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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여행

2박3일 남도여행/순천, 사량도, 남해도.

by 높은산 2007. 1. 25.

2박3일 남도여행.



결혼기념일을 핑계 삼아 또 하나의 여행을 계획한다.
남도여행, 물론 가벼운 산행을 겸하는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산행이 아닌 여행이 목적이다.
첫날은 순천에서, 둘째 날은 통영 앞 섬인 사량도에서, 그리고 마지막 날은 남해도에서...
이런 식으로 계획을 한 뒤 모처럼 3일간 시간을 마련해 본다.
물론 아들에게도 현장학습 신청서를 내라 한 뒤, 이제 우리가족 3명의 긴 여행을 시작한다.





2002년 10월 29일 화요일 맑음/ 순천(조계산 선암사-송광사, 낙안읍성,순천만)

* 일신동(04:35)-망향휴게소(05:36~54)-인삼랜드휴게소(06:49~07:03)-산청휴게소(08:02~08:40)
진주분기점(08:55)-섬진강휴게소(09:17~24)-승주IC(09:48)-선암사주차장(09:58)
/자동차 운행거리 433.6km

* 선암사주차장(10:05)-매표소(10:10)-안내판(10:28)-선암사(10:35~45)-편백나무숲(11:00)
-선암굴목재(11:55~12:12)-굴목다리(12:20)-보리밥집(12:23~49)-송광굴목재(13:16~25)
-송광사(14:23~31)-매표소(14:42)-송광사주차장(14:45)
/총 산행시간 4시간 40분(휴식시간 1시간 40분, 실 산행시간 3시간)

* 송광사주차장(15:10)-(버스/1100원/1인)-승주(15:55)-(택시 5000원)-선암사주차장(16:03~08)
-낙안읍성(16:34~17:30)-순천만(17:57~18:15)-순천(18:30~19:16/식사)-순천IC
-사천휴게소(20:08~17)-통영(21:30)/자동차 운행거리누계 620.6km


평일날 이른 새벽 차량의 막힘은 전혀 없다. 어느새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벗어나 남해고속도로를
달린다. 벌써 남도 땅에 이른 것이다.
선암사를 향하려면 순천IC보다 승주IC가 한결 가깝다. 승주IC를 빠져 나와 이정표를 보고 10분
달리면 선암사 주차장이 된다.


(조계산)

10시 05분, 선암사주차장 출발.
선암사-송광사간 오솔길 코스는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책로 코스이다. 안내판에 3시간으로 되어
있으나 그런 것에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냥 가는대로... 산책이라는 핑계아래 배낭도 메지 않고 달랑 카메라만 들고 출발을 한다.
5분 후 매표소가 나타나고, 오솔길을 따라 쉬엄쉬엄 10여분 더 진행을 하니 선암사이다.
다른 산사에 비해 좀 고풍을 느끼는 곳, 한창 절정을 이루는 가을단풍과 어울려 더욱 운치가
있는 것 같다.


(선암사 입구)


(선암사)


(선암사 안의 연못)

선암사 뒷축을 따라 장군봉-연산봉을 연결하는 것이 조계산 산행의 정석이지만
이번에는 어디까지나 여행이 목적, 그냥 선암사-송광사 오솔길 코스를 따르기로 한다.
그저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넓은 오솔길이다.
선암사를 뒤로 하고 15분 후, 좌측에 조성된 편백나무숲이 눈길을 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빽빽한 편백나무숲, 꽤나 넓다.그 것을 배경으로 몇 커트 사진을 담아
보기도 한다.
또한 우측 야생화 밭을 조성해놓기도 하였는데 가을이라 구절초류 몇만 만발해 있다.
야생화가 절정을 이루는 초여름에도 한번 찾을만 하다는 생각을 한다.


