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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오지산행
일반산행/강원도

[강원오지 심설산행]노인봉-발왕산-매산-병두산

by 높은산 2007. 1. 24.

[강원오지 심설산행]
다리재-다리골-노인봉(1057.4)-1048-1054-다락산분기봉-발왕산(1459.1)-발왕재-박지산분기봉
-1169.1-매산(1231)-병두산(988.5)-늪목


[도상거리] 약 21.0km

[지 도] 1/50,000 지형도 도암

[산행일자] 2007년 1월 20일 토요일

[날 씨] 오전 흐림/오후 맑음

[산행코스]
다리재(05:10)-임도(05:25)-배추밭(05:35)-(좌측 수로)-다리골(05:50)-능선오름시작(05:55)
-노인봉(06:45~55)-1047봉(07:32)-(좌)-1048봉/분기봉(07:37)-(우)-일출(07:50~57)
-1054봉(08:00)-안부(08:18)-1050봉사면후 안부/돌탑(08:36)-다락산분기점(08:48)
-도암댐분기점(08:52)-1131봉(08:55)-발왕산분기봉/헬기장(09:50)-발왕산/삼각점(09:54~58)
-발왕산분기봉(10:02)-이정표(10:10)-1405봉/능선분기(10:15)-(우)-안부(10:30)
-1253봉/주등로갈림(10:33)-(중앙능선)-능선분기점(10:42~57)-발왕재/식사(11:08~51)
-1076봉(12:00)-(좌)-늪지안부(12:08)-1083봉(12:19)-1163봉/모리재분기(12:45~49)
-1169.1봉/삼각점(13:15~24)-안부(13:40)-1168봉/용산분기(14:05)-산불탑(14:34)-매산(14:36)
-능선분기점/이정표(14:38~53)-(우)-임도안부(15:11)-1074봉(15:33)-임도안부(15:50)
-안부(16:22)-전안부(16:26)-병두산남봉(16:43)-병두산/삼각점(16:48~55)-남봉(16:59)
-안부(17:08)-밭(17:30)-늪목(17:37)


[산행시간] 12시간 27분(휴식 및 식사:1시간 54분, 실 산행시간:10시간 33분)

b>[참여인원] 29인(이박사, 벽산, 산진이, 안트공, 막검, 가난한영혼, 한메, 산정무한, 사계절,
선바위, 메아리, 신가이버, 산울림, 영희언니, 솔향, 백미, 산아, 무크, 다크호스, 상고대,
꼰쥬, 대간거사, 캐이, 정대장, 전배균, 최창환, 이사벨라, 최미란, 높은산)

[교 통] 41인승 대형 리무진버스

<갈 때>
송내(23:00)-양재/서초구청정문(23:40~24:50)-(경부/영동)-평창휴게소(02:45~55)-강릉IC
-대기리/배나드리(04:10~05:00)-다리재(05:05)

<올 때>
늪목(17:50)-진부(18:15~20:20)-진부IC-(영동/중부)-동서울경유-양재(23:25~30)-상동(24:10)


(산행지도/클릭하면 원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산 행 기]
한겨울 강원오지 심설 산행으로써 모처럼 대간거사님이 주관하는 사다리 오지팀과 함께 하기로
한다. 어찌어찌 하다가 보니 작년에는 한번도 못 하였고... 제작년 11월 삼척 두리봉-응봉산
-사금산에 이후 1년 2개월만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코스는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송천 배나드리를 약간 지난 다리재를 출발하여
노인봉-발왕산-매산-병두산을 넘고,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늪목마을까지 진행하는 그야말로
강원도 최고의 오지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산세 또한 비교적 높아 강원오지 특유의
호젓함과 함께 장쾌한 설경의 멋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노인봉 능선)


(발왕산 능선)


(매산 능선)


(병두산 능선)

24시 50분, 양재/서초구청 정문 출발.
얼굴 본지가 벌써 1년이 넘었는데도 바로 얼마 전에 만난 것처럼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예전
모습 그대로이다. 비록 얼굴은 못 대했지만 산이라는 특유의 공감대 속에서 글로써나마 각자의
활동을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탓이다.
총 29명... 5~6명 정도가 초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한번 이상 본 얼굴들인데 필명들이 낯이
익어서인지 초면인 분들까지 마치 오래 전부터 서로 아는 사이처럼 반갑게 악수를 한다.
41인승 대형 리무진 버스로써 양재역 서초구청 정문 앞을 출발한다.

