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치-신무산(896.8)-차고개-팔공산(1151)-서구이치-오계치-삿갓봉(1114)-홍두깨치
-시루봉전 헬기장(1110)-신광치/도상거리 약 17km
[지 도] 1/50,000 함양, 임실.
[산행일자] 2003년 8월 24일 일요일
[날 씨] 흐림, 시계 양호.
[산행코스]
수분치(08:55)-논(09:03)-수분마을회관(09:12)-능선/철탑과 은행나무(09:17)-임도건넘(09:25)
-무덤(09:17)-무덤봉(09:47)-신무산(09:56~10:16)-대성목장철망시작(10:19)-안부/철망끝(10:32)
-차고개/대성공원(10:47~57)-합미성(11:22~35)-삼거리(11:40)-(우측사면길)-샘1(11:47)
-샘2(11:50)-능선(11:57)-팔공산(12:20~57)-1136 헬기장(13:00)-헬기장안부(13:36)
-서구이치(13:55~14:28)-980봉(14:41)-지선각산푯말봉(15:15~35)-능선분기봉(15:41)
-휴양림갈림(15:45)-오계치(15:59)-로프바위(16:16)-선각산분기(16:20)-삿갓봉(16:29~42)
-안부(16:48)-1080 암봉(16:55~17:06)-홍두깨치(17:32)-시루봉전 헬기장(17:55~18:18)
-배추밭시작(18:40)-신광치(18:55)-중리/와룡2교(19:30)
[산행시간] 10시간 35분(휴식/식사:3시간, 실 산행시간:7시간 35분=정맥 7시간+정맥외 35분)
[참여인원] 8인(먼산, 금수강산, 청산, 날뫼골물소리, 백호, 이사벨라, 바랭이,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4:30)-동군포(05:00~05)-망향휴게소(05:45~06:00)-덕유산휴게소(07:20~08:05)
-수분치(08:45)
<올 때>
중리/와룡2교(20:00)-수분치(20:20~27)-장수(20:37~21:45)-인삼랜드휴게소(22:40~23:05)
-천안삼거리휴게소(24:00~24:20)-동군포(01:55~02:00)-일신동(02:27)
[산 행 기]
몇일째 비가 온다. 어제는 비가 더욱 내렸고 정맥을 하는 오늘의 일기예보도 중부지방에 호우경보
까지 내린 상태이다. 그래도 남부지방은 점심때 쯤부터 비가 시작된다니 위안이다.
어쨌든 비맞을 각오하고 강행하기로 한다.
딴은 이번 수분치-신광치 구간은 수분치에서 신무산 넘는 것 제외하고는 예전에 개별산행으로 가
보았던 곳이기에 설사 우중산행이 된다해도 부담은 없다.
팔공산만 한번, 차고개-팔공산-삿갓봉-시루봉-덕태산 한번, 덕태산-시루봉-삿갓봉-선각산 한번
그렇게 세번씩이나 접해본 구간이다.
이른 새벽 집을 나설 때는 다행히 빗방울이 멎은 상태이고, 시계도 괜챦다. 예감이 좋은 것 같다.
05시 00분 동군포에 도착하니 일행들은 한분도 빠짐없이 제시간에 도착해 있다.
먼산님, 청산님, 날뫼골물소리님, 백호님, 이사벨라님, 바랭이님... 이제는 비가 온다해도 당연히
강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모두들 자동적으로 비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05시 05분, 동군포 출발.
이번에는 청산님과 본인 승용차로 출발한다.
비가 온다는 에보와는 달리 점점 개일 기미의 날씨, 경쾌하게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망향휴게소에서 금수강산님 합류, 대전을 지나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접어들 때는 간혹 햇살까지
비추고 있다. 최소한 몇시간 이내는 비가 안 온다고 확신해도 될 그런날씨 자연히 출발을 강행한
것이 아주 잘 한 일이라는 말을 주고 받는다.
덕유산휴게소 잔디밭 한군데 차지하고는 아침도시락을 먹고 출발한다.