(편백나무숲)

편백나무숲을 지나고 15분 진행하면 개울을 건넌다.
이제는 오솔길형태의 길도 끝나고, 등산로 형태의 길로 변해 있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가벼운 산책인줄 알았는데 한바탕 땀을 흘려야 했고,
약 40분 후 비로서 선암굴목재 푯말이 반긴다.
"배바위 1.5km,송광사 4.4km, 선암사 2.2km"
우측으로 가면 배바위를 거쳐 조계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송광사는 직선방향이다.
이정표대로라면 1/3 거리밖에 안 왔지만 시간상으로는 거의 반쯤은 온 듯 싶다.
이제부터는 급한 오르막이 없고, 시종 내림길로 이어지는 탓이다.
또한 좌측 희미한 길 쪽으로 낯익은 정맥꾼들의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으니 딴은 이곳이
호남정맥의 마루금이기도 하다.


(편백나무숲)

선암굴목재를 뒤로 하고 7~8분 내림길을 따르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대한다. "굴목다리"라고
한다.
굴목다리에서 2~3분 더 진행하면 일명 보리밥집,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는 꽤
유명한 듯 인파가 붐빈다. 그러나 국과 찬류에 젖갈을 너무 넣어 우리네 입맛에 맞지 않는다.
단지 숭늉 맛이 좋아 그냥 숭늉에 말아 대충 식사를 때우고는 보리밥집을 뒤로 한다.
10여분 후 대하는 대피소 건물, "송광사 3.3km, 선암사 3.3km"의 이정표가 있으니 거리상으로
이제사 반 거리인가?


(계곡)

그러나 이제는 거의 내리막이므로 송광사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대피소에서 10여분 오르면 송광굴목재에 이르게 되고, 40~50분 내리막길을 따르면 비로서
송광사에 이르게 된다.
송광사는 선암사에 비해 훨씬 규모가 화려하다. 우리나라 4대 사찰의 하나가 아니던가?
단풍이 더욱 조화를 이루는 기분이다.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10분 정도 오솔길을 따르면 매표소가 있고, 5분여 후 버스주차장이
있는 집단지구이다.

14시 45분, 집단지구 주차장.
이제는 차량회수가 문제, 택시편을 알아보니 35000원은 달라고 할 것이라 한다.
하기야 직접 연결되는 도로가 없으므로 한바퀴 빙 돌아가야 하는 탓이다.
택시로도 40~50분은 족히 소요된다고 한다.
마침 15시 10분쯤 승주행 버스가 있다 하니 그 버스로 승주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택시를
타기로 한다.
송광사에서 승주까지는 버스로 45분 소요, 승주에서 택시를 이용하니 요금 5000원, 불과 10분
거리이다.
16시 03분, 선암사 차량 회수, 예상보다 선암사-송광사길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것 같다.
아내의 계획상으로 낙안읍성과 순천만 등 아직 들르기로 한 곳이 두 곳이나 남아 있는데...
둘 중에 한 곳 포기해야 할 판이다.

16시 34분, 낙안읍성.
일단은 낙압읍성으로 차를 몬다.
승주 방면으로 잠시 되돌아 가다가 낙안읍성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산허리를 몇 개 넘은
뒤에야 비로서 낙안읍성이다. 선암사를 출발한지 30분 남짓 지난 시각이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읍성으로서 비교적 보존이 잘되어 있으며 성내에는
100여가구가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
특히 옛 정취를 풍기는 초가와 성벽이 아주 조화를 이루어 딴은 옛 고향을 찾은 기분이다.
그렇게 한바퀴 빙 둘러보는데 근 한시간이 소요되는데, 딴은 순천만에서 일몰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좀 서두른 감이 있다 하겠다.
여유있게 들러 본다면 두 시간여는 필요할 듯 하다.


(낙안읍성)


(낙안읍성)


(낙안읍성)

17시 58분, 순천만.
낙안읍성을 빠져 나올 때의 시간은 17시 30분, 이미 일몰시간이 가까워 30여분 걸린다는
순천만 여행은 포기를 했다가 순천으로 들어서니 순천만 5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미 일몰이 지난시간, 얼마 안 되는 거리인 탓에 잠깐 들러 보기로 한다.
순천만은 수만 평 갈대 숲과 함께 철새도래지로 명성을 날리는 곳이다.
그러나 날이 저물기 시작한 탓인지 철새는 없고 그저 갈대 숲만은 어느 정도 운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 갈대 숲과 함께 어둠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커트 찍는데 만족을 한다.

