박씨묘(11:47)-국사봉(12:13~12:35)-지장산분기봉(12:55)-벌목지대(13:03)-철탑(13:11)
-611봉(13:28)-쌍묘(13:36)-우꺾임(13:46)-임도고개(14:07)-벌목지대(14:17)-573.5봉(14:26)
-사면밭떼기(14:50)-싸리재(14:59)-547봉(15:25~32)-안부(15:40)-급오름끝/바위지대(16:14)
-면경계봉/암봉(16:31)-고산(16:53~17:01)-811봉(17:24)-바위(17:44)-밧줄(17:50)-안부(18:07)
-암릉(18:15)-600봉(18:29~34)-사면길이정표(18:58)-죽도고개(19:08)
[산행시간] 12시간 12분(휴식 외:1시간 05분, 실 산행시간:11시간 07분)
[참여인원] 7인(킬문, 술꾼, 광인, 캐이, 가난한영혼, 이사벨라, 높은산)
[교 통] 승용차 2
<갈 때>
상동(03:00)-영등포(03:18~23)-한남대교-(경부고속도로)-망향휴게소(04:10~20)-(대전통영)
-인삼랜드(05:25~06:00)-덕유산IC-어각치(06:45)
<올 때>
죽도고개(19:55)-진안(20:05~21:15)-(장수익산+천안논산고속도로)-정안휴게소(23:05~23:15)
-남천안IC(24:05)-안성IC(24:50)-안성휴게소(01:10~15)-한남대교-영등포(02:20)-상동(02:40)
(산행지도/ 클릭하면 원본으로 확대됩니다)
[산 행 기]
어각치에서 구량천 합수점인 육지의 섬 죽도까지 이어지는 덕유지맥 두 번째 구간... 도상거리
20km를 갓 넘는 구간이지만 워낙 굴곡이 심한 탓에 거리에 비교 산행시간이 다소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초반 봉화산 오름길부터 350m 정도의 고도를 올려야 하고... 중간 노루고개에서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첫 봉을 오를 때도 단번에 200m 고도를 올려야 한다.
그러다가 막판 고산 오름길에서는 다시 장장 400m의 고도들 단번에 극복해야 하니 그야말로
급오름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봉화산)
(국사봉)
그나마 날씨라도 좋았더라면 주변으로 펼쳐지는 덕유주능, 용담호, 죽도와 천반산 일대, 마이산 등
조망이라도 만끽했을 것이지만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안개까지 잔뜩 낀 날씨라 고생만 실컨
했을 뿐 조망 하나 건지지 못하는 산행이 되고 말았다.
특히 고산 일대는 암릉들이 연이어지면서 조망이 대단할 듯 보여지는데 너무 아쉬움이 남기에 향후
고산만이라도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산 오름길)
(고산)
06시 45분, 어각치.
일기예보상 정오쯤부터 1~4mm 정도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천안을 지날 때부터 간간히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하더니 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 아침 식사를 할 때에는 제법 세차게
쏟아지고 있다. 미리 내리는 것일까? 어쨌거나 이미 4mm는 더 내린 듯 싶다.
식사를 마치고 덕유산IC를 빠져 나오니 다행이 그곳은 잔뜩 흐리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비가 오지
않은 상태이다.
안성면을 막 지나면 구량천을 건너는 다리가 나오는데 어각치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국도를 버리고
좌측 좁은 도로로 진입해야 한다. 지도상 다리를 건너기 전 좌측 도로를 따라도 곧 또다른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가 보니 막다른 길... 국도상 다리를 건넌 뒤 나오는 길이
유일한 진입로인 셈이다.
곧 효자촌 마을을 대하는데 여기서도 직진은 막다른 길이고... 좌측으로 갈리면서 좁은 시멘트
포장 임도로써 산허리로 이어지는 길을 택해야 한다.
이후 어각치 직전에서도 다시 한번 임도가 갈리는 3거리인데 여기서 우측으로 들어서서 잠깐 더
오르면 비로서 어각치 고갯마루가 된다. 안성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이지만 다소 헷깔린 탓에
거의 20분 가까이 소요된 듯... 차 두어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다.
(어각치)
06시 54분, 어각치 출발 산행시작.
어느 덧 랜턴을 켜지 않아도 될만큼 날이 밝은 상태... 좌측 모퉁이로 보이는 산길로 들어섬으로써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이 그런대로 뚜렷한 가운데 봉화산까지 약 350m 고도를 극복해야 하는데 산행 초반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급오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지나온 덕유산 산줄기까지 한 차례 시야에 들어오니
여유가 생긴다.