08시 45분, 수분치 도착.
장수IC를 빠져나와 장수-남원가는 19번 국도를 달린다. 이윽고 장수에 이르고, 남원 이정표를 보고
10분쯤 더 달리면 지난번 하산한 수분치휴게소이다.
넓지막한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이제 산행준비를 할 때는 우장준비가 전혀 필요 없을만큼
날씨가 호전되어 있다. 구름이 좀 끼긴 했지만 시야도 아주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이정도의 날씨만
지속된다면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이다. 기분이 상큼하다.
08시 55분, 수분치 출발 산행시작.
마루금은 주유소 맞은편 "금강이 시작되는 장수군 수분마을" 이라는 커다란 안내판 뒤의 농로길을
따라 이어진다. 수분마을로 들어서는 길이다.
"전북 장수군 수분리의 신무산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사이로 400km
(1천리)를 흘러 서해와 만난다." 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바로 옆에 뜬봉샘 답사 안내도 표시판도 있다.
(뜬봉샘 안내도)
09시 12분, 수분마을회관.
잠시후 농로길은 논 가운데를 가로질러 수분마을을
향하고.. 여기서 논 좌측의 수레길을 따른다.
마루금은 논이 끝나고 그 뒤로 이어지는 산록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즉 저기 송전탑이 있는
능선이
마루금이다.
8분 후 논이 끝나고 능선으로 진입하려 하나 잡목이 억세게 자라 있어 접근할 틈이 없다.
따라서 수분마을로
들어가 진입하기로 하고 논둑 위의 소로를 따른다.
8분 진행하면 수분마을, 수분마을회관이라고 간판을 달아놓은 건물이 우선적으로
보인다.
(논둑길)
09시 17분, 능선/철탑과 은행나무.
마을 뒤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금강의 발원지라는
뜬봉샘이 있다. 왕복 30여분쯤 소요된다고 한다.
한번 들러볼 만도 하겠지만 마루금과 너무 이탈해 있다는 핑계를 대며 마을회관을 지나자마자
좌측
능선쪽으로 이어지는 수레길을 따른다.
그 수레길, 불과 5분만 따르면 철탑과 작은 은행나무 한그루가 있는 능선위로 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야 비로서 신무산 방향으로 정맥표지기들이 몇 개 보인다.
산길도 뚜렷하다. 그러나 수분치 방향으로는 산길도 없고 진행한 흔적
또한 전무한 것을 보면
대개의 정맥꾼들 역시 수분마을을 거쳐 진행하는 모양이다.
(은행나무가 있는 마루금능선)
09시 37분, 급오름길 끝/무덤.
능선상에 이르면 잠깐 넓은 길로
이어지다가 울창한 송림숲길로 이어진다. 잡목도 무성하게 자라
있고 제법 가파른 오름길, 그러나 하도 송림이 우거져 있어 운치가
있다.
8분 후 임도를 한번 가로지르고도 그 가파른 오름길은 계속된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는 고사하고 간간히 햇살이 비추니
벌써부터 땀이 주루룩 흐르고 있다.
10여분 더 오르면 벌초가 잘 된 무덤이 보이고 비로서 가파른 오름길이 끝이 나니 이제서야
숨을
돌릴 만 하다.
(송림숲으로 이어지고)
(빽빽한 송림숲)
09시 47분, 신무산 전위봉/무덤봉.
잠시 편안한 산길, 그러나 곧 키를 덮는
잡목길이 시작된다. 만약 비가 온다고 가정하면 금방
생쥐꼴이 되고 말듯 빽빽한 잡목이다. 그래도 그런 잡목 속에서도 산길은 뚜렷한 편이라
오늘처럼
날좋은 날에는 무리없는 진행이 된다.
10분 후 신무산 전위봉, 이제 신무산 정상이 저 건너로 올려다 보이고 주변 산 줄기도
덩달아
조망이 된다. 이곳에도 무덤이 있다.
(신무산 오르기전 안부)
09시 56분, 신무산.
다시 안부로 내려서면 억새풀이 키를 덮고 있다.