21시 30분, 통영.
다시 순천으로 나와 저녁식사를 한 뒤 내일 일정인 사량도를 가기 위해 통영으로 이동한다.
순천IC를 통해 남해고속도로를 붙고, 사천IC를 빠져 나온다.
딴은 대전-통영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통영도 간단히 이르겠지만 아직 진주에서 통영까지는
공사 중이라 사천-고성을 경유하는 국도를 따라야 한다.
사천IC를 빠져 나와 1시간을 넘게 달린 후 비로서 통영에 도착할 수 있었고, 한 숙박업소를
차지하고는 첫날 일정을 마감하게 된다.




2002년 10월 30일 수요일 맑음/ 사량도(돈지-지리산-달바위-가마봉-옥녀봉-금평)

* 통영(06:55)-가오치선착장(07:30)-(여객선/3000원/1인)-사량도(상도)금평선착장(08:15~09:00)
(마을버스/1100원/1인)-돈지(09:15)/자동차 운행거리누계 641.4km

* 돈지(09:15)-돈지분교(09:18)-주능/119조난위치표지판(09:37~48)-1봉/돌탑(10:10)-2봉(10:30)
-지리산(10:50~11:00)-안부(11:22~33)-옥동/내지갈림(11:42)-달바위(12:05)-이정표봉(12:15~28)
-옥동/대항안부(12:35)-가마봉(12:52~13:16)-사다리(13:24)-옥녀봉(13:50)-줄사다리통과(13:58)
-막봉(14:13)-사다리(14:19)-대향고개갈림(14:32)-등산로입구/KT사량분기국사(14:38)
-금평선착장(14:45) /총 산행시간 5시간 30분(휴식시간 1시간 30분, 실 산행시간 4시간)

* 금평선착장(15:00)-가오치선착장(15:45~58)-사천IC(17:00)-사천휴게소(17:08~34)-진교IC
-남해도 상주초입(18:45)/자동차 운행거리누계 752.6km



(사량도 지리산)

오늘의 목적은 사량도 지리산 산행이다.
사량도행 배편은 통영시내로 들어오는 초입인 도산면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도로를 따라 사량호
선착장 이정표를 따라 나서야 된다.
즉 "가오치"라 불리는 사량도행 전용 선착장인데 동계(10월~3월)에는 약 2시간 간격으로 1일 5회
운행 중이고, 그 첫 배편이 07시 30분이라 한다. (하계에는 1일 6회)


(바다와 섬)

07시 30분, 가오치 출발.
여유있게 출발하고자 06시 30분 여관문을 나섰으나 주차시설이 엉망이라 차를 빼는데만 30분
가까이 소요된 듯 싶다. 06시 55분 겨우 출발을 하게 된다.이러다 첫배 놓치는 것 아닌지?
도산면에 도착하니 07시 20분 경, 도산면부터도 사량호 선착장 이정표를 보고 달리는데 왜 그리
선착장이 안 보이는지...
산허리를 몇 개 넘고 비로서 가오치에 도착하니 07시 30분, 배가 막 출발하려고 문을 닫고 있는
것을 멈추게 하고는 겨우 그 첫 배에 오를 수 있었다.
단 1분만 늦었어도 배는 이미 출발했을 것이고, 그러면 두 시간 동안 황량한 부둣가에서 보낼 뻔
한 것이다.

