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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전라도

덕유산/빼재-삼봉산-거칠봉-두길리

by 높은산 2005. 10. 31.
[덕유산의 변방능선]
빼재-삼봉산(1254)-대간능선분기-오두재-1000.6-상오정/덕동도로-1056.3-1112-거칠봉(1177.6)
-1042-두길리 월현마을


[도상거리] 20.0km

[지 도] 1/50,000 무풍

[산행일자] 2004년 1월 29일 목요일

[날 씨] 맑음.

[산행코스]
빼재(08:10)-1032.7봉분기(08:47)-억새안부1(08:55~09:02)-1180봉분기(09:20)-억새안부2(09:29)
-금봉암3거리(09:51)-삼봉산(10:01~16)-자연석굴(10:32)-대간길 소사고개갈림(10:48)
-가는로프(11:00)-오두재 고냉지밭/식사(11:28~12:11)-1000.6(12:34)-분기봉(12:41)-(좌)
-상오정/덕동도로(12:52)-분기봉(13:13)-안부전봉(13:50~59)-안부(14:15)-무덤(14:17)
-성황당안부(14:19)-공터봉(14:25)-주능3거리(14:41)-1056.3(14:44~51)
-1148/산불감시시설(15:07~11)-1160봉(15:31)-1112/분기봉(15:58)-(우)-안부/억새공터(16:13)
-참호(16:34)-거칠봉(16:42~52)-(우)-1042/분기봉(17:32)-(우)-묘(17:58)-(좌)-임도(18:18~23)
-(좌)-계곡(18:26)-밭(19:00)-월현마을(19:05)-월현마을입구도로(19:10)
-덕유산 농산물휴게소(19:20)


[산행시간]
11시간 10분(휴식 및 식사:1시간 40분, 실 산행시간:9시간 30분)

[참여인원] 4인(킬문, 억새, 곰발톱, 높은산)

[교 통] 승용차

<갈 때>
일신동(04:00)-기흥휴게소(04:35~05:00)-판암(06:10)-인삼랜드휴게소(06:25~50)-무주IC
-설천(07:35~40)-(택시/24,000원)-빼재(08:05)

<올 때>
덕유산 농산물휴게소(19:27)-설천(19:37~21:05)-인삼랜드휴게소(21:50~22:05)
-천안삼거리휴게소(23:00~15)-기흥휴게소(23:55~24:10)-일신동(24:50)

[산 행 기]
백두대간 삼봉산(1254)에서 북쪽 거칠봉(1177.6)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은 덕유산 국립공원내에 속하
면서도 일반 산객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 말 그대로 변방의 능선이다.
그러나 백두대간이 분기하는 곳에서 능선의 맥을 다하는 두길리까지 도상거리가 약 14.5km 정도가
나오고, 또한 시종 1000m 전후의 고도를 유지하며 장쾌하게 이어지기에 한번쯤 주파해 볼 만한 곳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빼재(신풍령)에서 산행을 시작한다면 삼봉산을 거쳐 대간분기점까지의 도상거리가 약 5.5km, 따라
서 두길리까지는 도상거리 20km나 되니 겨울철 하루 산행거리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모처럼 평일날 날짜를 맞추고, 주로 홀로 산행을 즐기시는 킬문님과 억새님과 발을 맞추어 보기로
한다. 대전의 곰발톰님도 동행을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쟁쟁한 멤버이다.

(심설산행)

04시 00분, 일신동 출발.
고양에 사신다는 억새님, 넷상에서는 자주 접했지만 실제 만남은 처음이다. 그래도 산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유사하기에 초면인데도 오래 아는 사이처럼 금방 친숙함을 느낀다.
억새님을 태우고 기흥휴게소에 이르니 잠시 후 킬문님도 도착하시어 반갑게 인사를 한다.

06시 25분, 인삼랜드휴게소.
기흥휴게소 05시 출발, 평일인데다가 이른 아침이니 시원스럽게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윽고 경부
고속도도로를 벗어나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접어들고.. 판암IC에 이르니 마침 곰발톱님이 막 도로로
올라 오시고 있다. 정확하게 시간이 맞아 떨어진 셈, 반갑게 조우를 하고는 인삼랜드 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를 한다.