억새가 만발한 시기라면 아주 운치가 있을 듯...
그런 억새밭을 헤치고 마지막 오름길을 극복하면 비로서 신무산이다.
전위봉에서
10분 거리, 산행을 시작한 수분치에서 딱 1시간만에 도착했으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오른 듯 하다.
삼각점과 함께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워놓은 정상 표지판이 있다.
"신무산(성적산) 986.8m -원수분 1.7km, 차고개 1.5km"
다른 것은 다 좋은데
896.8m인 높이를 986.8m로 꺼꾸로 써 놓은 것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아무튼 지난 구간 진행한 사두봉이 구름을 두리우고
장쾌하게 보이고 가야할 팔공산쪽도 정상부
일대는 구름에 가려있는 풍경이다. 한번도 안 쉬고 진행한 탓, 막초도 한잔 하며 20분 휴식을
취해 본다.
(신무산 정상표지판)
(수분마을을 내려다 봄)
(휴식)
(사두봉 조망)
10시 47분, 차고개.
신무산을 뒤로 하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길을 잠시
따르면 좌측으로 철조망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직진능선을 버리고 좌측으로 꺾어서 철조망을 우측으로 끼고 내리막길로 진행해야
한다.
대성목장에서 설치해 놓은 철조망, 최근 새로 새로 설치하였는지 새것이다.
한참 내려서다 보니 철조망 안으로 한가롭게 누워있는
한우들도 보인다.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13분 정도 내려서면 안부, 여기서 철조망은 일단 끝이 난다.
그리고 울창한
참나무수림을 13분 더 진행하면 비로서 차고개이다. 장수에서 오수쪽으로 이어지는
719번 지방도로로 "대성고원"이라고 써 있는 커다란
표지석이 있다. 10분 휴식.
(대성목장 철망따라)
(철망길이 끝나고)
(대성고원표지석)
(차고개)
11시 22분, 합미성.
다시 표지기를 따라 절개지를 오르면 임도가 우측의 능선쪽으로
이어지고 능선부터는 또 호젓한
산길이다. 이곳부터 덕태산까지는 10여년 전 한번 진행한 길, 그때는 찾는이가 거의 없어 산길도
아주
불투명했는데 이제는 아주 뚜렷하다. 그만큼 팔공산을 찾는 이들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우측 사면으로 잠깐 진행하다가 다시 날등을 따라
이어지는 오름길을 20분 남짓 오르면 이제
합미성 성터가 시작된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고 보존도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특히나 이 일대는 돌도 귀한 산세인데 그렇다면 돌을 어디선가 하나하나 날라다가 성을 쌓았다는
이야기, 가히 그 엄청난 노력이
짐작되는 바이다.
성따라 5분여 진행하면 성터의 끝지점, 우측으로 팔공산 오름길과 함께 합미성에 대한 안내판도
보인다. 13분
휴식.
- 합미성(合米城) :전라북도 기념물 75호,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석천리 -
"합미성은
후백제(892년-936년)때 돌로 쌓은 성으로 둘레는 약 300m, 성벽의 높이는 안쪽이 4.5m,
바깥쪽이 1.5m 정도이다.
합미성이라는 이름도 성안에 군량을 보관하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벽은 피괴되었고, 일부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성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사용했다는 급수관 시설이 있었다고하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합미성이 위치한 이
지역을
'수꾸머리'라고 부르는데 이는 군사가 주둔했다 곳, 즉 수군지(守軍址)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합미성이 시작됨)
(합미성을 따라)
(합미성 안내판)
11시 40분, 삼거리.
다시 숲터널을 이루는 산길을 5분 진행하면 더욱 뚜렷한
산길이 좌측 대성리쪽에서 올라와 만나는
삼거리를 대하게 된다.
"함미성 1km, 팔공산 3.5km" 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방금지난
합미성을 1km로 표기한 것도 문제지만
합 아닌 함으로 표기된 것이 더 문제이다.
대개의 이정표들 믿을 것 별로 없는데 이곳 역시
예외는 아닌 듯 하다. 정확한 이정표가 아쉽다.