(덕유산)
(덕유산)
07시 30분, 전위봉.
수북하게 쌓여있는 낙엽을 밟으며 30여분 오름을 극복하면 봉화산 정상이 바로 위로 우뚝 올려다
보이는 전위봉... 여기까지는 비도 안 오고 하여 비교적 여유있게 진행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전위봉을 지나면서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우장을
갖추어야 할 정도로 제법 빗줄기를 뿌려대고 있어 마음이 심란해진다. 가스까지 밀려와 이내
주변을 가스로 가려버린 상태... 다만 정오를 전후로 하여 1~4mm 비라는 예보였기에 미리 당겨서
오는 것이라고 자위를 해 본다.
(봉화산 오름길)
(전위봉에서 본 봉화산)
07시 53분, 봉화산.
일단은 배낭 카바만 씌운 채 20여분 급오름을 더 극복하면 나무에 정상표시판이 매달려 있고
삼각점(무주309,1983재설)이 보이는 봉화산 정상이다. 한 쪽으로 커다란 묘 2기가 자리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어느 사이 가스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조망은 제로... 금방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으므로
우장복장으로 바꾸고 잠시 다리쉼을 한다. 8분 휴식.
(마지막 봉화산 오름길)
(봉화산)
(봉화산 삼각점)
(봉화산의 묘)
08시 35분, 임도고개.
삼각점이 있는 곳 우측 능선으로 표지기들이 제법 보이는데 그 쪽은 신산경표t상 덕유지맥으로
표기된 구리골산-마향산 경유 무주 남대천 합수점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반면 죽도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묘를 지나자마자 좌로 바짝 꺾이면서 내려서는 능선... 묘 직진
방향으로도 능선형태가 이어지니 그쪽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유의할 일이다.
비교적 뚜렷한 산길과 함께 완만한 내림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얼마간 진행하면 서서히 급내림으로
바뀌는데 가스 속에 행여라도 잘 못 진행을 하면 그만큼 고도차를 되올려야 하기에 더욱 나침반
방향에 신경을 쓴다.
19분 후 한 차례 급내림이 끝나니 도치인 모양이다. 좌우로 흐릿한 산길이 지날 뿐 특징이 없는
안부이기에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다가 잠시 후 777봉을 오른 뒤에야 지난 안부가 도치였음을
알아 차린다.
도치에서 불과 4분 거리인 777봉에서는 다시 능선이 갈리면서 우측이 마루금... 간벌한 나무들이
다소 걸리적거리면서 밋밋한 능선을 10분 정도 내려서면 의외의 반반한 시멘트 임도가 가로지르는
고갯마루이다. 차량으로 접근해도 별 지장이 없어 보인다.
(안개속 봉화산 내림길)
(777봉)
(임도고개)
08시 58분, 806봉.
다시 밋밋한 오름길이다. 꾸준하게 떨어지는 빗줄기로 어느덧 낙엽이 촉촉하게 젖어 있고 잠시나마
다리쉼을 하려니 한기가 몰려와 제대로 쉴 수도 없다.
거기에다가 시종 안개속에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상태이니 풍경 또한 그 풍경이 그 풍경이 아닌지?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20여분 오름길을 극복하면 마루금이 좌로 방향을 바짝 꺾는
806봉이다.
(806봉)
09시 27분, 봉림 3거리.
이어 마분치까지는 시종 내림길로 이어지면서 산길이 다소 희미한 편... 거기에다가 몇 군데로는
지능선이 갈리면서 능선 잡기가 애매한 곳이 나오는데 안개만 아니라면 별 문제가 아니겠지만
짙은 안개로 더욱 신경이 쓰인다.
봉림분기점 직전의 능선분기점을 봉림분기점으로 판단하고는 우측인지 좌측인지 잠시 우왕좌왕
하다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 마분치에서 노루재까지만 준비한 상세지형도롤 배낭에서 꺼내 확인
하니 그제서야 봉림분기점 조금 못미친 지점이라는 것을 알고 좌측으로 내려선다.
곧 봉림분기점에 도착한다. 좌측으로 약 1km쯤 마루금을 비켜나 삼각점이 표기된 봉우리로 봉림을
다녀온다며 산행 출발부터 내달린 일부 일행의 배낭이 보인다.
(봉림3거리)
09시 39분, 마분치.
이어 마분치까지도 다소 능선이 애매하지만 상세도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내려설 수 있다.
