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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설악산

[설악산 널협이골]널협이골-황철남봉-황철북봉-미시령골

by 높은산 2006. 11. 3.

[설악산 널협이골]
용대리-널협이골-1008-길골안부-저항령-황철남봉-황철북봉-내원암골안부-미시령골-도적폭포
-도적폭포산장

[도상거리] 약 14.0km

[지 도] 1/50,000 설악

[산행일자] 2006년 6월 4일 일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용대리/백담주차장(04:50)-절골입구(05:00)-지능선봉(05:15)-널협이골입구(05:25~31)
-반석지대/식사(05:40~06:20)-폭포(06:35)-바깥널협이(07:05~18)-와폭(07:31~39)-우측지류(07:51)
-폭포(07:55)-폭포상단(08:08~18)-폭포(08:33)-중간널협이(08:40)-휴식(08:52~09:05)
-와폭(09:14)-안널협이(09:39~52)-집터(09:54)-지계곡Y갈림(09:57)-지계곡갈림2(10:01)
-지계곡갈림3(10:08)-계곡이탈(10:12)-길골사이능선(10:34~49)-1008봉(10:53)-길골안부(11:16~25)
-자연보호표지석(11:27)-암릉(11:52)-삼거리봉(12:10)-음지백판골3거리(12:20~13:32)
-황철1너덜(13:46)-황철2너덜(13:58)-황철남봉(14:03~15)-황철북봉/삼각점(14:53)
-너덜시작(14:57~15:12)-너덜끝(15:27)-내원암골안부(15:37~44)-계곡시작(16:14)-합수점(16:42)
-계곡건넘(16:45~57)-미시령지계곡(17:19)-미시령주계곡합수(17:25)-도적폭포(17:31~38)
-도적폭포산장(17:50)


[산행시간]
13시간 00분(휴식및 식사:4시간 12분, 실 산행시간:8시간 48분)

[참여인원] 9인(청산, 금수강산, 날뫼골물소리, 서바위, 산울림, 벽산, 이사벨라, 최미란, 높은산)

[교 통] 15인 승합차

<갈 때>
상동(23:15)-동군포(24:00~22)-영동/중앙고속도로-홍천IC-홍천/휴게소(01:55~02:02)-44번국도
-용대리/백담주차장(03:00)

<올 때>
도적폭포산장(18:21)-용대리(18:40~19:50)-44번국도-두촌/그린파크휴게소(20:55~21:10)-홍천IC
-동군포(23:42~47)-상동(24:25)
</올></갈>


[산 행 기]
모처럼의 설악길이다. 작년 가을 널협이골 하산길... 날이 어두워진 가운데 산길을 못 찾고 협곡의
주계곡으로 떨어진 까닭에 저항령에서 용대리까지 무려 9시간여 악전 고투끝에 하산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어둠 때문에 그저 공포의 대상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예상외의 멋진 폭포들이 비경을
이루며 펼쳐져 있어 날이 밝을 때 꼭 한번 다시 찾기로 했고, 근 9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서
복수혈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널협이골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널협이골 초입에서 시작하여 주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것으로... 아울러 하산은 도적폭포로 흘러
내리는 미시령골을 목표로 한다.


(널협이골의 폭포)


(널협이골의 폭포)

24시 22분, 동군포 출발.
당시의 인원 8인, 전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으나 개인사정으로 3인이 불참을 한다. 대신
새로운 인원 4인이 추가되니 그 때보다 오히려 1인이 많은 9인 출발이다.
날씨도 좋다 하고 만일을 대비해 보조자일까지 준비를 하니 더욱 든든한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좋게 동군포를 출발한다.


(황철남봉 오르는 너덜지대에서 본 설악 주능선)


(황철북봉 너덜지대에서 보는 울산바위)


( 도적폭포)

03시 00분, 용대리/ 백담 주차장.
노련한 기사님 운전 덕분에 깜빡 잠을 들었나 싶었는데 어느덧 용대리 백담 주차장이다. 중간에
잠깐 휴식시간 포함 2시간 40분만에 달려 온 것...
아직 날이 밝으려면 2시간 남짓 기다려야 하니 그대로 차 안에서 한 잠 더 눈을 붙여 본다.

04시 50분, 백담 주차장 출발 산행시작.
새벽 04시 40분쯤 기상... 해가 긴 탓에 벌써 날이 훤히 밝은 상태이다. 서둘러 행장을 추스리고
백담사를 향하는 금교를 건너기 전 대형버스 주차장 뒤로 들어서면 철문은 굳게 닫혀 있지만 옆에
터진 쪽으로 족적이 뚜렷한 것을 보면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쳤음을 알 수 있다.
초입 견공 한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대면서 새벽의 정적을 깨는 가운데 산행 시작이다.