08시 05분, 빼재.
일단 설천으로 가서 그 곳에서 택시 한대를 잡고는 그 택시를 대동하여 산행 날머리인 두길리로
향한다.
이내 두길리에 도착, 하산지점으로 생각한 구산마을에 차를 주차시키려고 하나 적당한 주차공간이
없다. 따라서 잠시 더 차를 모니 구산마을과 그 위 월현마을 중간쯤에 덕유산 농산물 휴게소라는
간판의 빈 휴게소 한 곳이 있기에 그곳에 주차를 시킨다. 나중에 구산마을로 하산을 하던 월현마을
로 하산을 하던 조금만 걸으면 이곳에 이를 듯 싶다.
그렇게 주차를 마친 뒤 택시로 옮겨타고는 산행들머리인 빼재로 향하니 무주리조트 입구도 지나치
고, 구천동 입구도 지나치고, 상오정 마을도 지나고.... 어느 덧 빼재이다.
설천에서 약 25분 소요, 요금이 14,000원 나왔다.

(빼재)

08시 10분, 빼재출발 산행시작.
빼재라고도 하고, 신풍령이라고도 하고, 수령이라고도 하고...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남 거창군
고제면의 경계선을 이루는 백두대간 마루금상의 고갯마루이다.
예전 포장도로가 생기기 이전에 한켠 차지하고 야영을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제작년 말 삼봉산
-대봉-지봉 산행시 혼자 지나쳤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도로를 따라 절개지 우측으로 잠깐 나서면 들머리임을 알리 듯 대간 표지기들이 잔뜩 매달려 있다.
그곳을 통해 능선으로 오름으로써 비로서 긴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시작)

08시 55분, 첫 억새안부.
구정 전후로 내린 폭설때문에 러셀의 부담을 느꼈으나 그래도 어느정도는 러셀을 해 나갈 수 있을
듯 하다. 안심이다. 힘 좋은 곰발톱님이 선두에 서서 눈을 잘 헤쳐 나가신다. 그래도 바람이 모아
놓은 곳은 무릎이상 쌓여 정상적인 진행보다는 제법 소요 될 것 같다.
30여분 오름길을 극복하니 우측 1032.7봉이 분기하는 곳, 여기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8분 진행하
면 억새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안부이다.
멋진 산행을 위한 건배잔을 돌리자고 잠시 자리를 잡는다. 역시 곰발톱님이 준비한 일명 곰발톱표
막걸리가 제맛, 한잔 가득하게 따라 넙죽 들이켜 본다. 7분 휴식.

(첫 억새안부)

09시 29분, 두번째 억새안부.
다시 완만한 오름길 18분 오르면 좌측으로 1080봉이 분기되는 3거리에 이르고 여기서 마루금은
우측 내림길로 이어진다.
고도가 높아진데다가 북사면을 이룬 탓인지 눈이 더욱 많은 것 같다.
허우적거리며 눈을 헤치고 내려선다. 그러면서 저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하나의 억새지대가
이국적인 풍경인냥 넓게 조성되어 있다. 9분 후 그 억새안부로 내려선다.
딴은 날씨가 맑은 것 같은데 아직 안개가 잔뜩 끼어 있어 조망이 시원하지 못함이 아쉽다.

(적설량)

(두번째 억새안부)

09시 51분, 금봉암3거리.
이제 마지막 삼봉산 오름길, 그러나 눈이 특히 많이 많아 시간이 제법 소요된다. 20여분 오르면
그제서야 우측 금봉암쪽에서 올라오는 3거리를 대한다. 맨처음 삼봉산 접할 때 오른 길이다.
삼거리를 지나자 마자 정상 분위기를 느끼는 케언이 있는 공터 한 곳을 대한다. 그러나 정상은
한 굽이 더 올라야 한다.