12분 후 임도 3거리를 이루는 마분치에 도착한다. 안내판을 보니 우측은 도유마을에서 올라와
노루고개로 이어지고 좌측은 하오동마을로 내려서는 형태인데 그 중 도유마을쪽은 반듯한 시멘트
포장도로이므로 차량 접근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반면 하오동마을쪽은 차단기가 막고 있고... 노루고개쪽은 비포장이다.
잠시 쉬기로 했지만 여전히 그치지 않고 뿌려대는 비 때문에 몸이 이곳저곳 축축하고 한기까지
느낄 정도이니 오래 쉴 수가 없다.
(마분치 가는 길)
(마분치)
(마분치 임도 안내판)
10시 06분, 694봉.
그냥 선 채로 술 한 모금 마셔 둔 뒤 바로 마분치를 뒤로 한다. 짧긴 하지만 제법 급오름길을
이루고 있다.
22분 후 마루금이 좌로 90도 꺾이는 694봉에 도착한다. 딴은 조항산 방향 산줄기가 분기되는
곳이기도 한데 지도가 비에 젖어 한쪽 면만 겨우 확인할 정도이니 조항산분기점이라는 것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다가 한참 지난 뒤에야 694봉이 분기점이었음을 알게 된다.
(694봉)
10시 37분, 노루고개 분기점.
어쨌거나 좌측... 지도를 보니 한동안은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6분 후 날만 좋으면 덕유산쪽 조망이 괜챦을 듯한 벌목지대가 잠시 펼쳐지고... 이어 12분 후 짧은
바위지대를 한 곳 지나친다.
그러는 사이 밋밋한 능선은 어느 덧 끝나는 기미이고... 이쯤에서 우측 급사면을 따라 노루고개로
내려서는 능선을 잡아야 하는데 그 지점을 아직 못 왔는지 아니면 지나쳤는지 특별하게 갈라지는
능선은 보이지 않는다.
(이어지는 산길)
(바위지대)
(급사면으로 내려섬)
10시 54분, 노루고개.
결국은 급사면 한 곳을 택하고는 그냥 치고 내려서는데 분기점을 약간 지난 곳인지 나침반 방향이
약간 틀어지면서 이내 계곡으로 떨어질 것같은 느낌이다.
반면 우측으로 한 굽이 사면따라 진행하면 비로서 능선 하나가 살아나면서 노루고개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희미한 산길과 함께 표지기까지 한 장 보이니 이내 마루금임을 알 수 있다. 분기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약간 지났던 셈이다.
한 굽이 내려서면 날등 우측 바로 아래로 임도가 이어지고 있어 노루고개까지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날등을 따르다가 혹시라도 진행 곤란한 절개지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3분 내려서면 2차선의 635지방도가 지나는 노루고개이다. 동물이동통로가 만들어져 있으므로
날등을 따랐어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동통로 아래를 차지하고는 모처럼 비를 피하면서 여유있는 휴식시간을 보낸다. 10분 휴식.
(노루고개 직전 임도)
(노루고개)
(노루고개 동물이동통로)
11시 33분, 660봉.
빗방울이 다소 가늘어졌다고는 하지만 오전내내 한번도 그치지 않은 상태... 1~4mm의 비 예보에
완전 허를 찔린 셈이다. 이미 내린 비만 해도 족히 10mm 이상을 될 것이다.
노루고개를 지나면 단번에 200m의 고도를 올려야 하는 급오름이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이동통로
위로 올라서는데도 산길이 없이 빽빽한 가시잡목을 헤쳐야 하니 맥이 빠진다.
이이 저리 접목을 피하면서 7분 후 겨우 이동통로 위로 오른다.
이어 꼬박 20분을 투자한 뒤에야 비로서 급오름이 끝나는 660봉에 도착하는데 반기는 것은 오르지
안개 속 허공 뿐이기에 급오름이 끝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동통로 위로 오르는 잡목길)
(660봉)
(660봉 주변)
12시 13분, 국사봉.
660봉을 지나면 국사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니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는 기분이다.
14분 후 허공속에 반듯한 묘 1기가 나타난다. 좀처럼 보기 드문 반남(潘南)박씨묘... 아니 처음
보는 본관이 아닌가 싶다.
이어 25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국사봉 정상이다.
잡목 공터를 차지한 채 달랑 삼각점(무주310,1983재설) 하나만 보이는 것이 전부인데 설령 날씨가
좋았다고 해도 조망은 별로였을 것이다.