05시 00분, 절골초입.
백담사 계곡 옆을 따르는 호젓한 오솔길... 10분 후 절골초입에 도착한다. 여기서 널협이골 메인
등산로는 절골로 들어선 뒤 지능선과 널협이골의 지류를 몇 번 반복하면서 저항령으로 이어진다.
90년대 초반반 해도 산길이 비교적 뚜렷하여 두어 번 오른 적이 있지만 이후 워낙 찾는 사람이
없어 요즈음은 지능선 이후 산길이 불투명하다.
작년 가을 저항령에서 그 옛길을 따라 하산을 하려다가 산길을 놓치고 널협이골 주계곡으로 빠져
악전고투를 벌였던 것이다. 어쨌거나 뚜렷한 산길은 좌측 절골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05시 15분, 지능선봉.
그러나 오늘은 널협이골 옛길 아닌 주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 목표이다. 산길을 버리고 백담사
계곡가를 따라 진행한다. 산길은 없지만 적당히 길을 내면서 진행하면 별다른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계곡 건너로 백담사가는 도로가 바로 마주하고 있어 아무래도 지나가는 차량들과 사람들의
눈치를 의식해야 하니 잠시 계곡을 진행하다가 산사면으로 치고 들어서기로 한다.
그러면 희미한 족적이 처음에는 사면으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 지능선 위로 올라서게끔
되어 있는데 15분 후 결국은 지능선의 한 봉우리 정점까지 올라서게 된다.


(함박꽃)

05시 25분, 널협이골 입구.
여기서 지능선을 버리고 우측으로 절개지 수준의 가파른 사면을 10분 정도 치고 내려서면 다시
백담사계곡을 만나면서 드디어 목표로 한 널협이골 입구이다.
비교적 수량이 풍부한 가운데 반석 위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가 싱그러움을 뽑내면서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초입부터 아주 맘에 든다고 할까? 이제는 백담사 도로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니 잠시 베낭을 내리고 숨을 돌린다. 6분 휴식.


(널협이골 초입)


(널협이골로 들어선 후 뒤돌아 본 백담계곡)

05시 40분, 반석지대.
초입부터 시종 반석지대를 이루면서 널협이골이 시작된다. 이제부터는 우리들만의 세상... 계곡의
진수를 음미하면서 여유있기 진행해 보리라. 산길은 전혀 없지만 그저 계곡을 따르면 될 일이다.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가운데 10분정도 진행하니 열댓명은 넉넉히 둘러 앉을만한 넓은
반석지대를 대하니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식사시간 40분 소요.


(초입부터 반석지대와 와폭으로 이어짐)


(와폭)

06시 35분, 폭포.
다시 발길을 돌리면 그야말로 와폭, 소, 반석지대의 연속... 기대 이상의 절경을 이루는 계곡이다.
분위기에 너무 도취했는지 그만 미끄러져 발목을 빠지고 만다. 하기야 어차피 빠질 바에야 이렇게
미리 빠지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웬만한 곳은 빠진 채로 그냥 건너서도 되므로...
본인 분 아니라 일행들의 절반은 이미 빠져 버린 상태가 되고 만다.
15분 후 10여m 남짓, 제법 규모 있는 폭포가 나타나면서 더욱 분위기를 돋군다. 우측 산록을 치고
폭포를 오를 수 있다.


(와폭)


(와폭의 연속)


(제법 규모를 갖춘 폭포)

07시 05분, 바깥널협이.
커다란 고인돌 형상의 바위가 계곡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하고....
잠시 계곡으로 진행하기가 까다로운 곳이 나타나기에 좌측 사면으로 올랐더니 한 모덤터가 나타나
그래도 사람이 찾긴 찾는 계곡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폭포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30분쯤 진행하니 계곡이
갈리는 지점이다.
즉 좌측 지계곡은 바깥널협이로 불리는 곳, 아마도 작년 가을 바깥널협이를 따라 내려선 뒤 이곳
쯤에서 다시 지능선을 치고 올라 절골로 내려서지 않았을까 추정을 해 본다. 13분 휴식.