그냥 참고만 하기로 한다.
(삼거리의 이정표)
11시 57분, 1013봉 지난 능선.
팔공산을 오르는 뚜렷한 산길은
1013봉쪽으로 나 있지 않고 우측의 사면쪽으로 나 있다.
딴은 1013봉으로 진행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산길도 불투명하고 모든 표지기도
우측 사면으로 나
있기에 사면길로 들어선다.
곧 능선으로 다시 이어지리라 생각한 사면길, 아예 1013봉을 우회하는
모양이다.
7분 후 한 샘터도 대하고 목을 축인다. 샘터때문에 우회길이 더 잘 나있는지도 모르겠다.
3분 후 두번째 샘터 만나고
나서부터는 서서히 오름길로 바뀌고, 7분 오르면 다시 능선을 대하게
되는데 1013봉을 넘어선 안부이다. 그렇게 1013봉은 우회해서 지난
것, 반대 방향으로 할 경우에도
1013봉으로 진행하지 말라는 의미로 사면길쪽에만 표지기가 잔뜩 매달려 있고 1013봉쪽으로는
표지기
하나 없이 희미한 산길만 있다.(그러나 집에 와서 옛날 진행한 산행기를 뒤져 보니 그때는
1013봉으로 진행했고 전망바위와 방치된 케언이
있었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팔공산 오름길)
12시 20분, 팔공산.
이제 팔공산 정상도 얼마 안 남은 듯, 정상을 차지한
시설물들이 바로 올려다 보인다.
산길은 좌측 사면쪽으로 진행하다가 지그재그 오름길을 몇번 극복하면 비로서 팔공산 정상이다.
능선에서
23분 지난 시각, 팔공산도 예상보다 아주 쉽게 오른 기분이다.
좌측 정상인 통신시설물 직전에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워놓은 사두봉이나
신무산에서 보았던 스타일
의 정상 표지판이 있다.
"팔공산 해발 1151.0m -신무산 4.0km, 서구이치 3.0km"
그리고
김해인 김모씨가 세워놓은 "頂上" 이란 표지석이 있고, 우측 시설물 담장에도 표지판이
하나 있다.
팔공산 정상에 서면 가야할
오계치-삿갓봉-성수산 이외에 정맥에서 약간 이탈한 선각산과 덕태산이
웅장하게 조망되고, 지나온 장안산-사두봉-신무산도 모두 시야에 들어오니
그야말로 금남호남정맥
줄기를 모두 감상하는 기분에 젖기도 한다.
그나저나 후미의 금수강산님과 바랭이님이 도착할 시간이 이미 지난 것
같은데 도착하지 않으니
걱정이다. 휴대폰도 연결 안 되고...
그러다가 30여분이 지난 시각에 도착했는데 아까 1013봉을 우회하지
않고 바로 넘어서는 바람에
늦었다고 한다. 잡목을 헤치기는 했지만 그런데로 산길이 뚜렷했고, 무엇보다도 마루금을 제대로
밟아 기분이
좋다고 한다. 어쨌든 팔공산에서 37분 시간을 보내고 12시 57분 출발을 서두른다.
(팔공산 정상표지판)
(팔공산 철탑)
(정상 표지석)
(이정표)
(가야할 능선조망)
13시 00분, 1136봉 헬기장.
비로서 일기 예보대로 비가 쏟아지려는지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딴은 비가 시작되더라도
이제부터는 시종 굴곡없이 뚜렷한 길로 이어지므로 부담감은 없다.
3분 진행하면
1136봉 헬기장, 그래 팔공산이 먹구름에 뒤덮여 있다.
(1136 헬기장)
13시 36분, 헬기장 안부.
서구이치로 내려서는 길 역시 진행이 아주 편안한
내림길이다. 총총걸음으로 뛰어 내려서도 아무런
방해물이 없다.