04시 20분, 대기리/배나드리.
닭목재를 넘을 즈음 눈을 뜬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폭설로 인해 겨울이면 해마다 몇 차례 고립이 되는 오지마을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그렇게 많은 눈이 내리지 않은 모먕이다. 응달 쪽으로만 눈이 약간 쌓인
정도여서 버스 진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렇게 닭목재를 넘고 얼마간 더 달리면 좌측 임계방면, 우측 송천방면 도로가 갈라지는
벌마을 3거리... 작년 봄 조고봉-노추산-사달산-덕우산 산행시 들머리로 잡은 곳이기에 낯이
익은 분위기이다.
여기에서 우측 송천방향으로 잠시 달리면 곧 송천과 만나는 배나드리가 되는데 그곳에 이르니
아침식사를 예약해 둔 민박집 식당 하나가 불을 밝인 채 반갑게 맞이한다.

05시 10분, 다리재 출발 산행시작.
북어국과 함께 강원도 산골 특유의 밑반찬으로써 든든히 배를 채우고 들머리로 향한다.
애초 계획은 다리재를 출발하는 것으로 하였지만 사다리팀은 그렇게 하면 물길을 건너는 격이
되므로 바로 송천에서 바로 노인봉으로 마루금따라 오르는 것이 좋겠다 하니 그곳을 들머리로
합의를 하고...
그런데 결국은 다리재를 출발하는 산행이 되었다. 즉 구절리 방향으로 한 굽이 돈 뒤 우측으로
임도가 나타나 버스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노인봉 마루금이 시작되는 초입으로
생각했지만 얼마쯤 진행을 하다보니 노인봉 마루금이 시작되는 곳은 구절리쪽으로 도로를 한
굽이 더 돌아야 했고... 산행을 시작한 곳이 바로 다리재였음을 알게 된다.
둔덕을 넘는 시멘트 임도로 어둠을 뚫고 긴 랜턴 행열이 이어진다.


(어둠 속으로)

05시 35분, 배추밭.
잠시 후 낮는 둔덕을 넘은 뒤 좌측 숲으로 잠깐 들어가 보지만 곧 계곡으로 떨어져 노인봉
마루금 초입이 아닌 다리재를 출발했음을 직감한다.
잠깐 계곡 옆을 거슬러 오르면 다시 초입의 임도를 만나고... 민가 한 채가 나타나면서 개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마침 마을주민 한 분이 있어 노인봉 가는 길을 물으니 임도를 따라
가다가 배추밭이 있는 곳에서 좌측 수로를 따르면 된다고 한다.
곧 우측에서 이어진 넓은 임도를 대하고... 10분 정도 진행하니 임도 좌측으로 배추밭이
보인다. 이어 배추밭을 가로질러 오르면 좌측 사면으로 수로길이 있는데 선두는 이미 배추밭
위쪽 능선으로 붙고 있다. 그 쪽은 다리골 우측 능선인데....

05시 50분, 다리골.
절벽 수준의 사면을 따라 수로길이 이어진다. 발을 헛딛였다가는 바로 절벽 아래로 추락할 듯
어둠속에 약간의 공포감까지 느낄 정도이다.
그러나 비교적 수로길은 잘 나 있는 상태... 진행에는 별 문제가 없다. 10여분 정도 사면으로
휘도는 수로길을 따르니 다래골로 내려서면서 수로가 끝이 난다.
여기서 좌측 사면을 치고 오르면 노인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워낙 급사면을 이루고 있어
치고 오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약간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적당한 곳에서 치고 오르기로
한다.