(커다란 고인돌 바위)


(모덤터를 대함)


(반석위를 흐르는 널협이골)


(와폭과 소)


(긴 와폭을 지나면 바깥널협이골과 합수지점임)


(바깥널협이 합수점)

07시 31분, 와폭.
우측 주계곡으로 들어서면 또다시 반석지대를 흐르는 와폭의 연속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풍경이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까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진행하지 못할 곳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두려움도 교차한다.
그 중 13분 후 대하는 와폭... 반석과 함께 하도 분위기가 좋으니 다시 자리를 잡고 느긋함을
즐겨 본다. 딴은 오늘 구간 진행거리도 그리 길지 않으므로 서두를 일이 전혀 없다. 8분 휴식.


(계속 협곡으로 이어지는 널협이골)


(와폭)


(와폭)

07시 55분, 폭포.
다시 12분 후 우측의 작은 지류가 합수되는 곳을 지나고... 계속해서 4분 더 진행을 하면 거대한
폭포가 앞을 가로막고 있으니 환호와 함께 한편으로는 잔뜩 긴장감이 들기도 한다.
높이 30m쯤 되는 폭포, 널협이골의 하일라이트를 이루는 곳이다. 우측으로 올라서기에는 불가해
보이고, 좌측으로 올라갈 틈이 보인다. 모처럼 청산님이 준비한 보조자일까지 사용을 해 본다.


(계속 미지의 계곡 속으로)


(거대한 폭포가 나타난면서 널협이골의 하일라이트를 이룸)


(폭포)

08시 08분, 폭포 상단.
폭포 중간까지는 자일을 걸고 올라설 수 있으나 이후는 자일을 걸 곳이 마땅치 않다. 다행히 좌측
산허리를 비집고 올라선 뒤 폭포 위로 내려갈 수는 있을 듯...
13분 후 그렇게 함으로서 모두 무사히 폭포 상단에 오르니 폭포가 더욱 웅장함을 뽑내는 느낌이다.
아마도 작년 가을 이 폭포를 못 내려서고 좌측 산허리를 치고 오른 것은 아닌지? 10분 휴식.


(상단에 올라 내려다 본 폭포)


(이후로도 계속 폭포가 전개됨)

08시 33분, 폭포.
이후로도 시종 와폭지대를 반복하면서 15분쯤 진행하면 30m 폭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몇 가닥이
넓게 퍼져 흐르는 높이 10여m쯤 되는 폭포를 대한다. 좌측 산허리로 돌아서 폭포를 오를 수 있다.


(넓은 소도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와폭과 깊은 소)


(와폭)


(다시 제법 규모를 갖춘 폭포를 대함)

08시 40분, 중간널협이.
이어 6~7분 진행하면 중간널협이를 만나는 합수점이다. 작년 진행시 진행하지 까다로운 폭포가
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중간널협이쪽 지류쪽이던가? 하지만 중간널협이쪽은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다소 의외라 할 수 있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바깥널협이나 중간널협이의 지계곡쪽도 한번
답사를 해야만 비로서 의문이 풀릴 듯...
그러한 생각을 해 보면서 한결 규모가 단순해진 우측 주계곡으로 들어서고는 10여분 더 진행하다가
한 곳 자리잡고 잠깐 휴식시간을 갖는다. 13분 휴식.


(중간 널협이)


(협곡이 비로서 끝나는 느낌)


(돌단풍)

09시 39분, 안널협이.
어쨌거나 이제는 규모있는 폭포는 모두 끝난 느낌이니 다소 긴장이 풀리고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9분 후 와폭 하나를 대하고, 이후로는 와폭도 거의 없는 평범한 계곡이다. 그렇게 다시 25분쯤
진행하니 좌우의 능선도 완만해진 느낌, 아마도 절골경유 옛길을 따랐을 시 안널협이로 표현되는
곳쯤 되리라 싶다. 그러나 산길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없어진 것인지 아니면 아직 도착을 하지
못한 것인지... 13분 휴식.


(그래도 이따금씩 작은 폭포가 보임)


(상류의 와폭)


(상류의 와폭)


(상류의 마지막 와폭)

10시 12분, 널협이골 벗어남.
잠시 후 우측 둔덕으로 올라서니 집터흔적이 여럿 보여 아마도 예전 화전민이 거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서 널협이골을 벗어나 우측 지능선으로 오르려다가 이왕이면 옛길을 찾아 본다는 생각속에
좀더 널협이골을 따라 보기로 하고 다시 계곡으로 내려선다.
그러나 산길은 여전히 없고 잠깐 사이 좌측으로 지계곡만 세 번 갈리고 있는 것만 확인한다.
20분 후 세번째 지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을 약간 더 지난 후에도 여전히 옛길이 보이지 않으니
결국은 미련을 버리고 널협이골을 벗어나 우측 길골 사이의 지능선으로 붙기로 한다.