08시 15분, 금평항.
가오치를 출발한지 45분 후, 비로서 사량도 상도 금평항에 도착하게 된다.
사량도는 상도와 하도 등 넓이가 엇비슷한 두 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데 지리산이 있는 곳이
상도이고, 하도에는 칠현산-대곡산 줄기가 있다.
사량호 배는 상도 금평항을 먼저 도착하고 5분 거리에 있는 하도 덕평항으로 간다.
아무튼 금평항에 도착하니 마을버스가 한 대 서 있다.
산행 들머리인 돈지에 가느냐고 물으니 친절한 할아버지 기사분 일단 내지를 갔다 나온 후
돈지로 향하니 09시쯤 나오라고 한다.
그 시간 동안 아침식사도 하고 점심용 김밥도 하나 챙긴다.
09시 00분, 정확히 버스가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가족 3사람과 마을사람인 듯한
또 한 사람만을 달랑 태운 채 돈지 마을을 향한다.
일부는 비포장 도로, 일부는 시멘트포장 도로로 되어 있는 도로를 15분 달리면 돈지 마을에
이르게 된다.


(바다 조망)

09시 15분, 돈지마을.
친절한 기사 할아버지는 버스에서 내려 손수 산행 들머리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기 보이는
돈지분교 앞에서 좌측 전봇대를 따라 나 있는 곳을 따라야 한다고... 3분 진행하면 사량초등
돈지분교 정문 앞, 여기서 좌측으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표지기들도 촘촘하다.
전봇대를 따라 이어지는 산길은 물없는 지계곡을 건너고, 급한 오르막으로 바뀐다.
그 오르막이 끝나면 비로서 지리산의 서남능선상, 119조난 위치표지판이 있다.
돈지분교에서 30분 남짓 지난 시각이다.


(바위 오름길)

10시 50분, 지리산(397.8m)
이제 주능선을 따라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10여분 오르면 잛은 바위가 시작되는 곳, "돈지 1.25km, 지리산 1.20km"라는 이정표가 있다.
남쪽, 서쪽, 북쪽이 모두 파란 바다, 너무나 조망이 좋다. 10분 후 돌탑이 있는 1봉에 이르게
되고, 다시 20분 더 진행하면 2봉에 이르게 된다. 이제 지리산 정상부가 특유의 암봉을 형성한
채 저 앞에 있다.
한 굽이 내려섰다가 마지막 바위지대를 오른다. 릿지길은 위험로라 표시되어 있고, 우회길도
있다. 그러나 잡을 것이 있어 충분히 릿지길을 이을 수 있다.
단지 직전 봉에서 내려서는 곳이 아들에게는 좀 위험해 보여 되돌아 내려서 우회길을 택한다.
어쨌든 주능선을 출발한 후 약 1시간이 지난 시각, 지리산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특유의 암봉군인 지리산-달바위-가마봉-옥녀봉 능선 이외 사방이 모두 파란 바다, 그저 환상의
경지에 잠긴 기분이다.
남동쪽 하도섬에 있는 칠현산 줄기도 제법 웅장한 규모로 펼쳐지고 있다.


(바위 오름)

11시 42분, 성자암,옥동/내지안부
계속해서 바윗길이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곳부터 잠시 바윗길은 끝이 난다.
한 안부로 내려서서 과일을 먹으며 15분 휴식을 취해 본다.
그 안부에서 또 하나의 낮은 봉을 넘으면 좌우로 뚜렷한 내리막길이 있다.
좌측은 내지방면, 우측은 성지암을 거쳐 옥동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지리산에서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도 가다쉬다를 반복하니 40여분이 더 소요된 듯 싶다.


(조망)

12시 05분, 불모산 달바위(400m)
다시 오름길을 15분여 진행하면 달바위 암릉이 시작된다.
초입 오르는 것이 좀 껄끄러워 아내와 아들은 우측으로 난 우회길을 택하라 하고 혼자서 릿지로
붙는다. 막상 진행해 보니 초입 이외에는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좌우로 수십 길 절벽을 형성한 릿지길 그저 짜릿함을 느끼면서 진행을 한다.
딴은 아내와 아들도 그냥 릿지길로 안내할 걸 그랬나 보다.
어쨌든 이 능선상에서 최고봉인 달바위, 지리산에 있는 정상석과 동일한 모양의 정상석이 새겨져
있다.
달바위를 지나고도 몇몇 암봉을 오르내려야 하지만 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다.
10분 후 마지막 암봉으로 내려서니 우회길을 택한 아내와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또 20분 가까이 휴식을 취한다.