(금봉암쪽의 바위능선)

(러셀)

(눈길 1)

(눈길 2)

10시 00분, 삼봉산.
그 곳부터는 유난히 상고대가 만발해 있다. 아예 상고대 터널을 이루고 있으니 그저 백색의 향연을
벌이는 기분이다. 바닥은 하얀 눈, 나무들은 하얀 상고대, 하늘은 안개덮인 하얀 하늘... 10분 후
대하는 삼봉산의 정상석과 삼각점도 하얗다.
그 와중에 눈 털어내면 "德裕三峰山 1254" 이라는 선명한 글자가 들어난다.
딴은 덕유산국립공원에서 벗어나 있지만 덕유의 조망이 하도 좋아 덕유라는 이름을 붙여 놓은 모양
이다. 어쨌든 오늘 구간 중 가장 고도가 놓은 곳이니 또 정상주 한잔 하자고 한다.
이렇 때 안개가 살짝 걷혀 덕유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보여 준다면 더욱 술맛 날텐데... 15분 휴식.

(전위봉)

(전위봉에서 보는 삼봉산)

(상고대길 1)

(상고대길 2)

(삼봉산)

10시 32분, 자연석굴.
바위능선의 시작이다. 딴은 이곳부터 대간능선이 갈리는 곳까지 바위능선이 계속 이어지므로 시야
만 좋다면 더 없는 그림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안개가 걷히지 않아...
조심스럽게 바위지대를 휘돌면서 16분 진행하니 자연석굴 하나가 나타난다. 그러니까 삼봉산 정상
에서 대간 분기점까지 꼭 중간지점, 우측 소사고개와 대덕산쪽은 어느덧 안개가 걷혀 서서히 그
모습들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평원뒤로 우뚝 솟아 있는 산 같다.

(자연석굴)

(그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소사마을)

10시 48분, 대간 분기점.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는 바위지대, 한 굽이 지나칠 때마다 상고대와 더불어 더없는 풍경으로 전개
되는 암봉들의 조화가 멋지다. 연달아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렇게 또 16분 진행하면 대간 분기점, 우측으로 소사고개를 향하는 대간길에 표지기가 잔뜩 매달
려 있으나 거칠봉쪽으로 이어지는 직진능선쪽으로는 표지기 하나 없다.
그래도 제작년 말 상오정을 출발하여 오두재 경유 이곳으로 올라온 적이 있기에 매우 낯이 익어
있다.

(암봉)

(상고대 아래로 소사마을이)

(암봉 아래로 소사마을이)

(상고대 덮은 능선길)

(뒤돌아본 능선)

11시 00분, 가는 로프.
이제부터는 이번 눈이 내린 이후로 우리가 첫 진행인 듯 오래된 발자욱도 하나도 없다. 따라서 러
셀의 강도는 좀 심하지만 첫 발자욱을 내는 짜릿함이 있다.
산길은 비교적 잘 나 있는 편, 전에는 표지기 하나 없었는데 아주 이따금씩 표지기도 눈에 띈다.
완만한 길 10여분 진행하면 바위지대를 이룬 급경사 지역을 내려서야 하는 곳이 한 군데 나타난다.
좀 내려서기가 껄끄러운 곳, 그래도 와중에 가는 로프가 매달려 있으니 반은 그 로프에 의지하고
반은 나무가지에 의지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11시 28분, 오두재.
그 가는 로프지역을 빠져 나오면 능선은 사면을 통해 좌측으로 이어지고, 비교적 순한 능선을 유지
하고 있다.
적설량이 종아리 정도까지 차는 상태라지만 그냥 헤쳐지는 눈이라 러셀도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
는다. 자연히 기분도 상큼하다.
어쨌든 그렇게 두어굽이 내려서면 좌측 아래로 넓다란 고냉지밭 지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데 그 고냉지밭이 능선을 넘어오지 않으므로 무조건 고냉지밭 우측의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된다.
가는로프 지역을 지난지 30분 약간 안 된 시각, 비로서 고냉지밭 안부에 도착한다. 예전에 나온
지형도에는 이름이 없지만 요즈음 발행된 지형도에는 오두재로 표기되어 있는 곳, 전에는 상오정
마을을 출발하여 이곳으로 오른 뒤 삼봉산쪽으로 진행을 했다.
그러니까 이곳부터는 본인역시 미답지가 되는 셈이다.
마침 고냉지밭 둑 위의 양지쪽 한켠을 차지하고 노송이 운치있게 자리잡고 있으니 그 아래에 여장
을 풀고 식사하고 가기로 한다. 식사시간 43분 소요.