(집터 흔적)

10시 34분, 길골 사이능선.
금방 지능선으로 오를 듯한 기분이었지만 생각보다 된비알을 이루고 있다. 그래도 희미한 족적과
함께 잡목은 거의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까?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도 시종 가파른 오름길을 22분 극복하니 비로서 급오름이 끝나면서 길골
사이능선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길골방향 지능선이 분기하는 1008봉 약간 못 미친 지점이니 능선
우측으로 내려선다면 널협이골과 길골 사이의 무명계곡으로 내려서게 될 것이다. 15분 휴식.


(거목의 원시능선)

11시 16분, 길골 안부.
불과 4분 더 오르면 길골 지능선이 분기하는 1008봉, 이제부터는 좌측 어느 곳으로 내려서든지
길골을 접할 수 있다. 숲 사이로 저기 저항령이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좌측 능선을 따르면 철쭉가지의 방해를 받아 다소 진행이 거추장스럽고 생각보다 빠른
진행을 할 수 없다. 23분 후 널협이골과 길골 사이 안부에 도착한다. 딴은 옛길이 가로지르고 있던
곳인데 지금은 좌측 널협이골이나 우측 길골쪽으로 산길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 9분 휴식.

11시 52분, 암릉.
애초 계획은 이곳에서 길골상류와 저항령을 거쳐 황철남봉을 오르는 것이지만 널협이골도 기분좋게
무사히 통과를 했으니 이왕이면 용대리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그대로 치고 올라 황철남봉으로
치고 오르기로 한다. 산길이 없어 시간은 좀 더 소요되겠지만 아무래도 미답지를 찾아가는 묘미가
있는 탓이다.
2분 후 자연보호표지석을 만나고, 이후 희미한 족적을 따르니 오름 중간까지는 어느정도 진행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어는 순간부터는 경사도가 근 60~70도는 될 듯... 절개지 수준의 급한 오름을 극복하려니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쏟아야 할 처지이다. 족적마저 없어져 나무가지를 잡고 오르는데 낙석의
위험까지 마음껏 힘을 쓸 수도 없다. 그런 식으로 급 경사를 극복하면 잡목 속에 간간히 암릉이
형성되면서 다소 경사가 완만해진다. 길골 안부를 출발한지 27분 지난 시각... 반대로 내려서는
경우엔 능선의 형태가 불분명하여 능선잡기가 아주 까다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2시 10분, 3거리봉.
암릉에서는 산길이 없지만 비집고 오를만한 틈이 보이므로 그대로 암릉릉 치고 진행하는 쪽이
약간 편안하다고 해야겠다. 좌우로는 잡목과 함께 급한 사면을 이루는 탓...
그렇게 서너차례의 암릉을 지나면 비로서 산세가 유순해지면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니 오름길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듯 하다.
18분 후 용대리쪽의 주능선과 만나는 3거리봉이다. 예전 절골을 출발하여 널협이골로 들어선다고
했다가 초입을 못 찾고 그대로 능선으로 진행한 덕에 처음 이곳을 접했고...
이후 옥수골과 선바위골 산행시 접했으니 이번이 4번째이다. 그만큼 낯이 익고 정겨운 느낌이다.


(삼거리봉을 오르면 얼마간 초원을 이루는 편안한 능선이 전개됨)

12시 20분, 음지백판골 3거리.
이제부터는 하산시까지 커다란 오름길이 없다. 그저 여유있게 진행하면 될 듯... 울창한 수림속에
바닥으로는 유난히 박새군락을 이룬 유순한 산길을 걸으니 한결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10분 후 음지백판골 하산길이 있는 3거리를 대하면서 산길도 더욱 뚜렷해진다. 처음 음지백판골을
찾을 때만 해도 그저 희미한 산길이었지만 이제는 안내산악회에서도 자주 찾는 코스가 되어 그만큼
산길이 뚜렷해진 것이다.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데 반대편에서 인기척이 나면서 반가운 산님들이 도착한다.
2박 3일 야영산행을 나섰다는 권태진, 김은희, 최홍기, 단풍, 윤더덕, 이기수님 등 6인의 산가사팀
인원... 이렇게 오지의 한 자락에서 만나니 함께 산행에 동행할 때보다도 오히려 더 반가움을
느낀다 할 수 있다.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데 커다란 베낭속에서는 수박까지 나오고... 이 외 잣술,
자연신 표고, 병풍취 등 평소 맛보기 힘든 것들만 잔뜩 꺼내 놓으니 덕분에 아주 호화로운 식사
시간이 된 것 같다. 헤어짐이 아쉬움인지 장장 1시간 20분간 산꾼들의 정을 듬뿍 나눈다.