06시 45분, 노인봉.
그러나 마땅히 치고 오를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계곡을 계속 거슬러 오르면
노인봉을 놓치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일... 5분쯤 진행하다가 결국 한 곳을 택하여 그곳을 치고
오르기로 한다.
그야말로 아주 급한 오르막이다. 서서 진행하지 못하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한발 한발
고도를 높여야 하는... 하기야 노인봉까지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300m가 넘는 고도를
극복해야 한다. 그나마 적설은 발목 정도이고... 바위지대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 해야겠다.
그저 일직선 방향으로 어느 정도 치고 오르니 급한 고도가 약간이나마 덜 하는 느낌이다.
한편 배추밭에서 다래골 우측능선으로 잘 못 올라간 선두 일행의 불빛들도 건너편 능선에서
줄을 잇는데 아마도 그대로 진행할 모양인 듯... 그러면 나중에 다락산 분기점 지난 곳에서나
만나게 되어 있다.
아무튼 50분간 급오름을 극복한 뒤에야 비로서 노인봉 정상에 도착한다.
좁은 공터를 차지하고 벌목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데 삼각점은 눈 속에 숨어 버렸는지 찾을
수 없다. 조망은 제법 괜챦을 듯 하지만 아직도 날이 밝지 않은 상태라 촬영도 안 되고...
인원 점검을 하고 잠시 숨을 돌린다. 이쪽으로 20명 남짓 오고 다래골 우측 능선으로 10명쯤
진행한 것 같다. 10분 휴식.


(노인봉)


(뒤돌아본 노인봉)

07시 37분, 1048봉/분기봉.
노인봉 이후로는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산길 흔적도 예상보다는 비교적 뚜렷한 상태...
한결 발걸음이 편안하다.
마루금은 정상에서 바로 꺾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간 빽을 한 뒤 좌측으로 틀면 된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 이제는 랜턴을 꺼도 될 정도이다.
얼마쯤 진행했을까? 뒤돌아 보니 벌써 노인봉 정상이 벌서 멀치감치 달아나 있다. 그만큼
산길이 편안하다는 이야기이다. 한 굽이를 넘으면 아예 노인봉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나무들
사이로나마 보이는 노인봉을 한 장 촬영해 둔다.
이어 짧은 오름길을 극복하면 1047봉, 노인봉을 뒤로 한지 37분 지난 시각이다. 좌측으로
능선이 꺾어진다.
다시 고도차 없는 능선을 5분 더 진행하면 능선이 분기하는 1048봉이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선다.


(노인봉 능선의 전형)


(괴목)


(뒤돌아 보는 노추산)

07시 50분, 일출.
한 차례 내려섰다가 완만한 오름길을 오른다. 시야가 탁 트이는 곳은 없지만 강원오지 특유의
오지 냄새가 물씬 풍기는 느낌... 기분이 아주 상큼하다.
다음 봉우리인 1054봉 오름 직전, 고사목 한 그루 사이로 구름을 가로지르면서 늦은 해가 막
떠오를 차비를 하고 있다. 핑계김에 잠깐 쉰다.
구름이 잔뜩 낀 탓에 비록 화려한 일출은 아니지만... 7분 휴식.


(일출 직전)


(일출)

08시 00분, 1054봉.
다시 베낭을 메자마자 바로 1054봉이다. 가야할 능선이 펼쳐지는데 발왕산이 가스에 덮여
있으니 그곳에 도착해서도 조망은 힘들 것 같다. 오늘 구간에서는 오로지 발왕산과 병두산만이
조망이 트이는 곳인데...
그래도 나무사이이긴 해도 좌측 다락산 능선과 그 건너편의 상원-박지산 능선, 우측 다리골을
사이에 두고 선두 일행이 진행한 무명봉 능선은 그런데로 조망이 되어 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가야할 능선방향)


(노추산 방향)


(다리골 건너편 능선)