(오두재)

(오두재에서 보는 덕유산)

(뒤돌아본 삼봉산)

12시 34분, 1000.6봉.
지도를 보니 여지껏 1/3도 못 온 듯, 아직도 가야할 길이 까마득하다. 딴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부지런히 운행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하산지점에 차를 대어 놓았으니 그리 걱정할 일은 없는 것 같다.
완만한 오름길을 20여분 오르니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는 1000.6봉, 작은 공터를 이루고 있는데
삼각점이 눈속에 묻혔는지 아니면 없는지, 표기된 삼각점은 발견하지 못 했다.

(1000.6봉)

12시 52분, 상오정/덕동도로.
1000.6봉을 뒤로 하고 5분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봉, 1000.6봉보다 약간 고도가 높다.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바짝 꺾어지는 능선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독도 요 주의 지점이다.
그렇게 좌측 능선으로 접어들어 10분 쯤 완만한 내림길을 따르면 상오정-덕동마을을 연결하는 포장
도로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말이 포장도로이지 겨울에는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는 까닭에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포장인지 비포장인지도 구분을 못 할 정도이다.

(상오정-덕동도로로 내려섬)

(눈쌓인 도로)

13시 13분, 분기봉.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면 급경사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껏 오름길 중에서 가장 급한
오름길인듯, 그래도 이 오름길만 극복하면 거칠봉까지 큰 오르막이 없어 보이는 것이 희망이다.
21분 오르니 비로서 그 오름길이 끝이나고 능선은 우측으로 꺾이면서 완만한 능선으로 연결된다.

13시 50분, 안부전봉.
이후 완만한 오르내림이 반복되고, 진행이 비교적 수월한 것 같다. 와중에 내림길은 북사면인 탓에
적설량이 대단하니 모처럼 눈 구경은 실컨 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37분 후 안부로 내려서기 전 봉우리에 도착하여 잠시 여장을 푼다. 이제 능선이 꺾이는
1056.3봉이나 1148봉도 그리 먼 거리가 아닌 듯 한데 그 오름길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9분 휴식.

(심설의 능선)

(양지쪽에는 눈이 녹아 있슴)

14시 19분, 성황당 안부.
다시 16분 내려서면 첫 안부, 좌우측으로 길이 나 있으려니 했는데 없다. 그러나 잠시 후 무덤1기
가 있는 봉을 넘어서니 또 하나의 안부, 그곳에 양쪽으로 뚜렷한 산길이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예전 성황당인듯 커다란 정자나무한 그루가 돌축대에 쌓여 있고 "두손모아 비는 뜻은" 이라
는 표제의 안내판까지 설치되어 있다.
"숲은 그 자체로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커다란 나무를 보거나 숲에 들어가면 숙연해지고 경외감이
생겨납니다. 이곳은 서낭당이 있었던 터입니다. 서낭당은 성황당(성황당)이라고도 하고 서낭신을
모시고 섬기는 당집입니다. 서낭신은 마을의 터를 지켜주는 수호신입니다. 오늘날에는 종교적이기
보다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서려 있는 하나의 문화로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경계표시석이 있기에 지도를 보니 이곳부터는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속하고 있다.

(성황당 안부의 정자나무)

(안내판)

14시 25분, 공터봉.
이곳부터 거칠봉 메인등산로가 되는 듯 산길도 한결 뚜렷해진 것 같다. 6분 오르니 공터를 형성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시야가 좋다. 특히 대덕산쪽이 웅장하게 조망되고 있다. 그리고 가야할 능선을
올려다 보면 이제 1056.3봉도 지척이다.