(박새군락을 이루는 초원능선)

13시 46분, 황철 1너덜.
잠시 잡목숲을 빠져 나오니 황철 1너덜이다. 이곳 처음 진행할 때만 해도 특유의 측백나무 숲을
이룬 빽빽한 잡목숲을 헤치느라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뻥 뚫려 있어 아무런 잡목의 방해 없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제1너덜에서는 설악주능과 서북능, 안산, 가리봉 능선 등이 시원하게 펼쳐져 언제 찾더라도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황철1너덜에서 보는 설악주능)


(지나온 능선)

14시 03분, 활철남봉.
황철 1너덜을 통과하면 잠깐 더 잡목숲으로 이어진 후 다시 황철 2너덜지대를 오르게 된다. 조망은
1너덜과 유사한 분위기... 오늘따라 저항봉 릿지가 유난히 아름답게 펼쳐지는 기분이다.
이어 5분 정도 제2너덜을 오르면 대간길과 만나는 황철남봉으로 이제부터는 동해바다도 시원스럽게
전개되어 설악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2분 휴식.


(황철남봉에서 보는 저항봉 릿지)


(길골 방향)


(지나온 능선)

14시 53분, 황철북봉.
이제껏 거의 사람의 발길이 적은 길만 따르다가 뻥 뚫린 대간길을 따르니 딴은 어색한 느낌이 들
정도... 그만큼 탄탄대로이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일행 이외는 아무도 없다. 특징없는 황철봉은 어느 사이에 지나쳐 버리고 38분
후 2등 삼각점(설악 22, 1987 재설)이 있는 황철 북봉이다.
곧 황철봉 최대의 너덜지대가 시작되므로 그곳에서 쉼을 하기로 하고 그대로 북봉을 지나친다.


(황철북봉 삼각점)

14시 57분, 너덜시작.
불과 4분 더 진행하면 거대한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설악 최대의 너덜지대... 개인적으로는 설악
능선 중 이곳이 가장 인상에 남는 곳이다. 아마도 20 여년전 처음 이곳을 접했을 때 너무 반했다고
할까? 그 때는 찾는이들이 전무하여 산길 찾기조차 애매할 정도로 희미한 산길을 이루고 있었는데
거대한 분위기에 너무 반하여 한참을 머무르면서 이리저리 깡총깡총 뛰었던 기억이다.
이후로 이곳을 지나칠 때면 늘 옛 추억이 떠올리면서 한참을 머물러 가곤 한다.
어쨌거나 오늘도 울산바위는 그 아름다움을 멋지게 뽑내고 있고 신선봉의 웅장함도 여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음미할 수 있으니 설악을 찾은 보람을 만끽한다 할 수 있다. 15분 휴식.


(북봉 너덜지대에서 보는 미시령과 신선봉)


(울산바위 조망)


(황철너덜)


(황철너덜)

15시 37분, 내원암골 안부.
거대한 너덜지대는 15분 정도 이어지다가 비로서 끝이 나고 산길은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이어
10분쯤 더 내려서면 우측 내원암골, 좌측 미시령골 사이의 안부인데 오늘은 이곳에서 그야말로
전인 미답지인 좌측 미시령골로 내려서기로 했으니 또한 기대를 해 본다.
어떠한 풍경으로서 우리를 맞이할까? 7분 휴식.

16시 14분, 계곡시작.
산길이 없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그저 계곡 방향으로 적당히 치고 내려선다. 그래도 초입은
울창한 수림을 이루는 등 산세가 유순하여 진행에 지장이 없지만 얼마간 내려서니 바닥은 너덜을
이루는 가운데 미역줄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가운데 발목을 낚아 채고 있어 진행이 그리 만만치
않다.
이리저리 진행이 가능해 보이는 곳을 찾아 미역줄 나뭇가지를 밟고, 꺾고... 그래도 계곡이 시작
되면 다소 수월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묵묵히 헤치면서 내려선다.
처음 내려설 때만 해도 얼마쯤만 내려서면 계곡을 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30분을
내려선 후에야 비로서 가는 물줄기를 이루면서 계곡이 시작되고 있다.