08시 18분, 안부.
한 차례 급한 내림길... 내림길은 주로 북향인 탓에 제법 눈이 쌓여 있다. 비록 선두에게
러셀의 기회를 빼았겼으나 적설 분위기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신나게 18분 내려서니 좌측 자오골, 우측 다리골 사이 안부... 양쪽으로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호젓한 능선길)


(노추산)

08시 48분, 다락산 분기점.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전면으로 제법 높게 보이는 약 1050봉은 마루금에 살짝 벗어나
있는 형태여서 부담이 없다. 사면으로 우회를 하게금 산길이 나 있다.
18분 후 1050봉을 지난 안부에 이른다. 의외의 돌무더기가 하나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어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12분 오르면 좌측으로 예전 한 차례 진행을 했던 다락산 능선과
만나는 분기점이다. 산길은 이쪽보다 약간 희미하지만 표지기가 몇장 매달려 있으니 최근에도
일부팀이 진행을 한 모양이다.
어쨌거나 이곳부터 발왕산을 거쳐 모리재 분기봉까지는 예전 진행을 한 길이기에 낯이 익고,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다락산 능선)


(상원산)


(안부 돌탑)


(자오골)


(다락산 분기점)

08시 55분, 1131봉.
계속해서 4분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강릉시계 따라 도암댐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갈라진다.
초장부터 다리골 우측 능선으로 잘 못 들어 진행한 선두일행들 발자국이 찍혀 있다. 거리가
노인봉 능선보다 약간 짧으니 벌써 지나간 모양이다.
이어 2~3분 더 진행하면 오름길 정점이 되는 1131봉이다. 우측 숲 사이로 도암호가 내려다
보이고 그 방향으로도 바로 하산길이 있는 듯 눈길이 한 군데 뚫려 있다.


(1131봉에서 숲사이로 보이는 도암호)

09시 50분, 발왕산 분기봉.
이제부터 발왕산까지는 울창한 수림과 함께 펑퍼짐한 능선을 이루면서 더욱 오지의 분위기가
넘치는 원시림 능선이다. 예전 진행할 때 취나물 밭을 이루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대신 이번에는 몇몇 일행들이 눈 속에서 용케도 더덕들을 몇 뿌리 찾아 낸다. 특히 눈 속의
더덕은 발견을 해도 줄기를 놓치면 캘 수가 없어 더욱 노하우가 요구되는데 그러한 어려움에도
하산주로 사용할 더덕은 충분히 건졌다고...
55분 후 비로서 넓은 헬기장을 이룬 발왕산 분기봉, 여기서 발왕산은 마루금을 벗어나 우측으로
3~4분 거리이다.


(발왕산 오름길)


(발왕산 오름길)


(발왕산 오름길)


(발왕산 오름길)


(멧돼지가 파헤친 자국)


(발왕산 오름길)


(발왕산 분기봉)

09시 54분, 발왕산.
이번 코스에서 최고봉이니 베낭 나 두고 잠깐 다녀오기로 한다. 용평스키장과 더불어 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인지 눈길이 반반하게 다져져 있다.
4분 후 1등 삼각점(도암 11, 2005 복구)과 삼각점 안내문이 반기는 발왕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고 대신 돌탑 하나와 '용평리조트 0.7km, 용산 2.9km'가 있다.
잔뜩 가스가 끼어 주변 조망은 없으나 날만 좋으면 박지-상원산 등 주변 조망이 아주 뛰어난
곳이다. 잠깐 가스가 걷히면서 상고대 사이로 가야할 능선이 살짝 들어나니 얼른 셔터를 눌러
본다. 4분 휴식.