어느 덧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는데 마땅히 비를 피할만한 곳이 없으니 그대로
빗줄기를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그저 버티기 위해 때운다고 할까?
오들오들 떨면서 겨우 도시락을 비우니 그래도 큰 일 하나를 해결한 듯 마음이 후련해진다.
식사시간 22분 소요.
(반남박씨묘)
(국사봉)
(국사봉 삼각점)
12시 55분, 지장산 분기봉.
국사봉을 뒤로 하고도 한동안은 순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산길 또한 비교적 뚜렷한 편이기에
이제까지와 비교 한결 속도가 붙는 느낌이다.
한 굽이 내려섰다가 살짝 오르면 마루금이 좌로 90도 꺾이는 능선분기봉... 국사봉을 뒤로 한지
20분 지난 시각이다.
그저 뚜렷한 산길이 갈리는 무명봉이려니 했는데 막 지나고 나서 지도를 보니 쌍교봉-지장산 경유
용담댐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이기에 좀 더 자세히 봐 둘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향후에 기회가 되는대로 찾아보기로 했던 산줄기이기 때문이다.
(지장봉 분기봉)
13시 28분, 611봉.
지장산 분기봉을 뒤로 하면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전개되면서 날씨가 좋을 경우 용담호가 시원하게
조망될 듯한 분위기인데 그저 안개 속 오리무중만 이룰 뿐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순간이나마 안개가 걷혀 카메라를 꺼냈더니 이내 다시 허공 속... 결국은 산행이 끝날 때까지도
용담호는 전혀 구경을 할 수 없었다.
8분 후 철탑 하나를 지나면서 벌목지대는 끝이 나는데 이후로도 한동안은 능선이 거의 굴곡없이
편안하게 이어지 발걸음이 가볍다. 아직 안개 속이지만 비는 어느 정도 그친 듯...
17분 후 밋밋하게나마 오름길이 끝나는 611봉에 도착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경수님 표지기를
한 장 만나기도 한다.
(벌목지대)
(안개가 잠깐 걷히려다가 다시 안개 속으로)
(철탑)
(611봉)
14시 07분, 임도고개.
이어 8분 후 쌍묘가 자리한 공터를 대하기도 하고... 송림터널로 바뀐 밋밋한 능선을 10분쯤 더
진행하면 비로서 마루금이 우측으로 바짝 꺾이는 분기점인데 직진 지능선쪽 산길이 더 뚜렷하므로
방향을 잘 확인해야 한다.
우측으로 들어서면 잠시 후 산길이 없어지면서 마루금 방향으로는 그저 급사면 내리막을 이룬 채
꼭 계곡으로 떨어질 듯한 분위기이기에 진행이 망설여진다.
그러나 나침반을 믿는 수 밖에.... 방향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15분 정도 적당히 급사면을 치고
내려서니 오래된 임도가 가로지르는 고갯마루이다. 제대로 진행한 것이다.
노루고개부터 탈출을 하겠다는 영혼님이 온 몸이 젖은 상태에서 더 이상은 무리라고 하면서 결국
탈출을 한다며 싸리재쪽으로 내려서니 모두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쌍묘)
(임도고개)
14시 26분, 573.5봉.
사기가 저하된 탓일까? 100m 전후의 고도차 극복임에도 불구하고 573.6봉이 유난히 높게 올려다
보인다.
처음에는 사면길을 택할까 하면서 사면길로 들어섰지만 잡목이 만만치 않아 다시 날등으로 방향을
바꾼다. 10분 후 날등을 접하니 다행히 벌목지를 이루면서 잡목의 방해는 없다.
이어 10분 남짓 급오름을 극복하면 묘 두어기가 자리한 넓은 헬기장을 차지하고 초입으로 오래된
삼각점(무주440, 1983재설)이 보이는 573.5봉이다.
장소가 좋고 비도 완전히 그친 터라 여유만 있으면 한 차례 휴식을 취했다 가도 좋으련만 의외의
시간이 소요된 탓에 고산을 넘기가 빠뜻한 시각이다. 다시 한번 눈길을 주고는 쉼 없이 573.5봉을
뒤로 한다.
(벌목지대)
(573.5봉)
(573.5봉 삼각점)
14시 50분, 사면밭떼기.
573.5봉을 뒤로 하면 다시 편안한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그러나 금방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던
싸리재가 의외로 먼 느낌이다.