(달바위)

12시 52분, 가마봉(302m)
달바위 암릉이 끝나고 7~8분 내려서면 우측 옥동과 좌측 대항마을로 하산길이 뚜렷한 안부를
대하며 다시 가마봉 암릉 오름길이 시작된다.
역시 우회길과 릿지길이 별도로 있는데, 여기서도 가급적 릿지길을 택한다.
특유의 잡을 것이 충분한 바위로 되어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마지막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비로서 가마봉, 여기에도 지리산 정상석과 동일한 모양의 정상석이
있다.
물론 조망이 뛰어난 것은 매 한가지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지나온 지리산과 달바위가
더욱 웅장하게 보인다.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고 25분 가마봉에서 시간을 보낸다.


(옥녀봉 가는 길)


(뒤돌아본 지리산)

13시 50분, 옥녀봉(261m).
가마봉부터 옥녀봉 사이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할 수 있다.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몇 개의 짜릿한 암릉들을 통과해야 하는 탓이다.
일단은 가마봉을 내려서는 길, 수십미터의 절벽 내림길에 사다리가 있으나 사다리를 통해 내려서는
자체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을 느낀다.
그런 사다리를 내려서면 옥녀봉 직전봉, 오름길에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내리막 직벽에 로프만
두 줄 매달려 있어 역시 내려서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잡을 것이 있어 먼저 내려서서 확보를 봐 주니 아들과 아내 무사히 잘 내려온다.
이제 옥녀봉 오름길, 역시 두 개의 로프만 매달려 있는데 경사도가 방금 전 내림길보다 더욱 급한
직벽에 가깝다.
중간에 확보를 봐 줄 수도 없고 그대로 밧줄에 매달려 요령껏 올라야 한다.
어쨌든 걱정했던 아들과 아내 무사히 올라오니 "휴~우" 하는 안도감이 든다.
그러나 옥녀봉 내리막길, 마지막 난관지대를 대하니 아들과 아내 또 한번 기가 팍 죽는 느낌이다.
깎아지른 직벽을 내려서야 하는데 줄사다리가 덩그마니 매달려 있는 것이다.
아내는 도저히 내려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고정이 확실히 되어 있기에 긴장감속에도 침착하게 내려서니 보기보다는 쉽게 내려설
수가 있다.
13시 58분, 비로서 줄사다리를 모두 무사히 내려서니 절로 파이팅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로써 위험지역은 모두 통과한 것이다.


(옥녀봉)


(옥녀봉 내림길)


(바다)


(바위 내림길)

14시 38분, 등산로 입구.
이제 위험지역을 모두 빠져 나오니 긴장감이 모두 풀리는 듯 하다. 발걸음이 그만큼 가벼운 것이다.
15분 후 몇몇의 로프지대를 지나 마지막봉 통과, 그리고 다시 6분 후 긴 계단을 내려서는 곳 통과,
아까와 비교한다면 경사도가 완만하여 우습게 통과를 하게 된다.
사다리를 지나 18분 내리막길을 따르면 대향고개 갈림 이정표를 대하고, 여기서 우측 길을 따르면
곧 금평선착장에 이를 수 있다.
6분 더 진행하니 KT통영지구 사량기지국이 나타난다. 등산로 초입인 셈이다.
여기서 마을길을 따라 7분 더 가면 금평선착장이다. 휴식시간 포함 5시간 30분의 산행이 끝나는
순간이다.


(항구)


(뒤돌아본 지리산)

14시 45분, 금평 선착장.
15시 정각에 출발하는 배 시간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어 음료수도 하나 사 들고 잠시 여유를
부린다.
아침에 도착했을 때보다는 이제 모든 것이 낯익은 느낌이다. 배는 정확히 15시 정각에 출발한다.
잠깐 잠이 들었는가 했더니 어느새 가오치가 보인다.
15시 45분, 가오치 선착장에 도착하게 된다.