이윽고 서구이치가 가깝게 보이는 또다른 헬기장에 도착할 무렵 드디어
빗줄기가 쏟아지니 서둘러
우장준비를 한다. 우장준비라야 베낭커버 씌우는 일 뿐, 입고 있는 옷은 그대로 비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탓이다.
그런데 잠깐 세차게 쏟아지던 곧 빗줄기가 멈추고 만다. 불과 3~4분 쏟아졌을까? 다시 날씨가
걷힐 기미이다.
30여분 후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 안부 도착, 뒤돌아보니 잠깐의 비 때문에 팔공산이 더욱 깨끗하게
그 모습을 뽐내고 있다.
(팔공산을 뒤돌아 봄)
(억새밭의 헬기장 주변)
(잠시후 팔공산 가스가 걷힘)
13시 55분, 서구이치.
잠시 후 팔공산 정상 2.8km,
서구리재(서구이치) 0.2km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우측 뚜렷한 길로
잠깐 내려서 보나 서구이치 방향에서 벗어난다 판단하고 다시
이정표있는 곳으로 되올아 와 직진
방향의 잡목덮인 길로 진행한다.
오래된 표지기들이 몇 있어 마루금길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10분 정도 진행하니 한창 도로공사중인 서구이치 절개지가 가로막고 있다. 즉 아까 삼거리
의 뚜렷한 길이 절개지때문에 생긴 우회로인
모양이다.
아무튼 내려서기가 만만치 않은 절개지, 우측으로 돌아서 잡목을 헤치고 어렵게 내려선다.
우측의 장수쪽에는 이미 공사가
완공된 상태이고 좌측 백운쪽이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예전에 찾았을 때만 해도 억새가 무성하고 낭만적인 곳이었는데 수십미터의 절개지를
이루고
있으니 딴은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동물이동통로를 같이 만들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도로건너 한
모통이에 화려하게 세워놓은 건물하나가 빈 건물로 방치되어 있는데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기로 한다.
비가 올 기미는 이제
없지만 혹시 또 소나기라가 쏟아진다 해도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지은지 얼마 안 되는 건물 같은데 방치되어 있으니 아마도 도로 개통되면
다시 단장하고 휴게소로
쓸 모양인가 보다. 당분간은 비박도 아늑하게 할 만한 그런 건물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정표 있는 갈림길)
(운치있는 억새길)
(서구이치 절개지)
(서구이치로 내려섬)
(한창 공사중)
(빈 건물)
14시 41분, 980봉.
33분 지난 14시 28분 식사를 마치고 서구이치를 출발한다.
절개지 좌측으로 붙어 오르면 와룡자연
휴양림 5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다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라지만 산길이 하도 좋아 전혀 힘든지 모르겠다. 울창한 숲 분위기도 너무나
좋다.
13분 오르면 비로서오름길이 끝나고 첫
봉우리에 이르게 된다. 980m쯤 되는 봉우리이다.
(서구이치 직후의 이정표)
15시 15분, 지선각산푯말봉.
이후로 굴곡이 그리 심하지 않은 능선길이
시종 이어진다. 울창한 숲터널길, 때때로 억새지대와
초원지대가 반복되는데 가스가 잔뜩 끼어 있으니 어디만치 왔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러한 능선길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을 뿐...
그렇게 30여분 진행하니 희미한 가스속에서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를 대하게 된다.
"데미샘 0.67km, 지선각산, 지장수, 원심안 마을 3.26km" 라는 이정표, 지도상 1060봉쯤 될
것이다.
긴 나무벤치도 두개씩 있다. 당연하다는 듯 휴식, 간식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꽃 피우다 보니
20분의 시간이
흐른다.
(울창한 숲길)
(지선각산 이정표)
(벤치도 있슴)
15시 59분, 오계치.
잠시 후 짧은 로프내림길도 지나치고 6분 더 진행하면
능선분기봉에 이른다. 우측 봉황산 방면의
능선이 분기되는 해발 1080쯤 되는 봉우리이다.
방향을 좌측으로 틀어 4분 더 내려서면
우측으로 와룡휴양림가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또다른 능선분기봉이다.