20분 후 반듯한 묘 2기가 나오면서 묘를 지나니 파란 밭떼기가 전개되면서 비로서 싸리재를 넘는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가스가 다소나마 걷히면서 지나온 산줄기와 마지막 남은 고산 일부가 보이는 등 모처럼 조망이
전개되는데 이 때만 해도 마지막 고산에서나마 조망을 음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시
날씨가 나빠져 이곳 조망이 유일한 조망이 된 듯 싶다.
(좌측 갈티마을)
(쌍묘)
(파란 밭떼기가 나타나고)
(밭떼기와 가야할 547봉)
(547봉 아래 싸리재)
(우측 신괴리 일대)
(이어지는 마루금)
14시 59분, 싸리재.
싸리재는 밭떼기에서도 10분 남짓 더 진행해야 한다. 막판 고갯마루를 겨냥하면서 잠시 숲을
헤치고 내려서면 거대한 절개지를 이룬 신설도로가 나오는데 다행히 철다리가 있어 절개지를
내려서는데는 문제되지 않는다.
신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면 구도로가 지나고 있다.
(싸리재 내림길)
(싸리재)
(구도로 오름길)
15시 25분, 547봉.
비로서 고산 오름길... 1차로 547봉까지 150m 고도를 올려야 하고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단번에
400m 고도를 올려야 하는 이번 구간 최고의 오름길이다.
우측 물탱크 시설물이 있는 건물 뒤로 해서 산으로 들어서니 처음에는 산길이 있는 듯 보이다가
결국은 사면형태로써 잡목 빼곡한 능선을 적당히 길을 만들어 올라서야 한다.
한바탕 급오름을 극복하면 그제서야 잡목이 없어지면서 잠시나마 유순한 능선으로 바뀌고...
잠깐 더 진행하면 1차 오름이 끝나는 547봉이다. 산길이 워낙 좋지 않는 탓에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25분씩이나 소요되었다. 7분 휴식.
(구도로)
(물탱크 시설물과 지나온 산줄기)
16시 31분, 면경계봉.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7~8분 내려서면 비로서 2차 급오름이 시작되는 안부... '산양삼(약초) 재배
농장이니 주인의 허락 없이는 절대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보이는 가운데 단번에 400m 고도를
올려야 하는 곳이다.
특히 면경계봉인 약 800봉까지 족히 45도 경사는 될 듯 거의 절벽수준 오름을 300m 이상 올려야
하는 그야말로 급오름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나마 잡목이 없다는 것이 다행... 아울러 오르는 경우이니 능선을 놓칠 경우는 거의 없다. 워낙
급사면을 이루는 능선이기에 내려설 경우는 능선잡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초반전은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면서 오르는 식인데 워낙 경사가 급하다 보니 미끄러지면서
밀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끝없이 이어질 듯한 급오름을 30여분 극복하면 비로서 급오름이 한풀 꺾이는데 반면 산세가
암릉으로 변하니 오히려 진행이 느려지고... 통과못할 바위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긴장과 함께
신경이 쓰인다.
다행히 통과가 까다로운 바위는 없었고... 15분 더 진행하면 암봉을 이루면서 날씨가 좋을 경우
용담호 조망이 뛰어나다는 면경계봉에 도착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저 허공만이 반길 뿐이니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거나 547봉에서 1km 정도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꼬박 1시간이 소요되었다.
(급오름이 시작되는 안부의 출입금지 안내판)
(급오름길을 내려다 봄)
(바위지대로 이어지고)
(암릉)
(면경계봉)
16시 53분, 고산.
면경계봉을 뒤로 하고 잠시 진행하면 암릉지대를 길게 내려서야 하는 곳이 나타나 긴장을 하지만
산길은 우측 사면쪽으로 돌아 내려서게끔 나 있어 별 무리없이 통과할 수 있다.
그곳을 통과함으로써 이제 바위지대는 모두 끝난 듯... 산세가 육산으로 변하면서 한결 편안하고
뚜렷해진 산길을 20분 남짓 진행하면 비로서 2등 삼각점(무주21,1987재설)과 정상표지목이 반기는
고산 정상이다.
거기에다가 가야할 죽도쪽으로 일반등산로가 이어지고 있는지 '죽도 5km'라고 최근 설치한 반듯한
이정표까지 있으니 야간 산행을 걱정하던 차에 다소 안심이 된다. 다만 아직껏 안개 때문에 조망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이라 해야겠다.
짙게 낀 안개 영향으로 아직 17시가 채 안 된 시각인데도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랜턴을 꺼내
주머니에 넣고는 서둘러 하산길로 들어선다. 8분 휴식.