(조망)

18시 55분, 남해도 상주초입.
이제 내일 여행의 목적지인 남해도로 향한다. 남해도에 이르는 길, 다시 고성-사천을 통해 남해
고속도로로 붙어야 한다.
약 1시간 후 남해 고속도로 사천IC로 진입을 한다. 남해도에 이르려면 진교IC나 하동IC로 빠져
나가야 한다. 사천휴게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뒤 진교IC를 빠져나간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주위 풍경을 볼 수 없지만 주변 경치가 꽤나 좋을 듯, 드라이브 코스로는
제격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남해대교를 진입하고 남해군 시내에 접어들어 숙박시설을 물으니 남해 금산에 가기 위해서는
상주해수욕장 부근의 숙박시설이 더 편리하다 한다.
따라서 상주 이정표를 보고 시종 달리니 한 고갯마루를 넘고, 금산 보리암 입구 푯말을 지나
상주로 들어서는 길목을 달린다.
이쯤에 몇 개의 모텔간판이 보이니 오늘은 여기서 1박을 하기로 한다.
어제 통영의 숙박시설에 비해 바닷가도 끼고 있고, 무엇보다도 주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하루가 무척 길다는 생각을 하며 둘째 날 여행을 마무리한다.




2002년 10월 31일 목요일 맑은 후 흐림/ 남해도(금산, 상주해수욕장외 해안도로일주)

* 상주초입(07:15)-복곡2주차장(07:40)-금산(08:13~20)-단군성전(08:25)-상사바위(08:40~55)
-흔들바위(09:10)-보리암(09:25~30)-복곡주차장(10:00)-상주해수욕장(10:30~11:30)
-(미조)-항도전망대(11:52~12;02)-사천연륙교(12:30~44)-왕후박나무(12:49~54)
-남해대교(13:42~14:25)-(하동경유)-단성IC(15:52)-산청휴게소(15:57~16:20)
-인삼랜드휴게소(17:20~40)-오산(19:10~20:50)-일신동(22:00)/자동차 운행거리누계 1266.2km



(보리암)

좀 더 일찍 서두르려 하였으나 07시 14분, 자동차의 시동을 건다.
남해도 첫 여행지인 금산을 목표로 출발을 하는 것이다.
어제저녁 넘어온 고개방향으로 차를 되돌려 고갯마루 중간쯤 이르면 우측으로 "금산 보리암"
이정표가 나타난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면 넓은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복곡주차장이다.
아직 좀 이른 시간이라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여기서 금산 정상에서 채 약 1km도 안 되는 곳까지도 자동차로 오를 수 있다.
이따금 차를 교행할 수 있는 정도의 1차선 시멘트 포장도로로서 대형버스 진입은 통제를 하고,
승용차만 진입을 허용한다. 대신 버스손님은 미니버스 3~4대로 일정요금을 받고 실어 나르고
있다.
어쨌든 자동차로서 정상부근까지 갈 수 있으니 금산 산행은 산행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산악공원인 셈이다.

07시 40분, 복곡제2주차장이라고 명명된 그 정상부근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
안내판이 있다.
보리암, 쌍홍문, 금산정상, 단군성전, 상사바위, 좌선대, 제석봉, 흔들바위, 화엄봉, 음성굴...
그만그만한 거리에 있어 맘먹으면 한시간 이내에 모두 들러 볼 것 같다.
15분여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매점이 나타난다.


(금산조망)

여기서 우측으로 올라 금산 정상부터 오른다. 불과 10여분 거리이다. 잘 쌓여진 봉수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과연 일품이다. 파란 바다에 둥둥 더 있는 섬들, 이곳 기암들과 어울려
더욱 그 멋을 자랑한다. 몇몇 사진작가인 듯 커다란 카메라를 세워놓고 그 풍경 카메라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상을 되돌아 나와 단군성전 상사바위 순으로 돈다.
그 중 기암지대를 형성한 상사바위가 맘에 든다. 인파도 덜 붐비고, 상주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멋이 아까와는 또 색다른 감이 있다.
되돌아 나와 단군성전 앞에서 남쪽으로 살짝 내려서면 흔들바위를 대한다.
혼자서나 여럿이 흔들어도 흔들리는 정도가 똑같다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다.
산장을 거쳐 제석봉, 일월봉을 지나면 보리암이다. 산상공원의 대표적인 곳, 역시 기암과 어울린
다도해 조망은 좋다.그 사이 많은 관광객이 붐비고 있다.
매점을 통해 주차장으로 원위치하니 09시 50분, 아주 쉬엄쉬엄 들러 보았는데도 2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금산)