(분기봉에서 발왕산 가는 길)


(발왕산 삼각점)


(삼각점 안내판)


(돌탑)


(가야할 능선 방향)


(가야할 능선 방향)


(정상에서 촬영중인 일행들)

10시 15분, 1405봉.
분기봉으로 복귀한 뒤 좌측 능선으로 들어서면 역시 발왕산 주등산로에 해당되는 관계로 눈길이
반반하게 다져져 있어 다소 미끄러운 편이다.
그러나 가는 상고대 속에 특유의 원시림 능선이 계속 이어지니 그야말로 분위기가 만점이다.
8분 후 '용산 2.2km'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 5분 더 진행하면 '용산 2.0km' 이정표가 있는
능선분기봉... 즉 1405봉인데 주등로가 우측으로 꺾여 혹시 중앙능선이 마루금이 아닐까 하고
잠깐 눈길을 헤치다가 주등로와 중앙능선이 갈라지는 곳은 다음 봉우리임을 알아 차리고
우측으로 내려서는 주등로로 복귀한다.


(1405봉 가는길)


(1405봉 가는 길)


(1405봉 직전 이정표)

10시 33분, 1253봉.
이어 한 차례 내려섰다가 한 안부를 대하고 짧은 오른길을 극복하면 비로서 주등로가 우측으로
갈라지는 1253봉이다.
여기서 발왕재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좌측이다. 아니 완전 좌측 능선은 봉산리 방향의 지능선이
되고 좌로 살짝 꺾었다가 주등로가 이어진 능선과 좌측 지능선 사이 중간쯤으로 급히 떨어지는
능선이 바로 발왕재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예전 진행시는 산길이 희미하여 독도가 좀 까다로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표지기도 일부 보이고 그런데로 산길도 형성되어 있으니 방향만 잡으면 별
어려움이 없다. 어쨌거나 무심코 우측 주등산로로 내려설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10시 42분, 능선분기점.
미끄러지듯 급 내림길을 9분 내려서면 다시한번 지능선이 살짝 갈라지는 곳 직전인데 선두로
진행한 일행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다리골에서 우측 능선으로 진행한 일행들은 이제서야 조우를
하는 듯... 아무튼 혹시나 주등산로 내려선 일행이 없나 확인하기 위함이다.
인원을 파악한 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후미 일행들이 모두 올 때까지 쉼을 하기로 하고 모처럼
반주잔도 돌려 본다. 15분 휴식.

11시 08분, 발왕재.
곧 대하는 능선분기점에서는 좌로 살짝 꺾어야 한다. 직진 방향 능선도 잘 발달되어 있어 무심코
그쪽으로 잘 못 내려설 수도 있는 지형이다.
11분 내려서면 발왕재... 이제 절반 약간 더 진행을 한 것 같으니 아직은 순조로운 진행이라
해야겠다.
식사를 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각이지만 아침식사도 꼭두 새벽에 했고, 또한 여러 인원이 둘러
앉을만한 장소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에 발왕재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마침 발왕재로 내려서기 직전 좌측 양지쪽 사면을 따라 오래된 임도가 나 있는 탓이다.
인원이 많아 식사시간이 길어질 줄 알았지만 각자 알아서 준비한 먹거리들을 신속하게 차려놓은
탓에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43분 소요...
거기에다가 이것저것 서로 맛 보라 하니 아주 푸짐한 식사시간이 된 느낌이다.


(발왕재 옆 사면 식사)


(뒤돌아 본 1253봉)

12시 08분, 늪지안부.
완만한 오름길을 9분 진행하면 1076봉,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선다. 역시 원시림 분위기가
운치있어 보인다.
이어 8분 내려서면 늪지가 있는 안부인데 예전 봄철에 진행할 때는 확실하게 늪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눈이 덮인 채 펑퍼짐한 공터를 이루고 있을 뿐 늪지인지 잘 구분이
안 되어 그 앞에서 늪지라고 이야기를 해도 일행들이 잘 믿지 않는 눈치이다.


(1076봉)


(늪지 안부)


(예전 봄에 진행했을 때의 늪지 안부)

12시 45분, 1163봉/모리재 분기.
이제 모리재분기봉까지는 금방일 것 같지만 아직도 족히 30여분은 더 진행해야 한다. 예전에는
산행 막바지가 그런지 가장 힘겹게 올랐던 기억이다.
우선 완만한 오름길을 11분 진행하면 1083봉이다. 이어 잠시 내려섰다가 제법 급한 오름길을
20분여 극복하면 비로서 모리재 분기봉인 1163봉이다. 아니 정확한 모리재 분기점은 1163봉을
약간 더 넘어선 지점이다.
한편 가야할 매산쪽 능선은 1163봉 정점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는데 무심코 예전 생각만 하고
선두 발걸음을 따르다 보니 1163봉을 지난 모리재 분기점까지 왔다.
1163봉까지 4분 남짓 빽을 한 뒤 매산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내려선다.