(공터봉)

(그곳에서 보는 대덕산)

14시 44분, 1056.3봉.
16분 더 오르니 비로서 지도에 1056.3 삼각점으로 표기된 주능3거리이다. 여기서 거칠봉은 좌측으
로 이어진다. 그런데 1056.3 삼각점은 우측으로 약간 나간 지점에 설치되어 있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킬문님이 베낭을 내리고 잠깐 진행하더니 삼각점이 있다고 하여 그곳을 들렀다
가기로 한다.
주능 3거리에서 3분 거리, 삼각점은 눈속에 묻혀 보이지 않지만 삼각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국립공원표지석도 보인다.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라 잠시 쉼을 하며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지나온 삼봉산이 이제는 아주
까막득한 거리를 두고 우뚝 솟아 있다. 7분 휴식.

(1056.3봉)

(1056.3봉의 삼각점안내판과 국립공원경계표지석)

(그곳에서 보는 1148봉)

15시 07분, 1148봉.
다시 되돌아 나와 시설물이 서 있는 1148봉을 오른다. 아까 볼 때는 별로 급한 오르막처럼 안 보였
는데 막상 대하니 제법 급 오르막이다. 20여분 힘겨운 오름짓을 하면 비로서 1148봉, 멀리서 보이
던 시설물은 산불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탑과 그 관리용으로 사용하는 시멘트 건물이다.
"등산로" 라는 표지판도 있는 것을 보면 제법 사람이 찾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외 "산행의 즐거
움과 호연지기"라고 별로 쓸모 없는 안내판도 하나 설치되어 있다. 그럴 바에야 등산로 안내판이나
설치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니 잠시 조망을 즐기고 가기로 한다. 지나온 산줄기와 이제는 모두
들어난 덕유산 줄기의 조망이 일품, 가야할 거칠봉도 이제는 비로서 뾰쭉하게 제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4분 휴식.

(1148봉에 다 오름)

(1148봉의 시설물)

(등산로표시판)

(불필요한 안내판)

(덕유산 조망)

(가야할 능선)

15시 31분, 1160봉.
바위사이의 급한 내림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데로 편안한
진행이 된다. 그래도 날등으로는 눈이 무릎까지 쌓이므로 양지쪽인 좌측 사면을 주로 이용하면서
능선을 잇는다.
약 20분 후 1160봉에 도착한다. 거칠봉이 아직도 저 건너로 멀리 있기에 1시간은 더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는 아주 먼 거리이다.

(1160봉에서 보이는 거칠봉)

15시 58분, 1112봉/분기봉.
계속해서 1112봉까지는 그런식으로 큰 굴곡이 없는 능선이다. 27분 후 1112봉 직전에 도착을 한다.
여기서 직진능선을 벗어나 거칠봉쪽은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야 한다. 오늘은 날씨가 활짝 갠 상태
인 까닭에 거칠봉이 저 건너로 우뚝 보여 별 문제가 없다지만 만일 가스가 낀 상태라면 방향잡기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할 곳이다.

(1112봉으로 이어지는 길)

16시 13분, 안부/억새공터.
1112봉을 뒤로 하면 우측으로 꺾인 능선을 잠시 진행하다가 그대로 진행하는 능선을 버리고 좌측
으로 사면 형태의 능선을 따라 그곳에서 능선형태를 잡아 진행해야 한다.
즉 좌우로 넓게 퍼져 있는 펑퍼짐한 지형을 이루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능선을 놓칠 수도 있는
곳이다. 그렇게 15분 정도 능선흐름을 따라 내려서면 넓은 억새공터를 이룬 안부, 이제 마지막으로
오름길 한번만 극복하면 비로서 거칠봉 정상이리라.

(거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안부 공터)

16시 42분, 거칠봉.
금방일 듯한 거칠봉 정상, 그러나 그 오름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이따금씩 빽
빽한 산죽지대까지 도사리고 있어 발목을 낚아채고 있다.
그렇게 20분 정도 오르니 공터가 보여 이제는 정상이구나 하고 오르니 참호가 나타나고 또 오름길
이 기다리고 있다.
그 참호에서 다시 8분 오름길을 극복하니 비로서 거칠봉 정상이다. 그야말로 먼길을 극복한 것, 그
것을 보답이라도 하듯이 넓은 공터를 이룬 가운데 지나온 길이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있다.
그리고 덕유산도 웅장하게 한눈에 조망되니 딴은 더 이상의 바람이 없는 기분이다. 정상표지목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래도 어는 정도 산객이 찾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10분 휴식.