10시 00분, 상주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 시동을 건다. 어젯밤 숙박을 했던 곳도 다시 지나친다.
차량소통도 별로 없는 해안도로, 드라이브로는 만점이다.
30분 후 상주해수욕장 앞에 차를 세운다. 일단 아침식사를 한 후 철지난 해변길도 잠시 걸어본다.
모래사장이 너무나 좋다.

11시 30분, 상주해수욕장도 뒤로 하고 계속 해안도로를 달린다.
송정해수욕장 푯말을 지나자 19번 국도의 종점인 미조항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상록수림을 보겠다고 미조항도 잠깐 들렸다가 되돌아 나온다.
생각과는 달리 상록수림이 별 것 아닌 것 같다.
물건 방조어부림이라는 푯말을 보고 계속 해안도로를 달린다. 3번 국도의 시작이다.
11시 52분, 고개를 넘는 곳에 항도전망대라는 곳이 나타나니 잠시 차를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 어제 갔던 사량도까지 멀리 조망된다.
고개를 넘어서니 우측 해안가로 특유한 나무들이 죽 늘어져 있는 곳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것이 물건 방조어부림인 모양이다. 그냥 눈요기만 하고 계속 차를 몬다.
창선교를 건너 또다른 섬인 창선도, 즉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선다.


(상주해수욕장)


(상주해수욕장)

12시 30분, 사천 연륙교.
우측의 3번국도를 따라 창선면 끝까지 까면 사천시와 연결되는 연륙교가 공사 중에 있고,
지금은 작은 여객선에 차를 싣고 사천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대로 사천으로 넘어갈까 하다가 아직 남은 남해도의 해안을 더 돌기로 하고, 10여분 휴식만
취한 채 다시 차를 되돌린다.
이번에는 창선면 서쪽 해안가를 달리니 약 5분 후, 도로우측으로 왕후박나무가 보인다.
한 뿌리에서 11개의 줄기가 나와있다는 수령 5백년의 거대한 후박나무나무이다.
잠깐 들러 기념 촬영도 한 커트 찍어 본다.


(조망)

13시 42분, 남해대교.
다시 창선교를 빠져 나와 남해도 서북쪽 해안을 달린다.
어느 덧 어제저녁 지나친 해안 도로이다.
그리고 남해 대교도 보인다.
아침을 11시가 다 되어 먹었는데도 시장기를 느낀다.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14시 25분, 식사를 마치고 남해대교를 건넘으로서 남해 여행은 끝.잠시 달리면 하동 IC가
나온다.
여기서 바로 남해고속도로로 붙지 않고, 이왕이면 하동을 경유하는 국도를 따라 단성IC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붙기로 한다.
좀 더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탓이다.
구불구불 시골길, 얼마든지 달려도 지루하지 않다.
섬진강도 지나치고, 하동에서 19분 국도를 버리고 우회전, 단성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 계속
드라이브를 즐긴다.


(남해대교)

15시 52분, 비로서 단성IC를 진입.
대전-통영고속도로는 여전히 한점의 막힘도 없다.
산청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또 잠깐 쉬고, 오산쯤 이르니 19시00이다.
지난 주 오산으로 이사를 간 처갓집에 잠시 들르기로 하고 오산IC를 빠져 나감으로서 2박 3일간의
오붓한 여행은 비로서 끝이 난다.
집에 와서 자동차 메터 기록기를 확인하니 장장 1266.2km, 그만큼 장거리 여행이었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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