여기서도 좌측으로 진행, 이제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된다.
이제는 오계치가 그리 먼 것 같지 않다.
14분 내려서니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오계치이다. 예전에는 봄날 진행하여 황금빛 벌판을
이루고
있었는데 지금은 녹색의 초원지대이다.
고도가 낮은 탓에 가스가 약간 벗기어 좌측 신암리 일대가 살짝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우측으로 난 뚜렷한 길을 따라 내려서면 얼마 안 간 거리에 와룡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다.
(오계치가 내려다보임)
(억새밭을 이루는 오계치)
(오계치 이정표)
(잠시 시야가 트임)
16시 20분, 선각산분기.
쉼없이 그냥 출발을 한다. 선각산 분기봉까지는 해발
200여미터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17분 후 로프가 있는 바위를 대하니 이제 분기봉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4분 더 오르니 비로서
급한 오름길이 끝나는 선각산 분기봉, 즉 좌측길은 선각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난 겨울 덕태산-선각산
연결산행을 할 시만 하더라도 그쪽 길 그리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지금 와 보니 매우 뚜렷해 역으로 종주를 하는 사람들 무심코
선각산으로 들어설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16시 29분, 삿갓봉.
이제 삿갓봉이 금방이라는 것을 알기에
삿갓봉에서 쉬기로 하고 그대로 출발한다.
우측길로 접어들어 9분 더 오르면 삿갓봉, 이곳에서는 이제까지 진행한 능선과 가야할 능선쪽
모두가 아주 멋지게 조망되는 곳이데 오늘은 가스가 꽉 차 있어 사방이 그저 허공일 뿐,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그저 "삿갓봉" 이라
적힌 초라한 표지판 하나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이
전부이다.
본인이야 주변의 산세를 예전에 음미한 경험이 있어 아쉬움이 덜하지만
일행들은 아무래도 아쉬운
눈치이다.
어쨌든 또다시 쉼, 아직도 막초가 남아 있고 청산님이 준비한 캔맥도 남아 있다.
남은 간식도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고 할당을 받고... 13분 휴식.
(삿갓봉 푯말)
16시 55분, 1080암봉.
삿갓봉을 뒤로 하자마자 우측으로 자연휴양림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이 갈라지니 그쪽으로 들어서지
않도록 주의한다.
좌측길로 접어들면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간식으로써 요기를 한 터라
재빠르게 내림길을 뛰어
내린다. 불과 6분 후에 안부, 다시 1080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내려선 가속도로 힘껏 올려치면
그 오름길도
잠깐이다.
7분 후 암봉을 이루고 있는 1080봉을 오르니 기다렸다는 듯이 안개가 걷히고 덕태산도 보이고
선각산도
보인다.
쉼없이 출발하려다가 암봉위로 올라서서 잠시 가스가 조화를 이루는 향연을 즐긴다. 늦게 도착한
사람은 못 볼 정도로 그 향연은
잠깐이다. 9분 휴식.
(1080 암봉)
(선각산도 잠시 보이고)
(가야할 시루봉쪽도 잠시 보이고)
17시 32분, 홍두깨치.
다시 내림길이 시작된다. 제법 내림길이
길다. 지난 겨울 덕태산-선각산 산행시 동행한 백호님도
그때는 쉽게 올라 온것 같은데 생각보다 긴 내리막길이라고...
20분 남짓
내려섰다가 다시 짧은 오름길을 한번 오르내리니 홍두깨치이다.
좌측 송림숲 사이로 백운동계곡 하산길이 두렷하게 나 있다. 딴은 지난 겨울
그 송림숲 아래를
차지하고 덜덜 떨면서 식사하던 생각이 나기도 한다.
17시 55분, 시루봉 전 헬기장.
쉼없이 다시
시루봉 오름길로 들어선다, 역시 해발 200여미터를 극복해야 하는 가파른 오름길,
그러나 마지막 오늘 구간에서 오름길이라는 희망이
있다.