(분기봉에서 본 1169.1봉)

13시 15분, 1169.1봉.
북사면 내림이라 그런지 눈이 제법 많다. 그 사이 선두가 벌써 눈길을 내면서 달아나고...
러셀한번 해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한 굽이 내려섰다가 완만한 오름으로써 1169.1봉 오름길이 이어진다. 나뭇사지 사이로지만
발왕산과 스키장이 이제는 꽤나 멀치감치 떨어진 채 우뚝 솟아 있다. 아울러 오전동안 잔뜩
흐린 날씨도 어느 사이 구름한점 없이 바뀌어 있는 상태이다.
26분 후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 있는 1169.1봉에 도착하여 삼각점을 확인한다.
눈 때문인지 아니면 오래된 삼각점이어서 그런지 번호는 알 수가 없다. 아울러 벌목을 해 놓은
공터이지만 주변 나무들 때문에 발왕산만 우뚝 올려다 보이고 저 건너편 대관령 일대는 나무
사이로만 살짝 들어날 뿐이다. 9분 휴식.


(1169.1봉 가는 길)


(나무사이로 보이는 발왕산)


(1169.1봉 가는 길)


(1169.1봉 삼각점)


(1169.1봉에서 보는 발왕산)


(용산과 그 뒤 황병지맥)


(1169.1봉 초입 괴목)

13시 40분, 안부.
1169.1봉에서는 좀 더 빽을 한 뒤 내려서야 하는데 미리 내려서는 바람에 물길을 건너고 안부에
도착한다. 그나마 마루금을 통한 것 보다 지름길이었고 별 오름길 없이 안부에 도착했다는 것이
다행이다. 1169.1봉을 뒤로 한지 16분 지난 시각이다.
마루금을 놓친 아쉬움이 있으나 오늘은 마루금산행이 아니라고 애써 아쉬움을 달랜다. 또한
기회가 되는대로 황병지맥을 진행할 것이므로 그 때 제대로 진행하면 될 것이다.


(안부 내림길)

14시 05분, 용산 분기봉.
안부를 지나 용산분기봉인 1168봉까지는 제법 급오름이다. 그래도 남향이라 눈이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시종 북진형태의 코스가 되어 내려설 때는 눈이 많고
올라설 때는 눈이 없는 형태... 따라서 체력소모가 한결 적으니 적설산행은 진행 방향에도 일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5분 후 비로서 급 오름이 끝나면서 우측으로 용산쪽 능선이 분기하는 1168봉이다. 즉 황병지맥
분기점으로 언젠가는 다시 와야할 봉우리라 눈여겨 봐 둔다.


(용산 분기봉)


(끝없이 이어지는 눈길)


(발왕산을 뒤돌아 봄)

14시 36분, 매산.
용산 분기봉을 지나면서부터 다시 강원오지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펑퍼짐한 능선이 시작된다.
눈까지 수북히 쌓여 있으니 그야말로 분위기 좋고... 호젓함을 만끽한다. 이런류의 능선이라면
온종일 마냥 걸어도 좋으리라.
19분 후 산불감시탑이 나타나면서 매산 정상에 거의 다 온 모양이다. 곧 넓은 공터가 나오니
바로 매산 정상이다. 그러나 사진에서 본 정상석이 보이지 않아...
혹시 없어진 것 아닌가 하면서 약간 더 진행하니 그제서야 숲속에 세워져 있는 정상석이 반긴다.
삼각점도 있다고 하는데 경황 중에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매산 가는 길)


(매산 가는 길)


(매산 직전 산불감시탑)