(거목)


(계곡이 시작됨)

16시 42분, 합수점.
계곡이 시작되었지만 얼마간은 잡목들이 정글을 이루고 있어 역시 진행이 껄끄럽다. 이러다가
끝까지 정글을 이루면서 이어지는 별볼일 없는 계곡은 아닌지?
그러나 점차 수량이 많아지면서 잡목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계곡 좌측의 낮은
능선을 따라 족적을 갖춘 산길도 이어지니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계곡이 시작된지 28분 후 좌측 황철봉쪽에서 발원한 계곡이 합수하면서 이제는 제법 규모를 갖춘
계곡이다. 수량이 오전에 오른 널협이골 정도로 풍부하고, 발을 담그니 오히려 널협이골보다 훨씬
한기를 느낀다.
아무튼 이쪽으로 내려서길 아주 잘 했다는 평이다. 산길도 비교적 뚜렷하게 이어지니 이제부터는
또다른 계곡의 멋을 즐길 일만 남은 것이다.
잠시 후 계곡을 건너는 지점 차지하고 느긋한 휴식을 취해 본다. 12분 휴식.


(계곡 옆 울창한 숲터널길)


(합수점)


(계곡 건넘 지점)

17시 25분, 미시령 주계곡 합수.
산길이 계곡 바로 옆으로 이어졌으면 좋으련만 약간 떨어져 이어진다는 것이 흠이라 할 수 있다.
시간여유가 있으면 그대로 계곡을 거슬러 내려서도 좋으리라. 커다란 폭포는 보이지 않지만
내려설수록 수량이 풍부하여 아직 무명 계곡으로 남아 있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계곡 좌측으로 산길이 이어지다가 얼마간 진행하자 곅고을 건너 잠깐 우측으로 이어진다.
이어 다시 한번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은 계곡 우측에 산길이 있다.
22분 후 우측 미시령 방향에서 흘러내리는 지계곡을 건넌다. 바로 저 위로 미시령을 오르는 도로가
보이는 지점이다.
이어 6분 후 미시령 방향의 주계곡과 함수하면서 계곡의 수량은 설악의 어는 계곡 못지 않은 풍부한
수랑을 자랑하면서 유유히 흐르고 있다.
아울러 미시령 주계곡과 함수하기 전 와폭이긴 하지만 멋진 폭포로써 마지막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미시령도로 건너편 신선봉 자락이 보이기 시작)


(미시령쪽 주계곡과 합수하기 직전의 폭포)


(미시령 주계곡 합수)

17시 31분, 도적폭포.
계곡 건너 바로 위가 미시령을 오르는 도로이지만 절벽을 이루고 있어 오를 수 없고 대신 주계곡을
따라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니 반갑다.
6분 후 미시령골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도적폭포, 생각한 것보다 아주 화려한 폭포이다.
높이는 20여m 쯤... 양쪽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웅장한 포말을 일으키면서 도적소라 불리는 넓은
소를 만들고 있어 위에서 내려다 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등로를 벗어나 폭포 아래로 내려서는 산길이 보이니 그 길로 들어서서 폭포 앞 차지하고 또 하나의
멋진 설악의 멋을 음미해 본다. 7분 휴식.


(주계곡을 따라 내려섬)


(도적폭포 상단에서)


(도적폭포를 옆으로 내려서면서)


(도적폭포 앞으로 내려서서)


(아주 웅장한 도적폭포)

17시 50분, 도적폭포산장.
이어 산책로 계곡을 좌측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사면으로 나 있는 수준의 산길을 12분 진행하면
비로서 산행이 끝나는 도적폭포 산장이다. 모텔과 카페를 겸하고 있는 곳으로 예전 음지백판골
산행시 한번 와 본 적이 있기에 전혀 낯설지가 않다.
계곡을 5분 정도만 거슬러 내려서면 음지백판길 초입이 되기도 한다.


(초입 안내판은 아주 노후된 상태)


(도적폭포산장)

그 후.
도상거리는 14km에 불과했지만 장장 13시간이나 소요된 산행이다. 그만큼 느긋함과 스릴 속에서
설악을 만끽한 탓이리라. 따라서 긴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일행들 모두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다.
산장 뒤 계곡으로 내려서서 하루종일 흘린 땀을 씻어 내고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마치 산행을
시작하는 듯한 개운한 기분... 백담사 입구로 이동을 하여 갈비탕 한 그릇으로써 간단한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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