약 15분쯤 오르니 능선이 비로서 완만해지기에 이젠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이내 가파른 오름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8분 정도 더 오른 후에야 비로서 낯익은 헬기장이 보인다. 즉 덕태산능선과 정맥길이
분기하는 곳, 덕태산 방향으로 약
5분쯤 더 진행하면 시루봉에 이를 수 있지만 오늘은 어디까지나
정맥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시루봉 가는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바로 앞으로 가스속으로 시루봉의 형체가 잠시 드러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이제는 내림길만 남았다는 핑계를 잡고 느긋한 기분으로
장장 23분 휴식.
(헬기장 휴식)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시루봉)
18시 40분, 신광치 배추밭시작.
헬기장을 뒤로 하고 10여미터쯤
진행하면 우측으로 신광치 내림길이 이어진다. 직선방향은 당연히
시루봉거쳐 덕태산 가는 길이다.
급경사 내림길로 되어 있는데 길이
푹신하여 슬슬 뛰면서 내려서는 것이 더 편하다.
반대 방향에서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힘겨운 오름길이 되겠지만 아주 신나는 내림길이다. 20분
쯤
내려서면 비로서 저 아래 고냉지 채소밭 단지로 벌판을 이룬 신광치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특히 그 사이 가스도 완전 걷히고 저녁
햇살까지 비추고 있으니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키를 덥는 억새지대를 잠시 빠져 나가니 이내 배추밭이다
(신광치와 성수산이 보임)
(신광치 배추밭 일대)
18시 55분, 신광치.
배추밭 말고도 한창 만발한 메밀밭도 지나치니 분위기는
절정을 이룬다. 사진찍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일행들도 분위기가 너무 좋으니 모두들 사진 한장씩 찍어 달라고 한다.
메밀밭 우측으로
내려서면 마루금을 벗어나는 것 같고, 메밀밭을 가로질러 좌측의 배추밭 농로길을
따른다.
농로를 따르다가 우측의 배추밭 가운데
전봇대에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 그곳이 정확한
마루금인 모양, 어쨌든 여기서는 농로를 따르며 물줄기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나 그것
확인하면서
진행하면 될 것이다.
10여분 후 비로서 비포장도로로 되어 있는 신광치 도로에 도착한다.
(저녁햇살에 비춘 신광치)
(메밀밭 1)
(메밀밭 2)
(메밀밭 3)
(메밀밭 4)
(메밀밭 5)
(메밀밭 6)
(메밀밭 7)
(신광치에서 뒤돌아 봄)
19시 30분, 중리/와룡2교.
우측 중리방향으로 도로따라 내려선다.
중리까지 도상거리 약 2km, 도로상태는 일반 승용차는
물론 웬만한 지프차도 운행하기 어려울 듯, 도로도 많이 패인 상태이고 또한 너무
울퉁불퉁한 탓이다.
그러나 걷기에는 그런데로 도로옆 계곡분위기가 좋아 그냥 산길이라고 생각하고 걷는다면 다소
지루함을 덜을 수 있다
하겠다.
널널한 걸음으로 35분 진행하니 와룡자연휴양림 입구가 되는 중리마을. "와룡2교" 다리가 있다.
그
후.
장수택시를 호출하고 탟 오는동안 다리 밑으로 가서 대충 몸을 씻고 옷을 갈아 입으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이다.
수량도 아주 풍부하고 반딧불이까지 보이는 청정 계곡이다.
이윽고 택시가 들어오고, 1대는 장수까지만 가고 1대는 수분치까지 가서 차량을
회수한 뒤
장수의 한 음식점에 뒤풀이 장소로 잡으니 모두들 오늘 날씨가 화제인 것 같다.
서울 중부지방에는 온종일 물을 쏟아 붓듯이
엄청난 비가 내렸다는데 온종일 비 3~4분밖에 안
맞았으니 너무나 행운이 따른 것이라고...
하기야 올 여름들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것 같은데도 비를 맞으며 산행한 적이 거의 없으니
아마도 우리가 비를 피해 다니는 것인지 아니면 비가 우리를 피해 다니는 것인지
모르겠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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