(매산)


(정상석)

14시 38분, 능선분기점/이정표.
2분 더 진행하니 '←병풍산 3.3km, →호명리 1.7km'라 적힌 반듯한 이정표와 함께 좌우로 크게
능선이 분기하는 3거리인데 우측 병두산쪽 아닌 좌측 병풍산쪽으로 주 등산로가 나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지도에 안 나와 있어 어느 산을 병풍산으로 부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여기서 병풍산쪽으로 진행해 보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전 인원이 다 도착하고 의견을
모은 결과 원래의 계획대로 병두산으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대세이다.
간식으로써 허기진 배를 보충하고 우측 호명리 이정표 방향 능선으로 들어선다. 15분 휴식.


(능선분기점)

15시 11분, 임도안부.
수북히 쌓인 눈을 헤치면서 18분 내려서니 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이다. 좌측으로 임도따라
내려서면 바로 호명리로 탈출을 할 수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세 분 결국 호명리쪽으로
탈출을 하겠다고 한다.


(임도안부/병두산 방향)


(임도안부/매산 방향)

15시 33분, 1074봉.
임도를 건너 다시 산길로 붙으면서 산길이 다소 희미해진 편이다. 이따금 잡목까지 방해한다.
아마도 매인등산로는 호명리-임도안부-매산-병풍산 이런 식이 되는 모양이다.
우측 사면으로 나란히 이어지는 임도를 내려다보면서 한 굽이 오르고... 또 한 굽이를 오르니
병두산 사이 고도가 가장 높은 1074봉이다.
가야할 병두산이 저만치 거리를 두고 멋진 바위산으로써 모두 모습을 들어내니 빨리 병두산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다.
아울러 뒤돌아 보면 나무 사이로 멀리 발왕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왕산)


(병두산)

15시 50분, 임도안부.
급한 내림길을 한 차례 내려섰다가 완만한 능선을 적당히 길 내어 진행하니 다시 임도가 가로
지르는 안부이다. 그런데 병두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좀 애매하게 이어지는 지형이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대다가 마루금을 놓친 것을 알아 차리고는 좌측 사면으로써 골을 건넌
다음에야 마루금으로 복귀를 한다. 5분여 헤멧을 듯...
즉 임도안부로 내려서기 직전쯤에서 사면 형태로써 마루금이 이어진 것이다.


(임도 안부)

16시 26분, 병두산 전 안부.
마루금에 복귀하니 산길이 뚜렷하다. 그리고 얼마간 굴곡없이 편안하게 이어지는 형태...
그러다가 갈림길이 한번 나타나는데 병두산 방향쪽인 좌로 갈까 우로 갈까 기웃대다가 결국은
선두 발자국 보고 우측길을 택한다.
그러면 잠시 후 다시 좌측으로 방향이 꺾이면서 병두산으로 이어진다. 제대로 들어선 것이다.
곧 넓은 밭이 형성된 분지를 지난다. 병두산이 지척이고 우측으로 오대산 군이 구름에 덮인 채
조망이 된다.
이어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살짝 밋밋한 둔덕을 넘으면 비로서 병두산 마지막 급오름이
기다리고 있는 병두산 직전 안부이다.


(분지를 지나면서 본 오대산 군)

16시 43분, 병두산 남봉.
짧은 거리에 고도 150m정도를 극복해야 하는... 이미 산행을 시작 한지도 11시간이 넘었기에
힘겨운 오름길이다.
오를수록 좌측은 깎아지른 절벽지대를 이루고 잇어 막판에는 나무와 바위사이를 잡고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17분 후 비로서 급오름이 다 끝나는 병두산 남봉이다.