(고산)
(이정표)
(정상판)
(삼각점)
17시 24분, 811봉.
산길이 예상 외로 잘 나 있다. 거기에다가 811봉까지는 굴곡도 거의 없는 편... 덕분에 1km 거리에
있는 811봉을 23분만에 통과한다. 이런 식이라면 1시간여면 하산을 마칠 수 있을 듯...
그러는 사이 어느 덧 랜턴을 켜야 할 만큼 날이 어두워졌다. 랜턴불 밝히고 야간산행으로 들어선다.
(811봉)
18시 07분, 안부.
811봉을 지나고도 한동안은 별다른 굴곡없이 이어지는데 대신 중간중간 암릉이 나타나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날 밝을 때 진행했더라면 조망이 대단했으리라.
20분 후 웅장한 바위들이 길게 늘어진 암릉을 좌측 사면으로 통과한다. 이어 6분 후 밧줄이 매달린
바위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산길은 얼마간 급내림으로 이어지고 있다. 600봉 전 안부로
내려서는 길이다. 1시간여 앞서 내달린 캐이, 킬문, 술꾼님은 이미 하산을 마치고 차량을 회수하러
가는 중이라고 연락이 온다.
(암릉)
(밧줄)
18시 29분, 600봉.
이어 암릉을 이룬 600봉 오름길을 접하게 되는데 당연히 우회길일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산길
흔적이 보이는 우측사면으로 들어서니 점점 산길이 희미해지고... 거기에다가 날등은 더욱 거대한
암릉을 이루고 있어 다시 날등으로 올라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사면까지 바위지대로 변하니 진퇴양란... 결국 저 위 600봉에 도착한 일행에게 연락을
취하니 애초부터 날등으로 길이 나 있다며 사면으로 내려선 곳까지 빽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맥이 빠진 채 빽을 하려는데 어둠 속에 다소 모험을 하는 식이지만 그런대로 날등으로 바로 오를
만한 곳이 한 곳 보이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배낭을 먼저 올려놓은 뒤 턱바위 홀더를 의지하면서 겨우 오르니 넓은 마당바위를 이룬 가운데
산길이 뚜렷하게 이어져 안심을 한다. 날이 밝은 상태라면 그야말로 멋진 조망대일 듯 싶다.
곧 나무다리가 나타나면서 마지막 암릉지대를 올라서면 양쪽으로 산길이 갈리면서 '죽도 1.4km,
장전 1.6km' 이정표가 있는 600봉이다. 5분 휴식.
(600봉 이정표)
19시 08분, 죽도고개.
우측 죽도 이정표 방향으로 내려선다. 비로서 바위지대도 끝이 난 듯... 다소 급한 내림길이지만
산길이 한결 부드럽게 이어져 속도를 낼 수 있다.
20분여 급내림길을 내려서면 '깃대봉 4.6km'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산길은 우측 사면쪽으로 향한다.
이어 사면길을 10분 내려서면 49번 군도가 가로지르는 죽도고개... 모래 적재함 벽면에 누군가
등산로 입구라고 적어 놓았다.
날이 어두운 탓에 죽도 구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는 여기서 힘겨운 지맥길을 마무리한다.
도로를 건너 얼마 남지 않는 죽도쪽으로도 산길이 보이지만 딴은 전망대까지만 이어지는 산길이
아닌가 싶다. 막판 절벽을 이루면서 바로 내려서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면길이 시작되는 곳 마지막 이정표)
(죽도고개)
(모래적재함의 등산로 입구 표시)
그 후.
1시간여 일찍 하산한 뒤 차량회수를 하러 간 선두팀, 이미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도착하지
않아 연락을 취하니 엉뚱하게도 도로 알바 중이라 한다.
이후로도 50분이 지난 뒤에야 도착했으니 차량을 회수하는데만도 장장 2시간이나 소요된 셈...
하나의 사건이라고 해야겠다.
진안으로 이동 삽겹으로써 뒤풀이를 마친 뒤 귀경길을 서두르는데 좀 더 빠른 길이라고 선택한
장수-익산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때아닌 안개가 짙게 끼어 극심한 정체 현상이 있었고...
이리 저리 통밥을 굴렸지만 결국은 진안 출발 5시간 30분만인 02시 40분이 되서야 집에 도착하는
기록을 남긴다.
힘겨운 산행에 이어 귀경길까지 그야말로 힘겹게 이어진 하루였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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