(거칠봉)

(거칠봉 정상표지목)

(뒤돌아본 능선)

17시 32분, 1042봉/분기봉.
시간도 많이 늦었고 또한 거칠봉을 차지했다는 것으로 오늘 목적 다 이룬 셈이니 딴은 거리가 좀
짧은 좌측 서쪽능선을 따라 하산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래도 애초 목표가 차 있는 곳으로
하산하는 것이기에...
우측 북능선으로 접어드니 산길이 희미한 가운데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아까부터 말썽을 부리던
스패츠가 허벅지까지 쌓이는 눈을 헤치니 아예 눈뭉치를 이루면서 신발속으로 들어오고 결국은
신발속이 축축거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바위지대를 지날 무렵 뭔가에 걸려 된통 넘어지면서 손가락 부상까지 입게 된다. 마지
막이 그야말로 악전 고투가 되는 것이다.
40분 후 능선이 분기하는 1042봉에 도착하니 이제는 짧은 겨울해가 서서히 서산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넓은 헬기장을 이루고 있는 봉우리이다.

(1042봉)

(일몰의 시작)

17시 58분, 묘.
이제 두길리까지는 약 2km 정도 1시간 가까히 더 내려서야 할 것이다. 우측 방향의 능선이 목표로
한 두길리 방향의 능선, 얼마간 내려서니 급경사 내림길로 이어지면서 능선이 두 갈래로 분기를
한다. 여기서 좌측 능선으로 내려서다가 곧장 계곡방향으로 떨러지는 능선임을 알고 사면을 쳐서
우측 능선으로 붙으니 이내 급내리막이 끝나고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딴은 좌측 마을이 월현마을, 그곳에서 차를 세워 놓은 곳이 그리 멀지 않으므로 만일 안부쯤에
이르러 그 방면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면 주저없이 그 길 따라 내려서리라.
그러나 안부를 지나친 것 같은데도 그쪽 방면으로 내려서는 길이 없고 그대로 굴곡없는 능선길을
이으니 쌍묘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비로서 좌측 능선쪽으로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18시 18분, 오래된 임도.
원래 계획은 그대로 직진쪽으로 진행을 하여 벌한마을의 입구가 되는 구산마을쪽으로 하산하는 것
이 목표인데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또한 길도 뚜렷하니 주저없이 좌측 능선길을 따라 내
려선다.
그런데 이내 계곡으로 떨어질 듯한 능선길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점점 산길
도 불투명해지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약 20분 내려서니 의외의 오래된 임도길이 하나 나타나
능선을 가로지르고 있다.
임도길 무시하고 그대로 능선쪽으로 내려서려 했으나 이제는 길도 완전 없어지고 더욱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임도길을 따라 내려서기로 한다. 5분 휴식.

18시 26분, 계곡.
이제는 랜턴을 켜야 할 만큼 어두워진 상태, 결국은 랜턴을 켜고 야간산행으로까지 이어지고 만다.
좌측으로 임도길따라 3분 내려서니 계곡을 만나고 다행히 계곡을 따라서도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19시 10분, 월현마을 입구도로.
따라서 이내 월현마을에 도착하리라 싶었지만 그러다가 계곡길도 있다가 없다가.. 한참 내려선 후
에야 계곡 좌측으로 나 있는 뚜렷한 길을 하나 접할 수 있었으니 그제서야 산행을 다 한 느낌이다.
그런식으로 30분 계곡을 빠져나오니 밭이 나오고, 5분 내려서면 민가 10여채 미만의 월현마을이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면 비로서 설천-빼재로 이어지는 37번 국도, 어렵게 산행을 마무리한 것 같다.

19시 20분, 덕유산 농산물휴게소.
우측 설천방향으로 10분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장사를 안 하는지 어둠속에 휴게소 건물이 보이고
아침에 세워둔 차가 얌전히 서 있다. 이내 젖은 신발을 갈아 신으니 긴 산행의 기억들이 파노라마
되어 스치고 있다. 딴은 겨울산행으로는 너무 긴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온종일
눈속에 뒹굴던 기억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라.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며 뒷풀이를 위해 설천으로 차를 몬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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