(남봉에서 본 매산)

16시 48분, 병두산.
여기서 병두산까지는 4~5분 거리... 마루금을 살짝 벗어나 있는 것이다.
드디어 병두산 정상임을 알리는 삼각점(303재설, 77.9. 건설부)이 반긴다. 아울러 이제까지 긴
산행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 주듯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조망이 아주 좋다.
대관령-황병산-노인봉-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와 계방산-보래봉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줄기는 비록 정상부 일대가 구름에 덮인 채이지만 시원한 파노라마로써 길게 펼쳐져 있다.
이후 백적산-잠두산-중왕산으로 이어지는 계방지맥 줄기는 전체 다 들어나 있고, 그 뒤로
가리왕산까지 조망이 된다. 계방지맥 뒤 뾰죽한 봉우리는 아마도 금당-거문산이 아닐까?
지나온 쪽으로는 매산까지만 보인다. 7분 휴식.


(병두산)


(병두산 삼각점)


(장군바위와 황병산 방향)


(대관령 방향)


(한강기맥 방향)


(계방지맥 방향)

17시 08분, 안부.
이제 목표한 병두산 찍었으니 가장 빠른 하산길을 택하기로... 그러나 주변이 모두 깎아지른
절벽을 이룬 가운데 산길 또한 전반적으로 불투명하여 하산도 만만치가 않다.
일단 남봉으로 복귀하고 북능으로 들어선다.
그러다가 급내리막을 한번 내려선 안부쯤에서 좌측 늪목으로 하산하기로 한 것이다.
워낙 급한 내림인 가운데 눈이 가장 미끄러운 정도로 덮여 있으니 그야말로 엉거주춤 내려설
수밖에 없다. 12분 후 안부로 내려선다.

17시 30분, 밭.
좌측 늪목 방향으로 희미하게나마 족적이 보이지만 아주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다행히 남향을
이루고 있어 눈은 없는 상태이고 바위지대도 보이지 않으니 안심을 한다.
그저 나뭇가지에 매달리는 식으로써 한바탕 급경사를 치고 내려서니 비로서 급경사는 모두 다
내려선 듯... 잡석을 이루고 있는 마른 계곡을 따라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얼마쯤 진행하면 가시잡목이 계곡을 덮고 있어 진행을 할 수 없고, 사면으로써 우측
지능선으로 올라선다.
지능선 역시 희미한 길과 함께 잡목이 빽빽하지만 달리 진행할 루트가 없으니 잡목을 헤치면서
내려서는 수밖에 없다. 한 일행이 막판까지 고생을 한다고 푸념을 한다.
그래도 와중에 전면으로 일몰이 진행되어 있어 분위기는 괜챦은 편이다. 뒤돌아 보는 병두산도
멋진 암봉으로써 그 전모를 모두 들어내고 있고...
안부 출발 22분 후 비로서 산이 다 끝나고 밭이다. 저 아래로 대기하고 있는 버스도 보인다.


(뒤돌아 본 병두산)


(일몰)


(밭 아래로 대기한 차가 보임)


(공동묘지를 연상하는 밭)

17시 37분, 늪목.
마치 공동묘지가 연상될 정도... 넓은 밭 전체에 무덤처럼 흙을 모아 두었는데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다. 그러한 밭을 가로지른 뒤 우측 농로로 빠져나와 잠시 내려서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늪목 도로이다.
비포장이지만 우측 바로 아래로 보이는 외단 농사 앞까지는 포장이 된 상태... 비포장도로 역시
반반하게 정리되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다음에 찾게 되면 포장도로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울로 내려서서 스패츠와 신발에 묻은 흙을 대충 씻고 버스에 오른다.


(늪목)


(좌측 산 방향 도로)


(우측 마을방향 도로)

그 후.
진부로 이동 뒷풀이 식당을 예약해 놓고는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단체로 목욕탕까지 가는 호사를
누린다. 사다리팀은 항상 그렇게 한다고 한다지만 우리는 처음이다.
아무튼 미리 목욕까지 마치니 한결 몸이 개운한 기분이고... 거기에다가 눈 속에서 어렵게 캐낸
즉석 더덕주까지 있으니 더욱 술 맛이 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반가운 님들과 함께한 산행... 12시간이 넘는 긴 산행이 되었지만 무사히 마침을 자축
하면서 연신 잔을 돌린다.

[E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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